판례정보일련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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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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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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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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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095
절도(인정된죄명:사기)
2022도12494
20,221,229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형법상 ‘절취’의 의미 및 사기죄에서 처분행위가 갖는 역할과 기능 / 피기망자의 의사에 기초한 어떤 행위를 통해 행위자 등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 피기망자와 재산상의 피해자가 같은 사람이 아닌 경우에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피기망자가 피해자를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피해자 甲은 드라이버를 구매하기 위해 특정 매장에 방문하였다가 지갑을 떨어뜨렸는데, 10분쯤 후 피고인이 같은 매장에서 우산을 구매하고 계산을 마친 뒤, 지갑을 발견하여 습득한 매장 주인 乙로부터 "이 지갑이 선생님 지갑이 맞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내 것이 맞다."라고 대답한 후 이를 교부받아 가지고 간 사안에서, 乙의 행위는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행위를 절취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한 사례
[1] 형법상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자기 이외의 자의 소유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기망의 방법으로 타인으로 하여금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는 절도죄가 아니라 사기죄가 성립한다. 사기죄에서 처분행위는 행위자의 기망행위에 의한 피기망자의 착오와 행위자 등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는 최종적 결과를 중간에서 매개·연결하는 한편, 착오에 빠진 피해자의 행위를 이용하여 재산을 취득하는 것을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사기죄와 피해자의 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행위자가 탈취의 방법으로 재물을 취득하는 절도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처분행위가 갖는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면 피기망자의 의사에 기초한 어떤 행위를 통해 행위자 등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면,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가 인정된다. 한편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피기망자가 착오에 빠져 어떠한 재산상의 처분행위를 하도록 유발하여 재산적 이득을 얻을 것을 요하고, 피기망자와 재산상의 피해자가 같은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피기망자가 피해자를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어야 한다. [2] 피해자 甲은 드라이버를 구매하기 위해 특정 매장에 방문하였다가 지갑을 떨어뜨렸는데, 10분쯤 후 피고인이 같은 매장에서 우산을 구매하고 계산을 마친 뒤, 지갑을 발견하여 습득한 매장 주인 乙로부터 "이 지갑이 선생님 지갑이 맞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내 것이 맞다."라고 대답한 후 이를 교부받아 가지고 간 사안에서, 乙은 지갑을 습득하여 진정한 소유자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甲을 위하여 이를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었으며, 이러한 처분 권능과 지위에 기초하여 지갑의 소유자라고 주장하는 피고인에게 지갑을 교부하였고 이를 통해 피고인이 지갑을 취득하여 자유로운 처분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으므로, 乙의 행위는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행위를 절취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절도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예비적 공소사실인 사기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29조, 제347조 / [2] 형법 제329조, 제347조 제1항
[1] 대법원 1991. 1. 11. 선고 90도2180 판결(공1991, 784),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도1575 판결(공1994하, 3027),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2963 판결,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전원합의체 판결(공2017상, 673),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8도7030 판결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규철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9. 26. 선고 2022노117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상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자기 이외의 자의 소유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2963 판결 등 참조). 이에 반해 기망의 방법으로 타인으로 하여금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는 절도죄가 아니라 사기죄가 성립한다. 사기죄에서 처분행위는 행위자의 기망행위에 의한 피기망자의 착오와 행위자 등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는 최종적 결과를 중간에서 매개·연결하는 한편, 착오에 빠진 피해자의 행위를 이용하여 재산을 취득하는 것을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사기죄와 피해자의 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행위자가 탈취의 방법으로 재물을 취득하는 절도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처분행위가 갖는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면 피기망자의 의사에 기초한 어떤 행위를 통해 행위자 등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면,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가 인정된다(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피기망자가 착오에 빠져 어떠한 재산상의 처분행위를 하도록 유발하여 재산적 이득을 얻을 것을 요하고, 피기망자와 재산상의 피해자가 같은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피기망자가 피해자를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1. 1. 11. 선고 90도2180 판결,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도1575 판결 등 참조). 2.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① 피해자 공소외 1은 2021. 5. 16. 11:50경 드라이버를 구매하기 위해 ‘○○○○’에 방문하였다가 갈색 남성용 반지갑을 떨어뜨렸고, ② 피고인이 같은 날 12:00경 ‘○○○○’에서 우산을 구매하고 계산을 마친 뒤, 위 반지갑을 발견하여 습득한 ‘○○○○’의 주인 공소외 2로부터 "이 지갑이 선생님 지갑이 맞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내 것이 맞다."라고 대답한 후 이를 교부받아 가지고 간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에 관해서 검사는 주위적으로 절도로, 예비적으로 사기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공소외 2는 반지갑을 습득하여 이를 진정한 소유자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피해자를 위하여 이를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었다. 나아가 공소외 2는 이러한 처분 권능과 지위에 기초하여 위 반지갑의 소유자라고 주장하는 피고인에게 반지갑을 교부하였고 이를 통해 피고인이 반지갑을 취득하여 자유로운 처분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따라서 공소외 2의 행위는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행위를 절취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원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의 판단에 사기죄와 절도죄의 구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3,047
약정금[조건부 약정을 체결한 당사자가 신의칙에 반하는 방해행위를 한 경우 조건의 성취를 의제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조건의 성취가능성(인과관계)이 문제된 사건]
2022다266645
20,221,22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민법 제150조 제1항에서 정한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의 의미 및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도 조건의 성취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가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 일방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2] 甲 주식회사가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전자제품을 개발·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乙이 甲 회사에 투자하면서 ‘甲 회사는 乙에게 지적재산권을 통한 매출 발생 시마다 수익금 중 10%를 투자금 원금을 포함한 5배 금액이 될 때까지 상환한다.’는 내용의 투자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乙이 甲 회사를 상대로 甲 회사가 ‘지적재산권을 통한 매출 발생’이라는 투자상환금 지급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으므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조건의 성취가 의제되었다고 주장하며 약정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甲 회사가 개발하려는 전자제품 판매로 인한 매출 발생 가능성 자체가 현저히 낮았다면 사업 진행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거나 처음부터 그러한 의사가 없었다는 사정 등만으로 甲 회사가 매출 발생이라는 조건 성취를 방해한 경우라고 평가하기 부족하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150조 제1항은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 조건이 성취되었더라면 원래 존재했어야 하는 상태를 일방 당사자의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법질서의 기본원리가 발현된 것으로서, 누구도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태를 통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일방 당사자의 신의성실에 반하는 방해행위 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의해 그 상대방이 발생할 것으로 희망했던 결과까지 의제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란 사회통념상 일방 당사자의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면 조건이 성취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음에도 방해행위로 인하여 조건이 성취되지 못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도 조건의 성취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위와 같은 경우까지 조건의 성취를 의제한다면 단지 일방 당사자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조건 성취로 인한 법적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평·타당한 결과를 초과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방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는지는 당사자들이 조건부 법률행위 등을 하게 된 경위나 의사, 조건부 법률행위의 목적과 내용, 방해행위의 태양, 해당 조건의 성취가능성 및 방해행위가 조건의 성취에 미친 영향, 조건의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의 존재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甲 주식회사가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전자제품을 개발·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乙이 甲 회사에 투자하면서 ‘甲 회사는 乙에게 지적재산권을 통한 매출 발생 시마다 수익금 중 10%를 투자금 원금을 포함한 5배 금액이 될 때까지 상환한다.’는 내용의 투자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乙이 甲 회사를 상대로 甲 회사가 ‘지적재산권을 통한 매출 발생’이라는 투자상환금 지급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으므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조건의 성취가 의제되었다고 주장하며 약정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甲 회사가 관련 전자제품을 실제 양산·판매하여 매출을 발생시키려는 의사나 능력 없이 乙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기만 하였다면 투자협정의 상대방인 乙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위라고 평가할 여지는 있으나, 투자협정 체결 당시 해당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乙도 매출 발생이라는 조건이 성취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등 甲 회사의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도 조건의 성취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乙이 甲 회사의 전자제품 개발·판매 사업이 성공할 것으로 신뢰하였거나 이를 기대하여 투자를 하였더라도, 甲 회사가 개발하려는 전자제품 판매로 인한 매출 발생 가능성 자체가 현저히 낮았다면, 甲 회사가 사업 진행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거나 처음부터 그러한 의사가 없었다는 사정 등만으로 甲 회사가 매출 발생이라는 조건 성취를 방해한 경우라고 평가하기 부족한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2조, 제150조 제1항 / [2] 민법 제150조 제1항
[1]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2757 판결(공2015상, 785),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다223054 판결(공2021상, 343)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오코스모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연승 담당변호사 심규황)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2. 7. 20. 선고 2021나1005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2006. 2. 7. 설립되어 전자제품 입력장치에 관련된 특허를 활용한 휴대용 인터넷 단말기, 초소형 인터넷 단말기 등 전자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하였던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07. 1. 30. 피고 회사에 1,000만 원을 투자하면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지적재산권을 통한 매출 발생 시마다 수익금 중 10%를 원고의 투자금 원금을 포함한 5배 금액이 될 때까지 상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투자협정(이하 ‘이 사건 투자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한편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소외인은 "2009. 5.경부터 2010. 8.경까지 피고 회사의 제품설명회 등에서, ‘당사 제품이 곧 출시될 예정인데 유통점 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에게만 제품을 공급해 주겠다. 피고 회사는 바로 매출 1조 원 회사가 되기 때문에 유통점주들은 모두 대박이 날 것이다.’라는 등으로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다수 유통점주들로부터 유통점 계약 신청금, 제품 선급금 등을 편취하였다."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대전지방법원 2018. 2. 21. 선고 2017고합167 판결, 대전고등법원 2018. 8. 17. 선고 2018노131 판결,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도13845 판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회사가 처음부터 전자제품 등을 양산·판매하여 이 사건 조건인 ‘피고 회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통한 매출 발생’이라는 투자상환금 지급 조건(이하 ‘이 사건 조건’이라 한다)을 달성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투자금을 지급받기 위해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투자협정을 체결하였으므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조건의 성취가 의제된다고 보아, 원고의 약정금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민법 제150조 제1항은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 조건이 성취되었더라면 원래 존재했어야 하는 상태를 일방 당사자의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법질서의 기본원리가 발현된 것으로서(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2757 판결 참조), 누구도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태를 통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다223054 판결 참조). 다만 일방 당사자의 신의성실에 반하는 방해행위 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의해 그 상대방이 발생할 것으로 희망했던 결과까지 의제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란 사회통념상 일방 당사자의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면 조건이 성취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음에도 방해행위로 인하여 조건이 성취되지 못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도 조건의 성취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위와 같은 경우까지 조건의 성취를 의제한다면 단지 일방 당사자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조건 성취로 인한 법적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평·타당한 결과를 초과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방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조건부 법률행위 등을 하게 된 경위나 의사, 조건부 법률행위의 목적과 내용, 방해행위의 태양, 해당 조건의 성취가능성 및 방해행위가 조건의 성취에 미친 영향, 조건의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의 존재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투자협정에서 정한 ‘지적재산권 관련 매출의 발생’이라는 이 사건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경우로 보기 어렵다. (1)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 회사가 관련 전자제품을 실제 양산·판매하여 매출을 발생시키려는 의사나 능력 없이 원고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기만 하였다면, 이는 이 사건 투자협정의 상대방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위라고 평가할 여지는 있다. (2) 다만 이 사건 투자협정은 피고 회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활용하여 관련 전자제품을 개발·판매하려는 사업의 준비 단계나 초기 과정에서 체결된 것인데, 당시로서는 피고 회사가 제품을 개발 및 양산할 수 있을지, 나아가 해당 제품이 구매자 등에게 실제로 판매될 수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는 등 해당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도 피고 회사의 사업 실패 등 상당한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진행하면서, 그 대가로 매출의 규모 등을 불문하고 단지 매출이 발생하기면 하면 투자금의 5배에 이르는 상환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이러한 투자협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도 위와 같은 매출 발생이라는 이 사건 조건이 성취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소외인이 해당 제품을 개발·양산하여 매출을 창출할 만한 능력이 없었음에도 다수 유통점주들로부터 제품 선급금 등을 편취하였다는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 회사의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도 이 사건 조건의 성취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4) 따라서 원고가 당시 피고 회사의 전자제품 개발·판매 사업이 성공할 것으로 신뢰하였거나 이를 기대하여 투자를 하였더라도, 피고 회사가 개발하려는 전자제품 판매로 인한 매출 발생 가능성 자체가 현저히 낮았다면, 피고 회사가 위 사업 진행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거나 처음부터 그러한 의사가 없었다는 사정 등만으로 피고 회사가 매출 발생이라는 조건 성취를 방해한 경우라고 평가하기 부족하다. 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의 판단에는 정지조건의 성취 방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232,851
부당이득반환청구의소
2022다218585
20,221,22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조세나 부과금 등의 부담금에 관한 법률의 해석 기준 [2]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농협하나로유통이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따른 부과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는 위 회사가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2항에 따라 특정 사업을 수행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 보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1] 조세나 부과금 등의 부담금에 관한 법률의 해석에 관하여, 그 부과요건이거나 감면요건을 막론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하여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감면요건 규정 중 명백히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공평원칙에도 부합한다. [2] 부과금 등의 부담금에 관한 농업협동조합법의 개정 경과,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의 문언 해석,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2항의 문언과 그 입법 취지, 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금융지주회사와의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농협하나로유통은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따른 부과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2항에 따라 특정 사업을 수행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 보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제161조의4 제2항 / [2]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제161조의4 제2항
[1] 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누20090 판결(공1998상, 1247),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두731 판결(공2002상, 1153),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두9884 판결(공2007하, 1847)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농협하나로유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 담당변호사 김호철 외 8인) 【피고, 피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류태경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1. 26. 선고 2021나202445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가. 사안의 개요 1) 원고는 2015. 3. 2.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중앙회’라 한다)로부터 분할·설립된 법인으로, 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되어 2012. 3. 2. 시행된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앙회로부터 분리된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완전자회사이다. 2) 원고는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1항 제1호, 제2호의 사업 중 「농업협동조합법 시행령」 제45조의4 [별표 4]에서 정하고 있는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 피고는 전력자원의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법인으로서, 「부담금관리 기본법」제3조 [별표 제69호], 전기사업법 제51조에 따른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이하 ‘전기부담금’이라 한다)의 부과·징수에 관한 사무를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50조 제3항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았다. 4)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15. 3.부터 2020. 12.까지 원고의 직영사업장에서 사용된 전력량에 대한 전기요금을 청구하면서 전기부담금을 함께 부과하였고, 원고는 피고에게 전기부담금으로 합계 2,153,828,800원을 납부하였다. 5) 원고는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따라 조세 외의 부과금에 해당하는 전기부담금이 면제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납부한 전기부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 1)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는 "조합 등, 중앙회 및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농협경제지주회사·농협금융지주회사·농협은행·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이하 ‘농협경제지주회사 등’이라 한다)의 업무와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라고 정하고 있어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원고의 업무와 재산에 대한 부과금을 면제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2항은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가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를 중앙회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고, 원고는 「농업협동조합법 시행령」 제45조의4 [별표 4]에서 정하고 있는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2) 이 사건의 쟁점은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원고가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2항, 제8조에 따라 부과금이 면제되는지 여부이다. 2. 판단 가. 조세나 부과금 등의 부담금에 관한 법률의 해석에 관하여, 그 부과요건이거나 감면요건을 막론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하여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감면요건 규정 중 명백히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공평원칙에도 부합한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누20090 판결,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두731 판결,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두988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과 관련한 농업협동조합법 규정의 개정 경과는 다음과 같다. 1) 1957. 2. 14. 법률 제436호로 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은 제7조에서 "조합, 중앙회에는 소득세, 법인세, 영업세, 인지세, 등록세와 그 부가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였다. 2) 1961. 7. 29. 법률 제670호로 폐지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은 제8조에서 "조합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세금과 부과금을 면제한다. 단, 관세와 물품세는 예외로 한다."라고 정하여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만 면제하는 것으로 면제 요건을 축소하는 대신 부과금까지 면제 범위를 확대하였다. 3) 1999. 9. 7. 법률 제6018호로 폐지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은 제8조에서 "조합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라고 정하여 부과금만 면제하는 것으로 면제 범위를 축소하였다. 4) 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은 제8조에서 "조합 등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라고 정하여 조합 등에까지 부과금을 면제하는 것으로 면제 대상을 확대하였다. 5) 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은 중앙회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하여 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금융지주회사를 신설하고, 그에 따른 규정을 정비하였다. 제8조에서는 "조합 등, 중앙회 및 이 법에 따라 설립된 농협경제지주회사 등의 업무와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라고 정하면서 제134조의2 제5항에서는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가 중앙회의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를 중앙회로 본다."라고 정하였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서 농협은행(제134조의4), 농협생명보험 및 농협손해보험(제134조의5)의 설립에 관한 규정을 두었으나, 농협경제지주회사에 대하여는 부칙에서 위 법률 시행일 이후 경제사업활성화계획을 수립한 후 중앙회로부터 경제사업을 이관받기로 정하였을 뿐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 설립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 6) 2016. 12. 27. 법률 제14481호로 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은 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회사에 경제사업을 이관한 데 따른 법령을 정비하면서 제161조의4 제1항 각호에서 농협경제지주회사와 그 자회사가 수행하는 업무를 정하고 제161조의4 제2항에서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가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를 중앙회로 본다."라고 정하였다. 그러나 위 법률에서도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 설립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고 부과금 면제를 정한 제8조의 개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 위와 같이 농업협동조합법은 제8조에서 중앙회로부터 분리된 농협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중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 3개 회사만 부과금 면제 대상으로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제161조의4 제2항에서 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과정에서 설립된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를 중앙회로 보는 조항을 두게 된 것은 중앙회가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사업을 수행하면서 받았던 조세감면, 자금지원 등의 혜택을 중앙회로부터 이어받아 수행하게 된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라. 이와 같은 부과금 등의 부담금에 관한 농업협동조합법의 개정 경과,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의 문언 해석,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2항의 문언과 그 입법 취지, 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금융지주회사와의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원고는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따른 부과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농업협동조합법 제161조의4 제2항에 따라 특정 사업을 수행하여 중앙회로 보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마.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농협경제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원고가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따른 부과금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따른 부담금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제161조의4 제2항의 해석과 적용 범위 및 하자의 명백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박정화(주심) 김선수 오경미
232,879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취소
2022두57190
20,221,229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한 경우’의 의미 및 위 규정에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부정당업자에 해당하는 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 제27조 제1항 제3호는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해야 하는 부정당업자의 하나로 "「건설산업기본법」,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 「소프트웨어 진흥법」 및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른 하도급에 관한 제한규정을 위반(하도급통지의무위반의 경우는 제외한다)하여 하도급한 자 및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하거나 발주관서의 승인을 얻은 하도급조건을 변경한 자"를 명시하였다. 이때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한 경우’란 발주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할 법령상 제한규정을 위반하여 하도급을 한 경우는 물론 발주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할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여 하도급을 한 경우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3호의 부정당업자는, ① 법률에 따른 하도급에 관한 제한규정을 위반(하도급통지의무위반의 경우는 제외)하여 하도급을 한 자, ② 법령상 또는 계약상 의무에 따른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한 자, ③ 발주관서의 승인을 얻은 하도급조건을 변경한 자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야 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제3호
null
【원고, 상고인】 명승파워넷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로 담당변호사 김화철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민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9. 1. 선고 2022누3582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 제27조 제1항 제3호는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하는 부정당업자의 하나로 "「건설산업기본법」,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 「소프트웨어 진흥법」 및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른 하도급에 관한 제한규정을 위반(하도급통지의무위반의 경우는 제외한다)하여 하도급한 자 및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하거나 발주관서의 승인을 얻은 하도급조건을 변경한 자"를 명시하였다. 이때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한 경우’란 발주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할 법령상 제한규정을 위반하여 하도급을 한 경우는 물론 발주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할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여 하도급을 한 경우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3호의 부정당업자는, ① 법률에 따른 하도급에 관한 제한규정을 위반(하도급통지의무위반의 경우는 제외)하여 하도급을 한 자, ② 법령상 또는 계약상 의무에 따른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한 자, ③ 발주관서의 승인을 얻은 하도급조건을 변경한 자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야 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하도급을 할 때 발주자인 피고의 서면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이 사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3호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3호의 해석,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사의 입찰공고에 ‘전기공사의 수급인은 수급한 전기공사를 하도급 주고자 할 때에는 미리 공사 발주자의 서면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특수조건이 명시되어 이 사건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공공기관이 계약에 따라 제재조치를 할 수 있는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의 승인 없이 이 사건 하도급을 한 행위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2항 등에서 정한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2항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 내지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2,859
경매개시결정에대한이의
2019마5500
20,221,229
대법원
민사
결정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의2가 신설·시행된 이후 집합건축물대장의 신규 또는 변경등록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구분등기가 마쳐진 구분점포에 대하여는 그 등록 및 등기가 마쳐질 당시 위 조항에서 정한 구분소유권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추정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그와 다른 사실은 이를 다투는 측에서 주장·증명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인접한 구분건물 사이에 설치된 경계벽이 제거되어 각 구분건물이 구조상 및 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였으나, 각 구분건물의 위치와 면적 등을 특정할 수 있고 사회통념상 그것이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으로서 복원이 용이한 경우, 그 구분건물에 관한 등기의 효력(유효)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고 한다)이 제1조의2에서 정하는 구분점포에 관하여는 반드시 소관청의 현황조사를 거쳐 위 조항에서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는지와 건축물의 실제 현황과 건축물대장의 신청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한 다음 그 규정에 들어맞는다고 인정될 때에만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러한 절차를 거쳐 작성된 집합건축물대장이 제출되어야 비로소 구분점포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표시변경등기가 마쳐질 수 있다. 그렇다면 집합건물법 제1조의2가 시행된 2004. 1. 19. 이후 집합건축물대장의 신규 또는 변경등록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구분등기가 마쳐진 구분점포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건물법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대장이 등록되고 이에 기하여 구분등기가 마쳐진 것으로서 그 등록 및 등기가 마쳐질 당시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서 정한 구분소유권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추정되고, 그와 다른 사실은 이를 다투는 측에서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2] 인접한 구분건물 사이에 설치된 경계벽이 제거됨으로써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 및 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각 구분건물의 위치와 면적 등을 특정할 수 있고 사회통념상 그것이 구분건물로서의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복원이 용이한 것이라면,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실체를 상실한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고, 아직도 그 등기는 구분건물을 표상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의2, 제59조 제2항, 제60조 제1항,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3조, 부동산등기규칙 제86조, 제121조, 민사소송법 제288조[증명책임] / [2]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 제1조의2, 민법 제186조, 제215조
[2] 대법원 1999. 6. 2. 자 98마1438 결정(공1999하, 1851), 대법원 2014. 2. 21. 자 2013마2324 결정
【신청인, 상대방】 주식회사 인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 담당변호사 황찬현 외 3인) 【피신청인, 재항고인】 주식회사 대우건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임성택 외 3인) 【원심결정】 서울중앙지법 2019. 3. 20. 자 2018라692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재항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재항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재항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각 점포를 포함한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은 전체가 여러 점포로 구분되어 2005. 2. 23.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되고, 2005. 3. 2. 구분건물로서 신청인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이 사건 각 점포가 위치한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의 집합건축물대장상 전체 바닥면적은 6,120.12㎡, 용도는 판매 및 영업시설이다. 나. 현재 이 사건 각 점포 중 (호수 1 생략), (호수 2 생략), (호수 3 생략)은 인접한 (호수 4 생략)과 함께 4개 점포가, (호수 5 생략), (호수 6 생략)은 2개 점포가, (호수 7 생략), (호수 8 생략)은 2개 점포가, (호수 9 생략), (호수 10 생략)는 인접한 (호수 11 생략), (호수 12 생략)과 함께 4개 점포가 각각 통합 매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 통합된 점포들의 바닥에는 경계표지 및 건물번호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점포가 소재한 집합건물의 집합건축물대장에는 건축사가 작성한 것으로서 측량성과가 기재된 1층 패션관 전체의 평면도 및 이 사건 각 점포의 건축물현황도가 첨부되어 있고, 각 구분점포의 경계는 평면도상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라. 이 사건 감정인은 이 사건 각 점포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고 한다) 시행령 제3조에 의한 건물번호표지는 없으나, 건축물현황도면 등을 기초로 하여 보면 그 건물의 구조, 용도,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그 구획이 명확하고 경계의 복원, 위치의 특정이 용이한 상태에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점포가 현재 구조상의 독립성이 있다거나 집합건물법 제1조의2,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및 제3조에 따른 요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하여, 이 사건 각 점포에 관하여 개시된 임의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1) 2003. 7. 18. 개정되어 2004. 1. 19.부터 시행된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에 관하여 제1조의2를 신설하여 일정한 용도 및 면적에 해당하고 경계벽을 대신하여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3조에서 정하는 방식에 따라 경계표지 및 건물번호표지를 갖춘 상가건물(이하 ‘구분점포’라 한다)에 관하여는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현행 집합건물법은 제1조의2 제1항 제2호를 삭제하여 면적요건을 두지 않고 있다). 집합건물법 제1조의2와 함께 신설된 제59조 제2항은, "소관청은 구분점포에 관하여 제56조(건축물대장의 신규등록) 또는 제57조(건축물대장의 변경등록)의 신청을 받으면 신청 내용이 제1조의2 제1항 각호의 요건을 충족하는지와 건축물의 실제 현황과 일치하는지를 조사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구분점포에 관하여 집합건축물대장의 신규 또는 변경등록신청이 있는 경우 소관청에 건축물의 현황 등을 조사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소관청은 조사 결과 그 건물의 상황이 제1조(건물의 구분소유) 또는 제1조의2(상가건물의 구분소유)의 규정에 맞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등록을 거부하고 그 건물 전체를 하나의 건물로 하여 일반건축물대장에 등록하여야 한다(제60조 제1항). 한편 구분건물에 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그 집합건물의 표시를 증명하는 서면으로 건축물대장과 1동의 건물의 소재도와 각 층의 평면도 및 전유부분의 평면도를 첨부정보로서 등기소에 제공하여야 하고(부동산등기규칙 제121조), 구분건물이 아닌 건물을 구분하여 구분건물로 건물표시변경등기의 신청을 하는 경우에도 그 변경을 증명하는 건축물대장을 첨부정보로서 등기소에 제공하여야 한다(부동산등기규칙 제86조). 위와 같이 집합건물법이 제1조의2에서 정하는 구분점포에 관하여는 반드시 소관청의 현황조사를 거쳐 위 조항에서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는지와 건축물의 실제 현황과 건축물대장의 신청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한 다음 그 규정에 들어맞는다고 인정될 때에만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러한 절차를 거쳐 작성된 집합건축물대장이 제출되어야 비로소 구분점포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표시변경등기가 마쳐질 수 있다. 그렇다면 집합건물법 제1조의2가 시행된 2004. 1. 19. 이후 집합건축물대장의 신규 또는 변경등록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구분등기가 마쳐진 구분점포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건물법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대장이 등록되고 이에 기하여 구분등기가 마쳐진 것으로서 그 등록 및 등기가 마쳐질 당시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서 정한 구분소유권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추정되고, 그와 다른 사실은 이를 다투는 측에서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2) 인접한 구분건물 사이에 설치된 경계벽이 제거됨으로써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 및 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각 구분건물의 위치와 면적 등을 특정할 수 있고 사회통념상 그것이 구분건물로서의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그 복원이 용이한 것이라면,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실체를 상실한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고, 아직도 그 등기는 구분건물을 표상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고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1999. 6. 2. 자 98마1438 결정, 대법원 2014. 2. 21. 자 2013마2324 결정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이 사건 각 점포를 포함한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은 전체 바닥면적이 1,000㎡를 넘는 판매 및 영업시설로서, 평면도에 의하면 각 구분점포의 경계가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어 준공 당시 경계벽이 아닌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서 정한 경계표지에 의하여 각 구분점포를 구분하기로 예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각 점포는 그 건축물대장 전유부분 용지의 구조란에 집합건물법 제54조 제6항에서 정한 ‘경계벽이 없다.’는 뜻의 기재가 없으나, 구분점포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집합건물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 집합건축물대장의 등록이 이루어지는 이상 집합건축물대장에 위 기재가 없다고 하여 곧바로 준공 당시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서 정한 경계표지를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건물 1층 부분은 그 전체가 집합건물법 제1조의2가 시행된 이후인 2005. 2. 23. 여러 점포로 구분되어 집합건축물대장의 신규등록과 구분건물로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점포는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서 정한 구분점포로서 당시 집합건물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등록 및 등기가 마쳐진 것으로서 이 사건 각 점포에 점포별로 구분할 수 있는 경계표지 등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청인이 집합건축물대장 등록 및 구분등기가 마쳐질 때 이 사건 각 점포에 관하여 점포별로 구분할 수 있는 경계표지 등이 설치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이 사건 각 점포는 구분건물로서 구조상 독립성을 갖추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 이 사건 각 점포가 인근의 점포들과 통합하여 각각 하나의 통합점포로 이용되면서 현재 경계표지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 사건 각 점포의 집합건축물대장에 첨부된 평면도 및 건축물현황도에 의하면 점포별로 위치와 면적이 명확히 나타나 특정할 수 있고,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각 점포의 경계를 확인하고 경계표지 등을 설치하여 구분건물로서 용이하게 복원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신청인이 과거에 이 사건 각 점포별로 경계표지 등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각 점포에 존재하는 기둥, 유리벽, 출입문만으로는 이 사건 각 점포의 경계 혹은 범위를 특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각 점포는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결정에는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 따른 구분점포에 관하여 집합건축물대장 등록 및 그에 기초한 등기가 마쳐진 경우 구분소유권의 성립 요건 및 증명책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재항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주심) 오석준
234,061
증여세과세처분취소
2019두19
20,221,229
선고
대법원
세무
판결
[1]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와 乙 회사 주식을 전부 인수하면서 乙 회사의 주주들에게 乙 회사 주식 1주당 甲 회사 신주 일정량을 발행해 주기로 하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계약’을 체결하여, 乙 회사의 주주인 丙은 위 계약에 따라 乙 회사 주식 교환대가로 甲 회사 신주를 배정받았는데, 관할 세무서장이 위 주식교환 과정에서 乙 회사 주식의 1주당 가치가 시가보다 과대평가된 결과 丙이 일정한 이익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丙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위 주식교환에 따른 丙의 증여재산가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을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을 적용하여 ‘변동후 가액’인 ‘丙이 위 주식교환으로 교부받은 甲 회사 주식의 가액’에서 ‘변동전 가액’인 ‘丙이 당초 보유하고 있던 乙 회사 주식의 가액’을 차감하여 계산하여야 한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 있는 경우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에 따른 변동 전후의 ‘가액’은 합병에 따른 이익의 계산방법 등에 관한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 제3항 내지 제6항을 준용하여 산정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1] 甲 주식회사는 乙 주식회사와 乙 회사 주식을 전부 인수하면서 乙 회사의 주주들에게 乙 회사 주식 1주당 甲 회사 신주 일정량을 발행해 주기로 하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계약’을 체결하여, 乙 회사의 주주인 丙은 위 계약에 따라 乙 회사 주식 교환대가로 甲 회사 신주를 배정받았는데, 관할 세무서장은 위 주식교환 과정에서 乙 회사 주식의 1주당 가치가 시가보다 과대평가된 결과 丙이 일정한 이익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4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丙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의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인한 증여재산가액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8. 2. 22. 대통령령 제20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을 적용하여 산정하고, 위 규정에 따른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은 ‘변동후 가액’에서 ‘변동전 가액’을 차감하여 계산하여야 하므로, 위 주식교환에 따른 丙의 증여재산가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을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을 적용하여 ‘변동후 가액’인 ‘丙이 위 주식교환으로 교부받은 甲 회사 주식의 가액’에서 ‘변동전 가액’인 ‘丙이 당초 보유하고 있던 乙 회사 주식의 가액’을 차감하여 계산하여야 한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구조, 효과 및 합병과의 유사성,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42조 제1항 제3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8. 2. 22. 대통령령 제20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1조의9 제2항 제5호를 비롯한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체계 등을 고려하면,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 있는 경우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에 따른 변동 전후의 ‘가액’은 합병에 따른 이익의 계산방법 등에 관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28조 제3항 내지 제6항(이하 ‘합병규정’이라 한다)을 준용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은 변동 전후 가액의 차이를 평가차액으로 정하면서도, 그 ‘가액’의 산정방법에 관하여는 따로 정하지 않아, 위 규정만으로는 그 ‘가액’과 이를 기초로 한 평가차액을 산정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구 상증세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른 가액의 평가방법 중 해당 거래와 경제적 실질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거래가 있을 때 적용되는 평가방법을 준용하여 합리적인 방법으로 그 ‘가액’을 평가할 수 있다. ②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기업결합제도의 하나로서 교환당사회사들이 모회사와 자회사로 존속하기는 하나 그 경제적 실질은 합병과 유사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90조의2 및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2008. 7. 29. 대통령령 제20947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4조의8은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이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하고자 하는 경우 그 요건·절차 등에 관하여 합병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였다. ③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28조 제5항은 합병 후 신설 또는 존속하는 법인(이하 ‘합병법인’이라 한다)이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인 경우에 합병법인의 1주당 평가가액을 ‘법 제63조 제1항 제1호 (가)목 및 (나)목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제1호)’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합병직전 주식가액과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합병직전 주식가액을 합한 가액을 합병법인의 주식수로 나눈 가액(제2호)’ 중 적은 가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규정은 제2호의 경우 ‘합병직전 주식가액의 평가기준일’을 상법 제522조의2의 규정에 의한 대차대조표 공시일 또는 증권거래법 제190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합병신고를 한 날 중 빠른 날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합병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주식 시세변동으로 인하여 증여세가 부과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합병에 따른 이익을 계산할 때 합병법인의 1주당 평가가액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따른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때에도 위 규정을 준용하여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의 ‘변동후 가액’을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④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의 ‘변동후 가액’을 합병규정을 준용하여 산정하면 상법 제360조의4의 규정에 의한 대차대조표 공시일 등이 그 평가기준일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기 위해서는 ‘변동전 가액’의 평가기준일 역시 합병규정을 준용하여 ‘변동후 가액’의 평가기준일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1]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제3호(현행 제42조의2 제1항 참조),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8. 2. 22. 대통령령 제20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의9 제2항 제5호(현행 제32조의2 제1항 참조) / [2]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제3호(현행 제42조의2 제1항 참조),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8. 2. 22. 대통령령 제20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3항(현행 제28조 제3항, 제4항 참조), 제4항(현행 제28조 제3항 제1호 참조), 제5항, 제6항, 제31조의9 제2항 제5호 (나)목(현행 제32조의2 제1항 제2호 참조),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90조의2(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4 참조),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2008. 7. 29. 대통령령 제20947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4조의8(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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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강석훈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삼성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손삼락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12. 4. 선고 2012누202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코스닥상장법인인 주식회사 반포텍(이하 ‘반포텍’이라 한다)은 2005. 12. 20. 비상장법인인 주식회사 스타엠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엠’이라 한다)와 스타엠 주식을 전부 인수하면서 스타엠의 주주들에게 스타엠 주식 1주당 반포텍 신주 36.4625주를 발행해 주기로 하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스타엠의 주주인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06. 2. 27. 스타엠 주식 30,150주의 교환대가로 반포텍 신주 1,099,344주를 배정받았다(이하 ‘이 사건 주식교환’이라 한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주식교환 과정에서 스타엠 주식의 1주당 가치가 시가보다 과대평가된 결과 원고가 일정한 이익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35조 제2항에 따라 2010. 7. 19.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위 처분의 근거 규정을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로 변경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제1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은 "제33조 내지 제41조, 제41조의3 내지 제41조의5, 제44조 및 제45조의 규정에 의한 증여 외에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이익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당해 이익을 그 이익을 얻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라고 정하면서, 제3호에서 "출자·감자, 합병(분할합병을 포함한다)·분할, 제4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전환사채 등에 의한 주식의 전환·인수·교환(이하 ‘주식전환 등’이라 한다) 등 법인의 자본(출자액을 포함한다)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얻은 이익 또는 사업양수도·사업교환 및 법인의 조직변경 등에 의하여 소유지분 또는 그 가액이 변동됨에 따라 얻은 이익. 이 경우 당해 이익은 주식전환 등의 경우에는 주식전환 등 당시의 주식가액에서 주식전환 등의 가액을 차감한 가액으로 하고, 주식전환 등외의 경우에는 소유지분 또는 그 가액의 변동 전후의 당해 재산의 평가차액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한편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 외의 자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 원심은, 스타엠 주식의 1주당 가치가 외부회계법인에 의하여 평가되었으나 객관적인 근거자료가 뒷받침되지 않은 스타엠의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에 기초하여 시가보다 과대평가되었고, 이 사건 주식교환에 대하여 반포텍과 스타엠이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상법상 필요한 절차를 거쳤지만 당시 각 회사의 주주들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 의사결정에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주식교환에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3항이 정한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어 같은 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규정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의 범위 및 판단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제2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8. 2. 22. 대통령령 제20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1조의9 제2항 제5호는,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각호 외의 부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상의 이익’이라 함은 ‘법 제42조 제1항 제3호의 규정 중 주식전환 등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그 밖의 경우’에는 ‘소유지분 또는 그 가액의 변동 전후에 있어서 당해 재산의 평가차액이 변동전 당해 재산가액의 100분의 30 이상이거나 그 금액이 3억 원 이상인 경우의 당해 평가차액’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규정은 그 평가차액의 계산방법을 (가)목과 (나)목으로 나누어 정하고 있는데, (가)목은 ‘지분이 변동된 경우: (변동전 지분 - 변동후 지분) × 지분 변동후 1주당 가액(제28조 내지 제29조의3의 규정을 준용하여 계산한 가액을 말한다)’이라고 정하고[이하 ‘이 사건 (가)목’이라 한다], (나)목은 ‘평가액이 변동된 경우: 변동전 가액 - 변동후 가액’이라고 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나)목’이라 한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의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인한 증여재산가액은 이 사건 (나)목을 적용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위 규정에 따른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은 ‘변동후 가액’에서 ‘변동전 가액’을 차감하여 계산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이 사건 주식교환으로 교부받은 반포텍 주식의 가액’이 ‘변동후 가액’에 해당하고, ‘원고가 당초 보유하고 있던 스타엠 주식의 가액’이 ‘변동전 가액’에 해당한다. 이때 반포텍 주식의 가액은 코스닥상장법인 주식의 시가평가에 관한 구 상증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52조의2 제3호에 따라 산정하고, 스타엠 주식의 가액은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을 정한 구 상증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다)목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라 산정할 수 있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 및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 중 이 사건 주식교환에 따른 원고의 증여재산가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을 이 사건 (나)목을 적용하여 ‘변동후 가액’인 ‘원고가 이 사건 주식교환으로 교부받은 반포텍 주식의 가액’에서 ‘변동전 가액’인 ‘원고가 당초 보유하고 있던 스타엠 주식의 가액’을 차감하여 계산하여야 한다고 본 부분은 정당하다[이 사건 (나)목이 ‘변동전 가액’에서 ‘변동후 가액’을 차감하도록 정한 것은 입법상의 단순한 오기로 보인다]. 라. 그러나 원심의 판단 중 이 사건 (나)목에 따른 변동 전후 ‘가액’의 산정방법에 관한 부분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구조, 효과 및 합병과의 유사성, 앞에서 본 규정을 비롯한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체계 등을 고려하면,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 있는 경우 이 사건 (나)목에 따른 변동 전후의 ‘가액’은 합병에 따른 이익의 계산방법 등에 관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28조 제3항 내지 제6항(이하 ‘합병규정’이라 한다)을 준용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나)목은 변동 전후 가액의 차이를 평가차액으로 정하면서도, 그 ‘가액’의 산정방법에 관하여는 따로 정하지 않아, 위 규정만으로는 그 ‘가액’과 이를 기초로 한 평가차액을 산정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구 상증세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른 가액의 평가방법 중 해당 거래와 경제적 실질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거래가 있을 때 적용되는 평가방법을 준용하여 합리적인 방법으로 그 ‘가액’을 평가할 수 있다. 2)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기업결합제도의 하나로서 교환당사회사들이 모회사와 자회사로 존속하기는 하나 그 경제적 실질은 합병과 유사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90조의2 및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2008. 7. 29. 대통령령 제20947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4조의8은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이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하고자 하는 경우 그 요건·절차 등에 관하여 합병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였다. 3)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28조 제5항은 합병후 신설 또는 존속하는 법인(이하 ‘합병법인’이라 한다)이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인 경우에 합병법인의 1주당 평가가액을 ‘법 제63조 제1항 제1호 (가)목 및 (나)목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제1호)’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합병직전 주식가액과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합병직전 주식가액을 합한 가액을 합병법인의 주식수로 나눈 가액(제2호)’ 중 적은 가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규정은 제2호의 경우 ‘합병직전 주식가액의 평가기준일’을 상법 제522조의2의 규정에 의한 대차대조표 공시일 또는 증권거래법 제190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합병신고를 한 날 중 빠른 날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합병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주식 시세변동으로 인하여 증여세가 부과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합병에 따른 이익을 계산할 때 합병법인의 1주당 평가가액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따른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때에도 위 규정을 준용하여 이 사건 (나)목의 ‘변동후 가액’을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4) 이 사건 (나)목의 ‘변동후 가액’을 합병규정을 준용하여 산정하면 상법 제360조의4의 규정에 의한 대차대조표 공시일 등이 그 평가기준일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기 위해서는 ‘변동전 가액’의 평가기준일 역시 합병규정을 준용하여 ‘변동후 가액’의 평가기준일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마.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나)목에서 정한 변동 전후 ‘가액’을 합병규정을 준용하여 산정하지 않고 구 상증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산정한 다음, 이를 기초로 계산한 증여재산가액이 피고가 산정한 증여재산가액보다 많아 이 사건 처분이 정당세액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따른 증여재산가액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이흥구
232,855
건물인도
2021다253710
20,221,22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甲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甲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甲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乙이 甲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甲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에 관하여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甲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甲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甲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甲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甲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乙이 甲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甲 회사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왔으므로 甲 회사의 공사대금채권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甲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甲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된 점,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甲 회사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乙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甲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甲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甲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사집행법 제83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 [2] 민사집행법 제83조, 제85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897),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시훈 외 1인) 【피고, 상고인】 아주건설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동화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조영선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1. 6. 24. 선고 2020나489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다음과 같은 사실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가. 이 사건 주택 일부 구분건물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피고는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인 2010. 8.경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구분건물 5채의 출입구에 유치권 행사 및 점유 사실에 대한 안내문을 부착하고 시정장치를 한 후 점유를 시작하였고, 2010. 8. 24. 개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으며, 원심 변론종결일까지도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 나. 집행법원의 2010. 8. 24. 자 현황조사명령에 따른 현황조사보고서에는 피고가 공사대금채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하며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이 사건 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근저당권을 이전받은 근저당권자들의 파산관재인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51086)에서 위 법원은 2017. 2. 7. 피고가 점유 중인 이 사건 부동산 포함 구분건물 5채에 관하여 683,093,736원의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2017. 2. 25. 확정되었다. 라. 위 항소심판결 선고 후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피고는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고 2019. 3. 12. 진행된 매각기일에서 원고가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었다. 마.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납부하고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유치권이 있어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2. 원심은, 피고와 채무자가 2010. 8. 6.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를 2010. 9. 6.로 유예한 사실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2010. 8. 24. 마쳐진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당시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이상 피고는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등 참조).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온 이 사건에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피고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집행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되기도 하였으며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는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원심으로서는,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여 피고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32,871
근로기준법위반
2018도2720
20,221,229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09조의 입법 취지 / 근로자가 상위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4조 제1항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면서,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상위 수급인도 연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그 귀책사유의 범위에 관하여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2항,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14. 9. 24. 대통령령 제256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제1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원자재 공급을 늦게 하거나 공급을 하지 아니한 경우(제2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의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제3호)로 정하고 있다.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는 위 규정을 위반한 직상 수급인과 상위 수급인을 처벌하되, 근로자의 명시한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본래 임금지급채무는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 근로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업이 도급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은 도급인에게 실질적으로 의존하거나 종속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이나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과 그 상위 수급인에게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그러한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다.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09조의 입법 목적과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임금 미지급에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은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임금 미지급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상위 수급인이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면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도 함께 소멸하게 된다. 그럼에도 하수급인의 근로자가 일반적으로 하수급인보다 자력이 더 나은 상위 수급인을 상대로 직접 임금을 청구하거나 형사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할 여지가 많다 보니, 그 과정에서 상위 수급인이 근로자와 임금 지급에 관한 합의를 원만하게 이루고 근로자의 의사표시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경우에도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에 대하여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근로자의 의사표시가 명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도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등으로 그와 합의한 근로자가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만 따로 처벌받기를 원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근로자가 상위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임금을 직접 청구하거나 형사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한 대상이 누구인지, 상위 수급인과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 및 근로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게 된 경위, 근로자가 그러한 의사표시에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는지, 상위 수급인의 변제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채무가 어느 정도 이행되었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여기에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을 배제한 채 오로지 상위 수급인에 대하여만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44조, 제109조,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14. 9. 24. 대통령령 제256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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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8. 1. 25. 선고 2017노222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금품청산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09조는 위 규정을 위반한 사용자를 처벌하되, 근로자의 명시한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면서,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상위 수급인도 연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그 귀책사유의 범위에 관하여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2항,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14. 9. 24. 대통령령 제256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제1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원자재 공급을 늦게 하거나 공급을 하지 아니한 경우(제2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의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제3호)로 정하고 있다.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는 위 규정을 위반한 직상 수급인과 상위 수급인을 처벌하되, 근로자의 명시한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본래 임금지급채무는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 근로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업이 도급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은 도급인에게 실질적으로 의존하거나 종속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이나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과 그 상위 수급인에게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그러한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다.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09조의 입법 목적과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임금 미지급에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은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임금 미지급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상위 수급인이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면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도 함께 소멸하게 된다. 그럼에도 하수급인의 근로자가 일반적으로 하수급인보다 자력이 더 나은 상위 수급인을 상대로 직접 임금을 청구하거나 형사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할 여지가 많다 보니, 그 과정에서 상위 수급인이 근로자와 임금 지급에 관한 합의를 원만하게 이루고 근로자의 의사표시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경우에도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에 대하여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근로자의 의사표시가 명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도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등으로 그와 합의한 근로자가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만 따로 처벌받기를 원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근로자가 상위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임금을 직접 청구하거나 형사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한 대상이 누구인지, 상위 수급인과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 및 근로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게 된 경위, 근로자가 그러한 의사표시에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는지, 상위 수급인의 변제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채무가 어느 정도 이행되었는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여기에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을 배제한 채 오로지 상위 수급인에 대하여만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근로자 공소외 1 등이 상위 수급인 공소외 2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데에는 하수급인인 피고인 1, 직상 수급인인 피고인 2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판시 피고인들의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하여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위 수급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32,857
중재인선임
2020그633
20,221,229
대법원
민사
결정
중재법 제12조 제3항에 의한 중재인선정 신청이 있는 경우, 법원이 중재신청의 적법 여부를 심리하여 중재합의의 부존재나 무효를 이유로 중재인선정 신청을 기각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중재합의의 존부와 유효성에 관한 주장이 중재인선정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중재법의 내용, 목적 및 그 취지 등에서 알 수 있는 자율성, 신속성 등 중재절차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중재법 제12조 제3항에 의한 중재인선정 신청이 있는 경우, 중재법 제8조가 정하는 중재합의의 방식을 따르지 않아 외관상 유효한 중재합의가 존재하지 않거나 중재법 제12조 제2항에 의한 중재인선정에 관한 합의절차가 사전에 진행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으로서는 바로 중재인을 선정해야 하고, 중재신청의 적법 여부까지 중재판정부에 앞서 심리하여 그 결과에 따라 중재합의의 부존재나 무효를 이유로 중재인선정 신청을 기각할 수는 없다. 따라서 중재법 제12조 제3항에 의한 중재인선정 신청 사건에서 중재합의의 존부와 유효성과 같이 심리대상이 되지 않는 사유는 법원의 중재인선정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 사건에서도 민사소송법 제449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항고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중재법 제1조, 제3조 제1호, 제6조, 제8조, 제12조, 제13조, 제14조, 제15조, 제17조, 제27조, 제36조, 제37조, 제38조, 민사소송법 제449조 제1항
대법원 2009. 10. 14. 자 2009마1395 결정(공2009하, 1814), 대법원 2011. 6. 22. 자 2011그82 결정
【신청인, 상대방】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피신청인, 특별항고인】 아산상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선율 담당변호사 문광명 외 5인) 【원심결정】 서울중앙지법 2020. 4. 28. 자 2019비합30195 결정 【주 문】 특별항고를 기각한다. 특별항고비용은 특별항고인이 부담한다. 【이 유】 특별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중재는 당사자 간의 합의로 재산권상의 분쟁 및 당사자가 화해에 의하여 해결할 수 있는 비재산권상의 분쟁을 법원의 재판에 의하지 아니하고 중재인의 판정에 의하여 해결하는 절차를 말한다(중재법 제3조 제1호). 중재절차에서는 당사자의 자치가 존중되어야 하므로 법원의 관여는 중재법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중재법 제6조). 이에 따라 중재인선정도 먼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야 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만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중재인을 선정할 수 있다(중재법 제12조 제2항, 제3항). 또한 중재법은 당사자들 사이에 중재합의의 존부 또는 유효성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우선 중재판정부를 구성하여 그로 하여금 선결문제로서 결정하거나 본안에 관한 중재판정에서 함께 판단하도록 하고, 법원은 그 이후 중재판정부의 권한에 대한 심사재판이나 중재판정의 취소재판 내지 승인·집행재판을 통해 사법심사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중재법 제17조, 제36조, 제37조, 제38조). 나. 한편 중재법은 중재절차를 통한 분쟁해결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중재법 제1조), 이를 위해 중재인선정 신청, 중재인이나 감정인에 대한 기피 신청, 권한심사 신청, 권한종료 신청 등에 따른 법원의 재판에 불복이나 항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중재법 제12조, 제13조, 제14조, 제15조, 제17조, 제27조). 그중에서도 법원의 중재인선정 결정에 대해 당사자들이 불복할 수 없도록 하는 것(중재법 제12조 제5항)은 중재판정부를 신속히 구성하여 중재절차를 원활하게 진행시킬 필요가 있음에도 중재인선정 단계에서부터 그 선정결정에 대한 불복으로 인하여 중재절차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9. 4. 15. 자 2007그154 결정 등 참조). 다. 이와 같은 중재법의 내용, 목적 및 그 취지 등에서 알 수 있는 자율성, 신속성 등 중재절차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중재법 제12조 제3항에 의한 중재인선정 신청이 있는 경우, 중재법 제8조가 정하는 중재합의의 방식을 따르지 않아 외관상 유효한 중재합의가 존재하지 않거나 중재법 제12조 제2항에 의한 중재인선정에 관한 합의절차가 사전에 진행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으로서는 바로 중재인을 선정해야 하고, 중재신청의 적법 여부까지 중재판정부에 앞서 심리하여 그 결과에 따라 중재합의의 부존재나 무효를 이유로 중재인선정 신청을 기각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0. 14. 자 2009마1395 결정, 대법원 2011. 6. 22. 자 2011그82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중재법 제12조 제3항에 의한 중재인선정 신청 사건에서 중재합의의 존부와 유효성과 같이 심리대상이 되지 않는 사유는 법원의 중재인선정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 사건에서도 민사소송법 제449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항고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기록에 의하면, 특별항고인의 원심결정에 대한 불복이유는 이 사건 선하증권을 발행한 운송인은 특별항고인이 아니므로 신청인과 특별항고인 사이에 이 사건 선하증권에 근거한 중재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중재합의의 존부와 유효성에 관한 주장은 민사소송법 제449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항고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에서 외관상 유효한 중재합의가 존재하지 않거나 당사자 간에 중재인선정에 관한 합의절차가 사전에 진행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3. 그러므로 특별항고를 기각하고 특별항고비용은 특별항고인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2,867
구상금
2019다210697
20,221,22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신원보증보험계약 중 피보험자가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자가 보상하기로 약정한 부분의 법적 성격(=영업책임보험) 및 이러한 신원보증보험에서 피보증인의 행위로 인하여 제3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한 피보험자가 피보증인을 상대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구상책임의 범위(=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부분) [2]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 /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1] 신원보증보험계약(특별약관 포함) 중 피보험자가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자가 보상하기로 약정한 부분은, 피보험자가 피보증인의 행위로 인하여 직접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의 피용인인 피보증인의 행위로 인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게 된 결과 피보험자가 그 제3자에 대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손해보험 중에서도 일종의 영업책임보험(상법 제721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신원보증보험에 있어서 피보증인의 행위로 인하여 제3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한 피보험자는, 보험자로부터 수령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부분에 대하여 피보증인을 상대로 구상책임(다만 신의칙 등에 의하여 제한된 범위 내의 책임이다)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피보험자와 피보증인 사이에 적용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달리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는 제3자에게 지급한 전체 손해배상액에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부분이 피보증인의 구상책임액보다 많은 경우에는 피보증인에 대하여 구상책임액 전부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위 남은 부분이 피보증인의 구상책임액보다 적을 경우에는 그 남은 부분의 구상을 청구할 수 있다. [2]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
[1] 상법 제721조 / [2]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56조, 제763조, 민사소송법 제432조
[1]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5다15949 판결(공2007하, 1803) / [2] 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다271226 판결(공2017상, 1101),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공2017하, 1457)
【원고, 상고인】 미래에셋증권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미래에셋대우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명구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광운)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1. 10. 선고 2018나204841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보험금 공제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금융투자업자인 원고가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이하 ‘서울보증보험’이라 한다)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원고로 하고, 피보증인을 원고의 피용자인 피고로 하여 체결한 신원보증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신원보증보험계약’이라 한다)의 추가위험부담특별약관Ⅰ 제1조는 ‘서울보증보험은 보통약관 제6조(보상하는 손해)에 의한 손해를 보상하는 외에 피보증인이 피보험자를 위하여 그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피보험자가 입은 재산상의 직접손해(피보험자가 위의 사유로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포함합니다)에 대하여도 아래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피보증인에게 변상책임이 있다고 확정된 경우에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내용과 이 약관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 (중략) 1. 법원의 판결, 2. 감사원의 판정, 3. 당해 기관장의 변상명령(후략)’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소외인 등 투자자들은 피고의 투자권유에 따라 투자자문회사와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한 후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였는데, 그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자 원고를 상대로 피고의 설명의무 위반 및 부당권유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는 위 소송의 확정판결에 따라 2016. 6. 30.부터 2016. 10. 31.까지 투자자들에게 합계 1,881,697,453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 3) 서울보증보험은 이 사건 신원보증보험계약에 따라 2017. 3. 31. 및 2017. 4. 6. 원고에게 합계 200,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4)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로써 구상금 1,681,697,453원(=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1,881,697,453원 -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수령한 보험금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하여 그 구상책임액을 376,339,490원(= 1,881,697,453원 × 20%, 원 미만 버림)으로 정한 후, 원고가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이 사건 신원보증보험계약에 따라 수령한 보험금 200,000,000원을 공제한 잔액인 176,339,490원(= 376,339,490원 - 200,000,000원)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구상금이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위 금액 범위 내에서 인용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신원보증보험계약(특별약관 포함) 중 피보험자가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자가 보상하기로 약정한 부분은, 피보험자가 피보증인의 행위로 인하여 직접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의 피용인인 피보증인의 행위로 인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게 된 결과 피보험자가 그 제3자에 대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손해보험 중에서도 일종의 영업책임보험(상법 제721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5다1594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러한 신원보증보험에 있어서 피보증인의 행위로 인하여 제3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한 피보험자는, 보험자로부터 수령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부분에 대하여 피보증인을 상대로 구상책임(다만 신의칙 등에 의하여 제한된 범위 내의 책임이다. 이하 같다)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피보험자와 피보증인 사이에 적용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달리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는 제3자에게 지급한 전체 손해배상액에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부분이 피보증인의 구상책임액보다 많은 경우에는 피보증인에 대하여 구상책임액 전부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위 남은 부분이 피보증인의 구상책임액보다 적을 경우에는 그 남은 부분의 구상을 청구할 수 있다. 2) 원심판결에 따르면 신의칙에 의하여 제한된 피고의 구상책임액은 376,339,490원이고, 원고가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전체 손해배상액 1,881,697,453원에서 원고가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수령한 보험금 200,000,000원을 공제한 잔액은 1,681,697,453원(= 1,881,697,453원 - 200,000,000원)으로 피고의 구상책임액을 초과하므로, 위 법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위 376,339,490원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의 구상책임액을 인정하면서 이와 달리 원고가 수령한 보험금을 공제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신원보증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 피보증인의 구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책임제한 관련 상고이유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다271226 판결 등 참조),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4,057
횡령
2021도2088
20,221,229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형법 제335조 제1항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의 의미 및 판단 기준 / 반환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2] 주류업체 甲 주식회사의 사내이사인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주류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민사 분쟁 중 피해자가 착오로 피고인이 관리하는 甲 회사 명의 계좌로 금원을 송금하여 피고인이 이를 보관하게 되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 금원이 착오송금된 것이라는 사정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지받아 위 금원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피해자와 상계 정산에 관한 합의 없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주류대금 채권액을 임의로 상계 정산한 후 반환을 거부하여 횡령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착오로 甲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된 금원 중 甲 회사의 피해자에 대한 채권액에 상응하는 부분에 관하여 반환을 거부한 행위는 정당한 상계권의 행사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보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55조 제1항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란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뜻하므로, ‘반환의 거부’가 횡령죄를 구성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단순히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반환거부의 이유와 주관적인 의사들을 종합하여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어야 한다.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취지에 반하여 정당한 권원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와 같이 이를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므로 비록 반환을 거부하였더라도 반환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주류업체 甲 주식회사의 사내이사인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주류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민사 분쟁 중 피해자가 착오로 피고인이 관리하는 甲 회사 명의 계좌로 금원을 송금하여 피고인이 이를 보관하게 되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 금원이 착오송금된 것이라는 사정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지받아 위 금원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피해자와 상계 정산에 관한 합의 없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주류대금 채권액을 임의로 상계 정산한 후 반환을 거부하여 횡령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어떤 예금계좌에 금원이 착오로 잘못 송금되어 입금된 경우 수취인과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하기는 하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이유만으로 송금인이 착오로 송금한 금전이 위탁자가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명시적으로 위탁한 금전과 동일하다거나, 송금인이 수취인에게 금원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하였다고 보아 수취인의 송금인에 대한 상계권 행사가 당초 위임한 취지에 반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관련 민사사건의 진행경과에 비추어 甲 회사가 반환거부 일시경 피해자에 대하여 반환거부 금액에 상응하는 물품대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착오송금된 금원 중 甲 회사의 물품대금채권액에 상응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는 송금 다음 날 반환하였고, 나머지에 대해서도 반환을 요청하는 피해자에게 甲 회사의 물품대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권을 행사한다는 의사를 충분히 밝힌 것으로 보여,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반환을 거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착오로 甲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된 금원 중 甲 회사의 피해자에 대한 채권액에 상응하는 부분에 관하여 반환을 거부한 행위는 정당한 상계권의 행사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보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55조 제1항
[1]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도126 판결(공1998하, 2174),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0도637 판결(공2002하, 2374),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도11552 판결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조은형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1. 1. 21. 선고 2020노504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주류업체인 주식회사 ○○○○○○(이하 ‘○○○○○○’라고 한다)의 사내이사로, 피해자와 주류 납품거래를 해왔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상대로 주류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민사 분쟁 중 2019. 9. 30.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관리하는 ○○○○○○ 명의 계좌로 4,700,000원을 송금받아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나 위 대금은 피해자가 주식회사 라인상사에 송금하려고 했던 대금으로, 계좌번호 착오로 피고인에게 송금한 것이었고, 피고인은 2019. 10. 1. 피해자로부터 위 대금이 착오송금된 금원이라는 사정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지받아 위 금원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와 상계 정산에 관한 합의 없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주류대금 채권액인 1,108,310원을 임의로 상계 정산한 후 반환을 거부하여 횡령하였다. 2. 원심판단 원심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착오로 송금한 금전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목적이나 용도를 한정하여 위탁된 금전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임의로 상계할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의 행위는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반환의 거부’에 해당하고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형법 제355조 제1항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란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뜻하므로, ‘반환의 거부’가 횡령죄를 구성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단순히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반환거부의 이유와 주관적인 의사들을 종합하여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어야 한다.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취지에 반하여 정당한 권원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와 같이 이를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므로 비록 반환을 거부하였더라도 반환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도126 판결,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0도637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도1155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착오로 ○○○○○○ 명의 계좌로 송금된 금전 중 ○○○○○○의 피해자에 대한 채권액에 상응하는 부분에 관하여 반환을 거부한 행위는 정당한 상계권의 행사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보고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어떤 예금계좌에 금전이 착오로 잘못 송금되어 입금된 경우 수취인과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하기는 하나(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891 판결,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이유만으로 송금인이 착오로 송금한 금전이 위탁자가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명시적으로 위탁한 금전과 동일하다거나, 송금인이 수취인에게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하였다고 보아 수취인의 송금인에 대한 상계권 행사가 당초 위임한 취지에 반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2) 관련 민사사건의 진행경과에 비추어 ○○○○○○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반환거부 일시경 피해자에 대하여 반환거부 금액에 상응하는 물품대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의 위 물품대금채권과 피해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서로 상계적상에 있지 않았다거나, ○○○○○○의 상계권 행사가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자료나 정황도 보이지 아니한다. (3) 피고인은 착오송금된 금전 4,700,000원 중 ○○○○○○의 위 물품대금채권액 1,108,310원에 상응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는 송금 다음 날 반환하였고, 1,108,310원에 대해서도 반환을 요청하는 피해자에게 ○○○○○○의 위 물품대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권을 행사한다는 의사를 충분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위 물품대금채권액에 상응하는 금전에 대한 반환을 거부한 이유와 주관적인 의사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반환을 거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의 반환거부행위를 횡령죄에서의 횡령행위와 같다고 보고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서의 횡령행위 및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 이흥구 오석준(주심)
233,041
손해배상(의)[다발성 간농양 진단을 받은 망인을 상대로 피고 병원 의료진이 경피적 배액술만 시도하고 외과적 배액술을 시도하지 않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에서 유족들인 원고들이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
2022다264434
20,221,22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정도 및 주의의무의 판단 기준이 되는 ‘의료수준’의 의미와 평가 방법 / 의사가 행한 의료행위가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의료상의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 의사의 질병 진단 결과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요법으로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인지 및 합리적인 조치들 중 어떠한 것을 선택할 것인지가 의사의 재량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2]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그와 같은 손해가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위와 같은 경우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甲이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을 이유로 乙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乙 병원 의료진이 다발성 간농양으로 진단 후 농양에 배액관을 삽입하는 경피적 배액술을 계속 시도하다가 甲이 사망한 사안에서, 당시 甲의 임상상태나 의학상식에 비추어 경피적 배액술 외에 외과적 배액술을 실시하는 것이 통상의 의사라면 당연히 선택할 만한 정도였는지를 면밀히 살펴 해당 조치를 취하지 않은 乙 병원 의료진의 과실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했음에도, 甲에 대한 외과적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乙 병원의 입증이 부족하다면서 수술적 배농을 실시하지 않은 것에 곧바로 과실이 있음을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의료행위의 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따라서 의사가 행한 의료행위가 그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환자를 진찰·치료하는 등의 의료행위에 있어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의사의 질병 진단 결과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되는 이상 그 요법으로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인가는 의사 스스로 환자의 상황 기타 이에 터 잡은 자기의 전문적 지식·경험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치가 의사로서 취할 조치로서 합리적인 것인 한 그 어떠한 것을 선택할 것이냐는 해당 의사의 재량의 범위 내에 속하며 반드시 그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은 모두 과실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가 매우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손해가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3] 甲이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을 이유로 乙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乙 병원 의료진이 다발성 간농양으로 진단 후 농양에 배액관을 삽입하는 경피적 배액술을 계속 시도하다가 甲이 사망한 사안에서, 乙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게 경피적 배액술을 계속 유지한 것이 甲의 증상이나 상황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거나, 甲의 상황, 당시의 의료수준, 의사의 지식·경험에 따라 선택 가능한 진료방법 중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과실로 볼 만한 정도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특히 경피적 배액술로도 甲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을 당시를 기준으로 甲에 대한 외과적 배액술의 실시가 실제 가능한 상태였는지, 수술기술이나 방법, 수반되는 위험성은 무엇인지, 수술적 조치를 받았더라면 사망의 결과에 이르지 않았을 것인지 등을 해당 분야 전문의의 감정 등을 거쳐 확인한 후, 당시 甲의 임상상태나 의학상식에 비추어 경피적 배액술 외에 외과적 배액술을 실시하는 것이 통상의 의사라면 당연히 선택할 만한 정도였는지를 면밀히 살펴 해당 조치를 취하지 않은 乙 병원 의료진의 과실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했음에도, 甲에 대한 외과적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乙 병원의 입증이 부족하다면서 수술적 배농을 실시하지 않은 것에 곧바로 과실이 있음을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750조 / [2] 민법 제750조, 민사소송법 제202조 / [3] 민법 제750조, 민사소송법 제202조
[1]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3707 판결(공1992, 1831),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공2004하, 1929),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44511 판결(공2021상, 151) / [2]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공2007하, 949),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22030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와이케이 담당변호사 신은규 외 1인) 【피고, 상고인】 재단법인 천주교까리따스수녀회유지재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남도 담당변호사 신현일)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7. 21. 선고 2020나20441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 사실을 인정하였다. 1) 망인은 2016. 12. 2.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을 이유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피고 병원 의료진은 혈액검사, 복부 CT 촬영 등을 통하여 다발성 간농양으로 진단 후 망인을 입원시켰는데, 당시 망인에게는 패혈증으로 의심되는 전신염증반응이 있었다. 2)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의 간 우엽 부위에 생긴 5cm 크기의 농양 두 군데에 배액관을 삽입하는 경피적 배액술과 항생제 투여 치료를 시작하였으나, 염증반응 수치가 다소 호전된 외에 배농(排膿)은 거의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3) 영상의학과 협진 결과 망인의 농양이 작은 격벽들로 이루어져서 액화 여부에 따라 배농량이 적을 수 있으므로 초음파로 추적 관찰하라는 답변이 있었고, 피고 병원 의료진은 항생제 투여 치료를 유지하며 2016. 12. 9. CT 촬영을 한 결과 망인의 간농양이 약간 커지고 오른쪽 폐에 흉수가 많이 찬 상태를 확인하였다. 4) 피고 병원 의료진은 2016. 12. 12. 망인에 대한 혈액검사결과로 파종성 혈관내응고증(선행 질환으로 응고 촉진인자가 혈관 내로 유입되어 광범위한 혈전 형성 및 출혈을 야기하는 증후군), 간효소 수치 상승 및 여전히 높은 염증반응 수치 등을 확인하였다. 5) 경피적 배액술에 의한 배농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망인의 지속적인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흉수천자가 실시되었고, 피고 병원 의료진은 2016. 12. 14. 오전 망인의 간 우엽에 위치한 농양 한 군데에 경피적 배액술을 재시도하였다가 실패한 후 당일 오후 망인 측의 요청으로 21:51경 서울아산병원에 전원 조치하였으나, 망인은 그다음 날인 2016. 12. 15. 23:54경 간농양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였다. 나. 원심은 위 사실관계를 기초로,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1) 간농양의 배농방법 중 외과적 배액술 또는 절제는 환자에게 부담이 커 경피적 배액술이 우선한다고 하더라도, ① 농양이 크고 내부에 격벽이 있는 다발성 간농양인 경우, ② 고름의 점성도가 높아 경피적 배액술을 통한 배액이 잘 되지 아니하는 경우, ③ 농양 위치가 간 깊숙한 곳이어서 경피적 배액술이 어려운 경우 등에는 외과적 배액술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2) 피고 병원 의료진이 실시한 경피적 배액술로는 배농량이 극히 미미하거나 농양 위치상 배액관 삽입조차 이루어지지 못하였음에도, 항생제 치료로 망인의 패혈증 증상이 호전된 동안에 재차 경피적 배액술만 시도하다가 실패하였다. 3) 당시 망인에 대한 외과적 수술 치료가 불가능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피고의 입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외과적 배액술을 적극 고려하였어야 함에도 배농 효과가 거의 없는 경피적 배액술만을 반복 시도한 것이므로, 망인의 간농양과 이로 인한 상태 악화를 지연하거나 방지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의료행위의 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의사가 행한 의료행위가 그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환자를 진찰·치료하는 등의 의료행위에 있어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의사의 질병 진단 결과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되는 이상 그 요법으로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인가는 의사 스스로 환자의 상황 기타 이에 터 잡은 자기의 전문적 지식·경험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치가 의사로서 취할 조치로서 합리적인 것인 한 그 어떠한 것을 선택할 것이냐는 해당 의사의 재량의 범위 내에 속하며 반드시 그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은 모두 과실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3707 판결,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44511 판결 등 참조). 2) 한편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가 매우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손해가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2203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간농양 치료 중 항생제 투여나 배액관 삽입에 의한 경피적 배액술에 비하여 외과적 배액술은 그 자체로 높은 사망 확률을 내포한 고침습적 치료법이므로, 의료진으로서는 환자의 증상, 임상상태 및 당시의 의료수준 등 여러 조건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2) 그런데 망인의 농양은 다발성인데다가 좌우로 5㎝ 내외의 크기로 흩어져 이미 간 전체에서 상당한 부피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작은 격벽들로 이루어져 충분히 액화되어 있지도 않아 배농 시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3) 또한 망인은 이미 피고 병원 응급실 내원 당시부터 체온, 호흡수, 맥박, 백혈구 수치 및 염증반응 수치 등에서 패혈증으로 의심할 만한 전신염증반응을 보이고 있었고, 항생제 투여로 일부 패혈증 증상이 호전되었다고는 하나 일주일 만에 농양의 크기가 커지고 폐에 흉수가 찼으며 통증과 호흡곤란이 지속되는 등 수술적 배농을 실시할 수 있는 정도의 임상상태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피고 병원 의료진은 위와 같은 망인의 증상, 임상상태 및 의료수준 등을 고려하여 항생제 투여와 경피적 배액술을 순차 실시하면서 그 예후를 추적검사하고 관찰해 왔으나, 그 사이 망인의 급격한 증상 악화로 사망의 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 5) 제1심 감정인인 대한의사협회 감정의의 감정촉탁회신은, 다발성이고 충분히 액화되어 있지 않으며 그 크기가 큰 농양의 경우 환자의 상태가 나쁘면 수술이 불가능할 수 있고, 경피적 배액술로 배농이 잘 되지 않았다면 수술의 효과 또한 없을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CT 촬영 결과에 나타난 망인의 농양은 다발성(두 군데 이상 동시에 발생), 다방성(여러 개의 격벽들로 나뉘어져 발생), 소방성(액화되지 않은 채 나뉘어져 발생)의 특성을 갖는 상당한 크기의 것들이어서 수술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소견이었다. 6) 원심 감정인인 서울의료원 소화기내과의사의 견해는 의학교과서 이론을 토대로 간농양이 액화되지 않았더라도 격벽으로 농양이 나뉘어져 있다면 외과적 배액술을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나, 실제 수술기술이나 방법과 관련하여서는 외과에 문의해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 이를 앞서 본 각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게 경피적 배액술을 계속 유지한 것이 망인의 증상이나 상황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거나, 망인의 상황, 당시의 의료수준, 의사의 지식·경험에 따라 선택 가능한 진료방법 중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과실로 볼 만한 정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특히 원심으로서는 경피적 배액술로도 망인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을 당시를 기준으로 망인에 대한 외과적 배액술의 실시가 실제 가능한 상태였는지, 수술기술이나 방법, 수반되는 위험성은 무엇인지, 수술적 조치를 받았더라면 사망의 결과에 이르지 않았을 것인지 등을 해당 분야 전문의의 감정 등을 거쳐 확인한 후, 당시 망인의 임상상태나 의학상식에 비추어 경피적 배액술 외에 외과적 배액술을 실시하는 것이 통상의 의사라면 당연히 선택할 만한 정도였는지를 면밀히 살펴 해당 조치를 취하지 않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망인에 대한 외과적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피고의 입증이 부족하다면서 수술적 배농을 실시하지 않은 것에 곧바로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의료행위에서 주의의무의 판단 기준, 의료행위의 재량성 및 입증책임의 분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
233,093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소지)·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
2022도10660
20,221,229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신설된 포괄일죄 처벌법규가 시행되기 이전의 행위에 대하여 신설된 법규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는 신설된 처벌법규가 상습범을 처벌하는 구성요건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공소장변경이 허용되는 범위 /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신청이 있는 경우, 법원이 취할 조치 /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판단하는 기준
[1] 포괄일죄에 관한 기존 처벌법규에 대하여 그 표현이나 형량과 관련한 개정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 애초에 죄가 되지 않던 행위를 구성요건의 신설로 포괄일죄의 처벌대상으로 삼는 경우에는 신설된 포괄일죄 처벌법규가 시행되기 이전의 행위에 대하여는 신설된 법규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고(형법 제1조 제1항), 이는 신설된 처벌법규가 상습범을 처벌하는 구성요건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공소장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고,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신청이 있는 경우 법원은 그 변경신청을 기각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고,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에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
[1] 형법 제1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1]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5669 판결 / [2]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공1994상, 1368),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도6993 판결(공2022하, 2140)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정환 외 1인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2. 8. 12. 선고 2021노680, 2022노33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 부분의 요지 누구든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5. 2. 28.부터 2021. 2. 10.까지 상습으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124명에게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한 사진을 촬영하도록 하여 총 1,929개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 사진 또는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심에서 공소장변경허가로 변경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포괄하여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7항, 제1항을 적용하여 전부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에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청소년성보호법이 2020. 6. 2. 법률 제17338호로 개정되면서 상습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인 제11조 제7항을 신설하고 그 부칙에서 개정 법률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였다. 포괄일죄에 관한 기존 처벌법규에 대하여 그 표현이나 형량과 관련한 개정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 애초에 죄가 되지 않던 행위를 구성요건의 신설로 포괄일죄의 처벌대상으로 삼는 경우에는 신설된 포괄일죄 처벌법규가 시행되기 이전의 행위에 대하여는 신설된 법규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고(형법 제1조 제1항), 이는 신설된 처벌법규가 상습범을 처벌하는 구성요건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5669 판결 참조). 공소장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고,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신청이 있는 경우 법원은 그 변경신청을 기각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고,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에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도699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검사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2020. 11. 3.부터 2021. 2. 10.까지 상습으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3명에게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한 사진을 촬영하도록 하여 총 19개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 사진 또는 동영상을 제작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다. 2) 검사는 원심에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2015. 2. 28.부터 2021. 1. 21.까지 상습으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121명에게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한 사진을 촬영하도록 하여 총 1,910개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 사진 또는 동영상을 제작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원심은 이를 허가하여 전부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 1)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위 개정규정이 시행되기 전인 2015. 2. 28.부터 2020. 5. 31.까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으로 인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위 개정규정을 적용하여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죄로 처벌할 수 없고, 행위시법에 기초하여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죄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 2) 2015. 2. 28.부터 2020. 5. 31.까지 부분은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죄로 처벌될 수 없으므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배포등)죄로 처벌되는 그 이후의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지 않고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게 된다. 그런데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부분은 종전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2015. 2. 28.부터 2020. 5. 31.까지 부분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은 허가될 수 없고 이 사건에서 심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 부분은 같은 날 행해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도 2015. 2. 28.부터 2020. 5. 31.까지 부분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은 허가될 수 없고 이 사건에서 심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3)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그대로 허가하여서는 안 되고, 다시 개정규정 이후의 부분만을 추가하는 새로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허가하였어야 한다(개정규정 이전의 부분은 추가 기소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이 전부 상습범에 해당하는 포괄일죄라는 전제 아래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그대로 허가한 뒤 포괄하여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7항, 제1항을 적용하여 전부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습범과 형법 제1조 제1항의 적용 및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에는 파기사유가 있고,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실체적 또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박정화(주심) 김선수 오경미
232,861
구상금
2017다261882
20,221,22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채권자가 고의나 과실로 담보를 상실하게 하거나 감소하게 한 경우, 법정대위를 할 자가 민법 제485조에 따라 면책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이때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하여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채권자의 담보권 포기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甲과 乙이 각 1/2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관하여 乙이 丙으로부터 대출받으면서 丙을 근저당권자로, 채무자를 乙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는데, 위 토지 중 甲 지분에만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제3자가 매각대금을 완납하자, 丙은 乙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해주었고, 이후 개시된 배당절차에서 丙이 채권액 전부를 배당받은 사안에서, 채권자인 丙이 甲에 대하여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곧 변제자대위의 대상이 될 채무자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여 줌으로써 저당권을 포기한 행위는 민법 제750조에 정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485조는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라고 정한다. 이는 보증인 등 법정대위를 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대위할 자의 구상권과 대위에 대한 기대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법정대위를 할 자는 채권자가 고의나 과실로 담보를 상실하게 하거나 감소하게 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485조에 따라 면책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지만,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하여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담보권의 포기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2] 甲과 乙이 각 1/2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관하여 乙이 丙으로부터 대출받으면서 丙을 근저당권자로, 채무자를 乙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는데, 위 토지 중 甲 지분에만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제3자가 매각대금을 완납하자, 丙은 乙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해주었고, 이후 개시된 배당절차에서 丙에게 신고채권액 전부를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가 작성된 사안에서, 위 배당절차에서 채권자인 丙에게 배당이 이루어지면 민법 제481조, 제482조의 규정에 따라 위 토지 중 채무자인 乙 지분에 관한 丙 명의의 근저당권에 대하여 甲의 변제자대위가 당연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으므로, 물상보증인인 甲의 지분에 관하여 담보권이 실행될 가능성이 단순히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현실화됨으로써 甲은 배당절차를 통하여 변제가 이루어졌을 때에 준하는 변제자대위에 관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고, 채권자인 丙이 甲에 대하여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곧 변제자대위의 대상이 될 채무자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여 줌으로써 저당권을 포기한 행위는 변제자대위에 의하여 취득한 권리의 침해에 준하는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에 정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485조 / [2] 민법 제481조, 제482조, 제485조, 제750조
[1] 대법원 2000. 1. 21. 선고 97다1013 판결(공2000상, 451), 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다42677 판결(공2002상, 344),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106218 판결,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91788 판결(공2014하, 2182),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다65042 판결(공2017하, 2184)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마루 담당변호사 임신기)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영진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8. 23. 선고 (춘천)2016나209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피고 1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피고 1이, 피고 2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피고 2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 1에게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해줌으로써 이 사건 토지 중 원고 지분에 관한 구상권 등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 것이라는 피고 1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처분문서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 위반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피고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민법 제485조는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라고 정한다. 이는 보증인 등 법정대위를 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대위할 자의 구상권과 대위에 대한 기대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91788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다65042 판결 등 참조). 법정대위를 할 자는 채권자가 고의나 과실로 담보를 상실하게 하거나 감소하게 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485조에 따라 면책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지만(대법원 2000. 1. 21. 선고 97다1013 판결,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106218 판결 등 참조),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하여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담보권의 포기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다42677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와 피고 1은 2010. 11. 17. 이 사건 토지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피고 1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농협중앙회’라고 한다)로부터 1억 4,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근저당권자를 농협중앙회, 채무자를 피고 1, 채권최고액을 1억 6,800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2) 농협중앙회는 2014. 11. 12. 피고 2에게 피고 1에 대한 원금 1억 4,000만 원의 대출금채권과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근저당권을 양도한 후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였고, 피고 2는 2014. 11. 20.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쳤다. 3) 피고 2는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14타경8132호로 이 사건 토지 중 원고 지분에 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2015. 1. 6. 임의경매개시결정(이하 ‘이 사건 경매’라고 한다)을 받았고, 원심 공동피고 소외인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토지 중 원고 지분을 매수하여 2015. 12. 2. 매각대금 1억 4,000만 원을 완납하고 같은 날 위 토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4) 한편 소외인은 2015. 12. 2. 피고 1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피고 1 지분에 관하여 2015. 10. 14.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같은 날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대전축산업협동조합에 채무자를 소외인, 채권최고액을 2억 2,100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5) 피고 2는 2015. 12. 2. 이 사건 토지 중 피고 1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라고 한다)에 관하여 해지를 원인으로 하는 말소등기를 마쳐주었다. 6)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15. 12. 24. 1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 2에게 그 신고채권액인 8,400만 원을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채무자인 피고 1과 물상보증인인 원고가 각 1/2 지분씩 소유하는 이 사건 토지에 공동저당권을 보유하던 채권자인 피고 2가 그중 물상보증인인 원고 지분에 관하여만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하여 개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원고 지분이 매각되어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였다. 이로써 원고는 이 사건 토지 지분의 소유권을 상실하였고 매각대금의 배당절차만이 남게 되었는데, 피고 2는 1순위 저당권자로서 신고한 채권 전액을 배당받을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위 배당절차에서 채권자인 피고 2에게 배당이 이루어지면 민법 제481조, 제482조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중 채무자인 피고 1 지분에 관한 피고 2 명의의 근저당권에 대하여 원고의 변제자대위가 당연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피고 2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해 주었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물상보증인인 원고의 지분에 관하여 담보권이 실행될 가능성이 단순히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현실화됨으로써 원고는 배당절차를 통하여 변제가 이루어졌을 때에 준하는 변제자대위에 관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고, 채권자인 피고 2는 원고에 대하여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2가 곧 변제자대위의 대상이 될 채무자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여 줌으로써 저당권을 포기한 행위는 변제자대위에 의하여 취득한 권리의 침해에 준하는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에 정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불법행위의 성립은 원고가 피고 2에 대한 배당에 관하여 배당이의를 통하여 민법 제485조에 따른 면책을 주장하지 않았다거나, 민법 제485조에 따른 면책을 전제로 피고 2에 대하여 면책되는 금액 상당의 배당금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담보보존의무의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34,059
기타부담금부과처분취소
2020두49041
20,221,229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부담금에 관한 법령 규정이 명확성을 결여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구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항 제5호, 제5조의2 제1항,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요건과 산정기준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에 저촉되는지 여부(소극) [3] 구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의 법적 성격(=재량행위) 및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1] 부담금의 부과요건과 징수절차를 법률로 규정하였더라도 그 규정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부과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으므로 법률 또는 그 위임에 따른 명령·규칙의 규정은 일의적이고 명확해야 하나, 법률규정은 일반성, 추상성을 가지는 것이어서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서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구체화, 명확화될 수 있으므로, 부담금에 관한 규정이 관련 법령의 입법 취지와 전체적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이러한 경우에도 명확성을 결여했다고 할 수 없다. [2] 구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2017. 3. 21. 법률 제14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학교용지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의 문언에 더하여 구 학교용지법의 입법 목적과 체계 및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개발사업분은 사업구역 내에 실제 거주하였던 가구 수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함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비록 구 학교용지법과 그 위임을 받아 제정된 같은 법 시행령 등은 구체적인 가구 수 및 분양가격 등의 산정방법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부과관청은 개발사업으로 인해 유발된 학교시설 확보의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가구 수의 증가분과 분양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구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 제5호, 제5조의2 제1항,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요건과 산정기준이 부과관청에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의 여지를 주거나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해할 정도로 불명확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고, 이에 관한 법적 규율에 어떠한 공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는 침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하는 부담금부과의 근거 법률에 관하여 헌법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 내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을 풀어서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구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 제5호 등이 명확성의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는 이상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에 저촉된다고도 할 수 없다. [3] 구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2017. 3. 21. 법률 제14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학교용지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은 "시·도지사는 개발사업지역에서 단독주택을 건축하기 위한 토지를 개발하여 분양하거나 공동주택을 분양하는 자에게 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문언상 위 규정에 따른 학교용지부담금 부과는 재량행위로 해석된다. 또한 같은 조 제4항은 "시·도지사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제3호 및 제4호의 경우에는 부담금을 면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최근 3년 이상 취학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이와 같이 위 규정 제1호, 제3호, 제4호에 따른 학교용지부담금 면제는 기속행위인 반면, 제2호에 따라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된다. 학교용지부담금의 설치 근거가 되는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은 ‘부담금은 설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공정성 및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부과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용지부담금의 부과 대상이 되는 개발사업에 대하여 구체적 사정에 따라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부담금관리 기본법에서 정한 위와 같은 한계를 넘거나 비례·평등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된다. 특히 학교시설 확보의 필요성은 그동안 누적된 수요가 기존 학교시설의 수용 한계를 초과하는 때에 비로소 발현되고, 교육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교육정책의 변화 등에 따라 같은 수의 학생을 수용하는 데에 종전보다 더 많은 학교시설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종래 취학 인구가 감소하던 지역이더라도 인구유입과 지역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향후 학교 신설의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부담금 부과 당시를 기준으로 사업시행 지역의 취학 인구가 최근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거나 개발사업으로 유발된 수요가 기존 학교시설로 충족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구 학교용지법 제5조 제4항 제2호에서 정한 면제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인구유입과 지역적 상황의 변화 가능성 및 교육정책적 목적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장래에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다는 것까지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위와 같은 면제요건이 충족된다. 나아가 구 학교용지법 제5조 제4항 제2호에서 정한 면제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기 위해서는 부담금 부과를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과 그로써 처분상대방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비교형량하여 부담금을 면제하지 않은 것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1] 헌법 제12조, 제13조,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 / [2] 헌법 제12조, 제13조, 구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2017. 3. 21. 법률 제14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5호, 제5조의2 제1항, 제2항 제1호,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 / [3] 구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2017. 3. 21. 법률 제14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4항, 행정소송법 제27조
[1]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5두2612 판결(공2007하, 1379) / [2]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두9884 판결(공2007하, 1847) / [3]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두12651 판결
【원고, 피상고인】 거제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빛 담당변호사 박준식) 【피고, 상고인】 부산광역시 연제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성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0. 8. 26. 선고 2019누2400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률유보원칙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부담금의 부과요건과 징수절차를 법률로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규정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부과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으므로 법률 또는 그 위임에 따른 명령·규칙의 규정은 일의적이고 명확해야 할 것이나, 법률규정은 일반성, 추상성을 가지는 것이어서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서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구체화, 명확화될 수 있으므로, 부담금에 관한 규정이 관련 법령의 입법 취지와 전체적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이러한 경우에도 명확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5두261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구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2017. 3. 21. 법률 제14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학교용지법’이라 한다) 제5조의2 등 관련 규정을 합목적적으로 해석하더라도 부과해야 할 정당한 학교용지부담금의 금액을 산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1) 학교용지법은 학교용지의 조성·개발·공급과 관련 경비의 부담 등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여 학교용지의 확보 등을 쉽게 하려는 법률이다(제1조). 이에 필요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하여 부담금을 개발사업시행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개발사업시행자가 위와 같은 학교시설 확보의 필요성을 유발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용지법상 부담금은 주택이 신규로 공급되어 학교시설 확보의 필요성을 유발하는 개발사업분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7두30122 판결 참조). 2)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은 "시·도지사는 개발사업지역에서 단독주택을 건축하기 위한 토지를 개발하여 분양하거나 공동주택을 분양하는 자에게 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개발사업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면서 제5호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제2조 제2호 (나)목부터 (다)목까지의 규정에 따른 정비사업 시행 결과 해당 정비구역 내 가구 수가 증가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학교용지법 제5조의2 제1항, 제2항 제1호는 학교용지부담금은 공동주택인 경우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며 ‘가구별 공동주택 분양가격 × 1천분의 8’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의 문언에 더하여 앞서 살핀 바와 같은 학교용지법의 입법 목적과 체계 및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개발사업분은 사업구역 내에 실제 거주하였던 가구 수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함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비록 학교용지법과 그 위임을 받아 제정된 같은 법 시행령 및 「부산광역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징수 및 특별회계 설치 조례」 등은 구체적인 가구 수 및 분양가격 등의 산정방법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부과관청은 개발사업으로 인해 유발된 학교시설 확보의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가구 수의 증가분과 분양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 제5호, 제5조의2 제1항,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요건과 산정기준이 부과관청에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의 여지를 주거나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해할 정도로 불명확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고, 이에 관한 법적 규율에 어떠한 공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는 침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하는 부담금부과의 근거 법률에 관하여 헌법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 내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을 풀어서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두9884 판결 참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 제5호 등이 명확성의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이상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4조에 저촉된다고도 할 수 없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부담금 부과 근거 법령에 관한 명확성의 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시·도지사는 개발사업지역에서 단독주택을 건축하기 위한 토지를 개발하여 분양하거나 공동주택을 분양하는 자에게 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그 문언상 위 규정에 따른 학교용지부담금 부과는 재량행위로 해석된다. 또한 같은 조 제4항은 "시·도지사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제3호 및 제4호의 경우에는 부담금을 면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최근 3년 이상 취학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이와 같이 위 규정 제1호, 제3호, 제4호에 따른 학교용지부담금 면제는 기속행위인 반면, 제2호에 따라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된다. 학교용지부담금의 설치 근거가 되는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은 ‘부담금은 설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공정성 및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부과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용지부담금의 부과 대상이 되는 개발사업에 대하여 구체적 사정에 따라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부담금관리 기본법에서 정한 위와 같은 한계를 넘거나 비례·평등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두12651 판결 참조). 특히 학교시설 확보의 필요성은 그동안 누적된 수요가 기존 학교시설의 수용 한계를 초과하는 때에 비로소 발현되고, 교육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교육정책의 변화 등에 따라 같은 수의 학생을 수용하는 데에 종전보다 더 많은 학교시설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종래 취학 인구가 감소하던 지역이더라도 인구유입과 지역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향후 학교 신설의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부담금 부과 당시를 기준으로 사업시행 지역의 취학 인구가 최근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거나 개발사업으로 유발된 수요가 기존 학교시설로 충족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학교용지법 제5조 제4항 제2호에서 정한 면제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인구유입과 지역적 상황의 변화 가능성 및 교육정책적 목적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장래에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다는 것까지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위와 같은 면제요건이 충족된다. 나아가 학교용지법 제5조 제4항 제2호에서 정한 면제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기 위해서는 부담금 부과를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과 그로써 처분상대방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비교형량하여 부담금을 면제하지 않은 것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하여 학교시설 확보의 필요성이 유발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은 비례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이 사건 사업으로 공동주택 878세대가 공급됨에 따라 이 사건 사업구역 내의 세대수는 임대주택 분양분 44세대를 제외하더라도 기존에 비해 총 536세대가 증가되었다. 2) 이 사건 공동주택의 입주가 완료된 2019년도를 기준으로 이 사건 공동주택이 속하는 통학구역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생 수는 전년도에 비하여 99명이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 평균은 23.3명이 되었다. 3)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2018년도를 기준으로 ○○초등학교 및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중·고등학교의 학생 수는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위 기간 동안 ○○초등학교 등이 위치한 부산광역시 연제구 관할구역 내에서는 이 사건 사업을 비롯하여 다수의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해당 사업구역 내 거주자들의 일시적 주거 이전이 위와 같은 학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4) 위와 같은 정비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부산광역시 연제구 관할구역 내 가구 수는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한 증가분을 제외하더라도 기존에 비해 총 6,200가구 이상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는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진학하는 중·고등학교의 학생 수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사업시행인가 당시 부산광역시교육청이 이 사건 사업으로 증가하는 학생들을 인근 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거나, 실제로 이 사건 공동주택의 입주가 완료된 2019년도에 ○○초등학교가 기존 교사를 이용하여 증가한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였거나, ○○초등학교 등이 2019년 무렵까지 학교증축계획을 세웠다거나 증축허가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인구유입과 지역적 상황의 변화 가능성 및 교육정책적 목적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사정만으로 앞으로도 이 사건 사업구역 인근 지역에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6)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부담금관리 기본법에서 정한 한계를 넘거나 비례·평등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2,883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2018두59182
20,221,229
선고
대법원
세무
판결
불공정합병이 이루어진 경우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법인에 대해서는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입은 손실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얻은 이익을 통산하여 실질적으로 분여하거나 분여받은 이익이 있는지 밝힌 다음, 그 결과에 따라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8호 (가)목에 따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과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에 따른 익금 규정 중 어느 하나를 적용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2조 제1항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8조 제1항 제8호 (가)목(이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라 한다)과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이하 ‘익금 규정’이라 한다)의 내용과 체계 및 입법 취지, 불공정합병에 따른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주 사이의 이익분여 구조 등에 비추어 보면, 불공정합병이 이루어진 경우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법인에 대해서는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입은 손실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얻은 이익을 통산하여 실질적으로 분여하거나 분여받은 이익이 있는지 밝힌 다음, 그 결과에 따라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과 익금 규정 중 어느 하나를 적용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분여한 이익에 대해서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분여받은 이익에 대해서는 익금 규정을 각각 적용하여 각 이익 상당액을 모두 익금에 산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따른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인 법인 간의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주주인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다른 주주’에게 이익을 분여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익금 규정에 따른 익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인 법인 간의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주주인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다른 주주’로부터 분여받은 이익이어야 한다. ② 주식을 시가보다 높거나 낮게 평가하여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하면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부터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 주식가치 변동에 따른 부의 이전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법인이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공정합병이 이루어지면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의 재산가치는 감소하지만 동시에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의 재산가치는 증가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입은 손실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얻은 이익의 크기가 같은 범위에서는 해당 법인에 불공정합병에 따른 부의 이전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③ 부당행위계산이란 납세자가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우회행위, 다단계행위 그 밖의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통상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을 취할 때 생기는 조세의 부담을 경감 내지 배제시키는 행위계산을 말한다.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가 입는 손실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가 얻는 이익은 불공정합병이라는 하나의 자본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불공정합병 당시 어느 법인이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었다면 해당 법인에는 불공정합병에 따른 손실과 이익이 함께 귀속되므로 해당 법인이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이익을 분여하였는지는 그 손실과 이익을 통산하여 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④ 익금 규정에 따른 익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합병당사법인의 주주인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하여야 한다. 어느 법인이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공정합병이라는 하나의 자본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해당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하였는지 여부는 순자산의 개념상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얻은 이익과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입은 손실을 통산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3항, 제52조 제1항, 제4항,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9호, 제88조 제1항 제8호 (가)목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두15249 판결(공2005상, 865)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투판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게이트 담당변호사 윤영선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역삼세무서장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8. 8. 22. 선고 2018누329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2013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가산세 포함)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3년경 주식회사 천해지(이하 ‘천해지’라 한다)의 총발행주식 중 9.01%를, 주식회사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이하 ‘헤마토’라 한다)의 총발행주식 중 13.33%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나. 천해지는 2013. 11. 28. 헤마토의 문화예술 사업부문을 분할합병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병’이라 한다). 다. 피고는 헤마토의 문화예술 사업부문에 관한 주식의 가치가 시가보다 높게 평가되는 등으로 이 사건 합병이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다는 전제하에, 원고가 천해지의 주주로서 특수관계인인 헤마토의 주주들에게 분여한 이익 511,041,652원에 대해서는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2조 제1항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8조 제1항 제8호 (가)목에 따라 익금에 산입하고, 원고가 헤마토의 주주로서 특수관계인인 천해지의 주주들로부터 분여받은 이익 709,000,989원에 대해서는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에 따라 익금에 산입하여, 2014. 12. 1. 원고에게 2013 사업연도 법인세(가산세 포함)를 경정·고지하였다(이후 피고의 경정으로 감액되고 남은 부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판단 가.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은 ‘내국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에 관계없이 그 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8호 (가)목은 ‘특수관계인인 법인 간에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하여 주주인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다른 주주에게 이익을 분여한 경우’를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에서 정한 ‘조세의 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의 하나로 들고 있다(이하 위 각 규정을 ‘이 사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라 한다). 한편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은 익금을 ‘자본 또는 출자의 납입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의 위임에 따른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는 그러한 수익의 하나로 ‘제88조 제1항 제8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따른 자본거래로 인하여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분여받은 이익’을 들고 있다(이하 위 각 규정을 ‘이 사건 익금 규정’이라 한다). 나.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체계 및 입법 취지, 불공정합병에 따른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주 사이의 이익분여 구조 등에 비추어 보면, 불공정합병이 이루어진 경우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법인에 대해서는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입은 손실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얻은 이익을 통산하여 실질적으로 분여하거나 분여받은 이익이 있는지 밝힌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과 이 사건 익금 규정 중 어느 하나를 적용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분여한 이익에 대해서는 이 사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분여받은 이익에 대해서는 이 사건 익금 규정을 각각 적용하여 각 이익 상당액을 모두 익금에 산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따른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인 법인 간의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주주인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다른 주주’에게 이익을 분여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 익금 규정에 따른 익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인 법인 간의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주주인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다른 주주’로부터 분여받은 이익이어야 한다. 2) 주식을 시가보다 높거나 낮게 평가하여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하면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부터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 주식가치 변동에 따른 부의 이전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법인이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공정합병이 이루어지면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의 재산가치는 감소하지만 동시에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의 재산가치는 증가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입은 손실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얻은 이익의 크기가 같은 범위에서는 해당 법인에 불공정합병에 따른 부의 이전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3) 부당행위계산이란 납세자가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우회행위, 다단계행위 그 밖의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통상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을 취할 때 생기는 조세의 부담을 경감 내지 배제시키는 행위계산을 말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두15249 판결 등 참조).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가 입는 손실과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가 얻는 이익은 불공정합병이라는 하나의 자본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불공정합병 당시 어느 법인이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었다면 해당 법인에는 불공정합병에 따른 손실과 이익이 함께 귀속되므로 해당 법인이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이익을 분여하였는지는 그 손실과 이익을 통산하여 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4) 이 사건 익금 규정에 따른 익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불공정합병으로 인하여 합병당사법인의 주주인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하여야 한다. 어느 법인이 합병당사법인들의 주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공정합병이라는 하나의 자본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해당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하였는지 여부는 순자산의 개념상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얻은 이익과 주가가 과소평가된 합병당사법인의 주주로서 입은 손실을 통산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천해지의 주주로서 분여한 이익에 대해서는 이 사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원고가 헤마토의 주주로서 분여받은 이익에 대해서는 이 사건 익금 규정을 각각 적용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위 각 이익 상당액을 모두 익금에 산입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 및 자본거래로 분여받은 이익의 익금 산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232,885
중앙노동위원회재심판정취소청구
2020두55688
20,221,229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예산 집행의 내부통제에 관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제11조의 규정 취지 및 예산통제부서 담당자의 책임 범위 / 예산 집행 과정에서 예산통제의 의미
사립학교법의 위임에 따라 학교의 재무와 회계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0조, 제21조에 따르면, 예산편성절차에 따라 성립한 예산이 아니면 이를 집행하지 못하고 추가경정예산의 절차를 밟지 않고는 기정예산을 초과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며, 세출예산은 원칙적으로 목적 외에 사용하지 못한다. 한편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이하 ‘특례규칙’이라 한다) 제11조는 "이사장 및 학교의 장은 예산을 편성하는 자와 집행하는 자를 분리하여 운영하고, 적정한 내부통제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상호견제를 통해 예산 편성 및 집행 과정에서 부정 또는 오류 등을 방지하는 것이다. 위 규정에 따른 예산통제의 목적은 지출이 예산 배정금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서 예산통제부서의 담당자는 예산배정액과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한 지적과 적절한 사후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대학 내의 예산통제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진다. 이러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및 특례규칙의 규정 체계,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예산 집행 과정에서 예산통제는 원칙적으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0조에 정한 ‘성립하지 않았거나 편성된 예산의 범위를 초과하는 집행’인지 및 위 규칙 제21조에 정한 ‘목적 외의 집행’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여 예산을 관리·통제하는 것이다.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0조, 제21조,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제11조
null
【원고, 피상고인】 학교법인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자연 담당변호사 이영기)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김칠준 외 7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1. 11. 선고 2020누4919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제1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대한 이 사건 임시휴업 관련 제1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책임주의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제2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가. 사립학교법의 위임에 따라 학교의 재무와 회계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0조, 제21조에 따르면, 예산편성절차에 따라 성립한 예산이 아니면 이를 집행하지 못하고 추가경정예산의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는 기정예산을 초과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며, 세출예산은 원칙적으로 목적 외에 사용하지 못한다. 한편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이하 ‘특례규칙’이라 한다) 제11조는 "이사장 및 학교의 장은 예산을 편성하는 자와 집행하는 자를 분리하여 운영하고, 적정한 내부통제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상호견제를 통해 예산 편성 및 집행 과정에서 부정 또는 오류 등을 방지하는 것이다. 위 규정에 따른 예산통제의 목적은 지출이 예산 배정금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서 예산통제부서의 담당자는 예산배정액과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한 지적과 적절한 사후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대학 내의 예산통제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진다. 이러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및 특례규칙의 규정 체계,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예산 집행 과정에서 예산통제는 원칙적으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0조에 정한 ‘성립하지 않았거나 편성된 예산의 범위를 초과하는 집행’인지 여부 및 위 규칙 제21조에 정한 ‘목적 외의 집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예산을 관리·통제하는 것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대학원 학생복지팀은 장학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재단감사의 자녀에 대한 장학금 지출품의서를 제출하였는데, 지출품의서에 기재된 장학금은 목적 외 집행에 해당하지 않고 배정된 예산액 범위 내 금액이었다. 2) 참가인은 예산통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부담하는 기획조정실 소속 기획평가팀장으로서 위 지출품의서의 예산통제란에 결재하였는데, 지출품의서 내용 및 장학금 운영규정 등을 검토하지 않은 채 중간결재자로서 결재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받았다. 다.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예산통제 업무를 담당하는 참가인으로서는 원칙적으로 지출품의서에 기재된 내용이 예산의 목적 외 집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지급 장학금이 배정된 예산 범위 내 금액인지 여부에 관하여 검토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개별예산 집행행위가 적정한지 다시 엄격하게 심사할 의무까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재단 감사의 자녀가 교직원장학금의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참가인이 인식하였거나 지출품의서 등에 의해 이러한 사정을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이와 달리 볼 수 있을 것이지만 그와 같은 사정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교직원장학금이 부당하게 지급되었고 그 지급과정에서 참가인이 예산통제 업무 수행으로서 지출품의서에 결재한 적이 있더라도 그것이 곧 예산통제의무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제2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원심의 판단에는 사학기관 예산통제 업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제3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가. 제규정의 제·개정에 관한 대학원위원회의 심의 권한 고등교육법 제29조 제3항,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2018. 5. 28. 대통령령 제289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대학교 학칙(이하 ‘학칙’이라 한다) 제106조에 따르면, 대학원위원회는 대학원에 관한 규정의 제·개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권한이 있다. 개정 전 □□대학원 학사내규(이하 ‘이 사건 학사내규’라 한다) 제97조는 □□대학원 교수회가 □□대학원 학칙 및 제규정의 제정과 개·폐에 관한 사항, 장학금 및 연구비 지급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학교 제규정 관리 규정(이하 ‘제규정 관리 규정’이라 한다) 제3조에 따르면 제규정의 효력 우선순위는 규정, 시행세칙, 요강, 내규 순이고, 규정 상호 간 모순되는 내용이 있으면 우선순위에 따라 효력이 발생하므로, 이 사건 학사내규 제97조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상위 규정인 학칙에 따라 대학원 제규정의 제·개정에 관한 심의 권한은 대학원위원회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학칙의 문언 및 체계를 고려할 때 학칙 제103조에서 교무회의의 심의 대상으로 규정한 학사제규정은 대학원이 아닌 대학 관련 제규정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대학원 관련 제규정의 제·개정에 교무위원회의 심의가 별도로 요구된다고 할 수도 없다. 한편 대학평의원회는 고등교육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대학교의 필수적인 심의기관으로 2017. 11. 28. 법률 제15038호로 개정된 고등교육법에 신설되어 부칙 제1조에 따라 2018. 5. 29.부터 시행되었고, 2013년 개정된 학칙 제97조에서는 ‘교육에 관한 중요사항으로서 학교의 장이 부의하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대학평의원회를 둔다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교 총장이 제규정 제·개정에 관하여 대학평의원회에 부의한 적이 없는 이상 □□대학원위원회가 2017. 12. 14. 제규정 제·개정을 의결함에 있어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제규정의 제·개정에 예고 및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한지 여부 제규정 관리 규정에 따르면, 제규정의 제정·개정·폐지 입안은 소관부서에서 행하고 해당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획조정실에 제출하여 총장의 승인을 득하여야 하는데(제5조 제1항), 기획조정실은 접수된 규정입안서의 총장승인을 득하는 과정에서 입안내용을 전 부서에 예고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제5조 제2항). 위 규정에 따르면 제규정 제·개정에 관한 예고 및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것은 기획조정실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제규정 제·개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따라서 □□대학원위원회 규정 등 제규정의 제·개정과 관련하여 어떠한 위법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참가인에 대하여 제3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원심의 판단에는 법령과 △△대학교 내부규정의 해석 및 이 사건 규정들의 제·개정 절차상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 전부가 존재함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심의 징계양정 관련 판단의 당부 등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4,429
업무상과실치상
2021노3707
20,230,111
선고
대구지법
형사
판결 : 확정
의사인 피고인이 레이저 기기를 이용하여 甲(女)의 종아리 부분에 제모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표피에 접촉되는 팁 부분에 손상이 있을 경우 레이저 출력에 문제가 생겨 피시술자에게 화상을 입게 할 수 있음에도, 팁 부분에 손상이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고 흠집이 있는 상태로 제모 시술을 진행하여 팁 부분이 甲에게 화상을 입게 할 정도로 고온 상태에 이르게 하고, 이로 인한 고온 접촉으로 甲이 고통을 호소함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제모 시술을 계속 진행함으로써 甲의 양쪽 종아리에 화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하여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의사인 피고인이 레이저 기기를 이용하여 甲(女)의 종아리 부분에 제모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표피에 접촉되는 팁 부분에 손상이 있을 경우 레이저 출력에 문제가 생겨 피시술자에게 화상을 입게 할 수 있음에도, 팁 부분에 손상이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고 흠집이 있는 상태로 제모 시술을 진행하여 팁 부분이 甲에게 화상을 입게 할 정도로 고온 상태에 이르게 하고, 이로 인한 고온 접촉으로 甲이 고통을 호소함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제모 시술을 계속 진행함으로써 甲의 양쪽 종아리에 화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하여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제모 시술 이전부터 팁 부분 표면에 손상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공소사실은 팁 부분의 손상이 발생하면 레이저 출력에 당연히 이상 현상이 나타남을 전제로 하나, 팁 부분의 손상이 곧바로 레이저 출력 이상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팁 부분에 출력 이상이 발생할 경우 ‘오류 메시지’가 자동으로 나타남과 동시에 레이저 기기가 작동되지 않게 되어 있음에도 제모 시술 당시에 오류 메시지가 나타나거나 레이저 기기의 작동이 멈춘 적이 없으며, 레이저 기기 제조사에서 팁 부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출력 이상은 발견되지 않은 점, 피고인은 ‘제모 시술 이전·이후에 사용 매뉴얼에 기재된 내용대로 팁 부분의 청결을 유지하였고, 육안 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진술을 뒤집을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팁 부분의 크기는 가로 12mm, 세로 11mm인데, 당시 확인된 팁 부분 표면의 손상 길이는 그중 1.5mm에 불과하고, 손상의 폭도 칼로 그은 것 같이 매우 얇은 정도인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설령 팁 부분이 제모 시술 이전에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평균적인 의사로서 가져야 할 주의를 기울여 팁 부분의 표면을 육안으로 확인하였더라면 그 손상 여부를 당연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확인의무를 해태하거나, 甲이 상당한 고통을 호소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제모 시술을 계속하여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
형법 제268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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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권예리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곽용석 외 1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포항지원 2021. 9. 28. 선고 2021고단3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판단유탈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 과실 부분의 내용은, ① 피고인이 팁 부분의 손상을 확인하지 아니하고 제모 시술을 진행한 과실이 있고, ② 피해자가 상당한 고통을 호소함에도 제모 시술을 계속한 과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위 ② 부분에 관한 판단을 유탈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공소사실 기재 제모 시술(이하 ‘이 사건 제모 시술’이라 한다) 전후의 화상 환자 발생 양태에 비추어 볼 때 팁 부분의 손상은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부터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은 당시 팁 부분의 손상이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였음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피해자가 상당한 고통을 호소함에도 즉시 시술을 멈춘 후 일정한 시간을 두고 시술 부위의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시술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함에도 제모 시술을 계속한 업무상 과실이 있으며, 피해자의 공소사실 기재 상해는 팁 부분의 손상으로 발생한 것이다. 2. 직권판단(공소장 변경)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이 법원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3번째 문단 제4, 5행의 "청결히 유지하여 피시술자의 화상을" 부분을 "청결히 유지하여야 하고, 시술 중 피시술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즉시 치료를 중단하여 시술 부위를 살피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술 부위를 관찰한 후 시술 재개 여부를 결정하여 피시술자의 화상 등의 상해의 결과를"로, 4번째 문단 제4행의 "만연히 제모 시술을 계속 진행하는" 부분을 "피해자에게 ‘원래 아픈 것이다.’라는 등의 말만 하고 시술 부위의 상태를 확인하여 시술 계속 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제모 시술을 계속 진행하는"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아래에서 살펴본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변경된 공소사실 피고인은 포항시 (주소 생략)에 있는 (병원명 생략)을 운영하는 원장으로서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피고인은 2019. 11. 14. 17:30경 위 병원에서 레이저 기기인 ‘○○○’를 이용하여 그곳에 내원한 환자인 피해자 공소외 1(여, 24세)에게 종아리 부분 제모 시술을 하였다. 레이저 기기 ‘○○○’는 사람의 표피에 접촉되는 사파이어 핸드피스 팁 부분(이하 ‘팁 부분’이라 한다)에 약간이라도 손상이 갈 시 레이저 출력에 문제가 생겨서 피시술자에게 화상을 입게 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여 제모 시술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팁 부분의 표면에 이물질이 묻어 있거나 손상이 있는지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청결히 유지하여야 하고, 시술 중 피시술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즉시 치료를 중단하여 시술 부위를 살피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술 부위를 관찰한 후 시술 재개 여부를 결정하여 피시술자의 화상 등의 상해의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한 채 팁 부분에 손상이 있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고 흠집이 있는 상태로 피해자에게 제모 시술을 진행하여 팁 부분이 피해자에게 화상을 입게 할 정도로 고온 상태에 이르게 하고, 이로 인한 고온 접촉으로 피해자가 ‘너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함에도 피해자에게 ‘원래 아픈 것이다.’라는 등의 말만 하고 시술 부위의 상태를 확인하여 시술 계속 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제모 시술을 계속 진행하는 등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의 양쪽 종아리에 약 1년간 치료가 필요한 2도 화상, 기타 멜라닌 과다색소침착, 기타 피부에 한정된 혈관염 등을 입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부터 팁 부분에 손상이 존재하였다거나 피고인이 그 당시 팁 부분의 육안 확인의무를 해태하여 그 제모 시술을 하는 등 공소사실 기재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인이 평균적인 의사로서 가져야 할 주의를 기울여 팁 부분의 표면을 육안으로 확인하였더라면 그 손상 여부를 당연히 발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변경 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부터 팁 부분 표면에 손상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 레이저 기기의 제조사 직원인 공소외 2는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부터 4일이 경과된 이후인 2019. 11. 18. 팁 부분 표면에 손상을 확인하였는데,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 이후에도 다른 환자들을 상대로 계속하여 팁 부분을 사용하여 제모 시술 등을 하였는바, 그 과정에서 팁 부분 표면에 손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 팁 부분 표면에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부터 별다른 손상이 없었더라도, 이 사건 제모 시술 과정에서 팁 부분 표면에 체모가 밀착된 후 레이저에 의해 타면서 흠집 등 손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부터 팁 부분 표면에 손상이 존재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② 공소사실은 팁 부분의 손상이 발생하면 레이저 출력에 당연히 이상 현상이 나타남을 전제로 하나, ㉠ 팁 부분의 손상이 곧바로 레이저 출력 이상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 팁 부분에 출력 이상이 발생할 경우 팝업창으로 ‘오류 메시지’가 자동으로 나타남과 동시에 레이저 기기가 작동되지 않게 되어 있음에도, 이 사건 제모 시술 당시에 오류 메시지가 나타나거나 레이저 기기의 작동이 멈춘 적이 없는 점, ㉢ 레이저 기기 제조사에서 2019. 11. 18.부터 팁 부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출력 이상은 발견되지 않은 점, ㉣ 공소외 2도 원심 법정에서 ‘팁 부분 표면의 흠집이 발생하는 것과 출력 이상은 별다른 상관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에도 ‘사파이어의 손상으로 인해 레이저의 출력이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전제사실부터 잘못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이후에 사용 매뉴얼에 기재된 내용대로 팁 부분의 청결을 유지하였고, 육안 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이러한 진술을 뒤집어, 피고인이 육안으로 팁 부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제모 시술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④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과 공소외 2의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팁 부분에 관한 육안 확인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 사건 제모 시술을 시행할 당시 팁 부분 표면 손상의 형상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육안 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당연히 그 손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 공소외 2는 2019. 11. 18. 자신이 팁 부분 표면의 손상을 육안으로 확인하였음을 근거로, 피고인이 육안 확인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당연히 그 손상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그 당시 육안 확인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원심 법정에서 진술하였다. 레이저 기기 제조사가 작성한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도 이와 같은 취지이다. 그런데 공소외 2의 위 진술 및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은 모두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거나 이를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라 추측 내지 추론에 따른 의견에 불과한바,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부터 팁 부분 표면에 손상이 존재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공소외 2의 위 진술 및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은 모두 그 자체로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 ㉡ 특히 팁 부분의 크기는 가로 12mm, 세로 11mm인데, 2019. 11. 18. 당시 확인된 팁 부분 표면의 손상 길이는 그중 ‘1.5mm’에 불과하고, 손상의 폭도 칼로 그은 것 같이 매우 얇은 정도이다. ⓐ 팁 부분 표면의 손상의 길이·폭은 물론 색상·진하기 등 그 구체적인 형상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 ⓑ 공소외 2도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측이 팁 부분 수리를 의뢰할 당시 흠집을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손상이 발생하였다는 언급 없이 환자에게 화상이 생겨서 수리를 의뢰한다는 취지로만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고 진술한 점, ⓒ 피고인이 운영한 병원의 행정부원장인 공소외 3도 수사기관에서 ‘팁 부분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직접 확인하였는데 손상된 부분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런데 수리 담당자가 머리카락 같은 실금이 생겼다고 하면서 특정한 부분을 가리키니 비로소 그 부분이 약간 보였을 뿐이다.’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평균적인 의사로서 가져야 할 주의를 기울여 팁 부분의 표면을 육안으로 확인하였다면 그 손상을 당연히 발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한 당심의 판단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설령 팁 부분이 이 사건 제모 시술 이전에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평균적인 의사로서 가져야 할 주의를 기울여 팁 부분의 표면을 육안으로 확인하였더라면 그 손상 여부를 당연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 확인의무를 해태하거나, 피해자가 상당한 고통을 호소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제모 시술을 계속하여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① 레이저 기기의 제조사 직원인 공소외 2는 원심 법정에서 "팁 부분 표면의 손상 길이는 약 ‘1.5mm’이고, 손상의 폭은 칼로 그은 것 같이 매우 얇은 정도이다. 흠집이 있고 그 중간이 약간 검은색을 띠고 있었고, 그래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 위와 같이 팁 부분 손상의 크기가 매우 작은 점, ㉡ 피고인이 제출한 팁 부분의 사진(소송기록 제27면)을 보면, 팁 부분은 투명한 재질로 구성되어 있으나 그 팁 부분을 감싸고 있는 벽면 및 바닥이 검정색 내지 어두운 색상이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손상된 부분의 중간이 약간 검은색을 띠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팁 부분이 레이저 기기에 결합된 상태에서는 이를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 피해자에게 화상이 발생한 이후, 피고인이 운영하는 병원의 직원들까지 팁 부분을 확인하였으나 손상된 부분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계속 레이저 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평균적인 의사로서 가져야 할 주의를 기울여 팁 부분의 표면을 육안으로 확인하였더라면 그 손상 여부를 당연히 발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 "중간에 피고인이 아프냐고 몇 번 물어보았고 자신이 너무 아프다고 답변하자 원래 아픈 것이라고 하면서 계속 시술을 하였다."라고만 진술하였고, ㉡ 한편으로는 "피고인이 화상 발생에 대한 응급처치를 해주면서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주어야 하는데 말을 하지 않아서 몰랐다.’는 식으로 말하였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제모 시술 과정에서 마취 크림을 바른 상태에서도 환자들은 어느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과 같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해자가 일반적인 제모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통증 호소를 넘어서는 정도의 상당한 고통을 호소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레이저 시술을 하면서 통증이 있냐고 계속 물어보았는데 피해자는 성격이 묵직한 편이었는지 잘 참았다. 보통 아가씨들 같은 경우 열 에너지가 헤어에 흡수되면 따갑다는 말을 하는데 피해자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아프다는 말을 심하게 하지는 않았다. 마취제를 발라도 제모 시술 시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아파한다. 그래서 ‘조금 아파도 참으세요.’라는 말을 하였고, 통상적으로 환자와 대화하는 정도로 피해자와 대화를 하였다. 피해자는 일반적인 레이저 시술하는 사람과 같은 정도로 아프다라고 말을 해서 큰 걱정 없이 시술을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이 사건 제모 시술을 보조하였던 간호조무사 공소외 4도 수사기관에서 "통상적으로 시술을 하기 전 환자에게 ‘발적, 염증, 화상도 입을 수 있고 조금 아프다.’라고 설명을 하고 시술을 한다. 시술 중에 환자가 아파하면 ‘아프냐, 조금 참으세요.’라고 말을 한다. 원래 제모를 하면 아파서 움직이는데, 피해자는 많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기억이 난다. 시술 과정에서 특별한 점은 없었고, 다른 여자와는 다르게 피해자가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라고 진술한바, 피해자가 통상적으로 제모 시술을 받는 환자들과 다르거나 이상을 의심할 만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3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한(재판장) 남명수 이준영
234,723
승차권위탁판매수수료청구의소
2019다238947
20,230,11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46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터미널사용자가 터미널사업자에게 판매를 위탁하여야 하는 승차권에 ‘정류소에서의 승차를 위한 승차권’이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 제46조 제1항 본문은 "터미널사용자는 터미널사업자에게 승차권 판매를 위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항 단서는 "다만 여객의 편의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운송사업자가 직접 판매하거나 터미널사업자가 아닌 자에게 승차권 판매를 위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원칙적으로 터미널을 사용하는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이하 ‘운송사업자’라고만 한다)로 하여금 승차권을 반드시 터미널사업자를 통하여 승객에게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위 조항 본문에 따라 터미널사용자가 터미널사업자에게 판매를 위탁하여야 하는 승차권은 터미널에서의 승차를 위한 승차권(이하 ‘터미널승차권’이라 한다)에 한정될 뿐 정류소에서의 승차를 위한 승차권(이하 ‘정류소승차권’이라 한다)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은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의 주체를 ‘터미널을 사용하는 운송사업자’로 한정할 뿐 모든 운송사업자에게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 더욱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면허 내용에 따라 터미널을 기점으로 삼지 않는 시외버스 노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위 조항 본문에 따른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는 운송사업자가 터미널을 이용하는 경우에 터미널사업자에게 그 터미널의 이용과 관련 있는 터미널승차권의 판매를 위탁해야 한다는 뜻으로 봄이 자연스럽고, 위 조항 본문에서 판매를 위탁해야 하는 승차권의 종류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보기 어렵다. ② 여객자동차법 제5조 제1항 제2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14조 제1항 [별표 2]에 따르면, 정류소 부대시설인 매표시설은 원칙적으로 운송사업자가 설치할 것을 예정하였다. 운송사업자가 설치한 정류소 매표시설의 운영에 관하여는 여객자동차법상 다른 규율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정류소 매표시설의 운영권은 매표시설을 설치한 운송사업자가 가지는 것이므로, 여객자동차법은 정류소승차권의 판매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운송사업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이 터미널사업자에 대한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를 부여한 입법 목적은 승차권 판매 창구를 터미널사업자로 단일화함으로써 승객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입법 목적은 정류소승차권 판매에 대해서도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나,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의 대상이 ‘터미널승차권’에 한정된다고 해석하더라도, 위 조항 본문에 따라 당연히 운송사업자가 터미널사업자에게 정류소승차권 판매를 위탁해야 할 의무가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 관할관청은 위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재량 행사를 통해 정류소승차권의 판매권을 터미널사업자에게 부여할 수 있으므로, 위 입법 목적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구현될 수 있다. ④ 따라서 ‘승차권 판매 창구 단일화’를 달성하기 위하여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 대상에 ‘정류소승차권’이 당연히 포함된다는 것은 문언의 해석 또는 합목적적 해석의 관점에서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조 제1항 제2호, 제23조 제1항 제6호, 제37조, 제46조 제1항,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14조 제1항 [별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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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루시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우면 담당변호사 김동일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금남고속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승섭 외 2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9. 5. 22. 선고 2018나1477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46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터미널사용자가 터미널사업자에게 판매를 위탁하여야 하는 승차권의 범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 제46조 제1항 본문은 "터미널사용자는 터미널사업자에게 승차권 판매를 위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항 단서는 "다만 여객의 편의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운송사업자가 직접 판매하거나 터미널사업자가 아닌 자에게 승차권 판매를 위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원칙적으로 터미널을 사용하는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이하 ‘운송사업자’라고만 한다)로 하여금 승차권을 반드시 터미널사업자를 통하여 승객에게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위 조항 본문에 따라 터미널사용자가 터미널사업자에게 판매를 위탁하여야 하는 승차권은 터미널에서의 승차를 위한 승차권(이하 ‘터미널승차권’이라 한다)에 한정될 뿐 정류소에서의 승차를 위한 승차권(이하 ‘정류소승차권’이라 한다)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은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의 주체를 ‘터미널을 사용하는 운송사업자’로 한정할 뿐 모든 운송사업자에게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 더욱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면허 내용에 따라 터미널을 기점으로 삼지 않는 시외버스 노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위 조항 본문에 따른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는 운송사업자가 터미널을 이용하는 경우에 터미널사업자에게 그 터미널의 이용과 관련 있는 터미널승차권의 판매를 위탁해야 한다는 뜻으로 봄이 자연스럽고, 위 조항 본문에서 판매를 위탁해야 하는 승차권의 종류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보기 어렵다. 나. 여객자동차법 제5조 제1항 제2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14조 제1항 [별표 2]에 따르면, 정류소 부대시설인 매표시설은 원칙적으로 운송사업자가 설치할 것을 예정하였다. 운송사업자가 설치한 정류소 매표시설의 운영에 관하여는 여객자동차법상 다른 규율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정류소 매표시설의 운영권은 매표시설을 설치한 운송사업자가 가지는 것이므로, 여객자동차법은 정류소승차권의 판매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운송사업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 터미널은 설치·운영비용을 상쇄할 만큼 충분한 여객 수요가 있고 다른 교통수단과 쉽게 연계되는 곳에 설치되어(여객자동차법 제37조 참조) 다수의 시외버스 노선이 기점·종점으로 삼는 교통 중심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승차권 판매 질서의 유지 및 터미널 이용 승객의 혼선 방지와 편의 증진을 위해 판매 창구를 터미널사업자로 단일화할 필요성이 크므로,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을 통해 터미널사용자가 터미널사업자에게 승차권 판매를 위탁할 것을 직접 명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반면, 정류소는 터미널과 달리 소수의 승객만이 승하차하는 장소로 이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승차권을 판매하려는 사업자조차 없을 수도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 승객의 불편을 고려하여 여객자동차법은 정류소승차권의 판매를 운송사업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이 터미널사업자에 대한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를 부여한 입법 목적은 승차권 판매 창구를 터미널사업자로 단일화함으로써 승객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입법 목적은 정류소승차권 판매에 대해서도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나,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의 대상이 ‘터미널승차권’에 한정된다고 해석하더라도, 위 조항 본문에 따라 당연히 운송사업자가 터미널사업자에게 정류소승차권 판매를 위탁해야 할 의무가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 관할관청은 위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재량 행사를 통해 정류소승차권의 판매권을 터미널사업자에게 부여할 수 있으므로, 위 입법 목적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구현될 수 있다. 1) 여객자동차법 제23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면, 관할관청은 여객을 원활히 운송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운송사업자에게 ‘운임 또는 요금 징수 방식의 개선’ 등을 명령할 수 있는 등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감독권을 가진다. 2) 이와 같이 여객자동차법은 원칙적으로 정류소승차권 판매를 운송사업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터미널과 정류소의 입지 및 노선 변화, 온라인 발매 등 승차권 발매 방법의 변화 및 그에 따른 승객의 수요 변화 등 교통 관련 여건의 변화로 정류소승차권 판매 창구 단일화 내지 재조정의 필요성이 증대되면 관할관청의 감독권 행사를 통해 특정 사업자에게 정류소승차권 판매를 위탁할 수도 있다. 라. 따라서 ‘승차권 판매 창구 단일화’를 달성하기 위하여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 대상에 ‘정류소승차권’이 당연히 포함된다는 것은 문언의 해석 또는 합목적적 해석의 관점에서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를 비롯한 운송사업자들이 정류소승차권 판매를 터미널사업자인 원고에게 위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터미널사업자에 대한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를 규정한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여객자동차법 제46조 제1항 본문이 정한 운송사업자의 승차권 판매 위탁 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3,585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상법위반·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국가기술자격법위반·건설산업기본법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공여·사기·부정처사후수뢰·공전자기록등위작·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부패방지및국민권익위원회의설치와운영에관한법률위반·공무상비밀누설·제3자뇌물취득
2017도14104
20,230,11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사기죄의 성립 요건 /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 / 도급계약에 따른 일의 대가 등 편취에 의한 사기죄에서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방법 및 기준 시점(=계약 당시) /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이 침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 도급계약이나 물품구매 조달계약 체결 당시 관련 영업 또는 업무를 규제하는 행정법규나 입찰 참가자격, 계약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사정만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때 심리·판단하여야 할 사항 [2] 피고인이 설립한 甲 주식회사는 설립 자본금을 가장납입하고, 자격증 대여자를 보유 건설기술자로 등록하는 등 자본금 요건과 기술자 보유 요건을 가장하여 전문건설업을 부정 등록한 무자격 건설업자로 전문공사를 하도급받을 수 없었음에도, 이를 바탕으로 공사 발주기관을 기망하여 특허 사용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공사를 낙찰받은 건설회사 담당자를 기망하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후, 각 계약들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사기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발주기관 또는 건설회사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행위가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로 인한 재물의 편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달리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다.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일을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일을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일의 대가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도급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므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이 침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도급계약이나 물품구매 조달계약 체결 당시 관련 영업 또는 업무를 규제하는 행정법규나 입찰 참가자격, 계약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그 위반으로 말미암아 계약 내용대로 이행되더라도 일의 완성이 불가능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그 위법이 일의 내용에 본질적인 것인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이 설립한 甲 주식회사는 설립 자본금을 가장납입하고, 자격증 대여자를 보유 건설기술자로 등록하는 등 자본금 요건과 기술자 보유 요건을 가장하여 전문건설업을 부정 등록한 무자격 건설업자로 전문공사를 하도급받을 수 없었음에도, 이를 바탕으로 공사 발주기관을 기망하여 특허 사용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공사를 낙찰받은 건설회사 담당자를 기망하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후, 각 계약들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사기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 회사가 시공 또는 납품한 교량 가설공사는 모두 정상적으로 준공되었고, 해당 공사에 시공상 하자가 발생하였다거나 시공 과정에서 특허공법의 결함이 밝혀진 사실도 없으며, 甲 회사가 도급받은 보수공사 또한 모두 정상적으로 준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납입가장 이후 발주기관이나 건설회사와 사이에 계약을 체결할 당시 甲 회사가 자본 잠식 상태에 있었다거나 혹은 자본금 부족으로 인한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밝혀지지는 아니한 점, 피고인과 甲 회사가 전용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는 특허공법에 기술적 문제점이 있다거나, 이들이 특허권을 취득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지는 아니한 점에 비추어, 甲 회사의 설립 또는 사업분야 확장 과정에서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였다거나, 국가기술자격증을 대여받아 전문건설업 등록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각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교량 가설공사에 관하여 피고인이 발주기관의 주무 사무관으로부터 개략 견적가에 관한 정보를 전해 듣고 가격을 수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발주기관 계약 담당 공무원에 대하여 계약이행능력에 관한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이 발주기관 또는 건설회사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행위가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로 인한 재물의 편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달리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47조 / [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 제95조의2 제1호, 구 국가기술자격법(2020. 12. 8. 법률 제17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2항, 제26조 제3항 제1호(현행 제26조 제2항 제1호 참조), 상법 제628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1]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공2008상, 482),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9802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공2014상, 793),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공2020상, 399),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도9130 판결
【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가온누리 외 6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7. 8. 17. 선고 2017노17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및 사기 부분(무죄 부분 제외)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면 전문공사를 도급받으려는 자는 해당 전문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을 등록하여야 하고, 발주자는 공사내용에 상응하는 업종을 등록한 건설업자에게 도급하여야 하며, 수급인은 공사내용에 상응하는 업종을 등록한 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이 설립한 공소외 회사는 설립 자본금을 가장납입하고, 자격증 대여자를 보유 건설기술자로 등록하는 등 자본금 요건과 기술자 보유 요건을 가장하여 전문건설업을 부정 등록한 무자격 건설업자로 전문공사를 하도급받을 수 없었다. 가) 피고인은 ○○○ 가설공사와 관련하여 발주기관과 ‘해당 공사 중 특허가 사용되는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낙찰자로부터 하도급받아 공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특허 사용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해당 공사를 낙찰받은 건설회사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소외 회사가 위 하도급 계약에 따른 공사를 할 수 있는 전문건설업을 정당한 방법으로 등록한 건설업자인 것처럼 행세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 가설공사의 발주기관을 기망하여 특허 사용협약을 체결하고, 건설회사 담당자를 기망하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후, 그 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나) 피고인은 △△△ 가설공사와 관련하여 발주기관의 주무 사무관 피고인 3으로부터 RPS 공법의 견적가가 가장 높다는 정보를 전해 듣고 이미 제출된 견적가를 재조정하여 제출하는 견적가 조작을 통하여 △△△에 대하여 RPS 공법이 채택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 회사가 전문건설업을 정당한 방법으로 등록한 건설업자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발주기관과 △△△ 시공 관련 RPS 공법에 대한 특허 사용협약을 체결하였고, 해당 공사를 낙찰받은 건설회사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견적가 조작을 하고 △△△ 가설공사의 발주기관을 기망하여 특허 사용협약을 체결하고, 건설회사 담당자를 기망하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후, 그 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다) 피고인은 □□□□ 가설공사와 관련하여 위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발주기관을 기망하여 특허 사용협약을 체결한 다음, 경남지방조달청 담당자를 기망하여 제1심 판시 별지 14 범죄일람표 순번 4 기재와 같이 RPS 합성거더 제작·설치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라) 피고인은 제1심 판시 별지 15 범죄일람표 기재 ◇◇◇◇◇ 담장보수공사, 해군 ☆☆☆ 식당보수공사 및 ▽▽▽▽▽ 리모델링공사(이하 별지 15 범죄일람표 기재 3건의 공사를 합하여 ‘보수공사’라 한다)와 관련하여 위와 같이 공소외 회사가 전문건설업을 정당한 방법으로 등록한 건설업자인 것처럼 발주기관들을 기망하여 보수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발주기관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특정 공사를 시공하는 건설업체가 건설산업기본법령이 정하고 있는 자본금 및 국가기술자격자의 보유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는 위 공사에 관한 도급(하도급)계약의 체결 및 대금 지급과 관련해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고, 이를 고지하지 않은 행위는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한다. 공소외 회사가 자본금, 기술능력 등의 건설업 등록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채 부정한 방법으로 건설업 등록을 한 업체라는 사실은 건설회사들이 위 사실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하도급 계약 체결에 앞서 건설회사들에 위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고 묵비한 것은 건설회사들을 기망한 것이다. 피고인의 기망에 의한 건설회사들의 처분행위는 피고인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위 계약에 따른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것에까지 미친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일을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일을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일의 대가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도급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9802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므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이 침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도급계약이나 물품구매 조달계약 체결 당시 관련 영업 또는 업무를 규제하는 행정법규나 입찰 참가자격, 계약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그 위반으로 말미암아 계약 내용대로 이행되더라도 일의 완성이 불가능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그 위법이 일의 내용에 본질적인 것인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도9130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공소외 회사가 하도급받거나 물품구매계약을 체결하여 시공 또는 납품한 ○○○, △△△ 및 □□□□ 가설공사(이하 위 3건의 교량 가설공사를 합하여 ‘교량 가설공사’라 한다)는 모두 정상적으로 준공되었고, 해당 공사에 시공상 하자가 발생하였다거나 시공 과정에서 RPS 특허공법의 결함이 밝혀진 사실도 없다. 공소외 회사가 도급받은 보수공사 또한 모두 정상적으로 준공된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의 주금납입 가장행위와 관련하여, 납입가장 이후 발주기관이나 건설회사와 사이에 물품구매계약 또는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공소외 회사가 자본 잠식 상태에 있었다거나 혹은 자본금 부족으로 인한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밝혀지지는 아니하였다. (3) 교량 가설공사와 관련하여, 공소외 회사와 발주기관들이 체결한 특허 사용협약에는 특허공법이 사용되는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의 시공과 품질 확보를 위하여 공소외 회사가 하도급으로 계약을 이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피고인과 공소외 회사가 전용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는 RPS 특허공법에 기술적 문제점이 있다거나, 이들이 특허권을 취득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지는 아니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 제1호의 건설업 부정등록죄는 무자격자의 건설업 영업을 단속하여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구 국가기술자격법(2020. 12. 8. 법률 제17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3항의 자격증 대여 금지 위반죄는 국가기술자격제도의 효율적 운영과 산업현장의 수요에 적합한 자격제도 확립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들은 모두 국가적 또는 공공적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상법 제628조 제1항의 납입가장죄는 회사의 자본충실을 기하려는 법의 취지를 유린하는 행위를 단속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이를 위반한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구 국가기술자격법이나 상법이 정한 제재를 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되, 곧바로 사기죄의 보호법익인 재산권을 침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공소외 회사가 체결한 교량 가설공사계약과 보수공사계약은 모두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으로, 위 각 계약 당시 국가기술자격증 소지자 전원이 시공에 참여하여야 한다거나 하도급 등을 통한 외부 인력의 참여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공소외 회사의 설립 또는 사업분야 확장 과정에서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였다거나, 국가기술자격증을 대여받아 전문건설업 등록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위 각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운영하는 공소외 회사는 이러한 공사 완성의 대가로 발주기관 또는 건설회사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것이므로, 설령 피고인이 발주기관 등에 국가기술자격증 대여 사실이나 자본금의 납입가장 사실을 숨기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와 공사대금 지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2) 기록에 나타난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 가설공사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고인 3으로부터 개략 견적가에 관한 정보를 전해 듣고 가격을 수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발주기관 계약 담당 공무원에 대하여 계약이행능력에 관한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3의 정보 누설행위가 피고인의 지시 내지 요구에 의한 것이라는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피고인의 발주기관에 대한 기망 여부를 평가하는 요소로 삼기 어렵다. 개략 견적가는 실제 시공단계에서 소요될 공사비를 개략적으로 가늠하기 위한 추정공사비로서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크고 피고인이 수정하기 전의 RPS 특허공법에 따른 개략 견적가는 정식의 입찰서류가 아닌 공법 소개 홍보물에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수정 불가능한 투찰가격의 성질을 갖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수정 제출한 개략 견적가 역시 비교 대상 공법 중 최저가가 아니었고 실시설계에 이르지 않은 이상 정확한 공사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개략 견적가는 큰 의미가 없었다. (3)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발주기관 또는 건설회사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행위가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로 인한 재물의 편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그런데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데에는,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나머지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2. 10. 15.경 주금 납입가장으로 인한 상법 위반 및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뇌물공여(이유무죄 부분 제외)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납입가장의 고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죄의 성립범위나 뇌물죄에서 대가성 또는 직무관련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한편 피고인은 원심판결 전부에 관하여 상고하였으나, 2014. 4. 2.경 주금 납입가장으로 인한 상법 위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범죄수익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정처사후수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 및 뇌물수수(주문무죄 및 이유무죄 부분 제외) 부분, 피고인 3에 대한 공무상비밀누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위반, 부정처사후수뢰(이유무죄 부분 제외)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관계와 인과관계, 수뢰액의 산정방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죄에서 알선행위의 의미, 인과관계 및 뇌물죄와 알선수재죄에서 추징액의 산정방법, 공무상비밀누설죄에서 비밀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한편 피고인 2, 피고인 3은 원심판결 전부에 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에 대한 ◎◎◎◎, ◁◁◁, ▷▷▷ 가설공사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뇌물공여(이유무죄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피고인 4로부터의 500만 원 뇌물수수, 제3자뇌물수수, 피고인 3에 대한 부정처사후수뢰(이유무죄 부분), 피고인 4에 대한 제3자뇌물취득(이유무죄 부분), 피고인 2에 대한 500만 원 뇌물공여 부분에 대하여 각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 뇌물죄에서 수뢰액의 산정방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교량 가설공사와 보수공사 관련「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및 사기 부분(무죄 부분 제외)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들 전부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고, 한편 위 나머지 유죄 부분 중 뇌물공여의 유죄 부분과 이유무죄 부분은 단일죄 또는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233,591
시정명령등취소
2020두36915
20,230,112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제7호의 입법 취지와 목적 / 위 제4조 제2항 제7호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 특수한 형태의 시정조치로서 최저가 입찰금액과 실제 하도급대금의 차액 상당의 지급명령이 허용되는지 여부(적극)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원사업자의 행위는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으로 본다."라고 규정하면서, 제7호에서 ‘경쟁입찰에 의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위 규정은 경쟁입찰에 의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정착시키려는 데에 입법 취지와 목적이 있다. 한편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은 제4조 등의 규정을 위반한 발주자와 원사업자에 대한 시정조치로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대금 등의 지급, 법 위반행위의 중지, 향후 재발방지 그 밖에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거나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7호는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최저가 입찰금액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경쟁입찰’이라는 거래방식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입찰과정에서 원사업자가 입찰예정가격을 정당하게 산정한 후 입찰금액이 이를 초과하는 경우 추가협상이 있을 수 있음을 사전에 고지함으로써 수급사업자는 경우에 따라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낮은 수준에서 하도급계약이 체결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던 사정이 인정된다거나 그 밖에 공사현장 여건, 원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 또는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 등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것을 정당화할 객관적·합리적 사유를 원사업자가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이 없었더라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에 적어도 최저 입찰가 수준에서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이라는 사정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7호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특수한 형태의 시정조치로서 최저가 입찰금액과 실제 하도급대금의 차액 상당의 지급명령이 허용된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제7호, 제25조 제1항
null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동일스위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시규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본 담당변호사 김종규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2. 12. 선고 2019누4640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2항 제1호에 정해진 ‘중소기업자가 아닌 사업자’이고, 원고가 황조건설 주식회사(이하 ‘황조건설’이라고 한다)에 이 사건 각 공사를 하도급 준 과정은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7호에 정해진 ‘경쟁입찰’에 해당하며, 이 사건 각 공사에 관한 계약에 수급사업자인 황조건설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중소기업자, 부당한 특약 및 경쟁입찰의 각 해석 및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하도급법 제4조 제2항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원사업자의 행위는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으로 본다."라고 규정하면서, 제7호에서 ‘경쟁입찰에 의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위 규정은 경쟁입찰에 의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정착시키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와 목적이 있다. 한편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은 제4조 등의 규정을 위반한 발주자와 원사업자에 대한 시정조치로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대금 등의 지급, 법 위반행위의 중지, 향후 재발방지 그 밖에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거나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7호는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최저가 입찰금액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경쟁입찰’이라는 거래방식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입찰과정에서 원사업자가 입찰예정가격을 정당하게 산정한 후 입찰금액이 이를 초과하는 경우 추가협상이 있을 수 있음을 사전에 고지함으로써 수급사업자는 경우에 따라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낮은 수준에서 하도급계약이 체결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던 사정이 인정된다거나 그 밖에 공사현장 여건, 원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 또는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 등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것을 정당화할 객관적·합리적 사유를 원사업자가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이 없었더라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에 적어도 최저 입찰가 수준에서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이라는 사정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7호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특수한 형태의 시정조치로서 최저가 입찰금액과 실제 하도급대금의 차액 상당의 지급명령이 허용된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원고가 경쟁입찰에 의하여 황조건설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견적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금액을 정하였음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와 황조건설이 실제로 최저가 견적가격을 계약금액으로 정하였을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에 대한 지급명령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7호의 규정 형식과 내용 및 입법 취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 해당성을 조각할 정당한 사유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의 소재 등 지급명령이 허용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581
살인·협박·보호관찰명령
2022도11245, 2022보도52
20,230,11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2]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 중 주요한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밝혀진 경우, 나머지 진술 부분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3]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고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4] 공동정범의 성립 요건 및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의 내용 /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공동가공의 의사에 기한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 중 주요한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밝혀진 경우에는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약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나머지 진술 부분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 진술 부분과 달리 나머지 부분 진술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나 그 진술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제시되는 등과 같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3]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고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 발생 가능성 정도, 범행 후 결과 회피 행동의 유무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4]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다.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범죄 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들 각자의 지위와 역할, 다른 행위자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에 기한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형사소송법 제308조 / [3] 형법 제13조, 제250조 제1항 / [4] 형법 제30조, 형사소송법 제308조
[1][2]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2889 판결 / [1]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3도10100 판결 / [2]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9866 판결(공2014하, 1520) / [4]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355 판결(공2015하, 1850)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장세경 【원심판결】 광주고법 2022. 8. 17. 선고 (제주)2022노31, (제주)2022전노4, (제주)2022보노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살인 부분과 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살인 부분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는 1999. 8.경부터 1999. 9.경 사이에 성명불상자로부터 "공소외 1 변호사(이하 ‘피해자’라 한다)를 손 좀 봐줘야겠다. 조직에서 네가 가장 믿을 수 있는 동생 하나를 골라 혼 좀 내줘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그 무렵 성명불상자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받았고, 범행 방법·도구, 범행을 통한 위해의 정도 등 구체적 범행에 대한 결정권을 일임받았다. 피고인은 폭력조직인 ○○○ 구성원 중 가장 신뢰하던 친구 공소외 2(일명 ‘△△△’)와 성명불상자가 지시한 범행 방법에 관하여 수차례 모의하여 ① 공소외 2가 직접 범행을 실행하기로 하고, ② 공소외 2가 피해자를 차량으로 미행하여 피해자의 생활패턴과 동선, 자주 출입하는 주점 등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기로 하였으며, ③ 피해자가 종전에 검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변호사로서 검도 유단자로 판단하여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거센 저항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칼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피고인과 공소외 2는 ‘검사 출신 변호사’라는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및 범행 이후 예상되는 사건의 파장과 수사기관의 대응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에게 상해만을 가할 경우 피해자의 진술 등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범행을 은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한편, 종래 ○○○ 조직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칼을 사용하여 다른 폭력 범죄단체 구성원이 피살되었던 사건과 피고인도 칼에 찔려 생명을 잃을 뻔했던 경험 등에 비추어 범행 실행 과정에서 칼로 피해자를 공격할 경우 얼마든지 피해자를 살해할 수 있다는 정을 알면서도 범행을 결행하기로 공모하였다. 공소외 2는 1999. 11. 5. 03:00경 제주시 (상호 1 생략) 카페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는 피해자를 계속하여 추적·미행한 후 같은 날 03:15경부터 06:20경까지 사이에 제주시 (상호 2 생략) 식당 건물 맞은편 노상에서 주위에 인적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정면으로 마주선 상태에서 미리 소지하고 있던 흉기인 칼(칼날 길이 약 14cm)로 피해자의 복부 쪽을 연속 2회 찔러 칼이 피해자의 왼쪽 팔목 부위를 관통하여 복부 안 약 9.8cm 지점까지 이르도록 하였고, 곧바로 위 칼로 피해자의 가슴 중앙 부위를 찔러 칼이 흉골을 관통하여 가슴 안 약 9.7cm 지점까지 이르도록 하여 결국 현장에서 피해자를 흉부 자창에 의한 심장파열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2와 공모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나. 원심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 및 기능적 행위 지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이 2019. 10.경 지인을 통하여 (프로그램명 생략) 방송 팀에 제보한 후 2019. 10. 7. 자 전화 통화 및 2019. 10. 11. 자 대면 인터뷰에서 한 진술(이하 ‘제보 진술’이라 한다)은,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가해를 사주받은 다음 공소외 2와 범행을 모의하고 공소외 2에게 피해자에 대한 가해를 지시·의뢰하였고, 공소외 2는 피해자에 대한 미행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 다음 실행행위에 착수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것인데,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신빙성이 인정되고, 이후의 번복된 진술은 믿기 어렵다. 가) 피고인의 제보 진술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믿고서 금전적 이득 등을 목적으로 스스로 방송국에 접촉하여 적극적으로 한 것일 뿐 제작진이 진술을 유도하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고, 피고인은 사건 경위에 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나) 피고인의 제보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흉기의 특징이나 범행 현장 상황 등에 대하여 보도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정에 관한 것도 있으며, 이는 대체로 타당성이 있다. 다) 피고인은 2014. 10.경 동거녀 공소외 3과 2017년경 주거지 건물 임대인 공소외 4에게 이 사건에 대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는 진술이 강요되는 상황이나 특정한 목적이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보인다. 2) 범행 현장 상황, 피해자가 입은 상처 부위·내용·정도, 부검감정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공소외 2의 실행행위 과정을 보면, ㉮ 공소외 2가 자동차 문을 열고 있거나 연 직후의 피해자를 제압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과정에서 목 부위에 표재성 절창을 가하였고(이하 ‘1차 가해행위’라 한다), ㉯ 공소외 2가 피해자의 복부 부위를 칼로 2회 연속하여 강하게 찌르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왼팔로 복부를 막아 왼팔을 관통하는 동시에 복부 장기를 손상하는 자창·절창을 가하였으며(이하 ‘2차 가해행위’라 한다), ㉰ 공소외 2가 피해자의 흉골 부위를 칼로 찔러 관통하여 심장을 손상하는 자창을 가하였고(이하 ‘3차 가해행위’라 한다), 이후 피해자는 차량 운전석에 앉았으나 시동을 걸지 못한 채 그대로 사망한 것으로 추인할 수 있고, 이러한 실행행위 내용에 비추어 공소외 2의 피해자에 대한 살인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3) 앞서 인정한 사실, 피고인의 제보 진술 내용, 공소외 2의 실행행위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폭력 범죄단체의 조직원으로서 흉기를 사용한 범행 과정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을 인지하고, 공소외 2가 살상력을 높이기 위하여 특별히 제작된 칼을 범행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공소외 2에게 ‘칼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다리 등 신체의 주요 부위에 기능상 장애를 초래하는 수준의 상해를 가하는 범행’을 지시·의뢰한 다음 공소외 2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미행과 뒷조사를 통하여 파악한 정보를 전달받았고, 피고인의 지시·의뢰에 따라 공소외 2가 칼로 피해자의 복부와 가슴 부위를 3회 찔러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다음 피고인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피고인으로부터 도피자금을 제공받았는바, 피고인과 공소외 2는 이 부분 범행을 공모할 당시 적어도 공소외 2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을 하고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아울러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로부터 사주를 받아 공소외 2에게 이 부분 범행을 지시·의뢰한 다음 공소외 2로부터 진행 사항 및 범행 결과를 보고받고 도피자금을 제공하며,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지시·의뢰를 수락한 다음 피해자에 대한 미행과 뒷조사를 하고 범행을 실행하는 등으로 피고인은 이 부분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하여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피고인은 살인죄의 공동정범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다. 대법원 판단 1) 관련 법리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 중 주요한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밝혀진 경우에는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약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나머지 진술 부분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 진술 부분과 달리 나머지 부분 진술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나 그 진술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제시되는 등과 같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2889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고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 발생 가능성 정도, 범행 후 결과 회피 행동의 유무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한편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다.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범죄 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들 각자의 지위와 역할, 다른 행위자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에 기한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35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피고인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생각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방송국에 제보 진술을 한 경위나 그 진술의 구체성, 특히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 사건에 관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든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제보 진술이 형사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고 공소사실을 입증할 만한 신빙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다. (1) 무엇보다도 피고인의 제보 진술 중 주요한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배치되는 것으로 밝혀졌고, 그럼에도 피고인은 허위 진술을 한 경위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한 채 계속 진술을 번복하였다. (가) 피고인은 제보 진술에서 ‘1999년 여름경 당시 ○○○ 두목인 공소외 5가 전화를 하여 어디로 오라고 하였고, 밖에서 그 무렵 공소외 5가 가깝게 지내던 여성인 공소외 6과 함께 있던 공소외 5를 만난 후 공소외 6과 헤어져 공소외 5의 집으로 이동하여 둘만 있는 자리에서 공소외 5로부터 피해자를 혼내 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공소외 5는 1995. 5. 1. 징역 5년을 선고받고 1995. 8. 28. 그 판결이 확정되어 1995. 11. 22.부터 1999. 11. 16.까지 광주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의 위 진술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배치되어 믿을 수 없다. 피고인은 이러한 점을 지적받자 자신에게 범행을 지시한 자가 공소외 5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바꾸었으나,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못하였고 최초에 공소외 5라고 거짓말을 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였으며, 이후에도 그러한 지시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였다. 그에 따라 이 사건 범행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범행을 지시한 동기가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나) 피고인은 제보 진술에서 ‘이 사건 범행 이틀 후 공소외 2를 서울로 올려 보냈고, 공소외 2는 4~5년 동안 제주에 돌아오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공소외 2는 2001. 8. 21. 01:00경 제주시에서 차량 통행 문제로 지나가던 행인과 말다툼을 하다가 상해를 가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의 위 진술 부분 역시 위 사실과 배치되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피고인은 이러한 점을 지적받자 공소외 2가 이 사건 범행일로부터 몇 달 후에 제주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진술하다가, 다시 그마저 번복하여 공소외 2가 제주를 떠나지 않고 숨어 살았다고 하는 등 서로 모순되거나 일관성 없는 진술만 계속하였을 뿐 공소외 2를 언제 어떻게 도피시켰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였다. (2) 피고인 제보 진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나 구체적 정황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피고인은 직접 실행행위를 하지 않은 공동정범으로 기소되었으므로, 피고인의 기능적 행위 지배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범죄 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 각자의 지위와 역할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는데, 공소외 2의 실행행위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증거나 구체적 정황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은 제보 진술에서 이 사건 범행에 관여한 주요 인물인 지시자(공소외 5)와 실행자(공소외 2)를 모두 이미 사망한 사람으로 지목함으로써 관련자의 진술을 통한 제보 진술의 신빙성 확인이 애초에 불가능하였다. (나) 피고인이 누군가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가해를 지시받은 점이나 공소외 2와 함께 범행을 공모·준비하였던 흔적, 범행 이후 대책을 마련한 과정, 공소외 2의 도피 행적 등 피고인의 제보 진술에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도 없다. (다) 피고인은 ‘3,000만 원을 현금으로 받았고, 공소외 2가 실행행위를 한 직후 공소외 2에게 3,000만 원을 모두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이 받았다는 3,000만 원에 관한 아무런 정황증거도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받아 어떻게 보관하다가 공소외 2에게 언제 어디에서 이를 교부하였는지 등에 관한 진술이 없어 구체성이 떨어지고, 돈을 받은 시기가 범행 이전인지 혹은 이후인지에 대해서는 진술이 번복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공소외 2와 함께 두 달 가까이 주도적으로 범행을 준비하였음에도, 자신의 기여 부분에 대한 대가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라) 피고인은 공소외 2가 평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죄책감에 괴로워하였고 2014. 8.경 결국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공소외 2가 2014. 8. 31. 혼자 살던 집에서 자살을 하면서 자필로 작성한 유서에는 어머니에게 죄송하고 사랑한다는 내용, 동생에게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 형이 잘 되길 바란다는 내용과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잘 되길 바란다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을 암시하는 내용이 전혀 없는 사실, 사망 전날 공소외 2를 만났던 친구는 ‘평소와 다르게 고맙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최근에 금전적인 문제로 괴로워하면서 자살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마) 피고인의 진술 외에 공소외 2와 이 사건 범행의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공소외 2가 아닌 다른 사람이 실행행위를 하였다고 보더라도 제보 진술의 내용에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되는바, 이는 제보 진술의 구체성·신빙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사정이다. (3) 원심이 피고인 제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가장 주된 근거인 진술의 구체성에 관하여도 상당한 의문이 든다. (가)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칼날의 폭이 좁은 독특한 흉기에 대하여 그 제조 방법 등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피해자가 사망한 시점은 물론 공소시효 연장에 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언론에 빈번하게 보도되었고, 그때마다 피해자의 부검 결과 및 그에 따라 추정되는 흉기의 크기·형태에 대하여 자세히 보도되었으므로, 피고인이 이러한 보도를 통해 폭력조직에서 많이 사용하는 칼날을 갈아서 폭을 좁게 만들었다고 추측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나) 피고인은 마치 미행을 하면서 알게 된 정보라는 취지로 ‘피해자가 운동을 많이 했고 검도도 했다.’고 진술하였으나, 피해자는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았고, 검도를 한 사실도 없었다. 원심은 피고인의 진술이 사실은 아니었지만, 피해자의 사무장이 한 ‘사무실에 죽도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근거로 피고인의 이 부분 진술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았으나, 피고인의 진술은 미행을 하면서 검도 등 운동을 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였다는 취지여서, 사무실에 죽도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진술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 원심은 피고인의 진술 중 이 사건 현장이 암흑이고 평소 인적이 드물다는 내용이 언론에 정확히 보도되지 않은 것으로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았으나, 피고인이 ‘내가 그 초등학교 인근에 살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언론 보도된 사건 현장이 자신이 살던 곳 부근임을 알고 그곳에 관하여 원래 알고 있던 정보를 이야기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4) 그 밖에 피고인이 2014년경 및 2017년경 주변 사람들에게 제보 진술과 유사한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거나 후배 공소외 7에게 제보를 부탁하면서 했던 이야기가 제보 진술과 유사하다는 정황은 모두 피고인의 과거 진술을 되풀이하는 것이어서 독자적인 증거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나) 설령 원심판단과 같이 피고인 제보 진술의 일부에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점을 고려해 보면, 범행 현장의 상황 등의 정황증거만을 종합하여 공소외 2와 피고인의 살인의 고의 및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1) 우선 피고인 제보 진술의 취지는 ‘상해를 공모하였는데, 일이 잘못되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피고인 제보 진술의 신빙성을 상당 부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진술 부분만 그 신빙성을 배척하여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사실이 보다 객관적이고 엄격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심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든 간접사실에는 아래와 같은 상당한 의문이 있다. (2) 원심은 공소외 2가 피해자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과정에서 목 부위에 표재성 절창을 가하는 1차 가해행위를 한 후 복부·가슴을 찌르는 2·3차 가해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만일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공소외 2에게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면 뒤에서 목에 칼을 들이대는 순간 목 부위를 찔러 살해하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일 수 있는데도, 굳이 피해자를 돌려세운 후 복부·가슴을 공격하였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목 부위의 표재성 절창은 ‘피해자에게 겁만 주려고 했는데, 피해자가 반항하여 일이 잘못되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는 사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3) 원심은 공소외 2가 짧은 시간 안에 피해자가 팔로 가린 복부를 2회 연속 찔렀다는 점에서 ‘복부를 강하게 반복하여 찌르려는 확정적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았으나, 그것이 공격을 시작한 직후에 확정적 고의에 따라 발생한 것인지, 몸싸움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인지는 상처의 부위 및 형태만으로 알 수 없다. (4) 원심은 ‘피해자가 2차 가해행위로 상당한 출혈이 발생하고 장시간 음주로 만취하여 저항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공소외 2는 가슴을 찌르는 3차 가해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나, 이는 상처의 형태와 혈중알코올농도만으로 당시 상황을 추측한 것에 불과하다. 동일한 혈중알코올농도에서도 피해자의 나이, 신장, 체중, 주량, 체질, 당시의 건강상태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신체적 움직임은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는바, 당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증거 없이 위와 같이 추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5) 부검감정의 공소외 8 교수는 원심 법정에서 ‘흉골을 뚫을 정도의 가해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살해 의도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동시에 ‘살해 의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률적으로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시 상황이나 그 전에 가해행위의 동기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누워 있는 피해자의 가슴 한가운데를 찔러 흉부를 뚫었다면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몸싸움 과정에서는 상대방의 동작이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알 수 없는 이상 상처 부위의 형태 및 정도만으로 공소외 2의 살인에 대한 확정적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6) 공소외 2가 피해자와 몸싸움 과정에서 2·3차 가해행위를 하였더라도, 칼로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배와 가슴을 강하게 찔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점에서 공소외 2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여지는 있으나, 이러한 미필적 고의는 싸움 과정에서 생긴 인식과 용인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현장에 있지 않았던 피고인에게까지 함부로 살인의 고의 및 공모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 다) 결국 피고인의 제보 진술은 주요한 부분에 관하여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밝혀져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상당히 약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고, 나머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위한 다른 추가 증거·근거가 충분히 제출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정도의 신빙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으며, 범행 현장 상황 등 정황증거만을 종합하여 공소외 2와 피고인의 살인의 고의 및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3) 소결론 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 진술의 신빙성 판단, 살인죄의 고의 및 공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사실의 인정에 필요한 충분한 심리를 하지 않아 중대한 사실오인을 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사건 중 살인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그와 함께 심리되어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에 따른 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2. 협박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협박 부분에 관하여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살인 부분과 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되,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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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위반[타인 명의 금융계좌에서 범죄로 인한 피해금을 인출해 주는 일을 하고 수수료를 받기로 약속한 후 그 금융계좌에 연결된 접근매체를 전달받아 보관한 것이 전자금융거래법위반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사건]
2021도10861
20,230,11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보관’ 및 ‘대가’의 의미 /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 위반죄 성립에 필요한 ‘범죄에 이용할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 및 이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는 ‘대가를 수수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행위’를, 같은 항 제3호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같은 법 제49조 제4항 제2호는 이를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 목적과 타인 명의 금융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근절하고자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규정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보관’은 타인 명의 금융계좌를 불법적으로 거래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타인 명의 접근매체를 점유 또는 소지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대가’란 접근매체의 보관에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경제적 이익을 말하는데, 타인 명의 금융계좌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대가를 받기로 약속하고 그 불법적인 이용을 위하여 접근매체를 보관한 경우라면 접근매체의 보관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약속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의 ‘범죄에 이용할 목적’은 이른바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그 목적에 대하여는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목적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은 본래 내심의 의사이므로 그 목적이 있는지는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구성요건적 행위를 할 당시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주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고, 거래 상대방이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또는 피고인이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가 실행되었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 제3호, 제49조 제4항 제2호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공2019하, 1507),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도9972 판결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진영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1. 7. 22. 선고 2020노4371, 2021노13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0. 9. 8. 성명불상자로부터 "조건만남을 수락한 피해자를 협박하여 받아낸 돈을 체크카드 2장에 넣어 두었다. 체크카드 2장을 보내줄 테니 돈을 인출하여 지정한 계좌로 보내주면 인출금액의 10%를 주겠다."라는 제안을 받고, 같은 날 17:40경 청주시 노상에서 공소외 1 명의 체크카드 1장, 공소외 2 명의 체크카드 1장을 퀵서비스 기사로부터 전달받아 보관함으로써 대가를 수수·약속함과 동시에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보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은 인출행위에 대한 대가로 인출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기로 하였을 뿐 보관행위에 대한 대가를 수수하기로 약속한 것이 아니므로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대가 수수·약속 접근매체 보관’에 해당하지 않고, ② 이 사건 체크카드 2장은 경찰과 수사협조자 공소외 1이 피고인을 검거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둔 것일 뿐 실제 범죄의 실행에 직접 사용되거나 범죄의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접근매체가 아니므로,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범죄 이용 목적 접근매체 보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관련 법리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는 ‘대가를 수수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행위’를, 같은 항 제3호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같은 법 제49조 제4항 제2호는 이를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 목적과 타인 명의 금융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근절하고자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규정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보관’은 타인 명의 금융계좌를 불법적으로 거래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타인 명의 접근매체를 점유 또는 소지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도9972 판결 참조). 그리고 여기서 ‘대가’란 접근매체의 보관에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경제적 이익을 말하는데(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참조), 타인 명의 금융계좌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대가를 받기로 약속하고 그 불법적인 이용을 위하여 접근매체를 보관한 경우라면 접근매체의 보관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약속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의 ‘범죄에 이용할 목적’은 이른바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그 목적에 대하여는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목적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은 본래 내심의 의사이므로 그 목적이 있는지는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구성요건적 행위를 할 당시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주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고, 거래 상대방이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또는 피고인이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가 실행되었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가) 수사협조자 공소외 1은 SNS ‘트위터’에서 ‘불법자금 세탁’을 해준다는 취지의 광고 글을 보고 2020. 9. 8. 13:00경 광고 글을 게시한 텔레그램 대화명 ‘○○○○○’를 사용하는 성명불상자에게 ‘조건협박 피해금을 전달받은 계좌 2개의 체크카드를 보내고 인출금의 14%를 줄 테니 체크카드를 퀵으로 받아 인출을 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였고, 성명불상자가 이를 수락하자 그 내용을 경찰에 제보하였다. 나) 피고인은 2020. 8. 중순경 위 성명불상자가 텔레그램 홍보방에 ‘하루에 100만 원 이상 벌어 가실 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린 것을 보고 연락하여 일을 달라고 하였고, 2020. 9. 8. 오후 성명불상자로부터 ‘조건만남 해서 협박한 돈이 입금되는데, 체크카드 2개를 받아 돈을 인출해 주면 인출금의 10%를 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수락하였다. 다) 피고인은 2020. 9. 8. 17:40경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체크카드 2장을 퀵서비스 기사로부터 전달받아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던 중 현장에 미리 잠복 중이던 경찰관에게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인 체포되었다. 라) 피고인은 검찰에서 ‘성명불상자에게 연락을 했을 때 인출책이라고 하길래 보이스피싱이냐고 물었더니 성명불상자가 보이스피싱은 아니고 조건만남 협박해서 받은 돈이라고 하여 조건만남은 신고를 잘 안할 테니까 해보자고 하여 수락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은 타인 명의 금융계좌에서 범죄로 인한 피해금을 인출해 주는 일을 하고 수수료를 받기로 약속한 후 그 금융계좌에 연결된 접근매체를 전달받아 보관한 것으로, 대가를 수수하기로 약속함과 동시에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보관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이 받기로 한 수수료가 보관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가 아니라거나 실제로는 그 체크카드를 이용한 범죄가 현실화될 수 없다는 이유로 ‘대가관계’나 ‘범죄 이용 목적’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4)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의 ‘대가’, 같은 항 제3호의 ‘범죄에 이용할 목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에 관한 판단 기록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1. 7. 22. 선고된 원심판결에 대하여 2021. 7. 26. 상고포기서를 제출한 이후 2021. 7. 28. 상고장을 제출하고,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이 2021. 9. 10. ‘상고이유서’라는 서면을 제출하였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상고는 피고인의 상고권포기로 상고권이 소멸한 이후에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고,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서를 상고장으로 보더라도 상고의 제기기간이 지나 상고권이 소멸한 이후에 제기된 것이어서 마찬가지로 부적법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233,587
담배사업법위반[무허가 담배제조업 영위 여부가 문제된 사건]
2019도16782
20,230,11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른 형벌법규의 해석 / 담배사업법 제11조에서 정한 ‘담배의 제조’의 의미 및 어떠한 영업행위가 ‘담배의 제조’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 담배가공을 위한 일정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자의 행위를 무허가 담배제조로 인한 담배사업법 제11조, 제27조 제1항 제1호 위반죄로 의율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에게 연초 잎, 담배 필터, 담뱃갑을 제공하여 손님으로 하여금 담배제조기계를 조작하게 하거나 자신이 직접 그 기계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담배를 제조하고, 손님에게 담배를 판매함으로써 담배제조업 허가 및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지 아니하고 담배를 제조·판매하였다는 이유로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담배를 제조하였다거나 제조된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하도록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는, "담배"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담배사업법 제11조에 규정된 ‘담배의 제조’는 일정한 작업으로 담배사업법 제2조의 ‘담배’에 해당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어떠한 영업행위가 여기서 말하는 ‘담배의 제조’에 해당하는지는, 그 영업행위의 실질적인 운영형태, 담배가공을 위해 수행된 작업의 경위·내용·성격, 담배사업법이 담배제조업을 허가제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담배의 제조’는 담배가공을 위한 일정한 작업의 수행을 전제하므로, 그러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자의 행위를 무허가 담배제조로 인한 담배사업법 제27조 제1항 제1호, 제11조 위반죄로 의율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 [2]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에게 연초 잎, 담배 필터, 담뱃갑을 제공하여 손님으로 하여금 담배제조기계를 조작하게 하거나 자신이 직접 그 기계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담배를 제조하고, 손님에게 담배를 판매함으로써 담배제조업 허가 및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지 아니하고 담배를 제조·판매하였다는 이유로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영업점에서 실제 행한 활동은 손님에게 연초 잎 등 담배의 재료를 판매하고 담배제조시설을 제공한 것인데, 이러한 피고인의 활동은 담배의 원료인 연초 잎에 일정한 작업을 가한 것이 아니어서 ‘담배의 제조’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의 영업점에서 손님은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연초 잎 등 담배의 재료와 담배제조시설을 이용하여 가공작업을 직접 수행하였는데, 당시 영업점에 비치된 담배제조시설의 규모와 자동화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손님의 작업이 명목상의 활동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작업을 피고인의 활동과 같게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도 어려운 점, 담배사업법상 연초 잎의 판매와 개별 소비자에 의한 담배제조가 금지되어 있지 않은 점, 피고인의 영업방식에 따르면, 손님과 피고인 사이에 수수된 돈은 ‘완성된 담배’가 아닌 ‘담배의 재료 또는 제조시설의 제공’에 대한 대가라고 봄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담배를 제조하였다거나 제조된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 제11조, 제27조 제1항 제1호 / [2]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 제11조, 제27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1]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전원합의체 판결(공2018상, 252),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9828 판결(공2018하, 2130)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우성 담당변호사 오승준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9. 10. 24. 선고 2018노336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주식회사 베스트타바코로부터 담배 재료를 공급받고, 2017. 2. 9.경부터는 공소외인으로부터 담배제조기계를 공급받은 후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에게 연초 잎, 담배 필터, 담뱃갑을 제공하고 손님으로 하여금 담배제조기계를 조작하게 하거나 자신이 직접 그 기계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담배를 제조하고, 손님에게 담배를 판매함으로써 단독으로 또는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담배제조업 허가 및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지 아니하고 담배를 제조·판매하였다."라는 것이다. 나. 원심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하도록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는, "담배"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담배사업법 제11조에 규정된 ‘담배의 제조’는 일정한 작업으로 담배사업법 제2조의 ‘담배’에 해당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9828 판결 참조). 어떠한 영업행위가 여기서 말하는 ‘담배의 제조’에 해당하는지는, 그 영업행위의 실질적인 운영형태, 담배가공을 위해 수행된 작업의 경위·내용·성격, 담배사업법이 담배제조업을 허가제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담배의 제조’는 담배가공을 위한 일정한 작업의 수행을 전제하므로, 그러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자의 행위를 무허가 담배제조로 인한 담배사업법 제27조 제1항 제1호, 제11조 위반죄로 의율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 나.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연초 잎, 필터가 삽입된 담배종이 등의 담배 재료와 분쇄된 연초 잎을 담배종이 안으로 삽입해 주는 기계(이하 ‘튜빙 기계’라 한다) 등의 담배제조시설을 제3자로부터 공급받아, 이를 자신이 운영하는 영업점에 비치하고 영업을 하였다. 2) 피고인은 자신의 영업점을 방문한 손님에게 2,500원에 대략 1갑을 만들 수 있는 연초 잎 등 담배의 재료를 제공하였다. 손님은, ㉠ 그 연초 잎을 바구니에 넣고 스팀기를 이용하여 스팀을 분사하는 과정(습식 과정), ㉡ 분쇄기를 이용하여 연초 잎을 적당한 크기로 분쇄하는 과정(분쇄 과정), ㉢ 튜빙 기계를 이용하여 분쇄된 연초 잎을 필터가 삽입된 담배종이에 삽입하는 과정(튜빙 과정), ㉣ 튜빙 기계에서 나온 담배를 손에 쥐고 바닥에 친 다음 끝부분을 모아주는 과정(마무리 과정)을 거쳐 궐련을 만들었다. 손님이 기계 조작에 숙련된 경우 담배 10갑을 제조하는 데 약 1시간이 소요되었고, 손님의 숙련도 등에 따라 완성된 담배의 품질이 달라질 여지도 있었다. 3) 피고인이 직접 연초 잎에 가공작업을 하였다는 사정, 미리 만들어 놓은 담배를 판매하였다거나 손님에게 직접 담배를 만들어 주었다는 사정, 손님의 궐련 제조과정에 개입하여 일부 과정을 대신 수행하였다는 사정 등은 발견되지 않는다. 4) 한편 피고인과 함께 기소된 나머지 업주들은 공소사실을 자백하였거나 공판 과정에서 ‘직접 튜빙 기계를 작동하여 담배를 제조한 다음 손님에게 판매하는 방식의 영업을 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위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담배를 제조하였다거나 제조된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1) 피고인이 자신의 영업점에서 실제 행한 활동은 손님에게 연초 잎 등 담배의 재료를 판매하고 담배제조시설을 제공한 것인데, 이러한 피고인의 활동은 담배의 원료인 연초 잎에 일정한 작업을 가한 것이 아니어서 ‘담배의 제조’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조란 일반적으로 ‘물건이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활동까지 제조로 이해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다. 2) 피고인의 영업점에서 손님은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연초 잎 등 담배의 재료와 담배제조시설을 이용하여 가공작업을 직접 수행하였는데, 당시 영업점에 비치된 담배제조시설의 규모와 자동화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손님의 작업이 명목상의 활동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작업을 피고인의 활동과 같게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도 어렵다. 3) 담배사업법령에서 담배제조업을 허가제로 운영하고 이에 대한 허가기준을 둔 취지는, 국민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담배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산업의 경쟁체제는 유지하면서도 군소생산업체가 다수 설립되는 것을 막아 담배의 품질과 공급량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하고 담배 소비 증가를 억제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9828 판결 등 참조). 담배사업법상 연초 잎의 판매와 개별 소비자에 의한 담배제조가 금지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영업방식이 위와 같은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위와 같은 피고인의 영업방식에 따르면, 손님과 피고인 사이에 수수된 돈은 ‘완성된 담배’가 아닌 ‘담배의 재료 또는 제조시설의 제공’에 대한 대가라고 봄이 타당하다. 5) ‘연초의 잎’은 2001. 4. 7. 법률 제6460호로 담배사업법이 개정되면서 ‘담배’의 범위에서 제외된 이후(앞서 본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 참조), 현재까지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원료로만 규율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영업점에 비치된 담배제조기계의 조작 등을 통해 만들어진 담배를 손님에게 판매하였다.’는 사실을 전제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이 손님에게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담배에 해당하는 연초를 판매하였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공소사실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된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단독으로 또는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담배를 제조·판매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담배사업법 제11조에서 정한 ‘담배의 제조’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579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2022도14645
20,230,11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항소심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 [2] 형사재판에서 증거재판주의의 의미 및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는 경우,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이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과 태도를 직접 관찰한 제1심이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이 이를 뒤집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려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 [2]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1]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1항, 제307조, 제308조, 제364조 / [2] 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1] 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도2829, 82감도612 판결(공1983, 926), 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461 판결(공1997상, 279),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공2007상, 96), 대법원 2013. 1. 31. 선고 2012도2409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공2017상, 919) / [2]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공2012하, 1367),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1549 판결(공2017하, 1417),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2236 판결(공2022하, 1412)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용균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10. 20. 선고 2022노13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이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도2829, 82감도612 판결, 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461 판결 등 참조).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과 태도를 직접 관찰한 제1심이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이 이를 뒤집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려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13. 1. 31. 선고 2012도2409 판결 등 참조).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나.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1549 판결,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2236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20. 3. 30. 01:00경 자신의 집에서 필로폰 약 0.05g을 1회용 주사기에 넣어 공소외인의 오른팔 부위에 주사하여 필로폰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2)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공소외인에게 필로폰을 주사하여 사용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3) 피고인·공소외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장소에 함께 있었고, 그 무렵 피고인의 집에서 압수된 일회용 주사기 조각에서 필로폰 양성반응과 더불어 공소외인의 DNA가 검출되었다. 한편 공소외인이 2020. 11.경 수사기관에 자필 반성문을 제출한 후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한 혐의사실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4) 공소외인은 제1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나에게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범행 당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술하였다. 5) 제1심은 위와 같은 사정을 토대로, 앞서 본 공소외인의 증언 내용과 더불어 공소외인이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적이 전혀 없다.’고 진술하였음에도, 2020. 10. 13. 압수된 공소외인의 모발에 대한 감정결과에 따르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이전은 물론 그 이후에도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한 사실이 인정된 점, 공소외인의 진술은 최초 경찰 조사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이 없어 그 자체로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본인의 형사책임을 경감받을 목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6) 원심은 제1회 공판기일에 추가적인 증거 제출 없이 곧바로 변론을 종결한 다음, 제1심이 인정한 사정에 더하여, 공소외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 피고인과 교제하는 사이였고 2020. 8.경부터 2020. 11.경까지 구금된 피고인을 수회 접견하고 영치금을 여러 차례 입금해 주었던 관계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한 혐의사실을 자백한 점, 공소외인의 제1심 법정진술은 위와 같이 범행을 인정하여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교육 과정까지 이수한 행위와 배치되고 진술 번복 경위 등이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제1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나. 이러한 사정을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수사기관이 작성한 수사보고서는 전문증거로서 형사소송법 제311조·제312조·제315조·제316조의 적용 대상이 아님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의 서류에 해당하여야만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바, 형사소송법 제313조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그 서류에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도2742 판결,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도410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공소외인이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한 혐의사실을 자백하였다는 정황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주된 증거로 보았는데, 이에 부합하는 증거는 의견서 사본(증거목록 순번 25번) 및 수사보고(증거목록 33번)뿐이다. 그러나 후자는 전자의 서류를 다시 추가로 첨부한 것에 불과하므로 결국 ‘의견서 사본(증거목록 순번 25번)’만이 유일한 증거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공소사실에 부합할 여지가 있는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진술을 모두 부동의한 점에 비추어, 증거목록상 ‘의견서 사본(증거목록 순번 25번)’에 대한 증거의견란 부분은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5040 판결 등 참조) 증거목록상의 위 기재 내용을 근거로 곧바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 결국 ‘의견서 사본(증거목록 순번 25번)’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은 공소외인이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한 혐의사실을 자백하였다는 부분인데, 이는 수사의 경위 및 결과를 내부적으로 보고하면서 피고인 아닌 자에 해당하는 공소외인의 진술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여 형사소송법 제313조의 서류에 해당하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313조에서 정한 진술자인 공소외인의 서명·날인이 없는 이상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2) 또한 원심이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이 지적한 사정은 모두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마친 증거기록에 기초하여 제1심 공판과정에서 이미 드러나 있었던 것이지 원심 공판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것이 아니고, 제1심이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함에 있어 이미 고려했던 여러 정황 중 일부에 불과한 것일 뿐 제1심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으로 내세울 만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진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도 없거니와, 설사 그 증거능력이 인정되더라도 제1심법원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술에 임하는 공소외인의 모습·태도를 직접 관찰한 후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상, 원심이 이를 뒤집어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려면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유죄의 근거로 든 정황이 이러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3) 나아가, 공소외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는 경우에도, 원심과 같이 이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에 대하여 신빙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즉,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진술은 객관적 감정결과 등에 따라 내용이 바뀌는 등 그 자체로도 일관되지 않은데다가, 수사기관 진술 후 기소유예의 처분을 받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자신의 형사책임을 경감할 목적으로 상황에 따라 임의로 진술의 내용·방향이 바뀌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진술은 쉽게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취지의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에 해당하는 직접적·객관적 증거도 없는 이상, 공소외인의 수사기관 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에 한하여만 함부로 신빙성을 인정할 수도 없다. 4) 또한 피고인의 일관된 진술 내용·태도에다가 범행 도구로 압수된 일회용 주사기 조각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이를 사용하였다고 볼 객관적·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점, 공소외인의 진술 내용은 위 주사기 조각 및 모발 감정결과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었을 뿐만 아니라 필로폰 투약 경험 여부에 관한 진술은 객관적 감정결과와도 명백히 배치되는 점, 이러한 상황에서 공소외인이 수사기관에 자필 진술서를 제출한 후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한 혐의사실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은 자신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부인하다가 객관적 감정결과로 인해 허위성이 드러나자 자신의 투약 사실을 인정하였다는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을 뿐, 추가적인 심리 및 증거조사도 없이 이를 넘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필로폰을 주사하여 사용하였다.’는 부분에까지 객관적·적극적 증명력이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의 주장·변명에 일부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 하더라도 유죄의 의심이 드는 정도에 불과하고 여전히 공소외인이 제1심 법정에서 증언한 바와 같이 스스로 필로폰을 투약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필로폰을 주사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증거관계상 의심스러운 정황이 확실히 제거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다. 결국 원심의 판단에는 증거재판주의·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위반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4,721
손해배상
2021다201184
20,230,11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발령·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2]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3]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시효기간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 더하여 민법 제166조 제1항에서 정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여야 시효가 진행하는지 여부(적극) [4]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되어 구속되었다가 기소되지 않은 채 구속취소로 석방된 甲이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상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결정을 받아 보상금 지급결정에 동의하고 보상금을 수령한 후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에 근거한 수사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국가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소 제기 당시까지도 甲이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에 기한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인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1]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1974. 1. 8.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이하 ‘긴급조치 제1호’라고 한다), 제4호(1974. 4. 3.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 이하 ‘긴급조치 제4호’라고 한다)는 위헌·무효임이 명백하고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발령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그에 따른 강제수사와 공소제기, 유죄판결의 선고를 통하여 현실화되었다. 이러한 경우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되고,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2]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과거사정리법상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3]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시효기간 기산에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외에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일반규정인 민법 제166조 제1항이 적용된다. 따라서 3년의 단기시효기간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 더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여야 비로소 시효가 진행한다. [4]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1974. 1. 8.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이하 ‘긴급조치 제1호’라고 한다) 및 제4호(1974. 4. 3.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 이하 ‘긴급조치 제4호’라고 한다)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되어 구속되었다가 기소되지 않은 채 구속취소로 석방된 甲이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민주화보상법’이라고 한다)상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결정을 받아 보상금 지급결정에 동의하고 보상금을 수령한 후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에 근거한 수사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국가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이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구속되었다가 구속취소로 석방되고 그 이후 자신에 대한 형사처분이 재심대상이 아니어서 형사재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국가배상청구에 이르게 된 경위,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적 심사가 이루어진 시기,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에 대한 위헌·무효 판단 이후에도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를 원칙적으로 부정했던 대법원 판례의 존재,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보상금 등 지급결정 동의에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인정하던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과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소 제기 당시까지도 甲이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에 기한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인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1] 헌법 제29조, 구 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현행 제12조 참조), 제18조(현행 제21조 참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1974. 1. 8.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1974. 8. 23. 대통령긴급조치 제5호로 해제) 제5항,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1974. 4. 3.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 1974. 8. 23. 대통령긴급조치 제5호로 해제) 제9항 / [2]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 / [3]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 / [4]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1974. 1. 8.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1974. 8. 23. 대통령긴급조치 제5호로 해제) 제5항,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1974. 4. 3.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 1974. 8. 23. 대통령긴급조치 제5호로 해제) 제9항,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
[1] 대법원 2022. 8. 30. 선고 2018다212610 전원합의체 판결(공2022하, 1965) / [2]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공2020상, 16), 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 162, 219, 466, 2015헌바50, 440, 2014헌바223, 290, 2016헌바419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63, 1394) / [3]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33754 판결(공2012상, 759)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부산지법 2020. 12. 11. 선고 2020나497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1974년경 피고 소속 수사기관 담당공무원들에 의하여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이하 ‘긴급조치 제1호’라 한다) 및 대통령긴급조치 제4호(이하 ‘긴급조치 제4호’라 한다)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되어 1974. 4. 23. 구속영장 집행으로 구속되었다. 이후 원고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원고는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1974. 8. 8. 구속이 취소되어 석방되었다. 2) 원고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이하 ‘보상심의위원회’라 한다)로부터 2007. 9. 10.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00. 1. 12. 법률 제6123호로 제정되고 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민주화보상법’이라고 한다)상 민주화운동관련자 인정결정을 받아, 2007. 12. 24. 및 2008. 2. 19.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지급결정에 동의하고 보상금을 수령하였다. 3) 원고는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에 근거한 수사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 5. 10. 국가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 원심은, 수사기관이 불법 구금 등 위법 수사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면서도 불법 구금 상태가 해소된 1974. 8. 8.경에는 원고가 손해 및 가해자를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아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국가배상책임 성립 긴급조치 제1호, 제4호는 위헌·무효임이 명백하고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발령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그에 따른 강제수사와 공소제기, 유죄판결의 선고를 통하여 현실화되었다. 이러한 경우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되고,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2. 8. 30. 선고 2018다21261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단기소멸시효 가.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헌법재판소 2014헌바148 등 전원재판부 결정). 따라서 과거사정리법상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 등 참조).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발령·유지에서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불법행위로 인한 기본권침해 관련 사건은 과거사정리법상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에 대하여는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단기소멸시효만이 문제 된다. 나. 민법 제166조 제1항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라고,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라고 정한다.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시효기간 기산에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외에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일반규정인 민법 제166조 제1항이 적용된다. 따라서 3년의 단기시효기간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 더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여야 비로소 시효가 진행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33754 판결 참조). 다. 원고가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구속되었다가 구속취소로 석방되고 그 이후 자신에 대한 형사처분이 재심대상이 아니어서 형사재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청구에 이르게 된 경위,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적 심사가 이루어진 시기,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에 대한 위헌·무효 판단 이후에도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를 원칙적으로 부정했던 대법원 판례의 존재,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보상금 등 지급결정 동의에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인정하던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과 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소 제기 당시까지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에 기한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인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긴급조치 제1호는 1974. 1.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신헌법’이라 한다)에 대한 개헌 요구를 억압하기 위해 헌법에 대한 일체의 논의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발령되었고, 긴급조치 제4호는 1974. 4.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과 그 배후 조직으로 지목된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에 대응하여 관련 단체 및 학생들의 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목적으로 발령되었다. 긴급조치 제1호와 제4호는 1974. 8. 해제되었다. 유신헌법 제53조 제4항은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정하였다. 유신헌법 당시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가 위헌이라는 사법적 판단이 없었고, 오히려 긴급조치 제1호의 합헌성을 판시한 대법원 1975. 1. 28. 선고 74도3492 판결 이래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에 대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이 선고되었다.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의 근거가 된 유신헌법 제53조에 대해서도 위헌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2) 대법원은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로 긴급조치 제1호에 대하여, 2013. 4. 18. 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하여, 2013. 5. 16. 선고 2011도2631 전원합의체 판결로 긴급조치 제4호에 대하여 위헌·무효라고 판단하였고, 헌법재판소는 2013. 3. 21. 선고 2010헌바70 등 전원재판부 결정으로 긴급조치 제1호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긴급조치 제9호에 의하여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구금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공소를 제기한 수사기관의 직무행위나 이를 적용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한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을 부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긴급조치 제1호, 제4호에 대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다215444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다231729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2022. 8. 30. 선고 2018다212610 전원합의체 판결로 비로소 위 종전 판결들을 변경하고,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 및 적용·집행 등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3) 위 대법원 2022. 8. 30. 선고 2018다212610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 법원은 수사과정에서의 개별적인 위법행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이나 수사과정에서의 위법행위와 유죄판결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유죄판결에 의한 복역 등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참조). 다만 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 등 전원재판부 결정 선고 전까지는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어 불법행위를 한 날이라고 볼 수 있는 개별적 위법행위 시나 석방 시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에 소가 제기된 이상 원칙적으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입장이었다. 앞서 본 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 등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비로소 과거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걸림돌이 되었던 장기소멸시효가 배제되기에 이르렀다. 4) 과거사정리법은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 등을 조사하여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하여 2005. 5. 31. 법률 제7542호로 제정되어 2005. 12. 1.부터 시행되었다.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설치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정리위원회’라 한다)는 2007. 10. 및 2009. 8.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제9호 피해자들에 대하여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에 규정된 ‘권위주의 통치 시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 해당한다는 진실규명결정을 하였다. 구 민주화보상법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희생된 자와 그 유족에 대하여 명예회복과 보상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였고,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때에는 위 조항에 따라 위자료를 포함하여 보상금 등을 지급받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일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에 의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되었다(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2다20436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에 따르면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경우에는 그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을 청구하더라도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때문에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헌법재판소 2014헌바180 등 전원재판부 결정). 이를 통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은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피해자들은 재판을 통해 추가적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게 되었다. 5) 원고는 1974년경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되어 1974. 4. 23. 구속영장 집행으로 구속되었고, 6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이 연장되었다가 기소가 되지 않은 채 1974. 8. 8. 구속이 취소되어 석방되었다. 그 당시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가 위헌이라는 사법적 판단이 없었고, 긴급조치 제1호에 대한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이래 긴급조치가 위헌·무효라고 판단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긴급조치의 발령 및 그 적용·집행으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으며, 긴급조치 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던 원고로서는 형사재심을 청구할 수도 없었다. 더욱이 원고는 2007. 12. 24. 및 2008. 2. 19.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지급결정에 동의하여 헌법재판소 2014헌바180 등 전원재판부 결정 이전까지는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따라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더라도 부적법하게 되므로, 손해배상청구를 한다는 것이 전혀 실익이 없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4.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체포·구금되어 수사를 받음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피고는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의 발령 및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불법행위로 인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긴급조치 제1호, 제4호의 발령 및 적용·집행으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일부 인정하는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823
배당이의
2020다296840
20,230,11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채권의 지연손해금을 별도로 등기부에 기재하지 않았을 경우,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가 등기부에 기재된 약정이자에 한정되는지 여부(소극) [2]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구상권의 범위 내에서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가 변제자에게 이전하는지 여부(적극) [3] 근저당권자인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와 제1 대출 약정을 체결하면서 乙 회사에 근저당권부 질권을 설정해 주었고, 그 후 丙 주식회사가 甲 회사 등과 제2 대출 약정을 체결하면서, 甲 회사를 대신하여 乙 회사에 제1 대출 약정 채무 잔액을 대위변제하고 乙 회사로부터 근저당권부 질권을 이전받았는데, 근저당권의 목적 부동산이 임의경매절차에서 매각되어 丙 회사가 근저당권부 질권자로서 배당받게 되자, 후순위 근저당권부 질권자인 丁 등이 丙 회사를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丙 회사가 이전받은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은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의하여 소멸하는 제1 대출 약정 채권이고, 丙 회사의 구상금 채권을 초과하여 근저당권부 질권이 甲 회사의 丙 회사에 대한 채무인 제2 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355조의 규정에 의하여 권리질권에 준용되는 민법 제334조 전문은 ‘질권은 원본, 이자, 위약금, 질권실행의 비용, 질물보존의 비용 및 채무불이행 또는 질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의 채권을 담보한다.’고 정하고 있다. 부동산등기법 제76조 제1항은 등기관이 민법 제348조에 따라 저당권부 채권에 대한 질권의 등기를 할 때에는 부동산등기법 제48조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채권액 또는 채권최고액, 채무자의 성명 또는 명칭과 주소 또는 사무소 소재지, 변제기와 이자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용’을 기록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채권의 지연손해금을 등기사항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채권의 지연손해금을 별도로 등기부에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가 등기부에 기재된 약정이자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 [2] 채무자를 위하여 변제한 자는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다(민법 제480조 제1항).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구상권의 범위 내에서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한다. [3] 근저당권자인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와 제1 대출 약정을 체결하면서 乙 회사에 근저당권부 질권을 설정해 주었고, 그 후 丙 주식회사가 甲 회사 등과 제2 대출 약정을 체결하면서, 甲 회사를 대신하여 乙 회사에 제1 대출 약정 채무 잔액을 대위변제하고 乙 회사로부터 근저당권부 질권을 이전받았는데, 근저당권의 목적 부동산이 임의경매절차에서 매각되어 丙 회사가 근저당권부 질권자로서 배당받게 되자, 후순위 근저당권부 질권자인 丁 등이 丙 회사를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丙 회사는 甲 회사를 위하여 제1 대출 약정 채무 잔액을 乙 회사에 대위변제함으로써 채무자 甲 회사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하였고, 그 범위에서 종래 乙 회사가 가지고 있던 제1 대출 약정 채권과 담보에 관한 권리가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丙 회사에 이전하므로, 丙 회사가 이전받은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은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의하여 소멸하는 제1 대출 약정 채권이고, 丙 회사의 구상금 채권을 초과하여 근저당권부 질권이 甲 회사의 丙 회사에 대한 채무인 제2 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고 볼 근거가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334조, 제355조, 부동산등기법 제76조 제1항 / [2] 민법 제480조 제1항 / [3] 민법 제48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151조, 제154조 제1항
[2]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5다11009 판결(공1997하, 3783)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동 담당변호사 이종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위드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전용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1. 13. 선고 (인천)2020나11337, 1134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은 제1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가, 나, 다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무자 소외인으로부터 2007. 12. 17. 채권최고액 52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2008. 2. 27. 채권최고액 195,000,000원의 근저당권(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이라 한다)을 설정받고,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주식회사 어니언자산관리(이하 ‘어니언자산관리’라 한다)는 2015. 4. 15.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을 취득하고, 그 근저당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어니언자산관리는 2015. 4. 15. 주식회사 제이비우리캐피탈(이하 ‘제이비우리캐피탈’이라 한다)로부터 470,000,000원을 약정이자율 연 7%, 지연배상금률 연 16.5%, 상환기간 1년으로 정하여 대출받는 일반대출약정(이하 ‘제1 대출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어니언자산관리는 제이비우리캐피탈에 채권액 520,000,000원의 근저당권부 질권과 채권액 195,000,000원의 근저당권부 질권(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이라 한다)을 설정하여 주고 그 부기등기를 마쳤는데, 당시 등기부에는 연 7%의 약정이자만 기재되었고, 지연손해금은 기재되지 않았다. 어니언자산관리는 2015. 4. 20. 소외인에게 이러한 내용의 질권설정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그 무렵 소외인에게 통지가 도달하였다. 다. 피고는 2016. 5. 30. 어니언자산관리 등에 300,000,000원을 이자율 연 25.2%, 연체이율 연 27.9%, 대부기간 만료일 2016. 10. 30.로 정하여 대출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제2 대출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6. 5. 31. 어니언자산관리를 대신하여 제이비우리캐피탈에 제1 대출 약정 채무 잔액 300,000,000원을 변제하고, 제이비우리캐피탈로부터 2016. 5. 31. 자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여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을 이전받은 다음 그 부기등기를 마쳤다. 제이비우리캐피탈은 피고에게 ‘대위변제에 따라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 및 그 권리 일체를 이전함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 제이비우리캐피탈은 2016. 7. 8. 소외인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근저당권부 질권 및 채권양도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그 무렵 통지가 소외인에게 도달하였다. 라. 이 사건 부동산은 2018. 10. 1.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서 매각되었다. 피고는 2019. 3. 8. 임의경매절차에서 "청구채권액: 533,442,739원[원금 300,000,000원 + 이자 233,442,739원(원금에 대한 2016. 5. 30.부터 2019. 3. 13.까지 연 27.9%)]"으로 기재한 채권계산서를 제출하였고, 그 배당절차에서 1순위 근저당권의 근저당권부 질권자로서 520,000,000원, 2순위 근저당권의 근저당권부 질권자로서 13,442,739원을 배당받았다. 마.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후순위 근저당권부 질권자인 원고들은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에 대한 배당액에 관하여 이의를 한 후 이 사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에 관하여 등기부에 7%의 약정이율만 기재되어 있으므로, 질권을 이전받은 피고는 약정이율 범위 내에서만 우선변제권이 있고, 이를 넘는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는 우선변제를 받을 수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법 제355조의 규정에 의하여 권리질권에 준용되는 민법 제334조 전문은 ‘질권은 원본, 이자, 위약금, 질권실행의 비용, 질물보존의 비용 및 채무불이행 또는 질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의 채권을 담보한다.’고 정하고 있다. 부동산등기법 제76조 제1항은 등기관이 민법 제348조에 따라 저당권부 채권에 대한 질권의 등기를 할 때에는 부동산등기법 제48조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채권액 또는 채권최고액, 채무자의 성명 또는 명칭과 주소 또는 사무소 소재지, 변제기와 이자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용’을 기록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채권의 지연손해금을 등기사항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채권의 지연손해금을 별도로 등기부에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가 등기부에 기재된 약정이자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는 어니언자산관리 등과 제2 대출 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제1 대출 약정 채무의 대위변제에 따른 변제자대위권 등과 더불어 제2 대출 약정에 따른 채권도 행사할 수 있다. 피고가 이 사건 배당절차에서 제출한 채권계산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배당절차에서 제2 대출 약정에 따른 채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질권설정 합계액인 715,000,000원(= 520,000,000원 + 195,000,000원)을 한도로, 피담보채권인 제2 대출 약정 채권 원금 300,000,000원과 이에 대한 약정이율에 의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 나.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1) 채무자를 위하여 변제한 자는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다(민법 제480조 제1항).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구상권의 범위 내에서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한다(대법원 1997. 11. 14. 선고 95다11009 판결 등 참조). (2) 피고는 어니언자산관리를 위하여 제1 대출 약정 채무 잔액 300,000,000원을 제이비우리캐피탈에 대위변제함으로써 채무자 어니언자산관리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하였고, 그 범위에서 종래 제이비우리캐피탈이 가지고 있던 제1 대출 약정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피고에게 이전한다. 피고가 이전받은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은 위 구상금 채권액을 담보하는 범위 내에서 유효하고 그 피담보채권은 원채권, 즉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의하여 소멸하는 제1 대출 약정 채권이다. (3) 피고의 구상금 채권을 초과하여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이 어니언자산관리의 피고에 대한 채무인 제2 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다만 피고와 어니언자산관리 사이에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으로 제2 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면 이를 등기 유용의 합의로 볼 여지는 있으나,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그러한 합의의 존부나 효력 등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4)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이 구상금 채권을 초과하여 제2 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하는 근거에 대해 주장·증명을 촉구하는 등으로 석명권을 행사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관하여 심리·판단했어야 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별다른 근거 없이 제2 대출 약정에 따른 채권이 이 사건 각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단정하여, 피고에게 제2 대출 약정에 따른 채권 전액을 배당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변제자대위로 취득하는 담보권의 피담보채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상고이유는 정당하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 이흥구 오석준(주심)
233,567
소유권말소등기
2022다266874
20,230,11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甲이 乙 앞으로 마쳐준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제1심과 항소심 모두 승소하였으나 상고심 계속 중 소를 취하하였는데, 그 후 재차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부동산 가액 상당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를 변경한 사안에서, 乙이 원인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거부하고 있을 뿐인데도 甲의 소유권이 침해되어 부동산 가액 상당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아 그 금액의 배상을 명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甲이 乙 앞으로 마쳐준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제1심과 항소심 모두 승소하였으나 상고심 계속 중 소를 취하하였는데, 그 후 재차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부동산 가액 상당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를 변경한 사안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생긴 재산상 불이익, 즉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므로, 부동산 교환가치 전액이 甲의 손해가 되려면 乙의 행위 때문에 부동산이 멸실되거나 甲이 소유권을 잃는 등의 결과가 사회통념상 현실적으로 발생해야 하는데, 양자 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터 잡은 등기가 무효이므로, 甲이 부동산 소유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이상 乙 앞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로 인하여 어떠한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니며, 재소금지의 효과는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 같은 소송물에 관하여 다시 소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일 뿐 실체상의 권리는 소멸하지 않으므로, 甲이 종전 소송을 취하함에 따라 원인무효인 乙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소송을 통해 강제할 수 없을 뿐 부동산 소유권은 계속 甲에게 남아 있고, 乙이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할 경우에 비로소 甲이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는데도, 이와 달리 乙이 원인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거부하고 있을 뿐인데도 甲의 소유권이 침해되어 부동산 가액 상당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아 그 금액의 배상을 명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민법 제393조, 제763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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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플러스 담당변호사 박동식 외 2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22. 8. 9. 선고 2021나11323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 앞으로 ① 2010. 8. 26. 충남 서천군 (주소 1 생략) 전 109㎡ 외 8필지에 관하여 같은 해 8. 20. 매매를 원인으로, ② 2013. 3. 20. 충남 서천군 (주소 2 생략) 임야 415㎡ 외 23필지의 각 219977/390051 지분에 관하여 같은 해 3. 18. 매매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이하 위 각 토지와 토지의 지분을 통틀어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 원고가 위와 같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실제 원인은 매매가 아니라 피고와의 명의신탁 약정이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에 의한 것으로 무효임을 주장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이하 ‘종전 소송’이라고 한다)를 제기하고 제1심과 항소심 모두 승소하였다. 원고는 종전 소송 상고심 계속 중 소를 취하하였다. 다. 원고는 재차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소 제기가 재소금지 규정(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을 위반했다고 항변하자,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가액 상당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를 변경하였다. 2.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지는 않았지만 제1심에서부터 줄곧 이 사건 부동산의 반환을 거부하여 불법영득의사를 드러냄으로써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했으므로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부동산 가액 상당 배상을 명하였다. 3.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 가액 상당 손해를 입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생긴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한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3307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부동산 교환가치 전액이 원고의 손해가 되려면, 피고의 행위 때문에 이 사건 부동산이 멸실되거나 원고가 소유권을 잃는 등의 결과가 사회통념상 현실적으로 발생해야 한다. 나. 양자 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터 잡은 등기가 무효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 소유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이상 피고 앞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로 인하여 어떠한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97864 판결 참조). 다. 재소금지의 효과는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 같은 소송물에 관하여 다시 소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일 뿐 실체상의 권리는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1989. 7. 11. 선고 87다카2406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종전 소송을 취하함에 따라 원인무효인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소송을 통해 강제할 수 없을 뿐이고, 이 사건 부동산 소유권은 계속 원고에게 남아 있다.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할 경우에 비로소 원고가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4. 이처럼 피고가 원인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거부하고 있을 뿐인데도 원심은 원고의 소유권이 침해되어 이 사건 부동산 가액 상당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아 그 금액의 배상을 명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소유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33,577
수사기관의압수수색처분에대한준항고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수사기관의 압수·수색처분에 대한 준항고 사건]
2022모1566
20,230,112
대법원
형사
결정
[1] 형사소송법 제417조에서 규정한 준항고 절차의 취지와 내용 / 피압수자는 준항고인의 지위에서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특정하고 준항고취지를 명확히 하여 청구의 내용을 서면으로 기재한 다음 관할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준항고인이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법원이 취해야 할 조치 [2]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른 준항고 절차의 법적 성격(=항고소송의 일종) / 준항고인이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한 수사기관을 제대로 특정하지 못하거나 준항고인이 특정한 수사기관이 해당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준항고를 배척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대한 사후적 통제수단 및 피압수자의 신속한 구제절차로 준항고 절차를 마련하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압수 등에 관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17조). 피압수자는 준항고인의 지위에서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특정하고 준항고취지를 명확히 하여 청구의 내용을 서면으로 기재한 다음 관할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18조). 다만 준항고인이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석명권 행사 등을 통해 준항고인에게 불복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특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2]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른 준항고 절차는 항고소송의 일종으로 당사자주의에 의한 소송절차와는 달리 대립되는 양 당사자의 관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준항고인이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한 수사기관을 제대로 특정하지 못하거나 준항고인이 특정한 수사기관이 해당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준항고를 쉽사리 배척할 것은 아니다.
[1] 형사소송법 제417조, 제418조,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 [2] 형사소송법 제417조, 제418조,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2] 대법원 1991. 3. 28. 자 91모24 결정(공1991, 1324), 대법원 2022. 11. 8. 자 2021모3291 결정
【재항고인】 재항고인 【재항고대리인】 법무법인 평안 담당변호사 이상원 외 1인 【원심결정】 서울중앙지법 2022. 7. 14. 자 2021보12 결정 【주 문】 원심결정 중 2021. 9. 10. 및 2021. 11. 15. 한 각 압수·수색 처분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대한 사후적 통제수단 및 피압수자의 신속한 구제절차로 준항고 절차를 마련하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압수 등에 관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17조). 피압수자는 준항고인의 지위에서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특정하고 준항고취지를 명확히 하여 청구의 내용을 서면으로 기재한 다음 관할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18조). 다만 준항고인이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석명권 행사 등을 통해 준항고인에게 불복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특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나.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른 준항고 절차는 항고소송의 일종으로 당사자주의에 의한 소송절차와는 달리 대립되는 양 당사자의 관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91. 3. 28. 자 91모24 결정, 대법원 2022. 11. 8. 자 2021모3291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준항고인이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한 수사기관을 제대로 특정하지 못하거나 준항고인이 특정한 수사기관이 해당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준항고를 쉽사리 배척할 것은 아니다. 2. 원심 판시 ‘이 사건 각 자료 중 PC 저장장치 제외’ 부분, ‘그 외 나머지 처분’ 부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수사처’라고 한다) 검사가 준항고인이 사용하던 검찰 내부망인 ○○○○ 쪽지·이메일·메신저 내역,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의 사건검색조회, 판결문검색조회 자료(‘이 사건 각 자료 중 PC 저장장치 제외’ 부분)에 대하여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였다는 전제하에 그 압수·수색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위 자료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21형제44914호 사건에 관하여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으로 압수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준항고인의 이 부분 청구를 기각하였다. 또한 원심은 원심 판시 ‘그 외 나머지 처분’ 부분과 관련하여 준항고인을 압수·수색영장 대상자로 하여 어떠한 물건에 대한 압수·수색 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거나 부족하다고 보고 준항고인의 이 부분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나타난 원심의 진행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조치는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준항고인은 원심법원에 제출한 준항고청구서에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당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지 못하였고 참여를 위한 통지조차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준항고 절차에서 압수·수색 처분의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준항고취지를 ‘수사처 소속 검사들이 2021. 9. 초순경부터 2021. 11. 30.까지 사이에 피의자(준항고인)를 대상으로 실시한 압수·수색 처분 중 피의자에 대한 통지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피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아니한 압수·수색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라고 기재하였다. 2) 준항고인이 참여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처분에 불복하는 경우, 준항고인으로서는 불복하는 압수·수색 처분을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제3자가 보관하고 있는 전자정보에 대하여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그 전자정보의 내용에 관하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의 법익 귀속주체로서 해당 전자정보에 관한 전속적인 생성·이용 등의 권한을 보유·행사하는 실질적 피압수자이자 피의자인 준항고인에게 통지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3) 사정이 그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준항고취지에 압수·수색 처분의 주체로 기재된 수사기관뿐만 아니라 준항고취지에 기재된 기간에 실제로 압수·수색 처분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수사기관, 사건을 이첩받는 등으로 압수·수색의 결과물을 보유하고 있는 수사기관 등의 압수·수색 처분에 대하여도 준항고인에게 석명권을 행사하는 등의 방식으로 불복하는 압수·수색 처분을 개별적,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4) 나아가 특정된 각 압수·수색 처분을 한 수사기관과 준항고취지에 기재된 수사기관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준항고인에게 준항고취지의 보정을 요구하는 등 절차를 거쳐 이를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준항고취지를 보다 명확히 한 다음, 해당 압수·수색 처분이 위법한지 여부를 충실하게 심리, 판단하여야 한다. 준항고인이 준항고취지에서 압수·수색 처분을 한 주체로 지정한 수사처 검사가 압수·수색 처분을 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준항고를 배척할 것은 아니다. 5) 원심이 수사처 검사에 대하여 2021. 12. 13.에 이어 2022. 1. 19. 거듭 준항고인을 피의자로 하여 집행된 압수·수색 처분의 내역을 제출하도록 석명하였지만, 수사처 검사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그러던 중 원심결정 전 2022. 5. 4. 본안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합326호)에 관하여 공소가 제기되었다. 실제로 이 사건의 본안 사건 수사기록 목록을 보면, 준항고인이 주장한 바와 같이 수사처 및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준항고인을 피의자로 하여 집행한 압수·수색영장 내역이 여럿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위나 전후 사정을 보면, 원심으로서는 당사자에 대한 석명과 동시에 본안 사건의 진행경과를 지켜보면서 준항고인으로 하여금 수사기록 목록 등과 같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여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준항고인이 압수·수색 처분의 주체로 지정한 수사처 검사가 압수·수색 처분을 한 사실이 없다거나 준항고인을 압수·수색영장 대상자로 하여 어떠한 물건에 대한 압수·수색 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준항고인의 이 부분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준항고 대상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2021. 11. 15. 한 압수·수색 처분에 관한 주장(원심 판시 ‘이 사건 각 자료 중 PC 저장장치’ 부분)에 대한 판단 원심은, 이 부분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과정에서 준항고인에게 사전 통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더라도 그 집행 과정에서 준항고인이 사용한 PC 저장장치가 발견된 이후에는 준항고인과 변호인에게 사실상 참여권이 보장되었으므로, 이 부분 압수·수색 절차 전체를 위법하게 할 정도의 중대한 위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없지 아니하나, 실제 영장 집행 과정에서 준항고인 측에 참여권이 보장된 이상 그 절차 위반행위가 압수·수색 절차 전체를 위법하게 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부분에 대한 원심의 판단에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을 위반함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결정 중 2021. 9. 10. 및 2021. 11. 15. 한 각 압수·수색 처분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천대엽
233,583
업무상과실치상[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성립요건에 대한 사건]
2022도11163
20,230,11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및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 증명해야 할 사실 /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 증명해야 할 내용과 증명의 정도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예견하지 못하였거나 결과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회피하지 못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하고,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평균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 사고 당시의 일반적 의학의 수준과 의료 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과실의 존재는 물론 그러한 업무상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한 점에 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설령 의료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상해·사망 등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검사가 공소사실에 기재한 바와 같은 업무상과실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의 존재 또는 그 업무상과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였다면, 의료행위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의사의 업무상과실을 추정하거나 단순한 가능성·개연성 등 막연한 사정을 근거로 함부로 이를 인정할 수는 없다.
형법 제268조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도2710 판결(공1996하, 3632),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1도3292 판결(공2003상, 656),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102 판결,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도3450 판결,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4도6540 판결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고도 담당변호사 이용환 외 6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22. 8. 18. 선고 2021노20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2019. 7. 29. 17:30경 의사로서 환자인 피해자의 어깨부위에 주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손·주사기·환자의 피부를 충분히 소독하는 등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주사부위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감염시켜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견관절, 극상근 및 극하근의 세균성 감염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2. 원심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맨손 주사 또는 알코올 솜 미사용·재사용 등의 사실이 인정되지는 않으나, 피고인이 시행한 주사치료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피고인의 시술과 피해자의 상해 발생 및 그 관련성, 시기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관련 법리 1)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예견하지 못하였거나 결과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회피하지 못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하고,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평균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 사고 당시의 일반적 의학의 수준과 의료 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도2710 판결,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1도3292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102 판결 등 참조).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이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도3450 판결,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4도6540 판결 등 참조). 2) 그러므로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과실의 존재는 물론 그러한 업무상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한 점에 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설령 의료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상해·사망 등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검사가 공소사실에 기재한 바와 같은 업무상과실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의 존재 또는 그 업무상과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였다면, 의료행위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의사의 업무상과실을 추정하거나 단순한 가능성·개연성 등 막연한 사정을 근거로 함부로 이를 인정할 수는 없다. 나. 판단 1)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시행한 주사치료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되나,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주사치료 과정에서 피고인이 맨손으로 주사하였다거나 알코올 솜의 미사용·재사용, 오염된 주사기의 사용 등 비위생적 조치를 취한 사실에 대한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은 피고인의 업무상과실로 평가될 만한 행위의 존재나 업무상과실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주사치료와 피해자의 상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등의 사정만을 이유로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은 물론 그것과 피해자의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까지도 쉽게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에서 ‘업무상과실’의 인정 기준과 증명책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3,573
채권압류및전부명령
2022마6107
20,230,112
대법원
민사
결정
[1] 집행채권에 대한 압류가 집행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한 채권압류명령의 집행장애사유가 되는지 여부(소극) 및 이는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체납자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집행채권자의 채권자가 집행채권에 대하여 한 압류 또는 가압류, 처분금지가처분이 집행장애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는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체납자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 전부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으나 확정되기 전 즉시항고 절차 단계에서 집행채권이 압류되는 등으로 집행장애사유가 발생한 경우, 항고법원이 취할 조치(=전부명령을 직권으로 취소)
[1] 채권압류명령은 집행채권의 현금화나 만족적 단계에 이르지 아니하는 보전적 처분으로서 집행채권에 대한 압류의 효력에 반하지 않으므로, 집행채권에 대한 압류는 집행채권자가 그 채무자를 상대로 한 채권압류명령의 집행장애사유가 될 수 없고, 이는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체납자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집행채권자의 채권자가 집행권원에 표시된 집행채권을 압류 또는 가압류,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경우에는 압류 등의 효력으로 집행채권자의 추심, 양도 등의 처분행위와 채무자의 변제가 금지되고 이에 위반되는 행위는 집행채권자의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므로 집행기관은 압류 등이 해제되지 않는 한 집행할 수 없는 것이니 이는 집행장애사유에 해당하고,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체납자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체납자의 양도 등의 처분행위와 해당 채무자의 변제가 금지되므로(국세징수법 제43조 참조), 집행장애사유에 해당한다. 한편 집행법원은 강제집행의 개시나 속행에 있어서 집행장애사유에 대하여 직권으로 그 존부를 조사하여야 한다. 집행개시 전부터 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집행의 신청을 각하 또는 기각하여야 하고, 만일 집행장애사유가 존재함에도 간과하고 강제집행을 개시한 다음 이를 발견한 때에는 이미 한 집행절차를 직권으로 취소하여야 한다. 그리고 집행개시 당시에는 집행장애사유가 없었더라도 집행 종료 전 집행장애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만족적 단계에 해당하는 집행절차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전부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으나 확정되기 전 즉시항고 절차 단계에서 집행채권이 압류되는 등으로 집행장애사유가 발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고법원은 전부명령을 직권으로 취소하여야 한다.
[1] 민사집행법 제223조, 제227조, 국세징수법 제52조 / [2] 민사집행법 제3조, 제223조, 제227조, 제229조, 국세징수법 제43조
[1][2] 대법원 2000. 10. 2. 자 2000마5221 결정(공2000하, 2373),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6다205915 판결(공2016하, 1612)
【재항고인, 채무자】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 담당변호사 강정완 외 8인) 【상대방, 채권자】 채권자 【원심결정】 서울중앙지법 2022. 5. 26. 자 2020라1232 결정 【주 문】 원심결정 중 전부명령을 인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대한 제1심결정을 취소하며 채권자의 전부명령 신청을 기각한다. 나머지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채권자와 채무자(재항고인) 사이의 광주지방법원 2019가합59924호 대여금 소송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기하여 제1심법원 소속 사법보좌관이 2020. 11. 10. 주식회사 우리은행을 제3채무자로 하는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발령한 사실, 채무자는 이의신청의 취지가 담긴 즉시항고를 하였고 제1심법원은 2020. 12. 9. 사법보좌관의 위 처분을 인가하는 제1심결정을 한 사실, 광산세무서는 2022. 4. 12.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이 사건 집행채권을 압류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광산세무서의 압류는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 이후에 발생한 것이어서 위 압류만으로는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0. 자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 중 신탁재산에 해당하는 판시 예금 채권에 대한 부분을 인가하고, 나머지 부분을 취소하는 내용으로 제1심결정을 변경하였다. 2. 채권압류명령을 인가한 부분에 관한 판단 채권압류명령은 집행채권의 현금화나 만족적 단계에 이르지 아니하는 보전적 처분으로서 집행채권에 대한 압류의 효력에 반하지 않으므로, 집행채권에 대한 압류는 집행채권자가 그 채무자를 상대로 한 채권압류명령의 집행장애사유가 될 수 없고(대법원 2000. 10. 2. 자 2000마5221 결정,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6다205915 판결 참조), 이는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체납자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광산세무서의 압류는 집행채권자가 그 채무자를 상대로 한 채권압류명령의 집행장애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원심이 판시 예금 채권에 대한 채권압류명령을 인가한 것은 정당하다. 3. 전부명령을 인가한 부분에 관한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 중 전부명령을 인가한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집행채권자의 채권자가 집행권원에 표시된 집행채권을 압류 또는 가압류,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경우에는 압류 등의 효력으로 집행채권자의 추심, 양도 등의 처분행위와 채무자의 변제가 금지되고 이에 위반되는 행위는 집행채권자의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므로 집행기관은 압류 등이 해제되지 않는 한 집행할 수 없는 것이니 이는 집행장애사유에 해당하고(대법원 2000. 10. 2. 자 2000마5221 결정,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6다205915 판결 참조),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체납자의 채무자에 대한 집행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체납자의 양도 등의 처분행위와 해당 채무자의 변제가 금지되므로(국세징수법 제43조 참조), 집행장애사유에 해당한다. 한편 집행법원은 강제집행의 개시나 속행에 있어서 집행장애사유에 대하여 직권으로 그 존부를 조사하여야 한다. 집행개시 전부터 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집행의 신청을 각하 또는 기각하여야 하고, 만일 집행장애사유가 존재함에도 간과하고 강제집행을 개시한 다음 이를 발견한 때에는 이미 한 집행절차를 직권으로 취소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0. 2. 자 2000마5221 결정,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6다205915 판결 참조). 그리고 집행개시 당시에는 집행장애사유가 없었더라도 집행 종료 전 집행장애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만족적 단계에 해당하는 집행절차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전부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으나 확정되기 전 즉시항고 절차 단계에서 집행채권이 압류되는 등으로 집행장애사유가 발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고법원은 전부명령을 직권으로 취소하여야 한다. 나.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채권압류명령과 전부명령을 동시에 신청하더라도 압류명령과 전부명령은 별개로서 그 적부는 각각 판단하여야 하고, 광산세무서가 전부명령이 확정되기 전 즉시항고 절차 단계에서 집행채권을 압류한 것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한 전부명령의 집행장애사유에 해당하므로, 비록 재항고인이 위와 같은 집행장애사유가 있다는 것을 당초에 즉시항고사유로 삼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으로서는 제1심의 전부명령을 취소하고 채권자의 전부명령신청을 기각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 예금계좌에 관한 예금 채권 부분에 대한 전부명령을 인가하였으므로, 원심판단에는 민사집행법상 집행장애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결정 중 전부명령을 인가한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이 부분에 대한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채권자의 전부명령 신청을 기각하며, 나머지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4,725
이사선임처분취소
2022두55958
20,230,112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학교법인의 정식이사 후보자 추천을 위해 전·현직 정식이사로 구성된 협의체의 구성원 중 해당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것으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인정한 사람 등이 있는 경우, 위 전·현직이사협의체에 추천하도록 하는 후보자 수가 전체 후보자 수의 과반수 미만이 되도록 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학교법인의 정식이사 선임을 심의하려는 경우 전·현직이사협의체로부터 후보자 추천의견을 청취하도록 한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9조의6 제4항 제1호의 규정 취지 및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이사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제출·청취의 절차와 방법을 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지는지 여부(적극)
[1]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의3 제1항은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에 대하여 임시이사 선임사유가 해소되었다고 인정할 때에 관할청이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사(이하, 임시이사에 대비하여서는 ‘정식이사’라 한다)를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2020. 9. 25. 대통령령 제31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6 제4항 제1호, 제5항 제1호 (라)목에 따르면,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정식이사 선임을 심의하려는 경우, 해당 학교법인의 일정한 전·현직 정식이사로 구성된 협의체(이하 ‘전·현직이사협의체’라 한다) 등으로부터 정식이사 후보자 추천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이 경우 구체적인 의견 제출·청취의 절차 및 방법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정하되, 전·현직이사협의체의 구성원 중 해당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것으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인정한 사람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전·현직이사협의체에 추천하도록 하는 후보자 수가 전체 후보자 수의 과반수 미만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2]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학교법인의 정식이사 선임을 심의하려는 경우 해당 학교법인의 일정한 전·현직 정식이사로 구성된 협의체(이하 ‘전·현직이사협의체’라 한다)로부터 후보자 추천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구 사립학교법 시행령(2020. 9. 25. 대통령령 제31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6 제4항 제1호]. 이는 종전 정식이사들이 위 단체를 통하여 수렴된 의견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교법인의 설립목적을 승계하였다고 볼 수 있는 종전 정식이사들의 의견 제출권을 보장하려는 데 취지가 있다. 다만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학교법인의 정상화를 위한 심의 주체로서 이사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제출·청취의 절차 및 방법을 정할 수 있으므로(위 시행령 제9조의6 제4항, 제5항), 합리적인 범위에서 그 절차와 방법을 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지고 있다.
[1]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의3 제1항,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2020. 9. 25. 대통령령 제31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6 제4항 제1호, 제5항 제1호 (라)목 / [2]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의3 제1항,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2020. 9. 25. 대통령령 제31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6 제4항, 제5항, 행정소송법 제2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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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인철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교육부장관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배진재 외 1인)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 ○○학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디.엘.에스 담당변호사 강지훈 외 6인) 【참가행정청】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8. 17. 선고 2021누4330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사 후보자 과반수 추천 관련 위법 여부(제1상고이유, 제2상고이유 일부)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의3 제1항은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에 대하여 임시이사 선임사유가 해소되었다고 인정할 때에 관할청이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사(이하, 임시이사에 대비하여서는 ‘정식이사’라 한다)를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2020. 9. 25. 대통령령 제31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6 제4항 제1호, 제5항 제1호 (라)목에 따르면,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정식이사 선임을 심의하려는 경우, 해당 학교법인의 일정한 전·현직 정식이사로 구성된 협의체(이하 ‘전·현직이사협의체’라 한다) 등으로부터 정식이사 후보자 추천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이 경우 구체적인 의견 제출·청취의 절차 및 방법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정하되, 전·현직이사협의체의 구성원 중 해당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것으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인정한 사람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전·현직이사협의체에 추천하도록 하는 후보자 수가 전체 후보자 수의 과반수 미만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참가행정청은 위 법령에 따라 전·현직이사협의체 구성원 가운데 학교의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이 포함되어 있음을 이유로 전·현직이사협의체에 대하여 전체 정식이사 후보자 수의 과반수 미만에 해당하는 후보자 추천의견을 제출하도록 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참가행정청의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할 수 있고, 상고이유와 같이 중대한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증명책임의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이사 후보자 연명 추천 관련 위법 여부(제2상고이유 나머지 일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행정청이 학교법인의 정식이사 선임을 심의하려는 경우 전·현직이사협의체로부터 후보자 추천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위 시행령 제9조의6 제4항 제1호). 이는 종전 정식이사들이 위 단체를 통하여 수렴된 의견을 참가행정청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교법인의 설립목적을 승계하였다고 볼 수 있는 종전 정식이사들의 의견 제출권을 보장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다만 참가행정청은 학교법인의 정상화를 위한 심의 주체로서 이사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제출·청취의 절차 및 방법을 정할 수 있으므로(위 시행령 제9조의6 제4항, 제5항), 합리적인 범위에서 그 절차와 방법을 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지고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은 (대학교명 생략)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서 (대학교명 생략) 총장이던 소외인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이사회 구성원들이 총장에 반대하는 측과 그렇지 않은 측으로 양분되는 바람에 학교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어 이것이 임시이사 체제가 장기화된 하나의 원인이 되었던 사정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쟁양상에서 전·현직이사협의체가 다수결로 정식이사 후보자 추천의견을 제출하도록 하고 이것이 정식이사 임명으로 이어진다면, 전·현직이사협의체의 소수파는 정식이사 후보자 추천의견 제출 기회를 누릴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되어 공평한 분쟁해결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참가행정청이 전·현직이사협의체로 하여금 구성원들의 연명으로 정식이사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한 조치의 합리성을 수긍할 수 있고, 나아가 참가행정청은 전·현직이사협의체가 구성원들의 연명으로 후보자 추천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자 전·현직 정식이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정식이사 후보자 추천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였으므로, 종전 정식이사들의 후보자 추천의견 제출 기회를 부당하게 제약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한 원심 결론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와 같이 전·현직이사협의체의 추천권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추천 후보자 수 배정의 위법 여부(제3상고이유) 참가행정청은 정식이사 선임 심의에 앞서 전·현직 정식이사들뿐만 아니라, 학내구성원, 관할청, 개방이사추천위원회 등에 각 일정 수의 후보자 추천의견을 제출하도록 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참가행정청의 조치에 관련 법령을 위반하였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할 수 있고, 상고이유와 같이 정식이사 후보자 추천권에 관한 법리오해 등 위법이 없다. 4. 재심의 요청 관련 위법 여부(제4상고이유) 원고들은 제1 내지 3상고이유와 같이 참가행정청의 심의에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할청이 참가행정청에 재심의 요구를 하도록 신청하였음에도 관할청이 이를 거부한 채 이 사건 정식이사 선임처분으로 나아간 조치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이를 배척하였다. 참가행정청의 심의에 원고들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을 뿐만 아니라, 설령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행정청의 심의는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므로 관할청이 이미 참가행청청의 심의가 적법하다고 인정하여 정식이사 선임처분을 한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주장과 같은 위법사유를 이유로 관할청이 한 정식이사 선임처분을 다툴 수 있다. 관할청이 참가행정청에 대하여 재심의를 요구하지 아니한 것 자체가 이 사건 정식이사 선임처분의 위법사유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와 같이 재심의 신청권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4,267
채권조사확정재판에대한이의의소
2021나2024972
20,230,113
선고
서울고법
민사
판결 : 확정
보증보험사인 甲 주식회사가 乙의 연대보증 아래 丙 주식회사와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을 체결한 다음, 그 약정에 기초하여 丙 회사와 사이에 丙 회사가 丁 주식회사와 특정 솔루션 라이선스를 공급하는 계약(주계약)을 체결하면서 납부하기로 한 계약보증금에 관하여 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丙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丁 회사가 주계약에서 정한 ‘丙 회사에 대하여 파산, 회사정리 등 절차가 진행된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근거로 주계약의 해제를 통지하고 甲 회사에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자, 甲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乙을 상대로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한 사안에서, 주계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상태에 있었으므로 위 조항에 근거한 해제통지는 효력이 없고, 주계약의 해제를 전제로 하는 연대보증채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 사례
보증보험사인 甲 주식회사가 乙의 연대보증 아래 丙 주식회사와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을 체결한 다음, 그 약정에 기초하여 丙 회사와 사이에 丙 회사가 丁 주식회사와 특정 솔루션 라이선스를 공급하는 계약(주계약)을 체결하면서 납부하기로 한 계약보증금에 관하여 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丙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丁 회사가 주계약에서 정한 ‘丙 회사에 대하여 파산, 회사정리 등 절차가 진행된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근거로 주계약의 해제를 통지하고 甲 회사에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자, 甲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乙을 상대로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한 사안이다.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계약의 해제·해지권 발생 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이하 ‘도산해제조항’이라 한다)을 두는 경우가 있으나,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 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해제통지의 근거가 된 주계약 조항은 丙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 丁 회사에 주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해제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서 도산해제조항에 해당하는 점, 주계약은 丙 회사가 丁 회사에 특정 솔루션 라이선스를 공급하고 그 라이선스가 계약기간 동안 유지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고, 丁 회사는 丙 회사에 대가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쌍무계약인데, 丙 회사가 공급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으며 계약보증금도 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가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丁 회사의 대금 지급이 있으면 丙 회사가 丁 회사에 이상 없이 솔루션과 라이선스를 공급할 수 있었던 점, 주계약이 장기간의 계약기간을 예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해제통지의 근거가 된 주계약 조항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는 점, 주계약이 존속한다고 하여 丁 회사에 중대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고, 제3자의 이익을 현저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주계약의 존속이 丙 회사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주계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상태에 있었으므로 위 조항에 근거한 해제통지는 효력이 없고, 주계약의 해제를 전제로 하는 연대보증채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 사례이다.
민법 제428조, 제543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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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피항소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자유라이프 담당변호사 김남훈 외 2인) 【피고, 항소인】 피고의 법률상 관리인 피고의 소송수계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율 담당변호사 안창현) 【제1심판결】 서울회법 2021. 6. 9. 선고 2020가합167 판결 【변론종결】 2022. 11. 18. 【주 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0,111,818원 및 그중 16,774,216원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9%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2018. 6. 5. 주식회사 제이씨원(이하 ‘제이씨원’이라 한다)과 보증보험한도거래약정(이하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에 관하여 제이씨원이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증보험 한도거래 약정서제1조(한도거래금액) ① 제이씨원이 원고와 체결하는 모든 보증보험계약의 한도거래금액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도거래금액: 3,000,000,000원 (이하 생략)제4조(손실보상 및 비용부담) ① 제이씨원이 원고가 보증하는 제이씨원의 채무 또는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이하 ‘보험사고’라 합니다) 원고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에는 제이씨원과 보증인(피고)은 지급보험금을 곧 상환하되, 지연될 경우에는 지급보험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갚아야 합니다. ② 제1항의 지연손해금은 지급보험금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일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1년을 365일로 보고 1일 단위로 지체일수를 계산하여 원고가 공시하는 지연손해금 적용이율을 곱하여 산정합니다.제6조(변제 등의 충당순서) ① 제이씨원이나 보증인(피고)이 변제한 금액 또는 회사의 담보권 행사·상계 또는 채권추심을 통하여 회수한 금액이 제이씨원의 채무 전액을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때에는 비용, 지급보험금(원금), 지연손해금의 순서로 충당하기로 합니다. (이하 생략) 나. 제이씨원은 2019. 1. 17. 비씨카드 주식회사(이하 ‘비씨카드’라 한다)와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선스 도입계약’(이하 ‘이 사건 주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주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AI분석 지원 솔루션(SAS Viya) 라이선스 도입계약서제3조(계약기간) ① 계약기간은 2018. 12. 21.부터 2019. 12. 20.(라이선스 기간)까지로 한다. ② 비씨카드가 본 계약의 업무를 중단하지 않고 제8조의 해지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비씨카드와 제이씨원은 2023. 12. 20.까지 동일 조건으로 1년씩 자동 연장한다.제4조(계약 내용)제이씨원은 비씨카드에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물품을 공급하여야 한다. - 계약 목적물: 비씨카드의 AI분석 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솔루션 라이선스 - 상세 내역: 첨부 #1 ‘상세 도입 내역’ 참조제5조(계약 금액 및 대금지급 방법) ① 계약금액은 267,3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한다. ② 제이씨원은 비씨카드에 해당 물품을 공급 완료 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으며, 비씨카드는 세금계산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익월 말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한다.제6조(계약보증금) ① 제이씨원은 본 계약의 이행을 보증하기 위하여 비씨카드에 계약금액의 10/100에 해당하는 26,73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② 전항의 계약보증금은 현금, 자기앞수표, 금융기관의 지급보증서 또는 계약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이하 생략)제8조(계약의 변경 및 해제, 해지) ② 비씨카드는 제이씨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된 경우 본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해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제6조의 계약보증금 전액을 비씨카드에 귀속시키며, 제이씨원은 계약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1. 제이씨원이 본 계약의 이행사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연시키거나 이행하지 않는 경우 2. 제이씨원이 본 계약의 이행 능력이 없다고 비씨카드가 판단한 경우 3. 제이씨원이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 파산, 회사정리 절차가 진행된 경우 (중략) 8. 계약기간 내 계약이행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제이씨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완료할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략) 10. 기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경우 다. 원고는 2019. 1. 17. 제이씨원과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에 기초하여 ‘피보험자 비씨카드, 보험가입금액 26,730,000원, 주계약 AI분석 지원 솔루션 라이선스 도입계약’으로 정한 이행보증계약(이하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행보증보험증권○ 보험계약자: 제이씨원○ 피보험자: 비씨카드○ 보험가입금액: 26,730,000원, 보험료: 267,570원○ 보험기간: 2018. 12. 21.부터 2020. 2. 19.까지○ 보증 내용: 계약보증금 [주계약 내용]○ 계약명: AI분석 지원 솔루션(SAS Viya) 라이선스 도입계약○ 계약기간: 2018. 12. 21.부터 2019. 12. 20.까지○ 계약금액: 267,300,000원○ 계약보증금률: 10% 라. 제이씨원은 2019. 1. 29.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을 하여 2019. 1. 31.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고, 2019. 2. 20.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으며, 2019. 7. 24. 회생계획이 인가된 후 2019. 8. 28.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서울회생법원 2019회합100019호, 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제이씨원은 2019. 2. 7. 비씨카드에 ‘제이씨원이 회생신청을 하여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2019. 1. 31. 제이씨원의 자산 등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을 받았고, 임시적으로 비씨카드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통지를 하였다. 마. 비씨카드는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3호의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2019. 2. 11. 제이씨원에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 통지(이하 ‘이 사건 제1차 해제 통지’라 한다)를 하였고, 2019. 2. 20.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 제3호, 제8호, 제10호 사유를 근거로 재차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 통지(이하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라 하고, 이 사건 제1차 해제 통지와 통틀어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바. 비씨카드는 2019. 6. 28. 제이씨원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원고에 보험금(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2019. 8. 8. 비씨카드에 보험금 26,730,000원을 지급하였다. 사. 한편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 제4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공시한 지연손해금 적용이율은 다음과 같다. 보험금 지급일 다음 날~30일연 6%30일 이후연 9%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3, 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비씨카드가 제이씨원에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를 하였고, 원고에게 제이씨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함에 따라 원고는 비씨카드에 보험금 26,730,000원(이하 ‘이 사건 보험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 및 이 사건 한도거래약정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금 상당의 연대보증채권(이하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이라 한다)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16,774,216원(= 이 사건 보험금 26,730,000원 - 원고가 2020. 8. 31. 일부 변제받았다고 자인하는 9,955,784원)과 ② 이 사건 보험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3,337,602원의 합계 20,111,818원(= 16,774,216원 + 3,337,602원) 및 그중 위 16,774,216원에 대하여 2021. 3.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9%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3호에 기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주계약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19조의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3호(이 사건에서는 해제가 문제 되므로 이하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이라 한다)는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서 정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피고는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 유무에 관한 판단과 별개로, 제3자의 제이씨원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 사건 주계약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정 및 제이씨원에 시정이나 소명의 기회를 주었다는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따른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무효에 따라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따른 이 사건 각 해제 통보의 효력이 없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제조항의 효력 유무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당해 계약의 해제·해지권의 발생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이하 ‘도산해제조항’이라 한다)을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채무자회생법 제1조는 "이 법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9조 제1항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관리인에게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해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민법 제2조는 "권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도산해제조항의 경우 채권자들이 경쟁적으로 강제집행에 나서는 것을 중지시키고 영업을 계속하면서 공정하게 회생을 도모하고자 하는 회생절차에서 특정 채권자가 부당하게 우선권을 관철시키는 것이고, 회생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함으로써 영업을 계속하여 그 수익으로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의도로 회생신청을 하였다고 해도 회생신청 그 자체를 해제·해지의 사유로 삼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채무자회생법 제1조, 제119조 제1항, 민법 제2조, 제103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제1호 또는 채무자회생법 제120조 제3항 본문과 같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산해제조항은 유효이다. 다)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부정하더라도 계약의 상대방은 회생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법정해제·해지권을 행사하여 회생채무자와의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라)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판결은 "쌍방미이행의 쌍무계약의 경우에는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부여한 회사정리법 제103조의 취지에 비추어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을 무효로 보아야 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정리절차개시 이후 종료 시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도산해지조항의 적용 내지는 그에 따른 해지권의 행사가 제한된다는 등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판시함으로써 적어도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도산해제조항을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였다. 마) 별지 ‘관련 국제기구의 입법지침 및 외국 입법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련 국제기구의 입법지침이나 다수의 외국 입법례에서도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제한하고 있다. 3)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주계약이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상태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가)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은 제이씨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 비씨카드에 이 사건 주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해제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서 도산해제조항에 해당한다.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주계약은 아래와 같이 쌍무계약이고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었다. 나) 이 사건 주계약은 제이씨원이 비씨카드에 AI 분석 지원 솔루션(SAS Viya, 이하 ‘이 사건 솔루션’이라 한다) 라이선스(이하 ‘이 사건 라이선스’라 한다)를 공급하고 위 라이선스가 계약기간 동안 유지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고, 비씨카드는 제이씨원에 그에 대한 대가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쌍무계약이다. 제이씨원은 이 사건 라이선스의 공인 배포권자인 한국쌔스소프트웨어 유한회사와 ① 2018. 7. 6.경 SAS PARTNER 프로그램 현지 국가 계약을 체결하였고, ② 2018. 12. 31.경 비씨카드에 대한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 공급에 관한 정품공급 및 기술지원 확약을 체결함으로써 비씨카드에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를 공급할 준비를 모두 마쳤고, 이 사건 주계약에 따라 비씨카드에 납부할 계약보증금도 원고가 발행한 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를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비씨카드의 대금 지급이 있게 되면 비씨카드에 이상 없이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를 공급할 수 있었다. 다) 이 사건 주계약의 계약기간은 2018. 12. 21.부터 2019. 12. 20.까지 1년이고(제3조 제1항), 해지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23. 12. 20.까지 동일 조건으로 1년씩 자동 연장된다는 규정(제3조 제2항)을 두고 있어 장기간의 계약기간을 예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주계약이 장기간의 계약기간을 예정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솔루션과 라이선스는 데이터 분석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것일 뿐이어서 제이씨원의 비씨카드에 대한 이 사건 주계약에 따른 의무의 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에도 비씨카드에 중대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계약이 존속하더라도 비씨카드가 중대한 경제적 손해를 입는다거나 입을 것이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 주계약의 존속으로 제3자의 이익을 현저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마) 한편 이 사건 주계약이 존속하는 경우 제이씨원은 비씨카드로부터 이 사건 주계약에 따른 대금 267,300,000원(제5조 제1항)을 지급받아 이를 회생을 위한 재원으로 삼을 수 있게 되므로, 이 사건 주계약의 존속이 회생채무자인 제이씨원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 제8호, 제10호에 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에 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의 효력 가)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는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이행능력이 없다고 비씨카드가 판단한 경우’를 해제 사유로 정하고 있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해제 사유는 비씨카드의 의사에 따라 이 사건 주계약을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부가한 것으로서 일종의 민법상 순수수의조건에 해당하므로 무효라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수의조건은 조건의 성부가 당사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존하는 조건인데, 그중 전적으로 당사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존하는 수의조건은 순수수의조건으로 언제나 무효가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는 전적으로 비씨카드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이 사건 주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순수수의조건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무효인 위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 2)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 제10호에 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의 효력 가)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는 ‘계약기간 내 계약이행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제이씨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완료할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같은 항 제10호는 ‘기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경우’를 각 해제 사유로 정하고 있다. 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비씨카드의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 공문에 ‘제이씨원의 회생신청 및 제반 상황에 따라 제이씨원이 비씨카드에 이 사건 주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2호, 제8호, 제10호에 따라 해제를 통보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비씨카드는 제이씨원의 회생절차개시신청에 기초하여 제이씨원에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를 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제이씨원의 회생절차개시신청이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 제10호의 해제사유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경우 이 사건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는 취지를 잠탈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계약기간 내에 이행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그의 귀책사유로 이행을 완료할 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오히려 제이씨원에 대한 이 사건 회생절차는 조기종결 되기도 하였다) 등을 고려하여 보면, 비씨카드의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 당시 이 사건 주계약 제8조 제2항 제8호, 제10호의 해제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각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제2차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다. 다. 원고의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추인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제이씨원이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주계약의 이행선택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고, 원고의 회생채권 신고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으므로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추인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무효인 법률행위를 추인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행위로 보기 위하여서는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고 그 행위에 대하여 추인하여야 한다. 한편 추인은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나,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럼에도 진의에 기하여 그 행위의 결과가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관계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법리를 고려하면,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존재함을 알고 그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이에 터 잡은 후속행위를 하였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이전의 법률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거나 적어도 무효임을 의심하면서도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의사로 후속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106607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 11호증, 을 제13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묵시적으로라도 추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2019. 3. 18. 미확정 구상채권 6,223,798,798원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는데, 제이씨원은 2019. 4. 3. 시부인표에 ‘미발생 구상채무이므로 채권은 시인하되, 의결권 부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나) 비씨카드는 2019. 6. 26. 원고에게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9. 7. 2. 제이씨원에 위와 같이 비씨카드로부터 보험금 지급 청구가 접수되었음을 통지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7. 5. 원고에게 유선통화로 위 보험금 지급 청구와 관련하여 이의제기 및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다) 채무자 제이씨원에 대한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① 2019. 7. 24. 자 추완시부인표에 원고의 미발생 구상채권 6,195,748,798원과 구상채권 28,050,000원 합계 6,223,798,798원을 회생채권으로 시인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② 2019. 7. 24. 자로 인가된 회생계획에는 시인한 원고의 회생채권(구상채권) 28,050,000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원고의 미발생 구상채권 6,195,748,798원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권리변경 내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라) 원고는 2019. 8. 8. 비씨카드에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마) 그 이후 개시된 피고 개인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원고는 2019. 11. 5. 확정보증채권 56,638,390원, 미확정보증채권 4,707,561,677원 합계 4,764,200,067원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다. 채무자 피고 개인에 대한 2019. 11. 28. 자 시부인표에 ‘비씨카드 관련 구상채권 27,145,230원은 보증사고 유무 및 채권의 존부에 다툼이 있으므로 일부 부인’이라는 시부인 사유가 기재되어 있다. 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제이씨원은 아직 원고의 비씨카드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가 신고한 미발생 구상채권 6,223,798,798원을 일응 회생채권으로 시인하되 추후 비씨카드의 보험금 지급 청구의 효력을 다투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제이씨원에 대한 회생계획이 인가된 이후에야 비로소 원고의 비씨카드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는 그 후에 개시된 피고 개인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위 보험금 지급의 효력 및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 또한 위와 같이 제이씨원 또는 피고가 이 사건 주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지속적으로 비씨카드의 보험금 지급 청구 등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제이씨원이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법원에 이 사건 주계약의 이행선택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제이씨원이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비씨카드의 제이씨원에 대한 이 사건 각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주계약의 해제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연대보증채권의 발생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련 국제기구의 입법지침 및 외국 입법례: 생략 판사 정준영(재판장) 민달기 김용민
234,265
해고무효확인및임금
2021나2045702
20,230,118
선고
서울고법
민사
판결 : 확정
甲을 포함하여 상시 근로자가 4명인 사업장의 사용자인 乙 협동조합이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직원의 업무상횡령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책임과 코로나 바이러스-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甲을 해고한 사안에서, 乙 조합은 인사규정에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고를 할 수 있는데, 甲에게 인사규정에 정한 면직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라고 본 사례
甲을 포함하여 상시 근로자가 4명인 사업장의 사용자인 乙 협동조합이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직원의 업무상횡령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책임과 코로나 바이러스-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甲을 해고한 사안이다. 乙 조합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므로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4조의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연봉 및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이 계약에서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는 문구를 해고제한 규정 등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령의 규정들까지 적용하기로 하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는 없으나, 甲과 乙 조합 사이에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乙 조합의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하므로 乙 조합은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는 인사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으며, 한편 乙 조합의 인사규정은 직원의 신분보장을 규정하면서 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는 경우에 관하여 ‘직권면직’, ‘자연면직’, ‘징계면직’의 3가지 유형만을 규정하고 있고, 비록 乙 조합의 처무규정에서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할 때’ 및 ‘기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독자적인 근로관계 종료사유를 규정한 것이라고 보게 된다면 乙 조합은 인사규정에 정한 면직사유 없이도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게 되어 인사규정에서 정한 직원의 신분보장 및 면직사유와 요건 등은 무용한 것으로 되고, 해고제한 규정을 둔 취지와 달리 직원의 신분과 지위가 매우 불안정해지게 되므로, 乙 조합은 인사규정에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처무규정 및 인사규정에 따라 해고를 할 수 있는데, 乙 조합은 단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甲을 해고하였으며 징계해고 절차를 거치지도 않는 등 해고가 정당한 사유에 기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甲에게 인사규정에 정한 면직사유가 존재하지도 않으므로, 위 해고는 인사규정에 정한 해고제한 규정을 어기고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본 사례이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7조, 제23조 제1항, 제24조, 제93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 민법 제105조, 제660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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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철웅) 【제1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21. 10. 29. 선고 2020가합1005 판결 【변론종결】 2022. 12. 9.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8. 31. 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피고는 원고에게 2020. 9. 1.부터 2021. 12. 31.까지 월 4,488,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22.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141,6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주문 제2, 3항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스포츠용구 제조업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 상호 간의 복리증진을 도모하며 협동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협동조합이고, 원고는 2017. 2. 1.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관리부 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20. 7. 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참석자: 위원장 이사장 소외 1, 위원 전무이사 소외 2), 인사위원회는 2018년도 조합 직원의 업무상횡령에 대한 원고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과 코로나 바이러스-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피고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하였다. 다. 피고는 2020. 7. 13. 원고에게, "2018년 조합 직원의 업무상횡령 사건과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19 사태에 따른 각종 체육대회 중단으로 인하여 피고의 조합 수입이 전혀 없고, 단기간 내 해결하기 어려워 2020. 8. 31. 자로 원고를 부득이 해고(권고사직)한다."라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라. 한편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의 상시 근로자는 전무이사, 원고(부장), 과장 등 총 4명이었다. 마. 원고와 피고가 2020. 3. 13. 연봉 및 근로계약을 새로이 체결하면서 작성된 연봉 및 근로계약서에서는 근무장소, 업무의 내용, 소정근로시간, 근무일/휴일, 임금, 연차유급휴가, 사회보험 적용 여부 등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명시하고 있으나, 해고에 관련된 조항은 없고, 기타 항목으로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연봉 및 근로계약서10. 기타: 이 계약에서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 바. 피고는 피고 직원의 해임 및 면직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처무규정 및 인사규정(이하 ‘이 사건 처무규정’ 및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처무규정제38조(해임) 직원으로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해임할 수 있다. 1. 형사상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 2. 법정에 의하여 공민권이 정지 또는 박탈당하였을 때 3. 인사위원회 결정에 의할 때 4. 신체 정신상의 이상으로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때 5. 제35조(휴직기간 만료자에 대한 조치)에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을 때 6. 기타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때 인사규정제20조(신분보장)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및 규정으로 정한 사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감봉, 휴직, 정직, 면직 등 신분상의 조치를 받지 아니한다.제28조(징계의 대상)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을 때에는 이사장이 이를 징계한다. 1. 법령, 정관 및 제 규정에 정한 바를 위배하거나 본 조합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 2.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본 조합에 손해를 끼쳤거나 내부의 질서를 분란하게 하는 행위 3. 상사의 명령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복 또는 위배하는 행위제29조(징계의 종류) 징계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면직 2. 정직 3. 감봉 4. 견책(시말서)제30조(징계의 효력) ① 면직은 직원의 신분을 박탈한다. ② 정직은 1개월 이상 6개월 이하의 기간 그 직무에 종사치 못하며 그 기간 중 급여를 지급지 아니한다. ③ 감봉은 1개월 이상 6개월 이하의 기간 본봉의 10분의 1을 차감하여 지급한다. ④ 견책은 시말서를 징구하고 감봉하게 한다.제31조(설치 및 기능) ① 인사관리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본 조합 인사위원회를 둔다. ④ 다음의 사항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2. 직원의 복직 및 승진, 해임 및 전보 3. 직원의 포상 및 징계 4. 기타 중요한 인사운영에 관한 사항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6호증, 을 제1, 2, 15,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① 피고와의 근로계약 당시 "이 계약에서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고 정하였으므로, 상시 근로자의 수가 5명 이상이 아니더라도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된다. 그런데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른 해고 등의 제한 및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요건을 갖추지 않고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② 설령 피고가 상시 근로자 4명 이하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규정 제20조 등에서 신분보장에 관하여 정하고 있음에도 인사규정 등에서 정한 해고사유 없이 인사위원회 의결만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③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 복직 시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① 피고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의 수는 4명 이하이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지 않고 민법 제660조에 따라 언제든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 ② 이 사건 처무규정 제38조 제3호와 제6호에 따르면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할 때"와 "기타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근로자를 해임할 수 있고, 피고는 위 처무규정에 따라 원고의 업무상 잘못과 피고의 경영상 문제로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원고를 해고하였다. ③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의 적용 여부 1)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다275447 판결 등 참조). 2) 피고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4조에 따른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3) 원고와 피고가 2020. 3. 13. 연봉 및 근로계약을 새로이 체결하면서, 기타 항목으로 "이 계약에서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는 문구(이하 ‘이 사건 문구’라 한다)를 기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문구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4조에 따른 해고제한 규정 등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령의 규정들까지 모두 적용하기로 하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사용자에게 근로계약 체결 시 법에서 정한 특정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2020. 3. 13. 자 연봉 및 근로계약서는 그중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서면으로 명시하여야 하는 일부 사항에 대하여만 기재하고 있으므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위반을 피하기 위해 위 근로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 근로기준법령에 정한 바에 따른다는 문구를 추가하여 기재되지 않은 나머지 근로조건들도 명시한 것으로 하고자 이 사건 문구를 추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② 이와 같은 2020. 3. 13. 자 연봉 및 근로계약서의 전체적인 형식 및 문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요구되는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상당수의 사업장에서 표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③ 피고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함에도 추상적인 내용의 이 사건 문구 기재만으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서 정한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규정을 초과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4조에 따른 해고제한 등 제반 규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려는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기준법의 제반 규정이 모두 적용되리라고 기대하거나 신뢰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④ 이 사건 문구의 문언을 그대로 따르더라도,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일부 규정만이 적용된다.’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4조에 따른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사건 해고의 효력 1) 근로기준법상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4명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한편 이 사건 인사규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바, 근로계약 체결 시 계약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내용과 달리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취업규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한다. 2) 그렇다면 피고가 4명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해고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 3) 갑 제7, 8, 9호증, 을 제3, 4, 9 내지 14, 16,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 정한 해고제한 규정을 어기고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가) 피고는 인사관리에 관한 기본원칙을 정하기 위하여 채용, 보직, 전직, 승진, 복직의 기준과 절차 등에 관하여 이 사건 인사규정을 제정하고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적용하여 왔다. 이 사건 인사규정은 제4장 신분보장에서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및 규정으로 정한 사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감봉, 휴직, 정직, 면직 등 신분상의 조치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명시하면서(제20조), "직원이 신체 및 정신상의 이상으로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때, 직제의 개폐로 직(職) 또는 정원상의 감원이 생겼을 때, 무단결근이 계속 10일 이상일 때,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제21조), "사망하였을 때, 휴직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복직되지 아니하였을 때, 기타 처무규정에 정해진 사항의 경우"를 자연면직 사유로 각 규정하고 있다(제22조). 제5장 포상과 징계에서는 "법령, 정관 및 제 규정에 정한 바를 위배하거나 피고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고에 손해를 끼쳤거나 내부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 상사의 명령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복 또는 위배하는 행위"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제28조), 징계의 종류로 "면직, 정직, 감봉, 견책(시말서)"을 열거하며(제29조), 징계의 효력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그중 "면직은 직원의 신분을 박탈한다."라는 내용이다(제30조). 나) 그렇다면 이 사건 인사규정은 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는 경우에 관하여 ‘직권면직’, ‘자연면직’, ‘징계면직’의 3가지 유형만을 규정하고 있는바, 각 해당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직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내용의 면직처분, 즉 해고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처무규정 제38조 제3호 및 제6호에서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할 때" 및 "기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인사규정 제31조 제4항 제2호에 따르면 직원의 해임은 인사위원회의 결의사항이므로, 인사위원회의 결의로써 일방적으로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처무규정은 직원의 처무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한 취업규칙으로서 복무, 포상징계, 급여 등에 관하여 일반적인 사항을 규정하면서 "법령 또는 정관에 정한 것 이외에는 본 규정과 이에 의하여 제정된 제 규정의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이 사건 처무규정은 징계에 관하여는 인사규정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고(제42조), 급여와 퇴직금 및 상여금에 대하여는 급여규정에 정하도록 하고 있는바(제43조, 제45조, 제46조), 이 사건 인사규정은 이 사건 처무규정 제2조에 따라 인사 관련 사항에 관하여 별도로 제정된 규정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인사규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원의 신분보장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는 경우에 관하여 ‘직권면직’, ‘자연면직’, ‘징계면직’ 3가지 유형을 규정하고 있다. ③ 한편 이 사건 처무규정 제38조 제1호, 제2호, 제4호, 제5호에 열거된 사유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한 면직사유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처무규정 제38조 제3호, 제6호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해임을 할 수 있다는 절차 또는 일반론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다. ④ 만일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처무규정 제38조(해임)가 독자적인 근로관계 종료사유를 규정한 것이라고 보게 된다면, 피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 정한 면직사유 없이도 이사장 및 전무이사로 구성되는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게 되어 이 사건 인사규정 제20조 소정의 직원에 대한 신분보장 조항 및 ‘직권면직’, ‘자연면직’, ‘징계면직’의 사유와 요건 등의 조항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무용한 것으로 되고, 해고제한 규정을 둔 취지와 달리 직원의 신분과 지위가 매우 불안정해지게 된다. ⑤ 따라서 이 사건 처무규정 제38조가 독자적인 해임(해고)의 사유 및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처무규정 및 인사규정에 따라서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면직(해고) 등 신분상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라) 또한 피고는, 원고가 2018년도 조합 횡령 사건에 관하여 관리자로서 책임이 있고 2020년도 코로나 바이러스-19 사태로 인하여 조합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해고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3호증, 을 제12,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피고는 2018년경 경리과장 소외 3의 업무상횡령 사건이 발생하여 9억 원가량의 피해금액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금액을 장기대여금으로 계정처리하여 둔 상태인 사실, ② 원고는 위 횡령 사건 범죄기간 중 1년 2개월간 총괄부장으로서 관리책임자의 지위에 있었고, 2018. 12.경 그 책임으로 피고에게 시말서를 제출한 사실, ③ 피고는 정부 및 경기단체의 체육경기 및 행사에 물품 등을 공급하고 얻는 공동판매수수료 및 대부사업수익을 주된 수입원으로 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2020년도에 코로나 바이러스-19 감염증 확산으로 인하여 각종 경기가 개최되지 않음으로써 위 수입을 얻을 수 없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인사규정에 정한 면직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근로자를 일방적으로 해고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①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와 관련한 면직사유로는 이 사건 인사규정 제21조 제2호의 "직제의 개폐로 직 또는 정원상의 감원이 생겼을 때"의 직권면직 조항이 있는데 피고는 직제 개폐가 없었고 단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해고하였던 점, ②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18년도 횡령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는 직원에 대한 징계절차 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의견청취 등 소명절차를 거쳤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해고 시에는 원고에 대하여 징계해고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한 사유에 기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마) 달리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규정에 정한 ‘직권면직’, ‘자연면직’, ‘징계면직’ 사유가 존재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피고의 임금지급 의무 1)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동안 고용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수입은 근로제공의 의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위의 이익, 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참조). 다만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해고기간의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수당 한도 내의 금액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만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다카25277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다279903 판결 등 참조). 한편 피고는 2020. 12. 31.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그 이후의 임금 청구는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정규직으로 채용된 경위 및 계약이 매년 갱신되어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연봉의 유효기간이 1년이라는 의미일 뿐 근로계약의 기간이 1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의 월 급여가 4,488,000원인 사실, 원고가 2022. 1. 1. △△△△△△협동조합에 취업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는 위 취업일인 2022. 1. 1.부터 이 사건 항소심 변론종결일까지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해고기간의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이 정한 휴업수당 한도 액수’를 초과하는 소득을 얻고 있는 사실을 자인하면서 위 휴업수당 한도액 3,141,600원(= 해고기간 임금액 4,488,000원 × 70%)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 사건 해고 다음 날인 2020. 9. 1.부터 원고의 다른 직장 취업일 전인 2021. 12. 31.까지는 월 4,488,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② 다른 직장 취업일인 2022.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는 월 3,141,60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해고의 무효를 확인하고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양시훈 정현경
233,891
소유권이전등기
2020다265112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의 의미(=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 [2]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의 절차에 따라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입주 전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그 주택의 새로운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1]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은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하는 경우 각호에서 정하는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전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제4호에서는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는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을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를 의미한다. [2]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공급규칙’이라고 한다) 제10조 제6항은 "사업주체는 제11조 내지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하고 남은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제4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규칙 제4조는 주택의 공급대상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데 공공건설임대주택이 포함되는 국민주택 등의 공급대상이 되려면 입주 당시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1조부터 제13조는 주택의 각 공급방법(국민주택 등의 일반공급, 민영주택의 우선공급과 일반공급)별 입주자 선정의 구체적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 주택공급규칙의 조항을 종합하여 보면,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주택의 입주자를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까지의 방법으로 선정하였지만 공급되는 주택 수에 비하여 주택공급을 신청하는 사람이 적어서 발생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사업주체가 구 주택공급규칙 제4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선착순의 방법으로 공급하였을 때 선정된 입주자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구 주택공급규칙의 절차에 따라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입주 전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그 주택의 새로운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하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라고 한다)은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까지의 방법으로 선정되어 계약까지 체결한 입주자가 계약을 해지한 주택에 대하여 다시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므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선정된 입주자가 아니다. 따라서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는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4호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이 될 수 없다.
[1]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4호[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 참조],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6항(현행 제27조 제5항, 제28조 제10항 제1호 참조) / [2]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4호[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 참조],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현행 제4조 참조), 제10조 제6항(현행 제27조 제5항, 제28조 제10항 제1호 참조), 제11조(현행 제27조 참조), 제12조(현행 제28조 참조), 제13조(현행 제30조, 제31조, 제32조 참조)
[1]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462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건효) 【피고, 상고인】 정기산업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회생채무자 정기산업 주식회사의 관리인 ○○○의 소송수계인 정기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문흥대 외 3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20. 8. 20. 선고 2019나1165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 1은 2012. 8. 13.경 주식회사 영무건설(이하 ‘영무건설’이라고 한다)과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입주 전 계약을 해지하였다. 이후 2013. 9.경 원고가 영무건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였다. 영무건설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하고 임대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한 피고는 2018. 9. 12. 원고와 이전과 같은 내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아파트의 임대의무기간이 지나자 피고와 이 사건 아파트의 임차인대표회의는 분양전환 합의를 하였고 피고는 분양전환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임차인들과 2018. 12.경부터 2019. 3.경까지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원고의 배우자 소외 2는 2012. 8. 9.부터 2016. 8. 5.까지 세종시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이를 이유로 원고가 무주택 요건을 갖추지 않아 분양전환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하고 원고와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공급규칙’이라고 한다)의 절차에 따라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입주 전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그 주택의 새로운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하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라고 한다)은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하는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가 분양전환 당시까지 무주택자로서 거주하였다면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우선 분양전환을 받을 수 있다. 원고는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로서 분양전환 당시 무주택자였으므로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에 해당한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은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하는 경우 각호에서 정하는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전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제4호에서는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는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을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462 판결 참조). 2)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은 "사업주체는 제11조 내지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하고 남은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제4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규칙 제4조는 주택의 공급대상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데 공공건설임대주택이 포함되는 국민주택 등의 공급대상이 되려면 입주 당시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1조부터 제13조는 주택의 각 공급방법(국민주택 등의 일반공급, 민영주택의 우선공급과 일반공급)별 입주자 선정의 구체적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 주택공급규칙의 조항을 종합하여 보면,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주택의 입주자를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까지의 방법으로 선정하였지만 공급되는 주택 수에 비하여 주택공급을 신청하는 사람이 적어서 발생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사업주체가 구 주택공급규칙 제4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선착순의 방법으로 공급하였을 때 선정된 입주자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3)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는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까지의 방법으로 선정되어 계약까지 체결한 입주자가 계약을 해지한 주택에 대하여 다시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므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선정된 입주자가 아니다. 따라서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는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이 될 수 없다. 입주 전 해지 세대에 관한 입주자 선정방법은 구 주택공급규칙 제16조에서 정한다. 구 주택공급규칙 제16조는 예비입주자 선정에 관한 방법을 정하면서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 중 당첨이 취소되거나 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람 또는 공급계약을 해약한 사람이 있으면 그 주택을 예비입주자에게 공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다만 예비입주자가 없는 경우에는 사업주체가 따로 공급방법을 정하여 공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고는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로서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가 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에게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를 적용하여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의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
233,875
손해배상(기)
2020다270633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소송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2]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긴급조치 제9호) 위반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한 甲이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체포·구금되어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의 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甲이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금 지급결정에 동의함으로써 같은 법 제18조 제2항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각하판결이 내려져 확정되었는데, 그 후 헌법재판소가 위 조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자, 甲이 다시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위 소가 각하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부적법하다는 국가의 본안전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4]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5]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시효기간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 더하여 민법 제166조 제1항에서 정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여야 시효가 진행하는지 여부(적극) [6]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할 때 참작하여야 할 요소
[1] 소송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에서 확정한 소송요건의 흠결에 관하여 미치는 것이지만, 당사자가 그러한 소송요건의 흠결이 보완된 상태에서 다시 소를 제기한 경우에는 그 기판력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2]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 한다) 위반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한 甲이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체포·구금되어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의 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甲이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른 보상금 지급결정에 동의함으로써 같은 법 제18조 제2항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각하판결이 내려져 확정되었는데, 그 후 헌법재판소가 위 조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자, 甲이 다시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위헌결정은 법원에 대하여 기속력이 있고 이로써 선행소송의 각하판결에서 확정한 소송요건의 흠결이 보완되었다고 보아 위 소가 각하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부적법하다는 국가의 본안전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 한다)는 위헌·무효임이 명백하고 긴급조치 제9호 발령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그에 따른 강제수사와 공소제기, 유죄판결의 선고를 통하여 현실화되었다. 이러한 경우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되고, 긴급조치 제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4]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과거사정리법상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5]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 기산에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외에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일반규정인 민법 제166조 제1항이 적용된다. 따라서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 더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여야 비로소 시효가 진행한다. [6]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할 경우,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과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과 아울러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와 원인, 불법행위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하고, 법원은 이러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위자료 액수를 확정할 수 있다.
[1]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18조 / [2]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18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민법 제751조,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47조 / [3]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 [4]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 / [5]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 / [6] 민법 제751조
[1]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다70181 판결(공2003상, 1084) / [3] 대법원 2022. 8. 30. 선고 2018다212610 전원합의체 판결(공2022하, 1965) / [4]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공2020상, 16), 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 162, 219, 466, 2015헌바50, 440, 2014헌바223, 290, 2016헌바419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63, 1394) / [5]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33754 판결(공2012상, 759) / [6]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1377 판결(공1999상, 998),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76307 판결(공2021상, 141)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리하나로 담당변호사 성상희 외 9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0. 9. 10. 선고 2019나5462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육군 하사로 근무하던 1976. 3. 10.경 영장 없이 중앙정보부 부산분실 지하실로 연행되어 구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은 뒤 ‘유언비어 표현물 「오적」을 유포하였다.’는 내용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이후 원고는 제1심(군수사령부보통군법회의 76보군형공 제25호), 항소심(육군고등군법회의 76년 고군형항 제466호), 환송 후 제1심(군수사령부보통군법회의 76보군형공 제77호)을 거쳐 1977. 2. 16. 재항소심(육군고등군법회의 76년 고군형항 제1217호)에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1975. 5. 13.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로 제정되고, 1979. 12. 7. 대통령공고 제67호로 해제된 것, 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 한다) 위반을 이유로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원고는 위와 같이 체포된 이후 유죄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중앙정보부 직원들이나 헌병대에 의하여 잦은 구타와 폭행 등의 가혹행위를 당하였고, 형사재판이 시작될 때까지 공소사실의 내용과 국선변호인 선임 사실을 몰랐으며, 1977. 3. 10. 형 집행 종료를 이유로 석방될 때까지 총 366일간 구금되었다. 다. 원고는 2005. 9. 12.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민주화보상법’이라 한다)에 따라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 및 보상금 등 지급결정을 받고 2005. 9. 23. 위 지급결정에 동의하여 2005. 9. 27. 생활지원금 14,500,380원을 지급받았다. 라. 원고는 2013. 3. 11.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여 2013. 4. 26. 재심개시결정을 받은 뒤 2013. 7. 26.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재심무죄판결은 2013. 8. 3. 그대로 확정되었다[부산고등법원 (창원)2013재노1]. 마. 원고는 2013. 9. 13. 피고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체포·구금되어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의 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선행소송’이라 한다). 그러나 제1심은 2015. 11. 12. ‘원고가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함으로써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입은 피해 일체에 대하여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판결을 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42960), 이는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5나2068452)과 상고심(대법원 2018다217882)을 거쳐 2018. 5. 15. 그대로 확정되었다. 바. 원고는 2019. 2. 22. 다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2. 권리보호의 이익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소송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에서 확정한 소송요건의 흠결에 관하여 미치는 것이지만, 당사자가 그러한 소송요건의 흠결이 보완된 상태에서 다시 소를 제기한 경우에는 그 기판력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다70181 판결 등 참조).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각하판결이 확정된 후인 2018. 8. 30. 위 조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80 등 전원재판부 결정, 이하 ‘이 사건 위헌결정’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 위헌결정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일부인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 부분을 위헌으로 선언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시켜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의 일부가 폐지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결정으로서 법원에 대한 기속력이 있다. 따라서 구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등을 받더라도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볼 근거가 사라졌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다249589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04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위헌결정은 법원에 대하여 기속력이 있고 이로써 이 사건 선행소송의 각하판결에 확정된 소송요건의 흠결이 보완되었다고 보아, 이 사건 소가 위 각하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권리보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국가배상책임 성립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긴급조치 제9호는 위헌·무효임이 명백하고 긴급조치 제9호 발령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그에 따른 강제수사와 공소제기, 유죄판결의 선고를 통하여 현실화되었다. 이러한 경우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되고, 긴급조치 제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2. 8. 30. 선고 2018다21261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원고가 수사기관으로부터 구타나 가혹행위 등을 당한 개별적인 불법행위뿐만 아니라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체포·구금되어 수사를 받고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형을 복역함으로써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도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마찬가지 취지에서 피고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소멸시효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 등 전원재판부 결정). 따라서 과거사정리법상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 등 참조).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유지에서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불법행위로 인한 기본권침해 관련 사건은 과거사정리법상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에 대하여는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단기소멸시효만이 문제 된다. 나. 민법 제166조 제1항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라고,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라고 각 정한다.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 기산에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외에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일반규정인 민법 제166조 제1항이 적용된다. 따라서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에 더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여야 비로소 시효가 진행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33754 판결 참조). 다. 원고가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속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가 재심절차를 거쳐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이 사건 위헌결정이 선고되기 전 이 사건 선행소송이 진행되어 각하판결이 확정된 점,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한 위헌·무효 판단 이후에도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를 원칙적으로 제한했던 대법원 판례의 존재,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보상금 등 지급결정 동의에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인정하던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과 그에 대한 이 사건 위헌결정 선고, 이 사건 위헌결정이 선고되어 이 사건 선행소송의 각하판결에 확정된 소송요건의 흠결이 보완된 상태에서 바로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소 제기 당시까지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긴급조치 제9호에 기한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인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0다210976 판결,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1다201184 판결 참조). 라.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피고의 단기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위자료 산정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할 경우,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과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과 아울러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와 원인, 불법행위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하고, 법원은 이러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위자료 액수를 확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1377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7630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를 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자료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박정화(주심) 김선수 오경미
233,881
구상금
2020다283578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수탁보증인이 민법 제442조에 따라 주채무자에게 사전구상의무 이행을 구한 경우, 주채무자가 민법 제443조 전단을 근거로 수탁보증인에게 담보의 제공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담보제공이 있을 때까지 사전구상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자의 담보제공청구를 거절하거나 구상금액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 법원은 수탁보증인의 사전구상금 청구를 기각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민법 제443조 전단은 ‘전조의 규정에 의하여 주채무자가 보증인에게 배상하는 경우에 주채무자는 자기에게 담보를 제공할 것을 보증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따라서 주채무자는 수탁보증인이 민법 제442조에 정한 바에 따라 주채무자에게 사전구상의무 이행을 구하면 민법 제443조 전단을 근거로 수탁보증인에게 담보의 제공을 구할 수 있고, 그러한 담보제공이 있을 때까지 사전구상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만약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자의 담보제공청구에 응하여 구상금액에 상당한 담보를 특정하여 제공할 의사를 표시한다면 법원은 주채무자가 수탁보증인으로부터 그 특정한 담보를 제공받음과 동시에 사전구상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판결하여야 하지만,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자의 담보제공청구를 거절하거나 구상금액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수탁보증인의 사전구상금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여야 한다.
민법 제442조, 제443조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1다81245 판결(공2004하, 1050),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7다274703 판결(공2019상, 743)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철민)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여행선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움 담당변호사 김현수)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0. 15. 선고 2020나200427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2017. 4.경 퇴임하였다. 나. 피고는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지리산새마을금고, 현대캐피탈 주식회사 등으로부터 금원을 대출받았고, 원고가 여기에 연대보증하였다. 다. 피고의 채권자들은 2017년과 2019년 사이에 원고에 대하여 보증채무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거나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이러한 청구와 신청을 전부 인용하는 판결이나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2.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 채권자들의 원고에 대한 보증채무 이행의 판결이나 지급명령이 확정됨으로써 원고는 민법 제442조 제1항 제1호에 근거하여 피고에 대하여 보증채무의 사전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해서 민법 제443조의 담보제공청구를 하면서 원고가 담보를 제공할 때까지 사전구상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수탁보증인의 민법 제443조의 담보제공의무는 주채무자가 사전구상금을 지급한 이후에 비로소 발생하므로 피고는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사전구상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3.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민법 제443조 전단은 ‘전조의 규정에 의하여 주채무자가 보증인에게 배상하는 경우에 주채무자는 자기에게 담보를 제공할 것을 보증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따라서 주채무자는 수탁보증인이 민법 제442조에 정한 바에 따라 주채무자에게 사전구상의무 이행을 구하면 민법 제443조 전단을 근거로 수탁보증인에게 담보의 제공을 구할 수 있고, 그러한 담보제공이 있을 때까지 사전구상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1다81245 판결,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7다274703 판결 등 참조). 만약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자의 담보제공청구에 응하여 구상금액에 상당한 담보를 특정하여 제공할 의사를 표시한다면 법원은 주채무자가 수탁보증인으로부터 그 특정한 담보를 제공받음과 동시에 사전구상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판결하여야 하지만,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자의 담보제공청구를 거절하거나 구상금액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수탁보증인의 사전구상금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여야 한다. 나.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의 이유를 살펴본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사전구상금 청구에 대해서 피고는 민법 제443조 전단에 근거하여 담보를 제공할 것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구상금액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할 때까지 사전구상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의 담보제공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구상금액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원고의 담보제공과 동시에 피고의 사전구상금 지급을 이행할 것을 명하거나 원고가 피고의 담보제공청구에 응하지 않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면 원고의 사전구상금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의 민법 제443조 전단의 담보제공청구권이 피고가 사전구상의무를 이행한 이후에 비로소 발생한다는 전제에서 피고가 담보제공청구권으로 원고의 사전구상금 청구에 대한 이행을 거절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443조 전단의 담보제공청구권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 이흥구 오석준(주심)
233,861
업무정지처분취소
2019두36025
20,230,202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가 그 업무범위인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8조 제3항 제1호 (사)목의 업무에 관하여 가지는 주의의무의 정도 /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가 위 업무 수행의 결과물로 작성한 서류가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이는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가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로부터 위 업무를 도급받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환경영향평가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작성하면서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하여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검토·협의기관이 적절하게 검토하기 어렵게 하거나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 경우, 구 환경영향평가법령에 규정된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환경영향평가서 등이 부실하게 작성되었는지 판단할 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기준과 정도(=같은 업무 또는 분야에 종사하는 평균적인 관련 전문가의 통상적인 주의의무)
[1] 구 환경영향평가법(2017. 1. 17. 법률 제145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2018. 11. 27. 대통령령 제293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2항, 제3항에 따른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 제도는 2011. 7. 21. 법률 제10892호로 환경영향평가법 전부 개정 시 신설된 제도로서, 기술인력 및 시설·장비기준 등을 갖추고 환경영향평가업 등록을 한 자에 한하여 자연생태환경 분야의 조사, 영향 예측·평가 및 보전방안 마련에 관한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생태환경 분야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업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고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에 대하여도 위 업무에 관하여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에 준하는 법령상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취지 등을 고려하면,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는 그 업무범위인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8조 제3항 제1호 각 목의 평가서 또는 조사서 작성에 필요한 자연생태환경 분야의 조사, 영향 예측·평가 및 보전방안에 관한 작성 대행 업무’에 관하여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와 같은 정도의 주의의무를 가진다. 그리고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가 위 업무 수행의 결과물로 작성한 서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경영향평가서 등 작성의 기초가 되는 자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해당한다. 이는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가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8조 제4항에 따라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로부터 위 업무를 도급받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구 환경영향평가법(2017. 1. 17. 법률 제145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8조 제1항 제8호, 제2항,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2018. 11. 29. 환경부령 제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 제28조 제1항 [별표 3] 제2호 (마)목 2)의 내용과 취지, 체계 등을 고려하면, 환경영향평가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작성하면서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하여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검토·협의기관이 적절하게 검토하기 어렵게 하거나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면, 구 환경영향평가법령에 규정된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해당한다. [3]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2018. 11. 29. 환경부령 제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은 부실 작성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협의기관의 장이 선정한 2명 이상의 관련 전문가가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한 경우"를 규정한다. 여기서 환경영향평가서 등이 부실하게 작성되었는지 판단할 때에는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의 조사환경 및 조건 등을 고려하여 같은 업무 또는 분야에 종사하는 평균적인 관련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기준으로 하면 족하다. 이를 넘어서 관련 전문가들이 실제로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이후에야 부실 작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것은 아니다.
[1] 구 환경영향평가법(2017. 1. 17. 법률 제145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2018. 11. 27. 대통령령 제293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2항, 제3항, 제4항 / [2] 구 환경영향평가법(2017. 1. 17. 법률 제145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8조 제1항 제8호, 제2항,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2018. 11. 29. 환경부령 제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 제28조 제1항 [별표 3] 제2호 (마)목 2) / [3]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2018. 11. 29. 환경부령 제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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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주섭) 【피고, 상고인】 한강유역환경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허범행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1. 16. 선고 2018누6207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범위(상고이유 제1점) 가. 1) 구 환경영향평가법(2017. 1. 17. 법률 제145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2018. 11. 27. 대통령령 제293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2항, 제3항은 환경영향평가를 대행할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업의 등급을 제1종 및 제2종으로 구분하여 등급별로 등록에 필요한 기술인력 및 시설·장비기준 등을 정하고,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의 업무 범위를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의 업무 범위 중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8조 제3항 제1호 각 목의 평가서 또는 조사서 작성에 필요한 자연생태환경 분야의 조사, 영향 예측·평가 및 보전방안에 관한 작성 대행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2) 위 규정에 따른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 제도는 2011. 7. 21. 법률 제10892호로 환경영향평가법 전부 개정 시 신설된 제도로서, 기술인력 및 시설·장비기준 등을 갖추고 환경영향평가업 등록을 한 자에 한하여 자연생태환경 분야의 조사, 영향 예측·평가 및 보전방안 마련에 관한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생태환경 분야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업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고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에 대하여도 위 업무에 관하여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에 준하는 법령상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3) 이러한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취지 등을 고려하면,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는 그 업무범위인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8조 제3항 제1호 각 목의 평가서 또는 조사서 작성에 필요한 자연생태환경 분야의 조사, 영향 예측·평가 및 보전방안에 관한 작성 대행 업무’에 관하여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와 같은 정도의 주의의무를 가진다. 그리고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가 위 업무 수행의 결과물로 작성한 서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경영향평가서 등 작성의 기초가 되는 자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는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가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68조 제4항에 따라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로부터 위 업무를 도급받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파주시장은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인 주식회사 케이지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에 파주시 ○○면△△리 소재 이 사건 사업지구 내에서 시행될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작성을 대행하게 하였고, 위 회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작성에 필요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자연생태환경에 관한 조사, 영향 예측·평가 및 보전방안 마련에 관한 업무를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인 원고에게 도급준 사실, 그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위 회사에 제출하였고, 위 회사는 이 사건 조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을 누락하여 구 환경영향평가법 제56조 제1항 제2호, 제2항,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2018. 11. 29. 환경부령 제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의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3개월의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2) 원심은, 원고가 작성한 이 사건 조사보고서는 ‘환경영향평가서 등 작성의 기초가 되는 자료’일 뿐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사보고서는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인 원고가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로부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에 필요한 자연생태환경에 관한 조사, 영향 예측·평가 및 보전방안 마련에 관한 업무를 도급받아 작성·제출한 것으로, 그 내용에 이 사건 사업지구의 자연생태환경에 관한 조사결과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업의 시행에 따른 영향 예측, 보전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사보고서는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해당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조사보고서가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부실 작성’의 의미(상고이유 제3점) 가. 1) 구 환경영향평가법 제56조 제1항 제2호는 환경영향평가업자의 준수사항으로 "환경영향평가서 등과 그 작성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거짓으로 또는 부실하게 작성하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 제2호에 따른 거짓 또는 부실 작성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환경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 제23조 [별표 2] 제2호는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부실 작성에 대한 판단 기준’에 관하여 "다음 각 목의 사항을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거나 소홀히 하여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검토·협의기관이 적절하게 검토하기 어렵게 하거나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는 경우를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사)목에서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협의기관의 장이 선정한 2명 이상의 관련 전문가가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2) 구 환경영향평가법 제58조 제1항 제8호는 ‘환경영향평가업자가 제56조 제1항 제2호의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를 환경영향평가업 등록의 취소 또는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사유로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른 등록 취소, 영업 정지명령에 관한 기준을 환경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 제28조 제1항 [별표 3] ‘환경영향평가업자에 대한 행정처분의 기준’은 제2호 (마)목 2)항에서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1차 위반 시 ‘업무정지 3개월’의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 이러한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 체계 등을 고려하면, 환경영향평가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작성함에 있어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하여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검토·협의기관이 적절하게 검토하기 어렵게 하거나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면, 구 환경영향평가법령에 규정된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해당한다. 나.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을 누락하였더라도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사업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수리부엉이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및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동물로서, 2008. 3.경 한국방송공사(KBS)의 특별기획 자연다큐멘터리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 등을 통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방송 또는 보도되었고, 그 조사 및 촬영 결과는 2008년경 한국환경생태환경지에 ‘수리부엉이의 번식생태 및 교미행동에 관한 연구’라는 학술논문으로 게재되었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의 용역 사업으로 2011. 9.경 실시된 ‘멸종위기 맹금류 증식·복원 연구’에도 이 사건 사업지구에서 서식하고 있는 수리부엉이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나)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 소속 책임연구원은, ‘수리부엉이가 이 사건 사업 부지인 파주시 ○○면△△리에 서식한다는 사실은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조류전문가들도 잘 알고 있고, 전국에서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이 가장 많이 확인된 곳이 시화호와 △△리 두 군데라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다) 이 사건 조사보고서 제출 후 이 사건 사업지구의 인근에서 거주하는 주민의 제보 등으로 인하여 수리부엉이가 이 사건 사업지구에서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후 원고는 추가조사를 통하여 수리부엉이가 이 사건 사업지구에서 서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라)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도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취지의 주민의견서가 24건 제출되었다. 3) 이처럼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에 관하여 방송, 학술자료가 존재하는 점, 조류 전문가들의 연구 동향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업지구 내에 수리부엉이가 서식한다는 사실은 환경영향평가업자로 등록하고 자연생태환경 분야의 조사 등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원고 입장에서 통상적인 주의의무에 비추어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2건의 문헌조사, 인근 주민 1인에 대한 탐문조사 및 단 하루의 현지조사만을 거친 다음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이 수리부엉이의 서식환경에 미치는 영향, 보전방안 등에 관한 내용을 누락하였다. 또한 이 사건 조사보고서에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 관련 내용이 누락됨에 따라 이 사건 사업의 진행에 현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업지구 내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 관련 내용을 누락한 것은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하여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검토·협의기관이 적절하게 검토하기 어렵게 하거나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 경우로서, 구 환경영향평가법 제56조 제1항 제2호, 제2항,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을 누락하였더라도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부실 작성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부실 작성 판단과 절차적 위법 유무(상고이유 제2점) 가. 1)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은 부실 작성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협의기관의 장이 선정한 2명 이상의 관련 전문가가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한 경우"를 규정한다. 2) 여기서 환경영향평가서 등이 부실하게 작성되었는지 판단함에 있어서는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의 조사환경 및 조건 등을 고려하여 같은 업무 또는 분야에 종사하는 평균적인 관련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기준으로 하면 족하다. 이를 넘어서 관련 전문가들이 실제로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이후에야 부실 작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것은 아니다. 나. 1) 원심은, 피고가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부실 작성’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위하여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에 관하여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2명 이상의 전문가를 선정하여 그 전문가들이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을 확인하는 절차를 실제로 거쳤어야 함에도,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관련 전문가들로 하여금 실제로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이 사건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규칙 제23조 [별표 2] 제2호 (사)목을 달리 해석하여 이 사건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879
임금
2022다226234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의 기속력이 미치는 범위 [2]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한 경우, 학교법인 등에 해당 교원을 재임용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그 교원이 바로 재임용되는 것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3] 기간임용제 대학교원에 대한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사법상 효력이 부정되는 경우, 불법행위를 이유로 학교법인에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재임용거부결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판단 기준 / 학교법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사립대학 교원이 청구할 수 있는 재산적 손해배상의 범위(=재직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 교원이 재산적 손해 외에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경우 [4] 甲이 乙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丙 대학교의 부교수로 승진 임용된 후 재임용되었는데, 임용기간 만료일을 전후하여 乙 법인이 2회에 걸쳐 甲에 대하여 재임용거부처분을 하였으나 모두 절차 위반을 이유로 취소되자 甲에게 이의신청 기회 및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한 후 업적평가결과 재임용에 필요한 점수를 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다시 재임용거부처분을 한 사안에서, 학술논문이 2018. 12. 31.까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문실적을 반영하지 않는 등 업적평가결과의 연구 영역 중 2018년도(2018. 3. 1.부터 2019. 2. 28.까지) 학술논문 항목을 0점으로 인정한 부분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甲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1]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의2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권자를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의 기속력은 결정의 주문에 포함된 사항뿐 아니라 그 전제가 된 요건사실의 인정과 판단, 즉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판단에까지 미친다. [2]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소청심사결정 중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은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함으로써 학교법인 등에 해당 교원에 대한 재임용심사를 다시 하도록 하는 절차적 의무를 부과하는 데 그칠 뿐, 학교법인 등에 반드시 해당 교원을 재임용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혹은 그 교원이 바로 재임용되는 것과 같은 법적 효과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3] 기간임용제 대학교원에 대한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사법상 효력이 부정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함을 이유로 학교법인에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당해 재임용거부가 학교법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재임용거부결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이어야 하고, 이때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는 재임용거부사유의 내용 및 성질, 그러한 거부사유 발생에 있어서 해당 교원의 기여(관여) 정도, 재임용심사절차에서 해당 교원의 소명 여부나 정도, 명시된 재임용거부사유 외에 학교법인이 재임용거부 판단에 실질적으로 참작한 사유의 유무 및 내용, 재임용심사의 전체적 진행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대학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판단을 거쳐 학교법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법한 재임용심사를 받았더라면 재임용을 받을 수 있었던 사립대학 교원은, 대학에 대하여 그러한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교원으로 임용되어 재직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 임금 상당의 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의 범위가 반드시 위법한 재임용거부가 이루어진 당해 재임용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교원이 재산적 손해 외에 별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재임용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해당 교원을 몰아내려는 의도 아래 고의로 다른 명목을 내세워 재임용을 거부하였거나, 재임용거부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인사규정 등 재임용 여부의 심사사유에 해당되지 않거나 재임용거부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재임용거부에 나아간 경우 등 재임용 여부 심사에 관한 대학의 재량권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이어야 한다. [4] 甲이 乙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丙 대학교의 부교수로 승진 임용된 후 재임용되었는데, 임용기간 만료일을 전후하여 乙 법인이 2회에 걸쳐 甲에 대하여 재임용거부처분을 하였으나 모두 절차 위반을 이유로 취소되자 甲에게 이의신청 기회 및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한 후 업적평가결과 재임용에 필요한 점수를 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다시 재임용거부처분을 한 사안에서, 구 사립학교법(2019. 1. 15. 법률 제16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丙 대학교 교원인사규정 등에 따르면 재임용거부처분이 절차 위반을 이유로 취소되어 재임용기간이 지나 다시 업적평가점수를 산정한 위 재임용거부처분의 경우에는 업적평가 원칙에 따라 2019. 2. 28.까지의 학술논문 실적을 반영하여야 하는데, 甲이 위 기간 내에 ‘연구업적 증빙자료 미제출사유서’ 및 ‘논문게재예정증명서’를 제출하였고 실제로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되었는데도, 업적평가결과에서는 논문이 2018. 12. 31.까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문실적이 반영되지 않는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적어도 업적평가결과의 연구 영역 중 2018년도(2018. 3. 1.부터 2019. 2. 28.까지) 학술논문 항목을 0점으로 인정한 부분은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甲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의2 / [2]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9항,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 제2항, 제10조의2 / [3]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민법 제393조, 제750조, 제751조, 제763조 / [4] 구 사립학교법(2019. 1. 15. 법률 제16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의2, 민법 제750조
[1][3]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71726 판결 / [1]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두12297 판결(공2013하, 1613) / [2]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6953 판결(공2010하, 1873),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65249 판결 / [3]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다42433 판결(공2010하, 1728), 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5다254231 판결(공2021상, 585)
【원고, 상고인】 최병학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갑진) 【피고, 피상고인】 학교법인 ○○대학교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병준)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2. 2. 24. 선고 2021나126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2) 원고는 2003. 3. 1. ○○대학교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후 2005. 4. 1. 조교수로, 2010. 3. 1. 부교수로 각 승진 임용되었고, 2017. 3. 1. 임용기간을 2년(2017. 3. 1.부터 2019. 2. 28.까지)으로 정하여 재임용된 사람이다. 나. ○○대학교의 인사규정 ○○대학교 인사규정은 교원의 재임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1) 교원은 교육(학생지도와 교육개선을 포함한다), 연구 및 봉사활동 등에 대한 업적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원업적평가에 관한 세부사항은 교원업적평가규정으로 따로 정한다(제8조). 2) 계약제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교원은 교원업적평가규정에 의한 평가점수가 재임용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면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동일 직위에 대한 계약제로 임용한다(제19조). 3) 교원의 재임용직위별 계약제 임용에 필요한 교원업적평가규정에 의한 평가점수는 다음과 같다(제21조 제1항). 〈재임용에 필요한 업적분야별 최소점수와 비중표〉?평가유형 및 재임용에 필요한 업적분야별 최소점수(1년 기준)와 비중합계교육형연구형교육연구봉사교육개선(생략)270점160점60점150점640점(42%)(23%)(10%)(23%)(100%) 다. 원고에 대한 1차 및 2차 재임용거부처분 및 취소 경위 1) ○○대학교 총장은 2018. 10. 30. 원고에게 임용기간 만료 및 재임용 심의 신청을 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고, 원고는 ○○대학교 총장에게 재임용 심의 신청을 하였다. 2) ○○대학교는 2018. 12. 24.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업적평가와 2018. 12. 26.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2018. 12. 28. 이사회에서 ‘원고가 교원업적평가에 의한 평가점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재임용탈락결정을 하였고, ○○대학교 총장은 2018. 12. 28.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1차 거부처분’이라 한다). 3) 원고는 2019. 1. 25.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1차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9. 3. 13. ‘피고가 원고에 대한 재임용 심의과정에서 원고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이하 ‘1차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가 1차 결정에 불복하여 1차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피고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4) 교원업적평가위원회는 1차 결정 이후 원고의 업적을 다시 평가하였으나, 교원인사위원회는 2021. 1. 15. 1차 결정이 ‘업적평가결과의 이의신청 기간 미준수’만을 지적하였으므로 종전 업적평가결과를 유지한다는 결의를 하고 원고에게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하였다. 5) 원고는 2021. 2. 10. 피고에게 이의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21. 2. 18.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업적평가결과가 나온 날 ‘원고가 재임용에 필요한 최소업적점수를 달성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을 거부한다.’는 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의결을 거친 뒤, 2021. 2. 24. 이사회에서 교원인사위원회의 재임용거부결정을 인가하였고, ○○대학교 총장은 2021. 2. 26.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2차 거부처분’이라 한다). 6) 원고는 2021. 3. 27.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2차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1. 7. 7. ‘피고가 원고에게 업적평가결과를 통보하기 전 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원고에게 의견진술 등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사하였다.’는 이유로 2차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이하 ‘2차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최종 재임용거부처분 1) 피고는 2차 결정에 따라 2021. 8. 4. 원고에게 업적평가결과를 재통보하면서 그에 대한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1. 9. 8. 이의신청을 하였다. 2) 교원업적평가위원회는 2021. 9. 30. 원고의 이의신청을 심의한 결과 원고에 대한 업적평가점수를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는데(이하 ‘최종 업적평가결과’라 한다), 원고가 원심에서 정당한 업적점수로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항목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가연도교육연구봉사교육개선합계2017년도98.7832015099.4668.182018년도54.34015087.8292.14합계153.12320300187.2960.32 3) ○○대학교 총장은 같은 날 원고에게 최종 업적평가결과 및 교원인사위원회 개최일정을 통보하면서 원고에게 의견진술 또는 의견제출 기회가 있다고 알렸다. 4) 원고는 2021. 10. 19. 개최된 교원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의견을 진술하였으나, 교원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최종 업적평가결과가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그대로 인용하기로 의결하였다. 5) 이사회는 2021. 10. 28. 위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원고가 재임용에 필요한 점수(1,280점)를 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을 거부하기로 의결하였고, ○○대학교 총장은 2021. 11. 5. 원고에게 위 이사회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2.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취소결정의 기속력 관련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의2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권자를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의 기속력은 그 결정의 주문에 포함된 사항뿐 아니라 그 전제가 된 요건사실의 인정과 판단, 즉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판단에까지 미친다(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두12297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71726 판결 등 참조). 한편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소청심사결정 중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은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함으로써 학교법인 등에 해당 교원에 대한 재임용심사를 다시 하도록 하는 절차적 의무를 부과하는 데 그칠 뿐, 학교법인 등에 반드시 해당 교원을 재임용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혹은 그 교원이 바로 재임용되는 것과 같은 법적 효과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6953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6524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1차 및 2차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이의신청 기회 및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여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취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취소결정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재임용거부사유의 존부 관련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원심에서 주장한 각 평가항목(교육 영역 중 담당강의시간, 휴·보강, 공개수업 등 CQI 보고서 제출 교과목, 지도학생 면담실적, 수업계획서 및 그 밖의 평가항목, 연구 영역 중 학술논문 및 연구보고서 항목, 봉사 영역, 교육개선 영역의 각 평가항목)에 대한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최종 업적평가결과가 정당하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에 대한 재임용거부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 기간임용제 대학교원에 대한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그 사법상 효력이 부정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함을 이유로 학교법인에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당해 재임용거부가 학교법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재임용거부결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이어야 하고, 이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재임용거부사유의 내용 및 성질, 그러한 거부사유 발생에 있어서 해당 교원의 기여(관여) 정도, 재임용심사절차에서 해당 교원의 소명 여부나 그 정도, 명시된 재임용거부사유 외에 학교법인이 재임용거부 판단에 실질적으로 참작한 사유의 유무 및 그 내용, 재임용심사의 전체적 진행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대학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판단을 거쳐 학교법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법한 재임용심사를 받았더라면 재임용을 받을 수 있었던 사립대학 교원은, 대학에 대하여 그러한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교원으로 임용되어 재직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 임금 상당의 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의 범위가 반드시 위법한 재임용거부가 이루어진 당해 재임용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교원이 재산적 손해 외에 별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재임용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해당 교원을 몰아내려는 의도 아래 고의로 다른 명목을 내세워 재임용을 거부하였거나, 재임용거부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인사규정 등 재임용 여부의 심사사유에 해당되지 않거나 재임용거부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재임용거부에 나아간 경우 등 재임용 여부 심사에 관한 대학의 재량권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71726 판결 등 참조). 다. 대법원의 판단 1) 앞서 본 사실관계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적어도 최종 업적평가결과의 연구 영역 중 2018년도(2018. 3. 1.부터 2019. 2. 28.까지) 학술논문 항목을 0점으로 인정한 부분은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구 사립학교법(2019. 1. 15. 법률 제16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대학교 교원인사규정의 여러 규정을 종합하면 연구실적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최종 시한은 교원인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마친 후 재임용 여부를 통보하게 되는 임용기간 만료일 2개월 전이라고 해석되고, 교원업적평가규정에서는 평가결과를 통보받은 교원은 평가점수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통보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서면으로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학교 총장은 교원업적평가위원회에 재심을 실시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제11조 제1항, 제2항), 위 규정의 목적은 재임용기간의 만료 전 대상 교원에게 재임용 여부를 통보하고 이에 대하여 교원이 재심을 신청하면 경우에 따라 재심을 실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데 있다. 또한 교원업적평가규정에서는 교원업적평가는 매년 3월 1일을 기준으로 하여 1년간(전년 3월 1일부터 당해 년 2월 말일까지)의 업적을 평가하고(제5조 제2항 본문), 연구업적은 2년 단위(전전년 3월 1일부터 당해 년 2월 말일까지)로 평가한다고 정하고 있다(제13조 제1항 본문). 따라서 재임용거부처분이 절차 위반을 이유로 취소되어 재임용기간이 지나 다시 업적평가점수를 산정한 이 사건 거부처분의 경우에는 업적평가 원칙에 따라 2019. 2. 28.까지의 학술논문 실적을 반영하여야 한다. 나) 원고는 2018. 12. 24. 피고에게 논문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2019. 2. 28. 발간되는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될 것을 예정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업적 증빙자료 미제출사유서’를 제출하였고, 2019. 1. 8. 및 2019. 1. 22. 원고의 논문 두 편이 중국어문학논집 및 중국문화연구에 각 게재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논문게재예정증명서’를 제출하였으며, 실제로 위 각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그런데도 2021. 2. 18. 이루어진 최종 업적평가결과에서는 위 각 논문이 2018. 12. 31.까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문실적을 반영하지 않았다. 또한 1차 결정 이후 원고의 이의신청에 따라 이루어진 2021. 1. 15. 자 업적평가결과에서는 위 각 논문실적을 2018년도 연구 영역에 반영하는 등 위 각 논문실적 반영 여부에 관한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업적평가가 일관되지도 않았다. 다)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의 교원인사규정에서는 재임용에 필요한 업적분야별 기준을 정하고 있고 각 영역별로 최소점수를 설정하고 있으면서, 교원업적평가규정에서는 일부 업적분야의 실적이 최소점수에 미달하는 경우 다른 업적분야의 초과실적으로 대체 인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의3 제1항 단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각 논문실적을 2018년도 업적평가에 반영한다면 원고의 업적평가점수 총점이 재임용기준을 충족하고 각 영역별 최소점수기준도 모두 충족할 여지가 있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최종 업적평가결과의 연구 영역 중 2018년도(2018. 3. 1.부터 2019. 2. 28.까지) 학술논문 항목을 0점으로 인정한 부분이 정당하고 나머지 항목에 관한 업적평가점수 산정도 정당하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기간임용제 대학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원심은 이 사건 거부처분의 재임용거부사유가 존재하여 이 사건 거부처분이 적법하다는 전제하에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각 항목별 업적평가점수를 다시 산정하여 재임용거부사유가 존재하는지 심리·판단한 뒤 이 사건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원고가 구하고 있는 재산적 손해와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박정화(주심) 김선수 오경미
234,619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예비적죄명:마약류불법거래방지에관한특례법위반)
2022노59
20,230,202
선고
서울고법
형사
판결 : 확정
피고인이 타인과 공모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인 JWH-018 및 그 유사체(이하 ‘합성대마’라 한다)와 액상 합성대마를 헬멧과 홍차 봉지에 넣어 국제특송화물을 받는 방식으로 국내에 수입하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입된 특송화물에 액상 합성대마 및 합성대마가 들어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피고인이 타인과 공모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인 JWH-018 및 그 유사체(이하 ‘합성대마’라 한다)와 액상 합성대마를 헬멧과 홍차 봉지에 넣어 국제특송화물을 받는 방식으로 국내에 수입하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에서 말하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을 하였다는 것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데,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원심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였으므로 증거능력이 없고,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은 피고인이 원심에서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정하고 있어 증거능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조사자의 진술은 피고인의 자백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다고 보기에 부족하여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가 될 수 없는 점, 대검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구치소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로 피고인이 검찰 조사 당시 마약에 취하여 있지 않고 정상적인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위 자료들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입된 특송화물에 액상 합성대마 및 합성대마가 들어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가)목, 제3조 제5호, 제58조 제1항 제3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3항 [별표 3], 구 형사소송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7조, 제308조, 제310조의2, 제312조 제1항, 제316조 제1항, 제325조, 제364조 제4항, 형법 제30조
null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이홍석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신알찬 외 2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1. 12. 14. 선고 2021고합302, 496, 555, 672 판결 【주 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경찰(세관)과 검찰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자백하다가 원심에서 경찰에서의 진술은 내용 부인하고, 검찰에서의 진술은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면서 검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약에 취해 있었다고 주장하나, 검찰 조사 시기에 비추어 피고인이 약에 취해 있었다는 진술은 믿기 어렵고,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개인통관고유번호, 배송문자, 통관 여부 조회 화면이 각 캡처된 사진, 헬멧의 외관 및 헬멧의 내피 안에 은닉된 불상의 액체류와 립톤 홍차 등이 촬영된 사진 등 객관적 증거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그럼에도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예비적 공소사실의 추가 검사는 이 법원에서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죄명을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적용법조를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9조 제1항’, 공소사실을 별지 기재와 같이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다만 위와 같이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음에도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를 판단하기로 한다. 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1)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과 공소외 1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므로 마약류를 취급해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이 마약류를 취급하였다. 피고인과 공소외 1은 공소외 2와 베트남에서 국내로 향정신성의약품인 JWH-018 및 그 유사체(‘합성대마’, 이하 ‘합성대마’라 한다)를 밀수입하여 국내로 유통하기로 공모하고, 공소외 2는 베트남에 체류하면서 합성대마를 베트남에서 국내로 발송하는 역할, 피고인과 공소외 1은 국내에서 이를 수령하는 역할을 맡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2는 액상 합성대마 약 200ml를 투명 플라스틱 튜브 속에 넣은 다음 헬멧 안에 나선형 모양으로 말아 넣어 은닉하고, 합성대마 약 950g을 소분하여 립톤 홍차 봉지 속에 넣어 은닉한 뒤, 위 합성대마가 은닉된 헬멧과 립톤 홍차 봉지를 박스에 담은 후, 수취인을 ‘공소외 3, (전화번호 생략)’, 수취지를 ‘서울시 강남구 (주소 1 생략)’이라고 기재한 후 국제특송화물로 발송하였고, 위 화물은 대한항공(KE) 684편에 적재되어 2021. 2. 2.경 인천 중구 공항로 272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1, 공소외 2와 공모하여 액상 합성대마 약 200ml 및 합성대마 약 950g을 수입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입된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 특송화물(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 한다)에 액상 합성대마 약 200ml 및 합성대마 약 950g이 들어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화물이 2021. 2. 2.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 같은 날 15:00~16:00경 퀵서비스 기사로 하여금 서울 마포구 (주소 2 생략)에서 이 사건 화물을 수령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화물의 수취인(수입자) 명의는 공소외 3이고(공소외 3의 개인통관고유부호가 수입에 이용되었는데, 이는 피고인이 사용한 것이다), B/L번호는 (번호 1 생략)이며, 관세청신고번호는 (번호 2 생략)이고, 품명·수량은 MIX RED TEA 10PC, USED HELMET 1PC이다. 나아가 피고인이 사용하던 휴대폰에서는 이 사건 화물 수입에 활용된 공소외 3의 개인통관고유부호, 이 사건 화물 관련 배송문자, 이 사건 화물의 통관 여부 조회 화면이 각 캡처된 사진, 헬멧의 외관 및 동 헬멧의 내피 안에 은닉되어 있는 불상의 액체류와 립톤 홍차 및 불상의 물품을 립톤 홍차인 것처럼 포장하는 모습 등이 촬영된 사진이 발견되었다. 아울러 피고인은 (아이디 1 생략)을 텔레그램 아이디로 사용하는 자와 공모하여 메트암페타민, MDMA를 수입하였고, (아이디 2 생략)이라는 텔레그램 아이디로 속칭 ‘던지기’ 방법으로 메트암페타민을 판매하였으며, MDMA,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② 그러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사용하던 휴대폰에서 발견된 사진이 이 사건 화물에 관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화물에 불상의 액체류와 홍차인 것처럼 꾸며진 물품이 은닉되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③ 설령 이 사건 화물에 불상의 액체류와 홍차인 것처럼 꾸며진 물품이 은닉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불상의 액체류, 홍차인 것처럼 꾸며진 물품이 합성대마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액상 메트암페타민 수입과 관련된 2021. 3. 13. 자 인천세관의 적발보고서들에 따르면, 수취인 공소외 4, 공소외 5, 신고품명 헬멧으로 된 화물이 2021. 3. 12. 수입되었는데, 그 수입된 헬멧에는 합성대마가 아니라 액상 메트암페타민이 은닉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구 형사소송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2조는 제1항에서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라고 하여 조서의 내용이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것이라는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어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실질적 진정성립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해서만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그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라고 하여 피고인의 진술 외에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해서도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두고 있다.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에 예시되어 있는 영상녹화물의 경우 형사소송법 및 형사소송규칙에 의하여 영상녹화의 과정, 방식 및 절차 등이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는데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2, 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2 제3항, 제4항, 제5항 등) 피의자의 진술을 비롯하여 검사의 신문 방식 및 피의자의 답변 태도 등 조사의 전 과정이 모두 담겨 있어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 내용 및 그 취지를 과학적·기계적으로 재현해 낼 수 있으므로 조서의 내용과 검사 앞에서의 진술 내용을 대조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객관성이 보장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들의 증언은 오로지 해당 증언자의 주관적 기억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객관성이 보장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에 규정된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이라 함은 형사소송법 및 형사소송규칙에 규정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제작된 영상녹화물 또는 그러한 영상녹화물에 준할 정도로 피고인의 진술을 과학적·기계적·객관적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방법만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외에 조사관 또는 조사 과정에 참여한 통역인 등의 증언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6586 판결 참조).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은 "피고인이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조항에서 말하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을 하였다는 것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7도379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타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경찰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원심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였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6, 7) 중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증거목록 순번 6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증거기록 436쪽 19행 내지 437쪽 3행, 447쪽 19행 내지 448쪽 8행, 451쪽 3행 내지 455쪽 7행, 순번 7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증거기록 486쪽 18행 내지 487쪽 18행, 488쪽 14행 내지 495쪽 13행)은 피고인이 원심에서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정하고 있고,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 이 법원에서 피고인을 조사한 공소외 6의 진술은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법원의 공소외 6의 진술에 의하여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피고인이 다른 사건인 인천지방법원 2021고합267 사건에서 범행을 인정하면서 위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동의를 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인이 그 진술을 기재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에 관하여만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당해 조서 중 어느 부분이 그 진술대로 기재되어 있고 어느 부분이 달리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리한 다음 진술한 대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는 부분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밖에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도8325 판결 참조)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다른 사건에서 위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동의를 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이 다투고 있고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에 대하여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정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위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증거동의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② 이 법원에서 조사자인 공소외 6이 ‘피고인이 검찰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공소외 6은 피고인을 검찰에서 조사한 때(2021. 3. 30.과 2021. 4. 6.)로부터 1년 6개월 정도 경과하여 이 법원에서 진술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는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으나, 같은 날 조사받았던 필로폰 약 26.63g 밀수 관련, MDMA 약 3g 밀수 및 1/2정 소지 관련, 필로폰 교부 및 투약 관련 등과 관련하여서는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고 뭉뚱그려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자백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다고 보기에 부족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가 될 수 없다. ③ 한편 이 법원의 대검찰청(디앤에이화학분석과)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에 의하면 ‘피고인의 나이와 성별, 흡연을 위해 사용한 필로폰의 양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약물 효과의 지속시간을 추정할 수 없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독성학과)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정맥주사 또는 경구투약 시 효과 지속시간은 10~20시간으로 보고되어 있다고 하면서도 조회한 내용의 조건과 같은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양이 혈액내로 공급되는지에 대한 실험이 수행된 바 없어 논단하기 어렵다.’고, 서울구치소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는 피고인의 일반적인 건강상태가 정상이라는 취지(혈압, 맥박, 체온: 정상, 흉부 방사선 촬영 및 혈액검사: 특이소견 없음, 심리상태, 우울증 및 알콜중독 검사자료: 2021. 3. 25. 진료기록 부존재)로 회보하고 있는데, 이들 자료들로 피고인이 검찰 조사 당시 마약에 취하여 있지 않고 정상적인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들 자료들로 위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도 없다. ④ 원심이 적절히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 피고인이 이 사건 화물을 퀵서비스 기사를 통하여 수취하였고, 이 사건 화물의 수취인(수입자) 명의가 피고인이 사용하였던 것이며, 피고인이 사용하던 휴대폰에서 이 사건 화물 수입에 활용된 공소외 3의 개인통관고유부호, 이 사건 화물 관련 배송문자, 이 사건 화물의 통관 여부 조회 화면이 각 캡처된 사진, 헬멧의 외관 및 동 헬멧의 내피 안에 은닉되어 있는 불상의 액체류와 립톤 홍차 및 불상의 물품을 립톤 홍차인 것처럼 포장하는 모습 등이 촬영된 사진이 발견되었던 사실, ㉡ 피고인이 (아이디 1 생략)을 텔레그램 아이디로 사용하는 자와 공모하여 메트암페타민, MDMA를 수입하고, ‘(아이디 2 생략)’이라는 텔레그램 아이디로 속칭 ‘던지기’ 방법으로 메트암페타민을 판매하거나 MDMA,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사용하던 휴대폰에서 발견된 사진이 이 사건 화물에 관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화물에 불상의 액체류와 홍차인 것처럼 꾸며진 물품이 은닉되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검사가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할 만큼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다소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 다.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화물에 불상의 액체류와 홍차인 것처럼 꾸며진 물품이 은닉되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화물에 마약류로 인식되는 불상의 액체류와 홍차인 것처럼 꾸며진 물품이 은닉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예비적 공소사실 역시 이를 인정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이 법원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원심이 예비적 공소사실과 기초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이상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면 족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1985. 2. 8. 선고 84도3068 판결 등 참조)]. 판사 박연욱(재판장) 박원철 이희준
233,883
손해배상(기)[상가건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임대인을 상대로,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
2022다260586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적 성질(=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 및 그 손해배상채무의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시기(=임대차 종료일 다음 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고 한다)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금의 회수기회란 임대차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통해 창출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신규임차인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액은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을 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의 소멸시효 기산일 또한 임대차가 종료한 날인 점 등 상가임대차법 규정의 입법 취지, 보호법익, 내용이나 체계를 종합하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상가임대차법이 그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고, 그 손해배상채무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에 이행기가 도래하여 그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0조의4 제1항, 제3항, 제4항, 민법 제387조 제1항
null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북부 담당변호사 최익준 외 5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동각)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22. 7. 5. 선고 2021나37046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71,677,9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2.부터 2022. 7. 5.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70%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상가 임차인인 원고가 신규임차인으로 주선한 소외인에 대하여 임대인인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함으로써 원고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하였다고 보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고 한다)이 정한 손해배상으로서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감정 결과에 따른 금액을 지급할 의무를 인정하면서, 원고의 상가 시설물 회수에 따른 이익이 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배상의무의 성립과 범위에 관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함으로써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손익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제1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에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기본 이념에 따라 책임제한을 할 수 있음을 이유로 피고의 손해배상액을 70%로 제한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상가임대차법상 손해배상책임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제2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금 중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원고가 신규임차인인 소외인과의 권리금 계약에 따라 그로부터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 명목으로 분할하여 지급받기로 한 각 금액별 약정지급일에 따라 이를 나누어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3에 의하면, 권리금이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를 말하고, 권리금 계약이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등으로 임차인이 신규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에 따라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면서, 제3항에서 임대인이 이를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되,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 제4항에 의하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나) 상가임대차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금의 회수기회란 임대차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통해 창출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신규임차인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액은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을 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의 소멸시효 기산일 또한 임대차가 종료한 날인 점 등 상가임대차법 규정의 입법 취지, 보호법익, 내용이나 체계를 종합하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상가임대차법이 그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고, 그 손해배상채무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에 이행기가 도래하여 그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손해배상금의 지연손해금이 신규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에서 정해진 분할 지급 약정일별로 각 순차 기산하여 발생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상가임대차법상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의하여 자판하기로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71,677,900원 및 이에 대하여 임대차 종료 다음 날인 2019. 12. 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원심판결 선고일인 2022. 7. 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고, 소송총비용 중 70%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
233,893
대여금
2019다232277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일부무효 법리를 정한 민법 제137조에서 ‘당사자의 의사’의 의미 / 여러 개의 계약 전부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져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는 경우, 법률행위의 일부무효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계약 전부가 일체로서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甲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주택재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乙 주식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결의를 한 후, 乙 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乙 회사가 甲 추진위원회에 정비사업 시행을 위하여 소요되는 자금을 대여하는 내용의 소비대차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시공사 선정결의와 공사도급계약이 무효가 되어 소비대차약정도 무효가 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 추진위원회와 乙 회사는 공사도급계약과 소비대차약정을 체결할 당시 공사도급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하더라도 소비대차약정을 체결, 유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하나, 그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민법 제137조). 여기서 당사자의 의사는 법률행위의 일부가 무효임을 법률행위 당시에 알았다면 의욕하였을 가정적 효과의사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법률행위의 일부무효 법리는 여러 개의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그 계약 전부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져서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이때 그 계약 전부가 일체로서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는 것인지의 여부는 계약 체결의 경위와 목적 및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2] 甲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주택재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乙 주식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결의를 한 후, 乙 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乙 회사가 甲 추진위원회에 정비사업 시행을 위하여 소요되는 자금을 대여하는 내용의 소비대차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시공사 선정결의와 공사도급계약이 무효가 되어 소비대차약정도 무효가 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甲 추진위원회와 乙 회사는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시공사 선정결의의 법적 효력이 분명하지 않아 공사도급계약이 무효로 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거기에 소비대차약정도 포함시킨 점, 甲 추진위원회와 乙 회사는 공사도급계약이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장차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 총회 결의를 통하여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시공사 선정결의나 공사도급계약이 유효로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염두에 두었다고도 볼 수 있는 점, 乙 회사는 시공사 선정결의에 관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가 계속 중인데도 지속적으로 甲 추진위원회에 금전을 대여하고 일부 대여금에 관하여는 추가로 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甲 추진위원회와 乙 회사는 공사도급계약과 소비대차약정을 체결할 당시 공사도급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하더라도 소비대차약정을 체결, 유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137조 / [2] 민법 제75조 제1항, 제105조, 제137조, 제598조, 제664조
[1]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다54633 판결(공2006하, 1517),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9068 판결(공2013상, 918),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88375 판결(공2022상, 690)
【원고, 상고인】 현대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 남영수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0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박세윤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4. 9. 선고 2017나20167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제1심 공동피고 신림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이 사건 추진위원회’라 한다)는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5. 3. 18. 법률 제73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에 따라 서울 관악구 (주소 생략) 일대에 주택재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정비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할 조합을 설립하고자 구성되어 2004. 6. 25. 관할 관청으로부터 설립승인을 받았다. 나.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2006. 7. 25. 주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시공사 선정결의’라 한다)를 하였다. 다.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2006. 9. 26. 원고와 이 사건 정비사업에 관하여 공사도급(가)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일반조건 제15조는 원고가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추진위원회에 이 사건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소요되는 자금을 대여한다고 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이라 한다). 피고들은 제1심 공동피고 소외인과 함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이 사건 추진위원회의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라. 원고는 2006. 11. 24.부터 2010. 7. 15.까지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에 따라 이 사건 추진위원회에 수차례에 걸쳐 합계 3,450,937,380원을 대여하였다.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그중 일부 대여금에 관하여 다시 원고와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었으며 피고들 중 일부는 이에 따른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마. 한편 이 사건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가 이 사건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이 사건 시공사 선정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0. 11.경 ‘이 사건 시공사 선정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서울고등법원 2010나46574)과 판결(서울고등법원 2010나49757)이 각각 확정되었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이 사건 시공사 선정결의가 무효인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도 무효라는 점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내에 포함되었고 원고와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과 별개로 체결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 역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 대하여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3.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하나, 그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민법 제137조). 여기서 당사자의 의사는 법률행위의 일부가 무효임을 법률행위 당시에 알았다면 의욕하였을 가정적 효과의사를 가리키는 것이다(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906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와 같은 법률행위의 일부무효 법리는 여러 개의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그 계약 전부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져서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이때 그 계약 전부가 일체로서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관계에 있는 것인지의 여부는 계약 체결의 경위와 목적 및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다54633 판결,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8837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과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이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져 하나의 계약인 것 같은 관계에 있다고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이 여전히 유효라고 볼 여지가 크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제정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으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라 한다)의 법적 지위와 기능에 관한 조항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거기에 정비사업에 관한 시공사 선정이 추진위원회의 기능으로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추진위원회에 의한 시공사 선정이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았다.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체결 전인 2006. 9. 18.경 관할 관청으로부터 ‘추진위원회에서의 시공사 선정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라는 안내를 받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와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시공사 선정결의의 법적 효력이 분명하지 않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 무효로 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거기에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도 포함시켰으며 이에 기초하여 그 무렵부터 2010. 7. 15.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금전 대여관계를 맺어 왔다. 2)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시공사 선정결의가 무효라 하더라도 조합 설립 후 조합 총회에서 추진위원회가 한 시공사 선정을 추인하는 결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결의로 추진위원회가 한 시공사 선정은 유효하게 된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와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장차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 총회 결의를 통하여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시공사 선정결의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 유효로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염두에 두었다고도 볼 수 있다.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체결된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 무효가 될 것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원고와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에 따라 자금 대여관계를 유지하였다는 의사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3)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시공사 선정결의에 관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가 계속 중인 2010. 7. 15.까지도 지속적으로 이 사건 추진위원회에 금전을 대여하고 일부 대여금에 관하여는 추가로 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받기도 하였다. 위 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에는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해약이 기한의 이익 상실에 따른 이행기 도래 사유로 정해져 있을 뿐이다. 4)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과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을 체결, 유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와 이 사건 추진위원회에게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을 체결, 유지할 의사가 인정될 수 있는지 등을 심리하여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의 유효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이 포함되어 체결되었다는 사정과 이 사건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과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과 함께 이 사건 소비대차약정도 무효가 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일부 무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3,873
보험금
2022다272169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甲 보험회사가 乙과 체결한 보험계약 중 상해사망 담보는 피보험자인 乙이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보험가입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보장 내용으로 하고, 면책약관으로 ‘선박승무원, 어부, 사공, 그 밖에 선박에 탑승하는 것을 직무로 하는 사람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상해 관련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乙이 선박에 기관장으로 승선하여 조업차 출항하였다가 선박의 스크루에 그물이 감기게 되자 선장의 지시에 따라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잠수하여 그물을 제거하던 중 사망한 사안에서, 위 사고는 선원인 乙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라고 할 것이므로 면책약관이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한 사례
甲 보험회사가 乙과 체결한 보험계약 중 상해사망 담보는 피보험자인 乙이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보험가입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보장 내용으로 하고, 면책약관으로 ‘선박승무원, 어부, 사공, 그 밖에 선박에 탑승하는 것을 직무로 하는 사람(이하 이들을 통틀어 ‘선박승무원 등’이라고 한다)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상해 관련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乙이 선박에 기관장으로 승선하여 조업차 출항하였다가 선박의 스크루에 그물이 감기게 되자 선장의 지시에 따라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잠수하여 그물을 제거하던 중 사망한 사안에서, 위 면책약관은 선박의 경우 다른 운송수단에 비하여 운행 과정에서의 사고발생 위험성이나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규정된 것으로, ‘선박승무원 등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을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 특정한 행위를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고, 이러한 면책약관의 문언이나 목적,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선박승무원 등이 선박에 탑승한 후 선박을 이탈하였더라도 선박의 고장 수리 등과 같이 선박 운행을 위한 직무상 행위로 일시적으로 이탈한 경우로서 이탈의 목적과 경위, 이탈 거리와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선박에 탑승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면책약관이 적용될 수 있으며, 위 사고는 선원인 乙이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선박의 고장 혹은 이상 작동을 점검·수리하기 위하여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일시적으로 선박에서 이탈하여 선박 스크루 부분에서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乙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라고 할 것이므로 면책약관이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상법 제730조, 민법 제105조
null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3인(원고 2 내지 4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원고 1)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호) 【피고, 상고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김민정 외 8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22. 8. 19. 선고 2021나584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디비손해보험 주식회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라고 한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의 보험약관 제5조 ③항 및 ③항에서 정하는 면책약관은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데,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위 면책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인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에게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명시·설명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망인의 사망사고에 위 면책약관이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이를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 디비손해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디비손해보험’이라고 한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 디비손해보험은 2011. 12. 22. 및 2012. 4. 3. 망인과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중 상해사망 담보는 피보험자인 망인이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가입금액(2,000만 원 및 1,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을 보장 내용으로 하고 있다. 2) 위 각 보험계약의 보험약관 제17조 항은 ‘회사는 다른 약정이 없으면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목적으로 아래에 열거된 행위로 인하여 15.(보험금의 종류 및 지급사유)의 상해 관련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해당 보험금을 드리지 아니합니다. (중략) ③ 선박승무원, 어부, 사공, 그 밖에 선박에 탑승하는 것을 직무로 하는 사람(이하 이들을 통틀어 ‘선박승무원 등’이라고 한다)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위 약관 규정을 ‘이 사건 면책약관’이라고 한다). 3) 망인은 2019. 7. 11. 18:40경 통영시 (항구명 생략)에서 (선박명 생략) 선단선 종선 제701호(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고 한다)에 기관장으로 승선하여 조업차 출항하였는데, 2019. 7. 12. 01:00경 이 사건 선박의 스크루에 그물이 감기게 되자 선장 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잠수복 등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잠수하여 그물을 제거하던 중 실종되었다. 4) 망인은 2019. 7. 12. 10:11경 그물과 함께 스크루에 감겨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이하 이러한 망인의 사망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5) 원고들은 망인의 상속인들로 이 사건 소로써 피고 디비손해보험에 대하여 위 상해사망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이 이 사건 선박에서 벗어나 수중으로 잠수하여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서 이러한 잠수행위가 선박에 탑승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수반되거나 탑승 전후에 걸쳐 불가분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 디비손해보험의 이 사건 면책약관에 기한 면책주장을 배척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면책약관은 선박의 경우 침몰·좌초 등 해상 고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다른 운송수단에 비하여 그 운행 과정에서의 사고발생 위험성이나 그로 인한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규정된 것으로, ‘선박승무원 등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을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 특정한 행위를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이 사건 면책약관의 문언이나 목적,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선박승무원 등이 선박에 탑승한 후 선박을 이탈하였더라도 선박의 고장 수리 등과 같이 선박 운행을 위한 직무상 행위로 선박에서 일시적으로 이탈한 경우로서 그 이탈의 목적과 경위, 이탈 거리와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선박에 탑승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적용될 수 있다. 2) 이 사건 사고는 선원인 망인이 이 사건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선박의 고장 혹은 이상 작동을 점검·수리하기 위하여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일시적으로 선박에서 이탈하여 선박 스크루 부분에서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망인이 직무상 이 사건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고에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 디비손해보험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디비손해보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의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사이에 생긴 부분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3,855
건축허가신청불허가처분취소
2020두43722
20,230,202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6조 제4항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국토교통부 훈령으로 정한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의 법적 성격(=행정규칙) 및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소극) / 위 지침에 따라 이루어진 행정처분이 적법한지 판단하는 기준 [2]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에 따른 개발행위허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행정청의 재량판단 영역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에 대한 사법심사의 대상과 판단 기준 / 행정규칙이 행정기관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인 경우, 법원은 이를 존중해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3]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 처분의 기준이 되는 법령 / 행정청이 신청을 수리한 후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여 그 사이에 법령 및 보상 기준이 변경된 경우, 그 변경된 법령 및 보상 기준에 따라서 한 처분이 위법한지(적극) 및 이때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였는지 판단하는 방법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 제3항은 개발행위허가의 신청 내용이 ‘주변지역의 토지이용실태 또는 토지이용계획, 건축물의 높이, 토지의 경사도, 수목의 상태, 물의 배수, 하천·호소·습지의 배수 등 주변 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기준에 맞는 경우에만 개발행위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하여야 하고, 개발행위허가의 기준은 지역의 특성, 지역의 개발상황, 기반시설의 현황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국토계획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 [별표 1의2] ‘개발행위허가기준’은 국토계획법 제58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규명령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56조 제4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제1항의 개발행위허가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을 뿐이므로, 그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국토교통부 훈령으로 정한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은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56조 제4항에 따라 정한 개발행위허가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기준으로, 상급행정기관인 국토교통부장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개발행위허가업무와 관련하여 국토계획법령에 규정된 개발행위허가기준의 해석·적용에 관한 세부 기준을 정하여 둔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행정처분이 위 지침에 따라 이루어졌더라도, 해당 처분이 적법한지는 국토계획법령에서 정한 개발행위허가기준과 비례·평등원칙과 같은 법의 일반원칙에 적합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2]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에 따른 개발행위허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정청의 재량판단의 영역에 속하므로, 그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공익판단에 관한 재량의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사실오인과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등이 그 판단 기준이 된다. 또한 행정규칙이 이를 정한 행정기관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인 때에는 그 규정 내용이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행정처분은 그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에도 경과 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처분 당시 시행되는 개정 법령과 거기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개정 법령의 적용과 관련하여 개정 전 법령의 존속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개정 법령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개정 법령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행정청이 신청을 수리하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여 그 사이에 법령 및 보상 기준이 변경된 경우에는 그 변경된 법령 및 보상 기준에 따라서 한 처분은 위법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였는지’는 법정 처리기간이나 통상적인 처리기간을 기초로 당해 처분이 지연되게 된 구체적인 경위나 사정을 중심으로 살펴 판단하되, 개정 전 법령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행정청의 동기나 의도가 있었는지, 처분지연을 쉽게 피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도 아울러 고려할 수 있다.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3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6조 제1항 [별표 1의2] / [2]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행정소송법 제27조 / [3] 행정소송법 제1조[행정처분일반]
[1][2]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두60776 판결 / [1]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공2019하, 1567) / [2]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공2017상, 778), 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7두43319 판결(공2019상, 474) / [3] 대법원 2000. 3. 10. 선고 97누991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4두2974 판결(공2006하, 1625),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두23501 판결(공2014하, 1729)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어울림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대구광역시 서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중원 담당변호사 이기광 외 1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20. 6. 26. 선고 2019누523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경위 및 원심의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7. 3. 8. 피고에게 대구 서구 (주소 생략) 외 1필지(이하 ‘이 사건 신청지’라고 한다) 지상에 동물장묘시설 1동(이하 ‘이 사건 동물장묘시설’이라고 한다)을 신축하기 위하여 개발행위허가신청 등이 포함된 복합민원 형태의 건축허가 신청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고 한다). 2) 피고는 2019. 4. 10. 원고에게 ‘교통 관련: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 중 3-3-2-1에 근거한 진입도로 확보와 관련한 자료 불충분’, ‘입지의 적정성 관련: 동물보호법(2019. 3. 25. 시행)에 따른 학교와 동물장묘시설과의 거리제한 규정과 관련하여 입지의 적정성 기준에 부합하지 아니함’의 이유로 이 사건 신청을 불허가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3) 한편 2018. 12. 24. 법률 제16075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9. 3. 25.부터 시행된 동물보호법(이하 ‘개정 동물보호법’이라고 한다) 제32조 제1항, 제33조 제4항 제5호 (나)목은 20호 이상의 인가밀집지역, 학교, 그 밖에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부터 300m 이하 떨어진 곳에 동물장묘시설을 설치하려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동물장묘업 등록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신청지 남쪽으로 직선거리 200m 이내에 계성고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나. 원심은, ①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이 법규명령이므로, 이 사건 신청이 위 지침에서 정한 진입도로 폭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피고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바로 진입도로 확보 자료 불충분을 불허가사유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고, ② 피고가 개정 동물보호법 규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이 사건 신청이 개발행위 요건인 ‘입지의 적정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 데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 관련 상고이유 주장 부분 가.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고 한다) 제58조 제1항, 제3항은 개발행위허가의 신청 내용이 ‘주변지역의 토지이용실태 또는 토지이용계획, 건축물의 높이, 토지의 경사도, 수목의 상태, 물의 배수, 하천·호소·습지의 배수 등 주변 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기준에 맞는 경우에만 개발행위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하여야 하고, 개발행위허가의 기준은 지역의 특성, 지역의 개발상황, 기반시설의 현황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국토계획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 [별표 1의2] ‘개발행위허가기준’은 국토계획법 제58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규명령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56조 제4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제1항의 개발행위허가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을 뿐이므로, 그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국토교통부 훈령으로 정한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은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56조 제4항에 따라 정한 개발행위허가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기준으로, 상급행정기관인 국토교통부장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개발행위허가업무와 관련하여 국토계획법령에 규정된 개발행위허가기준의 해석·적용에 관한 세부 기준을 정하여 둔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행정처분이 위 지침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해당 처분이 적법한지는 국토계획법령에서 정한 개발행위허가기준과 비례·평등원칙과 같은 법의 일반원칙에 적합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두60776 판결 등 참조). 나. 1) 따라서 원심이 위 지침의 법적 성격을 법규명령으로 전제한 다음, 그 내용을 처분사유가 적법한지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2) 그러나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별표 1의2] ‘개발행위허가기준’ 1. 마.는 ‘기반시설에 관한 검토사항’으로 (1)항에서 ‘주변의 교통소통에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할 것’, (2)항에서 ‘대지와 도로의 관계는 「건축법」에 적합할 것’이라는 기준을 정하고 있고,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 3-3-2-1은 도로에의 접속 및 도로확보기준에 관하여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하는 부지는 도시·군계획도로 등에 접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에 따라 개설(도로확장 포함)하고자 하는 진입도로의 폭은 개발규모 5,000㎡ 미만은 4m 이상으로서 개발행위규모에 따른 교통량을 고려하여 적정 폭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단은 결국 이 사건 신청이 ‘진입도로의 폭이 4m 이상일 것’에 미달한 결과 ‘주변의 교통소통에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할 것’, ‘도로에 관한 건축법상 기준에 적합할 것’이라는 개발행위허가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으로 볼 수 있다. 3) 국토계획법 제56조 제1항에 따른 개발행위허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정청의 재량판단의 영역에 속하므로, 그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공익판단에 관한 재량의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사실오인과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등이 그 판단 기준이 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 등 참조). 또한 행정규칙이 이를 정한 행정기관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인 때에는 그 규정 내용이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7두43319 판결 및 앞서 본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두60776 판결 참조). 다. 위 법리를 종합하면, 원심판단은 일부 적절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서 수긍할 수 있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개정 동물보호법 관련 상고이유 주장 부분 가. 1) 행정처분은 그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에도 경과 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처분 당시 시행되는 개정 법령과 거기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개정 법령의 적용과 관련하여 개정 전 법령의 존속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개정 법령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개정 법령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7누9918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이 신청을 수리하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여 그 사이에 법령 및 보상 기준이 변경된 경우에는 그 변경된 법령 및 보상 기준에 따라서 한 처분은 위법하고(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4두2974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였는지’는 법정 처리기간이나 통상적인 처리기간을 기초로 당해 처분이 지연되게 된 구체적인 경위나 사정을 중심으로 살펴 판단하되, 개정 전 법령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행정청의 동기나 의도가 있었는지, 처분지연을 쉽게 피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도 아울러 고려할 수 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두23501 판결 참조). 2) 앞서 본 국토계획법 제58조 제1항 제4호, 제2항의 위임에 따른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별표 1의2] ‘개발행위허가기준’은 3. 나. 2)항에서 용도지역별 검토사항으로 "지역 특성에 따라 개발 수요에 탄력적으로 적용할 지역으로서 입지타당성, 기반시설의 적정성,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경관 보호·조성 및 미관훼손의 최소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정하고 있다. 나. 이와 같은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입지타당성’ 측면에서 법규명령인 개발행위허가기준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취지에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못 볼 바 아니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869
보험금
2022다266522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자동차보험계약의 자기신체사고에서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 / 자동차의 용법에 따른 사용 이외에 사고의 다른 직접적인 원인이 존재하거나 용법에 따른 사용 도중 일시적으로 본래의 용법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도 전체적으로 용법에 따른 사용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면 이를 자동차의 사고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2] 甲이 乙 보험회사와 체결한 영업용자동차보험계약의 피보험차량인 트럭의 적재함에 화물을 싣고 운송하다가 비가 내리자 시동을 켠 상태로 운전석 지붕에 올라가 적재함에 방수비닐을 덮던 중 미끄러져 상해를 입은 사안에서, 위 사고는 전체적으로 피보험차량의 용법에 따른 사용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보험계약이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자동차보험계약상 자기신체사고로 규정된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때"라고 함은,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소유, 사용, 관리하던 중 그 자동차에 기인하여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를 의미하고, 이때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한다는 것은 자동차의 용도에 따라 그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각종의 장치를 각각의 장치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한편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른 사용 이외에 그 사고의 다른 직접적인 원인이 존재하거나, 그 용법에 따른 사용의 도중에 일시적으로 본래의 용법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도 전체적으로 위 용법에 따른 사용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면 역시 자동차의 사고라고 보아야 한다. [2] 甲이 乙 보험회사와 체결한 영업용자동차보험계약의 피보험차량인 트럭의 적재함에 화물을 싣고 운송하다가 비가 내리자 시동을 켠 상태로 운전석 지붕에 올라가 적재함에 방수비닐을 덮던 중 미끄러져 상해를 입은 사안에서, 위 사고는 전체적으로 피보험차량의 용법에 따른 사용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보험계약이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는데도, 甲이 차량 지붕에서 덮개작업을 한 것은 차량 지붕의 용법에 따라 사용한 것이 아니고, 방수비닐이 차량의 설비나 장치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 등으로 위 사고를 甲이 차량을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 생긴 사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상법 제726조의2 / [2] 상법 제726조의2
[1] 대법원 1994. 8. 23. 선고 93다59595 판결(공1994하, 2500), 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89 판결(공2000하, 2087),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46375, 46382 판결(공2001상, 266),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6454 판결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용 외 5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케이비손해보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지 담당변호사 유동승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7. 19. 선고 2022나1415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동차보험계약상 자기신체사고로 규정된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때"라고 함은,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소유, 사용, 관리하던 중 그 자동차에 기인하여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를 의미하고(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46375, 46382 판결 참조), 이때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한다는 것은 자동차의 용도에 따라 그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각종의 장치를 각각의 장치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대법원 1994. 8. 23. 선고 93다59595 판결 참조), 한편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른 사용 이외에 그 사고의 다른 직접적인 원인이 존재하거나, 그 용법에 따른 사용의 도중에 일시적으로 본래의 용법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도 전체적으로 위 용법에 따른 사용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면 역시 자동차의 사고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89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645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봉고 1t 소형 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영업용자동차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은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 등으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때 그로 인한 손해를 자기신체사고로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기간 중 원단과 스펀지를 이 사건 차량 적재함에 싣고 출발하였다가 비가 내리자 화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시동을 켠 상태에서 운전석 지붕에 올라가 적재함에 방수비닐을 덮는 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조수석 쪽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다. 원고는 추락사고로 외상성 급성 경막하 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화물을 적재함에 싣고 운송하던 중 일시 정차하여 이 사건 차량의 용도에 따라 그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장치인 적재함에 빗물로부터 화물을 보호하는 방수비닐을 덮던 중 미끄러져 부상을 당한 경우로서 전체적으로 위 용법에 따른 사용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이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차량 지붕에서 덮개작업을 한 것은 차량 지붕의 용법에 따라 사용한 것이 아니고, 방수비닐이 이 사건 차량의 설비나 장치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 등으로 이 사건 사고를 원고가 차량을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 생긴 사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약관이 정한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3,865
공사대금
2022다276789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대물변제에서 본래 채무의 이행에 갈음한 다른 급여가 부동산의 소유권이전인 경우, 기존채무가 소멸하는 시기(=소유권이전등기 완료 시) 및 이때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경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 조항이 준용되는지 여부(적극) [2] 甲 주식회사가 다세대주택 신축공사의 전기공사를 乙 합자회사에 하도급 주면서 공사대금을 다세대주택 구분건물로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고, 이후 乙 회사가 구분건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사안에서, 乙 회사가 약정한 목적물에 관하여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았는데도, 대물변제가 이행되었다는 甲 회사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대물변제는 본래 채무의 이행에 갈음하여 다른 급여를 현실적으로 하는 때에 성립하는 계약이므로, 다른 급여가 부동산의 소유권이전인 경우 등기를 완료하면 대물변제가 성립되어 기존채무가 소멸한다. 한편 대물변제도 유상계약이므로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경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 조항이 준용된다. [2] 甲 주식회사가 다세대주택 신축공사의 전기공사를 乙 합자회사에 하도급 주면서 공사대금을 다세대주택 구분건물로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고, 이후 乙 회사가 구분건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사안에서, 乙 회사가 당초의 약정대로 하도급 공사대금에 대한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구분건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상 甲 회사는 본래 채무에 갈음하여 이행하기로 한 다른 급여를 현실적으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구분건물이 아직 사용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대지지분에 제한물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사정은 대물변제 목적물의 하자로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유가 될 뿐이므로 乙 회사가 약정한 목적물에 관하여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았는데도, 대물변제가 이행되었다는 甲 회사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186조, 제466조, 제580조 / [2] 민법 제186조, 제466조, 제580조, 제664조
[1] 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2943 판결(공1987, 1307), 대법원 1987. 10. 26. 선고 86다카1755 판결(공1987, 1778),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3371 판결(공1995하, 3394)
【원고, 피상고인】 합자회사 탐진전업사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나일건설(변경 전: 주식회사 동우) 【원심판결】 광주지법 2022. 8. 25. 선고 2021나6552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다세대주택 신축공사를 수급하고, 그중 전기공사를 원고에게 하도급 주었다. 원고와 피고는 하도급 공사대금을 1억 원으로 하되 이 사건 다세대주택 구분건물로 대물변제하기로 하였다. 건축주 소외인은 원고에게 직접 하도급 공사대금 대물변제로 이 사건 다세대주택 301호(이하 ‘이 사건 구분건물’이라고 한다)의 소유권을 이전하겠다고 약정하였다. 나. 소외인은 이 사건 다세대주택 준공 전 그 대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과 지상권을 설정하였다. 다. 피고는 수급한 공사를 마쳤는데도 소외인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사용승인이 되지 않은 이 사건 다세대주택 구분건물 일부(이 사건 구분건물 포함)에 관하여 2021. 10. 26.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가압류결정을 한 법원의 촉탁으로 2021. 12. 28. 이 사건 다세대주택에 관하여 소외인 앞으로의 소유권보존등기와 피고의 가압류등기가 마쳐졌고, 원고의 대표사원은 2021. 12. 30.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구분건물에 관하여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았다. 피고는 2022. 1. 18. 이 사건 구분건물에 관한 가압류신청을 취하하였고, 다음 날 가압류등기가 말소되었다. 2. 피고는 원고의 공사대금채권이 이 사건 구분건물로 대물변제되었다고 항변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구분건물은 사용승인을 받지 않았고 대지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으므로 대물변제가 완전히 이행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가 청구한 공사대금 전액의 지급을 명하였다. 3. 대물변제는 본래 채무의 이행에 갈음하여 다른 급여를 현실적으로 하는 때에 성립하는 계약이므로, 다른 급여가 부동산의 소유권이전인 경우 등기를 완료하면 대물변제가 성립되어 기존채무가 소멸한다(대법원 1987. 10. 26. 선고 86다카1755 판결,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3371 판결 등 참조). 한편 대물변제도 유상계약이므로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경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 조항이 준용된다(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2943 판결 참조). 원고가 당초의 약정대로 하도급 공사대금에 대한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이 사건 구분건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상 피고는 본래 채무에 갈음하여 이행하기로 한 다른 급여를 현실적으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구분건물이 아직 사용승인을 받지 않았고 대지지분에 제한물권이 설정되어 있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은 대물변제 목적물의 하자로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유가 될 뿐이다. 원고 측이 약정한 목적물에 관하여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았는데도, 대물변제가 이행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대물변제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인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33,877
구상금[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7항에서 정한 금융기관이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한 후 그에 기해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여 보증금 일부를 배당받고, 경매절차에서 임차주택을 매수한 피고들을 상대로 전세보증금 잔액에 대해 양수금 또는 구상금 지급을 구한 사안]
2022다255126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7항에서 정한 금융기관이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반환채권을 계약으로 양수하여 양수한 금액의 범위에서 우선변제권을 승계한 다음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여 보증금 중 일부를 배당받은 경우,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이 존속되는 한 임차인은 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한 금융기관이 보증금 잔액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차주택의 양수인을 상대로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주택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구비하면 대항력을 취득하고 대항요건이 존속되는 한 대항력은 계속 유지된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정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두 가지 권리를 겸유하고 있는 임차인이 먼저 우선변제권을 선택하여 임차주택에 대하여 진행되고 있는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였으나 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지 못한 경우 임차인은 여전히 대항요건을 유지함으로써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이 대항력을 구비한 후 임차주택을 양수한 자는 그와 같이 존속되는 임대차의 임대인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7항에서 정한 금융기관이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반환채권을 계약으로 양수함으로써 양수한 금액의 범위에서 우선변제권을 승계한 다음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여 보증금 중 일부를 배당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이 존속되는 한 임차인은 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한 금융기관이 보증금 잔액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차주택의 양수인을 상대로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제4항, 제3조의2 제2항, 제7항, 제3조의5
null
【원고, 피상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문귀서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4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열린 담당변호사 정충진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6. 22. 선고 2021나2076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제1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주택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구비하면 대항력을 취득하고 위 대항요건이 존속되는 한 그 대항력은 계속 유지된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정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두 가지 권리를 겸유하고 있는 임차인이 먼저 우선변제권을 선택하여 임차주택에 대하여 진행되고 있는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였으나 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지 못한 경우 임차인은 여전히 위 대항요건을 유지함으로써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이 대항력을 구비한 후 임차주택을 양수한 자는 그와 같이 존속되는 임대차의 임대인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7항에서 정한 금융기관이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반환채권을 계약으로 양수함으로써 양수한 금액의 범위에서 우선변제권을 승계한 다음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여 보증금 중 일부를 배당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이 존속되는 한 임차인은 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한 금융기관이 보증금 잔액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차주택의 양수인을 상대로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임차인 소외인이 이 사건 주택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이후 이 사건 전세계약보증금 반환채권을 양수한 원고가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권에 따른 배당요구를 하여 보증금 중 일부를 배당받았다 하더라도 현재까지 임차인 소외인의 대항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제3조의5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제2, 3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전세계약보증금 반환채무를 대위변제한 원고에게 원고가 대위변제한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원고가 대위변제한 금원 상당의 지급 청구를 인용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변제자대위, 주택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한 금융기관의 지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3,899
업무방해·위증·증거위조교사·건설산업기본법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
2021도15681
20,230,20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에서 말하는 ‘하도급한 자’의 의미 /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일괄하여 하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계약 체결 시에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위반죄가 기수에 이르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은 "건설사업자는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96조 제4호는 ‘제2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하도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2호는 ‘하도급이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도급하기 위하여 수급인이 제3자와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문언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목적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에서 말하는 ‘하도급한 자’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일괄하여 하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 체결 시에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위반죄는 기수에 이른다고 보아야 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2호, 제29조 제1항, 제96조 제4호
null
【피 고 인】 피고인 1 외 7인 【상 고 인】 피고인 3, 피고인 5, 피고인 7, 피고인 8 및 검사(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현대로템 주식회사,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하여) 【변 호 인】 변호사 김용덕 외 4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21. 11. 4. 선고 2021노5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현대로템 주식회사, 피고인 6에 대한 부분, 피고인 3에 대한 위증, 증거위조교사,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부분, 피고인 5에 대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7, 피고인 8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2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3, 피고인 현대로템 주식회사, 피고인 5, 피고인 6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현대로템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현대로템’이라고 한다)의 직원들인 피고인 5, 피고인 3, 피고인 6은 2015. 11.경 대구도시철도공사가 피고인 현대로템에 발주한 대구도시철도공사 2호선 승강장안전문(PSD) 제작·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실질적으로 주식회사 에스티이엔지(이하 ‘에스티이엔지’라고 한다)에 하도급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에스티이엔지가 승강장안전문을 제작하여 납품하고 피고인 현대로템이 직접 이를 시공하는 것처럼 행세하기로 순차 모의하였다. 피고인 5, 피고인 3, 피고인 6은 위와 같은 모의에 따라 2015. 12. 17.경 피고인 현대로템의 구매팀 담당자를 통해 에스티이엔지와 계약금을 177억 원으로 정하여 대구지하철 2호선 22개 역사의 승강장안전문을 제작·설치하기로 하는 내용의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지역 언론에서 일괄하도급 의혹을 제기하고 대구광역시에서 특별감사를 실시하자, 피고인 현대로템이 직접 승강장안전문 설치공사를 시공하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2015. 12. 29.경 ‘설치공사는 피고인 현대로템이 직접 수행하고, 해당 공사금액을 추후 계약금액에서 정산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수정물품공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인 3은 ‘위 수정물품공급계약서 기재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2015. 12. 17. 자로 소급 작성하여 2015. 12. 17. 자 물품공급계약서에 첨부하라.’는 피고인 5의 지시에 따라 그와 같은 합의서를 작성하여 2015. 12. 17. 자 물품공급계약서에 첨부하였다. 한편 피고인 5는 피고인 3에게 지시하여 피고인 1로 하여금 2016. 3. 10.경 에스티이엔지와 ‘공사대금을 177억 원에서 125억 6,000만 원으로 감액하고, 피고인 현대로템이 51억 4,000만 원을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물품공급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피고인 5, 피고인 3은 2016. 3. 10.경부터 2017. 6.경까지 대구 달서구에 있는 계명대역 등 공사현장에서, 에스티이엔지로 하여금 주식회사 리츠이엔지에 하도급하여 승강장안전문 설치공사를 시공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5, 피고인 3, 피고인 6은 공모하여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하였고, 피고인 현대로템은 그 종업원인 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고인 현대로템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위반죄는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이에 따라 실제로 공사에 착공한 때에 기수에 이른다는 전제에서, 피고인 현대로템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에스티이엔지와 사이에 일괄하도급을 내용으로 하는 2015. 12. 17. 자 물품공급계약(이하 ‘제1차 물품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 착공 전인 2015. 12. 29.경 일괄하도급을 해소하는 내용의 물품공급계약(이하 ‘제2차 물품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그 변경된 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직접 시공하여 결국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위반죄가 기수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은 "건설사업자는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96조 제4호는 ‘제2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하도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2호는 ‘하도급이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도급하기 위하여 수급인이 제3자와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문언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목적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에서 말하는 ‘하도급한 자’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일괄하여 하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 체결 시에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위반죄는 기수에 이른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 현대로템은 2015. 11. 2.경 이 사건 공사를 제한경쟁입찰 방법으로 낙찰받아 대구지방조달청과 공사금액 233억 7,500만 원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인 현대로템의 직원들인 피고인 5, 피고인 3, 피고인 6은 2015. 12. 17. 피고인 현대로템의 구매팀 담당자를 통하여 에스티이엔지와 사이에 공사금액을 177억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공사를 에스티이엔지에 일괄하도급하는 내용의 제1차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제1차 물품공급계약 체결 직후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일괄하도급 의혹을 제기하고, 대구도시철도공사의 감독기관인 대구광역시에서 특별감사를 실시하자, 피고인 5, 피고인 3, 피고인 6은 제1차 물품공급계약을 통한 피고인 현대로템과 에스티이엔지 사이의 일괄하도급 관계를 해소하기 위하여 2015. 12. 29. 에스티이엔지와 사이에 ‘설치공사는 피고인 현대로템이 직접 수행하고, 해당 공사금액은 추후 계약금액에서 정산한다.’는 문구를 추가하여 제2차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피고인 현대로템은 2016. 3.경 제2차 물품공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개시하여 그중 주요 부분 일부를 직접 시공하였다. 3) 이러한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현대로템과 에스티이엔지 사이에 이 사건 공사를 일괄하여 하도급하는 내용의 제1차 물품공급계약이 체결된 이상, 제1차 물품공급계약 체결 시에 이미 피고인 3, 현대로템, 피고인 5, 피고인 6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죄는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공사 착공 전에 피고인 현대로템과 에스티이엔지 사이에 일괄하도급 관계를 해소하는 내용의 제2차 물품공급계약이 다시 체결되고, 이에 따라 피고인 현대로템이 이 사건 공사의 일부를 직접 시공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위반죄의 기수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1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부분 이 부분에 대하여 원심은 앞선 제1의 나.항과 같은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위반죄의 기수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제1차 물품공급계약은 피고인 현대로템의 본사에서 근무한 피고인 3, 피고인 5, 피고인 6의 관여하에 체결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계약직 직원으로 주로 공사현장의 현장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던 피고인 1이 그 계약 체결에 관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 점에 대한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1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결과적으로 수긍할 수 있다. 나. 피고인 1의 업무방해 부분 및 피고인 3, 피고인 5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에서 업무방해의 위험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증죄, 증거위조교사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 5, 피고인 7, 피고인 8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5, 피고인 7, 피고인 8에 대한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계공무집행방해죄의 위계, 고의,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에 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검사의 이 사건 상고제기 이후인 2021. 11. 10. 사망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82조, 제328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피고인 2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6.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3, 현대로템, 피고인 5, 피고인 6에 대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3에 대한 위증, 증거위조교사 부분 및 피고인 5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과 각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피고인 3, 피고인 5에게 각각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위증, 증거위조교사 부분과 피고인 5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7.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현대로템, 피고인 6에 대한 부분, 피고인 3에 대한 위증, 증거위조교사,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부분, 피고인 5에 대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7, 피고인 8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3, 피고인 5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2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천대엽
233,863
권리범위확인(특)
2022후10210
20,230,202
선고
대법원
특허
판결
[1]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구성 변경의 용이성 판단에 특허발명의 출원 이후 침해 시까지 공지된 자료를 참작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 발명에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 그와 같은 변경이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인지 판단하는 기준 시점(=심결 시) [2] 특허발명의 출원과정에서 어떤 구성이 청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인지 판단하는 방법
[1]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각 구성요소와 그 구성요소 간의 유기적 결합관계가 확인대상 발명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확인대상 발명에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에도 특허발명과 과제해결원리가 동일하고, 특허발명에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며, 그와 같이 변경하는 것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이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확인대상 발명은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과 균등한 것으로서 여전히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특허의 보호범위가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짐에도(특허법 제97조) 위와 같이 청구범위의 구성요소와 침해대상제품 등의 대응구성이 문언적으로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서로 균등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 이를 보호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침해를 인정하는 것은, 출원인이 청구범위를 기재하는 데에는 문언상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사소한 변경을 통한 특허 침해 회피 시도를 방치하면 특허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균등침해 인정의 취지를 고려하면, 특허발명의 출원 이후 침해 시까지 사이에 공지된 자료라도 구성 변경의 용이성 판단에 이를 참작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특허법이 규정하고 있는 권리범위 확인심판은 특허권 침해에 관한 민사소송과 같이 침해금지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의 존부와 같은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관계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고, 그 절차에서의 판단이 침해소송에 기속력을 미치는 것도 아니지만,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조속히 종결시키기 위하여 심결 시를 기준으로 간이하고 신속하게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권의 객관적인 효력범위에 포함되는지를 확인하는 목적을 가진 절차이다.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는 확인대상 발명에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 심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 특허발명의 출원 이후 공지된 자료까지 참작하여 그와 같은 변경이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특허발명의 출원과정에서 어떤 구성이 청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인지는 명세서뿐만 아니라 출원에서부터 특허될 때까지 특허청 심사관이 제시한 견해 및 출원인이 출원과정에서 제출한 보정서와 의견서 등에 나타난 출원인의 의도, 보정이유 등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출원과정에서 청구범위의 감축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감축 전의 구성과 감축 후의 구성을 비교하여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이 청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되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거절이유통지에 제시된 선행기술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그 선행기술에 나타난 구성을 배제하는 감축을 한 경우 등과 같이 보정이유를 포함하여 출원과정에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출원인이 어떤 구성을 권리범위에서 제외하려는 의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 때에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특허법 제97조, 제135조 / [2] 특허법 제42조, 제47조 제3항 제1호, 제97조
[1]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2후4162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977),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후1132 판결(공2014하, 1753),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6후328 판결(공2018상, 581),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후424 판결(공2019상, 702) / [2] 대법원 2002. 9. 6. 선고 2001후171 판결(공2002하, 2452),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후638 판결(공2017상, 1205)
【원고, 피상고인】 아스트라제네카 아베(ASTRAZENECA AB)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훈 외 7인) 【피고, 상고인】 동아에스티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민 외 2인) 【원심판결】 특허법원 2022. 2. 17. 선고 2020허583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성 변경의 용이성 여부 가.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각 구성요소와 그 구성요소 간의 유기적 결합관계가 확인대상 발명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확인대상 발명에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에도 특허발명과 과제해결원리가 동일하고, 특허발명에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며, 그와 같이 변경하는 것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이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확인대상 발명은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과 균등한 것으로서 여전히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후1132 판결,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후424 판결 등 참조). 특허의 보호범위가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짐에도(특허법 제97조) 위와 같이 청구범위의 구성요소와 침해대상제품 등의 대응구성이 문언적으로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서로 균등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 이를 보호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침해를 인정하는 것은, 출원인이 청구범위를 기재하는 데에는 문언상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사소한 변경을 통한 특허 침해 회피 시도를 방치하면 특허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균등침해 인정의 취지를 고려하면, 특허발명의 출원 이후 침해 시까지 사이에 공지된 자료라도 구성 변경의 용이성 판단에 이를 참작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특허법이 규정하고 있는 권리범위 확인심판은 특허권 침해에 관한 민사소송과 같이 침해금지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의 존부와 같은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관계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고, 그 절차에서의 판단이 침해소송에 기속력을 미치는 것도 아니지만,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조속히 종결시키기 위하여 심결 시를 기준으로 간이하고 신속하게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권의 객관적인 효력범위에 포함되는지를 확인하는 목적을 가진 절차이다(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2후416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6후32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는 확인대상 발명에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 심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 특허발명의 출원 이후 공지된 자료까지 참작하여 그와 같은 변경이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1) 명칭을 ‘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번호 생략)의 청구항 1(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 하고, 다른 청구항들도 같은 방식으로 부른다)은 화학식 I()의 구조를 갖는 화합물, 또는 그의 제약상 허용되는 염, 또는 입체이성질체이다. 2) 위 구조식에서 치환기 R¹, R², R²a가 독립적으로 수소 또는 할로겐이고, 치환기 R³ 및 R⁴가 독립적으로 수소 또는 OR?a이되, 치환기 Ra가 알킬이며, 치환기 A가 (CH₂)?이되 n이 1인 ‘다파글리플로진()’이 위 화학식 I에 포함되는데, 이 사건 심결 시에 이러한 사실이 잘 알려져 있었다. 3) 확인대상 발명은 화학식 I()의 구조를 갖고 ‘다파글리플로진 포메이트’라는 명칭으로 통칭되는 화합물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을 제제화하기 위하여 그 분자 내에 존재하는 β-D-글루코오스 부분의 6번 탄소 원자에 결합된 하이드록시기 위치에 포름산을 결합하여 그 에스테르 형태인 포메이트 에스테르를 형성한 구조이다. 4) 그런데 기본 활성 화합물의 하이드록시기를 대상으로 택하여 화학적 변형을 통해 에스테르 형태의 프로드러그를 만드는 것은 잘 알려진 프로드러그 설계 방식이고, 확인대상 발명에서 포메이트 에스테르 구조가 도입된 위치인 글루코오스의 6번 탄소 원자에 결합된 하이드록시기(1차 알코올)는 2 내지 4번 탄소 원자에 결합된 하이드록시기(2차 알코올)보다 입체장애가 적어 프로모이어티(promoiety) 결합을 통한 화학적 변형이 쉽게 이루어지고 에스테라아제 효소의 작용을 받아 가수분해됨으로써 다시 기본 활성 화합물인 다파글리플로진으로 전환되기에도 좋은 위치여서 통상의 기술자가 이 위치를 에스테르화 위치로 선정하여 프로드러그화하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본 활성 화합물의 변형가능한 작용기가 하이드록시기인 경우 카복실산을 프로모이어티로 사용하는 것 역시 잘 알려진 프로드러그 설계 방식인데, 확인대상 발명에서 프로모이어티로 사용한 포름산은 카복실산 중에서도 가장 간단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체내 안정성도 어느 정도 증명되었으므로 통상의 기술자가 하이드록시기를 작용기로 가진 기본 활성 화합물인 다파글리플로진을 프로드러그로 개발함에 있어 프로모이어티로 포름산을 선택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5)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심결 시를 기준으로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을 의약품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확인대상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 포메이트’를 주성분의 탐색 대상에 쉽게 포함시켜 그 물리화학적 성질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이므로, 통상의 기술자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을 확인대상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 포메이트로 변경하는 것은 공지기술로부터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로 볼 수 있다. 다.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통상의 기술자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을 확인대상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 포메이트로 변경하는 것이 쉽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균등침해와 관련한 변경의 용이성 판단 및 그 판단의 기준 시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존속기간이 연장된 경우의 특허권의 효력에 관한 특허법 제95조 위반,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 판단할 수 없는 확인대상 발명의 등록특허에 대한 진보성 판단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의식적 제외 여부 특허발명의 출원과정에서 어떤 구성이 청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인지는 명세서뿐만 아니라 출원에서부터 특허될 때까지 특허청 심사관이 제시한 견해 및 출원인이 출원과정에서 제출한 보정서와 의견서 등에 나타난 출원인의 의도, 보정이유 등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출원과정에서 청구범위의 감축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감축 전의 구성과 감축 후의 구성을 비교하여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이 청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되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거절이유통지에 제시된 선행기술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그 선행기술에 나타난 구성을 배제하는 감축을 한 경우 등과 같이 보정이유를 포함하여 출원과정에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출원인이 어떤 구성을 권리범위에서 제외하려는 의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 때에 이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1후171 판결,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후63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과정에서 출원인인 원고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청구범위 끝부분에 기재되어 있던 ‘프로드러그 에스테르’를 삭제하는 보정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청구범위에서 확인대상 발명의 다파글리플로진 포메이트가 의식적으로 제외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확인대상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그 종속항 발명들인 이 사건 제3항 내지 제8항 및 제14항 발명과 균등하여 그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출원경과 금반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233,871
양수금
2022다276307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의 의미 [2] 소송위임계약으로 성공보수를 약정하였을 경우, 보수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해당 심급의 판결을 송달받은 때) 및 이때 당사자 사이에 보수금의 지급시기에 관한 특약이 있는 경우, 소멸시효 기산점(=특약에 따라 보수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
[1] 민법 제166조 제1항에 의하면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며,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민법 제686조 제2항에 의하면 수임인은 위임사무를 완료하여야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소송위임계약으로 성공보수를 약정하였을 경우 심급대리의 원칙에 따라 수임한 소송사무가 종료하는 시기인 해당 심급의 판결을 송달받은 때로부터 그 소멸시효기간이 진행되나, 당사자 사이에 보수금의 지급시기에 관한 특약이 있다면 그에 따라 보수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1] 민법 제166조 제1항 / [2] 민법 제166조 제1항, 제686조 제2항
[1]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공2010하, 1876) / [2] 대법원 1995. 12. 26. 선고 95다24609 판결(공1996상, 528), 대법원 2016. 7. 7. 선고 2014다1447 판결(공2016하, 1106)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트로바인베스트먼트앤대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진로 담당변호사 이성민 외 5인) 【피고, 피상고인】 ○○○○○○○○○○○ 입주자대표회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김건수 외 1인)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완)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8. 18. 선고 2021나5087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대구 수성구 (아파트명 생략) 관리를 위한 입주자들의 자치관리기구로서, 2015년경 변호사인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에게 위 아파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위임하면서, 그 보수채권(이하 ‘이 사건 보수채권’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① 위임사무가 전부 또는 일부 성공한 때에는 참가인이 대납한 소송비용과 판결원리금의 15%(부가가치세 별도)에 이르는 성공보수금을 지급하되, 상소심에서 경제적 이익이 감소되었을 경우 그에 해당하는 성공보수금을 반환받고, 여기서 위임사무의 성공이란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의 선고 등을 말하며, ② 참가인이 성공보수금 및 소송비용을 지급받기 위하여 직접 판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제1심 종료 후 가집행금이나 판결금의 수령위임장 및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하여 주고, ③ 판결금 수령 이후 5일 이내에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1일 1/100 비율의 지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6. 1. 25. 주식회사 바로저축은행(이하 ‘저축은행’이라고 한다)에 이 사건 보수채권을 양도하고 2016. 1. 26. 피고에게 양도통지가 이루어졌으며, 저축은행은 2019. 9. 18. 원고에게 위 보수채권을 양도하여 2019. 9. 27. 피고에게 양도통지가 이루어졌다. 다. 참가인은 피고의 소송대리인으로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7157호로 효성투자개발 주식회사(이하 ‘효성투자개발’이라고 한다), 주식회사 효성,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이하 ‘서울보증보험’이라고 한다)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이하 ‘위임사건’이라고 한다)를 제기하여 2017. 1. 25. 450,127,373원 및 그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명하는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받고 2017. 2. 2. 위 판결문을 송달받았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7나2015131호 사건에서 412,590,019원 및 그 지연손해금 등으로 인용금액이 일부 감소된 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18. 3. 17.경 확정되었다. 라. 이후 서울보증보험은 위임사건 공동피고인 효성투자개발이 판결원리금채무를 전부 변제하여 자신의 채무 또한 소멸하였음을 이유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36564호로 피고를 상대로 한 청구이의의 소(이하 ‘청구이의 사건’이라고 한다)를 제기하였고, 2018. 10. 24. 효성투자개발과 책임 범위가 중첩되는 327,368,973원을 제외한 4,825,021원 및 그 지연손해금 상당액의 단독채무가 남아 있다는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됨으로써 확정되었다. 마. 참가인은 피고를 대리하여, 2017. 2. 28. 위임사건 제1심판결 가지급금 명목으로 300,000,000원을, 사건 확정 후인 2018. 3. 23. 나머지 판결원리금 133,995,091원을 각 수령한 다음, 그 합계액에 대한 16.5% 비율의 성공보수금 및 대납 소송비용을 공제한 나머지를 피고에게 정산금으로서 지급하였고, 청구이의 사건 제1심판결 선고 후인 2018. 10. 31.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추가로 6,148,002원을 수령한 다음 그에 대한 같은 비율의 성공보수금과 대납 인지대를 공제한 나머지를 피고에게 추가 지급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보수채권의 양도에는 원본채권 외에 그 양도 이후 발생하는 지체상금채권도 당연히 수반되고, 채권양도 통지를 받은 채무자는 그 후 양도인에 대한 변제로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음을 이유로 성공보수금 지급이 이미 완료되었다는 피고와 참가인의 변제 항변을 배척하되, 이 사건 보수채권은 위임사건 제1심판결을 송달받은 때인 2017. 2. 2.부터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아 그때부터 3년이 경과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면서, 청구이의 사건 제1심판결 선고 후 추가 지급된 판결원리금에 대한 부분만 성공보수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3. 원고 및 참가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지체상금채권의 양도 및 이 사건 보수채권의 변제에 관하여(참가인의 제2, 3 상고이유) 지체상금채권이 채권양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거나 이 사건 보수채권이 유효하게 변제되었다는 참가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이 부분 원심의 상기 판단에 참가인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판단유탈의 잘못이 없다. 나. 이 사건 보수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하여(원고의 상고이유 및 참가인의 제1 상고이유) 1) 관련 법리 민법 제166조 제1항에 의하면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한편 민법 제686조 제2항에 의하면 수임인은 위임사무를 완료하여야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소송위임계약으로 성공보수를 약정하였을 경우 심급대리의 원칙에 따라 수임한 소송사무가 종료하는 시기인 해당 심급의 판결을 송달받은 때로부터 그 소멸시효기간이 진행되나(대법원 1995. 12. 26. 선고 95다24609 판결, 대법원 2016. 7. 7. 선고 2014다1447 판결 등 참조), 당사자 사이에 보수금의 지급시기에 관한 특약이 있다면 그에 따라 보수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이 위임사건 심급 전체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그 약정 내용상 이 사건 보수채권은 위임사건이 확정된 때가 아니라 제1심판결이 선고되어 그 판결문이 송달된 때부터 행사할 수 있어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보수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참가인의 제1 상고이유에 대하여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서울보증보험이 추가로 지급한 판결원리금은 위임사건에서 그 지급을 명한 판결의 선고에 따른 것이고, 청구이의 사건의 판결은 위임사건 확정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것일 뿐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것이 아니며, 위임사건 제1심판결이 송달된 때부터 이 사건 보수채권을 행사함에 법률상 장애사유가 되는 것도 아니다(청구이의 사건에 관하여 별개의 소송위임계약 등 보수약정이 체결되어 그 보수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달리 기산되어야 한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서울보증보험이 추가로 지급한 판결원리금 부분에 대하여는 별다른 이유 설시 없이 위임사건 제1심판결이 아닌 청구이의 사건 제1심판결 송달 시점부터 별도의 소멸시효기간이 기산됨을 전제로 피고와 참가인의 소멸시효 완성에 관한 항변을 배척하고 그에 관한 성공보수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참가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
233,85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를 인정하기 위한 기준이 문제된 사건]
2022두57695
20,230,202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해고의 의미 및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전세버스 운송사업을 하는 甲 유한회사의 관리팀장이 버스 운전원 乙의 통근버스 무단결행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乙과 말다툼을 하면서 乙에게 ‘사표를 쓰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였고 乙은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는데, 甲 회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다가 약 3달 뒤 乙에게 ‘해고한 적이 없으니 원하면 언제든지 출근하여 근무할 수 있으므로 속히 출근하여 근무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통지를 한 사안에서, 甲 회사가 乙을 해고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2] 전세버스 운송사업을 하는 甲 유한회사의 관리팀장이 버스 운전원 乙의 통근버스 무단결행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乙과 말다툼을 하면서 乙에게 ‘사표를 쓰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였고 乙은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는데, 甲 회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다가 약 3달 뒤 乙에게 ‘해고한 적이 없으니 원하면 언제든지 출근하여 근무할 수 있으므로 속히 출근하여 근무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통지를 한 사안에서, 甲 회사의 관리팀장이 관리상무를 대동하여 乙에게 버스 키의 반납을 요구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乙에게 사표를 쓰고 나가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등의 언행을 한 것을 단순히 우발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는 점, 관리팀장이 해고에 관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관리상무를 대동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언행을 한 것을 가볍게 볼 수 없고, 관리팀장이 乙에게 노무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언행을 할 당시 이미 甲 회사의 대표이사가 묵시적으로나마 이를 승인하였거나 적어도 추인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점, 관리팀장이 한 ‘사표를 쓰라.’는 표현이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것에 불과할 뿐 해고의 의미가 아니라거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계약관계가 존속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점, 甲 회사가 乙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 등을 통지한 적은 없으나, 서면 통지 여부는 해고의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요건일 뿐 해고 의사표시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닌 점을 종합하면, 관리팀장이 乙에게 버스 키를 반납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위, 관리팀장이 乙에게서 버스 키를 회수하고 ‘사표를 쓰라.’는 발언을 하는 과정에 관리상무가 관여한 정도, 甲 회사의 임원진 구성 및 역할에 비추어 관리상무가 해고에 대해 가지는 권한 및 정도, 甲 회사의 대표이사가 일련의 노무 수령 거부행위를 묵시적으로나마 승인 혹은 추인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심리한 후 乙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함에도, 甲 회사가 乙을 해고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근로기준법 제23조 / [2] 근로기준법 제23조
[1]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공1993하, 3160),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유한회사 누리관광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2. 9. 16. 선고 2022누1020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0. 6. 18. 설립되어 상시 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세버스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20. 1. 9. 참가인에 버스 운전원으로 입사하여 주식회사 대림산업 등의 통근버스 운행을 담당하였다. 나. 원고는 2020. 2. 11. 자로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며 2020. 5. 1.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20. 12. 1.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은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원심도 같은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2.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아래의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20. 1. 30. 15:00 및 2020. 2. 11. 15:30 통근버스를 운행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무단 결행하였다. 2) 참가인의 관리팀장은 2020. 2. 11. 17:00경 원고의 무단 결행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말다툼을 하였는데, 원고에게 ‘사표를 쓰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였고, ‘해고하는 것이냐?’는 원고의 물음에도 ‘응.’이라고 답하면서 ‘사표 쓰고 가라.’는 말을 반복하였다. 원고는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3) 참가인은 원고가 출근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지 않다가, 2020. 5. 18.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원고에게 해고한 사실이 없으니 복귀하여 근무하고자 한다면 즉시 근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무단결근에 따른 정상근무 독촉 통보’를 하였다. 4) 원고는 2020. 5. 28. 참가인에게 ‘2020. 2. 11. 자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사과하며, 복직통보가 진정성 있는 내용임을 증명하기 위해 원고의 복직 전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먼저 지급하면 복직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5) 참가인은 2020. 6. 1. 원고에게 ‘해고한 적이 없으니 원고가 원하면 언제든지 출근하여 근무할 수 있으므로 속히 출근하여 근무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참가인의 관리팀장이 원고에게 ‘사표를 쓰라.’고 한 것은 원고가 무단 결행 후 자신에게 무례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 화를 내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한 표현이고, 이는 사직서의 제출을 종용하는 것일 뿐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며, 이 발언에 대하여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분명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적도 없으므로, 참가인의 관리팀장의 위 발언만으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참가인의 관리팀장에게 해고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원고에 대한 해고를 승인한 적도 없으며,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서면 해고 통지를 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복직을 촉구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른 아래의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참가인의 관리팀장과 원고 사이에 말다툼을 하기 직전인 2020. 2. 11. 10:48경 참가인의 관리팀장은 원고에게 버스 키를 반납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원고는 ‘왜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인의 관리팀장은 원고가 위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버스 키를 반납하지 않자 참가인의 관리상무를 대동하여 원고를 찾아가 버스 키를 직접 회수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와 위와 같은 말다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의 관리팀장이 참가인의 관리상무를 대동한 상태에서 통근버스 운행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버스 키의 반납을 요구하고 이를 회수한 것은 근로자의 노무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평가할 수 있고, 그와 동시에 원고에게 사표를 쓰고 나가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등의 언행을 한 것은 참가인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단순히 우발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2) 참가인의 관리팀장에게 원고를 해고할 권한이 없었더라도, 참가인의 관리팀장은 참가인의 관리상무를 대동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언행을 하였는바, 적어도 참가인의 관리상무의 일반적 지위·권한에 해고에 관한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이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 특히 원고가 담당하는 통근버스 운행 업무의 특성, 소규모 회사인 참가인의 임원진 구성과 운전원 수 및 모집 현황 등을 볼 때 원고의 노무 수령을 확정적으로 거부하는 경우에는 참가인이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많았던 상황임에도 위와 같은 조치가 이루어진 것은 참가인 차원의 결단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실제로 그 후 원고가 3개월이 넘도록 출근하지 않아 버스 운행 등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 보임에도 원고에게 아무런 출근 독려도 하지 않다가 원고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직후에 이르러서야 갑자기 ‘무단결근에 따른 정상근무 독촉 통보’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의 관리팀장이 2020. 2. 11. 원고에게 노무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언행을 할 당시 이미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묵시적으로나마 이를 승인하였거나 적어도 추인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 원고는 자신이 해고를 당한 것으로 생각하였기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참가인의 관리팀장의 요구에 따라 그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의 관리팀장이 한 ‘사표를 쓰라.’는 표현이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것에 불과할 뿐 해고의 의미가 아니라거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계약관계가 존속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4) 참가인이 원고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 등을 통지한 적은 없으나, 서면 통지 여부는 해고의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요건일 뿐 해고 의사표시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5)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참가인의 관리팀장이 2020. 2. 11. 10:48 원고에게 버스 키를 반납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경위, 참가인의 관리팀장이 같은 날 17:00경 원고로부터 버스 키를 회수하고 원고에게 ‘사표를 쓰라.’는 발언을 하는 과정에 참가인의 관리상무가 관여한 정도, 참가인의 임원진 구성 및 역할에 비추어 참가인의 관리상무가 해고에 대해 가지는 권한 및 정도,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참가인의 관리팀장에 의하여 주도된 일련의 노무 수령 거부행위를 묵시적으로나마 승인 혹은 추인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심리한 후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함에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3,887
모욕[시각적 수단을 사용한 표현행위에 의한 모욕죄 성립 여부]
2022도4719
20,230,20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모욕죄의 보호법익(=외부적 명예) 및 ‘모욕’의 의미 /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닌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된 경우,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언어적 수단이 아닌 비언어적·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표현이라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인 경우, 모욕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3] 피고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甲의 방송 영상을 게시하면서 甲의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甲을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영상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때, 피고인이 甲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사용하면서 甲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므로, 해당 영상이 甲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甲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1]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모욕의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언어적 수단이 아닌 비언어적·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하여 표현을 하더라도 그것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 최근 영상 편집·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사진 등을 이용한 모욕 범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모욕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피해나 범행의 가벌성 정도는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 [3] 피고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甲의 방송 영상을 게시하면서 甲의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甲을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원심판단 중 피고인이 甲을 ‘개’로 지칭하지는 않은 점 및 효과음, 자막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무죄의 근거로 든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영상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때, 피고인이 甲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사용하면서 甲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므로, 해당 영상이 甲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甲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11조 / [2] 형법 제311조 / [3] 형법 제311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1]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661 판결(공2019상, 239)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4. 14. 선고 2021노15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인(이하 ‘피해자’라 한다)에 대한 각 모욕 부분(이하 ‘쟁점 공소사실’이라 한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인터넷 유튜브 채널에 피해자의 방송 영상을 게시하면서 피해자의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모욕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위 행위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쟁점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도2661 판결 참조). 나. 모욕의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언어적 수단이 아닌 비언어적·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하여 표현을 하더라도 그것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 최근 영상 편집·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사진 등을 이용한 모욕 범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모욕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피해나 범행의 가벌성 정도는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 다. 원심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개’로 지칭하지는 않은 점 및 피고인이 효과음, 자막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무죄의 근거로 든 것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원심판단은 영상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사용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므로, 해당 영상이 피해자를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서 수긍할 수 있다. 라.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모욕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나머지 상고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관하여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관해서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구체적인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867
대여금
2022다276703
20,230,202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여 그 배후에 있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 [2] 회사에 대하여 회사 설립 전 개인이 부담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 [3] 회사에 대하여 개인이 부담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법리가 채무면탈을 목적으로 회사가 새로 설립된 경우뿐 아니라 기존 회사의 법인격이 이용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법인격 형해화 또는 법인격 남용을 판단하는 기준 시점
[1]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이므로 그 독립된 법인격이 부인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개인이 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영업을 하다가 그와 영업목적이나 물적 설비, 인적 구성원 등이 동일한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에 그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개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회사가 개인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회사와 개인이 별개의 인격체임을 이유로 개인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여 그 배후에 있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2] 개인과 회사의 주주들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등 개인이 새로 설립한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회사 설립과 관련된 개인의 자산 변동 내역, 특히 개인의 자산이 설립된 회사에 이전되었다면 그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개인의 자산이 회사에 유용되었는지 여부와 그 정도 및 제3자에 대한 회사의 채무 부담 여부와 그 부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 회사와 개인이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 설립 전 개인의 채무 부담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부인하는 것이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회사 설립 전에 개인이 부담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3] 개인의 채무 부담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부인하는 것이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되어 회사에 대하여 개인이 부담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법리는 채무면탈을 목적으로 회사가 새로 설립된 경우뿐 아니라 같은 목적으로 기존 회사의 법인격이 이용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데, 여기에는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기업에 지나지 않은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된 경우와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개인이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개인이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각 판단하여야 한다.
[1] 민법 제2조, 상법 제169조 / [2] 민법 제2조, 상법 제169조 / [3] 민법 제2조, 상법 제169조
[1][2][3]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공2008하, 1365),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3400 판결 / [1][2] 대법원 2021. 4. 15. 선고 2019다293449 판결(공2021상, 966) / [1]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공2001상, 485)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영남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수학)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이진산업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2. 9. 2. 선고 2021나3015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소송절차 하자 관련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당사자가 파산선고를 받을 때에 파산재단에 관한 소송절차는 중단되고(민사소송법 제239조 본문),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관하여 파산선고 당시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소송은 파산관재인 또는 상대방이 이를 수계할 수 있으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7조 제1항 전문), 소송수계가 이루어지기 전에 파산절차가 해지되면 파산선고를 받은 자가 그 소송절차를 수계한다(민사소송법 제239조 단서).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이 파산선고를 받았을 뿐 법인인 피고가 파산선고를 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소송절차를 중단하지 않고 원심판결을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송절차의 중단 및 소송수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법인격 부인론 역적용 관련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2003. 4. 11. 부동산 중개업, 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으로 설립 당시 소외 2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당시 피고의 주식은 소외 2, 소외 3이 각 10%, 소외 1의 형 소외 4가 8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중 소외 3의 주식 10%는 2004. 1. 31. 증여를 원인으로 소외 1의 처 소외 5에게 명의가 이전되었다. 2) 피고는 대구 수성구 (주소 1 생략)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2004. 2. 20. 매각대금을 납부하여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3) 원고는 소외 1에게 2006. 7. 7. 2,000만 원, 2006. 11. 9. 1억 원 합계 1억 2,000만 원을 대여하였는데, 원고는 그 대여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2006. 11. 9. 소외 1의 아들 소외 6의 소유로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인접한 대구 수성구 (주소 2 생략)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인근 각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원고의 처 소외 7을 가등기권자로 하는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쳤다. 4) 원고의 처 소외 7은 2008. 10. 8. 이 사건 인근 각 부동산에 관한 강제경매절차에서 담보가등기권자로 52,390,097원을 배당받았다. 5) 원고는 이후 대구지방법원 2008차14829호로 소외 1에 대하여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08. 12. 16. ‘소외 1은 원고에게 1억 64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이 발령되고 2009. 1. 7. 그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이하 지급명령에 기한 채무를 ‘이 사건 대여금 채무’라 한다). 6) 피고는 2009. 12. 4.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해산간주등기가 마쳐졌다가 2011. 6. 28. 회사계속등기가 마쳐졌는데, 회사계속과 함께 소외 1이 피고의 대표이사, 소외 1의 처 소외 5가 피고의 사내이사로 각 취임하였다. 피고는 2017. 12. 12. 다시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해산간주등기가 마쳐졌고, 이와 동시에 소외 1이 피고의 대표청산인으로 취임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기존 채무자인 소외 1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피고의 법인격이 남용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가 소외 1과 별개의 법인격임을 내세워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여금 채무에 관한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의 발기인, 주주 및 대표이사는 모두 소외 1과 관련된 사람들로서 소외 1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그 명의만 등재된 사람들이고, 소외 1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모든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하는 등 개인의 의사대로 피고를 운영하였으므로, 피고는 법인격이 형해화되어 독립된 법인으로서의 존재의의를 잃었다. 2) 소외 1은 피고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각 부동산에서 오랜 기간 동안 거주하고 있고, 영리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피고의 유일한 재산을 개인적으로 사용·수익하였으며, 피고의 청산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유지되고 있는 등 피고가 법인으로서의 독립적인 영리행위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소외 1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재산세를 납부하고 있으므로, 소외 1의 개인 재산과 피고의 재산이 혼융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피고가 해산간주 과정을 두 차례나 거쳤고 현재 청산 과정에 있으므로 피고의 법인격이 이미 형해화되어 있고, 파산·면책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상당한 무자력 상태에 있는 소외 1이 피고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임의로 사용·수익하고 있는데도, 피고가 법인격이 분리된 별개의 존재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회사제도를 남용하여 채무를 면탈하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이므로 그 독립된 법인격이 부인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개인이 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영업을 하다가 그와 영업목적이나 물적 설비, 인적 구성원 등이 동일한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에 그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개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회사가 개인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회사와 개인이 별개의 인격체임을 이유로 개인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여 그 배후에 있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그 개인과 회사의 주주들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등 개인이 새로 설립한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회사 설립과 관련된 개인의 자산 변동 내역, 특히 개인의 자산이 설립된 회사에 이전되었다면 그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개인의 자산이 회사에 유용되었는지 여부와 그 정도 및 제3자에 대한 회사의 채무 부담 여부와 그 부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 회사와 개인이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 설립 전 개인의 채무 부담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부인하는 것이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회사 설립 전에 개인이 부담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4. 15. 선고 2019다293449 판결 참조). 위와 같이 개인의 채무 부담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부인하는 것이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되어 회사에 대하여 개인이 부담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법리는 채무면탈을 목적으로 회사가 새로 설립된 경우뿐 아니라 같은 목적으로 기존 회사의 법인격이 이용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데, 여기에는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기업에 지나지 않은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된 경우와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개인이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개인이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각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3400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과 같이 소외 1이 피고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사용·수익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여금 채무 또는 이에 기한 강제집행을 면탈할 의도로 법인격이 형해화된 피고를 이용하였다거나 피고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소외 1이 피고를 단독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1인회사를 넘어 피고의 법인격 자체가 무시될 정도로 형해화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소외 1이 피고의 재산인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사용·수익하였다는 사정도 피고의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한 사정에 해당한다. 나) 피고는 대구지방법원 99타경85756, 92501(병합)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 참여하여 2003. 4. 15. 입찰보증금을 납부하였고, 대구 수성구 (주소 3 생략) 및 (주소 4 생략) 토지에 관한 공매절차에 참여하여 2004. 9. 9. 매각결정을 통지받았으며, 2005. 1. 13. 대구 중구 (주소 5 생략) 아파트(동호수 생략)를 최고가매수인으로 매수하였다. 이는 부동산중개업, 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인 피고가 목적에 부합하게 활동을 하였다는 사정으로 볼 수 있다. 다) 상법 제520조의2에 의하면, 법원행정처장이 최후의 등기 후 5년을 경과한 회사에 대하여 본점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아직 영업을 폐지하지 않았다는 뜻의 신고를 할 것을 관보로써 공고하고 일정한 기간 내에 신고가 없으면 그 회사는 신고기간이 만료된 때에 해산한 것으로 보고(제1항), 해산간주된 회사는 그로부터 3년 이내에 회사를 계속할 수 있으나(제3항), 회사계속 없이 3년이 경과하면 청산이 종결된 것으로 본다(제4항). 그러나 휴면회사의 해산간주 제도는 거래 안전 보호와 주식회사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서 해산간주등기만으로 곧바로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라) 소외 1은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2004. 2. 20.로부터 2년이 훨씬 지난 2006. 7. 7. 및 2006. 11. 9.에서야 원고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였으므로, 소외 1이 원고에 대한 채무를 면탈하거나 후에 있을 강제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양자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마) 부동산경매절차에서 경매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의 부담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명의인이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73102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다160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소외 1의 소유라고 볼 수 없다. 더 나아가 기록상 소외 1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매각대금을 자신의 자금으로 출연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바) 소외 1은 원고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 이 사건 대여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아들 소외 6 소유의 이 사건 인근 각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의 처 소외 7을 가등기권자로 하는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쳐주었고, 실제로 원고의 처 소외 7은 2008. 10. 8. 이 사건 인근 각 부동산에 관한 강제경매절차에서 담보가등기권자로 52,390,097원을 배당받았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소외 1이 원고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 이 사건 대여금 채무 및 이에 기한 강제집행을 면탈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기존 채무자인 소외 1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피고의 법인격이 남용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인격 부인과 그 역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박정화(주심) 김선수 오경미
233,889
명예훼손[명예훼손죄에 관한 위법성조각사유의 해석에 대한 사건]
2022도13425
20,230,20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형법 제310조에서 정한 위법성조각사유의 요건 중 ‘진실한 사실’ 및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의미 /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 /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인 공공의 이익에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 형법 제310조의 적용 여부(적극) [2] 사실적시의 내용이 사회 일반의 일부 이익에만 관련된 사항 또는 개인에 관한 사항이라도 공익성이 인정되는 경우 및 사인(私人)의 경우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는지 판단하는 기준 [3] 甲 대학교 총학생회장인 피고인이 총학생회 주관의 농활 사전답사 과정에서 乙을 비롯한 학생회 임원진의 음주 및 음주운전 사실이 있었음을 계기로 음주운전 및 이를 묵인하는 관행을 공론화하여 ‘총학생회장으로서 음주운전을 끝까지 막지 못하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써 페이스북 등에 게시함으로써 음주운전자로 특정된 乙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게시글의 전체적인 취지·내용에 비추어 중요한 부분이 ‘진실한 사실’에 해당하고, 게시글은 주된 의도·목적의 측면에서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10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란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 세부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또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한다.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해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2] 사실적시의 내용이 사회 일반의 일부 이익에만 관련된 사항이라도 다른 일반인과 공동생활에 관계된 사항이라면 공익성을 지니고, 나아가 개인에 관한 사항이더라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고 사회적인 관심을 획득하거나 획득할 수 있는 경우라면 직접적으로 국가·사회 일반의 이익이나 특정한 사회집단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것은 아니다. 사인이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3] 甲 대학교 총학생회장인 피고인이 총학생회 주관의 농활 사전답사 과정에서 乙을 비롯한 학생회 임원진의 음주 및 음주운전 사실이 있었음을 계기로 음주운전 및 이를 묵인하는 관행을 공론화하여 ‘총학생회장으로서 음주운전을 끝까지 막지 못하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써 페이스북 등에 게시함으로써 음주운전자로 특정된 乙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게시글의 전체적인 취지·내용에 비추어 중요한 부분은 ‘乙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끝까지 제지하지 않았으며, 피고인 역시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하였다.’는 점으로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므로, 비록 乙이 마신 술의 종류·양과 같은 세부적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게시글의 중요한 부분은 ‘진실한 사실’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은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엄격해진 분위기와 달리 농활 과정의 관성적인 음주운전 문화가 해당 개인은 물론 농활에 참여한 학내 구성원 등의 안전을 위협하고 이로 인해 총학생회의 자치활동에마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보이므로, 게시글은 주된 의도·목적의 측면에서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점, 게시글을 올린 시점이 乙의 음주운전 행위일로부터 약 4개월이 경과되었고, 乙의 甲 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 출마 시점으로부터 약 2주일 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목적상 乙의 출마와 관련성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게시글의 중요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로서 乙의 준법의식·도덕성·윤리성과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단과대학 학생회장으로서의 적격 여부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단과대학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07조 제1항, 제310조 / [2] 형법 제310조 / [3] 형법 제307조 제1항, 제310조
[1][2]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도10827 판결 / [1]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8421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4171 판결(공2022하, 1824) / [2]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공2021상, 57)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수열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10. 6. 선고 2022노1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형법 제310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란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 세부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또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한다.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해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도10827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8421 판결 등 참조). 나. 사실적시의 내용이 사회 일반의 일부 이익에만 관련된 사항이라도 다른 일반인과 공동생활에 관계된 사항이라면 공익성을 지니고, 나아가 개인에 관한 사항이더라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고 사회적인 관심을 획득하거나 획득할 수 있는 경우라면 직접적으로 국가·사회 일반의 이익이나 특정한 사회집단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것은 아니다. 사인이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는지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도10827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아래의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7. 12. 1.부터 2018. 11. 30.까지 ○○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고, 피해자는 같은 기간 ○○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학생회장이었다. 2) 피고인·피해자 등 ○○대학교 사범대학 소속 학생 6명(이하 ‘피고인 등 학생들’이라 한다)은 2018. 6. 6. ○○대학교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여름 농활을 준비하기 위하여 충북 옥천군으로 사전답사를 갔고, 피고인을 제외한 학생 5명은 총학생회 예산으로 렌터카를 빌린 후 피해자가 운전을 하여 그곳에 참석하였다. 3) 피고인 등 학생들은 답사 종료 후 농민들과 함께 맥주·막걸리 등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자리에서 피고인·피해자 모두 적어도 일정량의 맥주를 마셨다. 피고인 등 학생들은 피해자의 음주를 만류하였음에도, 피해자는 분위기 탓에 맥주를 일부 마시게 되었고, 그로부터 약 3시간 후 피고인 등 2명을 제외한 학생 3명을 태운 상태로 위 렌터카를 다시 운전하였다. 피고인 역시 음주 상태의 농민이 운전한 다른 차량에 탑승하여 기차역까지 이동하였다(이하 ‘이 사건 음주운전’이라 한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음주운전을 계기로 그 무렵부터 농활 및 준비과정에서의 음주운전 또는 이를 묵인하는 관행에 대한 반성 겸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가졌고, 2018. 9. 25.경 부산 해운대구에서 BMW 차량 운전자의 음주운전으로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자, 2018. 9. 말경부터 ○○대학교 부총학생회장 및 중앙집행위원장 등과 이 사건 음주운전의 공론화 여부·방식·내용 등을 논의하였다. 5) 피고인은 2018. 10. 11.경 개최된 ○○대학교 총학생회 국장단회의에서 이 사건 음주운전의 공론화 여부·방식·내용 등에 대해 추가 논의 후 최종적으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게시글(이하 ‘이 사건 게시글’이라 한다)을 올려 공론화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은 2018. 10. 12. 오전까지 ○○대학교 부총학생회장 및 중앙집행위원장 등과 이 사건 게시글 초안의 세부 내용에 대해 논의하여 수정·보완을 거친 후 같은 날 페이스북, 커뮤니티 사이트인 ‘△△△△△’, ○○대학교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인 ‘○○대학교 에브리 타임’, 전체 학생대표자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피고인 자신의 이름·직책을 명시하여 ‘총학생회장으로서 음주운전을 끝까지 막지 못하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 사건 게시글을 올렸다. 6) 이 사건 게시글의 주된 내용은, ① 농활 준비를 위한 사전답사 과정에서 모든 학생들이 음주를 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도 음주 상태로 운전하였으나 자신이 이를 끝까지 말리지 못한 사실, ② 피고인도 자신을 기차역까지 차량으로 태워준 농민이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였음에도 이를 묵인한 사실, ③ 이 사건 음주운전이 부적절함에도 아무런 언급 없이 농활을 진행하여 총학생회장 및 농활대장으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했음을 반성하는 마음, ④ 사죄하는 마음으로 향후 농활 등 총학생회 활동에서 음주운전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다짐 등이다. 7) 피해자는 2018. 10. 12. 곧바로 이 사건 음주운전에 대한 해명 취지의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게시하였고, 위 농활 사전답사에 참석한 학생 3명도 2018. 10. 14. 같은 취지의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게시하였으나, 이 사건 게시글의 일부 사실관계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자 이 사건 음주운전의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한 임시중재회의가 2018. 10. 15.부터 소집되었고, ○○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2018. 10. 17. 임시중재회의 속기록·녹취록이 게시됨으로써 공론화가 계속되었다. 임시중재회의 결과,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게시글 중 특정한 시간, 렌트카 탑승자의 수 등 일부 부분에 기억의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였고, ② ‘피해자가 맥주를 마신 후 운전을 하였다.’는 사실에는 피고인·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③ 피해자가 마신 술의 양·종류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피해자를 비롯한 나머지 학생들 사이의 기억이 일치하지 않았다. 8) ○○대학교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는 임시중재회의 결과에 따라 진상조사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발족하였고, 대책위원회는 2019. 4.경 ‘2018년 여름 농활 사전답사 관련사건 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① 향후 농활 참여 단위에서는 참여 이전에 농활 내 음주·안전문제에 대해 반성적 토론이 필요하고, ② 2018년 농활에서 농민·학생 간의 관계증진에 집중한 나머지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으므로, 차후 농활준비 과정에서 학생회 내부 토론 및 농민회와의 협의를 통해 학생·농민 간의 안전교육을 강화하며, 농민회에 농활기간 중 음주운전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기재되었을 뿐 추가적으로 드러나거나 정정된 사실관계는 없다. 9) 피해자는 2018. 10. 31.경 ○○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장으로 단독 출마하였고, 2018. 11. 15.경 당선되었다. 10)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달리 농활 과정에서의 관성적인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공론화하기 위한 공익적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정을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이 사건 게시글 전체 취지·내용에 비추어 중요한 부분은, ‘피해자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끝까지 제지하지 않았으며, 피고인 역시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하였다.’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고, 비록 피해자가 마신 술의 종류·양과 같은 세부적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이는 기억의 착오에 따른 것으로 진실과 약간의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게시글의 중요한 부분은 ‘진실한 사실’에 해당한다. 2) 피고인은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엄격해진 분위기와 달리 농활 과정의 관성적인 음주운전 문화가 해당 개인은 물론 농활에 참여한 학내 구성원 등의 안전을 위협하고 이로 인해 총학생회의 자치활동에마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이 사건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게시글의 전체적인 취지·문구·내용상으로도 총학생회 회비로 이루어지는 농활 답사라는 총학생회의 공식적인 활동 과정에서 학생회 임원진에 의해 발생한 음주운전과 이를 묵인하였던 피고인 등 임원진의 행태·직책까지도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총학생회장인 피고인 스스로의 반성과 함께 향후 농활 과정에서 학생들은 물론 농민들도 이에 관하여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음주운전 불감증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제기로서 총학생회 활동 과정에서의 도덕성·준법의식·안전의식의 확보는 물론 향후 농활 과정에서 음주운전 사고의 발생가능성 및 그로 인한 사회적 물의를 최소화함으로써 개인적·사회적 희생과 피해를 줄이고 농활이라는 사회참여활동의 순수성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까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게시글은 주된 의도·목적의 측면에서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3) 물론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글을 올린 시점이 피해자의 음주운전 행위일로부터 약 4개월이 경과되었고, 피해자의 ○○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장 출마 시점으로부터 약 2주일 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목적상 피해자의 출마와 관련성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설령 그러한 의도·목적이 있더라도, 이 사건 게시글의 중요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로서 피해자의 준법의식·도덕성·윤리성과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장으로서의 적격 여부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대학교 사범대학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글에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음주운전 차량 동승)까지 숨김없이 밝힌 점과 이 사건 게시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장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점 역시 이 사건 게시글에 의한 피해자의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게시글이 전체적·객관적으로 공적인 취지 및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읽혀지거나 받아들여졌음을 나타낸다. 나아가 농활 과정에서 관행적인 음주운전 문화의 개선을 통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발생의 가능성을 감소시켜야 할 필요성은 ○○대학교 총학생회 전체 구성원은 물론 우리 사회 일반의 관심과 이익에도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볼 여지가 크므로, 피고인이 ○○대학교 총학생회 구성원 이외의 사람까지 볼 수 있는 페이스북에 이를 게시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게시글의 공익성을 부정할 만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결국 공소사실에 기재된 이 사건 게시글의 중요한 부분은 ‘진실한 사실’에 해당되고, 피고인의 주요한 동기·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임이 인정되는 이상,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함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3,897
학원의설립·운영및과외교습에관한법률위반[이 사건 스터디카페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상 등록을 요하는 독서실인지가 문제된 사건]
2021도16198
20,230,20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인 독서실’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상 등록 대상인 학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2] 피고인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학원에 해당하는 독서실인 스터디카페를 운영하였다는 이유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스터디카페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가 규정한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령의 규정 체계와 입법 연혁, ‘학원’과 ‘독서실’을 구분하는 타 법령의 규정, 학원(學院)의 사전적 의미 및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이라 한다)의 입법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인 독서실’이 학원법상 등록 대상인 학원에 해당하는지는 그 기능이나 목적이 ‘지식·기술·예능을 교습하는 시설’에 준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바, 당해 시설의 이용 목적이 학습으로 제한되거나 관리자가 학습 이외의 목적을 위한 이용을 금지하는지, 당해 시설의 구조·비품 등이 주로 학습 환경 조성에 맞추어져 있는지, 학습 이외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공간·시설의 존부와 면적, 제공되는 서비스의 내용, 이용자들의 대금 지급 방식과 이용 목적, 그 밖의 이용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학원에 해당하는 독서실인 스터디카페를 운영하였다는 이유로 학원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스터디카페 중 ‘스터디존’의 경우 좌석별로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고, 이용자가 지정한 좌석에 대한 요금을 결제하면 일정 시간 그 좌석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독서실과 유사한 측면이 있기는 하나, 위 스터디카페에는 ‘스터디존’ 외에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PC존’, 소모임 등을 할 수 있는 ‘스터디룸’은 물론, 이용자들이 커피나 구운 계란 등 간식을 구매하여 취식할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하는 점, 위 스터디카페의 이용 목적이 ‘학습’으로 제한되어 있다거나 피고인이 위 스터디카페에서 학습 외의 활동을 금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어, 손님들이 개인적인 업무 처리나 여가시간 활용 등을 위해 ‘스터디존’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스터디카페의 홍보 전단지에도 ‘편안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고등학생·대학생, 취업준비생 외에 일반인에게도 시간제로 공간 대여를 하고 소모임 등을 위해 스터디룸을 대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며, 실제 여성들이 소모임을 위해 위 스터디룸을 이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스터디카페는 학원법 제2조 제1호가 규정한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구 사설강습소에 관한 법률(1970. 8. 3. 법률 제22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참조), 구 사설강습소에 관한 법률(1975. 12. 31. 법률 제28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참조), 구 사설강습소에 관한 법률 시행령(1990. 3. 3. 대통령령 제129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호(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참조), 제3호(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4호 참조),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2조의2 제1항, 제6조 제1항, 제13조 제2항, 제18조 제1항, 제22조 제1항 제1호,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4호, 제5조 제2항, 제3항, 조세특례제한법 제7조 제1항 제1호 (호)목,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01조 제1항 제1호 (호)목, 건축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2호, 제61조 제1항 제2호,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제7조 제4항 제2호 / [2]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22조 제1항 제1호,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4호, 형사소송법 제3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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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연랑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1. 11. 11. 선고 2021노6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학원을 설립·운영하려는 사람은 일정한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감에게 등록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020. 3. 24.경 ○○스터디카페라는 상호로 학원에 해당하는 독서실을 운영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스터디카페(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하였다고 판단한 후, 이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규정된 학원의 일종인 ‘독서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학원법 제6조 제1항은 학원을 설립·운영하려는 자는 일정한 시설과 설비를 갖추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감에게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제22조 제1항 제1호는 위와 같은 등록을 하지 않고 학원을 설립·운영한 자를 처벌한다. 2) 학원법 제2조 제1호 본문은 ‘학원’을 ‘사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 이상의 학습자 또는 불특정 다수의 학습자에게 30일 이상의 교습과정에 따라 지식·기술·예능을 교습하거나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로 정의하고, 학원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4호는 ‘독서실’을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학원인 시설’로 정의함으로써, 교습행위 없이 학습장소로만 제공되는 시설인 독서실을 학원법상의 학원에 포함시켜 규율하고 있다. 3) 그런데 학원법령은 학원의 종류를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교육과정을 교습하거나 유아 등을 대상으로 교습하는 ‘학교교과교습학원’과 그 외 평생교육·직업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평생직업교육학원’으로 분류하고(법 제2조의2 제1항), 학원을 설립·운영하려는 자가 제출해야 하는 학원설립·운영등록신청서에 ‘교습과정, 강사명단, 개강 예정 연월일’ 등을 기재하고 그 첨부서류인 ‘원칙(院則)’에 ‘수강자의 교습과정별 정원, 교습과정 및 교습일시, 과정 수료의 인정에 관한 사항, 교습기간 및 휴강일’ 등이 포함되도록 규정하며(법 제6조 제1항, 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제3항), 학원설립·운영자는 강사의 연령·학력·전공과목 및 경력 등에 관한 사항을 게시하도록 규정하고(법 제13조 제2항), 학원설립·운영자는 학습자가 수강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 또는 학원의 등록말소 등으로 교습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 교습비 등을 반환하도록 규정하는 등(법 제18조 제1항) ‘지식·기술·예능의 교습시설’을 전제로 한 규정을 다수 두고 있다. 4) 학원법의 전신인 구 「사설강습소에 관한 법률」은 1961. 9. 18. 제정 당시 학원에 해당하는 ‘사설강습소’를 지식·기술·예능 전수 목적의 강습, 교습시설로 정의하였다가, 1970. 8. 3. 개정 시 ‘사설강습소’의 정의에 ‘학습장소로 제공하는 시설’도 추가하였다(제2조). 구 「사설강습소에 관한 법률 시행령」(1990. 3. 3. 대통령령 제129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학원’을 ‘독서실을 제외한 사설강습소’로, ‘독서실’을 ‘학습장소로 제공하는 사설강습소’로 정의하여(제2조 제1항 제1호, 제3호) ‘학원’과 ‘독서실’을 명백히 구분하였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 제7조 제1항 제1호 (호)목,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01조 제1항 제1호 (호)목 및 건축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2호, 제61조 제1항 제2호 및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제7조 제4항 제2호 등도 ‘학원’과 ‘독서실’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5)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은 ‘지식·기술·예능을 교습하는 시설’과 제공되는 용역의 내용, 학습자의 이용 목적과 이용 실태 등이 명확하게 구별되고, ‘학원(學院)’의 사전적 의미와는 차이가 있음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학원법은 학원의 정의에서 ‘지식·기술·예능을 교습하는 시설’과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을 대등하게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6) 위와 같은 학원법령의 규정 체계와 입법 연혁, ‘학원’과 ‘독서실’을 구분하는 타 법령의 규정, 학원(學院)의 사전적 의미 및 학원법의 입법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인 독서실’이 학원법상 등록 대상인 학원에 해당하는지는 그 기능이나 목적이 ‘지식·기술·예능을 교습하는 시설’에 준할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바, 당해 시설의 이용 목적이 학습으로 제한되거나 관리자가 학습 이외의 목적을 위한 이용을 금지하는지, 당해 시설의 구조·비품 등이 주로 학습 환경 조성에 맞추어져 있는지, 학습 이외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공간·시설의 존부와 면적, 제공되는 서비스의 내용, 이용자들의 대금 지급 방식과 이용 목적, 그 밖의 이용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나.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설 중 ‘스터디존’의 경우 좌석별로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고, 이용자가 지정한 좌석에 대한 요금을 결제하면 일정 시간 그 좌석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독서실과 유사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2) 그러나 한편 ① 이 사건 시설에는 위 ‘스터디존’ 외에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PC존’, 소모임 등을 할 수 있는 ‘스터디룸’은 물론, 이용자들이 커피나 구운 계란 등 간식을 구매하여 취식할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하는 점, ② 이 사건 시설의 이용 목적이 ‘학습’으로 제한되어 있다거나 피고인이 이 사건 시설에서 학습 외의 활동을 금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바, 손님들이 개인적인 업무 처리나 여가시간 활용 등을 위해 위 ‘스터디존’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시설의 홍보 전단지에도 ‘편안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고등학생·대학생, 취업준비생 외에 일반인에게도 시간제로 공간 대여를 하고 소모임 등을 위해 스터디룸을 대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며, 실제 여성들이 소모임을 위해 위 스터디룸을 이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시설의 이용 요금은 2시간에서 24시간까지의 이용 시간에 따라 차등적인 ‘시간제 요금’과 28일 기준의 ‘4주 정기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기권도 이용 기간은 30일 미만인 점, ⑤ 단속공무원이 이 사건 시설을 방문했을 당시 전체 좌석(95석) 중 6석이 ‘고정석’으로 분류되어 있었는바, 이 사건 시설의 이용자 대부분은 일회적 이용 방식인 ‘시간제 요금’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설이 학원법 제2조 제1호가 규정한 ‘30일 이상 학습장소로 제공되는 시설’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학원법 제2조 제1호가 규정한 ‘학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895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위반
2021도16765
20,230,202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 기부금품의 모집과 사용을 엄격하게 규율하고 위반행위를 처벌하면서도 예외적으로 단체 등의 일정한 모금활동을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는 취지 / 단체가 회원으로부터 수령한 회비 등 명목의 금원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및 (다)목에서 정한 금품에 해당하여 처벌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인지 판단하는 방법 [2] 피고인이 기부금품모집등록을 한 甲 법인의 대표이사 또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甲 법인의 인건비 및 홍보비 지출 비용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른 모집비용 충당비율을 초과하여 충당하였고, 기부금품 중 일정 금액을 경조사비 등에 지출하여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甲 법인은 그 업무에 관하여 甲 법인의 운영자인 피고인이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 법인이 소속 회원들로부터 납부받은 금원은 ‘기부금품’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이라 한다)의 입법 목적, 입법 연혁, 법규범의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기부금품법이 기부금품의 모집과 사용을 엄격하게 규율하고 위반행위를 처벌하면서도 예외적으로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가)목 및 (다)목에서 단체 등의 일정한 모금활동을 그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는 이유는, 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함과 동시에 단체의 구조적 특성, 모금 목적이나 모금 대상 등에 비추어 금품의 모집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거나 또는 적정한 사용이 담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체가 회원으로부터 수령한 회비 등 명목의 금원이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가)목 및 (다)목에서 정한 금품에 해당하여 기부금품법의 처벌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인지는, 단체의 내부 규정을 근거로 하여 단체의 설립 목적과 운영 상황, 회원 가입 자격 및 절차, 회원의 권리·의무, 회비 납부와 관리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피고인이 기부금품모집등록을 한 甲 법인의 대표이사 또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甲 법인의 인건비 및 홍보비 지출 비용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이라 한다) 제13조에 따른 모집비용 충당비율을 초과하여 충당하였고, 기부금품 중 일정 금액을 경조사비 등에 지출하여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甲 법인은 그 업무에 관하여 甲 법인의 운영자인 피고인이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기부금품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 법인에 정기적인 금품을 납부한 사람들은 ‘정기회원신청서’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고 그 목적에 따른 ‘회비’ 또는 ‘후원금액’을 정하여 납부하였는데, 甲 법인은 위 사람들을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으로 칭하였고, 甲 법인의 정관에는 회원의 의무와 권리가 규정되어 있는 점, 수사 과정에서 甲 법인이 기부금품 모집등록과 모집과정에서 기부금품법을 위반한 사정은 드러나지 아니하였으며, 기부금품의 모집과 사용에 관한 장부의 작성, 모집상황과 사용명세 결과 공개, 등록청에 대한 보고서 제출과 공인회계사 작성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 등을 준수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이를 위반한 사정도 드러나지 아니한 점, 甲 법인의 지출은 대부분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 후원금을 재원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甲 법인의 인건비 및 홍보비는 법인의 목적 수행에 수반되는 비용이며, 甲 법인이 금품을 모집한 목적 이외의 용도로 지출한 금액은 이자 등으로 인한 수입 금액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인 점 등을 종합하면, 甲 법인이 소속 회원들로부터 납부받은 금원은 기부금품법의 규율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甲 법인의 정관에 정한 ‘정회원’, ‘후원회원’, ‘일반회원’이 정기적으로 납부한 ‘회비’ 또는 ‘후원금’에 대하여 기부금품법이 적용된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1962. 7. 24. 법률 제1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현행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제2항 참조),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4조, 구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2006. 9. 22. 법률 제79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4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다)목, 제4조 제1항, 제2항,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6조 제5호, 제6호 / [2]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다)목, 제4조 제1항, 제2항,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6조 제5호, 제6호, 제17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1]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도8118 판결, 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5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8, 444)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3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1. 11. 16. 선고 2020노12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판단 대상 공소사실의 요지 원심 판시 유죄 부분 공소사실(이하 ‘이 부분 공소사실’이라 한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소외 계층을 위한 자원봉사 활성화 사업, 독거노인 및 빈곤층을 위한 무료급식 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3. 4. 3. 법인설립허가를 받고 2013. 7. 22. 기부금품모집등록을 한 피고인 사단법인 ○○○○○○○○(이하 ‘피고인 법인’이라 한다)의 대표이사 또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1) 2013. 8. 1.부터 2018. 7. 31.까지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모집된 기부금품의 15%를 초과하여 모집금품을 모집비용에 충당하였고, (2) 2013. 7. 23.부터 2018. 5. 31.까지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644회에 걸쳐 기부금품 중 181,313,685원을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피고인 법인은 그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 법인의 운영자인 피고인 1이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라는 것이다. 2. 관련 법리 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이라 한다)은 명칭을 불문하고 반대급부 없이 취득하는 금전이나 물품을 ‘기부금품’이라고 정의하고(제2조 제1호 본문), 기부금품의 모집절차 및 사용방법 등을 정하고 있다.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는 기부금품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기부금품의 모집등록을 하여야 하고, 이 경우에도 기부금품법 제4조 제2항 각호에 정한 사업을 위한 경우에만 모집등록을 할 수 있다. 또한 기부금품법은 제12조 제1항 본문에서 "모집된 기부금품은 제13조에 따라 모집비용에 충당하는 경우 외에는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모집목적 외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제13조에서 "모집자는 모집된 기부금품의 규모에 따라 100분의 15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기부금품의 일부를 기부금품의 모집, 관리, 운영, 사용, 결과보고 등에 필요한 비용에 충당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모집금품 중 일부를 모집비용에 충당할 수 있도록 하되 그 비율을 제한하고 있으며, 제16조 제5호 및 제6호에서 기부금품 사용에 관한 위 각 규정을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1) 1951. 11. 17. 제정된 ‘기부금품모집금지법’은 법률에 열거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부금품의 모집을 금지하였다. 위 법은 1995. 12. 30. ‘기부금품모집규제법’으로 개정되면서 ‘기부금품의 무분별한 모집을 규제하고 모집된 기부금품을 적정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함’을 목적으로 하여 기부금품의 모집대상·허가절차·사용방법 및 처벌규정을 정비하였는데, 개정된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서도 기부금품의 모집을 허가대상으로 정하는 등 기부금품 모집을 엄격히 제한하는 태도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2) 헌법재판소는 1998. 5. 28.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1951. 11. 7. 법률 제224호로 제정되고 1970. 8. 12. 법률 제2235호로 개정된 것)이 모집목적의 제한을 통해 모집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아 위 법 제3조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5 전원재판부 결정). 그 후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이 2006. 3. 24. 법률 제7908호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면서 기부금품의 모집을 등록제로 전환하고 그에 맞게 규정을 정비함으로써 현행 기부금품법과 같은 목적과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즉, 기부금품법은 당초 ‘기부금품 모집에 대한 엄격한 금지’를 입법 목적으로 하여 제정되었다가, 그 후 법률의 실효성 확보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목적으로 몇 차례 개정을 거쳐 ‘성숙한 기부문화의 조성과 기부금품의 건전한 모집 및 적정한 사용’을 입법 목적으로 하는 규범 체계로 변경되었다. 3)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단서는 같은 호 각 목에서 정하는 금품에 대하여는 기부금품의 규율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중 같은 호 (가)목에 의하면 ‘법인, 정당, 사회단체, 종친회, 친목단체 등이 정관, 규약 또는 회칙 등에 따라 소속원으로부터 가입금, 일시금, 회비 또는 그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모은 금품’이, 같은 호 (다)목에 의하면 ‘국가, 지방자치단체, 법인, 정당, 사회단체 또는 친목단체 등이 소속원이나 제3자에게 기부할 목적으로 그 소속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이 기부금품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 1) 위와 같은 기부금품법의 입법 목적, 입법 연혁, 법규범의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기부금품법이 기부금품의 모집과 사용을 엄격하게 규율하고 위반행위를 처벌하면서도 예외적으로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가)목 및 (다)목에서 단체 등의 일정한 모금활동을 그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는 이유는, 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함과 동시에 단체의 구조적 특성, 모금 목적이나 모금 대상 등에 비추어 금품의 모집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거나 또는 적정한 사용이 담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도8118 판결 참조). 2) 단체가 회원으로부터 수령한 회비 등 명목의 금원이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가)목 및 (다)목에서 정한 금품에 해당하여 기부금품법의 처벌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인지는, 단체의 내부 규정을 근거로 하여 단체의 설립 목적과 운영 상황, 회원 가입 자격 및 절차, 회원의 권리·의무, 회비 납부와 관리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정기회원신청서 또는 정기후원신청서를 작성한 회원들이 피고인 법인에 납부한 회비, 후원회비’에 대하여, 피고인 법인에 정기적으로 돈을 납부한 정회원, 후원회원 및 일반회원 대부분이 단지 후원자의 지위에 있을 뿐 피고인 법인의 소속원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4.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 법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이고 2013. 7.부터 매년 기부금품법 제4조에 따른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고 기부금을 모집하여 왔다. 2) 피고인 법인의 정관 제5조는 "정회원은 법인의 취지에 찬동하여 정회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는 자로 가입신청서를 작성하여 본 법인에 제출하는 자로 한다."(제1항), "후원회원, 일반회원의 경우는 가입신청서를 작성, 제출하는 자로 한다."(제2항), "정회원은 월 1만 원 이상의 회비를 납부한 자로 하고, 후원회원은 월 5천 원 이상의 회비를 납부한 자로 하며, 일반회원의 경우 재능, 노력 봉사자로 한다."(제3항)라고 회원자격을 정하고, 제6조는 "법인의 회원으로 정회원, 후원회원 및 일반회원을 둔다."라고 회원의 종류를 정하고 있다. 또 제7조는 회원의 권리에 관하여 "회원은 각종 회의에 출석하여 의견을 표시하고 결의에 참여한다. 법인의 회원은 법인의 자료 및 출판물을 제공받으며, 법인운영에 관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제8조는 회원의 의무에 관하여 "회원은 지역사회를 위한 본 법인의 회원으로서 품위와 자질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회원은 법인 정관 및 규정을 준수, 총회 및 이사회의 결의사항을 이행한다. 회원은 이사회가 정한 회비를 납부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3) 피고인 법인에 매월 정기적으로 금품을 납부한 사람들은 ‘정기회원신청서’ 또는 ‘정기후원신청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법인에 제출하면서 ‘회원금액’ 또는 ‘후원금액’을 정하여 납부하였다. 피고인 법인은 앞서 본 정관 규정에 따라 신청서를 제출하고 정기적으로 금품을 납부하는 사람들을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으로 칭하면서 회원들에 대하여 후원증 또는 회원증을 발급하고, 학생인 회원에게는 취업활동 시 ‘인재추천서’를, 사업자인 회원에게는 ‘나눔 인증패’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4) 피고인 법인은 2013. 8.부터 2018. 7.까지 5년간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1의 ‘모집금액’ 기재와 같이 금품을 모집하였는데, 그 모집금액은 기업 등 후원자로부터 모집한 금원과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들로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납부받은 금원을 합한 금원이며, 회원들로부터 납부받은 금원이 약 92%를 차지하고 있다. 5) 피고인 법인은 위와 같이 모집한 금품을 무료급식 사업 등 법인의 목적사업과 제1심 판시 범죄일람표 1의 모집비용(홍보비 및 인건비), 그 밖에 무료급식소 사업장의 확충·유지·관리 및 피고인 법인의 운영비에 사용하였다. 6) 검사는 기업 등 후원자로부터 모집한 기부금액과 피고인 법인이 매월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납부받은 ‘회비’ 또는 ‘후원금’ 금액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기부금품법의 적용 대상인 기부금품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비용 역시 모두 기부금품법에 따른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 피고인 법인의 인건비 및 홍보비 지출비용에 관하여는 기부금품법 제13조에 따른 모집비용 충당비율을 초과하여 비용에 충당하였다는 이유로 제16조 제1항 제6호 위반죄를, 피고인 법인이 경조사비 등에 지출한 금액에 관하여는 기부금품법 제12조 제1항을 위반하여 기부금품을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제16조 제1항 제5호 위반죄를 각각 적용하여 기소하였다. 나. 1) 피고인 법인은 자원봉사활동과 무료급식 사업 등 목적을 위해 결합된 인적 결합체인 사단법인이고, 정관에서 피고인 법인의 목적에 동의하여 가입신청서를 작성·제출하는 사람을 정회원, 후원회원, 일반회원으로 정하고 있다. 피고인 법인에 정기적인 금품을 납부한 사람들은 피고인 법인에 ‘정기회원신청서’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고 그 목적에 따른 ‘회비’ 또는 ‘후원금액’을 정하여 납부하였다. 피고인 법인은 위 사람들을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으로 칭하였고, 피고인 법인의 정관에는 회원의 의무와 권리가 규정되어 있다. 2) 피고인 법인은 기부금품법에 따른 모집등록을 마친 법인으로서 기부금품법에서 정한 내용에 따른 규제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 법인이 기부금품 모집등록과 모집과정에서 기부금품법을 위반한 사정은 드러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피고인 법인은 기부금품의 모집과 사용에 관한 장부의 작성, 모집상황과 사용명세 결과 공개, 등록청에 대한 보고서 제출과 공인회계사 작성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 등을 준수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이를 위반한 사정도 드러나지 아니하였다. 3) 피고인 법인의 지출은 대부분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 후원금을 재원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피고인 법인의 인건비 및 홍보비는 법인의 목적 수행에 수반되는 비용이다. 한편 피고인 법인이 금품을 모집한 목적 이외의 용도로 지출한 금액은 같은 기간의 모집금액의 0.337% 정도에 해당하고, 이자 등으로 인한 수입 금액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이다. 4) 또한 피고인 법인은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법령에 규정된 각종 보고·공시의무, 외부 회계감사 의무, 주무관청의 점검과 국세청에의 통보 등 다양하고 엄격한 규제에 따라야 하는바, 실제로 기록상 피고인 법인에 대한 관련 법령 위반행위가 드러난 것도 없어 보인다. 다. 1)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 법인에 ‘정기회원신청서’ 또는 ‘정기후원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매월 정기적인 금액을 납부한 사람들은 피고인 법인의 정관에서 정한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 등 회원자격을 얻게 되고, 피고인 법인이 이러한 ‘정회원’ 또는 ‘후원회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은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법인이 정관에 따라 소속원으로부터 회비 또는 그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모은 금품’ 또는 같은 호 (다)목의 ‘법인이 소속원이나 제3자에게 기부할 목적으로 그 소속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에 해당한다. 그리고 피고인 법인의 설립 목적,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 또는 후원금의 관리 및 사용현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회비 등의 납부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적정한 사용 또한 담보될 수 있는 경우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 법인이 소속 회원들로부터 납부받은 금원은 기부금품법의 규율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법인의 정관에 정한 ‘정회원’, ‘후원회원’, ‘일반회원’이 피고인 법인의 ‘소속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그들이 정기적으로 납부한 ‘회비’ 또는 ‘후원금’에 대하여 기부금품법이 적용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가)목 및 (다)목 규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857
입찰참가자격제한요청처분취소청구의소
2020두48260
20,230,202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결정하는 방법 [2] 공정거래위원회가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2항 후단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한 원사업자 또는 수급사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의 제한을 요청한 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지 여부(적극)
[1]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을 말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2]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22. 1. 11. 법률 제187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6조 제2항은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의 요건을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1. 1. 12. 대통령령 제313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부과한 벌점의 누산점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로 구체화하고, 위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법 제26조 제2항 후단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해당 사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을 하게 되며, 이를 요청받은 관계 행정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업자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해야 하므로, 사업자로서는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이 있으면 장차 후속 처분으로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는 법률상 불이익이 존재한다. 이때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이 있음을 알고 있는 사업자로 하여금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에 대하여만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는 그에 앞서 직접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
[1]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 [2]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22. 1. 11. 법률 제187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2항,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1. 1. 12. 대통령령 제313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제2항,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1] 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공2010하, 2279),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50324 판결(공2021상, 391)
【원고, 피상고인】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박태준 외 3인) 【피고, 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에이치 담당변호사 방경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8. 13. 선고 2019누4190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을 말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50324 판결 등 참조). 나.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22. 1. 11. 법률 제187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6조 제2항에 의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제3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 및 제9항, 제3조의4, 제4조부터 제12조까지, 제12조의2, 제12조의3, 제13조, 제13조의2, 제14조부터 제16조까지, 제16조의2 제7항 및 제17조부터 제20조까지의 규정을 위반한 원사업자 또는 수급사업자에 대하여 그 위반 및 피해의 정도를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벌점을 부과하고, 그 벌점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입찰참가자격의 제한,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1항 제7호에 따른 영업정지, 그 밖에 하도급거래의 공정화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1. 1. 12. 대통령령 제313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17조 제1항은 "법 제26조 제2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하는 벌점의 부과기준은 [별표 3]과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법 제26조 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란 [별표 3] 제1호 (라)목에 따른 누산점수가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른 점수를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각호에서 ‘입찰참가자격의 제한 요청: 5점’(제1호),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1항 제7호의 사유에 따른 영업정지 요청: 10점’(제2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 위에서 본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관한 법리와 관련 법령의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가 2019. 4. 23. 법 제26조 제2항 후단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한 원고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의 제한을 요청한 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지 살펴본다. 법 제26조 제2항은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의 요건을 시행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부과한 벌점의 누산점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로 구체화하고, 위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피고는 법 제26조 제2항 후단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해당 사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을 하게 되며, 이를 요청받은 관계 행정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업자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여야 하므로, 사업자로서는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이 있으면 장차 후속 처분으로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는 법률상 불이익이 존재한다. 이때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이 있음을 알고 있는 사업자로 하여금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에 대하여만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는 그에 앞서 직접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피고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라.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의 이 사건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제2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시행령 제17조 제1항의 [별표 3] ‘벌점의 부과기준’은 3. 가.항에서 유형별 벌점의 경감점수를 규정하면서, 그 1)항에서 ‘원사업자가 직전 1년 동안 계속하여 하도급거래에서 법 제3조의2에 따른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한 경우(수급사업자에게 뚜렷하게 불리하도록 내용을 수정하거나 특약을 추가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2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벌점 경감규정’이라 한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는 이 사건 벌점 경감규정에서 정한 벌점 경감사유에 해당하므로, 결국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의 요건(벌점 누산점수 5점 초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이 사건 벌점 경감규정의 해석과 적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주심) 오경미
233,885
불처분결정에대한재항고
2022어48
20,230,202
대법원
형사
결정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가 노인에 대한 형법상 폭행죄 및 상해죄를 가중처벌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적극) /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3호 (가)목에서 정한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 또는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가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로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3호 (파)목에 해당하여 가정보호사건의 대상이 되는 ‘가정폭력범죄’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은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환경의 조정과 성행의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데, 가정보호사건은 ‘가정폭력범죄’로 인하여 보호처분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다(제2조 제6호).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폭력범죄’를 가정구성원(배우자, 직계존비속, 동거 친족 등)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인 가정폭력(제2조 제1호) 중 제2조 제3호에 규정된 범죄 유형에 해당하는 죄라고 규정한다.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는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가정폭력범죄’로 규정하였는데, (가)목은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제1항, 제2항의 죄 등을, (파)목은 ‘(가)목부터 (타)목까지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를 규정하고 있다. 2004. 1. 29. 법률 제7152호로 개정된 노인복지법은 노인학대의 예방과 학대받는 노인의 보호를 위하여 ‘노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제1호) 등 일정한 노인학대 행위유형을 금지하는 규정(제39조의9) 및 이를 위반하는 경우 그 행위유형에 따라 처벌하는 벌칙 규정(제55조의2, 제55조의3 등)을 신설하였는데, 형법상 단순폭행죄(제260조 제1항) 및 단순상해죄(제257조 제1항)보다 중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였다. 한편 노인에 대한 금지행위의 객체가 되는 노인연령기준이 없어 이에 대한 처벌이 불명확했기 때문에 2016. 12. 2. 법률 제14320호로 개정된 노인복지법은 제39조의9에서 노인에 대한 금지행위의 객체가 되는 노인의 연령기준을 ‘65세 이상의 사람’으로 명시하였다. 위와 같이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는 행위객체가 노인에 한정되는 점 외에 형법상 폭행죄 및 상해죄와 행위태양이 동일하여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노인에 대한 형법상 폭행죄 및 상해죄를 가중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가정폭력처벌법상 ‘가정폭력범죄’는 가정구성원(배우자, 직계존비속, 동거 친족 등) 사이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가정폭력)를 전제하고 있는데, 형법상 폭행죄 및 상해죄와 달리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를 위 ‘가정폭력범죄’에서 제외할 합리적 이유도 없다. 따라서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는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 (가)목에서 정한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 또는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가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로서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 (파)목에 해당하여 가정보호사건의 대상이 되는 ‘가정폭력범죄’에 포함된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조, 제2조 제1호, 제3호 (가)목, (파)목, 제6호, 형법 제257조 제1항, 제260조 제1항, 구 노인복지법(2016. 12. 2. 법률 제14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의9 제1호, 제55조의2, 제55조의3 제1항(현행 제55조의3 제1항 제2호 참조), 노인복지법 제39조의9 제1호, 제55조의2, 제55조의3 제1항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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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위 자】 행위자 【재항고인】 검사 【원심결정】 부산가법 2022. 6. 27. 자 2021서58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가정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와 원심의 판단 가. 1) 행위자는 2021. 8.경 주거지에서 행위자의 어머니(1934년생)인 피해자가 자신에게 잔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2)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간 사법경찰관은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 제8조의2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긴급임시조치를 하고 검사에게 임시조치를 신청하였으며, 검사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은 행위자에게 주거에서 퇴거하고 피해자의 주거 등에 접근금지를 명하는 임시조치결정을 하였다(부산가정법원 2021저302호). 3) 검사는 2021. 9.경 이 사건을 가정폭력처벌법 제9조에 따라 가정보호사건으로 제1심법원에 송치하였는데, 검사가 작성한 송치서에는 위 1)항과 같은 범죄사실이 기재되어 있되, 죄명은 ‘노인복지법 위반’, 적용법조는 ‘노인복지법 제55조의3 제1항 제2호, 제39조의9 제1호’로 의율되어 있다. 나. 제1심법원은 노인복지법 위반죄가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에 정한 ‘가정폭력범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정폭력처벌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보호처분을 하지 아니한다는 결정과 함께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는 결정을 하였고, 검사가 항고하였으나 원심은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1)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자에 대하여 환경의 조정과 성행의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데, 가정보호사건은 ‘가정폭력범죄’로 인하여 보호처분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다(제2조 제6호).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폭력범죄’를 가정구성원(배우자, 직계존비속, 동거 친족 등)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인 가정폭력(제2조 제1호) 중 제2조 제3호에 규정된 범죄 유형에 해당하는 죄라고 규정한다.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는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가정폭력범죄’로 규정하였는데, (가)목은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제1항, 제2항의 죄 등을, (파)목은 ‘(가)목부터 (타)목까지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를 규정하고 있다. 2) 2004. 1. 29. 법률 제7152호로 개정된 노인복지법은 노인학대의 예방과 학대받는 노인의 보호를 위하여 ‘노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제1호) 등 일정한 노인학대 행위유형을 금지하는 규정(제39조의9) 및 이를 위반하는 경우 그 행위유형에 따라 처벌하는 벌칙 규정(제55조의2, 제55조의3 등)을 신설하였는데, 형법상 단순폭행죄(제260조 제1항) 및 단순상해죄(제257조 제1항)보다 중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였다. 한편 노인에 대한 금지행위의 객체가 되는 노인연령기준이 없어 이에 대한 처벌이 불명확했기 때문에 2016. 12. 2. 법률 제14320호로 개정된 노인복지법은 제39조의9에서 노인에 대한 금지행위의 객체가 되는 노인의 연령기준을 ‘65세 이상의 사람’으로 명시하였다. 3) 위와 같이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는 행위객체가 노인에 한정되는 점 외에 형법상 폭행죄 및 상해죄와 행위태양이 동일하여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노인에 대한 형법상 폭행죄 및 상해죄를 가중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가정폭력처벌법상 ‘가정폭력범죄’는 가정구성원(배우자, 직계존비속, 동거 친족 등) 사이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가정폭력)를 전제하고 있는데, 형법상 폭행죄 및 상해죄와 달리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를 위 ‘가정폭력범죄’에서 제외할 합리적 이유도 없다. 따라서 노인에 대한 폭행 또는 상해 금지규정 위반으로 인한 노인복지법 위반죄는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 (가)목에서 정한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 또는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가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로서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 (파)목에 해당하여 가정보호사건의 대상이 되는 ‘가정폭력범죄’에 포함된다. 나. 나아가 가정보호사건으로 제1심법원에 송치되기 전 행위자에 대하여 임시조치결정이 내려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기록에 의하면 법원에 송치된 후 가정폭력처벌법 제21조에 따라 보호관찰소에서 행위자의 범죄 원인과 실태, 이후 정황 등을 조사한 결과가 담긴 조사서가 제1심법원에 제출되었다. 법원으로서는 이미 임시조치결정이 내려지고 결정전조사절차까지 진행된 이 사건에서 가정폭력처벌법 제40조 제1항 각호에 정해진 처분 중 가정폭력처벌법의 입법 목적인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구성원의 인권 보호’를 달성하기 위하여 적절한 보호처분에 관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다. 원심이 노인복지법 위반죄가 가정보호사건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가정폭력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보호처분을 하지 아니하고 검사에게 사건을 다시 송치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에는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 제3호, 제6호를 위반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427
손해배상(국)
2020가단5110659
20,230,207
선고
서울중앙지법
민사
판결 : 항소
베트남 국적의 甲이, 베트남전쟁 당시 대한민국 해병 제2여단 소속 군인들이 甲이 살고 있던 마을에서 작전 수행 중 고의로 민간인인 甲과 甲의 오빠에게 상해를 가하고, 甲의 나머지 가족들을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대한민국은 甲에게 甲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甲이 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도 甲에게는 객관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소멸시효 완성 전에 소송이 제기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대한민국이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며 甲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베트남 국적의 甲이, 베트남전쟁 당시 대한민국 해병 제2여단 소속 군인들이 甲이 살고 있던 마을에서 작전 수행 중 고의로 민간인인 甲과 甲의 오빠에게 상해를 가하고, 甲의 나머지 가족들을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이다. 한·월 군사실무약정서와 한·미 군사실무약정서, 한·미 보충실무약정서 등은 3국의 군사 실무에 관한 기관 간의 합의에 불과하고 조약으로서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어 베트남 국민의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권을 배제하는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으며, 베트남 민법과 국가배상책임법상의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이 대한민국 국가배상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대한민국과 베트남 사이에 국가배상법 제7조에서 정하는 상호보증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대한민국의 본안전항변을 배척하고,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위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은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피해자의 준거법 선택 내지 양 당사자 사이의 준거법에 대한 사후적 합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을 준거법으로 하여 불법행위 성립 여부와 대한민국의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국적의 해병 제2여단 소속 성명 불상의 군인이 집 내부의 방공호에 무장 없이 숨어 있던 甲의 이모, 어린 나이의 甲과 언니, 오빠, 남동생 등을 밖으로 나오도록 한 직후에 총으로 쏘거나 칼로 찔러 甲과 甲의 오빠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을 죽이고, 甲과 甲의 오빠에게 상해를 가한 것과 甲의 어머니를 다른 주민들과 함께 모아 놓고 사살한 행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생명과 신체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대한민국은 甲에게 그로 인해 甲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甲이 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도 甲에게는 객관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소멸시효 완성 전에 소송이 제기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대한민국이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며 甲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이다.
헌법 제73조, 국가배상법 제1조, 제2조 제1항, 제7조, 제8조,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현행 제21조 제1항 참조), 제32조(현행 제52조 참조), 제33조(현행 제53조 참조), 민법 제2조, 제166조 제1항, 제751조, 제766조 제1항, 국가재정법 제9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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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도담 외 6인) 【피 고】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이산해 외 3인) 【변론종결】 2022. 11. 15.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100원과 이에 대하여 2022. 11. 15.부터 2023. 2. 7.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0,000,1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베트남민주공화국이 설립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프랑스 사이에 제1차 베트남전쟁이 발발하여 8년간 계속되었는데, 1954. 7.경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베트남은 북위 17도선을 경계로 그 이북의 베트남민주공화국(이하 ‘북베트남’이라 한다)과 그 이남의 베트남공화국(이하 ‘남베트남’이라 한다)으로 분단되었다. 위 분단 후 얼마 되지 않아 베트남에서는 북베트남의 지원을 받은 베트남민족해방전선(이하 ‘베트콩’이라 한다)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미국이 1961. 12.경 베트남에 대한 경제, 군사원조를 결정하면서 제2차 베트남전쟁(이하 제2차 베트남전쟁을 ‘베트남전’이라 한다)이 발발하게 되었다. 나. 미국 정부는 베트남전 초기에는 군사고문단 위주의 파병과 북베트남에 대한 폭격의 형태로 베트남전에 관여하다가 1965. 2.경부터 미군 전투병을 대규모로 파병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게 되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1964. 7.경 대한민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게 원조를 제공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한민국은 1964. 9.경 의료진과 공병을 파견하였다. 이후 대한민국은 베트남과 미국 정부의 전투병 파병 요청에 따라 1965. 10.경 수도사단 맹호부대, 십자성부대, 해병 제2여단 청룡부대, 1966. 9.경 제9사단 백마부대를 각각 퀴논, 캄란, 나트랑 등의 지역에 파병하였다. 대한민국군은 위 무렵부터 1973. 3.경 베트남에서 철수할 때까지 베트남의 각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1960. 7. 12.생으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이하 ‘베트남’이라 한다) 국적의 사람이다. 원고는 베트남 꽝남(Qu?ng Nam)성 디엔반(đi?n Ban)현 탄퐁(Thanh Phong)사[1975년 이후 디엔안(đi?n An)구로 지명이 변경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 △△△)촌(이하 ‘○○ 마을’이라 한다) 출신으로 현재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다. 원고의 아버지 소외 1은 1967년 사망하였고, 1968. 2.경을 기준으로 어머니 소외 2(1934년생), 오빠 소외 3(1953년생), 언니 소외 4(1957년생), 남동생 소외 5(1963년생)가 있었다. 라. ○○ 마을은 1968년 당시 행정구역으로 꽝남성 디엔반현 주이 쑤옌(Duy Xuyen)사의 작은 마을로서 베트남 중부 도시 다낭(đaN?ng)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25km 지점, 다낭으로 향하는 디엔반현 1번 국도(이하 ‘1번 국도’라 한다) 부근에 있다. 베트남의 남북을 잇는 1번 국도에는 미 해병대와 남베트남 민병대가 연합하여 만든 연합작전소대(CAP, Combined Action Platoons, 미군이 정보수집을 위해 조그마한 개별 단위부대로 편성한 소대를 말한다)가 주둔하고 있었다. 마.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은 1968. 1. 31. 구정(음력 설날) 새벽, 베트남 각지에서 대대적으로 공격(이른바 ‘구정공세’라 한다)하였다. 이들의 봉기를 예상하고 있었던 미군, 남베트남군 등이 바로 반격하면서 베트남 전역에서 격전이 벌어졌다. 바. 대한민국군 중 해병 제2여단 청룡부대(이하 ‘해병 제2여단’이라 한다)가 추라이(Chu Lai) 지역의 병력을 호이안(H?i An) 지역으로 전환배치 하는 비룡작전을 종료한 직후인 1968. 1. 30. 북베트남군은 휴전 약정을 어기고 대규모 공세를 계획, 북쪽으로 진격하여 호이안, 디엔반 등을 점령하고, 다낭을 공격할 것이 예상되었다. 사. 이에 해병 제2여단은 전술책임지역인 꽝남성 일대[히에우년(Hi?u Nh?n), 디엔반 대부분, 주이쑤옌]에 걸쳐 구정공세를 펼치는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의 공격을 방어한 다음 격퇴하고, 도주하거나 흩어진 상대편 군대의 잔여 병력을 수색하고 섬멸하는 괴룡1호 작전을 실시하였다. 괴룡1호 작전은 1968. 1. 30.부터 같은 해 2. 29.까지 진행되었는데, 해병 제2여단은 그 과정에서 미군과 연계한 넛크래커(Nut Cracker) 작전을 펼치고, 민간인들을 거주하던 마을로부터 소개하여 수용시설로 이동시켰으며, 마을에 숨어든 베트콩을 탐색하는 진공작전(眞空作戰)을 전개하였다. 아. 원고는 대한민국 해병 제2여단 제1대대 제1중대(이하 ‘이 사건 1중대’라 한다) 소속 군인들이 1968. 2. 12. 고의로 민간인인 원고와 원고의 오빠 소외 3에게 총을 쏴 상해를 가하고, 원고의 나머지 가족들을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4. 21. 피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책임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11, 16, 30, 33, 4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 1) 1965. 9. 5. 한국과 월남 사이에 체결된 한·월 군사실무약정서 제19조는 국군에 의해 발생한 월남 국민의 피해는 한국과 월남 양국 사이의 협상에 따라 보상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약정은 이 사건 소와 같이 월남 국민이 직접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이다. 2) 또한 한·미 군사실무약정서 제15조에 따른 한·미 보충실무약정서는 ‘주월 한국군에 대하여 제기되는 비전투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은 주월 한국군 소청사무소를 통해서 해결하고, 지불보증은 미국이 한다.’고 하고, ‘주월 한국군의 전투준비, 전투작전, 전투 후 복귀 중 발생한 월남 정부나 개인의 손해에 관한 사건인 전투소청사건은 소청사건이 발생한 곳의 동장, 군수, 성장에게 의뢰’하여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3) 위 약정에 따라 정부 간의 협의 절차에 따르지 않고, 당시 월남 국민인 원고가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① 한·월 군사실무약정서는 1965. 9. 5. 대한민국 소외 6 육군 소장과 남베트남의 소외 7 육군 소장 사이에 체결되고, 그다음 날 체결된 한·미 군사실무약정서 역시 대한민국 소외 6 육군 소장과 미국의 소외 8 육군 소장 사이에서 체결되었다. 또한 한·미 보충실무약정서는 월남 주재 미 군사원조 사령부 참모장이었던 소외 8과 대한민국군 사령부 부사령관인 소외 9에 의해 체결되었다. ② 한·월 군사실무약정서 제19조는 ‘한국군 요원에 의하여 가해진 월남공화국정부 또는 국민의 물자 및 인명피해의 보상에 관한 사항은 한·월 양국정부 당국 간에 별도 협상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③ 한·미 군사실무약정서 제15조는 ‘전투 또는 비전투 활동 시 한국군이 가한 월남정부나 개인의 재산 및 인명피해의 보상은 별도 약정서에 따른다.’고 하고, 이에 따른 한·미 보충실무약정서 제1조, 제3조는 ‘주월한국군에 대하여 제기되는 비전투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은 주월한국군 소청사무소를 통해서 해결하고, 지불보증은 미국이 한다.’고 하고 있으며, 한·미 보충실무약정서 부속서 A 제4조, 제5조는 ‘주월 한국군의 전투준비, 전투작전, 전투 후 복귀 중 발생한 월남 정부나 개인의 손해에 관한 사건인 전투소청사건은 소청사건이 발생한 곳의 동장, 군수, 성장에게 의뢰’하여 해결하도록 정하고 있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실무약정서 등’이라 한다). 2) 그러나 이 사건 실무약정서 등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한국과 월남, 한국과 미국의 군사 당국 간에 체결된 기관 간 합의에 불과하고, 대한민국이 체결한 조약으로 볼 수 없어 베트남 국민 개인인 원고의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권을 배제하는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① 헌법 제73조는 대통령을 조약 체결권자로 정하고,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7조는 국가원수, 정부수반 및 외무부장관, 외교공관장 또는 국제기구에 파견된 국가의 대표 등 외에는 적절한 전권위임장을 제시하는 경우에만 조약에 대한 국가의 기속적 동의를 표시할 수 있는 국가의 대표자로 인정하고 있다. 즉, 조약은 일정한 범위의 국가의 대표(또는 대표 자격을 위임받은 자)에 의해서만 유효하게 체결될 수 있다. 그런데 한·월 군사실무약정서와 한·미 군사실무약정서, 한·미 보충실무약정서를 체결한 당사자들이 조약을 체결할 정당한 권한을 가진 사람임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조약체결권자가 아니고, 이들이 이 사건 실무약정서 등 체결 당시 전권위임장을 제시하였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실무약정서 등은 3국의 군사 실무에 관한 기관 간의 합의에 불과하고 조약으로서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실제 이 사건 실무약정서 등은 외교부의 조약 목록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② 한·미 보충실무약정서 부속서 A 제4조 및 제5조가 한국군에 의한 월남 민간인 피해에 대한 전투소청사건은 소청사건이 발생한 곳의 동장, 군수, 성장에게 의뢰하여 해결하도록 정한 것은 한미 간에 이루어진 합의이므로, 베트남 국민에 대하여 직접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다. ③ 한·월 군사실무약정서 제19조는 월남 민간인 피해자에 대한 보상에 관한 사항을 한·월 양국정부 당국 간에 별도 협상에 의하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그 후속조치로서 별도의 구체적인 협상 및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3) 한·월 군사실무약정서를 비롯하여 이 사건 실무약정서 등만으로 베트남 정부가 자국민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였다거나, 국가 간 합의에 따른 배상 방식 외에 피해자가 직접 대한민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국가배상법 제7조에 따른 상호보증이 있는지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7조가 외국인의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으로 ‘외국인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해당 국가와 상호보증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베트남의 법령, 판례 등을 통해 국가배상청구권 발생요건을 비교하여 피고 대한민국과 베트남 사이에 위 상호보증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검토되어야 하고, 상호보증이 인정되지 않으면 이 사건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국가배상법 제7조는 대한민국만이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을 방지하고 국제관계에서 형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외국인의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으로 ‘외국인이 피해자인 경우에는 해당 국가와 상호보증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해당 국가에서 외국인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이 대한민국의 그것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관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외국인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결과가 되어 국제적인 교류가 빈번한 오늘날의 현실에 맞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보호를 거부하게 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과 외국 사이에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않고 외국에서 정한 요건이 대한민국에서 정한 그것보다 전체로서 과중하지 않아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정도라면 국가배상법 제7조가 정하는 상호보증의 요건을 구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상호보증은 외국의 법령, 판례 및 관례 등에 의하여 발생요건을 비교하여 인정되면 충분하고 반드시 당사국과의 조약이 체결되어 있을 필요는 없으며, 당해 외국에서 구체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국가배상청구를 인정한 사례가 없더라도 실제로 인정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상태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3다208388 판결 참조). 3) 베트남 민법 제598조는 "국가는 국가배상책임법에 따라 공무집행자(법집행자)에 의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베트남 국가배상책임법 제2조 및 제3조는 ‘공무 수행자에 의해 물질적 피해를 입거나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개인 및 조직이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하면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개인을 내외국인으로 구별하고 있지 않다(해당 조문의 영문본, 국문본 및 원문은 별지 1 목록 제1항, 제2항 기재와 같다). 나아가 베트남 헌법은 베트남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하여 베트남 법률에 따라 생명, 재산 및 정당한 권리, 이익의 보호를 받음을 명시하고 있고(베트남 헌법 제30조, 제48조), 베트남 민사소송법 제465조, 행정소송법 제299조는 외국인에 대하여 소송절차에 참여할 때 베트남 시민과 동일한 권리 의무를 가진다고 하여 절차상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고 있다(해당 조문의 영문본, 국문본 및 원문은 별지 1 목록 제3 내지 5항 기재와 같다). 4) 위와 같이 베트남 민법과 국가배상책임법상의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이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국가배상청구를 인정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과 베트남 사이에 국가배상법 제7조에서 정하는 상호보증을 인정할 수 있다. 3. 준거법의 결정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는 대한민국 국군이 1968. 2. 12. 베트남전쟁 중 고의로 민간인인 원고와 원고의 오빠(소외 3)에게 총을 쏴 상해를 가하고, 원고의 나머지 가족들을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이므로, 국제사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그 준거법으로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불법행위가 이루어진 불법행위지는 베트남 ○○ 지역이고, 당시 남베트남 정부가 통치하고 있었으므로, 국제사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의 준거법은 그 당시 시행되던 남베트남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준거법 지정의 원칙과 예외 1) 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어 2022. 7. 5. 시행된 국제사법 부칙 제3조(준거법 적용에 관한 경과조치)는 "이 법 시행 전에 생긴 사항에 적용되는 준거법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는 위 개정 전 국제사법(이하 ‘개정 전 국제사법’이라 한다) 제8조와 제32조가 적용된다. 2) 불법행위에 관한 준거법에 관하여 개정 전 국제사법 제32조는 제1항은 "불법행위는 그 행위가 행하여진 곳의 법에 의한다.", 제2항은 "불법행위가 행하여진 당시 동일한 국가 안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거소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국가의 법에 의한다.", 제3항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존재하는 법률관계가 불법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경우에는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법률관계의 준거법에 의한다."라고 각 정한다. 제33조는 준거법에 관한 사후적 합의에 관하여 ‘당사자는 제32조 규정에 불구하고 불법행위가 발생한 후 합의에 의하여 대한민국 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그로 인하여 제3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들 규정에 따르면, 개정 전 국제사법은 불법행위지 원칙을 취하고 있는데(현행 국제사법 제52조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준거법의 사후적 합의(제33조)가 가장 우선하고, 그 다음이 종속적 연결(제32조 제3항), 그 다음이 공통의 속인법(제32조 제2항)이고, 이러한 특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불법행위지 원칙(제32조 제1항)이 적용된다. 3) 한편 개정 전 국제사법 제8조 제1항은 ‘국제사법에 의하여 지정된 준거법이 해당 법률관계와 근소한 관련이 있을 뿐이고, 그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른 국가의 법이 명백히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다른 국가의 법에 의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준거법 지정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준거법 1) 이 사건의 경우, 불법행위에 관한 종속적 연결(제32조 제3항)이나 공통의 속인법(제32조 제2항)이 적용될 여지는 없으므로, 불법행위지 원칙(제32조 제1항), 준거법 지정의 예외(제8조 제1항), 준거법의 사후적 합의(제33조)와 관련하여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을 판단한다. 2)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은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이라고 할 수 있고, 피해자의 준거법 선택 내지 양 당사자 사이의 준거법에 대한 사후적 합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을 준거법으로 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 성립 여부와 피고의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한다. ① 국제사법의 모든 준거법 연결원칙은 해당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법을 지정하는 것이다. 국제사법 조항을 적용한 결과가 구체적인 사건에서 그러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에 대비하여 구체적인 사안에서 국제사법이 향하는 올바른 연결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준거법 지정에 대한 일반적인 예외규정으로 제8조 제1항을 두고 있다. ② 개정 전 국제사법은 불법행위의 준거법에 관하여 불법행위지 원칙을 유지하면서 상거소를 기준으로 하는 공통의 속인법(제32조 제2항), 종속적 연결(제32조 제3항)과 준거법의 사후적 합의(제33조) 등에 의해 불법행위지 원칙을 다소 완화하고 있을 뿐 불법행위의 다양한 유형별로 그에 대한 특칙을 두지는 않았으므로 예외조항을 활용함으로써 적절한 결론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③ 불법행위의 준거법은 불법행위의 성립과 효과를 규율한다. 따라서 불법행위능력, 위법성, 인과관계, 귀책사유, 손해배상청구권자, 공동불법행위자 간의 구상권, 손해배상의 방법과 종류, 범위, 금액은 물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등도 준거법에 의해서 규율된다. ④ 원고는,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이 베트남전쟁에서 작전 수행 중 고의로 베트남 민간인인 원고 등에게 총격으로 상해를 가하고, 그 가족들을 살해한 것이 불법행위임을 주장하며 피고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정부가 베트남에 파병하였던 것이고, 명령에 따라 베트남에서 일련의 작전을 수행하던 중이었다.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이 베트남에서 군사작전 수행 중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군인이 소속된 피고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국가배상법이 가장 유효, 적절한 법률관계를 규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은 국가(대한민국)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과 배상절차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데(제1조, 제2조), 그 불법행위가 발생한 장소가 내국인지 외국인지 구별하지 않는다. 나아가 외국인이 피해자일 경우 해당 국가와의 상호보증이 있다면 내국인과 차이를 두지 않고 그 적용대상으로 삼고 있다(제7조). ⑤ 개정 전 국제사법이 불법행위지 원칙을 취하는 이유는 불법행위가 행하여진 사회적 조건을 고려하여 그곳에서의 법의식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해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국내법을 적용해서 처리하는 것보다 형평의 견지에서 합리적이고 실제적이라고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사자의 기대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8다134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불법행위가 행하여진 곳은 베트남으로, 그곳에서의 법의식(당시 해당 지역의 정부 상황을 보면 ‘남베트남법’이 되고, 현재의 상황을 기준으로 하면 ‘베트남법’이 된다)을 기준으로 판단, 처리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는 피해자인 원고의 이익을 고려한 것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원고는 스스로 (남)베트남법의 적용에 따른 이익을 포기하고 대한민국법을 준거법으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의 이러한 준거법 선택을 존중함이 타당하다. ⑥ 이 사건에서 불법행위지법에 따를 경우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남베트남법에 관해서는 원고와 피고 모두 어떤 자료도 제출하고 있지 않다. 법원이 직권 조사를 다해도 외국법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이를 이유로 재판을 거부할 수는 없고, 법원(法源)에 관한 민사상 대원칙에 따라 외국관습법에 의하고, 외국관습법도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조리에 따라 재판을 할 수 밖에 없는데(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3503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조리의 내용이 현행 베트남 국가배상책임법이나 대한민국의 국가배상법이 정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⑦ 국제사법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함한 법정채권 전반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의 사후적 합의로 대한민국 법(법정지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제33조), 이러한 합의가 있는 경우 그 합의가 가장 우선한다. 이러한 사후적 합의는 반드시 명시적으로 행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으로 행해질 수도 있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불법행위 내지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에 관해서는 물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해서도 다투고 있고, 대한민국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주장을 하고 있는데(피고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장기 5년, 단기 3년의 소멸시효를 주장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의 이러한 태도와 입장은 사후적 합의로 ‘대한민국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가) 이 사건 1중대 소속 성명불상의 군인들이 1968. 2. 12.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탄퐁사 ○○ 마을에서 고의로 민간인인 원고에게 총격을 가하여 복부에 심각한 상해를 가하고, 원고의 다른 가족을 죽이거나 상해를 가하였다. 나) 피고 소속 군인들이 고의로 총격을 가해서 원고와 원고의 다른 가족을 죽이거나 상해를 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생명과 신체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원고가 이 사건의 가해자가 대한민국군이라고 밝히고 있는 대부분의 근거들은 피해자 측의 진술인데, 이들 진술만으로는 가해자가 대한민국군임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베트남전쟁 당시 북한군 심리전 요원들은 해병 제2여단을 포함해 대한민국군을 상대로 다양한 심리전 활동을 벌였고, 베트콩과 협조해 활동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은 북베트남군, 베트콩 그리고 북한군이 개입된 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마을 주민조차도 가해군이 북베트남군이라고 알고 있으므로, 가해군이 대한민국군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설령 이 사건이 대한민국군에 의해 일어난 것이더라도, 원고와 원고의 가족을 비롯한 ○○ 마을 주민들을 베트콩이나 그에 협조하는 사람으로 오인할 만한 정당한 사정이 있는 상황에서 교전 중 발생한 전투행위이거나 사고에 해당하여 정당행위로 보아야 한다. 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나.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1) 인정 사실 갑 제10, 11, 13, 14, 16, 18, 21, 22, 23, 25 내지 30, 44, 4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증인 소외 10, 소외 11의 각 증언, 원고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 결과에 따르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가) 대한민국 해병 제2여단 제1대대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은 1968. 2. 12. 08:00~10:30경 중대기지를 출발하여 1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여 CAP D-2 지점 부근에 도착하고, 이어 1번 국도의 CAP D-2 지점과 CAP D-1 지점 사이의 지점(○○ 마을의 동쪽 지점)에 도착한 다음 1번 국도를 벗어나 서쪽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나) 이 사건 1중대가 위와 같이 서쪽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10:30~11:30경 ○○ 마을을 통과하던 중 북서쪽 방향으로부터 수십 발의 저격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부상자 1명이 발생하였으며, 같은 시각 1번 국도 쪽에서는 함께 작전을 수행하던 미군의 장갑차(LVT) 1대가 지뢰에 파손되기도 하였다. 다) 저격을 당한 다음 이 사건 1중대는 10:30~15:00 사이에 ○○, □□ 마을 일대에서 수색작전을 수행하였는데, 이 사건 1중대 중 일부(선두에 있던 1, 2소대로 추정된다)는 마을을 수색하면서 집에 숨어 있던 주민들(주로 여성, 노인과 아이들이었다)을 끌어내 몇 군데 공터에 모아 놓은 다음 뒤쪽으로 인계하고, 예정된 작전계획에 따라 서쪽에 있는 Suoi Co Ca(강)까지 진격하여 방어선을 구축하고, 같은 시각 중대 본부와 함께 후방에 있던 일부 부대원(3소대로 추정된다)은 모여 있던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과 ○○ 마을 일대를 수색하면서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집을 불태웠다. 라) 당시 원고의 집에는 이모 소외 12(1936년생, 32세), 이모 아들 소외 13(1967년생, 이 사건 총격 당시 약 생후 9~10개월 정도였다), 오빠 소외 3(1953년생, 15세), 언니 소외 4(1957년생, 11세), 원고(8세), 남동생 소외 5(1963년생, 6세), 그리고 놀러 온 이웃집 아이(12세) 등 7명이 집에 있었는데,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주변으로부터 나는 총소리를 듣고 그 집에 있는 방공호로 들어가 숨어 있었다. 원고의 어머니 소외 2(1934년생, 34세)는 당시 외출 중이어서 그곳에 없었다. 마)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은 원고 집으로 와 수류탄과 총으로 위협하며 원고 가족 등으로 하여금 방공호에서 밖으로 나오도록 명령하고, 원고 가족 등이 차례로 방공호 밖으로 나오자 현장에서 바로 총격을 가하고, 원고의 집을 불태웠으며(그 과정에서 원고의 4촌 동생을 안고 있던 원고의 이모가 이를 말리자 총검으로 그녀를 찔렀다), 이후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그로 인해 원고의 이모, 원고의 4촌 동생(이모의 아들), 원고의 언니, 원고의 남동생, 이웃집 아이는 현장에서 사망하고, 원고는 복부에, 원고의 오빠(소외 3)는 복부와 엉덩이 부위에 각각 총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나 죽지는 않았다. 바) 원고의 어머니 소외 2는 외출 중이었는데,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이 강제로 원고의 어머니를 다른 주민들(대부분 여자들과 아이들이었다) 십여 명과 함께 한곳으로 모아 놓은 다음 총으로 사살하였다. 사) 원고와 오빠(소외 3)는 이웃집에 피신하여 머물러 있다가 원고는 다시 엄마를 찾으러 밖으로 나갔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같은 날 15:00경 이후 CAP D-2 연합작전소대는 민병대원과 함께 순찰대를 조직하여 ○○ 마을로 진입한 다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시체들을 모았다. 연합작전소대 소속 소대원(소외 14 상병)이 사건 현장을 촬영하기도 하였다. 원고와 원고의 오빠는 구조되어 헬기로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며 여러 차례 수술과 치료를 받았다. 2)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적의 이 사건 1중대 소속 성명 불상의 군인이 집 내부의 방공호에 무장 없이 숨어 있던 원고의 이모, 어린 나이의 원고와 언니, 오빠, 남동생 등을 밖으로 나오도록 한 직후에 총으로 쏘거나 칼로 찔러 원고와 원고의 오빠(소외 3)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의 가족(이모, 언니, 남동생, 4촌 동생)들을 모두 죽이고, 원고와 원고의 오빠에게 상해를 가한 것과 원고의 어머니를 다른 주민들과 함께 한곳으로 모아 놓고 그곳에서 사살한 행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생명과 신체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국군 복장을 한 베트콩이나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린선사 사건’과 같이 베트남전쟁 당시 베트콩이 대한민국군으로 위장하여 민간인을 학살한 사례가 있었고, 이 사건 역시 대한민국군으로 변장한 베트콩의 소행이거나 북한군의 소행일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을 제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다음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된다. ① 1969. 10. 발생한 이른바 ‘린선사’ 사건과 관련하여 대한민국군이 베트남전쟁 중 린선사의 승려들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한·월 합동수사를 통해서 베트콩이 저지른 다음 대한민국군이 저지른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밝혀져 1969~1971년 국내 언론에 보도되었다. ② 파월한국군전사(갑 제10호증의 2, 제4권 75면)에는 1968. 2. 2. 해병 제2여단 제25중대가 Quang Loc Dong 마을(1) - Phong Ho 마을(2)(○○ 마을을 기준으로 약 3km 떨어진 곳이다)를 수색하다가 아군 복장으로 위장한 6명의 적(베트콩)을 발견하고 접전 끝에 사살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③ 대한민국군 1968. 2. 1. 자 첩보보고에는 ‘북한군 1개 소대가 꽝남성 디엔반군 에브이 25대대와 협조해서 한국군 CP와 부대에 침투 잠복 및 암살기도’라는 내용이 있는 등 베트남전쟁 당시 북한군이 심리전 요원 등을 파견하는 등으로 참전하였음을 짐작케 하는 자료가 있다. 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원고와 원고의 가족들에 대한 살상 행위는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이 저지른 것임을 알 수 있다. ① 당시 사건을 직접 겪은 생존자로서 이 사건 1중대가 가해자였음을 진술하고 있는 사람으로는, 가족들과 함께 집 방공호에 대피해 있다가 이 사건 1중대에 발각돼 현장에서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고, 구조된 원고와 원고의 오빠 소외 3을 비롯하여 당시 현장에서 연합소대에 의해 구조된 ‘소외 15’와 ‘소외 16’(갑 제16호증의 1, 2), ‘소외 17’(갑 제28호증의 1~2) 등이 있고, 이들 모두 자신을 공격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군이었음을 공통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해자를 직접 봤고, 원고(당시 8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15세 이상으로 자신들이 직접 봤던 가해자가 대한민국군임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소외 3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여러 차례 대한민국군을 본 적이 있고, 사건 당일 오전에도 집 앞을 지나가는 대한민국군을 봤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들 생존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② 목격자로서 이 사건 1중대가 가해자였음을 진술하고 있는 사람으로, 1번 국도 근처의 CAP D-2에 주둔하고 있던 연합소대원으로, 1번 국도에서 이 사건 1중대가 ○○ 마을을 공격하는 장면을 지켜봤던 소외 18 중위, 소외 19 하사, 소외 14 상병, 소외 20, 소외 21(갑 제16호증), 남베트남 농촌개발단 소속으로 무전으로 한국군이 □□과 ○○ 마을을 공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동하여 1번 국도에서 이 사건 1중대가 ○○ 마을을 공격하는 장면을 지켜봤던 ‘소외 11’(증인 소외 11의 증언) 등이 있는데, 이들 역시 모두 당시 ○○ 마을을 공격했던 군인이 대한민국군이었음을 공통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특히, 연합작전소대의 소외 18 중위는 ○○ 마을이 공격당하고 있을 때 ○○ 마을을 공격하고 있는 군대가 대한민국군인지를 보다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 한국군 여단 화력지원 협조본부에 연락해 ○○ 마을의 남쪽 지역에 있는 논 부근에 대한 81mm 박격포 임무 관련 좌표 확인을 요청하였으나 대한민국군이 그 지역에서 작전 중이라는 이유로 좌표 확인을 거절당했고, ○○ 마을 진입 허가 역시 대한민국군이 작전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갑 제16호증의 1~2 중 소외 18 중위의 진술서). 이는 ○○ 마을이 공격당하고 있었던 시간에 이 사건 1중대 중 일부 부대가 ○○ 마을에 있었음을 명확하게 나타낸다. ③ 이 사건 1중대원으로서 가해자가 이 사건 1중대였음을 진술하고 있는 사람으로는, 1소대장 소외 22(갑 제13호증, 갑 제21호증의 1~4), 2소대장 소외 23(갑 제13호증), 3소대장 소외 24(갑 제13호증), 2소대원 소외 10(갑 제22호증, 증인 소외 10의 증언), 2소대원 소외 25(갑 제23호증)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 중 일부가 1968. 2. 12. 작전 당시 마을 주민들을 사살하였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특히, 1소대장 소외 22와 2소대장 소외 23은 공통적으로 저격을 받은 후 마을에 진입하여 수색하면서 발견한 주민들을 끌어내 후미 소대에게 인계하면서 계속 전진하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총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고 그 총소리가 후미 소대가 인계받았던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소리임을 알게 되었다고 하고, 나아가 2소대장 소외 23은 부근에서 주민들이 그 전날 살해당한 시신들을 도로변에 늘어놓고 대한민국군을 원망스런 눈길로 쳐다보는 것을 보고서 그 전날 저녁에 들은 대로 뒤쪽으로 인계한 주민들을 후미 소대가 총격하였다는 것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2소대원 소외 10은 ○○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968. 2. 13. 오전에 1번 국도를 정찰할 때 ○○ 마을 부근에서 주민들이 그 전날 살해당한 시신들을 늘어놓은 것을 보았으며, 중대기지에 복귀한 후 다른 소대원들로부터 그 전날 작전 시 중대장의 명령에 따라 마을 주민들을 공격하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1중대원들의 진술은 사건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거짓으로 꾸며낼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매우 높다. ④ 이 사건 1중대가 1968. 2. 12. ○○와 □□ 마을 일대에서 작전을 펼칠 때 미 해병대 연락병인 ‘소외 26 일병’과 ‘소외 27 일병’이 동행하였는데, 소외 27 일병은 1968. 2. 12. 작전 당시 중대장의 명령에 따라 이 사건 1중대가 마을을 공격하였고, 마을을 공격한 부대는 이 사건 1중대 전체가 아니라 한 개 소대(the platoon)였음을 진술하고 있다(갑 제16호증의 1~2). 소외 26 일병과 소외 27 일병은 이 사건 1중대가 공격한 마을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이들이 묘사하고 있는 이 사건 1중대에 의해 공격당한 마을의 모습은 연합소대원 소외 14 상병이 대한민국군에 의해 공격당한 ○○ 마을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설명과 흡사하여, 이들이 묘사하고 있는 이 사건 1중대가 공격한 마을이 ○○ 마을이었음을 알 수 있다. ⑤ 사건 발생 이후 이 사건을 조사한 헌병대 수사계장은 ‘한국군이 마을 옆을 지나가는데 저격을 받아 아군이 쓰러지자 마을을 포위하고 공격해 마을 주민들이 집단학살 당했지만, 상부의 지시에 의해 한국군으로 위장한 베트콩이 한 것으로 사건을 은폐하였다.’고 언론 인터뷰를 하였는데(갑 제18호증), 위 진술 역시 이 사건의 가해자가 이 사건 1중대임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⑥ 피고는 파월한국군전사는 공식기록으로 신빙성이 매우 높은데 파월한국군전사의 1968. 2. 12. 작전 상황에 관한 기록 중에는 이 사건 1중대가 ○○ 마을을 공격하였다는 내용이 없으므로, 이 사건 1중대가 ○○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음이 증명된다고 주장한다. 파월한국군전사 제4권 349면은 1968. 2. 12. 이 사건 중대의 활동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제1중대(장, 소외 28 대위)는 08:15에 1번 도로를 정찰하며 북진하고 ◇◇◇◇◇ ◇◇◇◇ 마을에 진입하였다가 공격방향을 서쪽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11:05에 중대의 선두부대는 목표(11)을 공격하였는데 이때 서쪽지역으로부터 30여 발의 적사격을 받아 4.2" 박격포로 발사지점을 포격하여 제압할 수 있었으나 중대는 부상자 1명이 생겨 후송하였다. 같은 시간에 중대의 후속부대는 미군 LVT 1대가 1번 도로상에서 "부비트랩"에 접촉하여 이에 탑승하고 있던 미군 1명이 부상을 입고 차체가 크게 파손된 사고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제1소대(장, 소외 22 중위)로 하여금 이를 경비케 하였다. 이리하여 중대는 제2, 제3소대만으로 목표(12)~(13)을 공격하고 접적(接敵) 없이 탐색한 다음 Suoi Co Ca(강) 서안인 마을 ◇◇◇◇◇ ◇◇◇◇(2)의 유력한 지형을 따라 남북으로 병력을 산개시켜 제2, 제7중대와 같이 협조된 지역에 대한 차단임무를 수행하였다. 중대는 이때에 강 너머에서 적의 사격을 받아 또 부상자 1명을 내고 13:10 ◇◇◇◇◇ ◇◇◇◇ 마을(2)를 점령하고 급편방어를 실시하면서 밤을 지냈다. 피고의 주장과 같이 파월한국군전사는 이 사건 1중대가 사건 당일 1번 국도를 따라 북진하다가 작전지역인 Suoi Co Ca(강)변 쪽으로 가기 위해 방향을 서쪽으로 전환하여 ‘△△△△△ △△△’(○○ 마을)가 아닌 ‘◇◇◇◇◇ ◇◇◇◇’(□□ 마을)에 진입하였다가 공격방향을 ‘서쪽’으로 전환하게 되었고, 이리하여 11:05에 중대의 선두부대는 ‘목표(11)’을 공격하였다고 기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1중대가 1번 국도에서 작전지역인 Suoi Co Ca(강)변 쪽으로 가기 위해 방향을 서쪽으로 전환하여 ‘△△△△△ △△△’(○○ 마을)에 진입한 사실은 별지 2 ‘파월한국군전사 부도 괴룡1호 작전 경과요도’(갑 제11호증)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별지 2 도면에는 1번 국도, ○○ 마을, □□ 마을(1), □□ 마을(2), Suoi Co Ca(강)의 위치와 1968. 2. 12. 작전 당시 이 사건 1중대의 동선이 표시되어 있는데, 1968. 2. 12. 당시 이 사건 1중대가 목표(11) 즉, △△△△△ △△△(○○ 마을) 지역을 먼저 통과하고, 그 후 목표(12), (13), 즉 □□ 마을(2)를 통과하여 Suoi Co Ca(강)까지 진격한 사실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괴룡1호 작전 경과요도에 따르면 ‘◇◇◇◇◇ ◇◇◇◇’이라는 지명은 없고, ‘◇◇◇◇◇ ◇◇◇◇(1)’과 ‘◇◇◇◇◇ ◇◇◇◇(2)’라는 지명이 존재할 뿐인데, 이처럼 같은 이름의 지명이 (1)과 (2)로 구분될 경우 정확성을 기하는 군사기록에서는 지명을 ‘◇◇◇◇◇ ◇◇◇◇(1)’과 ‘◇◇◇◇◇ ◇◇◇◇(2)’로 명확히 특정하여 기록하게 된다. 실제로 파월한국군전사는 이 사건 1중대의 1968. 2. 12. 작전 상황을 기록하면서 ‘Suoi CO Ca(江) 西岸인 마을 ◇◇◇◇◇ ◇◇◇◇(2)의 유력한 지형을 따라 南北으로 兵力을 散開시켜 제2, 제7중대와 같이 協調된 지역에 대한 차단임무를 수행하였다.’라고 기록하여 지명을 ‘◇◇◇◇◇ ◇◇◇◇(2)’로 명확히 특정하여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 보면, 파월한국군전사가 이 사건 1중대가 1번 국도를 벗어나 진입한 마을의 지명에 관해 ◇◇◇◇◇ ◇◇◇◇(1) 또는 ◇◇◇◇◇ ◇◇◇◇(2)라고 특정하여 기록하지 않고 위 경과요도 상에 존재하지 않는 지명인 ‘◇◇◇◇◇ ◇◇◇◇’이라고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보인다. 나아가 위 경과요도에 따르면 ‘목표(11)’은 ‘◇◇◇◇◇ ◇◇◇◇(1)’과 ‘◇◇◇◇◇ ◇◇◇◇(2)’ 즉 ◇◇◇◇◇ ◇◇◇◇이라고 지칭되는 마을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파월한국군전사에 기록하고 있는 ‘1번 도로를 정찰하며 북진하고 ◇◇◇◇◇ ◇◇◇◇ 마을에 진입하였다가 공격방향을 서쪽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11:05에 중대의 선두부대는 목표(11)을 공격하였’다는 내용은 앞뒤가 맞지 않은 서술 내용이 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 보면, 파월한국군전사는 이 사건 1중대가 당시 △△△△△ △△△(○○ 마을)에 진입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 △△△’ 지명을 ‘◇◇◇◇◇ ◇◇◇◇’으로 기록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나아가 파월한국군전사는 국방부가 편찬한 공식기록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민간인 살상과 같은 전쟁범죄에 관해 사실 그대로 기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 사건에 관해서는 1968. 6.경에 이미 당시 주월한국군 사령관(소외 29 장군)의 공식 서한을 통해 ‘한국군으로 변장한 베트콩들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므로, 그로부터 4년 뒤에 편찬된 파월한국군전사는 이러한 공식 입장에 맞춰 기술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파월한국군전사에 기록되어 있는 1968. 2. 12. 당시 이 사건 1중대의 작전상황과 관련하여서 일부 사실을 아예 누락하거나 허위로 작성하는 등(전투상보는 이 사건 1중대가 1968. 2. 12. 차단 임무를 펼치던 중 철수하여 중대기지에 복귀하였다고 기록하고 있고, 당시 작전에 참여하였던 2소대원 소외 10 역시 차단 임무를 수행하던 중 갑자기 명령이 떨어져 철수하여 중대기지로 복귀하였다고 하였다. 특히 ‘전투상보’는 이 사건 1중대뿐만 아니라 같은 1대대 소속으로 연합하여 차단 작전을 펼치고 있었던 ‘2중대’와 ‘7중대’도 명령에 의해 철수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파월한국군전사는 이 사건 1중대가 마치 원래의 작전계획대로 차단 임무를 계속 수행하면서 밤새 주둔하였던 것처럼 기록하고 있어 허위기재의 의심이 든다) 그 당시의 상황을 은폐하고자 한 정황이 보이므로, 파월한국군전사에 이 사건 1중대가 ○○ 마을을 공격하였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 1중대가 ○○ 사건의 가해자가 아님이 명백하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⑦ 피고는 소외 30의 ‘○○ 마을을 공격한 것은 베트민군(베트콩)이라고 들었다.’는 진술 내용(갑 제29호증의 1~2, 갑 제41호증)이 ○○ 마을을 공격한 군인들이 대한민국군으로 위장한 베트콩이었음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발생 당시 소외 30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총소리를 듣고서 자신의 집에 있는 방공호로 피신하였다가 사건이 종료된 후에야 방공호 밖으로 나왔다.’고 하고 있다(갑 제41호증). 그는 이 사건을 목격하지 않았다. 이에 소외 30은 ‘○○ 마을을 공격한 것은 베트민군이다.’는 얘기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막연하게 진술하고, 그마저도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고 있어 위 진술은 신빙성이 낮다. ⑧ 주월미군 감찰보고서(갑 제16호증의 1, 2)는 이 사건에 대한민국군이 관련되었는지에 관하여 ‘5. 결론: 없음’이라고 명시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대한민국군의 학살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 그 보고서의 일부 내용들에 근거하여 대한민국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주월미군 감찰보고는 대한민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 분석, 정리하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데에 있는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결론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이 사건의 실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앞서 ①~⑥에서 본 것과 같은 사정과 제출된 증거로 충분히 대한민국군의 이 사건 관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라)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적과의 교전 중 발생한 전투행위나 사고로서 정당행위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와 그 가족을 비롯한 이 사건 피해자들이 베트콩 내지 그 동조세력이었을 가능성이 있고, 교전 중 발생한 전투행위나 사고로 인해 살상당한 것이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① 피고가 제출하고 있는 학술논문(을 제7호증, ☆☆대학교 베트남학과 소외 31 교수의 ‘베트남전쟁 중 한국군 청룡여단의 괴룡1호 작전에 관한 연구: □□-○○ 양민학살사건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먼저 □□ 마을과 ○○ 마을은 베트콩이 활발히 활동하던 장소 혹은 적어도 북베트남과 월남에 따르던 주민들이 혼재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고, 위 학술논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디엔반현 디엔안사 공식 당사(黨史)에 나타난 베트남전(항미구국전쟁) 기간 작전상황도를 보면, ○○ 마을과 □□ 마을이 북베트남, 베트콩의 전투촌으로 표시되고, 비밀 지하대피소가 ○○ 마을과 □□ 마을에 각 1개소씩 운영된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② 베트남전 당시 장교의 참전 상황에 관한 회상 글(을 제13호증) 중 1968. 7. 27. ‘○○ 마을 수색작전’ 내용에는 국군의 수색작전 전날 새벽에 ○○ 마을에서 8명의 베트콩이 탈출하고, ○○ 마을에 베트콩 지하조직이 있었으며, 수색 중 베트콩 소녀 2명을 체포하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나) 그러나 위 학술논문에 소개된 디엔반현 디엔안사 공식 당사(黨史)에 나타난 베트남전 기간 작전상황도가 정확히 어느 시기의 상황을 표시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고(전쟁이 진행되는 양상과 시간의 경과에 따라 해당 마을의 상황적 변화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베트남전 참전 장교의 회상 글은 이 사건과 약 5개월 이상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사정 내지 사실을 비롯하여 제출된 증거만으로,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이 1968. 2. 12. ○○ 마을에서 작전을 수행할 당시 원고와 원고의 가족들을 베트콩 또는 그 동조세력으로 취급할 사유가 있었다거나 오인할 만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당시 방공호에 있던 원고나 원고의 가족, 친척이 무장을 하였다거나 무장한 것으로 오인할 만한 상황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 당시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이 1번 국도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던 중 북서쪽으로부터 수십 발의 저격을 받았고, 이후 ○○ 마을에서 수색작전을 실시한 것은 맞지만 앞서 나.의 1)에서 든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에 비추어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이 원고와 그 가족들에게 총격을 가한 행위를 정당행위로 볼 수는 없다. ① 전쟁 중이어도 적대행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였다거나 참여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는 상태에서 적대행위를 한 사람과 이를 하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살상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 이는 당시 베트콩이 군복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인 복장을 하고 전투행위에 참여한 경우가 있었다고 하여 정당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② 원고의 친척인 소외 20과 소외 11은 각각 남베트남 민병대와 농촌개발단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실제 당시 총격을 입었던 사람들 중에는 남베트남 민병대의 가족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이 마을을 수색하면서 적을 색출하는 과정(전투원과 비전투원을 구별하고, 적대행위에 참여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앞서 본 것과 같이 사건의 생존자, 목격자, 이 사건 1중대원, 미 해병대 연락병의 각 진술에 따르면, 원고와 원고의 가족을 비롯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비무장 상태에서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받았고, 그렇게 총격을 받은 사람들 중에는 영유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③ 연합작전소대원 소외 14 상병은 사건 현장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시체 더미 주위에서 총구멍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총에 맞았거나 총검에 찔렸음을 나타낸다(갑 제16호증의 1~2 중 소외 14 상병의 진술서). 이는 당시 상황이 적과의 교전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소외 11은 이 법원에서 증언을 하면서 이 사건 1중대 소속 군인들이 원고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십여 명의 주민들을 한곳으로 모아 놓고 총으로 사살하고 수류탄을 던지는 것을 직접 보았다고 하고, 연합작전소대와 함께 ○○ 마을로 들어가 구호활동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원고와 원고의 오빠인 소외 3이 구조되는 것을 봤고, 집단적으로 살해당한 주민들의 시체 더미도 발견하였다고 하여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④ 파월한국군전사(갑 제10호증의 3)가 기록하고 있는 1968. 2. 12. 작전상황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2대대 소속 6중대가 적의 동굴 2개를 발견하고 수색 끝에 총 5명의 적을 사살하고 무기를 노획한 전과를 기록하고, 제3대대 소속 8중대가 작전 수행 중에 적과 교전하여 총 22명을 사살하고 무기를 노획한 전과 등을 기록하고 있다. 피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 정말로 베트콩 내지 그 동조세력이었고 이 사건 1중대가 교전 중에 이들을 사살한 것이라면, 이 역시 작전 수행 중에 얻은 전과여서 파월한국군전사에 그 내용을 충실하게 기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1968. 2. 12. 이 사건 1중대의 작전상황과 관련하여 어떠한 언급도 되어 있지 않다. 이는 ○○ 마을에서 일어난 이 사건이 적과의 교전 중 발생한 것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라) 따라서 피고의 위 정당행위 주장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일부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구 예산회계법(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2항]이 정한 5년이 지났을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청구권 행사가 가능하게 된 시점을 원고가 성년이 된 때로부터라고 보더라도 40년 이상 지났으며, 중요증거라고 주장하는 주요 증인들인 국군들의 진술을 확보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013년, 2014년경이 되고, 미군 감찰보고서에 대한 열람이 가능하게 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2000. 6.경이 되는데, 그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기간을 경과하여 소멸하였다. 2) 관련 법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전단 규정에 따른 배상청구권은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구 예산회계법(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2항]에 따라 이를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다57856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다70929, 70936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전단의 국가배상청구권에는 국가배상법 제8조에 의하여 민법 제766조 제1항이 적용되므로, 국가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공무원의 직무집행상 불법행위의 존재 및 그로 인한 손해의 발생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지만,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과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게 된 상황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33754 판결 등 참조).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위와 같은 5년의 장기시효기간 기산과 3년의 단기시효기간 기산에는 위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되는 외에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일반규정인 민법 제166조 제1항이 적용되므로,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비로소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않는다(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3년의 단기시효기간의 기산에 관한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33754 판결,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0다210976 판결 등 참조). 3)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3 내지 16, 18, 21 내지 23, 25 내지 30, 32 내지 38, 40, 4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무렵까지도 원고에게는 객관적으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소멸시효 완성 전에 원고의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① 미군과 대한민국군은 1973년 베트남에서 철수하였으며, 남베트남 정부는 1975. 4. 30. 북베트남의 전면 공세 속에서 항복을 하면서 베트남전쟁은 공식적으로 종전되고, 1976. 7. 2.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이후 대한민국과 베트남은 국교가 단절된 상태로 지내다가, 1992. 2. 22.에서야 수교에 이르렀다. 즉,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7년 동안 전쟁이 계속되고, 종전이 된 이후에는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수교가 단절되어, 원고가 자신의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② 이 사건 발생 당시 원고는 만 8세였고, 이 사건으로 가족들은 모두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해 사실상 고아가 되었으며, 그로 인해 원고는 초등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렵게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③ 주월한국군은 ○○ 마을에서 일어난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1968. 4.경 헌병대 수사관을 통해서 1중대원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을 ‘한국군으로 변장한 베트콩들의 소행’이라는 취지로 조사하도록 하여 진상을 은폐하는 조치를 하고(갑 제18호증), 이어 1968. 6.경 주월한국군 사령관(소외 29 장군) 명의의 공식 서한을 통해 ‘한국군으로 변장한 베트콩들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 사실이 있다. ④ 피고는 1969년에 수사기관(중앙정보부)을 통해서 광범위하게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까지도 외교적 문제 등을 이유로 관련 자료에 대한 공개 거부는 물론 진상조사 여부에 대한 확인도 제대로 해 주지 않는 등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고 있다. ⑤ 대한민국과 베트남 사이의 수교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베트남전쟁에서의 대한민국 군인의 민간인 살상 여부에 대한 피고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원고를 비롯한 생존 피해자들은 2019. 4. 4. 피고를 상대로 진상조사와 피해 회복 등을 요구하는 청원을 하기도 하였는데, 피고는 2019. 9. 9. ‘국내 자료에서는 대한민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확인할 수 없으며, 사실 확인을 위해서는 베트남 정부와의 공동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⑥ 전쟁 등의 시기에 군인이 조직적, 집단적으로 저지른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기본권침해행위는 은폐되기 쉽고, 통상의 법절차에 의한 구제가 어렵다. 나아가 원고가 외국인이라는 점과 피고의 위와 같은 은폐와 진상규명 방해 등으로 인하여 원고는 최근까지도 이 사건의 가해 부대를 특정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⑦ 대한민국 내에서 이 사건에 관한 언론보도, 주월미군 감찰보고서의 비밀 해제 및 내용 소개, 이 사건과 관련해서 조사를 받았다는 관련 부대원들의 인터뷰 내지 진술 등이 있었으나 국내에서 공적으로 확인된 자료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에 관한 진상규명 등 활동을 전개하는 민간단체의 변호사(이 사건 원고의 소송대리인 중 1명이다)가 2017. 8. 2. 국가정보원장을 상대로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에서 1969. 11.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1중대의 장교로 근무하던 3인(소외 22, 소외 23, 소외 24)을 피조사자로 하여 조사하였음’을 이유로 ‘관련자를 조사하여 작성한 문서 목록’과 중앙정보부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작성한 보고서 등 문서 목록’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였으나 거부되자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의 소(서울행정법원 2017구합83614)를 제기하여 2018. 7. 27. 법원 판결을 통해서 ‘국가정보원에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1사건 1중대의 장교로 근무하던 피조사자 3인을 조사하여 작성한 문서들을 1972. 8. 14.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관하기 위해서 촬영하였고 그 목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후 최종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2021. 4. 6. 마이크로필름 촬영목록 중 피조사자 3인 이름과 출신지만 기재된 내역을 받아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관련 부대원들의 언론과의 인터뷰 내지 진술에 부합하는 공적인 자료가 존재함이 비로소 확인되었다. ⑧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일련의 증거자료와 공적인 자료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에 막연히 피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더라도 그 손해배상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 있어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실익이 없었던 상태였다. 나)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대한민국 정부나 군 당국이 원고의 이 사건 국가배상청구권 행사를 직접적으로 방해한 것은 아니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무렵까지도 원고에게는 객관적으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가) 한편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36091 판결 등 참조). 나) 설령,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5년의 장기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더라도, 앞서 3)의 가) ①~⑧에서 본 것과 같은 사정 내지 사유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며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손해배상의 범위 1) 관련 법리 법원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 및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에 가해자의 고의, 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 원인, 가해자의 재산상태, 사회적 지위, 연령, 사고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참조). 불법행위 시와 변론종결 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지나 위자료를 산정할 때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 시의 통화가치 등에 불법행위 시와 비교하여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는 예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일로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처럼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이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불법행위 시부터 지연손해금이 가산되는 원칙적인 경우보다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적절히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 시의 위자료 원금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다103950 판결,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22440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인권침해의 불법성과 정도, 원고의 나이, 원고가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게 된 피해와 고통의 내용과 정도, 유사 사건에서 인정된 위자료 금액, 이 사건 불법행위가 일어난 때부터 50여 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배상이 지연되어 그 기간에 물가와 통화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변동되어 위자료 액수의 증액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40,000,000원으로 정한다. 아울러 이 사건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일로부터 발생한다고 보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인정된 위자료 중 원고가 구하는 30,000,1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2. 11.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2. 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1] 베트남 법령 목록: 생략 [별 지 2] 파월한국군전사 부도 괴룡1호 작전 경과요도 중 이 사건 1중대 작전 부분: 생략 판사 박진수
233,999
정식재판청구권회복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
2022모1872
20,230,213
대법원
형사
결정
[1] 정식재판청구서에 청구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없음에도 이에 대한 보정을 구하지 아니하고 적법한 청구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여 청구서를 접수한 경우,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기각결정) 및 이때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신뢰한 피고인이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기게 된 경우의 구제 방법(=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 [2] 약식명령을 송달받은 피고인의 모(母) 甲이 피고인을 위하여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하면서 피고인과 甲의 성명만 기재하고 인장 또는 지장을 날인하거나 서명을 하지 않았음에도 법원공무원이 아무런 보정을 구하지 않은 채 이를 접수함에 따라 4개월여 후 정식재판청구사건의 공판기일이 지정되었는데, 담당판사가 피고인 불출석으로 변론을 연기하면서 법정에 출석한 변호인과 甲에게 정식재판청구서가 법령상의 방식을 위반하였음을 설명하자, 甲이 같은 날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알고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겼으므로,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못한 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피고인을 위하여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한 사안에서,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기각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결정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의 청구는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453조 제2항), 공무원 아닌 사람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연월일을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하고, 인장이 없으면 지장으로 한다(형사소송법 제59조). 따라서 정식재판청구서에 청구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없다면 법령상의 방식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청구를 결정으로 기각하여야 한다. 이는 정식재판의 청구를 접수하는 법원공무원이 청구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정을 구하지 아니하고 적법한 청구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여 청구서를 접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법원공무원의 위와 같은 잘못으로 인하여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신뢰한 피고인이 그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기게 되었다면, 이때 피고인은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못한 때에 해당하여 정식재판청구권의 회복을 구할 수 있다. [2] 약식명령을 송달받은 피고인의 모(母) 甲이 피고인을 위하여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하면서 피고인과 甲의 성명만 기재하고 인장 또는 지장을 날인하거나 서명을 하지 않았음에도 법원공무원이 아무런 보정을 구하지 않은 채 이를 접수함에 따라 4개월여 후 정식재판청구사건의 공판기일이 지정되었는데, 담당판사가 피고인 불출석으로 변론을 연기하면서 법정에 출석한 변호인과 甲에게 정식재판청구서가 법령상의 방식을 위반하였음을 설명하자, 甲이 같은 날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알고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겼으므로,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못한 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피고인을 위하여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한 사안에서, 피고인과 甲은 청구인의 날인 또는 서명이 없는 정식재판청구서를 적법한 것으로 오인하여 접수한 법원공무원의 잘못으로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신뢰한 채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긴 것이고, 이는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정식재판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甲이 정식재판청구사건 담당판사의 설명으로 위와 같은 사정을 알게 된 날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함으로써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해소된 날로부터 정식재판청구기간에 해당하는 기간 내’에 적법하게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하였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기각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결정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사소송법 제59조, 제345조, 제453조 제1항, 제2항, 제455조, 제458조 제1항 / [2] 형사소송법 제59조, 제345조, 제453조 제1항, 제2항, 제455조, 제458조
[1] 대법원 2008. 7. 11. 자 2008모605 결정(공2008하, 1254)
【피 고 인】 피고인 【재항고인】 피고인 【원심결정】 제주지법 2022. 8. 22. 자 2022로19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제1심결정을 취소한다. 피고인에 대한 제주지방법원 2021. 12. 29. 자 2021고약6228 약식명령에 관하여 피고인의 정식재판청구권을 회복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의 청구는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453조 제2항), 공무원 아닌 사람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연월일을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하고, 인장이 없으면 지장으로 한다(형사소송법 제59조). 따라서 정식재판청구서에 청구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없다면 법령상의 방식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청구를 결정으로 기각하여야 한다. 이는 정식재판의 청구를 접수하는 법원공무원이 청구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정을 구하지 아니하고 적법한 청구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여 청구서를 접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법원공무원의 위와 같은 잘못으로 인하여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신뢰한 피고인이 그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기게 되었다면, 이때 피고인은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못한 때에 해당하여 정식재판청구권의 회복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8. 7. 11. 자 2008모605 결정 참조). 2.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21. 12. 31. 제주지방법원 2021. 12. 29. 자 2021고약6228 약식명령(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 등본을 송달받았고, 피고인의 어머니 공소외인은 피고인을 위하여 2022. 1. 3. 위 법원에 정식재판청구서(이하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에는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성명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그 인장 또는 지장의 날인이나 서명이 없었음에도 법원공무원은 아무런 보정을 구하지 않은 채 이를 접수하여 제주지방법원 2022고정2호로 사건번호가 부여되었다. 나. 제주지방법원 2022고정2 사건의 담당판사는 2022. 5. 19. 제1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불출석으로 변론을 연기하면서 법정에 출석한 변호인과 공소외인에게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에 청구인의 인장 또는 지장의 날인이나 서명이 없어 법령상의 방식에 위배되었음을 설명하고, 그다음 날인 2022. 5. 20. 같은 이유로 정식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다. 그런데 공소외인은 2022. 5. 19. ‘법원공무원이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에 청구인의 날인 또는 서명이 없는데도 보정을 구하지 않고 그대로 접수하여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알고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겼으므로, 피고인 또는 그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정식재판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못한 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피고인을 위하여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하였다. 라. 제1심은 2022. 6. 15.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가 받아들여져 2022고정2 사건이 계속 중이므로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아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공소외인이 피고인을 위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하자 원심은 2022. 8. 22. ‘피고인이 2022. 5. 20. 자 정식재판청구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로 불복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가 받아들여져 제주지방법원 2022고정2 사건이 진행된 이상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여 즉시항고를 기각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에 청구인의 날인 또는 서명이 없음에도 적법한 청구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여 아무런 보정을 구하지 않고 이를 접수한 법원공무원의 잘못으로 인하여 적법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된 것으로 신뢰한 채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정식재판청구기간 내에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공소외인은 2022. 5. 19. 제주지방법원 2022고정2 사건 담당판사의 설명으로 위와 같은 사정을 알게 되자 같은 날 피고인을 위하여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하였으므로,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해소된 날로부터 정식재판청구기간에 해당하는 기간 내’에 적법하게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서가 접수되어 제주지방법원 2022고정2 사건이 진행된 바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를 기각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한다. 제1심결정은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에 관한 법리를 위반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권회복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234,617
보험료부과처분취소
2022누32797
20,230,221
선고
서울고법
일반행정
판결 : 상고
甲이 동성인 乙과 교제하다가 서로를 반려자로 삼아 함께 생활하기로 합의하고 결혼식을 올린 후 동거하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乙의 사실혼 배우자로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하여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등록되었는데,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甲을 피부양자로 등록한 것이 ‘착오 처리’였다며 甲에 대한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키고 지역가입자로 甲의 자격을 변경 처리한 후 그동안의 지역가입자로서의 건강보험료 등을 납입할 것을 고지한 사안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성결합 상대방인 甲을 사실혼 배우자와 차별하여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는 위 처분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한 사례
甲이 동성인 乙과 교제하다가 서로를 반려자로 삼아 함께 생활하기로 합의하고 결혼식을 올린 후 동거하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乙의 사실혼 배우자로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하여 甲이 乙의 피부양자(사실혼 배우자)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등록되었는데,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甲을 피부양자로 등록한 것이 ‘착오 처리’였다며 甲에 대한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키고 지역가입자로 甲의 자격을 변경 처리한 후 그동안의 지역가입자로서의 건강보험료 등을 납입할 것을 고지한 사안이다. 위 처분은 甲을 피부양자로 등록하였다가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것으로 甲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함에도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으므로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위법이 있고, 한편 혼인에 관한 헌법 및 민법 규정과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해석례에 비추어 보면, 사실혼의 성립 요건인 ‘혼인의사’ 또는 ‘혼인생활’에서의 ‘혼인’ 역시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시 되는 결합’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甲과 乙이 서로를 반려자로 맞아 함께 생활할 것에 합의하고, 사회적으로 이를 선언하는 의식을 치렀으며, 상당 기간 생활공동체를 형성하여 동거하면서 서로에 대한 협조와 부양책임을 지는 등 외견상 우리 사회 내에서 혼인관계에 있는 자들의 공동생활과 유사한 관계를 유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甲과 乙 사이에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피부양자 제도의 의미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① ‘사실혼 배우자 관계’에 있는 사람의 집단과 ② ‘동성(同性)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는 사람(이하 ‘동성결합 상대방’이라 한다)의 집단은 그들이 ‘성적 지향(性的指向, sexual orientation)에 따라 선택한 생활공동체의 상대방인 직장가입자가 그들과 이성(異性)인지 동성(同性)인지만 달리할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볼 수 있으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성 관계인 사실혼 배우자 집단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동성 관계인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에 대해서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을 달리 취급하는 차별대우에 해당하고, 그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가 없어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므로, 위 처분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한 사례이다.
헌법 제11조 제1항, 행정기본법 제9조,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1호
null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지림 외 5인) 【피고, 피항소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기영조) 【제1심판결】 서울행법 2022. 1. 7. 선고 2021구합55456 판결 【변론종결】 2023. 1. 10.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0. 11. 23. 원고에 대하여 한 보험료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남성)는 2012년 소외인(남성)을 만나 2013년부터 교제해 왔고, 서로를 반려자로 삼아 함께 생활하기로 합의하여 2017. 2.경부터 같은 주소지에서 동거하여 왔으며, 2019. 5. 25.에는 양가 가족 및 친지들에게 대외적으로 이를 알리는 ‘소소한 결혼식’이라는 의식을 치렀다. 나. 소외인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취업하여 2016. 3. 1. 자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되었고, 원고는 이후 건강 문제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 2018. 12. 1. 자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되었다. 다. 소외인은 2020. 2. 10. 피고의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동성 커플임을 밝히면서 피부양자 자격취득에 관하여 문의하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였다. 제목사실혼 관계의 상대방을 저의 피부양자로 등록하고자 합니다.질문혼인신고를 하지 못했지만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경우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저희는 동성 부부라 한국에서는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저희는 동거하고 있고, 결혼식을 올린 사실혼 관계에 있습니다.저희도 다른 이성 부부들과 같이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할 수 있는지 여부와 만약 가능하다면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 절차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라. 피고 소속 담당 직원은 2020. 2. 11. 소외인에게 ‘피부양자 자격취득이 가능하다.’고 답변하면서 관련 절차와 서류를 안내하였다. 마. 이에 소외인은 2020. 2. 26. 이 사건 사업장을 통해 ‘원고와 혼인의 의사로 부부공동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실혼 관계 인우보증서를 첨부하여 피고에게 원고의 피부양자(사실혼 배우자) 자격취득 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한다)를 하였는데, 피고 소속 담당 직원은 이를 그대로 수리하여 피고의 전산망에 원고가 2020. 2. 26. 자로 소외인의 피부양자(사실혼 배우자)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등록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홈페이지에서 자격확인서를 발급받아 원고가 소외인의 피부양자로 자격이 변동된 것을 확인하였고, 이후에는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소외인의 피부양자 자격으로 보험급여를 받아왔다. 바. 원고가 소외인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사실이 2020. 10. 23. 언론에 보도되었다. 보도를 통해 이를 인지한 피고 소속 담당 직원은 같은 날 소외인에게 전화를 걸어 원고를 피부양자로 등록한 것이 ‘착오 처리’였다고 설명하였고, 전화 통화 후 원고에 대한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키고 원고가 2020. 3. 5. 자로 지역가입자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원고의 자격을 변경 처리한 후, 2010. 10. 27. ‘피부양자 인정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이 사건 사업장으로 이 사건 신고 시 접수된 서류를 반송하였다. 사. 피고는, 원고가 2020. 3. 5.부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였음을 전제로, 2020. 11. 23. 원고에게 8개월(2020. 3.~2020. 10.)분의 건강보험료 및 장기요양보험료 합계 115,560원을 납입할 것을 고지하였다(위 고지는 피고의 자격변경 처리에 따라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이 소급하여 박탈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그러한 자격변경 처리의 결과가 원고에게 처음으로 통보된 것이므로, 위 고지에는 ‘원고에 대한 자격변경 통보’가 포함된 것으로 볼 것이다. 다만 2020. 10. 23.에는 내부적인 변경처리만 있었을 뿐이고, 이후 자격변동의 결과가 기재된 2020. 11. 23. 자 납입고지서의 송달에 의하여 원고에게 통지되었으므로, 처분의 성립일은 2020. 11. 23.이 된다.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1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절차적 하자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전 원고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행정절차법 제21조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나. 실체적 하자 1) 피고는 그간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인 ‘배우자’의 범위에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다. 원고와 소외인은 같은 남성이기는 하나 서로를 반려자로 맞이하여 사랑하고 부양하며 함께 살아가기로 합의하였고, 상당 기간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친척 및 지인들 앞에서 대외적으로 이를 선언하고 확인하여 사회적 승인도 받았으므로, 그 실질은 혼인 관계와 다르지 않다.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건강보험제도에서 보호대상이 되는 ‘사실혼’은 ‘이성 간의 결합’일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와 소외인 사이에 사실혼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음에도 그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사회보장제도에서 보호대상이 되는 사실혼의 범위는 해당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사실혼을 보호하는 취지에 맞게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사법 관계에서 보호대상이 되는 사실혼 개념에 구속될 필요는 없다. 실제로 피고는 직장가입자 자격관리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1호에 규정된 피부양자의 요건인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에 사실혼 배우자도 포함되는 것으로 실무를 운영하면서 사실혼 관계의 확인을 위한 서류심사도 다른 사회보장제도보다 완화하고 있는바, 이는 피고가 건강보험제도의 목적과 피부양자 제도의 취지에 따라 사실혼의 범위를 넓게 인정해 왔음을 드러낸다. 나) 혼인이 이성 간의 결합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고정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오히려 혼인을 이성 간의 결합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동성애와 혼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다) 사실혼 법리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서 법률혼으로 인정될 수는 없지만, 혼인의 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질이 있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는 신분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발전한 것인데, 혼인의 의사로 부부공동생활을 하는 동성 커플은 오히려 인권의 측면에서 법적 보호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라) 헌법과 민법이 동성 간의 결합을 혼인의 개념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거나 반윤리적·반공익적이라고 전제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2) 설령 동성 커플 사이에는 사실혼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보더라도,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는 동성 커플은 사실혼 관계로 인정되는 이성 커플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므로, 단지 원고와 소외인의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차별취급에 해당한다. 3) 대한민국이 가입한 국제인권조약은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동일하게 법률적 효력을 가지고 직접적인 재판규범이 될 수 있으므로, 만약 그 내용이 국내법과 상충하는 경우 해당 국내법은 위헌으로 추정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신법 및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처분은 자유권규약과 사회권규약을 포함하여 대한민국이 비준·가입한 7대 핵심 국제인권조약에 반하는바, 사회권위원회의 일반논평, 사회권규약 국가보고 절차에 대한 위원회의 최종견해의 취지 등을 참고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절차적 위법에 대한 판단 가. 관련 규정 1)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미리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제3호), ‘제3호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제4호)’ 등의 사항을 당사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다만 법령 등에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점용료·사용료 등 금전급부를 명하는 경우 등 그 요건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행정청의 금액산정에 재량의 여지가 없거나 요율이 명확하게 정하여져 있는 경우 등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통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같은 법 제21조 제4항,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5호). 2) 국민건강보험법 제69조, 제77조 제2항에 의하면 지역가입자는 보험료를 납부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보험료의 납부의무자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한다. 피고가 보험료를 징수하려면 그 금액을 결정하여 납부의무자에게 납부해야 하는 금액 등을 적은 문서로 납입 고지를 하여야 하는데(제79조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은 제69조 제5항, 제72조, 제73조에서 지역가입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산정방법과 요율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2022. 8. 31. 대통령령 제32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42조 제1항, 구 「월별 건강보험료액의 상한과 하한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고시 제2019-336호) 제2조, 제3조 등은 소득과 재산을 고려한 보험료 산정의 방법과 월별 보험료액의 상한 및 하한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나. 판단 1)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아니하면서, 피고에게는 보험료 산정에 재량의 여지가 없고 관련 법령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여 부과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5항,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제5호에 따라 사전통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 원고는 소장 및 2022. 3. 30. 자 준비서면 등을 통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지역가입자 자격 취득일을 2020. 3. 5.로 변경하여 보험료를 소급부과하는 처분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사전통지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하였고, 원고와 피고가 제1심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주로 다투어 온 바도 ‘피고가 원고를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에서 취소를 구하는 대상은 2020. 11. 23. 자 납입고지서의 내용 중 보험료 고지 부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피부양자 자격 박탈을 내용으로 하는 자격변경 통보 부분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피고는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6두41729 판결을 근거로 이 사건 처분 중 자격변경 통보 부분은 처분성이 없어 사전통지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위 판결례는 직장가입자가 별도 처분 등의 개입 없이 법령에 따라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변동된 사안에 관한 것이므로, 피고의 자격변경 처리라는 행위로 인해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이 변경된 이 사건에는 적용될 수 없다. 피고는 2020. 10. 23. 원고와 소외인이 동성 커플이라는 점을 이유로 당초 이 사건 신고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여 직권으로 원고의 자격을 변경하고 이를 통지하였는바, 이와 같은 피고의 자격변경 통보는 공권력의 행사로서 처분에 해당한다. 다) 피고가 이 사건 신고를 수리하고 원고를 피부양자로 등록하였다가 자격변경 통보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시킨 것은 ‘원고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가 자격변경으로 인해 소급하여 부담하게 된 보험료가 소액이라는 점을 들어 자격변경의 통보에 대하여 사전통지를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그 주장 자체로 이유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처분으로 그 결과 향후 원고에게는 지역가입자 지위에서 계속하여 보험료를 납부할 의무가 발생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이를 소액이라고 할 수도 없다. 2) 결국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 5. 실체적 위법에 대한 판단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피고가 동성 커플이라는 이유로 원고를 소외인의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이므로, 이 사건 처분의 실체적 위법에 관하여도 판단한다. 가. 사실혼 관계 인정 여부 1)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52943 판결 참조). 2) 원고와 소외인은 서로를 반려자로 맞아 함께 생활할 것에 합의하고, 사회적으로 이를 선언하는 의식도 치렀으며, 상당 기간 생활공동체를 형성하여 동거하면서 서로에 대한 협조와 부양책임을 지는 등 외견상 우리 사회 내에서 혼인관계에 있는 자들의 공동생활과 유사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소외인 사이에 사실혼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우리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兩性)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역시 양성의 구별과 그 결합을 전제로 혼인한 당사자를 부부(夫婦), 혹은 부(夫) 또는 처(妻), 남편과 아내라는 용어로(민법 제826조, 제827조, 제847조, 제848조, 제850조, 제851조 등) 지칭하며, 자녀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부모(父母)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민법 제772조, 제781조 등). 이에 대법원 역시 ‘혼인은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하여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시 되는 결합이다.’(대법원 1999. 2. 12. 선고 97므612 판결, 대법원 2000. 4. 21. 선고 99므2261 판결,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므248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므4734, 4741 판결 등 참조),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선언하고 있는바, 혼인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정신적 결합으로 성립하는 것으로서, 우리 민법은 이성(異性) 간의 혼인만을 허용하고 동성(同性) 간의 혼인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대법원 2011. 9. 2. 자 2009스117 전원합의체 결정)는 등으로 판시하여, 혼인의 본질을 이성(異性)인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혼인이 1남 1녀의 정신적·육체적 결합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변화가 없다.’(헌법재판소 1997. 7. 16. 선고 95헌가6 전원재판부 결정) 또는 ‘혼인은 근본적으로 애정과 신뢰를 기초로 하여 남녀가 결합하는 것’(헌법재판소 2011. 11. 24. 선고 2009헌바146 전원재판부 결정)이라고 판시하여, 그와 같은 입장이다. 현행법상 ‘혼인’에 대한 위와 같은 해석례에 비추어 보면, 사실혼의 성립 요건인 ‘혼인의사’ 또는 ‘혼인생활’에서의 ‘혼인’ 역시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시 되는 결합’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사회보장 영역에서는 법률마다 사실혼의 요건 및 보호범위가 상이하고, 대법원도 각 제도별로 사실혼 관계의 인정 범위를 다르게 보고 있으므로, 피부양자 제도의 취지 및 보호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원고와 소외인 사이에 사실혼 관계가 성립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회보장 제도별로 사실혼 관계에 대해 달리 취급하는 것은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일 뿐이고(갑 제17호증), 사실혼의 의미 내지 요건을 달리 보고 있다고 할 수는 없으며, 원고가 제시하는 판결례들은 이 사건과 상이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따라서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현행법령의 해석론으로 원고와 소외인 사이에 사실혼 관계가 인정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1) 행정법상 평등의 원칙 가) 행정법상 평등의 원칙이란 행정청이 행정작용을 행하면서 합리적 근거가 없는 한 모든 행정객체를 동등하게 처우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위 원칙은 당초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조항을 근거로 학설·판례를 통하여 행정법의 일반원칙으로 생성·발전된 것이지만, 현재는 행정기본법 제9조에 의해 명시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여기서 평등은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근거가 있는 한 차별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소위 상대적 의미의 평등을 의미한다. 즉,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또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의 금지를 의미한다. 결국 행정청은 헌법상 평등원칙 및 행정기본법 제9조에 따라,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모든 국민을 동등하게 처우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평등의 원칙은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대하여도(오히려 재량행위에 있어서 더욱) 적용된다. 행정청이 자신의 재량행사의 지침을 정하는 내부준칙을 제정하여 그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하는 경우나 행정청이 장기간 일정한 방향으로 재량을 행사함으로써 행정관행이 확립된 경우, 내부준칙이나 확립된 행정관행으로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벗어나지 못하므로, 행정청에 대한 평등원칙의 적용은 행정의 자기구속의 형태로 나타난다. 나) 행정법상 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은 헌법상 평등권 침해에 대한 심사구조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즉, 첫 번째 단계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대우했는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대우했는지를 확정해야 하고(차별대우의 확인), 차별대우가 확인된다면 두 번째 단계에서 엄격한 심사기준인 과잉금지원칙 또는 완화된 심사기준인 자의금지원칙에 따라 심사하여 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다)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면, 건강보험사업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주관하되(제2조),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과 동시에 설립된 특수공익법인(제15조)인 피고가 건강보험의 보험자가 되어(제13조) 피부양자의 자격 관리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제14조 제1항 제1호) 행정청이 되므로, 행정청인 피고의 피부양자 자격과 관련된 행위에 대하여는 평등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2) 사실혼 배우자에 관한 사회보장 법령의 내용과 피고의 재량권 행사 가) 국민연금법(제3조 제2항), 공무원연금법[제3조 제1항 제2호 (가)목], 군인연금법[제3조 제1항 제4호 (가)목],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5조 제3호), 고용보험법(제5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제48조 제1항 제1호) 등과 같은 사회보장 관련 법령은 대부분(통상 4대 사회보험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중 건강보험을 제외하고 모두 포함되어 있다) 수급자인 배우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이하 ‘사실혼 배우자’라 한다)을 포함한다는 정의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는 제2항 제1호에서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중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소득 및 재산이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기준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을 피부양자로 인정할 뿐, 여기의 배우자에 사실혼 배우자를 포함한다는 규정이나 배우자의 범위에 관한 위임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같은 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피부양자 자격의 인정기준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제1호 [별표 1]의 부양요건이나 제2호 [별표 1의2]의 소득 및 재산요건에서도 이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는 국민건강보험법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구 의료보험법이 1963. 12. 16. 법률 제1623호로 제정될 당시 피보험자 외의 적용대상자인 근로자의 ‘부양가족’을 정의하면서 배우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고 명시하였다가, 1976. 12. 22. 법률 제2942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적용대상자에 대한 표현을 ‘피부양자’로 변경함과 동시에 배우자에 사실혼 배우자를 포함한다는 내용을 삭제한 상태가 국민건강보험법(1999. 2. 8. 법률 제5854호로 제정되어 2000. 1. 1. 시행) 제정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된 결과이다. 나) 이와 같이 국민건강보험법이 피부양자로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를 열거하면서도 다른 사회보장 법령과 달리 그 배우자의 범위에 사실혼 배우자를 포함하지 않고 있는 점, 그와 같은 결과가 구 의료보험법 제정 당시 존재하던 사실혼 배우자 포함 내용을 삭제한 데서 비롯하였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국민건강보험법 제정 당시 피부양자로서 건강보험 적용대상자인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에서 사실혼 배우자를 제외하려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법령의 해석상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에 당연히 사실혼 배우자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이 시행될 당시부터 내부준칙(그 명칭이 변경되어 온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명칭은 ‘자격관리 업무지침’이다. 이하 ‘업무지침’이라고 한다)을 통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1호의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에는 ‘사실혼 배우자’가 포함되는 것으로 취급해 왔다. 피고는 과거 위 업무지침을 통해 ‘이혼한 부부가 사실혼 관계가 된 경우’ 또는 ‘사실혼 관계이지만 주민등록상 동일 주소지가 아닌 경우’에 사실혼 배우자임을 인정하면서도 피부양자에서는 제외하기도 하였으나, 국가인권위원회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각 시정권고에 따라 업무지침을 변경하여, 현재는 사실혼 배우자의 피부양자 인정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은 피부양자로 제1호의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외에도 제2호의 ‘직장가입자의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포함한다)’, 제3호의 ‘직장가입자의 직계비속(배우자의 직계비속을 포함한다)과 그 배우자’에서도 ‘배우자’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나, 피고는 업무지침을 통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1호의 배우자에만 사실혼 배우자가 포함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제2호, 제3호의 배우자에는 사실혼 배우자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다) 이와 같이 국민건강보험법이 다른 사회보장 관련 법령과 달리 피부양자인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에 사실혼 배우자가 포함됨을 명시하지 않고 있고, 달리 피고에게 배우자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적으로 위임한 바 없음에도, 피고는 내부준칙인 업무지침을 통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의 피부양자 중 제1호의 배우자와 제2호, 제3호의 배우자를 구별하고, 제1호의 배우자에만 사실혼 배우자가 포함되는 것으로 취급해 왔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결국, 국민건강보험법이 피고에게 부여한 피부양자 자격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법이 인정하는 피부양자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비록 법령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더라도 직장가입자의 사실혼 배우자 본인에 대해서만은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스스로의 판단 아래 재량권을 행사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3) 차별대우의 확인 가) 행정청의 행위가 차별대우인지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대우했는지, 또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대우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이 사건에서는 전자의 경우가 문제 되므로, 이하의 논의는 전자를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우선 다른 대우를 받아 비교되는 두 집단이 특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비교되는 집단 사이에 본질적인 동일성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바, 그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기준은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의미와 목적을 통해 밝혀야 한다(법률의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1996. 12. 26. 선고 96헌가1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1. 11. 29. 선고 99헌마494 전원재판부 결정 등의 법리 참조). 나) 먼저, 이 사건에서 비교의 대상이 되는 두 집단과 이에 대한 피고의 대우에 관하여 본다. (1) 당사자의 주장과 이 사건에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비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유의미한 두 집단은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① ‘사실혼 배우자’ 관계에 있는 사람의 집단과 ② ‘동성(同性)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는 사람의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원고는 후자의 사람을 ‘동성 부부’ 또는 ‘(동성) 사실혼 배우자’라고 표현하기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아직 동성 간 혼인 또는 사실혼이 인정되지 않는 현행법하에서 그와 같은 표현은 개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의 관계를 ‘동성결합 상대방’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한편 위에서 말하는 동성결합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동성이라는 점 및 그로 인한 불가피한 법적 제한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사실혼과 같은 관계여야 한다. 따라서 ① 혼인의 의사와 유사한 합의로서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에 대한 상호 의사의 합치가 인정되어야 하고, ② 혼인의 실질과 유사한 밀접한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로서의 실체가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위 각 집단에 속하는 사람은 당연한 전제로서 피부양자 요건(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고,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소득 및 재산요건, 부양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2) 피고는 직장가입자의 사실혼 배우자 집단에 대하여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면서도, 직장가입자의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에 대해서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두 집단을 달리 취급하고 있다. 다) 다음으로, 위 두 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어서 피고가 위 두 집단을 달리 취급하는 것이 차별대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1)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이 부여한 피부양자의 자격 관리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위 두 집단을 달리 대우하고 있는 것이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 두 집단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취급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기준은 피부양자 제도의 의미 및 목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2) 이에 관하여 피고는, 피보험자인 근로자가 부양하는 가족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로 시작된 피부양자 제도의 연원 등에 비추어 보면, 피부양자 제도는 가족법을 중심으로 한 가족제도와 부양의무의 맥락에서 결정되어야 하는데, 사실혼 배우자는 민법상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를 부담하고, 일상가사 대리권 및 대리권 행사로 인한 연대책임을 부담하는 등 가족법 제도 내에 있는 반면 동성결합 상대방은 그러한 권리·의무가 없으므로 위 두 집단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사실혼 배우자와 동성결합 상대방의 권리·의무가 다르므로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서 보건대, 사실혼의 경우에도 그와 같은 권리·의무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혼 당사자의 의사에 기초하여 법률혼에 관한 규정들을 유추적용한 결과일 뿐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사실혼과 비교의 대상이 되는 동성결합은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에 대한 상호 간 의사의 합치 및 사실혼과 동일한 정도로 밀접한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결국 사실혼과 동성결합에 의하여 발생하는 권리·의무의 내용은 본질적으로 이를 다르다고 할 수 없고, 설사 다소 상이한 점이 있더라도 이를 피부양자 제도의 관점에서 두 집단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 절대적 비교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과 같이 두 집단의 비교기준을 가족제도 및 부양의무의 맥락에서 찾는다고 하더라도, 사실혼 배우자와 동성결합 상대방은 모두 법률적인 의미의 가족관계나 부양의무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라는 점에서 양자가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이를 부연하면 다음과 같다. 구 의료보험법에서 시작하여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 이르기까지 피부양자 제도가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부양을 근간으로 하여 설계되어 왔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인정하는 피부양자의 범위는 법률이 정한 가족 및 부양의무의 범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즉, 민법 제779조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제1항 제1호)와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로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제1항 제2호, 제2항)로 정하고 있고, 제974조는 부양의무가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간’(제1호), ‘생계를 같이 하는 기타 친족 간’(제3호)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3항의 위임을 받아 피부양자 자격의 인정기준을 정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제1호 [별표 1]은 민법상 가족이 아니거나 부양의무가 없는 경우(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계부모,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배우자의 부모, 법률상 부모자녀가 아닌 친생부모자녀, 배우자의 계부모)에도, 그들이 보수 또는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민건강보험법의 피부양자 제도는 가족에 대한 부양을 근간으로 설계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해석과 운영은 법률적 의미의 가족과 부양의무에 한정되지 않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이러한 피부양자 제도 운영은, 피보험자 제도가 경제적 능력이 없어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지하는 사람에게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 및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라 사회보장 차원에서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할 생활공동체 개념이 기존의 가족 개념과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긍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사회보장으로 기능하는 건강보험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법률적 의미의 가족과 부양의무는 피부양자 제도의 출발점일지언정 그 한계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3) 국민건강보험은 국가의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조정에 의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는 사회보험으로, 소득이나 재산 없이 피보험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피부양자로 인정하여 건강보험의 수급권을 인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여기에 피부양자 제도의 존재이유가 있다. 이와 같은 피부양자 제도의 의미 및 목적에 비추어 본다면, 이 사건에서 두 집단의 동일성을 판단하기 위한 비교기준은 "직장가입자와 혼인의 실질에 대응하는 합의하에 혼인의 실질에 대응하는 밀접한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고,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지하고 있으며, 소득 및 재산이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기준 이하일 것"으로 설정할 수 있다. 비교기준을 위와 같이 설정한다면, 이 사건 비교집단인 사실혼 배우자 집단과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은, 그들이 ‘성적 지향(性的指向, sexual orientation)에 따라 선택한 생활공동체의 상대방인 직장가입자가 그들과 이성(異性)인지 동성(同性)인지만 달리할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청인 피고가 이성 관계인 사실혼 배우자 집단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동성 관계인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에 대해서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대하여 하는 차별대우에 해당한다(이하 ‘이 사건 차별대우’라 한다). 4) 차별의 정당성 가) 차별대우의 정당성 심사기준은 완화된 심사기준으로서의 자의금지원칙과 엄격한 심사기준으로서의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으로 나누어진다. 엄격한 심사기준인 과잉금지원칙에 따른 심사는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와 ‘헌법상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적용되고(헌법재판소 1999. 12. 23. 선고 98헌마363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3. 3. 27. 선고 2002헌마57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엄격한 심사기준의 적용 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완화된 심사기준인 자의금지원칙이 적용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성적 지향’은 우리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도 아니고(원고는 이 사건 차별 대우가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의 ‘성별’에 의한 차별이거나 성적 지향이라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나,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의 ‘성별’은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성별을 의미하는 것이고, ‘사회적 신분’에는 성적 지향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차별대우로 인하여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의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에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아닌 완화된 심사기준으로서의 자의금지원칙이 적용된다. 나) 자의금지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하는 것을 금지한다. 여기서 ‘자의적’이란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의 결여’를 의미하므로, 자의금지원칙에 따른 심사의 경우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만약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차별대우로 인정될 경우, 그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어 자의적이지 않다는 점은 행정청이 이를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이 법원이 양자를 달리 취급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묻는 2022. 8. 18. 자 석명준비명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혼 배우자와 동성결합 상대방이 본질적으로 동일하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할 뿐, 이 사건 차별대우를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주장·증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피고의 전체 변론 내용을 종합해 보더라도 양자를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차별대우는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자의적 차별로 인정된다. 다) 추가로 어떠한 차별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간략하게 덧붙이고자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동성애와 같은 성적 지향 소수자들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차별이 존재해 왔음은 이를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성적 지향은 선택이 아닌 타고난 본성으로, 이를 근거로 성격, 감정, 지능, 능력, 행위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영역의 평가에 있어 차별받을 이유가 없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그에 따라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기존의 차별들은 국제사회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으며, 남아 있는 차별들도 언젠가는 폐지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을 전형적인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 유형 중 하나로 열거하는 등 사법적 관계에서조차도 성적 지향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으므로, 사회보장제도를 포함한 공법적 관계를 규율하는 영역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할 것이다. 누구나 어떠한 면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 소수자에 속한다는 것은 다수자와 다르다는 것일 뿐, 그 자체로 틀리거나 잘못된 것일 수 없다.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이기도 하다. 5) 소결론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동성결합 상대방임이 인정된다. 피고는 합리적 이유 없이 동성결합 상대방인 원고를 사실혼 배우자와 차별하여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원고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처분의 실체적 위법성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의 국제인권법규 위반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6. 결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별 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이승한(재판장) 심준보 김종호
233,997
청구이의
2022다277874
20,230,22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이행으로서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허용하라는 판결 등의 집행을 위한 간접강제결정에서 의무위반 시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한 경우, 채권자가 간접강제결정에 집행문을 받기 위하여 증명하여야 할 사항 및 이때 채무자는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통해 배상금채권의 집행을 저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채무자가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이행하였음을 내세워 본래의 집행권원인 판결 등과 그 판결 등을 집행권원으로 하는 간접강제결정에 대하여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간접강제결정에서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위반한 때부터 의무이행 완료 시까지 위반일수에 비례하여 배상금 지급을 명한 경우, 청구이의의 소에서 채무자가 작위의무를 이행했음을 증명하여 집행력 배제를 구할 수 있는 배상금의 범위(=의무이행일 이후 발생할 배상금) [3]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허용할 의무를 위반하는 때에는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결정이 발령된 경우, 채무자가 채권자의 특정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 요구가 없는데도 먼저 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소극)
[1]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이행으로서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허용하라는 판결 등의 집행을 위한 간접강제결정에서 채무자로 하여금 의무위반 시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한 경우, 채권자는 특정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요구한 사실, 그것이 본래의 집행권원에서 열람·복사 허용을 명한 장부 또는 서류에 해당한다는 사실 등을 증명함으로써 간접강제결정에 집행문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채무자는 위와 같은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음을 다투는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통해 간접강제결정에 기초한 배상금채권의 집행을 저지할 수 있다. 아울러 채무자는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이행하였음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로써 본래의 집행권원인 판결 등의 집행력 자체를 배제해 달라고 할 수 있고, 그 판결 등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발령된 간접강제결정에 대하여도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부대체적 작위의무는 채무자의 의무이행으로 소멸하므로 이 경우 채무자는 판결 등 본래의 집행권원에 기한 강제집행을 당할 위험에서 종국적으로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간접강제결정은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집행방법이면서 그 자체로 배상금의 지급을 명하는 독립한 집행권원이기도 하므로, 본래의 집행권원에 따른 의무를 이행한 채무자는 그 의무이행 시점 이후로는 간접강제결정을 집행권원으로 한 금전의 강제집행을 당하는 것까지 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 간접강제결정에서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위반한 때부터 의무이행 완료 시까지 위반일수에 비례하여 배상금 지급을 명한 경우, 그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채무자는 간접강제의 대상인 작위의무를 이행했음을 증명하여 의무이행일 이후 발생할 배상금에 관한 집행력 배제를 구할 수 있지만, 이미 작위의무를 위반한 기간에 해당하는 배상금 지급의무는 소멸하지 아니하므로 그 범위 내에서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력은 소멸하지 않는다. [3]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허용할 의무를 위반하는 때에는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결정이 발령된 경우, 채무자는 주문의 문언상 채권자가 특정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요구할 경우에 한하여 이를 허용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지 채권자의 요구가 없는데도 먼저 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1] 민사집행법 제30조 제2항, 제44조, 제45조, 제261조 / [2] 민사집행법 제44조, 제261조 / [3] 민사집행법 제261조
[1][3]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68695 판결(공2021하, 1322) / [2]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2다26398 판결(공2013상, 464)
【원고, 피상고인】 ○○○○○○○○○관리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남오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라이저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게이트 담당변호사 윤영선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8. 18. 선고 2022나200081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인 피고들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관리단인 원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원고는 피고들에게 원심판결 별지 1 기재 사항을 공개하고 별지 2 기재 자료에 관한 열람·복사를 허용하라.’는 판결(서울고등법원 2015나2055616, 이하 ‘종전 판결’이라고 한다)을 받았고, 2018. 9. 28. 종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피고들은 종전 판결에 따라 원고가 열람·복사를 허용할 의무가 있는 자료 중 2017. 11. 이후의 원심판결 별지 2 순번 1 내지 7 기재 자료(이하 ‘이 사건 자료’라고 한다)에 대하여 간접강제를 신청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0타기100001). 집행법원은 2020. 3. 5.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자료에 대한 열람·복사를 허용할 의무를 위반할 경우 이를 위반한 때부터 위반행위를 종료할 때까지 1일당 1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간접강제결정’이라고 한다), 다음 날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이 사건 간접강제결정에 대한 원고의 즉시항고는 2020. 5. 6. 기각되고 그 무렵 확정되었다. 다. 피고들은 2020. 3. 18. 이 사건 간접강제결정에 집행문을 받은 다음, 2020. 3. 7.부터 2020. 3. 18.까지의 위반행위에 대한 배상금에 해당하는 1,200만 원을 압류·추심하였다. 그 후 피고들은 2020. 3. 19.부터 2020. 5. 8.까지의 위반행위에 대한 배상금에 해당하는 5,100만 원에 대하여 집행문을 받고 원고의 예금채권 등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았으나, 예금 잔액이 부족하여 추심하지 못하였다. 2. 청구이의의 소의 적법성에 관하여 가.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이행으로서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허용하라는 판결 등의 집행을 위한 간접강제결정에서 채무자로 하여금 의무위반 시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한 경우, 채권자는 특정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요구한 사실, 그것이 본래의 집행권원에서 열람·복사 허용을 명한 장부 또는 서류에 해당한다는 사실 등을 증명함으로써 간접강제결정에 집행문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채무자는 위와 같은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음을 다투는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통해 간접강제결정에 기초한 배상금채권의 집행을 저지할 수 있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68695 판결 참조). 아울러 채무자는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이행하였음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로써 본래의 집행권원인 판결 등의 집행력 자체를 배제해 달라고 할 수 있고, 그 판결 등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발령된 간접강제결정에 대하여도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부대체적 작위의무는 채무자의 의무이행으로 소멸하므로 이 경우 채무자는 판결 등 본래의 집행권원에 기한 강제집행을 당할 위험에서 종국적으로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간접강제결정은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집행방법이면서 그 자체로 배상금의 지급을 명하는 독립한 집행권원이기도 하므로, 본래의 집행권원에 따른 의무를 이행한 채무자는 그 의무이행 시점 이후로는 간접강제결정을 집행권원으로 한 금전의 강제집행을 당하는 것까지 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 원심은, 원고가 종전 판결에 따른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이행했다는 이유로 종전 판결과 이 사건 간접강제결정에 대하여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가 적법하다고 보아 본안에 나아가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판단에는 부대체적 작위의무 이행판결과 간접강제결정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원고가 자료 일부의 열람·복사를 허용하지 않았는지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들이 주장하는 직원 개인별 급여명세서, 변호사 선임계약서 등은 종전 판결에서 열람·복사 허용을 명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가 종전 판결에 따른 작위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단에는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 허용의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력 소멸 범위에 관하여 가. 간접강제결정에서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위반한 때부터 의무이행 완료 시까지 위반일수에 비례하여 배상금 지급을 명한 경우, 그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채무자는 간접강제의 대상인 작위의무를 이행했음을 증명하여 의무이행일 이후 발생할 배상금에 관한 집행력 배제를 구할 수 있지만, 이미 작위의무를 위반한 기간에 해당하는 배상금 지급의무는 소멸하지 아니하므로 그 범위 내에서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력은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2다26398 판결 참조). 한편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허용할 의무를 위반하는 때에는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결정이 발령된 경우, 채무자는 주문의 문언상 채권자가 특정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복사를 요구할 경우에 한하여 이를 허용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지 채권자의 요구가 없는데도 먼저 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위 2016다268695 판결 참조). 나.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간접강제결정이 발령된 2020. 3. 전후로 사무실로 찾아온 피고 측 직원에게 이 사건 자료에 속하는 문서를 복사해 주거나 보여 주고, 피고들에게 이 사건 자료 문서가 첨부된 전자우편을 보내 주었으며, 보관하지 않던 자료는 세무사사무실을 통해 보내 주는 등 피고들의 요구에 따라 열람·복사에 협조했다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간접강제결정 중 이 사건 사실심 변론종결일 이전까지의 의무 부분(다만 피고들이 이미 1,200만 원의 배상금 추심을 마친 2020. 3. 7.부터 2020. 3. 18.까지의 의무 부분은 원고의 청구취지 변경으로 소송물에서 제외되었다)에 대한 집행력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에는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기록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들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자료를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는 원심판단을 수긍할 수 있는 이상, 이러한 부적절한 판시는 원고의 작위의무 이행으로 이 사건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력이 소멸했다는 판단에 가정적으로 설시한 방론에 불과하다. 원심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33,987
부당이득금
2022다287383
20,230,22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의 개념 및 경제력의 차이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고 상대방에게 과도한 반대급부 내지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이를 강제하는 것이 사회적 타당성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경제적 지위에서 우위에 있는 당사자와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계약상 의무와 그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규정을 두는 등 계약상 책임의 요건과 범위 및 절차 등을 정한 경우, 이러한 요건과 절차에 따르지 않은 채 상대방에게 이를 초과하는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계약상 별도의 약정에 기한 것이라도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어 무효로 볼 여지가 있는지 여부(적극) [3] 甲 주식회사와 대출업자인 乙 주식회사가, 甲 회사는 乙 회사에 수산물담보대출상품 등의 이용자를 알선하고 乙 회사는 甲 회사에 대출업무 중 일부를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甲 회사가 알선 및 위탁업무 수행과정의 고의·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는데, 그 후 甲 회사의 알선을 통해 체결된 대출약정에 관하여 이용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경우 사유에 관계없이 甲 회사에 모든 책임과 위험을 전가시키는 취지의 별도 약정이 체결된 사안에서, 별도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 권리의무의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그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격을 띠는 경우,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법률행위의 일방 당사자로서 경제력의 차이로 인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는 부당한 이득을 얻고 상대방에게 과도한 반대급부 내지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이를 강제하는 것이 사회적 타당성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 역시 이에 해당하여 무효가 된다. [2] 계약 등 법률행위의 내용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계약 등의 실질을 살펴 판단하여야 하는데, 경제적 지위에서 우위에 있는 당사자와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계약상 의무와 그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규정을 두는 등 계약상 책임의 요건과 범위 및 절차 등을 정한 경우, 그 취지는 계약상 책임의 부과 절차의 객관성·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러한 요건과 절차에 따르지 않은 채 상대방에게 이를 초과하는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비록 그것이 계약상 별도의 약정에 기한 것이더라도 달리 그 합리성·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경제적 지위의 남용에 따른 부당한 이익의 취득 및 부담의 강요로서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어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 [3] 甲 주식회사와 대출업자인 乙 주식회사가, 甲 회사는 乙 회사에 수산물담보대출상품 등의 이용자를 알선하고 乙 회사는 甲 회사에 대출업무 중 일부를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甲 회사가 알선 및 위탁업무 수행과정의 고의·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는데, 그 후 甲 회사의 알선을 통해 체결된 대출약정에 관하여 이용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경우 사유에 관계없이 甲 회사에 모든 책임과 위험을 전가시키는 취지의 별도 약정이 체결된 사안에서, 별도 약정으로 甲 회사가 부담하게 된 의무의 내용·실질이 계약에서 정한 것과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대출약정에 관하여 이용자의 기한 이익 상실에 따른 위험은 대출업자인 乙 회사가 부담하여야 함에도 이를 사실상 대출 알선자에 불과한 甲 회사에 부담하도록 한 것이어서, 별도 약정을 통하여 甲 회사는 부당하게 과도한 부담을 지는 반면 乙 회사는 부당하게 과도한 이득을 얻게 되었으므로, 별도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103조 / [2] 민법 제103조 / [3] 민법 제103조
[1] 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공1996상, 1667),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다229048 판결(공2017하, 1910) / [2]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다76221 판결,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다256613 판결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시티인베스트(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피쉬링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형석) 【피고, 피상고인】 엠캐피탈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효성캐피탈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익현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9. 29. 선고 2021나203406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 그 권리의무의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그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격을 띠는 경우,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법률행위의 일방 당사자로서 경제력의 차이로 인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는 부당한 이득을 얻고 상대방에게 과도한 반대급부 내지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이를 강제하는 것이 사회적 타당성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 역시 이에 해당하여 무효가 된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다229048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계약 등 법률행위의 내용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계약 등의 실질을 살펴 판단하여야 하는데, 경제적 지위에서 우위에 있는 당사자와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계약상 의무와 그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규정을 두는 등 계약상 책임의 요건과 범위 및 절차 등을 정한 경우, 그 취지는 계약상 책임의 부과 절차의 객관성·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러한 요건과 절차에 따르지 않은 채 상대방에게 이를 초과하는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비록 그것이 계약상 별도의 약정에 기한 것이더라도 달리 그 합리성·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경제적 지위의 남용에 따른 부당한 이익의 취득 및 부담의 강요로서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어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다76221 판결,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다25661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아래의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4. 10. 22. 성립 당시부터 자본금이 1,000만 원이고, 피고는 1997. 5. 27. 성립된 후 2009. 2. 3.부터 자본금이 약 453억 3,600만 원이다. 2) 원고는 피고에게 수산물담보대출상품 등의 이용자를 알선하되 피고는 원고에게 대출업무 중 일부를 위탁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이 2014. 12. 1. 체결되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가 피고에게 알선하는 리스·할부·담보대출계약의 목적물은 피고가 정한다(제2조 제1항, 제3조 제1항). 원고는 피고가 요구하는 요건을 구비한 이용자를 선별하여 피고의 요구에 따라 알선하고, 피고가 요구하는 서류를 계약 체결 이전에 제출하되, 피고는 원고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여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제3조 제2항, 제4항). 피고는 원고가 알선한 자와 사이에 계약의 체결 여부와 계약의 내용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원고는 피고와 이용자 사이의 계약 체결 여부와 계약 내용 등 일체의 사항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할 수 없다(제3조 제5항). 나) 피고가 원고에게 위탁하는 업무에는 ‘피고의 요청에 의한 담보 검수 및 처분’, ‘창고 보관 수량의 확인 및 보관 물품에 대한 담보평가’가 포함되어 있다(제4조 제1항 제5호, 제6호). 다만 제4조 제1항에서 규정하지 않은 업무는 원칙적으로 위탁업무가 아니다(제4조 제2항). 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원고가 알선하여 체결되는 계약과 관련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하고, 부실채권이 발생한 경우에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서 채권회수에 최대한 노력을 하여야 하며, 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사용한 비용을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다(제5조 제8항). 또한 원고는 자신이 알선한 이용자가 피고에게 제공한 담보를 신의성실에 의거하여 공정하게 평가하여 여신실행 전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자신이 알선한 이용자에 대한 담보수산물의 시세하락 및 창고보관료 등 제반 비용의 장기연체, 대출금 연체 등의 사유로 채권회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피고가 담보수산물의 반대매매(임의처분)를 요구할 때에는 지체 없이 담보물을 처분할 책임을 진다(제5조 제12항, 제13항). 라) 원고 및 원고의 직원이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거나 업무 수행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원고가 이를 배상하고, 특히 제5조 등을 위반하거나 계약의 알선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 등에 의해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제9조 제1항, 제2항). 3) 피고는 2015. 1. 9.부터 2016. 12. 22.까지 원고의 알선에 따라 주식회사 와이더블유씨 등 6개 업체와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을 체결하였다. 4)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각 대출약정에 관한 여신거래약정서의 연대보증인란에 기명·날인까지 하였다. 한편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담보물을 평가한 후 ‘창고 물품 심사 및 보증서’를 작성·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에는 ‘본 담보물의 심사는 신의와 성실의 원칙에 따랐으며, 이를 담보로 취급함에 있어 원고는 연대입보 의무를 다하고,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할 경우 본 심사를 담당한 원고는 본건을 담보로 한 대출금액을 상환하고 매입할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었다(이하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이라 한다). 5)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대출약정과 관련하여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에 따라, ① 대출원금·이자 합계 약 10억 7,300만 원을 대위변제하였고, ② 창고보관료 합계 약 1억 5,800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③ 이 사건 각 대출약정과 관련한 담보물을 처분하여 합계 약 6억 3,300만 원을 취득하였다. 6) 원고는 2014. 12.경부터 2016. 5.경까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대출약정과 관련하여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대출실행금액의 0.5% 또는 0.8%에 해당하는 수수료로 합계 약 1억 8,6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는 피고가 이용자로부터 이자 외에 대출금액의 1%를 별도로 지급받아 그중 일부를 지급한 것인데, 피고가 2016. 5.경 이용자로부터 대출금액의 1%를 별도로 지급받는 것을 폐지함에 따라 그 이후에는 원고에게 대출실행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3조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가 요구한 요건을 구비한 이용자를 선별하여 알선할 의무만 부담할 뿐 리스·할부·담보대출계약의 체결 여부는 물론 이를 위한 대출심사 업무 및 대출약정의 내용에 관여할 아무런 권한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당사자인 피고만이 그 부분에 관한 독자적·최종적인 결정권한을 가진다. 이러한 이 사건 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당사자인 이용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라 대출금채권의 회수가 어려워짐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여야 하는 주체는 원칙적으로 피고일 뿐 원고가 이를 부담해야 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2) 다만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 제5조 제12항 등에 따라 담보에 대한 검수·평가 등 의무를 부담할 수 있으므로, 담보 검수·평가 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대출 이용자 알선 과정에서의 고의 또는 과실 등으로 피고에게 발생한 손해 역시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이 사건 계약 제9조). 즉,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알선 및 담보 검수·평가 등 업무와 관련하여 고의·과실이 증명된 경우에 한하여 피고에 대하여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바, 이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채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피고가 원고에게 약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대가로 원고에게 위탁한 구체적인 업무의 적정 이행과 관련한 책임이라는 점에서 부당하게 과도한 의무라고 볼 수는 없다. 3) 그런데 피고는 더 나아가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을 통하여 원고로 하여금, ①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이용자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게 하였고, ②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창고 보관 수량 및 보관 물품에 대한 담보평가’ 업무의 수행 과정에 원고의 고의·과실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기만 하면 무조건 이용자의 대출금을 대위변제할 의무는 물론 그 담보에 대한 매입의무까지 부담하게 하였다. 즉,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당사자인 이용자를 알선할 의무만 부담할 뿐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체결 여부와 그 내용에 관여할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피고에 대하여 대출 이용자 알선 행위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이용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연대보증채무·대위변제의무·담보매입의무까지 사실상 강제되는 셈이다. 피고가 원고에게 위탁한 담보 검수·평가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은 담보목적물이 ‘수산물’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내외부적 요인에 따른 가격변동의 폭이 큰 편이고, 이로 인해 담보평가 당시와 담보물 처분 당시의 시가에도 상당한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으며, ‘수산물’의 담보가치 하락에 따라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경우에는 보관기간의 장기화로 창고보관료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추가적 대가나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담보 검수·평가 등 업무 과정에서 자신의 고의·과실과 무관한 요인으로 인한 피고의 손해까지 전보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4) 피고가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체결 및 대출실행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한 수수료는 모두 그 이용자로부터 별도로 징수한 ‘대출금액의 1%에 해당하는 돈’의 일부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알선 행위에 대한 대가조차 부담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편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수수료 합계 약 1억 8,600만 원이 대출실행금액의 0.5% 또는 0.8%에 해당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알선을 통해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각 대출약정의 대출실행금액은 최소 약 232억 5,000만 원에서 최대 약 37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에게 대위변제한 대출원리금은 약 10억 7,300만 원으로, 이는 원고가 알선하여 체결된 이 사건 각 대출약정에 따른 대출실행금액 중 3~4%에 불과한 액수만이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원고가 대위변제한 대출원리금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취득한 수수료 합계액보다 약 6배나 많고, 대위변제한 대출원리금에서 담보물 처분대가를 제외한 차액인 약 4억 4,000만 원 역시 원고가 피고로부터 취득한 수수료 합계액보다도 2배 이상 많다는 점은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의 구조상 원고가 피고에게 알선하여 체결된 대출약정 중 극히 일부만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더라도 알선행위 전체에 해당하는 수수료 수입을 박탈당함은 물론 더 나아가 상당한 금액의 채무까지 부담하도록 되어 있음을 나타내는바, 이는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 중 일방인 원고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설계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5)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업무 및 책임의 내용에도 부합하지 않거나 모순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는 자신이 알선하여 체결되는 계약과 관련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하고, 부실채권이 발생한 경우에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서 채권회수에 최대한 노력을 하여야 하며, 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사용한 비용을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다(제5조 제8항). 또한 원고는 이용자가 피고에게 제공한 담보를 신의성실에 의거하여 공정하게 평가하여 여신실행 전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이용자에 대한 담보수산물의 시세하락 및 창고보관료 등 제반 비용의 장기연체, 대출금 연체 등의 사유로 채권회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피고가 담보수산물의 반대매매(임의처분)를 요구할 때에는 지체 없이 담보물을 처분할 책임을 진다(제5조 제12항, 제13항). 원고 및 원고의 직원이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거나 업무 수행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원고가 이를 배상하고, 특히 제5조 등을 위반하거나 계약의 알선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 등에 의해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제9조 제1항, 제2항). 위와 같은 상세하고 구체적인 규정은 대출 이용자 알선 및 그 담보 검수·평가·관리·처분 등 업무의 수행에 있어 원고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및 책임에 관한 근거이자 고의·과실에 의한 주의의무 위반이 없는 경우 원고의 면책에 관한 근거라 할 것인데, 이는 고의·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용자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원고의 절대적 책임을 정한 이 사건 보증 등 약정과는 모순관계에 있고, 이 점에서 보더라도 후자에 따른 원고의 책임 중 전자와 모순되는 부분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함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6) 결국 피고는 이 사건 계약으로 원고의 알선 및 위탁업무 수행과정의 고의·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음에도,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을 통하여 원고의 알선을 통해 체결된 대출약정에 관하여 이용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에 관계없이 원고에게 모든 책임·위험을 전가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부담하게 된 의무의 내용·실질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것과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대출약정에 관하여 이용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됨에 따른 위험은 대출업자인 피고가 부담하여야 함에도 이를 사실상 대출 알선자에 불과한 원고에게 부담하도록 한 것이어서,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내용과 달리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을 통하여 원고는 부당하게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된 반면 피고는 부당하게 과도한 이득을 얻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7) 원고·피고 사이의 거래관계가 위와 같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역할·권리의무의 내용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 체결 직전에 원고가 설립된 반면 피고는 그 당시 이미 약 17년 정도 존속된 상태였던 점은 물론 자본금만 보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약 4,500배에 달하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회사의 존속기간·경제력 등 전반에 현격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에 비해 상당히 우월한 지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봄이 합리적이다. 8)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계약과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에서 정한 원고·피고의 역할 및 권리의무관계의 내용과 변동 경위, 원고·피고의 지위 및 경제력 등의 차이,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에 따라 원고가 추가적으로 부담하게 된 부담의 내용과 그 정도,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에 따라 피고가 면하게 된 책임·의무의 내용과 그 정도 등을 면밀히 심리한 후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이 당사자 일방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는 반면 상대방에게는 과도한 반대급부나 부당한 부담을 부과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함에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보증 등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103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3,973
증여세부과처분취소
2019두56418
20,230,223
선고
대법원
세무
판결
다수의 공익법인 등이 같은 날 동일한 주식을 출연받았더라도 그 출연이 시간적으로 선후관계에 있는 경우, 해당 출연으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이 있는지는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주식을 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 제48조 제1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16. 2. 5. 대통령령 제26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 제2항, 제7항의 내용과 규정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다수의 공익법인 등이 같은 날 동일한 주식을 출연받았더라도 그 출연이 시간적으로 선후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해당 출연으로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이 있는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주식을 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다수의 공익법인 등이 같은 날 출연받은 주식을 모두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7항 제2호, 제3호는 공익법인 등이 출연받은 주식이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출연 당시’를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일정한 주식을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날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출연된 주식이라 하더라도 그 출연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확인된다면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합산 대상 주식을 확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②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1항 제1호는 ‘공익법인 등이 출연에 의하여 주식 등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그 취득일’을 기준으로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초과 부분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항 제2호는 ‘공익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발행한 내국법인이 자본 또는 출자액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발행한 신주 중 공익법인 등에 배정된 신주를 유상으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그 취득하는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 또는 사업연도 중 상법 제354조의 규정에 의한 주주명부의 폐쇄일 또는 권리행사 기준일’을 기준으로, 제3호는 ‘공익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발행한 내국법인이 자본 또는 출자액을 감소시킨 경우’에는 ‘감자를 위한 주주총회결의일이 속하는 연도의 주주명부폐쇄일’을 기준으로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초과 부분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1항의 이러한 규정 체계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은 공익법인 등의 주식 취득 등의 원인에 따라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초과 부분을 계산하기 위하여 발행주식총수 등을 정하는 기준일을 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위 규정을 근거로 같은 날 출연된 주식을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할 수는 없다. 달리 같은 날 출연된 주식을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하는 규정을 찾아볼 수도 없다. ③ 출연자는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주식을 출연하는 경우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등을 고려하여 각 공익법인 등에 대한 주식의 출연 시기와 순서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출연자가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등을 고려하여 주식을 순차로 출연하였음에도 그 출연이 같은 날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출연자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각 주식이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 제48조 제1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16. 2. 5. 대통령령 제26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1항, 제2항(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10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7조 제2항 참조), 제7항 제2호[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2호 (가)목 참조], 제3호[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8조 제1항 제3호, 제2항 제2호 (다)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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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상고인】 ○○○○○○○○○○○○○교회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박영욱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삼성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택스로 담당변호사 김홍철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10. 17. 선고 2019누413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미술관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교회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 ○○○○○○○○○○○○○교회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위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들과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이하 ‘밀알재단’이라 한다) 및 재단법인 오뚜기재단(이하 ‘오뚜기재단’이라 한다)은 모두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의 ‘공익법인 등’에 해당한다. 나. 소외인은 1996년경 오뚜기재단에 주식회사 오뚜기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이하 ‘오뚜기 주식’이라 한다) 170,000주(지분율 4.94%)를 출연하였고, 2015. 11. 17.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오뚜기 주식 3,000주(지분율 0.09%)를 원고 △△미술관(이하 ‘원고 미술관’이라 한다)에, 17,000주(지분율 0.49%)를 원고 ○○○○○○○○○○○○○교회(이하 ‘원고 교회’라 한다)에, 10,000주(지분율 0.29%)를 밀알재단에 각각 출연하였다(이하 원고들과 밀알재단이 출연받은 위 주식 합계 30,000주를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 다. 원고들과 밀알재단은 이 사건 주식 중 ‘원고 미술관이 출연받은 주식의 일부인 2,000주(지분율 0.06%)’는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되지 않지만, 자신들이 이를 제외한 나머지 합계 28,000주를 출연받은 것은 같은 항 단서에서 정한 ‘공익법인 등이 내국법인의 주식을 출연받은 경우로서 출연받은 주식과 같은 항 각호의 어느 하나의 주식을 합한 것이 그 내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2016. 2. 25. 이에 대한 증여세를 신고하였다. 라. 피고는 위 신고에 따라 2016. 9. 20. 원고들과 밀알재단에 증여세를 결정·고지하였는데, 이후 밀알재단이 ‘구 상증세법 제16조 제2항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공익법인 등’(이하 이러한 공익법인 등을 ‘성실공익법인 등’이라 하고, 구 상증세법 제16조 제1항의 공익법인 등 중 성실공익법인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일반공익법인 등’이라 한다)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밀알재단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면서 원고 미술관에 대하여 ‘당초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에 있다고 보아 과세표준에서 제외하였던 주식 2,000주에 대하여 추가로 증여세를 부과하겠다.’는 취지의 과세예고통지를 하였다. 마. 원고 미술관은 2018. 9. 7. 국세청장에게 위 통지 내용에 관하여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였는데, 국세청장은 2018. 11. 13.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대상 주식 2,000주(지분율 0.06%)를 원고들과 밀알재단이 출연받은 각 주식의 비율에 따라 안분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보아 원고 미술관의 위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바. 이에 따라 피고는 2018. 12. 1. 원고 교회에 대한 증여세를 일부 감액경정하고, 원고 미술관에 대한 증여세를 증액경정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위 감액경정결정에 따라 취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원고 교회에 대한 2016. 9. 20. 자 부과처분 및 원고 미술관에 대한 2018. 12. 1. 자 증액경정결정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관련 법령 가.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은 "공익법인 등이 출연받은 재산의 가액은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다만, 공익법인 등이 내국법인의 주식 등을 출연받은 경우로서 출연받은 주식 등과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의 주식 등을 합한 것이 그 내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등의 100분의 5(성실공익법인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00분의 1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계산한 초과 부분을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출연자가 출연할 당시 해당 공익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동일한 내국법인의 주식 등’을, 제2호에서 ‘출연자 및 그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인이 해당 공익법인 등 외의 다른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동일한 내국법인의 주식 등’을 정하고 있다. 나.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16. 2. 5. 대통령령 제26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7조 제7항은 "법 제48조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 및 같은 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공익법인 등에 출연하거나 공익법인 등이 취득하는 주식 등이 발행주식총수 등의 100분의 5(성실공익법인 등인 경우에는 100분의 10)를 초과하는 가액의 계산은 동일한 내국법인의 주식 등으로서 다음 각호의 주식 등을 합하여 계산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출연 또는 취득하는 주식 등’을, 제2호에서 ‘출연 또는 취득 당시 해당 공익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제3호에서 ‘출연 또는 취득 당시 제2항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재산을 출연받은 다른 공익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2항은 "법 제48조 제1항 제2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인’이란 출연자와 제12조의2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관계에 있는 자를 말하며, 같은 조 제2항 제2호 (나)목에서 ‘해당 내국법인과 특수관계에 있는 출연자’란 출연자가 해당 내국법인과 제12조의2 제3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 그 출연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3. 판단 가. 원고들의 제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출연자가 동시에 또는 순차로 성실공익법인 등과 일반공익법인 등에 주식을 출연한 경우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의 초과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성실공익법인 등과 일반공익법인 등의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성실공익법인 등과 일반공익법인 등이 출연받은 각 주식을 단순 합산하여야 한다고 보고, 이와 달리 ‘성실공익법인 등이 출연받은 주식에 일정한 가중치를 적용하여 합산하는 방법이나 성실공익법인 등이 출연받은 주식과 일반공익법인 등이 출연받은 주식을 종류별로 합산하는 방법으로 그 한도 초과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단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원고들의 제2, 3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의 초과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출연자가 다른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동일 내국법인 주식’도 합산하여야 한다고 보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주식의 출연자인 소외인이 오뚜기재단에 출연한 오뚜기 주식 170,000주는 이 사건 주식에 합산할 대상이 아니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단서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7항, 제2항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원고 미술관의 제4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대한 주식 출연에 시간적 선후관계가 있더라도 각 공익법인 등이 같은 날 주식을 출연받았다면 이를 동시에 출연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에 있는 주식 2,000주(지분율 0.06%)는 가장 먼저 주식을 출연받은 원고 미술관의 증여재산가액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원고 미술관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등 관련 법령의 내용과 규정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다수의 공익법인 등이 같은 날 동일한 주식을 출연받았더라도 그 출연이 시간적으로 선후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해당 출연으로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이 있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주식을 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다수의 공익법인 등이 같은 날 출연받은 주식을 모두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7항 제2호, 제3호는 공익법인 등이 출연받은 주식이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출연 당시’를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일정한 주식을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날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출연된 주식이라 하더라도 그 출연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확인된다면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합산 대상 주식을 확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1항 제1호는 ‘공익법인 등이 출연에 의하여 주식 등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그 취득일’을 기준으로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초과 부분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항 제2호는 ‘공익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발행한 내국법인이 자본 또는 출자액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발행한 신주 중 공익법인 등에게 배정된 신주를 유상으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그 취득하는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 또는 사업연도 중 상법 제354조의 규정에 의한 주주명부의 폐쇄일 또는 권리행사 기준일’을 기준으로, 제3호는 ‘공익법인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을 발행한 내국법인이 자본 또는 출자액을 감소시킨 경우’에는 ‘감자를 위한 주주총회결의일이 속하는 연도의 주주명부폐쇄일’을 기준으로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초과 부분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1항의 이러한 규정 체계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은 공익법인 등의 주식 취득 등의 원인에 따라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초과 부분을 계산하기 위하여 발행주식총수 등을 정하는 기준일을 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위 규정을 근거로 같은 날 출연된 주식을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할 수는 없다. 달리 같은 날 출연된 주식을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하는 규정을 찾아볼 수도 없다. 다) 출연자는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주식을 출연하는 경우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등을 고려하여 각 공익법인 등에 대한 주식의 출연 시기와 순서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출연자가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등을 고려하여 주식을 순차로 출연하였음에도 그 출연이 같은 날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출연자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각 주식이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3) 기록에 따르면 원고 미술관은 자신이 출연받은 오뚜기 주식 중 2,000주를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에 있는 주식으로 보아 그 초과 부분에 대하여만 증여세를 신고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원고 미술관은 소외인이 원고들과의 합의에 따라 원고 미술관, 원고 교회, 밀알재단 순으로 이 사건 주식을 출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원고 미술관이 주장하는 대로 출연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에 있는 주식 2,000주(지분율 0.06%)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가장 먼저 주식을 출연받은 원고 미술관의 증여재산가액 산정에 반영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원고 미술관에 대한 부분은 위법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주식 출연의 시간적 선후관계 등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이 사건 처분 중 원고 미술관에 대한 부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같은 날 이루어진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대한 주식의 출연은 그 시간적 선후관계를 불문하고 모두 동시에 출연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그 시간적 선후관계 등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처분이 전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7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원고들의 제5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상고이유는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대한 주식의 출연이 같은 날 이루어진 경우 이를 동시에 출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에 있는 주식 수는 각 공익법인 등의 과세가액 산정 시 각각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다수의 공익법인 등에 대한 주식의 출연이 같은 날 이루어진 경우에도 그 시간적 선후관계가 확인된다면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에 있는 주식 수는 먼저 주식을 출연받은 공익법인 등의 과세가액 산정에 반영되어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미술관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 교회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 교회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3,985
징계무효확인의소[사립고등학교 학생이 코로나19 감염병과 관련하여 정학 2일의 징계를 당한 후 학교법인을 상대로 위 징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학교를 졸업한 경우 과거 법률관계인 징계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2022다207547
20,230,22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인의 소를 구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2] 甲이 乙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고등학교에서 재학 중 정학 2일의 징계를 받은 뒤 이에 불복하여 乙 회사를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소송 중 학교를 졸업한 사안에서, 징계 자체는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1]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 [2] 甲이 乙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고등학교에서 재학 중 정학 2일의 징계를 받은 뒤 이에 불복하여 乙 회사를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소송 중 학교를 졸업한 사안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징계 내역은 준영구적으로 보존되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은 대상자의 교육을 받을 권리, 공무담임권, 직업의 선택 등 여러 방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甲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징계 내역이 잘못된 경우 정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므로, 징계 자체는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하므로,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1] 민사소송법 제250조 / [2]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224조, 제229조,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25조 제1항, 제30조의6 제1항 제2호, 제6호,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25조, 고등교육법 제34조의2,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5조, 국가공무원법 제26조, 공무원임용시험령 제34조 제2항 제3호, 개인정보 보호법 제4조 제4호, 제36조,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43조
[1]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공2010하, 2083),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공2018하, 1160)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보윤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순용)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1. 12. 23. 선고 2021나203338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학교□□캠퍼스 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고등학교’라 한다)에서 재학 중이던 2020. 9. 8. 정학 2일의 징계(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를 받았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징계에 불복하여 2020. 10. 15. 피고를 상대로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소송 중이던 2021. 5. 22. 이 사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였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상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긴 하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 내역이 피고의 학적관리 시스템에 영구적으로 보존되어 원고가 향후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취업하는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어 원고의 현재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본안전항변을 배척한 다음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가.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법률상 이익’이 있다. (1)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이라 한다) 등에 근거하여 설립된 국제학교인 이 사건 고등학교는 제주특별법 제224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제주특별법에서 따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초·중등교육법 등이 적용되지 않으나, 제주특별법 제229조 본문에 따라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징계, 학교생활기록, 학생 관련 자료의 제공에 관하여는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25조 제1항, 제30조의6이 그대로 적용된다.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제1항(학교생활기록) 및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25조(학교생활기록 작성·관리 세부지침)의 위임에 따른 교육부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이하 ‘학교생활기록부 지침’이라 한다) 제18조는 "학교의 장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와 학교생활세부사항기록부를 준영구 보존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고등학교가 작성·관리하는 원고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이 사건 징계 내역도 위와 같이 준영구적으로 보존된다. (2) 준영구적으로 관리·보존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하여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19조 제1항은 매 학년이 종료된 이후에는 당해 학년도 이전의 학교생활기록부 입력 자료에 대한 정정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한편,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19조 제2항에 따라 객관적인 증빙자료가 있는 경우 그 증빙자료의 객관성 여부, 정정의 사유, 정정 내용 등에 대하여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친 후 학교생활기록부 정정대장의 결재 절차를 거쳐 예외적으로 정정할 수 있고, 재학생의 경우에는 정정 사항의 발견 학년도 담임교사가, 졸업생의 경우에는 업무 담당자가 정정 처리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초·중등교육법령이 학교생활기록부의 작성·관리·보전·정정 등의 방식 내지 절차에 대하여 엄격하게 규율하는 이유는, ①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6 제1항 제2호 및 제6호에서 학교의 장이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이용하기 위한 경우 또는 관계 법률에 따라 제3자에게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② 고등교육법 제34조의2 및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5조에서 대학의 장이 해당 학교에 입학할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의 기록 등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③ 국가공무원법 제26조 및 공무원임용시험령 제34조 제2항 제3호는 시험실시기관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응시자에 관한 학교생활기록 관계 서류를 확인하거나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등, 관계 법령에서 대학의 장 또는 시험실시기관의 장이 지원자 내지 응시자의 학교생활기록부를 확인할 수 있거나 제출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명시적으로 두고 있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이 대상자의 교육을 받을 권리, 공무담임권, 직업의 선택 등 여러 방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3) 한편 개인정보 보호법 제4조 제4호는 ‘정보주체의 권리’ 중 하나로 ‘개인정보의 처리 정지, 정정·삭제 및 파기를 요구할 권리’를 인정하고, 개인정보 보호법 제36조 및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43조 등에 따라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한 개인정보 정정·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방법 내지 절차를 마련하면서, 다만 다른 법령에서 특별한 절차가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 등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징계 내역이 기재된 학교생활기록부의 정보주체인 원고로서는 개인정보인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사항 중 잘못 기재된 부분에 대하여 정정을 요구할 수 있고, 그 방법과 절차는 앞서 본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19조 제2항 등이 정한 바에 따르게 된다. 즉, 이 사건 고등학교를 졸업한 원고는 피고가 작성 및 관리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이 사건 징계 내역이 잘못된 경우 그 정정을 요구할 수 있고, ‘학교생활기록부 지침’ 제19조 제2항이 정하는 바와 같이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 절차 등을 거쳐 원고의 학교생활기록부가 정정되기 위해서는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징계 자체는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징계 내역이 기재된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요구에 필요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사항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하므로,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 다. 앞서 본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징계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233,993
배당이의
2022다285288
20,230,22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채무자나 소유자가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경우의 소송목적물은 피고인 채권자가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권리의 존부·범위·순위에 한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제3자가 채무자나 소유자로부터 배당받을 권리를 양수한 경우, 배당이의 소송이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소송목적인 권리 또는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계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배당이의의 소의 원고적격은 채무자 또는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배당표에 대하여 이의를 진술한 채권자에 한하여 인정되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서 경매목적물의 소유자는 위 채무자에 포함된다. 이때 채권자는 자기의 이해에 관계되는 범위 안에서만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채권의 존부·범위·순위에 대하여 이의할 수 있으나(민사집행법 제151조 제3항), 채무자나 소유자는 이러한 제한이 없으며(민사집행법 제151조 제1항), 채무자나 소유자가 배당이의의 소에서 승소하면 집행법원은 그 부분에 대하여 배당이의를 하지 아니한 채권자를 위하여서도 배당표를 바꾸어야 하므로(민사집행법 제161조 제2항 제2호), 채무자나 소유자가 제기한 배당이의의 소는 피고로 된 채권자에 대한 배당액 자체만이 심리대상이어서, 원고인 채무자나 소유자는 피고의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주장·증명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자신이 피고에게 배당된 금원을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까지 주장·증명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채무자나 소유자가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경우의 소송목적물은 피고로 된 채권자가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권리의 존부·범위·순위에 한정되는 것이지, 원고인 채무자나 소유자가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제3자가 채무자나 소유자로부터 위와 같이 배당받을 권리를 양수하였더라도 배당이의 소송이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소송목적인 권리 또는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계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
민사소송법 제81조, 민사집행법 제151조 제1항, 제3항, 제154조 제1항, 제161조 제2항 제2호, 제268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53790 판결(공2015상, 736)
【원고 승계참가인, 상고인】 원고 승계참가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베이시스 담당변호사 최영원)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정호정 외 1인)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22. 9. 20. 선고 2022나20029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 승계참가인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사소송법 제81조에 따르면, 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동안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 또는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계한 경우 그 제3자는 소송이 계속된 법원에 승계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배당이의의 소의 원고적격은 채무자 또는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배당표에 대하여 이의를 진술한 채권자에 한하여 인정되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서 경매목적물의 소유자는 위 채무자에 포함된다. 이때 채권자는 자기의 이해에 관계되는 범위 안에서만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채권의 존부·범위·순위에 대하여 이의할 수 있으나(민사집행법 제151조 제3항), 채무자나 소유자는 이러한 제한이 없으며(민사집행법 제151조 제1항), 채무자나 소유자가 배당이의의 소에서 승소하면 집행법원은 그 부분에 대하여 배당이의를 하지 아니한 채권자를 위하여서도 배당표를 바꾸어야 하므로(민사집행법 제161조 제2항 제2호), 채무자나 소유자가 제기한 배당이의의 소는 피고로 된 채권자에 대한 배당액 자체만이 심리대상이어서, 원고인 채무자나 소유자는 피고의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주장·증명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자신이 피고에게 배당된 금원을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까지 주장·증명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53790 판결 참조). 따라서 채무자나 소유자가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경우의 소송목적물은 피고로 된 채권자가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권리의 존부·범위·순위에 한정되는 것이지, 원고인 채무자나 소유자가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제3자가 채무자나 소유자로부터 위와 같이 배당받을 권리를 양수하였더라도 그 배당이의 소송이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소송목적인 권리 또는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계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청구취지 기재 부동산임의경매 사건의 채무자 겸 소유자인 원고가 배당이의를 한 경우의 소송목적물은 채권자인 피고가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권리의 존부이지 원고가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권리(잉여금을 수령할 권리)가 아니어서, 원고 승계참가인이 원고의 배당받을 권리를 양수하였더라도 원고로부터 이 사건의 소송목적인 권리를 승계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신청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배당이의의 소에서 잉여금 채권의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3,991
아파트수분양권확인등
2020두36724
20,230,223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주택재개발사업 조합설립인가 후 1인의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하여 수인이 소유하게 된 경우, 전원이 1인의 조합원으로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를 가지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48조 제2항 제6호의 규정 내용과 취지, 체계 등을 종합하면, 주택재개발사업 조합설립인가 후 1인의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하여 수인이 소유하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전원이 1인의 조합원으로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현행 제39조 제1항 참조), 제48조 제2항 제6호(현행 제76조 제1항 제6호 참조)
null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조운 담당변호사 박일규 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0. 2. 12. 선고 2019누2384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제1, 2, 3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은 "정비사업(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을 제외한다)의 조합원은 토지 등 소유자(주택재건축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에는 주택재건축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에 각각 동의한 자만 해당한다)로 하되,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수인을 대표하는 1인을 조합원으로 본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과 지상권이 수인의 공유에 속하는 때’를, 제2호에서 ‘수인의 토지 등 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때(이 경우 동일한 세대별 주민등록표상에 등재되어 있지 아니한 배우자 및 미혼인 20세 미만의 직계비속은 1세대로 보며, 1세대로 구성된 수인의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설립인가 후 세대를 분리하여 동일한 세대에 속하지 아니하는 때에도 이혼 및 20세 이상 자녀의 분가를 제외하고는 1세대로 본다)’를, 제3호에서 ‘조합설립인가 후 1인의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양수하여 수인이 소유하게 된 때’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도시정비법 제48조 제2항 제6호는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에 관하여, "1세대 또는 1인이 하나 이상의 주택 또는 토지를 소유한 경우 1주택을 공급하고, 같은 세대에 속하지 아니하는 2인 이상이 1주택 또는 1토지를 공유한 경우에는 1주택만 공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도시정비법 제19조 및 제48조 제2항 제6호는 2009. 2. 6. 법률 제9444호로 개정되었다. 종래에는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과 지상권이 수인의 공유에 속하는 때’에만 조합원의 자격을 제한하였으므로, 조합설립인가 후 세대분리나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권 등의 양수로 인해 조합원이 증가하여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저하되는 등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 보호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2009. 2. 6. 개정된 구 도시정비법 제19조 및 제48조 제2항 제6호는 일정한 경우 수인의 토지 등 소유자에게 1인의 조합원 지위만 부여함과 동시에 분양대상자격도 제한함으로써 투기세력 유입에 의한 정비사업의 사업성 저하를 방지하고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 도시정비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주택재개발사업 조합설립인가 후 1인의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하여 수인이 소유하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전원이 1인의 조합원으로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은, 제1심 공동원고 13은 이 사건 정비사업 구역 내 부산 동래구 (주소 생략) 지상 5층 집합건물 중 13세대를 소유하다가, 피고의 조합설립인가 후 그중 12세대의 소유권을 원고 등 12인에게 양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제1심 공동원고 13과 원고 등 12인은 1인의 조합원 지위에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를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분양대상자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제4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는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내세우는 새로운 주장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제5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주택의 구분소유자들이 분양신청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대표조합원을 선임하지 아니한 채 각자 단독 명의로 분양신청을 하고, 그 신청서에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구분소유자들의 성명을 기재하거나 그들의 신청서를 첨부하지도 아니한 것은 구 도시정비법 규정 및 피고의 정관 규정에 어긋나 적법한 분양신청으로 볼 수 없고, 분양신청기간이 만료된 후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효력을 다투는 이 사건 소송계속 중 원심 선정자 5를 대표조합원으로 선임하였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주택의 구분소유자들은 모두 현금청산대상자가 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3,983
재판의집행에관한이의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
2021모3227
20,230,223
대법원
형사
결정
추징형의 집행을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하는 경우, 추징형의 시효중단 효력이 발생하는 시기 / 수형자의 재산이라고 추정되는 채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하였으나 집행불능이 된 경우 또는 채권압류가 집행된 후 해당 채권에 대한 압류가 취소된 경우,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 효력이 소멸하는지 여부(소극) / 채권에 대한 압류의 효력이 존속하는 기간 및 채권압류의 집행으로 압류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피압류채권이 법률상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더라도 즉시항고에 의하여 취소되기 전까지는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지 여부(적극)
추징형의 시효는 강제처분을 개시함으로써 중단되는데(형법 제80조), 추징형은 검사의 명령에 의하여 민사집행법을 준용하여 집행하거나 국세징수법에 따른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집행한다(형사소송법 제477조). 추징형의 집행을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하는 경우에는 검사가 집행명령서에 기하여 법원에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 강제처분인 집행행위의 개시가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때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기 위하여 집행행위가 종료하거나 성공할 필요는 없으므로 수형자의 재산이라고 추정되는 채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이상 피압류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압류채권을 환가하여도 집행비용 외에 잉여가 없다는 이유로 집행불능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 또한 채권압류가 집행된 후 해당 채권에 대한 압류가 취소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 채권에 대한 압류의 효력은 압류채권자가 압류명령의 신청을 취하하거나 압류명령이 즉시항고에 의하여 취소되는 경우 또는 채권압류의 목적인 현금화절차가 종료할 때(추심채권자가 추심을 완료한 때 등)까지 존속한다. 이처럼 채권압류의 집행으로 압류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피압류채권이 법률상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더라도 재판으로서 압류명령이 당연무효는 아니므로 즉시항고에 의하여 취소되기 전까지는 역시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형법 제80조, 형사소송법 제477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8호
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두3365 판결(공2001하, 1993), 대법원 2009. 6. 25. 자 2008모1396 결정(공2009하, 1451), 대법원 2017. 7. 12. 자 2017모648 결정
【피 고 인】 피고인 【재항고인】 변호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윤 담당변호사 김민석 외 1인 【원심결정】 울산지법 2021. 11. 10. 자 2021로18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추징형의 시효는 강제처분을 개시함으로써 중단되는데(형법 제80조), 추징형은 검사의 명령에 의하여 민사집행법을 준용하여 집행하거나 국세징수법에 따른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집행한다(형사소송법 제477조). 추징형의 집행을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하는 경우에는 검사가 집행명령서에 기하여 법원에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 강제처분인 집행행위의 개시가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때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 나.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기 위하여 집행행위가 종료하거나 성공할 필요는 없으므로 수형자의 재산이라고 추정되는 채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이상 피압류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압류채권을 환가하여도 집행비용 외에 잉여가 없다는 이유로 집행불능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6. 25. 자 2008모1396 결정 등 참조). 또한 채권압류가 집행된 후 해당 채권에 대한 압류가 취소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두3365 판결, 대법원 2017. 7. 12. 자 2017모648 결정 등 참조). 다. 채권에 대한 압류의 효력은 압류채권자가 압류명령의 신청을 취하하거나 압류명령이 즉시항고에 의하여 취소되는 경우 또는 채권압류의 목적인 현금화절차가 종료할 때(추심채권자가 추심을 완료한 때 등)까지 존속한다. 이처럼 채권압류의 집행으로 압류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12. 자 2017모648 결정 참조). 라. 한편 피압류채권이 법률상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더라도 재판으로서 압류명령이 당연무효는 아니므로 즉시항고에 의하여 취소되기 전까지는 역시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가. 피고인에 대하여 추징형을 선고한 판결은 2011. 9.경 확정되었고, 검사는 추징형의 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2014. 9.경 추징형의 집행을 위하여 법원에 피고인의 10개 금융기관 등에 대한 예금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이라 한다)을 신청하였으며,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 나.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이 제3채무자로서 10개 금융기관 등에 송달되었는데, 당시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 피고인의 예금채권이 있었고, 모두 잔액은 1만 원 이하였다. 검사는 이러한 예금채권을 추심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그 잔액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다. 재항고인은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의 압류명령으로 압류된 예금채권이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8호(채무자의 1월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에 의하여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추징형의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며, 검사의 추징형 집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다. 라. 원심은,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의 압류명령으로 압류된 예금채권이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8호에 의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압류명령이 유효하다고 보아 재항고인의 이의신청을 기각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을 신청하였을 때부터 형의 시효가 중단되는 효력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의 압류명령이 잔액이 남아 있는 예금채권에 대하여 그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이상 추징형의 집행은 계속되고 있다. 재항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의 압류명령으로 압류된 예금채권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더라도, 재판으로서 압류명령이 당연무효는 아니므로 즉시항고에 의하여 취소되기 전까지는 역시 추징형의 집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재항고인의 이 사건 이의신청은 어차피 기각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 사건 이의신청을 기각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결론은 정당하고, 결국 재항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3,977
수분양권자지위확인등
2020다239823
20,230,22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의 의미(=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 [2]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입주자를 공개모집하더라도 선순위 자격을 갖춘 자가 청약접수를 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 경우,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정한 공개모집절차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지 여부(소극)
[1]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은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입주일 이후부터 분양전환 당시까지 해당 임대주택에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제1호),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는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제4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때 같은 항 제4호의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라 함은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를 의미한다. [2]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공급규칙’이라 한다)은 임대주택의 공급대상을 입주자모집공고일부터 입주 시까지 무주택세대구성원에 한하고(제4조), 사업주체가 입주자를 모집하고자 할 때에는 공개모집을 하여야 하며(제8조), 국민주택 등의 입주자는 입주자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청약저축의 가입 등에 따른 순위에 따라 선정하되(제10조 제2항, 제11조 내지 제13조), 위의 방법에 따라 입주자를 선정하고도 남은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무주택세대구성원임을 요구하는 제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제10조 제6항)고 정하고 있다. 임대주택의 입주자가 퇴거함으로써 사업주체에게 명도된 주택(이하 ‘명도세대’라 한다)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무주택세대구성원임을 요구하는 제4조는 그대로 적용하되 앞서 본 제8조, 제10조 내지 제13조 등은 적용되지 않는다[제3조 제2항 본문 제4호 또는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6. 8. 국토교통부령 제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제5호]. 다만 명도세대를 이러한 방법으로 공급하고도 일정 호수 이상의 남은 주택이 있으면 제8조, 제10조 제2항, 제11조 내지 제13조 등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공급하고, 이를 거친 후에도 남은 주택이 있다면 제10조 제6항에 따라 제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제3조 제2항 단서). 앞서 본 관계 법령의 내용을 종합하면, 공공건설임대주택의 공급대상은 원칙적으로 무주택세대구성원에 한정되고 무주택세대구성원이 아닌 사람을 입주자로 선정하려면, 그에 앞서 구 주택공급규칙이 정한 공개모집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이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은 공공의 재원이 투입된 임대주택[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의2 참조]으로서 주거를 안정시킬 필요가 시급한 무주택세대구성원을 대상으로 공급하되, 공개모집절차 등을 통하여 무주택세대구성원에게 균등한 입주 기회를 부여하였으나 그러고도 남은 공공건설임대주택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무주택세대구성원이 아닌 자도 공공건설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입주자를 공개모집하더라도 선순위 자격을 갖춘 자가 청약접수를 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 경우’에는 구 주택공급규칙이 정한 공개모집절차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를 인정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해석은 법령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해석과 같은 예외를 인정한다면 임대사업자가 임의로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무주택세대구성원이 아닌 사람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게 하여 무주택세대구성원이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공급받고 우선 분양전환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우선 분양전환 대상 해당 여부를 불명확한 요건에 의존하게 하여 관련된 법률관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1]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1호[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가)목 참조], 제4호[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 참조],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6항(현행 제27조 제5항, 제28조 제10항 제1호 참조) / [2]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의2(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2조 제1호, 제1호의2 참조),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제4호(현행 제3조 제2항 제4호 참조), 제4조(현행 제4조 참조), 제8조 제1항(현행 제19조 제1항, 제20조 제1항 참조), 제10조 제2항(현행 제25조 제2항 참조), 제6항(현행 제27조 제5항, 제28조 제10항 제1호 참조), 제11조(현행 제27조 참조), 제12조(현행 제28조 참조), 제13조(현행 제30조, 제31조, 제32조 참조),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6. 8. 국토교통부령 제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제5호(현행 제3조 제2항 제4호 참조)
[1]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462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0다265112 판결(공2023상, 489)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원고(선정당사자)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김진명 외 1인) 【피고, 상고인】 정기산업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회생채무자 정기산업 주식회사의 관리인 ○○○의 소송수계인 정기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김명종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5. 21. 선고 2019나2030431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원고(선정당사자) 3, 선정자 6, 선정자 8, 선정자 11, 선정자 12, 선정자 14, 선정자 15, 선정자 18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3. 상고비용 중 원고(선정당사자) 1, 원고(선정당사자) 2, 선정자 4, 선정자 5, 선정자 7, 선정자 9, 선정자 10, 선정자 13, 선정자 16, 선정자 17, 선정자 19, 선정자 20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2008. 10.경 최초 입주가 개시되었다. 그런데 최초 입주 시작 이래 2016년 말까지 한 번도 전 세대 입주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차인이 퇴거하여 임대사업자에게 명도한 세대(이하 ‘명도세대’라 한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 나. 임대사업자이던 송보건설 주식회사(이하 ‘송보건설’이라 한다)는 최초 입주자 모집 당시 입주자 모집이 되지 않은 세대와 명도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분양광고 등을 통하여 입주자들을 모집하였다.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들과 선정자들은 송보건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였다. 다. 피고는 2017. 11. 27. 송보건설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임대사업자 지위를 승계하였다. 피고는 2018. 3. 26. 광양시장으로부터 분양전환승인을 받았다. 2. 원고 3, 선정자 6, 선정자 8, 선정자 11, 선정자 12, 선정자 14, 선정자 15, 선정자 18(이하 ‘원고 3 등’이라 한다)에 대한 부분 가. 원심은,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 제1항 제4호가 정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공급규칙’이라 한다) 제10조 제6항에 따라 임대사업자가 구 주택공급규칙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 선착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한 경우를 의미하나, 예외적으로 구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입주자를 공개모집하더라도 선순위 자격을 갖춘 자가 청약접수를 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 경우에는 공개모집 절차 등을 생략하고 바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고, 그 경우에도 선착순으로 선정한 입주자로서 우선 분양전환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다음, 원고 3 등은 위와 같은 예외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 3 등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은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입주일 이후부터 분양전환 당시까지 해당 임대주택에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제1호),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는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제4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때 같은 항 제4호의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라 함은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462 판결 등 참조). 2) 구 주택공급규칙은 임대주택의 공급대상을 입주자모집공고일부터 입주 시까지 무주택세대구성원에 한하고(제4조), 사업주체가 입주자를 모집하고자 할 때에는 공개모집을 하여야 하며(제8조), 국민주택 등의 입주자는 입주자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청약저축의 가입 등에 따른 순위에 따라 선정하되(제10조 제2항, 제11조 내지 제13조), 위의 방법에 따라 입주자를 선정하고도 남은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무주택세대구성원임을 요구하는 제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제10조 제6항)고 정하고 있다. 임대주택의 입주자가 퇴거함으로써 사업주체에게 명도된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무주택세대구성원임을 요구하는 제4조는 그대로 적용하되 앞서 본 제8조, 제10조 내지 제13조 등은 적용되지 않는다[제3조 제2항 본문 제4호 또는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6. 8. 국토교통부령 제2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제5호]. 다만 명도세대를 이러한 방법으로 공급하고도 일정 호수 이상의 남은 주택이 있으면 제8조, 제10조 제2항, 제11조 내지 제13조 등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공급하고, 이를 거친 후에도 남은 주택이 있다면 제10조 제6항에 따라 제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제3조 제2항 단서). 3) 앞서 본 관계 법령의 내용을 종합하면, 공공건설임대주택의 공급대상은 원칙적으로 무주택세대구성원에 한정되고 무주택세대구성원이 아닌 사람을 입주자로 선정하려면, 그에 앞서 구 주택공급규칙이 정한 공개모집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이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은 공공의 재원이 투입된 임대주택(구 임대주택법 제2조 제2호의2 참조)으로서 주거를 안정시킬 필요가 시급한 무주택세대구성원을 대상으로 공급하되, 공개모집절차 등을 통하여 무주택세대구성원에게 균등한 입주 기회를 부여하였으나 그러고도 남은 공공건설임대주택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무주택세대구성원이 아닌 자도 공공건설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심과 같이 ‘구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입주자를 공개모집하더라도 선순위 자격을 갖춘 자가 청약접수를 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 경우’에는 구 주택공급규칙이 정한 공개모집절차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를 인정할 수는 없다. 원심의 해석은 법령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해석과 같은 예외를 인정한다면 임대사업자가 임의로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무주택세대구성원이 아닌 사람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게 하여 무주택세대구성원이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공급받고 우선 분양전환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우선 분양전환 대상 해당 여부를 불명확한 요건에 의존하게 하여 관련된 법률관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4) 따라서 원고 3 등이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되었음을 이유로 우선 분양전환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원심으로서는 원고 3 등이 앞서 본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입주자로 선정되었는지 여부를 가렸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 3 등이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입주자로 선정되었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구 주택공급규칙이 정한 공개모집절차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가 정한 임대주택사업자의 우선 분양전환 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원고 1, 원고 2, 선정자 4, 선정자 5, 선정자 7, 선정자 9, 선정자 10, 선정자 13, 선정자 16, 선정자 17, 선정자 19, 선정자 20에 대한 부분 원심은, 원고 1, 원고 2, 선정자 4, 선정자 5, 선정자 7, 선정자 9, 선정자 10, 선정자 13, 선정자 16, 선정자 17, 선정자 19, 선정자 20이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입주일 이후부터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들의 우선 분양전환 자격을 인정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위 원고들 등에 대한 우선 분양전환 자격을 인정한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구 임대주택법상 우선 분양전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3 등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원고 1, 원고 2, 선정자 4, 선정자 5, 선정자 7, 선정자 9, 선정자 10, 선정자 13, 선정자 16, 선정자 17, 선정자 19, 선정자 20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 1, 원고 2, 선정자 4, 선정자 5, 선정자 7, 선정자 9, 선정자 10, 선정자 13, 선정자 16, 선정자 17, 선정자 19, 선정자 20과 피고 사이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이흥구
233,971
권리범위확인(디)
2021후10473
20,230,223
선고
대법원
특허
판결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할 때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에 있음을 전제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디자인보호법의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 등 관련 규정의 문언과 내용, 입법 취지, 자유실시디자인 법리의 본질 및 기능 등을 종합하여 보면,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할 때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에 있음을 전제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되지 않고, 확인대상디자인과 등록디자인을 대비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① 디자인보호법은 출원 전에 공지·공용된 디자인이나 이와 유사한 디자인, 공지·공용된 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은 원칙적으로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디자인보호법 제33조). 그러나 이러한 신규성 및 창작비용이성에 관한 원칙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평성을 잃게 되거나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디자인보호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춘 경우에는 디자인이 출원 전에 공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디자인은 신규성 및 창작비용이성을 상실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하기 위하여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디자인보호법 제36조)을 두었다. ②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아 디자인으로 등록되면 예외 규정의 적용 없이 디자인 등록된 경우와 동일하게 디자인권자는 업으로서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한다(디자인보호법 제92조). 즉, 디자인등록출원 전 공공의 영역에 있던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아 등록된 디자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이라면 등록디자인이 등록무효로 확정되지 않는 한 등록디자인의 독점·배타권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다. ③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그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등록디자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을 실시한 제3자가 예기치 않은 불이익을 입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디자인보호법은 위와 같은 입법적 결단을 전제로 제3자와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 사이의 이익균형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36조 제2항에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아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준수해야 할 시기적·절차적 요건을 정하고 있고,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더라도 출원일 자체가 소급하지는 않는 것으로 하였다. ④ 등록디자인과 대비되는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것인 때에는 등록디자인과 대비할 것도 없이 그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등록디자인이 공지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창작 가능하여 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직접 판단하지 않고 확인대상디자인을 공지디자인과 대비하는 방법으로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결정함으로써 신속하고 합리적인 분쟁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자유실시디자인 법리는 기본적으로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은 공공의 영역에 있는 것으로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초하고 있다. 그런데 디자인등록출원 전 공공의 영역에 있던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아 등록된 디자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이라면 등록디자인의 독점·배타권의 범위에 포함되게 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⑤ 제3자의 보호 관점에서 보더라도 디자인보호법이 정한 시기적·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여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받아 등록된 이상 입법자의 결단에 따른 제3자와의 이익균형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을 허용하는 것은 디자인보호법이 디자인권자와 제3자 사이의 형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선사용에 따른 통상실시권(디자인보호법 제100조) 등의 제도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공지디자인에 대하여 별다른 창작적 기여를 하지 않은 제3자에게 법정 통상실시권을 넘어서는 무상의 실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제3자에 대한 보호를 법으로 정해진 등록디자인권자의 권리에 우선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에서도 위와 같은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될 수 없다.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36조, 제92조, 제100조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6후878 판결(공2016하, 1555),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후1341 판결(공2017상, 403),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후366 판결(공2017하, 2359)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리사 이상열)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리사 정지원 외 1인) 【원심판결】 특허법원 2021. 5. 7. 선고 2020허54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쟁점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의 침대용 헤드 제품에 관한 원심 판시 선행디자인 2는 2018. 10. 23. 그 제품 사진이 온라인판매업체에 이메일로 송부됨으로써 공지되었는데, 원고는 그로부터 12개월 내인 2018. 10. 24. 선행디자인 2와 동일한 디자인을 등록출원하여 2019. 5. 21. 이 사건 등록디자인(등록번호 생략)으로 등록받았다. 2)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등록디자인에 관하여 원심 판시 선행디자인 1, 2를 포함한 선행디자인들에 의하여 신규성이 부정된다고 주장하며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하자, 원고는 선행디자인 1, 2에 관하여 디자인보호법 제36조 제1항의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이 적용된다는 취지의 답변서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였고, 위 주장이 받아들여짐으로써 위 심판청구가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 3)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대상디자인이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하였는데, 특허심판원은 피고의 확인대상디자인은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출원일 전에 공지된 선행디자인 2와 유사한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원심 역시 이와 같이 보아 심결을 유지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은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 적용의 근거가 된 선행디자인에 기초하여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판단 가.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 적용의 근거가 된 선행디자인에 기초하여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을 할 수 있는지 다음과 같은 디자인보호법의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 등 관련 규정의 문언과 내용, 그 입법 취지, 자유실시디자인 법리의 본질 및 기능 등을 종합하여 보면,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할 때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에 있음을 전제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되지 않고, 확인대상디자인과 등록디자인을 대비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1) 디자인보호법은 출원 전에 공지·공용된 디자인이나 이와 유사한 디자인, 공지·공용된 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은 원칙적으로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디자인보호법 제33조). 그러나 이러한 신규성 및 창작비용이성에 관한 원칙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평성을 잃게 되거나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디자인보호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춘 경우에는 디자인이 출원 전에 공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디자인은 신규성 및 창작비용이성을 상실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하기 위하여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디자인보호법 제36조)을 두었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후1341 판결 참조). 2)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아 디자인으로 등록되면 위 예외 규정의 적용 없이 디자인 등록된 경우와 동일하게 디자인권자는 업으로서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한다(디자인보호법 제92조). 즉, 디자인등록출원 전 공공의 영역에 있던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아 등록된 디자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이라면 등록디자인이 등록무효로 확정되지 않는 한 등록디자인의 독점·배타권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다. 3)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그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등록디자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을 실시한 제3자가 예기치 않은 불이익을 입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디자인보호법은 위와 같은 입법적 결단을 전제로 제3자와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 사이의 이익균형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36조 제2항에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아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준수해야 할 시기적·절차적 요건을 정하고 있고,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더라도 출원일 자체가 소급하지는 않는 것으로 하였다. 4) 한편 등록디자인과 대비되는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것인 때에는 등록디자인과 대비할 것도 없이 그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6후878 판결 참조), 이는 등록디자인이 공지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창작 가능하여 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직접 판단하지 않고 확인대상디자인을 공지디자인과 대비하는 방법으로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결정함으로써 신속하고 합리적인 분쟁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후366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자유실시디자인 법리는 기본적으로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그 디자인이 속하는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은 공공의 영역에 있는 것으로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초하고 있다. 그런데 디자인등록출원 전 공공의 영역에 있던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아 등록된 디자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이라면 등록디자인의 독점·배타권의 범위에 포함되게 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 또는 이들의 결합에 따라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5) 제3자의 보호 관점에서 보더라도 디자인보호법이 정한 시기적·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여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받아 등록된 이상 입법자의 결단에 따른 제3자와의 이익균형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 근거가 된 공지디자인을 기초로 한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을 허용하는 것은 디자인보호법이 디자인권자와 제3자 사이의 형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선사용에 따른 통상실시권(디자인보호법 제100조) 등의 제도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공지디자인에 대하여 별다른 창작적 기여를 하지 않은 제3자에게 법정 통상실시권을 넘어서는 무상의 실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제3자에 대한 보호를 법으로 정해진 등록디자인권자의 권리에 우선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에서도 위와 같은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은 허용될 수 없다.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1)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선행디자인 2를 근거로 디자인보호법 제36조 제2항이 정한 절차 요건을 준수하여 신규성 상실 예외 주장을 하였고 이에 따라 그 등록이 유지되었으므로, 확인대상디자인이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 공지된 선행디자인 2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 있는 자유실시디자인이어서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확인대상디자인이 이 사건 등록디자인에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 적용의 근거가 된 선행디자인 2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 있는 자유실시디자인이므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과 자유실시디자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박정화(주심) 김선수 오경미
233,989
소유권이전등기
2022다224740
20,230,22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의 의미(=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 및 이는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에서 정한 ‘선착순의 방법’의 해석에서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의 절차에 따라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입주 전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그 주택의 새로운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선정된 입주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1]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 제1항 제4호는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하는 경우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는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을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공급규칙’이라고 한다)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를 의미한다. 2020. 12. 22. 법률 제17734호로 개정된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하는 경우 ‘선착순의 방법으로 해당 임대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자로서 입주일부터 분양전환할 때까지 계속하여 거주하면서 분양전환하는 시점에 해당 임대주택 입주 시 자격요건 중 주택소유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경우’를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입법 목적, 관련 법령과 구 주택공급규칙의 규정 내용 및 제·개정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선착순의 방법’ 또한 구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에서의 ‘선착순의 방법’과 동일하게 해석함이 타당하다. [2]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공급규칙’이라고 한다) 제10조 제6항은 "사업주체는 제11조 내지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하고 남은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제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칙 제4조는 주택의 공급대상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데 공공건설임대주택이 포함되는 국민주택 등의 공급대상이 되려면 입주 당시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1조부터 제13조는 주택의 각 공급방법(국민주택 등의 일반공급, 민영주택의 우선공급과 일반공급)별 입주자 선정의 구체적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 주택공급규칙의 조항을 종합하여 보면,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주택의 입주자를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에 의하여 선정하였지만 공급되는 주택 수에 비하여 주택공급을 신청하는 사람이 적어서 발생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사업주체가 구 주택공급규칙 제4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선착순의 방법으로 공급하였을 때 선정된 입주자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구 주택공급규칙의 절차에 따라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입주 전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그 주택의 새로운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하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라고 한다)은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에 의한 방법으로 선정되어 계약까지 체결한 입주자가 계약을 해지한 주택에 대하여 다시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므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선정된 입주자가 아니다. 따라서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는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2020. 12. 22. 법률 제17734호로 개정된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이 될 수 없고, 예비입주자 선정에 관한 구 주택공급규칙 제16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야 한다.
[1] 구 임대주택법(2015. 8. 28. 법률 제13499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4호[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 참조],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6항(현행 제27조 제5항, 제28조 제10항 제1호 참조) / [2] 공공주택 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현행 제4조 참조), 제10조 제6항(현행 제27조 제5항, 제28조 제10항 제1호 참조), 제11조(현행 제27조 참조), 제12조(현행 제28조 참조), 제13조(현행 제30조, 제31조, 제32조 참조), 제16조(현행 제26조 참조)
[1][2]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0다265112 판결(공2023상, 489) / [1]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462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승욱 외 1인) 【피고, 상고인】 정기산업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회생채무자 정기산업 주식회사의 관리인 ○○○의 소송수계인 정기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김명종 외 3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2. 2. 24. 선고 2020나132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인은 2012. 8. 6.경 주식회사 영무건설(이하 ‘영무건설’이라고 한다)로부터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아파트를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14. 8. 5. 위 계약을 해지하였고, 원고가 같은 날 위 아파트를 임차하여 입주하였다. 나. 피고는 2018. 1. 5. 영무건설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포함한 (단지명 생략)을 매수하여 임대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하였고, 원고를 비롯한 임차인들과의 사이에 기존 임대차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새로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임대의무기간이 지나자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와 분양전환 합의를 거쳐 2018. 12.경부터 2019. 3.경까지 분양전환 자격을 갖춘 임차인들과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에 대하여는 원고와 동일세대를 구성하는 부친의 주택소유와 무상전대 등을 이유로 분양전환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영무건설이나 피고가 「공공주택 특별법」상의 공공주택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2015. 8. 28. 법률 제13499호로 전부 개정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부칙 제6조 제2항에 따라 위 전부 개정 전의 임대주택법(이하 ‘종전 임대주택법’이라고 한다)이 적용된다. 그런데 2020. 12. 22. 법률 제17734호로 개정된 「공공주택 특별법」(이하 ‘개정 공공주택특별법’이라고 한다) 부칙 제6조 제1항은 위 규정에도 불구하고 분양전환이 완료되지 아니한 공공건설임대주택에 대하여는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이 적용된다고 규정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의 임대의무기간이 지났음에도 분양전환 자격에 관한 다툼으로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간의 분양전환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위 아파트에 대한 분양전환에는 종전 임대주택법이 아닌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이 적용된다. 나. 따라서 원고의 우선 분양전환 자격은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해당 임대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자일 것을 전제로 하는데, 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2015. 12. 29. 국토교통부령 제26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공급규칙’이라고 한다)의 절차에 따라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 입주 전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그 주택의 새로운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하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라고 한다)은 위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조항에서 정한 선착순의 방법으로 해당 임대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한다. 다. 원고는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로서 분양전환 당시 무주택자로서 거주하였으므로,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에 따른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에 해당한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종전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는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하는 경우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는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을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462 판결 참조). 2)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하는 경우 ‘선착순의 방법으로 해당 임대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자로서 입주일부터 분양전환할 때까지 계속하여 거주하면서 분양전환하는 시점에 해당 임대주택 입주 시 자격요건 중 주택소유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경우’를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입법 목적, 관련 법령과 구 주택공급규칙의 규정 내용 및 제·개정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선착순의 방법’ 또한 종전 임대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4호에서의 ‘선착순의 방법’과 동일하게 해석함이 타당하다. 3)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은 "사업주체는 제11조 내지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하고 남은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제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선착순의 방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칙 제4조는 주택의 공급대상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데 공공건설임대주택이 포함되는 국민주택 등의 공급대상이 되려면 입주 당시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1조부터 제13조는 주택의 각 공급방법(국민주택 등의 일반공급, 민영주택의 우선공급과 일반공급)별 입주자 선정의 구체적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 주택공급규칙의 조항을 종합하여 보면,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란 주택의 입주자를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에 의하여 선정하였지만 공급되는 주택 수에 비하여 주택공급을 신청하는 사람이 적어서 발생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사업주체가 구 주택공급규칙 제4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선착순의 방법으로 공급하였을 때 선정된 입주자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4)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는 구 주택공급규칙 제11조부터 제13조에 의한 방법으로 선정되어 계약까지 체결한 입주자가 계약을 해지한 주택에 대하여 다시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이므로, 남은 주택에 대하여 선정된 입주자가 아니다. 따라서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는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이 될 수 없고, 예비입주자 선정에 관한 구 주택공급규칙 제16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야 한다. 나. 그럼에도 원심이, 입주 전 해지 세대 입주자로서 구 주택공급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바 없는 원고를 공공주택특별법상 우선 분양전환 대상자로 판단한 것에는 개정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 제1항 제1호 (라)목의 ‘선착순의 방법으로 해당 임대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
233,995
손실보전금등지급거부처분취소[시내버스 한정면허를 받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의 보조금 지급신청에 대한 피고 경기도지사의 회신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문제된 사건]
2021두44548
20,230,223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결정하는 방법 [2]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 甲 주식회사가 시내버스 노선을 운행하면서 환승요금할인, 청소년요금할인을 시행한 데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달라며 경기도지사와 광명시장에게 보조금 지급신청을 하였으나, 경기도지사가 甲 회사와 광명시장에게 ‘甲 회사의 보조금 지급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음은 기존에 회신한 바와 같고, 광명시에서는 적의 조치하여 주기 바란다.’는 취지로 통보한 사안에서, 경기도지사의 위 통보는 甲 회사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1]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을 말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2]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 甲 주식회사가 시내버스 노선을 운행하면서 환승요금할인 및 청소년요금할인을 시행한 데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달라며 경기도지사와 광명시장에게 보조금 지급신청을 하였으나, 경기도지사가 甲 회사와 광명시장에게 ‘甲 회사의 보조금 지급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음은 기존에 회신한 바와 같고, 광명시에서는 적의 조치하여 주기 바란다.’는 취지로 통보한 사안에서, 경기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관리 조례 제15조에 따른 보조금 지급사무는 광명시장에게 위임되었으므로 위 신청에 대한 응답은 광명시장이 해야 하고, 경기도지사는 甲 회사의 보조금 지급신청에 대한 처분권한자가 아니며, 위 통보는 경기도지사가 甲 회사의 보조금 신청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통보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광명시장의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권자로서 甲 회사에 대하여는 보조금 지급신청에 대한 의견을 표명함과 아울러 광명시장에 대하여는 경기도지사의 의견에 따라 甲 회사의 보조금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심사하여 甲 회사에 통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경기도지사의 위 통보는 甲 회사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1]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 [2]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9. 4. 23. 법률 제163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2항, 구 지방자치법(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7조 제2항(현행 제185조 제2항 참조)
[1] 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공2010하, 2279),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50324 판결(공2021상, 391)
【원고, 피상고인】 코레일네트웍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린 담당변호사 차선희 외 1인) 【피고, 상고인】 경기도지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성 담당변호사 김기덕 외 2인) 【피고, 상고심당사자】 광명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현준)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1. 6. 11. 선고 2020누112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원고와 피고 광명시장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경기도지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광명시장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 광명시장으로부터 ‘광명역-사당역’ 사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에 관하여 한정면허를 받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로서 위 노선을 운영하면서 환승요금할인, 청소년요금할인을 시행한 데에 따른 손실이 보전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2019. 1. 31. 피고들에게 보조금 지급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 경기도지사는 2019. 2. 10. 원고와 피고 광명시장에게 "원고의 보조금 지급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음은 기존에 회신한 바와 같고, 광명시에서는 적의 조치하여 주기 바란다."라는 취지로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하였다. 다. 원고는 주위적 피고 경기도지사에 대하여 이 사건 통보의 취소를, 예비적 피고 광명시장에 대하여 주위적으로는 보조금 지급신청 거부처분의 취소를, 예비적으로는 피고 광명시장이 원고의 보조금 지급신청에 대하여 응답하지 아니한 데에 대한 부작위 위법확인을 구한다. 라. 제1심은 피고 경기도지사에 대한 소는 이 사건 통보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하고, 피고 광명시장에 대한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각하하는 한편, 예비적 청구는 인용하였다. 마. 이에 대하여 원고 및 피고 광명시장이 각 항소하였는데, 원심은 이 사건 통보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 경기도지사의 본안전항변을 배척한 뒤, 본안 심리에 나아가 피고 경기도지사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는 한편, 피고 광명시장에 대한 주위적·예비적 소는 모두 각하하였다. 2. 피고 경기도지사가 한 이 사건 통보의 항고소송 대상적격 유무 가. 관련 법리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을 말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경기도지사의 이 사건 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9. 4. 23. 법률 제163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2항은 시·도는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에게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고, 이 경우 보조 또는 융자의 대상 및 방법과 보조금 또는 융자금의 상환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해당 시·도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경기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관리 조례」(2021. 11. 2. 경기도조례 제72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0조 제2항 각호의 어느 사업에 해당하는 사업 등을 수행하는 경우에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필요자금의 일부를 보조 또는 융자할 수 있되, 다만 도지사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면허 및 등록에 관한 권한을 시장·군수에게 위임한 경우에는 이를 수임한 시장·군수가 그 필요자금의 일부를 보조 또는 융자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재정지원의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해당 시장·군수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지사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면허 및 등록 권한을 시장·군수에게 위임한 때에는 면허 및 등록 권한을 행사하는 시장·군수가 보조금 지급사무도 함께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 아래 시장·군수에게 경기도의 보조금 지급 등 사무를 위임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구 「경기도 사무위임 규칙」(2021. 10. 6. 경기도규칙 제39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 1]에 의하면, 광역급행형인 시내버스운송사업 및 시외버스운송사업을 제외한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면허권한은 시장·군수에게 위임되었다. 그러므로 앞서 본 구 「경기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관리 조례」제15조에 의하여 위 조례가 정한 보조금 등 지급사무는 피고 광명시장을 비롯한 시장·군수에게 위임되었다. 이와 같이 행정권한의 위임이 있는 경우, 그 사무권한은 수임청에 이전되고 수임청은 스스로의 책임 아래 그 사무권한을 행사하여야 한다. 또한 시·군 및 자치구나 그 장이 위임받아 처리하는 시·도의 사무에 관하여는 시·도지사의 지도·감독을 받는다[구 지방자치법(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7조 제2항].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이 사건 통보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경위는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7. 3. 7. 피고 광명시장에게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 환승요금할인’을 시행한 데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신청하였고, 피고 광명시장은 피고 경기도지사에게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피고 경기도지사는 2017. 4. 5. 피고 광명시장에게 ‘해당 노선버스 사업자 모집 당시 별도의 보조금 지원이 없다는 조건을 공고하였고 원고가 이에 응모하여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므로 보조금 지급은 불가하다.’고 회신하였다. 피고 광명시장은 2017. 4. 11. 원고에게 피고 경기도지사의 위 회신결과를 통보하였다. 나) 원고는 ‘경기도 옴부즈만’에 고충민원을 신청하였다. 경기도 옴부즈만은 모집 공고 당시의 ‘별도의 보조금 지원 없음’이라는 조건은 운송수지 적자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환승요금할인이나 청소년요금할인에 의한 손실에 대하여는 보조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피고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옴부즈만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경기도 옴부즈만은 원고의 고충민원을 재심의하여 보조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거듭 표명하였으나, 피고 경기도지사는 마찬가지로 옴부즈만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다) 원고는 2019. 1. 31. 피고들에게 ‘환승요금할인 및 청소년요금할인’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달라고 신청하였으나, 피고 경기도지사는 2019. 2. 10. 원고와 피고 광명시장에게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에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보조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근거로 구 「경기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관리 조례」제15조를 들고 있는바, 이를 비롯하여 앞서 본 경위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들에게 위 조례에 근거한 보조금 지급을 신청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위 조례에 따른 보조금 지급사무는 피고 광명시장에게 위임되었으므로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한 위 신청에 대한 응답은 그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피고 광명시장이 하여야 하고, 피고 경기도지사는 원고의 보조금 지급신청에 대한 처분권한자가 아니다. 또한 앞에서 본 이 사건 통보 내용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보는 피고 경기도지사가 원고의 보조금 신청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통보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피고 광명시장의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권자로서 원고에 대하여는 보조금 지급신청에 대한 의견을 표명함과 아울러 피고 광명시장에 대하여는 피고 경기도지사의 의견에 따라 원고의 보조금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심사하여 원고에게 통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경기도지사의 이 사건 통보는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주위적 피고 경기도지사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이와 달리 주위적 피고 경기도지사에 대한 소에 대하여 본안에 나아가 판단한 원심은 항고소송 대상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피고 경기도지사에 대한 부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은 피고 경기도지사의 상고에 의하여 예비적 피고 광명시장에 대한 소까지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었으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예비적 피고 광명시장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되, 이 법원이 직접 판결하기에 충분하므로 다음과 같이 판결하기로 한다. 원고는, 예비적 피고 광명시장에 대하여, 주위적으로는 피고 광명시장이 원고에게 보조금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하였음을 전제로 그 거부처분의 취소를, 예비적으로는 피고 광명시장이 원고의 보조금 지급신청에 대하여 응답하지 아니한 부작위의 위법확인을 구한다. 피고 광명시장이 원고의 보조금 신청에 대하여 아무런 응답을 하고 있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거부처분 취소 청구 부분은 존재하지 아니한 처분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다만 피고 광명시장은 구 「경기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관리 조례」 제15조가 정한 보조금 지급사무 권한자로서 위 보조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그 신청을 인용하는 적극적 처분을 하거나 각하 또는 기각하는 등의 소극적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의 응답의무가 있다. 피고 광명시장이 원심 변론종결일인 2021. 4. 7.까지 원고의 신청에 응답하지 아니한 부작위는 그 자체로 위법하다.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피고 경기도지사에 대한 소와 예비적 피고 광명시장에 대한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고, 원고의 예비적 피고 광명시장에 대한 예비적 청구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그에 대한 원고와 피고 광명시장의 각 항소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원고와 피고 광명시장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제기 이후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경기도지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광명시장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
233,975
업무정지처분취소[개업공인중개사가 서명 및 날인하여야 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의미가 문제된 사건]
2022두57381
20,230,223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 행정처분에 적용되는 법령(=처분 시 시행되는 개정 법령) 및 법령 위반행위에 대하여 행정상 제재처분을 할 때 적용되는 법령(=위반행위 시 시행되던 법령) [2] 개업공인중개사에게 거래계약서 또는 확인·설명서에 서명 및 날인하도록 한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4항의 규정 취지 및 여기서 말하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확인·설명서’에 개업공인중개사가 보존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가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1] 행정처분은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에도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처분 당시 시행되는 개정 법령과 그 정한 기준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나, 법령 위반행위에 대하여 행정상의 제재처분을 하려면 달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위반행위 당시 시행되던 법령에 따라야 한다. [2] 구 공인중개사법(2018. 8. 14. 법률 제157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조 제3항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되어 거래계약서를 작성하는 때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확인·설명사항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서면으로 작성하여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동안 그 사본을 보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확인·설명서에는 개업공인중개사(법인인 경우에는 대표자를 말하며, 법인에 분사무소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분사무소의 책임자를 말한다)가 서명 및 날인하되, 당해 중개행위를 한 소속공인중개사가 있는 경우에는 소속공인중개사가 함께 서명 및 날인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개업공인중개사로 하여금 거래계약서 또는 확인·설명서에 서명 및 날인하도록 하는 것은 거래계약 당사자 간의 분쟁을 예방하고 중개업자의 공정한 중개행위를 담보하기 위하여 개업공인중개사로 하여금 확인·설명서 등에 자필로 서명하고 인장을 날인하게 함으로써 중개업무수행의 직접성과 공식성을 확보하려는 데에 취지가 있다. 이와 같은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3항, 제4항의 내용, 체계와 취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에 관한 엄격해석의 원칙 등을 고려하면,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4항에서 말하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확인·설명서’란 개업공인중개사가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의미하고, 개업공인중개사가 보존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는 포함되지 않는다.
[1] 행정소송법 제1조[행정처분일반] / [2] 구 공인중개사법(2018. 8. 14. 법률 제157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3항, 제4항
[1]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8두15169 판결(공2010상, 751),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두50474 판결(공2016상, 435),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두57701 판결 / [2]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두7987 판결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송정 담당변호사 서한규) 【피고, 피상고인】 구미시장 【원심판결】 대구고법 2022. 9. 16. 선고 2022누253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구미시 (주소 1 생략)에서 ‘○○○ 공인중개사’라는 상호로 중개사무소를 개설·등록하여 운영하고 있는 개업공인중개사이다. 나. 원고는 2018. 8. 22.경 구미시 (주소 2 생략)△△△△△△ 아파트(동호수 생략) 전세계약을 중개하면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원본을 여러 장 작성하여 각 계약당사자들 및 상대방 공인중개사에게 교부하고 그중 한 장을 자신이 보관하였다. 다. 피고는 2021. 4. 15. 위 사무소를 방문하여 현장 지도·점검을 한 결과, 위 전세계약과 관련하여 원고가 보관 중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이하 ‘이 사건 확인·설명서’라 한다)에 원고의 서명이 누락되어 있는 등 총 3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하였다. 라. 피고는 2021. 5. 26. 원고에게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서명 또는 날인을 누락하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4항을 위반하였다.’라는 이유로 업무정지 1개월 15일을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관련 규정과 법리 가. 이 사건 처분에 적용할 법령 행정처분은 그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에도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처분 당시 시행되는 개정 법령과 그 정한 기준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나(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8두15169 판결 등 참조), 법령 위반행위에 대하여 행정상의 제재처분을 하려면 달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위반행위 당시 시행되던 법령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두50474 판결,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두5770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처분은 2018. 8. 22. 전세계약서 작성 당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당시 시행되던 구 공인중개사법(2018. 8. 14. 법률 제15724호로 개정되어 2018. 11. 15.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인중개사법’이라 한다) 제25조 제4항에 따라야 한다. 나. 관련 법리 1)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3항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되어 거래계약서를 작성하는 때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확인·설명사항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서면으로 작성하여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동안 그 사본을 보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확인·설명서에는 개업공인중개사(법인인 경우에는 대표자를 말하며, 법인에 분사무소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분사무소의 책임자를 말한다)가 서명 및 날인하되, 당해 중개행위를 한 소속공인중개사가 있는 경우에는 소속공인중개사가 함께 서명 및 날인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개업공인중개사로 하여금 거래계약서 또는 확인·설명서에 서명 및 날인하도록 하는 것은 거래계약 당사자 간의 분쟁을 예방하고 중개업자의 공정한 중개행위를 담보하기 위하여 개업공인중개사로 하여금 확인·설명서 등에 자필로 서명하고 인장을 날인하게 함으로써 중개업무수행의 직접성과 공식성을 확보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두7987 판결 참조). 2) 이와 같은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3항, 제4항의 내용, 체계와 취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에 관한 엄격해석의 원칙 등을 고려하면,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4항에서 말하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확인·설명서’란 개업공인중개사가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의미하고, 개업공인중개사가 보존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보관하던 이 사건 확인·설명서는 원고가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그대로 복사한 사본이 아니라 계약 당시 별도로 작성하여 보관하던 원본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확인·설명서에 원고의 서명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원본에도 원고의 서명이 없었을 것이라고 추인할 수는 없다. 이 사건 기록상 원고가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원본에도 원고의 서명이 누락되어 있다는 점에 관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원고는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라는 취지로 원고의 서명과 날인이 모두 있는 확인·설명서를 증거로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보관하고 있던 이 사건 확인·설명서에 서명을 하지 아니한 행위는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4항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4항에 규정된 개업공인중개사 서명·날인의 대상이 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3,981
변호사법위반[개인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된 법무사법 개정이 형법 제1조 제2항 및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는 사안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사건]
2022도4610
20,230,223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려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러한 법령 변경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법무사인 피고인이 개인파산·회생사건 관련 법률사무를 위임받아 취급하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범행 이후인 2020. 2. 4. 개정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의하여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의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된 사안에서, 위 법무사법 개정은 범죄사실의 해당 형벌법규 자체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성립 요건과 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법무사법 제2조의 규정이 보충규범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 법무사법 개정은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1]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이러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규정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려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여야 하므로, 이와 관련이 없는 법령의 변경으로 인하여 해당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즉,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는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 성립의 요건과 구조, 형벌법규와 변경된 법령과의 관계, 법령 변경의 내용·경위·보호목적·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할 수 있다. [2] 법무사인 피고인이 개인파산·회생사건 관련 법률사무를 위임받아 취급하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범행 이후인 2020. 2. 4. 법률 제16911호로 개정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의하여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의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된 사안에서, 위 법무사법 개정은 범죄사실의 해당 형벌법규 자체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성립 요건과 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법무사법 제2조의 규정이 보충규범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기본적으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므로, 그 변경은 문제 된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인 점, 법무사법 제2조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와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보호목적과 입법 취지 등을 같이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법무사법 개정은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심이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지 아니하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의 유죄를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1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 [2] 형법 제1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구 법무사법(2020. 2. 4. 법률 제16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
[1]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공2023상, 318)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종희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22. 4. 7. 선고 2018노310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공소외인과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고 모두 공소외인의 단독범행에 불과함에도 원심이 잘못된 사실인정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 및 이에 기초한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이러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규정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려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여야 하므로, 이와 관련이 없는 법령의 변경으로 인하여 해당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즉,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는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 성립의 요건과 구조, 형벌법규와 변경된 법령과의 관계, 법령 변경의 내용·경위·보호목적·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할 수 있다(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의 범행 이후인 2020. 2. 4. 법률 제16911호로 개정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의하여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의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이하 ‘이 사건 법률 개정’이라고 한다)되었으므로 범죄 후 법령의 개폐로 형이 폐지된 때로서 면소판결 대상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의 유죄를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법률 개정은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지 아니하고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형법 제1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 등의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1) 이 사건 법률 개정은 판시 범죄사실의 해당 형벌법규 자체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성립 요건과 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법무사법 제2조의 규정이 보충규범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기본적으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다. 따라서 그 변경은 문제 된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대상인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법무사법 제2조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와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그 보호목적과 입법 취지 등을 같이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
233,979
잠정조치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검사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고 한다) 제9조 제1항 제2, 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이 내려진 행위자에 대하여 그 잠정조치 기간이 만료된 후 다시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 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청구하는 사안]
2022모2092
20,230,223
대법원
형사
결정
기간이 정하여져 있으나 연장이 가능한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의 경우, 그 기간의 연장결정 없이 기간이 만료된 후 해당 잠정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결정을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검사는 기간이 만료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청구했을 때와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과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를 이유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의하여 다시 새로운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법원이 기존에 내려진 잠정조치 결정 당시 스토킹범죄사실과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만을 이유로 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을 하는 경우, 잠정조치 결정을 할 수 있는 횟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고 한다)의 입법 목적, 스토킹처벌법의 규정 체계,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의 특성, 스토킹처벌법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하면,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① 기간이 정하여져 있으나 연장이 가능한 접근금지 잠정조치(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의 100m 이내 접근금지, 제3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결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의 연장결정 없이 기간이 만료되면 효력을 상실하고, 그 이후에는 해당 잠정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 ② 그러나 검사는 기간이 만료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청구했을 때와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과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를 이유로 제8조 제1항에 의하여 다시 새로운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도 제9조 제1항에 의하여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을 할 수 있다. 다만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연장과의 균형을 위해 기존에 내려진 잠정조치 결정 당시 스토킹범죄사실과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만을 이유로 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은 각 2개월의 범위에서 두 차례에 한정해서만 추가로 가능하다. 법원은 스토킹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고,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새로운 잠정조치를 명할 필요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이 만료된 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발생하기 전이라도 스토킹행위자가 제3자에게 추가 스토킹범죄를 예고하는 등 스토킹처벌법에 열거된 5가지 행위 유형에 속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하거나 스토킹범죄 단계에 이르지 않는 스토킹행위를 하는 등 스토킹범죄 이후 정황으로 스토킹범죄가 재발될 우려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필요한 경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바, 이 경우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잠정조치를 위해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도록 요구하는 결과에 이르므로 스토킹범죄의 특성과 잠정조치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구속 또는 재체포를 제한하는 명문의 규정(제208조, 제214조의3 참조)이 있으나 스토킹처벌법의 잠정조치에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再) 잠정조치를 제한하는 규정이 따로 없는 이상, 기존 잠정조치 이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없더라도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 스토킹처벌법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잠정조치 요건을 충족한다면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도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 제5항, 제11조 제2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08조, 제214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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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행위자】 스토킹행위자 【재항고인】 검사 【원심결정】 대구지법 2022. 9. 21. 자 2022로157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스토킹범죄에 대한 잠정조치 관련 법리 가. 1) 스토킹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증가하고, 범행 초기에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스토킹이 폭행, 살인 등 신체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강력범죄로 이어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고 한다)은 스토킹이 범죄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가해자 처벌 및 그 절차에 관한 특례와 스토킹범죄 피해자에 대한 각종 보호절차를 마련하여 범죄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스토킹이 더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2021. 4. 20. 제정되었다. 2)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제2조 제1호 각 목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스토킹행위"(제2조 제1호)로, 이러한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스토킹범죄"(제2조 제2호)로 정의하고 있다. 스토킹행위는 행위자가 감정이 해소되기 전에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고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각해지는 경향과 강력범죄로 비약할 가능성이 있다. 스토킹처벌법이 스토킹행위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스토킹범죄를 구별하면서 스토킹행위 단계에서부터 사법경찰관의 응급조치(제3조)와 긴급응급조치(제4조)를 통해 스토킹행위의 상대방을 보호하려는 것도 이러한 스토킹행위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3) 한편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범죄 단계에서의 임시조치로서 잠정조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검사는 스토킹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제9조 제1항 각호의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제8조 제1항),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스토킹행위자에게 접근금지 등 일정한 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제9조 제1항). 제9조 제1항 제2호(100m 이내 접근금지) 및 제3호(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에 따른 잠정조치기간은 2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검사는 수사 또는 공판과정에서 잠정조치가 계속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에 해당 잠정조치기간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고(제11조 제2항), 법원은 직권 또는 위와 같은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피해자의 보호를 위하여 그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위 각 접근금지 잠정조치에 대하여 두 차례에 한정하여 각 2개월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제9조 제5항, 제11조 제3항 참조). 나. 1) 위와 같은 스토킹처벌법의 입법 목적, 스토킹처벌법의 규정 체계,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의 특성, 스토킹처벌법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하면,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① 기간이 정하여져 있으나 연장이 가능한 접근금지 잠정조치(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의 100m 이내 접근금지, 제3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결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의 연장결정 없이 기간이 만료되면 효력을 상실하고, 그 이후에는 해당 잠정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 ② 그러나 검사는 기간이 만료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청구했을 때와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과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를 이유로 제8조 제1항에 의하여 다시 새로운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도 제9조 제1항에 의하여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을 할 수 있다. 다만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연장과의 균형을 위해 기존에 내려진 잠정조치 결정 당시 스토킹범죄사실과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만을 이유로 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은 각 2개월의 범위에서 두 차례에 한정해서만 추가로 가능하다. 법원은 스토킹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고,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새로운 잠정조치를 명할 필요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2)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이 만료된 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발생하기 전이라도 스토킹행위자가 제3자에게 추가 스토킹범죄를 예고하는 등 스토킹처벌법에 열거된 5가지 행위 유형에 속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하거나 스토킹범죄 단계에 이르지 않는 스토킹행위를 하는 등 스토킹범죄 이후 정황으로 스토킹범죄가 재발될 우려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필요한 경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바, 이 경우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잠정조치를 위해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도록 요구하는 결과에 이르므로 스토킹범죄의 특성과 잠정조치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구속 또는 재체포를 제한하는 명문의 규정(제208조, 제214조의3 참조)이 있으나 스토킹처벌법의 잠정조치에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再) 잠정조치를 제한하는 규정이 따로 없는 이상, 기존 잠정조치 이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없더라도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 스토킹처벌법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잠정조치 요건을 충족한다면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도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이 사건의 판단 행위자에 대하여 2022. 7.경 대구지방법원 2022초기1669호로 잠정조치 기간이 2022. 9. 3.까지인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 제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이 내려졌고, 검사는 2022. 9. 8.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 제3호의 잠정조치를 구하는 이 사건 청구를 하였는데, 청구서의 ‘범죄사실’은 위 잠정조치 청구 당시 범죄사실과 동일하다. 원심은 종전 잠정조치 결정과 동일한 스토킹범죄를 이유로 다시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없다는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스토킹처벌법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을 위반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333
손해배상(기)
2021다202903
20,230,30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국가 산하 수사기관이 ‘甲이 도일(渡日)하여 조총련 대남공작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乙 및 그의 상부조직과 연계된 후 국내에 잠입하여 간첩활동을 하다가 검거되었다.’는 취지의 수사발표와 보도자료 배포를 한 후, 甲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였으며, 乙은 위 수사발표 및 그 후 이루어진 지명수배 때문에 일본에 머물면서 귀국하지 못하다가 10여 년이 지난 후 귀국하여 공항에서 임의동행 형식으로 수사기관에 연행된 다음 불법구금 상태로 이루어진 조사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자백하고 반성문을 제출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는데, 그 후 甲이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자, 乙이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위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乙에 대한 지명수배는 모두 乙에 대한 수사절차의 일환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도,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불법구금에 대해서는 위법하다고 인정한 반면, 乙에 대한 지명수배는 위법하지 않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3]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甲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甲 등 간첩 일당의 일본 측 대남공작 조직원으로 지목된 乙이 자신에 대한 국가 산하 수사기관의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이 위법하다며 국가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乙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은 모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을 구성하는 일부분이고, 그중 일부 행위만 떼어내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의 적용을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데도, 불법구금만을 개별적으로 취급하여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4] 불법행위 시와 변론종결 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지나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사실심 변론종결일) 및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불법행위 시부터 지연손해금이 가산되는 원칙적인 경우보다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적절히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 시의 위자료 원금을 산정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적극)
[1] 국가 산하 수사기관이 ‘甲이 도일(渡日)하여 조총련 대남공작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乙 및 그의 상부조직과 연계된 후 국내에 잠입하여 간첩활동을 하다가 검거되었다.’는 취지의 수사발표와 보도자료 배포를 한 후, 甲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였으며, 乙은 위 수사발표 및 그 후 이루어진 지명수배 때문에 일본에 머물면서 귀국하지 못하다가 10여 년이 지난 후 귀국하여 공항에서 임의동행 형식으로 수사기관에 연행된 다음 불법구금 상태로 이루어진 조사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자백하고 반성문을 제출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는데, 그 후 甲이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자, 乙이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으로서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를 판단할 때에는 국가기관의 직무집행을 전체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데, 수사발표나 배포된 보도자료의 내용에 비추어 乙에 대한 지명수배 조치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乙은 검거를 우려하여 10여 년간 입국하지 못하였던 점, 乙이 입국하자 수사기관에서 바로 임의동행한 것도 지명수배로 인한 것으로서 지명수배 조치가 불법구금을 용이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국가 산하 수사기관이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였고 이에 기초하여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乙에 대한 지명수배가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乙에 대한 지명수배는 모두 乙에 대한 수사절차의 일환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도,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불법구금에 대해서는 위법하다고 인정한 반면, 乙에 대한 지명수배는 위법하지 않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과거사정리법상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3]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甲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甲 등 간첩 일당의 일본 측 대남공작 조직원으로 지목된 乙이 자신에 대한 국가 산하 수사기관의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이 위법하다며 국가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甲 등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는 국가 산하 수사기관의 수사관들이 위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을 통해 받아낸 임의성 없는 자백을 기초로 증거를 조작한 사건으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고, 여기서 乙은 간첩 일당의 일본 측 대남공작 조직원으로 지목되었으므로, 乙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은 모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을 구성하는 일부분이고, 그중 일부 행위만 떼어내어 과거사정리법의 적용을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데도, 불법구금만을 개별적으로 취급하여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4] 불법행위 시와 변론종결 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지나 위자료를 산정할 때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 시의 통화가치 등에 불법행위 시와 비교하여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는 예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일로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처럼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이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불법행위 시부터 지연손해금이 가산되는 원칙적인 경우보다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적절히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 시의 위자료 원금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
[1]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 [2]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4호 / [3]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4호 / [4] 민법 제393조, 제750조, 제751조, 제763조
[2]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공2020상, 16), 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 162, 219, 466, 2015헌바50, 440, 2014헌바223, 290, 2016헌바419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63, 1394) / [4]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다103950 판결(공2011상, 319)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4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향 담당변호사 이상희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이종걸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2. 11. 선고 2019나20583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 2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패소 부분 중 원심 판결문 별지 ‘인용액’란 기재 각 금원과 제1심 판결문 별지1 ‘인용액’란 기재 각 금원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 2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위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소속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라 한다) 및 국군보안사령부(이하 ‘보안사’라 한다) 수사관들은 1987. 7. 5. 보안사 수사분실로 소외 1을 데리고 가 1987. 7. 13. 21:00경 구속영장이 집행될 때까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자백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소외 1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제1심에서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고(서울형사지방법원 87고합1016호), 항소심에서 징역 8년, 자격정지 8년을 선고받았으며(서울고등법원 88노563호), 1988. 8. 23.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대법원 88도1027호). 나. 피고 산하 안기부 및 보안사는 1987. 9. 4. ‘간첩 소외 1은 1982. 2.경 도일(渡日)하여 오사카에 ○○○○연구소를 설치하고 국내외 인권운동을 위장, 조총련 대남공작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고 1 및 그의 상부조직과 연계된 후 국내에 잠입하여 거액의 공작금을 사용하면서 야권 정치인 및 재야 인사들과 긴밀히 접촉, 정치사회연구소 결성 추진 및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결성에 관여하면서 국내의 정국추세 및 반정부 운동권의 동향과 각종 지하유인물을 수집, 일본인 연락책을 통하여 보고하는 등 암약하면서 야당 정치지도자 △△인사와 접촉 시도 중인 것을 검거하였다.’는 취지의 수사발표를 하면서 언론에 "정치권 침투간첩 소외 1 일당사건"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 다. 원고 1은 1982년경 일본으로 출국하여 그곳에서 거주하다가 위 수사발표로 인하여 자유롭게 귀국할 수 없게 되었고 1993. 11. 9.경 위 사건으로 지명수배되어 계속 일본에 머물다가 1998. 5. 14. 귀국하였다. 피고 소속 안기부 수사관은 원고 1을 공항에서 임의동행 형식으로 안기부로 데리고 가 1998. 5. 16.까지 조사하였고, 원고 1은 조사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자백하고 반성문(준법서약서)을 제출하였다. 원고 1은 1998. 12. 28. 서울지방검찰청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라. 소외 1은 2014. 10. 21.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15. 12. 18. 재심개시결정을 하였으며, 2017. 11. 30. ‘소외 1의 자백은 불법구금 등 허위진술을 유발 또는 강요할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임의성이 없고,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도 위와 같이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소외 1의 자백 취지의 진술을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들로서 증거능력이 없거나 증명력이 부족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외 1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17. 12. 8. 확정되었다. 2.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가. 원심은 원고 1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불법구금에 대해서는 위법하다고 인정한 반면, 지명수배에 대해서는 소재불명된 피의자의 소재 발견을 위한 수사 방편의 하나로서 수사기관 내부의 단순한 공조 내지 의사연락에 불과하므로 지명수배 조치 자체가 원고 1에 대하여 어떠한 직접 효력을 가지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으로서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를 판단할 때에는 국가기관의 직무집행을 전체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수사발표나 배포된 보도자료의 내용에 비추어 원고 1에 대한 지명수배 조치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원고 1은 검거를 우려하여 10여 년간 대한민국에 입국하지 못하였다. 또한 원고 1이 입국하자 수사기관에서 바로 임의동행한 것도 지명수배로 인한 것으로서 지명수배 조치가 불법구금을 용이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 산하 안기부가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였고 이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원고 1에 대한 지명수배는 모두 원고 1에 대한 수사절차의 일환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 1에 대한 지명수배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소멸시효 가.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헌법재판소 2014헌바148 등 전원재판부 결정). 따라서 과거사정리법상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원고 1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서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반면, 불법구금에 대해서는 자수 형식으로 귀국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혐의에 대하여 자백 취지로 진술하는 등 소외 1에 대한 불법구금과 같이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였다. 다. 그러나 원심이 불법구금에 대해서만 개별적으로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원심도 인정한 바와 같이 소외 1 등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는 피고 산하 안기부 및 보안사 수사관들이 위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을 통해 받아낸 임의성 없는 자백을 기초로 증거를 조작한 사건으로 과거사정리법상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한다. 원고 1은 그 간첩 일당의 일본 측 대남공작 조직원으로 지목되었다. 따라서 원고 1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은 모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을 구성하는 일부분이고, 그중 일부 행위만을 떼어내어 과거사정리법의 적용을 부정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다. 그럼에도 원심은 불법구금에 대해서만 개별적으로 취급하면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채증법칙 위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망 소외 2에 대하여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지연손해금의 기산일 불법행위 시와 변론종결 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지나 위자료를 산정할 때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 시의 통화가치 등에 불법행위 시와 비교하여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는 예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일로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처럼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이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불법행위 시부터 지연손해금이 가산되는 원칙적인 경우보다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적절히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 시의 위자료 원금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다10395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심 변론종결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자료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2(위 원고는 원심에서 부대항소가 인용되었다)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패소 부분 중 원심에서 추가로 위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가 기각된 금원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 2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2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339
손해배상(의)[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한 진료 과실 등으로 병원에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
2020다218925
20,230,30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의사의 설명의무의 내용 [2]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해서 의료행위에 관한 설명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의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한 경우, 그러한 설명이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을 통하여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전달됨으로써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하고 승낙을 받을 필요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설명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설명의 정도
[1] 의사는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에게 수술 등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그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과 부작용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환자가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환자로 하여금 수술 등의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다. [2] 의료법 제24조의2 제1항, 제2항은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수술 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 등을 환자에게,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의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고 서면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항은 응급의료종사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응급환자에 대하여 응급의료를 하여야 하는 경우 응급환자의 법정대리인이 동행하였으면 그 법정대리인에게 응급의료에 관하여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고, 법정대리인이 동행하지 아니하였다면 동행한 사람에게 설명한 후 응급처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제2항은 인간대상연구를 함에 있어 인간대상연구자는 연구대상자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동의 능력이 없거나 불완전한 사람으로서 아동복지법 제3조 제1호의 18세 미만인 아동이 참여하는 연구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 등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 경우 법정대리인 등의 동의는 연구대상자의 의사에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법 및 관계 법령들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환자가 미성년자라도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이상 자신의 신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해서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미성년자인 환자는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의 보호 아래 병원에 방문하여 의사의 설명을 듣고 의료행위를 선택·승낙하는 상황이 많을 것인데, 이 경우 의사의 설명은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이루어지고 미성년자인 환자는 설명 상황에 같이 있으면서 그 내용을 듣거나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으로부터 의료행위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전해 들음으로써 의료행위를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 정신적이나 신체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미성년자에게는 언제나 의사가 직접 의료행위를 설명하고 선택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이처럼 미성년자와 유대관계가 있는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을 통하여 설명이 전달되어 수용하게 하는 것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해서 더 바람직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의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하였다면, 그러한 설명이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을 통하여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전달됨으로써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더라도 미성년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의료행위 결정과 시행에 미성년자의 의사가 배제될 것이 명백한 경우나 미성년자인 환자가 의료행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보이는 경우처럼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하고 승낙을 받을 필요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의사는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 대한 설명만으로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의료행위를 설명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설명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의 나이, 미성년자인 환자가 자신의 질병에 대하여 갖고 있는 이해 정도에 맞추어 설명을 하여야 한다.
[1] 의료법 제24조의2, 민법 제750조 / [2] 의료법 제24조의2 제1항, 제2항,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항,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제2항, 민법 제750조
[1] 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공1994상, 1440),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다265010 판결(공2022상, 446)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 모 원고 2)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강 담당변호사 백준기 외 1인) 【원고, 상고인】 원고 2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강 담당변호사 백준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서울대학교병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차한성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 23. 선고 2019나20280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 1(당시 11세 7개월)은 2016. 6. 17.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해 피고 서울대학교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 내원하였고, 원고 1의 어머니 원고 2는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한 간접 우회로 조성술 시행 전 검사로서 뇌혈관 조영술(이하 ‘이 사건 조영술’이라 한다)을 하여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나. 원고 1은 2016. 6. 30. 피고 병원에 입원한 뒤 2016. 7. 1. 09:00경부터 10:20경까지 이 사건 조영술을 받은 후 10:37경 병실로 옮겨졌다. 다. 원고 1은 2016. 7. 1. 12:02경부터 간헐적으로 입술을 실룩이면서 경련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16:01경 경련이 가라앉은 듯하다가 16:20경 다시 경련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17:26경 뇌 MRI 촬영검사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좌측 중대뇌동맥에 급성 뇌경색 소견이 보여 18:52경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았다. 라. 원고 1은 2016. 7. 13. 간접 우회로 조성술을 받은 다음, 2016. 7. 20. 피고 병원을 퇴원하였으나 영구적인 우측 편마비 및 언어기능 저하가 후유장애로 남게 되었다. 2.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이 사건 조영술을 선택, 시행하는 과정에서나 시행한 후에 적절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보이므로 원고 1의 뇌경색과 후유장애 발생에 피고 병원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이 피고 병원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구하는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원고 2의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와 설명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1에게 이 사건 조영술의 시행과정이나 시행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원고 1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1) 의사는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에게 수술 등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그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과 부작용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환자가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환자로 하여금 수술 등의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다265010 판결 등 참조). 2) 의료법 제24조의2 제1항, 제2항은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수술 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 등을 환자에게,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의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고 서면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항은 응급의료종사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응급환자에 대하여 응급의료를 하여야 하는 경우 응급환자의 법정대리인이 동행하였으면 그 법정대리인에게 응급의료에 관하여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고, 법정대리인이 동행하지 아니하였다면 동행한 사람에게 설명한 후 응급처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제2항은 인간대상연구를 함에 있어 인간대상연구자는 연구대상자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동의 능력이 없거나 불완전한 사람으로서 아동복지법 제3조 제1호의 18세 미만인 아동이 참여하는 연구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 등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 경우 법정대리인 등의 동의는 연구대상자의 의사에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가) 이러한 의료법 및 관계 법령들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환자가 미성년자라도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이상 자신의 신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해서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할 의무를 부담한다. 나) 그러나 미성년자인 환자는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의 보호 아래 병원에 방문하여 의사의 설명을 듣고 의료행위를 선택·승낙하는 상황이 많을 것인데, 이 경우 의사의 설명은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이루어지고 미성년자인 환자는 설명 상황에 같이 있으면서 그 내용을 듣거나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으로부터 의료행위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전해 들음으로써 의료행위를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 정신적이나 신체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미성년자에게는 언제나 의사가 직접 의료행위를 설명하고 선택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이처럼 미성년자와 유대관계가 있는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을 통하여 설명이 전달되어 수용하게 하는 것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해서 더 바람직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의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하였다면, 그러한 설명이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을 통하여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전달됨으로써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 다만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더라도 미성년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의료행위 결정과 시행에 미성년자의 의사가 배제될 것이 명백한 경우나 미성년자인 환자가 의료행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보이는 경우처럼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의료행위에 관하여 설명하고 승낙을 받을 필요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의사는 친권자나 법정대리인에 대한 설명만으로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의료행위를 설명하여야 한다. 라) 이와 같이 의사가 미성년자인 환자에게 직접 설명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의사는 미성년자인 환자의 나이, 미성년자인 환자가 자신의 질병에 대하여 갖고 있는 이해 정도에 맞추어 설명을 하여야 한다. 4)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결의 이유를 살펴본다. 원심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2016. 6. 30. 원고 2에게 이 사건 조영술에 관하여 설명하였고, 원고 2는 이 사건 조영술 시술동의서에 환자의 대리인 또는 보호자로서 서명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렇다면 원고 1은 원고 2로부터 피고 병원 의료진의 설명 내용을 전해 듣고 이 사건 조영술 시행을 수용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당시 원고 2와 함께 피고 병원 의료진의 설명을 들었을 수도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 1에게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 원심이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이 사건 조영술에 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문제 삼아 원고 1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판단하려면 우선 원고 1에게 의료행위의 의미를 이해하고 선택·승낙할 수 있는 결정능력이 있는지를 심리하여야 하고, 원고 1이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면 원고 2에게 이 사건 조영술에 관한 설명을 하였더라도 원고 1에게 직접 설명하여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심리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원고 1에게 직접 설명하였다는 사정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1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미성년자인 환자에 대한 의사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335
실화[담배꽁초를 버린 공동의 과실이 경합되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경우 각자 실화죄의 책임을 부담하는지 문제된 사안]
2022도16120
20,230,309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형법상 부작위범의 성립 요건 / 실화죄에 있어서 공동의 과실이 경합되어 화재가 발생한 경우, 적어도 각 과실이 화재의 발생에 대하여 하나의 조건이 된 이상 그 공동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각자 실화죄의 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 [2] 피고인들이 분리수거장 방향으로 담배꽁초를 던져 버리고 현장을 떠난 후 화재가 발생하여 각각 실화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들 각자의 실화죄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1]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법익침해의 결과발생을 방지할 법적인 작위의무를 지고 있는 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는데도 결과발생을 용인하고 방관한 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만한 것이라면 부작위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실화죄에 있어서 공동의 과실이 경합되어 화재가 발생한 경우 적어도 각 과실이 화재의 발생에 대하여 하나의 조건이 된 이상은 그 공동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각자 실화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2] 피고인들이 분리수거장 방향으로 담배꽁초를 던져 버리고 현장을 떠난 후 화재가 발생하여 각각 실화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들 각자 본인 및 상대방이 버린 담배꽁초 불씨가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등 화재를 미리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만연히 현장을 떠난 과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피고인들 각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위 화재를 일으켰다고 보아, 피고인들 각자의 실화죄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하는 한편, 원심판단 중 위 화재가 피고인들 중 누구의 행위에 의한 것인지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취지의 부분은 ‘피고인들 중 누구의 담배꽁초로 인하여 위 화재가 발생하였는지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선해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인들의 각 주의의무 위반과 위 화재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부가적 판단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인행위가 불명이어서 피고인들은 실화죄의 미수로 불가벌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피고인들 중 일방은 실화죄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들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18조, 제170조 / [2] 형법 제18조, 제170조 제1항
[1] 대법원 1983. 5. 10. 선고 82도2279 판결(공1983, 983),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15227 판결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허형욱 외 1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2. 11. 18. 선고 2020노359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법익침해의 결과발생을 방지할 법적인 작위의무를 지고 있는 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는데도 결과발생을 용인하고 방관한 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만한 것이라면 부작위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15227 판결 등 참조). 실화죄에 있어서 공동의 과실이 경합되어 화재가 발생한 경우 적어도 각 과실이 화재의 발생에 대하여 하나의 조건이 된 이상은 그 공동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각자 실화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83. 5. 10. 선고 82도227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이 분리수거장 방향으로 담배꽁초를 던져 버리는 한편, 피고인들 각자 본인 및 상대방이 버린 담배꽁초 불씨가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등 화재를 미리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만연히 현장을 떠난 과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피고인들 각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화재를 일으켰다고 보아, 피고인들 각자의 실화죄 책임을 인정하면서 피고인들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실화죄에서 주의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만 원심판단 중 이 사건 화재가 피고인들 중 누구의 행위에 의한 것인지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취지의 부분은 결과발생의 원인행위가 판명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들 중 누구의 담배꽁초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는지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선해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인들의 근무내용, 화재 발생 시간과 장소 및 경위, 법익침해 방지를 위한 행위의 용이성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이 각자 본인 및 상대방의 담뱃불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어 상호 간에 담배꽁초 불씨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완전히 제거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채 분리수거장 부근에서 담배꽁초 불씨를 튕기고 담배꽁초를 던져 버린 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고 이러한 피고인들의 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화재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부가적 판단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인행위가 불명이어서 피고인들은 실화죄의 미수로 불가벌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피고인들 중 일방은 실화죄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들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337
등록무효(상)
2022후10289
20,230,309
선고
대법원
특허
판결
[1] 상표법 제150조에서 정한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2]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의 규정 취지 /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자가 외국에서 선사용상표를 상품에 표시하였을 뿐 국내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해 선사용상표의 사용행위를 한 바 없더라도 국내에 유통될 것을 전제로 상품을 수출하여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그대로 국내에서 유통되게 한 경우, 이를 수입하여 유통시킨 제3자와의 관계에서 선사용상표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의 ‘타인이 사용한 상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甲 외국회사로부터 선사용상표 ""가 포장지에 표기된 상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판매하여 오던 乙 주식회사가 상표 ""를 위 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출원하여 등록을 받았다가, 甲 회사가 제기한 등록무효심판청구에서 상표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내려지자 乙 회사가 심결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위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하여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한 사례
[1] 상표법 제150조에서 정한 일사부재리의 효력은 확정심결과 동일 사실 및 동일 증거에 의하여 다시 심판청구를 하는 경우에 미치므로, 심판의 종류나 청구취지가 다른 경우에는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2]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는 동업·고용 등 계약관계나 업무상 거래관계 또는 그 밖의 관계를 통하여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그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상표에 대해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타인과의 계약관계 등을 통해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이하 ‘선사용상표’라고 한다)임을 알게 되었을 뿐 그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가 아닌 사람이 타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여 선사용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경우 그 상표등록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이때 선사용상표는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사용 또는 사용 준비 중인 상표여야 하는데,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자가 외국에서 선사용상표를 상품에 표시하였을 뿐 국내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에서 정한 상표의 사용행위를 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국내에 유통될 것을 전제로 상품을 수출하여 그 상품을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그대로 국내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양도, 전시되는 등의 방법으로 유통되게 하였다면 이를 수입하여 유통시킨 제3자와의 관계에서 선사용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의 ‘타인이 사용한 상표’에 해당한다. [3] 甲 외국회사로부터 선사용상표 ""가 포장지에 표기된 상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판매하여 오던 乙 주식회사가 상표 ""를 위 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출원하여 등록을 받았다가, 甲 회사가 제기한 등록무효심판청구에서 상표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내려지자 乙 회사가 심결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乙 회사가 상표 출원 전 甲 회사와 업무상 거래 관계에 있었던 점, 甲 회사는 국내에 유통될 것을 전제로 외국에서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사용상품을 수출하였고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그대로 수입업자인 乙 회사를 통해 국내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양도, 전시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상품을 유통되게 하였던 점을 종합하면, 乙 회사는 업무상 거래관계 등을 통해 선사용상표가 甲 회사에 의하여 국내에서 사용되는 상표임을 알면서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그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출원하여 등록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하여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한 사례.
[1] 상표법 제150조 / [2]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제34조 제1항 제20호 / [3]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
[2]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후10739 판결(공2020하, 2037)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질경이 (소송대리인 변리사 권두상) 【피고, 피상고인】 코튼 하이 테크, 소씨에다드 리미타다(COTTON HIGH TECH, S.L.)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정특 담당변리사 민병호) 【원심판결】 특허법원 2022. 4. 20. 선고 2021허269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일사부재리 원칙의 위반 여부 상표법 제150조에서 정한 일사부재리의 효력은 확정심결과 동일 사실 및 동일 증거에 의하여 다시 심판청구를 하는 경우에 미치므로, 심판의 종류나 청구취지가 다른 경우에는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등록무효심판청구 전 원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출원에 대한 거절결정불복심판청구가 인용되어 위 거절결정을 취소하고 특허청 심사국으로 환송하는 심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심결은 심판의 종류나 청구취지가 달라 그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이 사건 등록무효심판청구에까지 미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등록무효심판청구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일사부재리의 적용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 해당 여부 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는 동업·고용 등 계약관계나 업무상 거래관계 또는 그 밖의 관계를 통하여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그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상표에 대해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타인과의 계약관계 등을 통해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이하 ‘선사용상표’라고 한다)임을 알게 되었을 뿐 그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가 아닌 사람이 타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여 선사용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경우 그 상표등록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후10739 판결). 이때 선사용상표는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사용 또는 사용 준비 중인 상표여야 하는데,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자가 외국에서 선사용상표를 상품에 표시하였을 뿐 국내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에서 정한 상표의 사용행위를 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국내에 유통될 것을 전제로 상품을 수출하여 그 상품을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그대로 국내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양도, 전시되는 등의 방법으로 유통되게 하였다면 이를 수입하여 유통시킨 제3자와의 관계에서 선사용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의 ‘타인이 사용한 상표’에 해당한다. 나.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이 사건 등록상표(상표번호 생략) ""의 출원인인 원고는 그 출원 전 피고로부터 원심 판시 선사용상표 ""가 포장지에 표기된 상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판매하여 오는 등 피고와 업무상 거래 관계에 있었다. 2) 피고가 국내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상품을 전시·양도하는 등의 행위를 한 바는 없지만, 피고는 국내에 유통될 것을 전제로 외국에서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사용상품을 수출하였고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그대로 수입업자인 원고를 통해 국내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양도, 전시되는 등의 방법으로 위 사용상품을 유통되게 하였다. 3)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업무상 거래관계 등을 통해 선사용상표가 피고에 의하여 국내에서 사용되는 상표임을 알면서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그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출원하여 등록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하므로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다. 원심의 이유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하여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결론에 있어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의 ‘타인이 사용하는 상표’의 의미, 상품 유사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331
손해배상(기)
2022다228704
20,230,309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17조 제2항에 규정한 유족구조금의 법적 성격 [2] 구조피해자 또는 상속인이 범죄자에 대하여 고의의 불법행위를, 범죄자의 사용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공동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이 이들에게 공동하여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하되, 사용자에 대하여만 과실상계를 적용함으로써 더 적은 금액의 지급을 명하는 경우,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의한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음으로써 소멸하는 부분(=다액채무자인 범죄자가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 및 범죄피해구조금이 다액채무자인 범죄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 그 구조금 상당액은 전액 단독 부담하는 부분에서만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 이 경우 범죄자와 사용자가 부담하는 채무의 성질(=금액이 서로 다른 부진정연대채무)
[1] 범죄피해자 보호법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의 기본 정책 등을 정하고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피해를 받은 사람을 구조함으로써 범죄피해자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한다(제1조). ‘구조대상 범죄피해’란 대한민국 등에서 행하여진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것을 말한다(제3조 제1항 제4호). ‘구조피해자’는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받은 사람을 말하며 국가는 구조피해자가 피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상받지 못하는 경우 구조피해자 또는 그 유족에게 범죄피해구조금을 지급한다(제16조).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17조 제2항의 유족구조금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피해자 또는 유족에 대한 손실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범죄행위로 인한 손실 또는 손해를 전보하기 위하여 지급된다는 점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의 배상과 같은 종류의 금원이다. [2]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1조는 국가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해당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받았으면 그 범위에서 범죄피해구조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제1항), 국가가 지급한 범죄피해구조금의 범위에서 해당 구조금을 받은 사람이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가지고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제2항) 규정하여, 구조피해자 또는 상속인이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범죄피해구조금을 받는 경우 이중지급을 피하고 법률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구조피해자 또는 상속인이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았다면, 법원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인정된 구조피해자의 소극적 손해액에서 범죄피해구조금을 공제한 금액의 지급을 명하여야 한다. 구조피해자 또는 상속인이 범죄자 본인에 대하여 고의의 불법행위를, 범죄자의 사용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공동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이 이들에게 공동하여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하되, 사용자에 대하여만 과실상계를 적용함으로써 더 적은 금액의 지급을 명하는 경우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의한 범죄피해구조금을 받는다면, 구조금의 지급으로써 소멸하는 부분은 다액채무자인 범죄자 본인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 부분이다. 그리고 지급한 범죄피해구조금이 다액채무자인 범죄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을 초과하지 않는 이상 그 구조금 상당액은 전액 단독 부담하는 부분에서만 공제하여야 한다. 이 경우 범죄자 본인과 사용자가 부담하는 채무는 금액이 서로 다른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는데, 손해배상금 일부의 지급을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공제하는 것은 과실상계의 결과로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다액채무자인 범죄자가 무자력일 때 그 위험까지 부담하게 되어 채권자로서 지위가 약화되므로 부진정연대채무의 성질에 반하고,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소극적 손해배상의 일부에 불과한 범죄피해구조금을 수령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액채무자인 범죄자의 단독 부담 부분이 소멸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가가 범죄자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면서 범죄자로부터 충분한 피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신속하고 간편하게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범죄피해자구조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1]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1조, 제3조 제1항 제4호, 제16조, 제17조 제2항 / [2]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1조,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413조, 제760조, 제763조
[1][2]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다228083 판결(공2017하, 2319)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원고 2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원고 1)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김효선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박현우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3. 17. 선고 2021나20239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2에 대한 원고들 패소 부분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원고 1에 대하여는 206,272,76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원고 2에 대하여는 144,181,84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1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 1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1은 피고 2가 운영하는 모텔 종업원인데, 2019. 8.경 모텔에서 근무 중 손님으로 찾아온 망인이 잠들어 있던 방에 들어가 망인을 살해하고 망인의 사체를 손괴, 은닉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나. 원고들(망인의 처와 아들)은 망인의 상속인들로서 피고 1에 대하여는 불법행위를, 피고 2에 대하여는 사용자책임 등을 주장하며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소송계속 중 원고 1은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유족구조금 88,300,600원을 받았다. 다. 원심은 피고 1의 불법행위책임에는 망인의 과실을 참작하지 않고 재산상 손해 전액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으나, 피고 2의 사용자책임은 재산상 손해를 70%로 제한하였다. 2. 피고 2의 손해배상액에서 유족구조금을 공제할 것인지(상고이유 제3점) 가. 1) 「범죄피해자 보호법」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의 기본 정책 등을 정하고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피해를 받은 사람을 구조함으로써 범죄피해자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한다(제1조). ‘구조대상 범죄피해’란 대한민국 등에서 행하여진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것을 말한다(제3조 제1항 제4호). ‘구조피해자’는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받은 사람을 말하며 국가는 구조피해자가 피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상받지 못하는 경우 구조피해자 또는 그 유족에게 범죄피해구조금을 지급한다(제16조). 2)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17조 제2항의 유족구조금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피해자 또는 그 유족에 대한 손실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위 범죄행위로 인한 손실 또는 손해를 전보하기 위하여 지급된다는 점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의 배상과 같은 종류의 금원이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다228083 판결 참조). 나. 1)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1조는 국가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해당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받았으면 그 범위에서 범죄피해구조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제1항), 국가가 지급한 범죄피해구조금의 범위에서 해당 구조금을 받은 사람이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가지고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제2항) 규정하여, 구조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이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범죄피해구조금을 받는 경우 이중지급을 피하고 법률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2) 구조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이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았다면, 법원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인정된 구조피해자의 소극적 손해액에서 범죄피해구조금을 공제한 금액의 지급을 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다228083 판결 참조). 3) 구조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이 범죄자 본인에 대하여 고의의 불법행위를, 범죄자의 사용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공동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이 이들에게 공동하여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하되, 사용자에 대하여만 과실상계를 적용함으로써 더 적은 금액의 지급을 명하는 경우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의한 범죄피해구조금을 받는다면, 위 구조금의 지급으로써 소멸하는 부분은 다액채무자인 범죄자 본인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 부분이다. 그리고 지급한 범죄피해구조금이 다액채무자인 범죄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을 초과하지 않는 이상 그 구조금 상당액은 전액 위 단독 부담하는 부분에서만 공제하여야 한다. 이 경우 범죄자 본인과 사용자가 부담하는 채무는 금액이 서로 다른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는데, 손해배상금 일부의 지급을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공제하는 것은 과실상계의 결과로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다액채무자인 범죄자가 무자력일 때 그 위험까지 부담하게 되어 채권자로서 지위가 약화되므로 부진정연대채무의 성질에 반하고,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소극적 손해배상의 일부에 불과한 범죄피해구조금을 수령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액채무자인 범죄자의 단독 부담 부분이 소멸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가가 범죄자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면서 범죄자로부터 충분한 피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신속하고 간편하게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범죄피해자구조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다. 원심은, 피고 2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 다음 다액채무자와 소액채무자를 가리지 않고 피고들 전부로부터 원고 1이 받은 유족구조금 88,300,600원을 공제하였고, 그 결과 소액채무자인 피고 2의 부담 부분까지 위 금액만큼 소멸한 것으로 계산하였다. 그러나 위 유족구조금은 다액채무자인 피고 1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에서 공제되어야 하고, 피고 2의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원심판결에는 범죄행위자와 사용자의 손해배상범위가 다른 경우 범죄피해구조금 공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망인의 일실수입(상고이유 제1점) 및 사용자책임 제한(상고이유 제2점)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 주장의 사업소득이 포함된 금액을 망인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건설업임금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른 도시지역 보통인부의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한 다음,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의 재산상 손해에 대한 피고 2의 사용자책임을 70%로 제한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득액 산정에 관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책임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피고 2에 대한 원고들 패소 부분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유족구조금을 공제한 부분을 파기해야 하는데, 파기의 취지를 반영하여 재산상 손해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고 원고들이 피고 2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에 관한 패소 부분 일부를 상고취지로 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으므로, 파기 범위는 위 상고 부분에 한정된다. 5.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피고 2에 대한 원고들 패소 부분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원고 1에 대하여는 206,272,76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원고 2에 대하여는 144,181,84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1에 대한 상고는 모두 기각하고, 피고 1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329
부동산임의경매
2022마6559
20,230,310
대법원
민사
결정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하는 ‘결정’ 없이 다른 금액으로 한 매각기일공고가 위법한 공고인지 여부(적극) 및 이를 간과한 채 매각을 실시한 경우, ‘경매절차에 그 밖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때’로서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사유 및 매각불허가사유가 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이때 법원은 형식상 유효한 최고가매수가격의 신고가 있었더라도 매각결정기일에 매각을 불허하는 결정을 하고 새 매각기일을 정하여 적법한 매각기일공고를 한 후에 매각을 실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경매절차에서 매수신청인은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집행법원이 정하는 금액과 방법에 맞는 보증을 집행관에게 제공하여야 하고(민사집행법 제113조), 기일입찰에서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은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로 하되(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1항), 법원은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보증금액을 그와 달리 정할 수 있다(제63조 제2항). 매수신청의 보증은 진지한 매수의사가 없는 사람의 매수신청을 배제하여 매각의 적정성을 보장하는 한편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증금을 몰취하게 된다.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은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로 정하는 경우는 물론,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매각기일의 공고에 명시되어야 한다(민사집행규칙 제56조 제3호). 집행관은 매각기일에 입찰을 개시하기 전에 참가자들에게 매수신청보증의 제공방법(법원이 달리 정하지 아니한 이상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등이어야 한다는 것 포함) 등에 관하여 고지하여야 한다[부동산 등에 대한 경매절차 처리지침(재민 2004-3, 재판예규 제1728호) 제31조]. 매수신청인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보증을 집행관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는 민사집행법령에 의하여 미리 정해진 법정매각조건이다. 법원은 재매각(민사집행법 제138조)의 경우는 물론 일반의 매각절차에서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함으로써 매수신청인의 보증 제공의무에 관한 법정매각조건을 변경할 수 있으나(민사집행법 제111조 제1항, 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2항), 법원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하려면 이러한 내용의 ‘결정’을 해야 한다.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하는 ‘결정’ 없이 다른 금액으로 한 매각기일공고는 위법한 공고이고, 이를 간과한 채 매각을 실시한 경우 이해관계인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매각절차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매절차에 그 밖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때’로서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사유 및 매각불허가사유(민사집행법 제121조 제7호, 제123조 제2항)가 된다. 따라서 법원은 위와 같은 위법한 공고를 간과하고 매각기일을 진행하였을 경우 형식상 유효한 최고가매수가격의 신고가 있었더라도 매각결정기일에 매각을 불허하는 결정을 하고 새 매각기일을 정하여 적법한 매각기일공고를 한 후에 매각을 실시하여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111조 제1항, 제113조, 제121조 제7호, 제123조 제2항, 제138조, 민사집행규칙 제56조 제3호, 제63조
null
【매수신고인, 재항고인】 매수신고인 【원심결정】 의정부지법 2022. 8. 12. 자 2022라60427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경매절차에서 매수신청인은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집행법원이 정하는 금액과 방법에 맞는 보증을 집행관에게 제공하여야 하고(민사집행법 제113조), 기일입찰에서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은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로 하되(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1항), 법원은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보증금액을 그와 달리 정할 수 있다(제63조 제2항). 나. 매수신청의 보증은 진지한 매수의사가 없는 사람의 매수신청을 배제하여 매각의 적정성을 보장하는 한편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증금을 몰취하게 된다.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은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로 정하는 경우는 물론,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매각기일의 공고에 명시되어야 한다(민사집행규칙 제56조 제3호). 집행관은 매각기일에 입찰을 개시하기 전에 참가자들에게 매수신청보증의 제공방법(법원이 달리 정하지 아니한 이상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등이어야 한다는 것 포함) 등에 관하여 고지하여야 한다[「부동산 등에 대한 경매절차 처리지침」(재민 2004-3, 재판예규 제1728호) 제31조]. 다. 매수신청인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보증을 집행관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는 민사집행법령에 의하여 미리 정해진 법정매각조건이다. 법원은 재매각(민사집행법 제138조)의 경우는 물론 일반의 매각절차에서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함으로써 매수신청인의 보증 제공의무에 관한 법정매각조건을 변경할 수 있으나(민사집행법 제111조 제1항, 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2항), 법원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하려면 이러한 내용의 ‘결정’을 해야 한다. 라.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하는 ‘결정’ 없이 다른 금액으로 한 매각기일공고는 위법한 공고이고, 이를 간과한 채 매각을 실시한 경우 이해관계인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매각절차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매절차에 그 밖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때’로서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사유 및 매각불허가사유(민사집행법 제121조 제7호, 제123조 제2항)가 된다. 따라서 법원은 위와 같은 위법한 공고를 간과하고 매각기일을 진행하였을 경우 형식상 유효한 최고가매수가격의 신고가 있었더라도 매각결정기일에 그 매각을 불허하는 결정을 하고 새 매각기일을 정하여 적법한 매각기일공고를 한 후에 매각을 실시하여야 한다. 2. 가. 기록에 의하면, 집행법원은 일괄지정한 수회의 매각기일 및 매각결정기일을 공고하면서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정하는 ‘결정’ 없이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2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산정하여 기재한 사실, 집행관은 제1회 매각기일부터 제3회 매각기일까지 입찰 개시 전 참가자들에게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로 고지한 사실, 제3회 매각기일에 신청외인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제공하며 최고가매수신고를 하였고, 재항고인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2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제공하며 최고가보다 낮은 매수가격으로 매수신고를 한 사실, 집행법원의 사법보좌관은 매각결정기일에 위 최고가매수신고인 신청외인에 대한 매각 및 재항고인에 대한 매각을 모두 불허가하는 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집행법원이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정하는 결정’ 없이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매각기일공고를 한 채 매각을 실시하였으므로, 매각불허가사유인 ‘경매절차에 그 밖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때’(민사집행법 제121조 제7호, 제123조 제2항)에 해당한다. 원심이 재항고인에 대한 매각 불허가결정 부분을 인가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321
위계공무집행방해·출입국관리법위반
2021도3652
20,230,313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체약국에 구체적인 요건을 충족한 난민에 대하여 형벌을 과하지 아니할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31조 제1호가 위 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비준한 우리나라 형사재판에서 형 면제의 근거조항이 되는지 여부(적극) / 이때 형 면제 대상이 되는 ‘불법으로 입국하는 것’의 의미 및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입국허가·사증 등을 받지 아니한 채 불법적으로 입국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입국허가·사증 등을 받아 입국함으로써 해당 절차 관련 출입국관리법 위반죄를 구성하는 행위는 물론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형법상 범죄행위도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외국인인 피고인이 사실은 대한민국에 입국 후 난민신청을 할 계획이었음에도 사업 목적으로 초청된 것처럼 가장하여 사증을 발급받아 입국함으로써 위계로 대한민국 대사관 소속 사증발급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함과 동시에 거짓으로 사증을 신청하여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31조 제1호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구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3호, 제7조의2 제2호 및 형법 제137조에서 정한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한 원심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한 사례
[1]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였다. 대한민국헌법에서 국제평화주의와 국제법 존중주의는 국가질서 형성의 기본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리로 인정되고 있으며, 입법부와 행정부는 물론 사법부 등 모든 국가기구가 국제적 협력의 정신을 존중하여 국제법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 요청된다.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하 ‘난민협약’이라 한다)의 경우, 우리나라는 1992. 5. 28.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고 1992. 11. 11. 국회 동의를 얻어 1992. 12. 3. 유엔 사무총장에게 가입서를 기탁함으로써 1993. 3. 3.부터 우리나라에서 효력이 발생되었다. 이처럼 난민협약은 국회 동의를 얻어 체결된 조약이므로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그 효력은 법률에 준하는 것으로, 개별 규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질 등에 따라 직접적인 재판규범이 될 수 있다. 난민의 불법 입국 또는 체류에 따른 형사처벌과 관련하여, 난민협약 제31조 제1호는 "체약국은 그 생명 또는 자유가 제1조의 의미에 있어서 위협되고 있는 영역으로부터 직접 온 난민으로서 허가 없이 그 영역에 입국하거나 또는 그 영역 내에 있는 자에 대하여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또는 불법으로 있는 것을 이유로 형벌을 과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그 난민이 지체 없이 당국에 출두하고 또한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또는 불법으로 있는 것에 대한 상당한 이유를 제시할 것을 조건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난민협약이 기본적으로 법률과 동일한 국내법적 효력을 갖는 점에다가 위 조항이 체약국에 구체적인 요건을 충족한 난민에 대하여 형벌을 과하지 아니할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점을 더하여 보면, 위 조항은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비준한 우리나라 형사재판에서 형 면제의 근거조항이 된다. 이때 형 면제 대상이 되는 ‘불법으로 입국하는 것’이란 출입국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입국 행위 및 이와 직접적·불가분적으로 관련된 행위로서 국가의 출입국관리업무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의미하므로,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입국허가·사증 등을 받지 아니한 채 불법적으로 입국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입국허가·사증 등을 받아 입국함으로써 해당 절차 관련 출입국관리법 위반죄를 구성하는 행위는 물론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형법상 범죄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2] 이란 국적의 피고인이 사실은 대한민국에 입국 후 난민신청을 할 계획이었음에도 사업 목적으로 초청된 것처럼 가장하여 사증을 발급받아 입국함으로써 위계로 대한민국 대사관 소속 사증발급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함과 동시에 거짓으로 사증을 신청하여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입국 후 곧바로 출입국사무소에 난민인정신청을 함으로써 그 주장과 같은 사유가 인정되어 난민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되는 등 난민인정을 받은 사람으로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31조 제1호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이유로, 위 협약 제31조 제1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구 출입국관리법(2020. 3. 24. 법률 제170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3호, 제7조의2 제2호 및 형법 제137조에서 정한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한 원심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한 사례.
[1] 헌법 제6조 제1항,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31조 제1호, 구 출입국관리법(2020. 3. 24. 법률 제170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7조의2 제2호, 제94조 제2호, 제3호 / [2] 헌법 제6조 제1항,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31조 제1호, 형법 제137조, 구 출입국관리법(2020. 3. 24. 법률 제170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의2 제2호, 제94조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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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영생 【원심판결】 창원지법 2021. 2. 17. 선고 2018노223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였다. 대한민국헌법에서 국제평화주의와 국제법 존중주의는 국가질서 형성의 기본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리로 인정되고 있으며, 입법부와 행정부는 물론 사법부 등 모든 국가기구가 국제적 협력의 정신을 존중하여 국제법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 요청된다.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하 ‘난민협약’이라 한다)의 경우, 우리나라는 1992. 5. 28.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고 1992. 11. 11. 국회 동의를 얻어 1992. 12. 3. 유엔 사무총장에게 가입서를 기탁함으로써 1993. 3. 3.부터 우리나라에서 효력이 발생되었다. 이처럼 난민협약은 국회 동의를 얻어 체결된 조약이므로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그 효력은 법률에 준하는 것으로, 개별 규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질 등에 따라 직접적인 재판규범이 될 수 있다. 난민의 불법 입국 또는 체류에 따른 형사처벌과 관련하여, 난민협약 제31조 제1호는 "체약국은 그 생명 또는 자유가 제1조의 의미에 있어서 위협되고 있는 영역으로부터 직접 온 난민으로서 허가 없이 그 영역에 입국하거나 또는 그 영역 내에 있는 자에 대하여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또는 불법으로 있는 것을 이유로 형벌을 과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그 난민이 지체 없이 당국에 출두하고 또한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또는 불법으로 있는 것에 대한 상당한 이유를 제시할 것을 조건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난민협약이 기본적으로 법률과 동일한 국내법적 효력을 갖는 점에다가 위 조항이 체약국에 구체적인 요건을 충족한 난민에 대하여 형벌을 과하지 아니할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점을 더하여 보면, 위 조항은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비준한 우리나라 형사재판에서 형 면제의 근거조항이 된다. 이때 형 면제 대상이 되는 ‘불법으로 입국하는 것’이란 출입국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입국 행위 및 이와 직접적·불가분적으로 관련된 행위로서 국가의 출입국관리업무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의미하므로,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입국허가·사증 등을 받지 아니한 채 불법적으로 입국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입국허가·사증 등을 받아 입국함으로써 해당 절차 관련 출입국관리법 위반죄를 구성하는 행위는 물론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형법상 범죄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원심은, 이란 국적의 피고인이 사실은 대한민국에 입국 후 난민신청을 할 계획이었음에도 사업 목적으로 초청된 것처럼 가장하여 사증을 발급받아 위계로 대한민국 대사관 소속 사증발급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함과 동시에 거짓으로 사증을 신청하여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2016. 3. 3. 입국 후 곧바로 출입국사무소에 난민인정신청을 하였던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은 사유가 인정되어 난민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는 등 난민인정을 받은 사람으로 난민협약 제31조 제1호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이유로, 난민협약 제31조 제1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구 출입국관리법(2020. 3. 24. 법률 제170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3호, 제7조의2 제2호 및 형법 제137조에서 정한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난민협약 제31조 제1호, 형의 면제 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4,323
부당이득금
2022다293999
20,230,31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는 외관을 지닌 어떠한 행위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甲 등이 취득한 빌딩과 乙 등이 구분소유하는 빌딩 사이에 乙 등의 빌딩에 출입하는 사람과 인근 주민들이 통행로로 사용하는 부지가 있고, 그중 대부분이 甲 등의 빌딩 부지에 포함되어 있는데, 甲이 乙 등을 상대로 위 통행로 중 甲 등의 소유 부분에 대한 통행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 등이 乙 등에 대해서만 선별적·자의적으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소유권의 행사에 따른 실질적 이익도 없이 단지 상대방의 통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고통과 손해만을 가하는 것이 되어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한 사례 [3] 타인 소유의 토지를 법률상 권원 없이 점유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점유 토지의 임료 상당액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수익자가 공로에 이르는 통로로 통행지를 통행함에 그치고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은 경우,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를 감경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1]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때 권리의 행사가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요건은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이는 객관적 사정을 모아 추인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이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는 외관을 지닌 어떠한 행위가 권리남용이 되는지는 권리남용 제도의 취지 및 그 근간이 되는 동시대 객관적인 사회질서의 토대 아래 개별적·구체적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甲 등이 취득한 빌딩과 乙 등이 구분소유하는 빌딩 사이에 乙 등의 빌딩에 출입하는 사람과 인근 주민들이 통행로로 사용하는 부지가 있고, 그중 대부분이 甲 등의 빌딩 부지에 포함되어 있는데, 甲이 乙 등을 상대로 위 통행로 중 甲 등의 소유 부분에 대한 통행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乙 등의 빌딩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지기 이전부터 인근 주민들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인이 해당 부분을 통행함에 제한이 없었고, 甲 등의 빌딩 부지의 전 소유자는 乙 등의 빌딩이 건축될 당시 해당 부분의 무상 사용과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을 수인했던 것으로 보이며, 甲 등은 이와 같은 이용 상황 및 소유권의 제약 상태를 알고서 빌딩 및 부지를 취득하였으므로, 乙 등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해당 부분을 통행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해당 부분이 오랜 기간 동안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에 사용되어 온 반면 그 현상 및 용도에 전면적이고 적법한 변화가 초래되었거나 이를 합법적인 것으로 용인할 만한 사정변경이 보이지 않으며, 나아가 해당 부분에 관하여 乙 등의 통행을 금지한다면 乙 등의 빌딩의 출입구 위치·형태·내부 구조의 특성상 출입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어 큰 불편과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甲 등이 해당 부분에 관한 소유권에 기초하여 해당 부분을 이용하는 자 중 객관적 용도에 따른 편익을 가장 필요로 하는 乙 등에 대해서만 선별적·자의적으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소유권의 행사에 따른 실질적 이익도 없이 단지 상대방의 통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고통과 손해만을 가하는 것이 되어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큰데도, 이와 달리 甲의 통행금지청구를 인용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타인 소유의 토지를 법률상 권원 없이 점유함으로 인하여 토지 소유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 토지의 임료 상당액이지만, 수익자가 단지 공로에 이르는 통로로 통행지를 통행함에 그치고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다면, 통행지 소유자가 통행지를 본래 목적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는 경우의 손해액이라 할 수 있는 임료 상당액 전부가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액이 된다고 볼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쌍방 토지의 토지소유권 취득 시기와 가격, 통행지에 부과되는 재산세, 본래 용도에의 사용 가능성, 통행지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비롯하여 통행 횟수·방법 등의 이용태양, 쌍방 토지의 지형적·위치적 형상과 이용관계, 부근의 환경, 상린지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를 감경할 수 있다.
[1] 민법 제2조 제2항 / [2] 민법 제2조 제2항, 제214조 / [3] 민법 제741조
[1]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819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2154 판결(공2021하, 2175) / [3] 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51539 판결(공1994하, 2089),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2927, 2293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11669 판결(공2015상, 188)
【반소원고, 피상고인】 반소원고 【반소피고(선정당사자), 상고인】 반소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2. 10. 27. 선고 2021나12818, 128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패소 부분 중 통행금지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반소피고(선정당사자)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통행금지청구 부분에 대하여 가.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때 권리의 행사가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요건은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이는 객관적 사정을 모아 추인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이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는 외관을 지닌 어떠한 행위가 권리남용이 되는지 여부는 권리남용 제도의 취지 및 그 근간이 되는 동시대 객관적인 사회질서의 토대 아래 개별적·구체적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819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215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1) 반소원고 및 소외 1(이하 ‘반소원고 등’이라 한다)은 2019. 12. 5. ○○빌딩 및 그 부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은 반소원고 등의 위 소유권이전등기 이전부터 ○○빌딩 부지와 맞닿은 토지에 건축된 △△빌딩의 구분소유자이다. 3) ○○빌딩 부지와 △△빌딩 부지 사이에 이 사건 계쟁 부분이 있는데, 그중 대부분이 반소원고 등 소유의 ○○빌딩 부지에 포함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계쟁 부분 중 반소원고 등 소유 부분을 ‘이 사건 점유 부분’이라 한다). 4) 이 사건 계쟁 부분에 관한 이러한 소유 관계 아래에서, 반소원고 등에 앞서 ○○빌딩 부지 소유자였던 소외 2는 1994. 11.경 당시 △△빌딩 부지 소유자였던 소외 3에게 ‘이 사건 점유 부분을 기존 도로 및 통로로 사용하고 있고 △△빌딩을 건축함에 있어 도로사용을 승낙한다.’는 내용의 ‘도로사용 승낙서’를 교부하였으며, 소외 3은 이를 첨부하여 △△빌딩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5) △△빌딩은 1996. 12. 28. 사용승인되었는데, △△빌딩의 구분소유자들은 그 사용승인 무렵부터 이 사건 점유 부분을 포함한 이 사건 계쟁 부분을 △△빌딩에 출입하는 사람이나 차량을 위한 통행로로 이용하였고, 인근 주민들 역시 도보 또는 차량을 이용한 통행로로 이를 사용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에게 이 사건 점유 부분에 한하여 통행금지를 명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인근 주민들은 △△빌딩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지기 이전부터 이 사건 계쟁 부분을 통행함에 별다른 제약이 없었고, △△빌딩의 사용승인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으므로, 이 사건 계쟁 부분에 포함된 이 사건 점유 부분 역시 그 무렵부터 불특정 다수인이 통행함에 제한이 없었다. 2) 반소원고 등에 앞서 ○○빌딩 부지 소유자였던 소외 2는 △△빌딩 부지 소유자 및 △△빌딩의 구분소유자들에게 이 사건 점유 부분을 무상 사용하도록 하였음은 물론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까지 수인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은 △△빌딩의 건축허가 과정에 반영되었다. 반소원고 등은 이와 같은 이용 상황 및 소유권의 제약 상태를 알고서 ○○빌딩 및 그 부지를 취득하였으므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점유 부분을 통행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3) 해당 부분이 오랜 기간 동안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에 사용되어 온 반면, 그 현상 및 용도에 전면적이고 적법한 변화가 초래되었거나 이를 합법적인 것으로 용인할 만한 사정변경이 보이지 않으며, 나아가 이 사건 점유 부분에 관하여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의 통행을 금지한다면 △△빌딩의 출입구 위치·형태·내부 구조의 특성상 그 출입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어 큰 불편과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소원고 등이 이 사건 점유 부분에 관한 소유권에 기초하여 해당 부분을 이용하는 자 중 객관적 용도에 따른 편익을 가장 필요로 하는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에 대해서만 선별적·자의적으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소유권의 행사에 따른 실질적 이익도 없이 단지 상대방의 통행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고통과 손해만을 가하는 것이 되어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반소피고(선정당사자)의 권리남용 항변에 대하여 명시적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사실상 이를 기각하는 취지에서 반소원고의 통행금지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통행금지청구권 및 그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에 대하여 가. 타인 소유의 토지를 법률상 권원 없이 점유함으로 인하여 토지 소유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 토지의 임료 상당액이지만(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51539 판결 등 참조), 수익자가 단지 공로에 이르는 통로로 통행지를 통행함에 그치고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다면, 통행지 소유자가 통행지를 그 본래 목적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는 경우의 손해액이라 할 수 있는 임료 상당액 전부가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액이 된다고 볼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쌍방 토지의 토지소유권 취득 시기와 가격, 통행지에 부과되는 재산세, 본래 용도에의 사용 가능성, 통행지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비롯하여 통행 횟수·방법 등의 이용태양, 쌍방 토지의 지형적·위치적 형상과 이용관계, 부근의 환경, 상린지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를 감경할 수 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2927, 2293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1166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이, 반소원고 등이 이 사건 점유 부분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사실관계 및 위 법리를 토대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이 이 사건 점유 부분을 통행로로 사용하였기에 반소원고 등에게 사용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고, 그 이득액은 통상적인 점유·사용에 따른 임료의 50%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점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 부당이득액의 산정 및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반소피고(선정당사자) 패소 부분 중 통행금지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반소피고(선정당사자)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4,325
현역의지위확인등청구의소[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연장 여부에 대한 사건]
2020두53545
20,230,313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군인이 임용권자로부터 받은 파면 등 징계, 전역명령 등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법한 것으로 확인되어 복귀하는 과정에서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이 예외적으로 연장되는 경우 및 이때 연장되는 기간의 범위
대법원은 구 국가정보원직원법(2003. 12. 30. 법률 제70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계급정년이 문제 된 사안에서 "계급정년의 적용을 받는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이 직권면직처분에 의하여 면직되었다가 직권면직처분이 무효임이 확인되거나 취소되어 복귀한 경우, 직권면직처분 때문에 사실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 승진 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은 계급정년기간에 포함될 것이나, 직권면직처분이 법령상의 직권면직사유 없이 오로지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러한 직권면직처분으로 인해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당해 공무원이 상위 계급으로 승진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직권면직기간을 계급정년기간에 포함한다면 헌법 제7조 제2항 소정의 공무원 신분보장 규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이 계급정년기간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밝혔다. 군인사법은 제8조 제1항에서 연령정년, 근속정년, 계급정년 등 3가지 유형의 정년제도를 규정하였다. 그런데 ‘연령정년’은 계급마다 연한에 차등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연한이 경찰공무원 등 다른 공무원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군인사법상 ‘연령정년’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에 계급적 요소를 참작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군인이 임용권자로부터 파면 등 징계, 전역명령 등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받았으나 그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법한 것으로 확인되어 복귀하는 과정에서 연령정년의 경과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로서,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군기를 중시하고 집단적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군대의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법령상 정당한 근거 없이 오로지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해당 계급에서 상위 계급으로 진급함에 필요한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당한 기간에 걸쳐 실질적으로 침해·제한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며, 이를 용인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 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러 일반 불법행위의 법리에 의한 손해배상의 방법으로 그 위법성을 도저히 치유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대법원판결의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연령’이라는 기준의 불가역적인 성질에 비추어, 위와 같은 경위로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연령정년이 연장된다.
헌법 제7조 제2항, 군인사법 제8조 제1항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5두7273 판결(공2007상, 442)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저스티스 담당변호사 도현택 외 5인)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0. 22. 선고 2019누63845 판결 【주 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를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정년 전역명령을 받을 당시 소령 계급이었던 원고가 주위적으로 자신이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군인사법에 따른 진급심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원고가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리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가 제공되었다면 당연히 중령으로 진급되었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에 진급절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한편 원심은 위와 같은 이유에 더하여, 원고가 현역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판단의 논거로 덧붙였는데, 원고가 당연히 중령으로 진급하였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하여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심판단의 당부가 달라질 수는 없다. 2.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가. 대법원은 구 국가정보원직원법(2003. 12. 30. 법률 제70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계급정년이 문제 된 사안에서 "계급정년의 적용을 받는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이 직권면직처분에 의하여 면직되었다가 직권면직처분이 무효임이 확인되거나 취소되어 복귀한 경우, 직권면직처분 때문에 사실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 승진 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은 계급정년기간에 포함될 것이나, 직권면직처분이 법령상의 직권면직사유 없이 오로지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러한 직권면직처분으로 인해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당해 공무원이 상위 계급으로 승진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직권면직기간을 계급정년기간에 포함한다면 헌법 제7조 제2항 소정의 공무원 신분보장 규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이 계급정년기간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밝혔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5두7273 판결). 군인사법은 제8조 제1항에서 연령정년, 근속정년, 계급정년 등 3가지 유형의 정년제도를 규정하였다. 그런데 ‘연령정년’은 계급마다 연한에 차등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연한이 경찰공무원 등 다른 공무원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군인사법상 ‘연령정년’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에 계급적 요소를 참작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군인이 임용권자로부터 파면 등 징계, 전역명령 등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받았으나 그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법한 것으로 확인되어 복귀하는 과정에서 연령정년의 경과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로서,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군기를 중시하고 집단적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군대의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법령상 정당한 근거 없이 오로지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해당 계급에서 상위 계급으로 진급함에 필요한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당한 기간에 걸쳐 실질적으로 침해·제한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며, 이를 용인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 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러 일반 불법행위의 법리에 의한 손해배상의 방법으로 그 위법성을 도저히 치유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대법원 2005두7273 판결의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연령’이라는 기준의 불가역적인 성질에 비추어, 위와 같은 경위로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위 법리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른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파면처분 등에 관한 재판 결과로 중대·명백하고 위헌적인 부당함이 거듭 확인된 신분상 불이익처분으로 인하여 상당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하였고, 이와 같이 줄어든 직무수행기간으로 인하여 진급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상실하였으며, 그 필연적인 결과로 해당 계급이 예정한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계급별 연령정년에 이르러 결국 진급할 수 없게 되었는바, 위 재판 결과에서 확인된 임용권자의 거듭된 불이익처분의 위법성과 그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원고의 귀책 없이 초래된 비정상적인 상황 아래 도래한 계급별 연령정년을 원고에게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 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있어, 그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소령 계급의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렇다면 원고는 군인사법 제36조 제1항, 제41조 본문 제2호 등에 따른 공식적인 정년 전역 및 퇴역 처리에도 불구하고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여전히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1) 육군참모총장은 2009. 3. 18. 원고가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 지시를 따르지 않을 의도로 다른 동참자를 모아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군 기강을 문란케 하였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파면처분을 내렸으나, 이 사건 1차 행정소송에서 이 사건 파면처분은 그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나머지 징계사유로는 징계양정이 과하다는 이유에서 취소되어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육군참모총장은 이 사건 1차 행정소송에서 적법하다고 인정된 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내렸고,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을 받는 등 현역으로 복무하기에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최초 전역명령을 내렸으나, 이 사건 2차 행정소송의 상고심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위 두 처분의 근거가 된 사유 중 어느 하나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와 다른 결론의 항소심판결을 파기하였고, 파기환송심에서 위 두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2018. 8. 9. 확정되었다. 한편 이 사건 2차 행정소송의 상고심이 이 사건 정직처분과 이 사건 최초 전역명령이 위법하다고 본 이유는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 지시가 헌법상 기본권 중 정신적 자유의 핵심인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의심해 볼 여지가 충분하고, 이와 같이 위법·위헌으로 평가될 여지가 다분한 지시에 관하여 사법적 판단을 받아 보기 위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데에 있다. 위와 같이 장기간의 소송을 통해 드러난 이 사건 파면처분 등 거듭된 신분상 불이익처분의 경위·내용과 위법하다고 판단된 이유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파면처분일인 2009. 3. 18.부터 이 사건 2차 행정소송의 판결확정일인 2018. 8. 9.까지 현역 지위를 상실한 기간 중 상당 부분은 임명권자인 피고 측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자 그로 인하여 중령으로의 진급심사에 필요한 직무수행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상실한 것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많다. 2) 위법한 이 사건 파면처분 등 거듭된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없었더라면, 2006년 소령이 된 원고는 중령으로 진급하는 데 필요한 최저복무기간인 5년이 경과한 2011년부터 진급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원고가 소령으로서 사실상 근무한 기간은 최저복무기간에 미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는 소령 계급 연령정년에 도달한 2015년까지 단 한 차례도 진급심사를 받을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였다. 3) 원고는 위와 같이 위법한 신분상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제대로 근무하지 못했고, 그 당연한 결과로 근무평정도 받지 못하였는바, 이 사건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이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가 제공되었다면 원고가 상위 계급으로 진급하였을 것이라는 개연성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 불이익처분으로 인하여 중령으로의 진급심사에 필요한 직무수행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상실하게 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많으므로,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 아래 도래한 연령정년을 원고에게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 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최초 전역명령이 법령상의 사유 없이 오로지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현역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연장 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를 기각하되,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4,327
건물인도
2022다286786
20,230,313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장래이행의 소가 적법하기 위한 요건 및 장래이행의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상가건물의 임대인인 甲이 임차인인 乙을 상대로 임대차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됨을 이유로 건물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은 乙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으므로 甲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이유로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에서 甲이 장래이행의 소로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10년의 임대차기간이 만료하면 건물을 인도할 것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1] 이행의 소는 청구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채무자가 임의이행을 거부할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과 같이 예외적으로 채권자로 하여금 이행기에 이르러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보다 미리 집행권원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이행기가 도래하면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민사소송법 제251조에서 ‘장래이행의 소’를 정하였다. 장래이행의 소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청구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상·사실상 관계가 변론종결 당시 존재하여야 하고, 그 상태가 계속될 것이 확실히 예상되어야 하며,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장래이행의 소는 통상적인 이행의 소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일 뿐 채무자의 무자력에 따른 강제집행의 곤란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쌍무계약관계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자칫 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되어 상대방 당사자의 계약상 권리가 침해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의 이행기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계약상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이행기 당시 쌍방 당사자의 권리의무관계와 집행권원이 모순·충돌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장래이행의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상가건물의 임대인인 甲이 임차인인 乙을 상대로 임대차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됨을 이유로 건물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은 乙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으므로 甲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이유로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에서 甲이 장래이행의 소로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10년의 임대차기간이 만료하면 건물을 인도할 것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한 사안에서, 乙이 적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 상태였는데도 甲이 임대차계약이 이미 종료되었음을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여 乙이 응소하였을 뿐 예비적 청구가 추가된 이후로도 乙은 건물 인도의무의 존부나 이행기의 도래 여부를 부정하거나 다툰 것으로 보이지 않고, 한편 甲이 원심 변론종결 직전에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되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요청서는 임대차보증금의 반환, 권리금 회수기회의 보장, 연체 차임 등의 문제에 관한 언급 없이 甲에게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 대해서 집행권원을 부여하는 것으로만 되어 있어 乙로서는 甲의 제의에 적극적으로 응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甲은 향후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권리의무관계와 법률관계를 전체적으로 일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甲의 권리인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만 국한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하려 하였는바, 이를 함부로 허용할 경우에는 현재 존속 중이고 상당기간 지속되어야 할 임대차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됨은 물론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인정될 乙의 여러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乙이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건물 인도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乙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등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사소송법 제251조 / [2] 민사소송법 제251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1] 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다25576 판결(공2000하, 2013)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양주형 외 1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광수)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9. 30. 선고 2021나7240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08년 임대차계약과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10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2항의 ‘최초의 임대차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이행의 소는 청구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채무자가 임의이행을 거부할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과 같이 예외적으로 채권자로 하여금 이행기에 이르러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보다 미리 그 집행권원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이행기가 도래하면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민사소송법 제251조에서 ‘장래이행의 소’를 정하였다. 장래이행의 소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청구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상·사실상 관계가 변론종결 당시 존재하여야 하고, 그 상태가 계속될 것이 확실히 예상되어야 하며,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만 한다(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다2557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장래이행의 소는 통상적인 이행의 소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일 뿐 채무자의 무자력에 따른 강제집행의 곤란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쌍무계약관계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자칫 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되어 상대방 당사자의 계약상 권리가 침해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의 이행기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계약상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이행기 당시 쌍방 당사자의 권리의무관계와 집행권원이 모순·충돌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장래이행의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소송 경과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20. 10. 8.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1. 3. 31. 기간만료로 종료될 것임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2021. 4. 1.이 도래하면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하라.’는 청구취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상가임대차법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기에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1. 3.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원고는 2022. 8. 9. 원심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① 단순 이행 청구로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구하였고(이하 ‘주위적 청구’라 한다), ②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2008년 임대차계약이 동일함을 전제로, 2008년 임대차계약의 목적물에 해당하는 이 사건 건물 중 일부의 인도를 구하였으며(이하 ‘제1 예비적 청구’라 한다), ③ 장래이행의 소로서 2024. 4. 1.이 도래하면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할 것을 구하였다(이하 ‘제2 예비적 청구’라 한다). 4) 피고는 2022. 8. 11.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① 주위적 청구 및 제1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있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4. 3. 31.까지 존속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고, ② 제2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4. 3. 31.까지 존속하고, 피고는 현재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사실이 없으며,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에 따라 권리금을 회수할 예정일 뿐 원고의 인도청구를 거부할 생각은 없다. 피고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어서 장래이행의 소를 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5) 원고는 2022. 8. 18. 제2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되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제출하였고, 2022. 8. 26. 제3회 변론기일에 피고가 이를 수용하지 아니하자, 그에 관한 별다른 추가 심리도 없이 같은 날 변론이 종결되었다. 6) 원심은 주위적 청구 및 제1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면서, ‘피고가 권리금 회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2024. 4. 1.이 도래하더라도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미리 청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 제2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다. 대법원 판단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제2 예비적 청구는 이행기가 2024. 4. 1. 도래하여 원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청구이므로 장래이행의 소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소 제기 이후부터 원고가 원심에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제2 예비적 청구를 추가할 때까지 약 2년 동안의 쟁점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1. 3. 31. 기간만료로 이미 종료되었는지 여부’였는데, 결과적으로 원고의 주장 내용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즉, 피고가 적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 상태였음에도,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부정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이미 종료되었음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이에 응소하였을 뿐 제2 예비적 청구는 쟁점이 아니어서 이에 관하여 다툰 적은 없다. 2) 제2 예비적 청구의 적법 여부는 위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출 후 원심 변론종결일까지 약 20일 동안에만 한정된 쟁점이었는데, 앞서 본 이 사건 소송의 경위·경과에다가 제2 예비적 청구가 추가된 이후 피고 주장의 전체적인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24. 4. 1. 종료된다는 점 및 그 시점이 도래되어야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의 인도의무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이를 인정하였을 뿐 그 의무의 존부나 이행기의 도래 여부를 부정하거나 다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 비록 피고가 원고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원심이 정식으로 화해권고결정을 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는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문제 될 수 있는 임대차보증금의 반환, 권리금 회수기회의 보장, 연체 차임 등의 문제에 관하여 어떠한 언급도 없이 임대인인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 대해서 집행권원을 부여하는 것으로만 되어 있어 전적으로 원고의 이해관계에 부합하여, 그것만으로는 장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따른 법률관계를 일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 역시 그러한 이유로 원고의 제의에 적극적으로 응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위와 같은 피고의 입장이 법률상 근거가 없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후 약 2년 동안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이미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구하다가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증명이 모두 배척되자, 원심 변론종결 직전에 이르러 화해권고결정을 요청하면서 향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것임을 전제로 그에 따른 권리의무관계와 법률관계를 전체적으로 일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중 자신의 권리인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인도청구권에만 국한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하려 하였는바, 이를 함부로 허용할 경우에는 현재 존속 중이고 상당기간 지속되어야 할 이 사건 임대차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됨은 물론 향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인정될 피고의 여러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의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건물 인도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피고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등 제2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그럼에도 제2 예비적 청구를 인용한 원심의 판단에는 장래이행의 소에서 ‘미리 청구할 필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은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따라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기로 하여, 이 부분 소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며,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234,391
손해배상(자)
2022다283305
20,230,316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수술과 같이 신체 침해를 수반하는 의료행위가 위험하거나 중대하지 않아 결과가 불확실하지 아니하고, 관례적이며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 피해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의료행위를 거부함으로써 손해가 확대되면 그 확대된 손해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가해자의 배상 범위를 제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러한 수술로 피해자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는 경우, 노동능력상실률은 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여전히 남을 후유증을 기준으로 정하여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환자는 생명과 신체의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의료행위를 선택할 권리를 보유하지만, 신의칙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피해자인 환자에게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으므로, 수술과 같이 신체 침해를 수반하는 의료행위가 위험하거나 중대하지 않아 결과가 불확실하지 아니하고 그 의료행위가 관례적이며 그로 인하여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이와 같은 의료행위를 거부함으로써 손해가 확대되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그 확대된 손해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가해자의 배상 범위를 제한하여야 하고, 그러한 수술로 피해자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는 경우에 신체 손상으로 인한 일실이익 산정의 전제가 되는 노동능력상실률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여전히 남을 후유증을 기준으로 정하여야 한다.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63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714 판결(공2010상, 812),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51406 판결(공2011상, 17), 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2다46910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예율 담당변호사 김상겸 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김민정 외 8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9. 22. 선고 2021나574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들 패소 부분 중 3,0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환자는 생명과 신체의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의료행위를 선택할 권리를 보유하지만, 신의칙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피해자인 환자에게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으므로, 수술과 같이 신체 침해를 수반하는 의료행위가 위험하거나 중대하지 않아 결과가 불확실하지 아니하고 그 의료행위가 관례적이며 그로 인하여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이와 같은 의료행위를 거부함으로써 손해가 확대되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그 확대된 손해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가해자의 배상 범위를 제한하여야 하고(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714 판결 참조), 그러한 수술로 피해자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는 경우에 신체 손상으로 인한 일실이익 산정의 전제가 되는 노동능력상실률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여전히 남을 후유증을 기준으로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51406 판결, 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2다4691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을 실시한 정형외과 의사는 ‘원고에게 우측 슬관절 전방 불안정성 소견이 있고, 이로 인한 현재 노동능력상실률은 14.5% 정도이며, 원고에게 십자인대 재건술이 필요하고 향후 수술 시 동요 정도의 변동이 예상되어 재감정이 필요하다. 전방 불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시행하고 있으나 환자마다 개선의 정도가 다르고, 재건술 이후 동요가 호전되는 경우도 있으나 동요가 남아 있는 경우도 있어 장애 정도와 기간은 수술 후 판단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슬관절 전방 불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하여 관례적으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시행되는 것으로 보이고, 신체감정의사는 원고의 경우에도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위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 후 재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원고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위 수술을 거부하였는지, 수술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더 심리하여 확정한 후 그에 근거하여 원고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시행하기 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원고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들 패소 부분 중 3,0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이 사건 상고심 심판대상)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4,419
사해행위취소
2022다272046
20,230,316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사해행위 당시 아직 성립되지 않은 채권이 예외적으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2] 사해행위 당시 계속적인 물품거래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하여 있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1]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 잡아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2] 계속적인 물품공급계약에서 대상이 되는 물품의 구체적인 수량, 거래단가, 거래시기 등에 관하여까지 구체적으로 미리 정하고 있다거나, 일정한 한도에서 공급자가 외상으로 물품을 공급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계속적 물품공급계약 그 자체에 기하여 거래당사자의 채권이 바로 성립하지는 아니하며, 주문자가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물품의 공급을 의뢰하고 그에 따라 상대방이 물품을 공급하는 별개의 법률관계가 성립하여야만 채권이 성립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 당시 계속적인 물품거래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하여 있었다고 할 수 없다.
[1] 민법 제406조 제1항 / [2] 민법 제406조 제1항
[1]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4다40955 판결(공2004하, 2033),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다53841 판결 / [2] 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7다241819 판결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이오테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세 담당변호사 이동명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비오엑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희백) 【원심판결】 청주지법 2022. 8. 19. 선고 2022나500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 잡아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4다40955 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다53841 판결 등 참조). 계속적인 물품공급계약에서 대상이 되는 물품의 구체적인 수량, 거래단가, 거래시기 등에 관하여까지 구체적으로 미리 정하고 있다거나, 일정한 한도에서 공급자가 외상으로 물품을 공급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계속적 물품공급계약 그 자체에 기하여 거래당사자의 채권이 바로 성립하지는 아니하며, 주문자가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물품의 공급을 의뢰하고 그에 따라 상대방이 물품을 공급하는 별개의 법률관계가 성립하여야만 채권이 성립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 당시 계속적인 물품거래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하여 있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7다241819 판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4. 10. 25. 이한소재 주식회사(이하 ‘이한소재’라 한다)와 석유화학제품을 공급하는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위 물품공급계약은 공급할 물품의 구체적인 수량이나 단가, 거래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고, 물품대금은 물품 공급 후 익월 말일까지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 일정한 한도에서 외상으로 물품을 공급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 이한소재는 2018. 4. 24.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8. 6. 28.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원고는 2018. 5. 이전 공급한 물품의 대금은 모두 변제받았으나, 2018. 5. 공급한 물품대금 중 일부 6,372,000원, 2018. 6. 공급한 물품대금 26,741,000원, 합계 33,113,000원을 변제받지 못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원고의 위 물품대금채권을 해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되기 전부터 채무자 이한소재와 물품공급거래를 계속하여 왔더라도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이한소재로부터 구체적인 물품 공급을 의뢰받아 공급한 물품에 대한 대금채권은 사해행위 이후에 발생한 채권에 불과하므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물품대금채권이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따라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4,403
시정명령등취소
2022두38113
20,230,316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를 금지하는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의2 제1항 및 제4항의 규정 취지 / 특수관계인이 계열회사 임직원 등에게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를 장려하는 태도를 보였거나, 특수관계인이 해당 거래의 의사결정 또는 실행과정에서 계열회사 임직원 등으로부터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이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인한 경우, 위 제4항에서 금지하는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되는지 여부(적극) / 이때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관여’했는지 판단하는 방법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1항 전문, 제1호, 제4호, 제4항은 특수관계인이 지배주주의 지위를 남용하여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로 하여금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제공하게 함으로써 주식지분에 따른 비율적 이익을 초과하는 부당한 이익을 얻고, 기업집단의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등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 위 규정에서는 특수관계인이 기업집단에 대하여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특수관계인의 이익제공행위에 대한 ‘지시’뿐만 아니라 ‘관여’까지 금지하고 있는데, 위 각호의 이익제공행위는 직접적인 제공뿐만 아니라 간접적 제공도 가능하고,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관여’하는 방법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특수관계인이 계열회사의 임직원 등에게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를 장려하는 태도를 보였거나, 특수관계인이 해당 거래의 의사결정 또는 실행과정에서 계열회사의 임직원 등으로부터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이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면 그 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관여’했는지는, 행위주체와 행위객체 및 특수관계인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내용 및 결과, 해당 행위로 인한 이익의 최종 귀속자가 누구인지,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의 의사결정 또는 실행과정에서 법률상 또는 사실상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지, 특수관계인 외에 실행자가 있는 경우 실행자와 특수관계인의 관계 및 평소 권한 위임 여부, 실행자가 특수관계인의 동의나 승인 없이 해당 행위를 하는 것이 법률상 또는 사실상 가능한지, 해당 행위를 할 동기가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때 특수관계인은 기업집단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1항 제1호(현행 제47조 제1항 제1호 참조), 제4호(현행 제47조 제1항 제4호 참조), 제4항(현행 제47조 제4항 참조)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7두63993 판결(공2022하, 1157), 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두35759 판결(공2023상, 49)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티시스 외 18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김기영 외 2인) 【원고, 피상고인】 원고 20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김기영 외 2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봄 담당변호사 강지희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2. 17. 선고 2019누5870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20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2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 2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같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1. 원고 2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원고 회사들’이라 한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제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김치거래 및 이 사건 와인거래는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3조의2 제1항에서 정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에 관한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원고 회사들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와 같이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의 부당성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제2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호텔 김치거래’를 이 사건 김치거래에 적용되었어야 할 정상가격을 추단하기 위한 비교대상거래로 본 다음, ○○호텔 김치의 생산 과정 이외의 비용을 이 사건 김치의 생산 과정 이외의 비용으로 조정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김치거래의 정상가격 상한을 추단하고, 이 사건 김치거래는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정상가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제3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와인거래는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사업능력, 재무상태, 신용도, 기술력, 품질, 가격 또는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합리적인 고려’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제4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심의·의결에 원고들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어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만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방어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1)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전문은 "일정규모 이상의 자산총액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특수관계인(동일인 및 그 친족에 한정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이나 특수관계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제4호에서 ‘사업능력, 재무상태, 신용도, 기술력, 품질, 가격 또는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 등을 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조 제4항은 "특수관계인은 누구에게든지 제1항 또는 제3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해당 행위에 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위 규정은 특수관계인이 지배주주의 지위를 남용하여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로 하여금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제공하게 함으로써 주식지분에 따른 비율적 이익을 초과하는 부당한 이익을 얻고, 기업집단의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등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7두63993 판결 참조). 위 규정에서는 특수관계인이 기업집단에 대하여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특수관계인의 이익제공행위에 대한 ‘지시’뿐만 아니라 ‘관여’까지 금지하고 있는데, 위 각호의 이익제공행위는 직접적인 제공뿐만 아니라 간접적 제공도 가능하고(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두35759 판결 참조),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관여’하는 방법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특수관계인이 계열회사의 임직원 등에게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를 장려하는 태도를 보였거나, 특수관계인이 해당 거래의 의사결정 또는 실행과정에서 계열회사의 임직원 등으로부터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이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면 그 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관여’하였는지 여부는, 행위주체와 행위객체 및 특수관계인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내용 및 결과, 해당 행위로 인한 이익의 최종 귀속자가 누구인지, 특수관계인이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의 의사결정 또는 실행과정에서 법률상 또는 사실상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지, 특수관계인 외에 실행자가 있는 경우 실행자와 특수관계인의 관계 및 평소 권한 위임 여부, 실행자가 특수관계인의 동의나 승인 없이 해당 행위를 하는 것이 법률상 또는 사실상 가능한지, 해당 행위를 할 동기가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특수관계인은 기업집단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나. 이 사건 김치거래에 관하여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김치거래 이전 행위주체인 기업집단 태광 소속 계열회사들에 대한 대주주 원고 20의 지분은 일부에 불과하였고, 원고 20의 처, 자녀 등 다른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없거나 매우 적었다. 반면 행위객체인 2013. 5. 31. 합병 후 2017. 12. 1. 합병 전의 주식회사 티시스(이하 ‘구 티시스’라 한다)에 대해서는, 원고 20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원고 20과 아들 소외 1이 각각 절반 정도)을 보유하고 있었다. 나) 2013. 5. 31. 합병 전의 주식회사 티시스, 동림개발 주식회사, 주식회사 티알엠이 합병된 구 티시스는 기업집단 태광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회사 중 하나였고, 원고 20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기업집단 태광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토대가 되었다. 다) 구 티시스의 사업 부분인 △△△△CC는 2011년 개장 이래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하였고, 구 티시스 역시 2013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다. 그 후 기업집단 태광 경영기획실(이하 ‘경영기획실’이라 한다)의 지시 아래 사실상 기업집단 태광 소속의 전 계열회사들은 2014. 4.경부터 2016. 9.경까지 구 티시스로부터 정상적인 거래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김치를 매수하는 이 사건 김치거래를 하여 구 티시스 및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였다. 위 기간 김치거래 매출액은 약 100억 원이고 이로 인한 구 티시스의 이익은 약 45억 원이며, 그 이익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배당, 계열회사의 지분 취득에 활용되어, 그 후 합병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의 지분 희석을 감소시키는 등으로 원고 20 및 소외 1의 기업집단 태광에 대한 지배력 확장에 도움이 되었다. 라) 경영기획실장 소외 2는 원고 20에게 주요 경영사안, 실적, 기업집단 태광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사항을 수시로 보고하였고, 원고 20은 관련한 주요 결정·지시사항을 직접 또는 경영기획실을 통해 전달하였다. 경영기획실은 ‘그룹 시너지 창출’이라는 명목 아래 계열회사와 내부거래가 가능한 거래를 외부와 거래하고자 하는 때에는 경영기획실과 협의 또는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처리지침을 만들어 내부거래 외의 거래를 제한하였고, 원고 20은 ‘그룹 시너지’가 중요 평가항목으로 포함된 각 계열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평가기준을 보고받아 승인하기도 하였다. 기업집단 태광 소속 임직원들은, 구 티시스 등이 원고 20 일가 소유의 회사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원고 20 일가 소유의 회사가 요구하는 사항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으며, 경영기획실의 지시사항 특히 그룹 공통 사항은 원고 20의 지시사항으로 받아들였다. 2) 앞서 본 법리와 이러한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20은 이 사건 김치거래에 관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 가) 이 사건 김치거래는 사실상 기업집단 태광 소속의 전 계열사가 특수관계인 지분이 매우 높은 회사에 장기간에 걸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것인데, 기업집단 태광의 의사결정 과정에 지배적 역할을 한 원고 20이 모르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가 갑자기 김치를 만들어 기존에 수요가 없던 계열회사에 사실상 구매를 강제한 거래이므로, 원고 20의 승인 없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 이 사건 김치거래는 구 티시스에 안정적 이익을 제공하여 특수관계인에 대한 변칙적 부의 이전, 기업집단 태광에 대한 지배력 강화, 아들 소외 1로의 경영권 승계에 기여하였으므로, 원고 20은 구 티시스의 이익 및 수익구조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 이 사건 김치거래로 인하여 구 티시스에 귀속된 이익이 적지 않고, 김치거래의 높은 이익률을 고려하면, 비록 구 티시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더라도 구 티시스의 자산 증대 및 이를 통한 특수관계인의 자산 증대에 상당히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원고 20이 평소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회사에 대한 계열회사의 이익제공행위를 장려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면, 기업집단 태광 소속 임직원들이 원고 20 일가 소유회사가 요구하는 사항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원고 20은 ‘그룹 시너지’가 중요 평가항목으로 포함된 계열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평가기준을 승인함으로써 계열회사 경영진으로 하여금 내부거래 특히 원고 20 일가 지분이 높은 구 티시스 등을 지원할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기업집단 태광에서 구 티시스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구 티시스와 다른 계열회사의 거래는 지배구조 관련 중요사항 또는 중요 경영 사안에 해당하여 경영기획실이 원고 20에게 보고할 대상이고, 특히 구 티시스는 2013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 20은 이 사건 김치거래 등 구 티시스의 실적개선방안에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또한 소외 2나 경영기획실이 원고 20 모르게 이 사건 김치거래를 할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오히려 원고 20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이 사건 김치거래의 경과 등을 보고하여 자신들의 성과로 인정받으려 하였을 것이다. 3)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 20이 이 사건 김치거래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4항의 ‘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이 사건 와인거래에 관하여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와인거래 이전 행위주체인 기업집단 태광 소속 계열회사들에 대한 대주주 원고 20의 지분은 일부에 불과하였고, 원고 20의 처, 자녀의 지분은 없거나 매우 적었다. 반면 행위객체인 원고 주식회사 메르뱅(주식회사 바인하임은 2015. 7. 1. 주식회사 메르뱅을 흡수합병하고 상호를 주식회사 메르뱅으로 변경하였다. 이하 합병 전후를 불문하고 ‘원고 메르뱅’이라 한다)은 원고 20의 처 소외 3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나) 소외 3 등 특수관계인이 2017. 7. 21. 원고 메르뱅에 대한 지분을 구 티시스에 증여하여 원고 메르뱅은 그 자회사가 되었고, 이러한 조치는 원고 20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기업집단 태광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다) 원고 메르뱅이 와인사업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경영기획실의 지시 아래 사실상 기업집단 태광 소속의 전 계열회사들은 2014. 7.경부터 2016. 9.경까지 사업능력, 재무상태, 신용도, 기술력, 품질, 가격 또는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와인을 매수하는 이 사건 와인거래를 하여 원고 메르뱅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였다. 위 기간 이 사건 와인거래 매출액 약 46억 원은 같은 기간 원고 메르뱅의 전체 매출액의 약 58%이고, 소매 매출액의 약 79%에 이르는 규모이며, 그 이익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배당 및 원고 메르뱅 나아가 구 티시스의 자산증가에 기여하는 등으로 원고 20 등 특수관계인의 기업집단 태광에 대한 지배력 확장에 도움이 되었다. 라) 원고 20의 처 소외 3은 원고 메르뱅의 사내이사였고, 원고 20은 원고 메르뱅의 설립, 처분, 배당금 지급 등 과정에서 최종 의사결정을 하였다. 원고 20에게 주요 경영사안, 실적, 기업집단 태광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사항을 수시로 보고하던 경영기획실장 소외 2는 2014. 7. 1.경 계열사 대표자 회의에서, ‘메르뱅의 와인 판매 활성화를 위하여 각 계열사의 협력사에 적극 추천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경영기획실에 매월 실적을 제출하라고 지시하였고, 2014. 8.경 계열사에 임직원 선물로 와인을 지급하라고 특정하기도 하였다. 2) 앞서 본 법리와 이러한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20은 이 사건 와인거래에 관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 가) 이 사건 와인거래 역시 사실상 기업집단 태광 소속의 전 계열사가 특수관계인 지분이 매우 높은 회사에 장기간에 걸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것인데, 기업집단 태광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지배적 역할을 한 원고 20이 모르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와인거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원고 메르뱅이 계열회사에 사실상 구매를 강제한 거래이므로, 원고 20의 승인 없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 이 사건 와인거래는 원고 메르뱅에 안정적 이익을 제공하여 원고 20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변칙적 부의 이전에 기여하였고, 그 후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구 티시스에 증여됨으로써 특수관계인의 기업집단 태광에 대한 지배력 강화, 소외 1로의 경영권 승계에도 기여하였다. 원고 메르뱅의 이익은 원고 20 일가의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므로, 원고 20은 원고 메르뱅의 이익 또는 수익구조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 이 사건 와인거래로 인하여 원고 메르뱅에 귀속된 이익이 적지 않고, 이 사건 와인거래 매출액이 원고 메르뱅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와인거래는 원고 메르뱅의 자산 증대 및 이를 통한 특수관계인의 자산 증대에 상당히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원고 20이 평소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회사에 대한 계열회사의 이익제공행위를 장려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면, 기업집단 태광 소속 임직원들이 원고 20 일가 소유회사가 요구하는 사항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원고 20은 ‘그룹 시너지’가 중요 평가항목으로 포함된 계열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평가기준을 승인함으로써 계열회사 경영진으로 하여금 내부거래 특히 원고 20 일가 지분이 높은 원고 메르뱅 등을 지원할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소외 2나 경영기획실이 원고 20 몰래 이 사건 와인거래를 할 동기를 생각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 20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이 사건 와인거래의 경과 등을 보고하여 자신들의 성과로 인정받으려 하였을 것이다. 3)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 20이 이 사건 와인거래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4항의 ‘관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20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 회사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회사들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같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234,401
명예훼손·업무방해·폭행[무자격자가 개설한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인의 진료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2021도16482
20,230,316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의 의미와 판단 기준 /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경우,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2]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 무자격자에 의해 개설된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인의 진료 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인지 판단하는 기준 [3] 의료인인 甲의 명의로 의료인이 아닌 乙이 개설하여 운영하는 丙 병원에서, 피고인이 11회에 걸쳐 큰 소리를 지르거나 환자 진료 예약이 있는 甲을 붙잡고 있는 등의 방법으로 위력으로써 甲의 진료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丙 병원의 일반적인 운영 외에 甲의 진료행위를 방해한 것인지에 대해 더 세밀하게 심리하여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원심이 丙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甲의 진료행위도 丙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에 포함되어 별개의 보호가치 있는 업무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한 것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자격자에 의해 개설된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인이 환자를 진료한다고 하여 그 진료행위 또한 당연히 반사회성을 띠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이때 의료인의 진료 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인지는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형태, 해당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진료의 내용과 방식,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방해되는 업무의 내용 등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3] 의료인인 甲의 명의로 의료인이 아닌 乙이 개설하여 운영하는 丙 병원에서, 피고인이 단독으로 또는 공모하여 11회에 걸쳐 큰 소리를 지르거나 환자 진료 예약이 있는 甲을 붙잡고 있는 등의 방법으로 위력으로써 甲의 진료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와 당시의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 전부 또는 그중 일부는 피고인이 甲의 환자에 대한 진료행위를 방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인이 丙 병원의 일반적인 운영 외에 甲의 진료행위를 방해한 것인지에 대해 더 세밀하게 심리하여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원심이 丙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다음, 甲의 진료행위도 丙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에 포함되어 별개의 보호가치 있는 업무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에 업무방해죄의 업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형법 제314조 / [2] 형법 제314조 / [3] 형법 제314조 제1항
[1]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도2344 판결(공2010하, 1310),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도9828 판결 / [2] 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2015 판결(공2002상, 238)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성호휘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21. 11. 18. 선고 2020노143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폭행죄의 성립, 사회상규 내지 정당행위, 명예훼손죄의 공공의 이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단독으로 또는 공모하여 11회에 걸쳐 의료인인 공소외 1이 진료를 하는 병원에서 큰 소리를 지르거나, 환자 진료 예약이 있는 공소외 1을 붙잡고 있는 등의 방법으로 위력으로 공소외 1의 진료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이 사건 병원은 공소외 1을 개설 명의자로 하여 의료인이 아닌 공소외 2가 개설하여 운영하는 병원이어서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공소외 1의 진료행위도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에 포함되어 별개의 보호가치 있는 업무로 볼 수 없으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의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도2344 판결 등 참조).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2015 판결 참조). 그러나 무자격자에 의해 개설된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인이 환자를 진료한다고 하여 그 진료행위 또한 당연히 반사회성을 띠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이때 의료인의 진료 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인지는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형태, 해당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진료의 내용과 방식,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방해되는 업무의 내용 등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은 공소외 1을 개설 명의자로 하여 의료인이 아닌 공소외 2가 개설하여 운영하는 병원인 사실,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에서 환자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소외 1을 붙잡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와 그 당시의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전부 또는 그중 일부는 피고인이 공소외 1의 환자에 대한 진료행위를 방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의 일반적인 운영 외에 공소외 1의 진료행위를 방해한 것인지에 대해 더 세밀하게 심리하여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전제한 다음, 의료인인 공소외 1의 진료행위도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관한 업무에 포함되어 별개의 보호가치 있는 업무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방해죄의 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지만, 무죄 부분인 업무방해의 점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죄와 무죄를 선고한 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 이흥구 오석준(주심)
234,397
대여금
2021다223368
20,230,316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회생절차의 관리인은 회생절차에 관하여 주장되는 회생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회생채권의 부존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이를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하여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회생계획의 인가결정에 따라 회생채권이 실권되는지 여부(소극)
[1]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하여 자신의 채권을 신고하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 인가에 따른 실권의 불이익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7조의 회생채권자 목록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관리인은 비록 소송절차에서 다투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주장되는 어떠한 회생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그 회생채권의 부존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이를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2]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그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5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그 회생채권은 실권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위와 같은 경우 회생계획의 인가결정에 의하여 회생채권이 실권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회생채권자로 하여금 회생절차에 참가하여 자신의 권리의 실권 여부에 관하여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적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리 및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7조 / [2] 헌법 제23조 제1항, 제37조 제2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7조, 제148조, 제251조
[1][2] 대법원 2012. 2. 13. 자 2011그256 결정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시스 담당변호사 최성욱 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1. 2. 5. 선고 (인천)2019나8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하여 자신의 채권을 신고하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 인가에 따른 실권의 불이익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147조의 회생채권자 목록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관리인은 비록 소송절차에서 다투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주장되는 어떠한 회생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그 회생채권의 부존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이를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그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그 회생채권은 실권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위와 같은 경우 회생계획의 인가결정에 의하여 회생채권이 실권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회생채권자로 하여금 회생절차에 참가하여 자신의 권리의 실권 여부에 관하여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적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리 및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2. 2. 13. 자 2011그256 결정 참조). 원심은, 피고가 자신의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 목록에 원고의 대여금채권을 기재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원고가 위 회생절차를 알지 못하여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대여금채권이 회생계획의 인가결정에 의하여 실권 또는 면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에서 정한 회생채권의 실권 또는 면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34,399
병역법위반[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이탈한 경우 병역법위반죄 성립 여부가 문제된 사안]
2020도15554
20,230,316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의 의미 및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이러한 법리는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우울장애 등 기분장애 4급의 징병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군사교육소집 대상자에서 제외된 피고인이 국가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여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병역법령 및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은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1] 구 병역법(2019. 12. 31. 법률 제1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9조의2 제1호는 "사회복무요원 또는 예술·체육요원으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아니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한다. 위 조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병역법의 목적과 기능, 병역의무의 이행이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서 가지는 위치, 사회적 현실과 시대적 상황의 변화 등은 물론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윤리적·도덕적·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그 불이행을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이러한 법리는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2]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우울장애 등 기분장애 4급의 징병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군사교육소집 대상자에서 제외된 피고인이 국가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여 구 병역법(2019. 12. 31. 법률 제1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9조의2 제1호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병역법령에 따르면, 국가기관 등의 공익목적 수행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의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 등의 지원을 하는 사회복무요원으로 하여금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지 않는 복무의 이행을 강제하더라도 그것이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으며, 사회복무요원은 복무와 관련하여 소속기관장의 지휘·감독을 받고, 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다고 볼 수도 없는바(구 병역법 제31조 제1항 전문, 같은 조 제4항 본문, 제31조의2 제1항 본문), 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와 관련하여 현장복무실태 점검 및 교정지도 등을 통한 복무부실 예방활동에 관한 사항 등을 관리·감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구 병역법 제31조의2 제2항, 구 병역법 시행령(2020. 6. 30. 대통령령 제308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이는 병무행정에 관한 사항일 뿐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과 관련된 사항이 아닌 점, 피고인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요받았다거나 그것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병무청장으로부터 그 복무와 관련하여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전혀 엿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은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환송 후 원심판결에 위 조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의 해석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헌법 제19조, 제37조 제2항, 제39조, 구 병역법(2019. 12. 31. 법률 제1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의2 제1호, 병역법 제88조 제1항 / [2] 헌법 제19조, 제37조 제2항, 제39조, 구 병역법(2019. 12. 31. 법률 제1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0호, 제5조 제1항 제3호 (나)목, 제27조 제1항, 제29조 제1항, 제3항, 제31조 제1항, 제4항, 제31조의2, 제55조 제1항, 제3항, 제77조 제1항, 제89조의2 제1호, 구 병역법 시행령(2020. 6. 30. 대통령령 제308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제107조 제1호, 제108조, 구 사회복무요원 소집업무 규정(2021. 3. 18. 병무청훈령 제17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1호
[1] 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공2018하, 2401)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진우 외 1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7도213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의견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2014. 6. 23.경부터 세종시 (주소 생략)에 있는 ○○○○위원회△△△△△△△실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2015. 12. 16.경부터 계속하여 출근하지 않아,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였다. 2. 환송 후 원심의 판단 환송 후 원심은,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이탈한 것은 종교적 신념에 기초한 진정한 양심에 따른 것으로서, 구 병역법(2019. 12. 31. 법률 제1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병역법’이라 한다) 제89조의2 제1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가. 피고인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여호와의 증인 교리를 접하며 성장하였고, 2010년경부터 성서를 공부하다가 피고인이 만 18세이던 2010. 8. 21. 침례를 받아 정식으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되었으며, 세종시 조치원 □□□□에 소속되어 종교활동을 하고 있다. 나. 피고인은 우울장애 등의 기분장애 4급의 징병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군사훈련을 면제받고 2014. 6. 23.경부터 세종시 (주소 생략)에 있는 ○○○○위원회△△△△△△△실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하여 1년 6개월 정도 복무를 하던 중, ‘국방부 산하 병무청장 관할의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복무한다는 것이 군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워 양심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는 이유로, 소집해제예정일을 6개월 정도 남겨둔 2015. 12. 16.경부터 복무를 이탈하였다. 사회복무요원은 병무청장에 의하여 복무 관리·감독을 받으나(구 병역법 제31조의2 제2항), 대체역은 소관중앙행정기관의 장에 의하여 복무 관리·감독을 받게 되므로(「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22조), 복무에 관한 직접적·구체적인 지휘·감독권한의 귀속주체가 다르다. 다. 피고인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헌법재판소 2018. 6. 28. 선고 2011헌바379 등 전원재판부 결정)과 대법원판결(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인 2016. 2. 29. 병역법 위반죄로 기소되어 제1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상고심 및 환송 후 원심에 이르기까지 4년 이상의 시간 동안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일관되게 위와 같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라. 피고인이 군인으로서 전쟁훈련을 할 수 없고, 하느님의 명령대로 살 것이며, 군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어떠한 복무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종교적 신념의 표현에 일관성과 진실함, 확고함을 인정할 수 있다. 마.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고, 그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자료도 찾을 수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환송 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관련 법리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는 "사회복무요원 또는 예술·체육요원으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아니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한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병역법의 목적과 기능, 병역의무의 이행이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서 가지는 위치, 사회적 현실과 시대적 상황의 변화 등은 물론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윤리적·도덕적·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그 불이행을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나. 판단 1) 사회복무요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에 따라 설치된 사회복지시설(이하 ‘국가기관 등’이라 한다)의 공익목적 수행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의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 등의 지원을 위하여 소집되어 공익 분야에 복무하는 사람으로서, 병역법이 정한 병역의 한 종류인 보충역에 해당한다[구 병역법 제2조 제1항 제10호, 제5조 제1항 제3호 (나)목]. 지방병무청장은 사회복무요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기관 등의 장으로부터 다음 해에 필요한 인원의 배정을 요청받으면 복무기관·복무형태 및 배정인원 등을 결정하고, 사회복무요원 소집 순서가 결정된 사람을 대상으로 복무기관을 정하여 사회복무요원을 소집한다(구 병역법 제27조 제1항, 제29조 제1항 본문).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된 사람에 대하여는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소집과 동시에 30일 이내 기간 동안 군사교육소집을 실시하되[구 병역법 제29조 제3항, 구 병역법 시행령(2020. 6. 30. 대통령령 제308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병역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07조 제1호, 제108조 본문],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사유로 신체등급 4급 판정 또는 동일 사유로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등에 대하여는 군사교육소집을 실시하지 않는다[(구 병역법 제55조 제3항, 구 「사회복무요원 소집업무 규정」(2021. 3. 18. 병무청훈령 제17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1호)]. 사회복무요원을 배정받은 기관의 장은 복무분야를 지정하여 사회복무요원을 복무하게 하여야 하고, 사회복무요원은 출퇴근 근무하며, 소속기관장의 지휘·감독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이 복무하는 국가기관 등의 장은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담당직원을 지정하여야 한다(구 병역법 제31조 제1항 전문, 같은 조 제4항 본문, 제31조의2 제1항 본문). 한편 병무청장은 사회복무요원의 복무와 관련하여 현장복무실태 점검 및 교정지도 등을 통한 복무부실 예방활동에 관한 사항, 상담 및 고충처리 등을 통한 권익 보호에 관한 사항, 복무의무 위반자 등의 고발에 관한 사항 및 그 밖에 복무와 관련하여 병무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을 관리·감독할 수 있다(구 병역법 제31조의2 제2항, 구 병역법 시행령 제63조). 병무청장은 징집·소집과 그 밖의 병무행정을 관장한다(구 병역법 제77조 제1항). 2) 앞서 본 법리와 위 병역법령에 따르면, 국가기관 등의 공익목적 수행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의 사회서비스업무 및 행정업무 등의 지원을 하는 사회복무요원으로 하여금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지 않는 복무의 이행을 강제하더라도 그것이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종교적 신념 등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거부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조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회복무요원은 복무와 관련하여 소속기관장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다고 볼 수도 없는바(구 병역법 제31조 제1항 전문, 같은 조 제4항 본문, 제31조의2 제1항 본문), 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와 관련하여 현장복무실태 점검 및 교정지도 등을 통한 복무부실 예방활동에 관한 사항 등을 관리·감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구 병역법 제31조의2 제2항, 구 병역법 시행령 제63조) 이는 병무행정에 관한 사항일 뿐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과 관련된 사항이 아니므로, 이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도 이 사건 조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환송 후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피고인은 우울장애 등의 기분장애 4급의 징병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군사교육소집 대상자에서 제외되었고, 피고인이 ○○○○위원회△△△△△△△실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요받았다거나 그것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병무청장으로부터 그 복무와 관련하여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4) 따라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은 이 사건 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달리 판단한 환송 후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조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의 해석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 이흥구 오석준(주심)
234,395
과징금부과처분취소
2022두58599
20,230,316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의 규정 취지 / 후소가 전소의 소송물을 전제로 하거나 선결적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경우, 전소와 ‘같은 소’로 보아 판결을 구할 수 없는지 여부(적극) 및 재소의 이익이 다른 경우 ‘같은 소’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소를 취하하였으나 위 규정 취지에 반하지 않고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는 정당한 사정이 있는 경우,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甲 등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 등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장관이 甲 등에 대하여 4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하자, 甲 등이 위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한 뒤 항소하였는데, 보건복지부장관이 항소심 계속 중 위 업무정지 처분을 과징금 부과처분으로 직권 변경하자, 甲 등이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후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취하한 사안에서, 위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의 제기는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은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임의의 소취하로 그때까지 국가의 노력을 헛수고로 돌아가게 한 사람에 대한 제재의 취지에서 그가 다시 동일한 분쟁을 문제 삼아 소송제도를 남용하는 부당한 사태의 발생을 방지하고자 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후소가 전소의 소송물을 전제로 하거나 선결적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것일 때에는 비록 소송물은 다르지만 위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전소와 ‘같은 소’로 보아 판결을 구할 수 없다고 풀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같은 소’는 반드시 기판력의 범위나 중복제소금지의 경우와 같이 풀이할 것은 아니므로, 재소의 이익이 다른 경우에는 ‘같은 소’라 할 수 없다. 또한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소를 취하한 사람이더라도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는 정당한 사정이 있다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2] 甲 등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 등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장관이 甲 등에 대하여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 2. 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4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하자, 甲 등이 위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전소)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한 뒤 항소하였는데, 보건복지부장관이 항소심 계속 중 같은 법 제99조 제1항에 따라 위 업무정지 처분을 과징금 부과처분으로 직권 변경하자, 甲 등이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후소)을 제기한 후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취하한 사안에서, 전소는 처분의 변경으로 인해 효력이 소멸한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고, 후소는 후행처분인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같다고 볼 수 없고, 전소의 소송물인 ‘업무정지 처분의 위법성’이 과징금 부과처분의 위법성을 소송물로 하는 후소와의 관계에서 항상 선결적 법률관계 또는 전제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결국 甲 등에게 업무정지 처분과는 별도로 과징금 부과처분의 위법성을 소송절차를 통하여 다툴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으므로, 위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의 제기는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 [2]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 2. 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1항 제1호, 제99조 제1항, 약사법 제23조 제1항, 제24조 제4항
[1] 대법원 1989. 10. 10. 선고 88다카18023 판결(공1989, 1657),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다22037 판결(공2009하, 1216),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5다16620 판결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모두의법률 담당변호사 정준영) 【피고, 피상고인】 보건복지부장관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2. 9. 22. 선고 2021누132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원고들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약사가 미리 조제한 약을 비치하고 간호사가 약을 추가 조제한 후 환자에게 투여하여 약사법 제23조 제1항 본문, 제24조 제4항을 위반하였음에도 그 약제비 등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함으로써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 등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2018. 6. 27. 원고들에 대하여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 2. 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4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이하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나. 원고들은 2018. 9. 20. 피고를 상대로 위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이하 ‘이 사건 전소’라 한다)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9. 12. 12.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하 ‘이 사건 선행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으며, 원고들은 이 사건 선행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다. 다. 한편 피고는 원고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 항소심 계속 중인 2020. 1. 10.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99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을 과징금 496,574,000원의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이라 한다)으로 직권 변경하였다. 라. 이에 원고들은 2020. 3. 6. 대전지방법원에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마. 원고는 2021. 11. 3. 이 사건 전소를 취하하였고 같은 날 피고가 원고들의 소 취하에 동의하여 이 사건 전소는 소 취하로 종결되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소와 이 사건 전소의 당사자가 동일하고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을 선결적 법률관계 내지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되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은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임의의 소취하로 그때까지 국가의 노력을 헛수고로 돌아가게 한 사람에 대한 제재의 취지에서 그가 다시 동일한 분쟁을 문제 삼아 소송제도를 남용하는 부당한 사태의 발생을 방지하고자 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후소가 전소의 소송물을 전제로 하거나 선결적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것일 때에는 비록 소송물은 다르지만 위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전소와 ‘같은 소’로 보아 판결을 구할 수 없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같은 소’는 반드시 기판력의 범위나 중복제소금지의 경우와 같이 풀이할 것은 아니므로, 재소의 이익이 다른 경우에는 ‘같은 소’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89. 10. 10. 선고 88다카18023 판결,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5다16620 판결 등 참조). 또한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소를 취하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는 정당한 사정이 있다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다22037 판결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살펴본다. (1) 먼저 이 사건 전소는 처분의 변경으로 인해 그 효력이 소멸한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고, 이 사건 소는 후행처분인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전소와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이 같다고 볼 수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인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의 위법성’이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의 위법성을 소송물로 하는 이 사건 소와의 관계에 있어서 항상 선결적 법률관계 또는 전제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가)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과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의 기초가 되는 위반행위는 동일하지만, 처분의 근거 법령이나 요건과 효과는 동일하지 않다.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에 근거한 것이고,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은 같은 법 제99조에 근거한 것으로 그 처분기준이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고려사항이 같지 않다. (나)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이 적법하더라도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은 위법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99조 제1항에 따르면, 업무정지 처분을 갈음하여 부과되는 과징금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부담하게 한 금액의 5배 이하의 금액’만 부과될 수 있으므로, 업무정지 처분에는 위법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를 갈음하여 부과된 과징금의 액수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부담하게 한 금액의 5배’를 초과함으로써 과징금 부과처분이 위법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다) 또한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이 위법하더라도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은 적법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업무정지 처분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그 업무정지 처분을 갈음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범위 내에 있어 적법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 결국 원고들에게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과는 별도로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의 위법성을 소송절차를 통하여 다툴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원고들이 이 사건 선행판결 선고 이후 이 사건 전소를 취하하고, 이 사건 소를 다시 제기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 이 사건 전소의 소송절차를 통한 국가나 법원의 노력을 헛수고로 돌아가게 한다거나 소송제도를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소의 제기가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소제기를 필요로 하는 정당한 사정이 있으므로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재소금지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234,393
회수및반환처분취소청구의소[사립유치원 설립·경영자가 학부모들로부터 지급받은 특성화교육비 중 유용된 특성화교육비를 유치원 회계로 회수하고 학부모들에게 반환하도록 명한 처분의 적법 여부가 문제된 사건]
2022두63744
20,230,316
선고
대법원
일반행정
판결
[1] 사립유치원의 원장 등에게 유치원 운영과 관련하여 법정된 회계처리방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및 교육감에게 사립유치원의 원장 등에 대하여 법정된 회계처리방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항을 시정 또는 변경하도록 명할 수 있는 지도·감독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적극) / 교육감의 회계처리방법 준수 관련 지도·감독 권한 행사의 범위와 한계 [2] 교육감이 甲 교회 부설 유치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토대로 유치원의 경영자인 乙에게 학부모들로부터 특성화교육비 명목으로 수령한 돈 중 목적 외로 사용한 금원을 위 유치원의 회계로 회수하고, 회수된 금원을 해당 특성화교육비를 지급한 학부모들에게 반환하라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반환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법인이 아닌 개인이 설치하는 유치원이라고 하더라도, 사립유치원의 회계가 교육기관으로서의 의무 등에 반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기본원칙 아래 그 회계처리의 방법, 수입금 내지 지출의 방법이 법정되어 있는 것으로(사립학교법 제2조 제1호, 제3호, 제51조, 제29조, 제33조,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7조 내지 제34조), 사립유치원의 원장 등에게는 유치원 운영과 관련하여 법정된 회계처리방법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사립유치원의 지도·감독기관인 교육감에게는 사립유치원의 원장 등에 대하여 법정된 회계처리방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항을 시정 또는 변경하도록 명할 수 있는 지도·감독의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유아교육법 제30조 제1항). 다만 교육감의 회계처리방법 준수 관련 지도·감독의 권한은 위반된 회계처리방법을 법정된 것으로 준수할 수 있도록 사후적으로 시정하는 범위에서 행사되어야 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유아교육법 등 관련 법령의 다른 규정에 근거하여 행사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교육감이 甲 교회 부설 유치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토대로 위 유치원의 경영자인 乙에게 학부모들로부터 특성화교육비 명목으로 수령한 돈 중 목적 외로 사용한 금원을 위 유치원의 회계로 회수하고, 회수된 금원을 해당 특성화교육비를 지급한 학부모들에게 반환하라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유치원은 학부모들로부터 특성화교육비를 지급받아 이에 따른 특성화교육을 실제로 실시하였으므로 교육감이 乙에 대하여 특성화교육비를 학부모들에게 환불하도록 명할 근거가 부족한 점, 사립학교법 제29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각호에 따르면, 유치원으로서는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특성화교육비 중 실제 특성화교육에 지출되지 않은 잉여금을 교비회계로 편입한 뒤, 이를 유치원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교육에 필요한 시설·설비를 위한 경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어, 학부모들이 납부한 특성화교육비가 전부 특성화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지출되어야 한다고 볼 만한 법적 근거가 없는 점, 교육감의 지도·감독 권한은 법령에서 허용한 목적 범위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내재적 한계가 있는데, 위 반환처분은 乙이 임의로 위 유치원의 교비회계에 속한 돈을 甲 교회로 인출하였다는 점을 원인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부당하게 인출된 돈을 유치원의 회계로 회수할 것을 명한 부분만으로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반환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사립학교법 제2조 제1호, 제3호, 제29조, 제33조, 제51조,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7조, 제28조, 제29조, 제30조, 제31조, 제32조, 제33조, 제34조, 유아교육법 제30조 제1항 / [2] 사립학교법 제29조 제2항,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유아교육법 제30조 제1항
[1]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9두43436 판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두49888 판결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박세규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교육감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진아)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2. 10. 20. 선고 2021누571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특성화교육비 반환처분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교회 부설 사립유치원인 ‘△△유치원’(이하 ‘이 사건 유치원’이라 한다)의 경영자이고, 소외인은 2014. 3.경부터 이 사건 유치원의 원장으로 재직하였다. 나. 피고는 2019. 5. 2.부터 6. 21.까지 이 사건 유치원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한 다음 그 결과를 토대로 2019. 8. 12. 원고에게 ① 학부모들로부터 특성화교육비 명목으로 수령한 돈 중 목적 외로 사용한 1,463,783,594원을 이 사건 유치원의 회계로 회수(이하 ‘이 사건 회수처분’이라 한다)하고, ② 회수된 1,463,783,594원을 해당 특성화교육비를 지급한 학부모들에게 반환(이하 ‘이 사건 반환처분’이라 한다)하며, ③ 위와 같은 유치원 자금의 목적외 사용 등을 원인으로 이 사건 유치원의 원장 소외인에 대하여 파면, 해임, 경고의 징계를 할 것을 요구(이하 ‘이 사건 징계요구처분’이라 한다)하였다. 다. 피고가 이 사건 유치원에서 목적 외로 사용되었다고 본 1,463,783,594원은 원심 판시 별지 2 표에 기재된 ‘재정이수 전 금원’ 합계 721,902,946원과 ‘재정이수 후 금원’ 합계 741,880,648원을 합한 금액이다(이하에서는 위 표의 재정이수 전 각 금원을 재정이수 전 ㉮ 내지 ㉷ 금원으로, 재정이수 후 각 금원을 재정이수 후 ⓐ 내지 ⓗ 금원으로 지칭한다). 2. 이 사건 회수처분에 관한 판단(제1, 2, 3상고이유)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재정이수 전 ㉰, ㉳, ㉵, ㉶ 금원이 재정이수 후 ⓕ, ⓑ, ⓐ, ⓔ, ⓗ 금원과 동일함에도 피고가 이를 중복합산하였고 재정 이수 후 ⓖ 금원이 회수 대상이 아님에도 회수 대상에 포함시켰으므로, 각 해당 금액을 회수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그 범위에서 이 사건 회수처분을 취소하였다. 나. 제1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재정이수 전 ㉷ 23,791,590원은 원고가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특성화교육비 중 일부인데, 위 돈이 입금되었던 국민은행 계좌가 소외인 개인 명의로 개설된 계좌로서, 이 사건 유치원의 세입관리 계좌로 등록되지 않은 계좌라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특성화교육비를 이 사건 유치원의 세입으로 편입하지 않은 채 별도로 보관한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하므로, 위 금원에 대한 회수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사립학교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제2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재정이수 전 ㉰, ㉳, ㉵, ㉶ 금원에 이자를 합산한 금액이 재정이수 후 ⓕ, ⓑ, ⓐ, ⓔ, ⓗ 금원인데, 이 사건 회수처분은 위 두 금액을 모두 회수 대상에 포함시킨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원심은 재정이수 전 ㉰, ㉳, ㉵, ㉶ 금원이 중복합산되었다는 이유로 이를 이 사건 회수처분 대상금액에서 공제하였다. 2) 이 사건 유치원이 재정이수 전 ㉰, ㉳, ㉵, ㉶ 금원을 관리하였다면, 그 이자 또한 이 사건 유치원의 수입으로 귀속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회수가 이루어져야 하는 돈은 이자수입이 합산된 재정이수 후 ⓕ, ⓑ, ⓐ, ⓔ, ⓗ 금원이고, 이자수입이 반영되지 않은 재정이수 전 ㉰, ㉳, ㉵, ㉶ 금원이라고 볼 수 없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회수처분의 회수대상 금액에서 재정이수 전 ㉰, ㉳, ㉵, ㉶ 금원을 공제하도록 하여, 이자가 합산된 재정이수 후 ⓕ, ⓑ, ⓐ, ⓔ, ⓗ 금원이 회수되도록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오해나 판단 누락의 잘못이 없다. 라. 제3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고는 ○○○○○○교회가 이 사건 유치원에 대하여 합계 1,889,331,244원의 금액을 대여하였거나 운영자금으로 투입하였으므로 이 사건 유치원에서 ○○○○○○교회로 이전된 돈은 적법한 차입원리금의 상환으로서 회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교회가 이 사건 유치원에 대하여 돈을 대여하였다거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유치원의 공사 및 시설비, 관리비 및 임금을 대납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의 위배 또는 사립학교의 차입원리금의 상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이 사건 반환처분에 관한 판단(제4상고이유)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반환처분이 유아교육법 제30조 제1항에 근거한 것이고, 원고가 학부모를 기망하여 특성화교육에 사용되는 비용인 것처럼 부당하게 징수한 돈을 원래의 소유자에게 원상복구하는 차원에서 위 특성화교육비를 해당 학부모들에게 반환할 것을 명한 것이므로, 이 사건 반환처분 또한 위 979,359,815원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법인이 아닌 개인이 설치하는 유치원이라고 하더라도, 사립유치원의 회계가 교육기관으로서의 의무 등에 반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기본원칙 아래 그 회계처리의 방법, 수입금 내지 지출의 방법이 법정되어 있는 것으로(사립학교법 제2조 제1호, 제3호, 제51조, 제29조, 제33조,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27조 내지 제34조), 사립유치원의 원장 등에게는 유치원 운영과 관련하여 법정된 회계처리방법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사립유치원의 지도·감독기관인 교육감에게는 사립유치원의 원장 등에 대하여 법정된 회계처리방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항을 시정 또는 변경하도록 명할 수 있는 지도·감독의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유아교육법 제30조 제1항). 다만 교육감의 회계처리방법 준수 관련 지도·감독의 권한은 위반된 회계처리방법을 법정된 것으로 준수할 수 있도록 사후적으로 시정하는 범위에서 행사되어야 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유아교육법 등 관련 법령의 다른 규정에 근거하여 행사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9두43436 판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반환처분이 위 979,359,815원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유치원 원생들이 이 사건 유치원으로부터 특성화교육을 제공받지 못한 사실이 인정될 경우, 피고가 회계처리방법 시정 목적이 아닌 유아교육법 제30조 제1항의 ‘교육과정 운영 내지 그 밖의 사항에 관한 교육관계법령 등 위반’ 시정 목적에서 특성화교육비 등으로 지급받은 돈의 환불까지도 명할 수 있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이 사건 유치원은 학부모들로부터 특성화교육비를 지급받아 이에 따른 특성화교육을 실제로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그 특성화교육비를 학부모들에게 환불하도록 명할 근거가 부족하다. 나) 이 사건 반환처분은,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특성화교육비가 전부 특성화교육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고, 실제 특성화교육을 위해 사용되지 않은 잉여금은 학부모들에게 반환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으로서는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특성화교육비 중 실제 특성화교육에 지출되지 않은 잉여금을 교비회계로 편입한 뒤, 이를 유치원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교육에 필요한 시설·설비를 위한 경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할 것이고(사립학교법 제29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각호), 이와 달리 학부모들이 납부한 특성화교육비가 전부 특성화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지출되어야 한다고 볼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 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 원고가 학부모들로부터 특성화교육비를 징수하면서, 특성화교육비가 오로지 특성화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에만 지출될 것으로 기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라) 이 사건 반환처분은 원고가 임의로 이 사건 유치원의 교비회계에 속한 돈을 ○○○○○○교회로 인출하였다는 점을 원인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회계처리 방법 시정 목적에서 행사한 지도·감독 권한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처분이다. 피고의 지도·감독 권한은 법령에서 허용한 목적 범위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 그런데 ○○○○○○교회로 부당하게 인출된 돈을 이 사건 유치원의 회계로 회수할 것을 명한 부분만으로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반환처분은 그 내재적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3) 결국 이 사건 반환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아교육법상 지도·감독 권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이 사건 징계요구처분에 관한 판단(제5상고이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이 사건 징계요구처분의 처분서에는 원고로 하여금 소외인에 대하여 경고, 파면, 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기재되어 있다. 위와 같은 처분서의 기재내용은 원고에 대하여 사립학교법 제64조의 규정을 준수하여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고, 그 징계의결을 거친 뒤 소외인을 징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되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사립학교법상의 절차를 위반하여 교원징계위원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외인을 징계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 이 사건 징계요구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와 같이 절차상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특성화교육비 반환처분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234,615
청구이의
2020나2032068
20,230,322
선고
서울고법
민사
판결 : 확정
甲이 乙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인 丙으로부터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丙에게 대표이사 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제공하였는데, 丁이 丙을 통해 甲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전달받아 근보증서에 甲의 이름을 기재하고 인감도장을 날인한 후 대출서류 등을 戊 은행에 접수하였고, 戊 은행 직원이 甲에게 전화로 乙 회사의 대출과 甲의 연대보증 의사를 확인한 후 乙 회사가 戊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로 하는 여신거래약정서와 甲이 위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는 내용의 근보증서가 작성된 사안에서, 근보증서의 甲 명의 부분이 자필서명 또는 자필서명으로 간주되거나 적법한 위임에 따른 대행의 방법으로 기명날인 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甲과 戊 은행 사이에 근보증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할 수 없고, 甲의 표현대리 책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甲이 乙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인 丙으로부터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丙에게 대표이사 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제공하였는데, 丁이 丙을 통해 甲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전달받아 근보증서에 甲의 이름을 기재하고 인감도장을 날인한 후 대출서류 등을 戊 은행에 접수하였고, 戊 은행 직원이 甲에게 전화로 乙 회사의 대출과 甲의 연대보증 의사를 확인한 후 乙 회사가 戊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로 하는 여신거래약정서와 甲이 위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는 내용의 근보증서가 작성된 사안이다.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에서 보증의 방식으로 규정한 ‘서명’은 보증인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의미하는데, 근보증서의 甲 명의 부분은 甲의 자필 기재가 아니고, 甲이 戊 은행 직원과의 전화 통화 시 ‘서명은 자필로 직접 작성한 것이 맞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하였더라도 근보증서의 甲 서명이 자필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며, 또한 보증인이 스스로 기명날인을 하지 않고 타인으로 하여금 이를 대행하게 하는 경우에는 경솔한 보증행위로부터 보증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민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되지 않도록 대행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데, 근보증서의 작성 경위가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戊 은행은 근보증계약 체결 과정에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의 관련 규정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아니하는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이 丁에게 근보증서에 기명날인하는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어 근보증서의 진정성립의 추정은 복멸되었고, 따라서 甲의 보증 의사가 甲의 기명날인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甲과 戊 은행 사이에 근보증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한편 戊 은행이 甲의 인감증명서 등을 제출받았다거나 甲과 전화 통화 시 연대보증 의사를 확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丙이나 丁에게 甲을 대리하여 근보증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甲의 표현대리 책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이다.
민법 제126조, 제428조의2 제1항, 민사소송법 제358조,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2항, 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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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웅비 담당변호사 노재구)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리더자산관리대부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서) 【피고승계참가인】 엠메이드대부 유한회사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0. 8. 21. 선고 2019가합552419 판결 【변론종결】 2023. 2. 15.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차전1391570, 2018차전1391573, 2018차전1391578 각 대여금 사건의 각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모두 불허한다. 3. 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제2항 기재 각 지급명령의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을 정지한다. 4. 원고와 피고 사이의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승계참가인 사이의 소송비용은 피고승계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5.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 제1, 2항과 같다[피고승계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이 법원에 이르러 승계참가를 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별도의 청구를 하지 않았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및 종전 대출의 실행 등 1) ○○○ 주식회사(이하 ‘○○○’이라 한다)는 전세버스 운송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소외 1, 소외 2가 2015. 3. 30. ○○○의 공동대표이사로, 소외 3이 2016. 1. 18., 소외 4가 2016. 2. 20., 원고가 2016. 5. 24. 각 ○○○의 단독대표이사로 순차 취임하였는데(전임 대표이사는 그 무렵 순차 사임하였다), ○○○의 실제 운영자는 사내이사 소외 5의 부친인 소외 6이었다. 2) 소외 7은 1999년부터 2016년까지 부산에서 할부금융 대행업체를 운영하면서 신차 할부금융 업무를 주로 처리하는 한편, 2015년경부터 2017. 4.경까지 김해시에서 전세버스업체인 주식회사 △△여행사를 운영하였다. 3) ○○○(당시 공동대표이사 소외 1, 소외 2)은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의 출퇴근버스를 운영하게 되면서 2015. 5.경 및 2015. 6.경 (차량번호 1 생략) 전세버스, (차량번호 2 생략) 전세버스, (차량번호 3 생략) 전세버스(이하 ‘이 사건 각 차량’이라 한다)의 각 명의를 이전받아 이를 위 운송사업에 투입하였다. 4) ○○○은 2016. 1. 20. 소외 3의 대표이사 취임등기를 마친 후 2016. 2. 11. 소외 3의 남편인 소외 7을 통해 이 사건 각 차량을 담보로 주식회사 에스비아이저축은행(이하 ‘SBI저축은행’이라 한다)으로부터 각 9,500만 원씩을 대출받았고(이하 ‘이 사건 종전 대출’이라 한다), 소외 3은 대표이사 자격으로 이 사건 종전 대출금채무에 관한 근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이 사건 종전 대출금에 대한 연체가 발생하자 소외 7은 소외 6에게 위 종전 대출금채무의 근보증인을 자신의 처인 소외 3에서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나. 이 사건 대출의 실행 경위 등 1) ○○○의 실제 운영자인 소외 6은 2016. 2. 22. 감사이던 소외 4의 대표이사 취임등기를 마친 후 이 사건 종전 대출의 근보증인 소외 3을 소외 4로 교체하고자 하였으나, SBI저축은행은 소외 4의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근보증인 교체를 거절하였다. 2) 이에 소외 6은 2016. 3.경 소외 8을 통해 알게 된 원고에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데 사정이 있어 3개월 정도만 ○○○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 달라고 하였다. 원고가 이를 승낙하자, 소외 7은 2016. 5. 11. SBI저축은행의 대출업무 대행을 하던 소외 9를 통하여 SBI저축은행에 원고의 신용조회를 하였고, SBI저축은행은 ○○○의 이 사건 종전 대출금의 연체를 정리하면 원고로의 보증인 변경이 가능함을 알려 주었다. 3) 그 무렵 소외 7은 소외 6을 통해 원고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을 전달받아 소외 4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던 기존 근보증서들에 원고의 이름을 기재하고 인감도장을 날인하고 소외 4의 인영에는 × 표시를 하는 등으로 삭제하였으며, 위 근보증서들의 보증채무 범위, 근보증 한도액, 보증 유효기간 등은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외 7은 당시 원고와는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였고, 원고에게 위와 같이 작성된 근보증서들을 보여 주거나 주채무인 대출금채무나 근보증계약의 내용에 관하여 설명을 해 준 적이 전혀 없다. 4) 그 후 소외 7은 원고의 기명날인만 된 근보증서들과 원고의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사본을 SBI저축은행의 대출업무를 대행하던 소외 9에게 교부해 주었고, 소외 9는 위 대출서류들을 SBI저축은행에 접수하였다. 그 외에 소외 7이 신청하여 발급받은 원고의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와 원고가 2014. 10. 10.부터 현재까지(2016년경) ○○○의 주식 50%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 명의 주주명부도 SBI저축은행에 제출되었다. 그런데 ○○○이 과세관청에 제출한 2015년도(2015. 1. 1.~2015. 12. 31.) 주식 등 변동상황명세서에는 원고가 주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5) SBI저축은행 직원은 2016. 5. 13. 원고에게 전화로 ○○○의 대출과 원고의 연대보증 의사를 확인하였는바 주요한 통화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그런데 그 통화 내용에 의하면 ○○○의 대출조건(대출금액, 이자율, 연체이율)에 대한 설명은 있으나 원고의 보증 범위, 보증기간 등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이 사건 각 차량을 담보로 신규 대출이 진행되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을 뿐 대환대출이라거나 사실상 연대보증인이 소외 3에서 원고로 교체된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 이 사건 각 여신거래약정서 등의 작성 1) SBI저축은행은 원고와의 전화 통화 후 2016. 5. 13.과 같은 달 16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여신거래약정서들과 근보증서들의 작성을 마무리하였는데, 여신거래약정서의 대출금액 및 이자율 등과 근보증서의 보증채무 범위, 근보증 한도액, 보증 유효기간 등은 모두 SBI저축은행에서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대출금을 이미 연체 중이던 이 사건 종전 대출금의 상환에 대부분 충당하였다. 가) ○○○이 2016. 5. 13. SBI저축은행으로부터 97,000,000원을 대출받되 이자 연 11.9%, 지연배상금률 연체기간 3개월 미만 22.9%, 연체기간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23.4%, 연체기간 6개월 이상 23.9%, 상환방법 매월 20일마다 분할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여신거래약정서와 원고가 같은 날 위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하되 보증채무의 범위는 ‘특정근보증’, 근보증 한도액은 ‘일억 이천육백십만 원’, 보증 유효기간은 ‘장래지정형’으로 기재된 근보증서가 작성되었는데, 위 근보증서의 연대보증인에는 원고의 기명날인이 되어 있다. 나) ○○○은 2016. 5. 13. SBI저축은행으로부터 97,000,000원을 대출받되 이자 연 11.9%, 지연배상금률 연체기간 3개월 미만 22.9%, 연체기간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23.4%, 연체기간 6개월 이상 23.9%, 상환방법 매월 20일마다 분할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여신거래약정서와 원고가 같은 날 위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하되 보증채무의 범위는 ‘특정근보증’, 근보증 한도액은 ‘일억 이천육백일십만 원’, 보증 유효기간은 ‘장래지정형’으로 기재된 근보증서가 작성되었는데, 위 근보증서의 연대보증인란에는 원고의 기명날인이 되어 있다. 다) ○○○은 2016. 5. 16. SBI저축은행으로부터 96,000,000원을 대출받되 이자 연 11.9%, 지연배상금률 연체기간 3개월 미만 22.9%, 연체기간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23.4%, 연체기간 6개월 이상 23.9%, 상환방법 매월 20일마다 분할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여신거래약정서(이하 위 3차례 여신약정서 또는 대출계약을 통칭 시 ‘이 사건 각 여신거래약정서 또는 대출계약’이라 한다)와 원고가 같은 날 위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하되 보증채무의 범위는 ‘특정근보증’, 근보증 한도액은 ‘일억 이천사백팔십만 원’, 보증 유효기간은 ‘장래지정형’으로 기재된 근보증서(이하 위 3차례 근보증서 또는 근보증계약을 통칭 시 ‘이 사건 각 근보증서 또는 근보증계약’이라 한다)가 작성되었는데, 위 근보증서의 연대보증인란에는 원고의 기명날인이 되어 있다. 2) 이 사건 각 근보증서 제1조 제1항 제2호에는 ‘저축은행은 보증인이 보증하는 채무의 범위를 달리하는 다음의 네 유형 가운데 어느 하나를 보증인이 선택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고, 그 보증인은 그 가운데 [특정근보증]에서 정한 채무(이자, 지연배상금, 기타 부대채무를 포함합니다)를 보증하기로 합니다.’라고, 같은 항 제4호에는 ‘저축은행은 보증의 유효기간을 정하는 다음의 세 유형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설정자가 선택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고, 보증인은 [장래지정형]에서 정한 날을 보증의 유효기간으로 하기로 한다.’라고 각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SBI저축은행이나 소외 7, 소외 9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보증채무의 범위에 관한 네 유형이나 보증 유효기간에 대한 세 유형 및 그 선택권을 설명해 준 적이 없다. 3) 또한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오른쪽 하단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는 위 각 항목에 자필로 기재한 적이 없고, 상호저축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과 이 사건 각 근보증서 사본을 수령한 적이 없으며, 위 약관과 위 각 근보증서의 중요한 내용(보증채무 범위, 근보증 한도액, 보증 유효기간 등)이나 채무자인 ○○○의 부채 현황, 연체 유무 등의 내용에 관하여 설명을 들은 적도 없다. ※ 보증인은 다음 사항을 읽고 본인의 의사를 사실에 근거하여 자필로 기재하여 주십시오. (기재 예시: 1. 수령함, 2. 3. 들었음)1. 상호저축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과 이 계약서 사본을 확실히 수령하였습니까?수령함2. 위 약관과 계약서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습니까?들었음3. 채무자의 부채 현황, 연체 유무 등의 내용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습니까?들었음? 라. 이 사건 각 대출금채권의 양도 및 지급명령 신청 등 1) 피고는 2017. 11. 6. SBI저축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각 대출금 및 근보증채권을 양수받았고, SBI저축은행으로부터 양도통지 권한을 위임받아 ○○○ 및 원고에게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하였으며, 그 무렵 위 통지가 ○○○ 및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2) 피고는 2018. 12. 31. 원고와 ○○○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차전1391570호로 양수금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9. 1. 2. ‘○○○과 원고는 연대하여 피고에게 82,390,712원 및 그중 44,199,741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되, 원고는 근보증한도액 126,100,000원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위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3) 피고는 2018. 12. 31. 원고와 ○○○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차전1391573호로 양수금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9. 1. 2. ‘○○○과 원고는 연대하여 피고에게 129,585,101원 및 그중 76,597,91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되, 원고는 근보증한도액 126,100,000원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위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4) 피고는 2018. 12. 31. 원고와 ○○○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차전1391578호로 양수금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9. 1. 2. ‘○○○과 원고는 연대하여 피고에게 153,208,370원 및 그중 96,000,00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되, 원고는 근보증한도액 124,800,000원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위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각 지급명령을 통칭 시 ‘이 사건 각 지급명령’이라 한다). 5) 참가인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20. 9. 16.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대출금 및 근보증채권을 양수하였고, 피고로부터 양도통지 권한을 위임받아 2021. 1. 13. 원고에게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하였으며 그 무렵 위 통지가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당심 계속 중이던 2021. 1. 28. 위 채권양수를 원인으로 이 사건 소송에 승계참가를 신청하였다. 마. 관련 형사사건의 진행 1) 원고는 2019. 6. 3. 소외 6, 소외 9를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위조 및 행사)로 형사고소를 하였는데,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담당검사는 소외 6, 소외 9에 대하여 불기소결정을 하면서 오히려 2019. 12. 24. 원고를 ‘이 사건 각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인으로 기재되는 것을 승낙하였음에도 소외 6, 소외 9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로 고소하였다.’는 내용의 무고죄로 기소하였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9고단1488). 2) 원고는 위 불기소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였고, 부산고등검찰청 창원부 담당검사는 원고의 항고를 받아들여 2020. 4. 23.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재기수사명령을 하였으나, 소외 6의 소재 불명으로 인해 현재까지 위 고소 내용에 대한 수사의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3) 한편 위 법원은 2021. 11. 4. ‘원고가 이 사건 각 대출에 관한 연대보증인으로 기재되는 것을 승낙한 상태에서 이 사건 각 근보증서가 작성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으나(창원지방법원 2021노3043), 2023. 1. 20.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바. 관련 규정 민법, 구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2015. 2. 3. 법률 제13125호로 개정되어 2016. 2. 4.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보증인보호법’이라 한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 한다), 같은 법 시행령, SBI저축은행 대출규정(이하 ‘대출규정’이라 한다)의 각 관련 규정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기록상 분명한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8, 10, 13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8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소외 6으로부터 ○○○의 대표이사로 등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소외 6에게 대표이사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였을 뿐 이 사건 각 대출에 관하여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기재된 바와 같은 연대보증을 한 사실이 없으며, 소외 6, 소외 9, 소외 7(이하 ‘소외 6 등’이라 한다)에게 이 사건 각 대출에 관한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의 체결 권한을 위임한 사실도 없다. 그럼에도 소외 6 등이 공모하여 이 사건 각 근보증서를 위조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각 대출금에 대한 연대보증책임을 지지 않으며, 이 사건 각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나. 피고 및 참가인 1)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자필로 서명하였거나,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대출 및 근보증계약의 체결 전에 원고와 전화 통화를 통해 원고의 보증 의사 등을 확인하였으므로 대부업법 제6조의2 제3항 제2호에 따라 원고가 자필 기재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에 따른 연대보증책임을 부담한다. 2) 설령 원고의 자필서명이 아니더라도, 원고는 소외 6 등에게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원고의 기명날인을 할 권한을 위임하였고, 이에 따라 소외 6 등이 원고를 대행하여 기명날인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에 따른 연대보증책임을 부담한다. 3) 설령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지 않았더라도, 원고는 소외 6에게 ○○○ 대표이사 취임등기에 필요한 일체의 권한을 수여하여 기본대리권이 있고, 소외 6은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인감증명서 등을 이용하여 부여받은 권한을 넘어 원고 명의로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바, SBI저축은행으로서는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의 체결이 소외 6의 대리권 범위 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원고는 민법 제126조에 의하여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에 따른 연대보증책임을 부담한다. 4) 설령 원고의 표현대리 책임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는 SBI저축은행 직원과의 통화 시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에 따른 연대보증책임을 스스로 인정하였으므로, 무효인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을 추인하였다. 5) 설령 원고의 표현대리 책임 및 추인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는 SBI저축은행 직원과의 전화 통화 시 연대보증을 한 것이 맞다고 답변하여 SBI저축은행을 기망하였고, 이에 속은 SBI저축은행이 ○○○에 이 사건 각 대출금을 지급하였다가 이를 상환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원고는 SBI저축은행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피고는 SBI저축은행으로부터 위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하였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확정된 지급명령의 경우 그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된 청구권에 관하여 지급명령 발령 전에 생긴 불성립이나 무효 등의 사유를 그 지급명령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58조 제3항, 제44조 제2항 참조), 이러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에 관한 증명책임도 일반 민사소송에서의 증명책임 분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의 채권이 성립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피고에게 채권의 발생원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고, 원고가 그 채권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거나 변제에 의하여 소멸되었다는 등 권리발생의 장애 또는 소멸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원고에게 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2852 판결 등 참조).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위와 같은 사실상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제출자는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7831 판결 등 참조).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전문은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보증인의 서명’은 원칙적으로 보증인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의미하므로 타인이 보증인의 이름을 대신 쓰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보증인의 기명날인’은 타인이 이를 대행하는 방법으로 하여도 무방하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8247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의 유효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원고 자필서명 내지 자필서명 간주 여부 가) 먼저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자필서명을 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6호증을 비롯하여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위 기초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9,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기재된 원고 명의 부분의 필적과 비교 대상물인 원고의 메모지, 다이어리 등의 필적이 상이하다는 취지의 사감정서(갑 제9호증)가 제출된 점, ② 관련 형사사건에서 소외 7은 이 사건 각 근보증서 중 원고 기명날인 부분을 자신이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원고 명의 부분은 원고의 자필 기재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원고 명의 부분이 원고의 자필서명으로 간주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에서 보증의 방식으로 규정한 ‘서명’(기명날인 방식 제외)은 보증인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보증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며, 대부업법 제6조의2 제2항, 제3항은 대부업자가 보증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추가적으로 보증기간, 피보증채무의 금액, 보증의 범위, 연체이자율에 대한 보증인의 자필 기재를 요구하면서 위 추가적 자필 기재 사항에 대한 보증인의 의사를 음성 녹음 등의 방법으로 확인한 경우 해당 사항의 자필 기재가 간주된다는 규정에 불과하므로, 보증계약서상 보증인의 서명이 자필이 아니라면 비록 대부업법상 보증기간 등에 관한 자필 기재 간주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보증인의 서명이 자필로 간주되는 것은 아닌바(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다233576 판결,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8247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근보증서 중 원고 명의 부분은 원고의 자필 기재가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비록 원고가 SBI저축은행 직원과의 전화 통화 시 ‘약정서상 서명은 자필로 직접 작성한 것이 맞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하였더라도 대부업법 제6조의2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원고 서명이 자필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한편 위 기초 사실에 의하면 SBI저축은행 직원은 원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보증채무의 범위, 근보증 한도액, 보증의 유효기간에 대한 아무런 설명을 해 주지 않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았으므로, 대부업법 제6조의2 제3항 제2호에 따른 보증기간 등에 관한 자필 기재 간주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2)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적법한 원고 기명날인 여부 살피건대, 소외 7이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원고의 이름을 기재하고 원고의 인감도장을 날인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소외 7의 위 기명날인 행위가 명의인인 원고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한에 기한 것이라는 점은 피고가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기초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을 제6호증을 비롯하여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직접 소외 7에게 또는 소외 6을 통해 소외 7에게 이 사건 각 대출에 관한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기명날인하는 권한을 위임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대한 진정성립의 추정은 복멸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보증 의사가 원고의 기명날인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SBI저축은행 사이에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할 수 없다. 가)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에서 보증의 의사표시에 보증인의 기명날인(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을 요구하는 것은, 보증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게 함으로써 보증 의사의 존부 및 내용에 관하여 분명한 확인수단을 보장하여 분쟁을 예방하는 한편, 보증인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경솔하게 보증에 이르지 아니하고 숙고의 결과로 보증을 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인바(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다233576 판결 등 참조), 보증인이 스스로 기명날인을 하지 않고 타인으로 하여금 이를 대행하게 하는 경우에는 경솔한 보증행위로부터 보증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민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되지 않도록 대행요건(위임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또한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에 규정된 서면 방식을 갖추었다는 점은 보증채무의 성립요건이므로 보증계약의 유효를 주장하는 피고가 이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나) ① ○○○의 실제 운영자 소외 6은 2016. 2. 11. 할부금융 대행업을 하던 소외 7을 통해 이 사건 각 차량(3대)을 담보로 이미 SBI저축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종전 대출(각 9,500만 원씩)을 받았고, 소외 7의 처 소외 3은 2016. 1. 20. ○○○의 대표이사 취임등기를 마친 후 위 종전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 점, ② 그런데 이 사건 종전 대출금에 대한 연체가 바로 발생하였고, 이에 소외 7은 소외 6에게 위 종전 대출금채무의 연대보증인을 자신의 처인 소외 3에서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한 점, ③ 소외 6은 2016. 2. 22. 감사이던 소외 4의 ○○○ 대표이사 취임등기를 마친 후 이 사건 종전 대출의 연대보증인을 소외 3에서 소외 4로 교체하고자 하였으나 SBI저축은행은 소외 4의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연대보증인 교체를 거절하였던 점, ④ 이에 소외 6은 2016. 3.경 소외 8을 통해 알게 된 원고로부터 인감도장 등을 교부받았고, 이에 기해 이 사건 각 여신거래약정서와 이 사건 각 근보증서가 작성되었으며,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대출을 실행하여 이 사건 종전 대출금의 상환에 충당하였는데, 그로부터 약 2개월 정도 경과 후 이 사건 각 대출금의 연체가 다시 발생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각 대출은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형식적으로만 신규 대출을 하여 기존의 연체 중이던 이 사건 종전 대출금채무를 변제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대출기한을 연장하여 주는 이른바 대환대출에 해당하고, 소외 6과 소외 7의 실제 주된 목적은 이러한 대환대출을 통해 이 사건 종전 대출에 대한 소외 3의 연대보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다) 이처럼 이 사건 각 대출은 ○○○이 운송사업을 위해 대출을 받아 차량을 구입하고 운송수익으로 대출금을 변제해 가는 정상적인 대출과 달리 이미 변제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는 ○○○이 이 사건 종전 대출금의 연체를 일시적으로 해소한 후 연대보증인을 교체하고자 하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이루어진 것인바, 원고와 소외 6이나 소외 7 등 사이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는 통상적인 경우라면 원고가 위와 같은 목적으로 진행된 이 사건 각 대출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을 체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라) 그런데 관련 형사사건에서 소외 7은 ‘이 사건 각 대출 당시까지 원고를 전혀 알지 못하였다.’, ‘소외 6으로부터 전달받은 원고의 인감도장을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날인하였다.’, ‘소외 6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각 근보증에 관하여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직접 그러한 대화를 들은 사실은 없고 자신이 원고에게 설명한 사실도 없다.’라는 취지로, 소외 9는 ‘소외 7로부터 전달받은 대출서류를 SBI저축은행에 그대로 제출하였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각 증언하였다. 또한 원고는 ○○○의 주주도 아니고,○○○으로부터 급여, 수당 등 일체의 대가를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한편 소외 6은 소재 불명으로 관련 형사사건에서 동인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진행된 바가 없고, 소외 6이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설명을 한 후 원고로부터 인감증명서 등을 교부받으면서 어떠한 권한을 위임받았는지에 관하여는 소외 7의 일부 추측성 진술 외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러나 이 사건 각 대출의 실제 수혜자는 소외 7의 처 소외 3일 뿐만 아니라 소외 7 스스로 이 사건 각 대출 시까지 원고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7의 일부 추측성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마) ① 소외 7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이미 날인되어 있던 소외 4의 인영을 삭제한 후 원고의 이름을 기재하고 소외 6으로부터 전달받은 원고의 인감도장을 날인하였는데, 원고에게 이러한 이 사건 각 근보증서를 보여 주거나 위 각 근보증서의 내용을 설명해 준 적이 전혀 없는 점, ② 소외 7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원고의 기명날인만을 한 채 보증채무 범위, 근보증 한도액, 보증 유효기간은 공란인 상태로 소외 9에게 위 각 근보증서 등을 교부해 주었고, 소외 9는 이를 SBI저축은행에 그대로 접수하였다고 밝히고 있는 점, ③ SBI저축은행에 제출된 서류 중 원고의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는 원고가 아닌 소외 7이 신청하여 발급받은 서류이고, 원고가 ○○○ 전체 주식의 50%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주주명부는 허위로 보이는 점, ④ 대부업자인 SBI저축은행은 대부업법 제6조의2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각 근보증서 중 보증기간, 피보증채무의 금액, 보증의 범위 등을 보증인이 자필로 기재하게 하거나 이에 대한 보증인의 동의 의사를 음성 녹음 등으로 확인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모든 기재사항이 원고 자필이 아닐 뿐만 아니라 SBI저축은행 직원이 원고와 전화 통화 시 보증기간, 보증 범위 등에 관하여 설명하고 원고의 의사를 확인한 적도 없는 점, ⑤ SBI저축은행 직원은 원고와 전화 통화 시 이 사건 각 대출금액과 연체이자율은 설명해 주었지만 그마저도 마치 신규 대출이 진행되는 것처럼 설명하였을 뿐이고 실제 대환대출이며 사실상 연대보증인이 교체되는 것이라는 내용은 알려 준 적이 없는 점, ⑥ SBI저축은행을 비롯하여 소외 7, 소외 9, 소외 6 등 누구도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기재된 바와 같은 보증채무의 범위에 관한 네 유형, 보증 유효기간에 관한 세 유형을 원고에게 설명해 주고 원고가 그 선택권을 행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⑦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주요 사항들이 공란인 상태로 접수받았음에도 원고 자필 기명날인인지, 대행 기명날인인지를 확인하고, 후자라면 위임장 등 대리·대행에 관한 구비 서류 등을 확인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이 법원의 SBI저축은행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자필서명 되었음을 전제로 진행한 것으로 대리·대행 시 요건이나 첨부서류 등에 관하여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작성 경위는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대부업자인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대부업법의 관련 규정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 한편 SBI저축은행 직원이 원고와 전화 통화 시 ‘이 사건 각 대출금 및 연체이자율을 설명하면서 ○○○ 대출에 원고가 입보되었는데 이를 알고 있는지?’, ‘약정서상 자필서명과 인감날인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는지?’를 질문하였고, 이에 원고가 모두 ‘네.’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자필서명을 하거나 본인이 기명날인한 적이 없는 점, SBI저축은행에 대출서류 접수 당시에는 정확한 대출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이 사건 각 여신거래약정서에 대출금액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주요 사항들이 공란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각 대출이나 이 사건 근보증계약의 각 내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외 6의 요청에 따라 소극적·형식적으로 답변한 것에 불과해 보인다. 사)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SBI저축은행 직원과의 전화 통화 내용, 원고가 교부한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대출 관련 서류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이 감안되어 ‘원고가 이 사건 각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인으로 기재되는 것을 승낙한 상태에서 원고 명의의 이 사건 각 근보증서가 작성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고 공소사실에 대한 무죄판결이 선고·확정되었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원고 명의 부분이 자필서명 또는 자필서명으로 간주되거나 적법한 위임에 따른 대행의 방법으로 기명날인이 되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의 유효 및 이에 기한 피고의 연대보증책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표현대리 주장에 관한 판단 1) 민법 제126조에서 말하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무권대리인에게 법률행위에 관한 기본대리권이 있어야 하고,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효과를 주장하려면 자칭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거나 대리의사를 가지고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자칭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고 그와 같이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여기서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자칭 대리인의 대리행위가 행하여질 때에 존재하는 모든 사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금융기관이 채무자 본인의 서명날인 또는 채무자의 보증 의사 확인 등 계약 체결에 관한 사무처리규정을 마련하여 둔 경우에는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와 같은 사무처리규정을 준수하였는지 여부가 표현대리에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다30331 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6828 판결, 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43079 판결 등 참조). 한편 대리인이 사자 내지 임의로 선임한 복대리인을 통하여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 상대방이 그 행위자를 대리권을 가진 대리인으로 믿었고 또한 그렇게 믿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복대리인 선임권이 없는 대리인에 의하여 선임된 복대리인의 권한도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자가 사자라고 하더라도 대리행위의 주체가 되는 대리인이 별도로 있고 그들에게 본인으로부터 기본대리권이 수여된 이상, 민법 제126조를 적용함에 있어서 기본대리권의 흠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8982 판결 등 참조). 2) 먼저 기본대리권 유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도 ○○○의 실제 운영자인 소외 6으로부터 ○○○의 대표이사로 등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소외 6에게 대표이사 취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였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음은 기록상 분명하고, 소외 6으로부터 원고의 인감도장 등을 전달받은 소외 7이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원고의 기명날인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소외 6이 원고로부터 기본대리권을 수여받은 이상 소외 6의 승낙하에 소외 7이 실제 행위자로서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원고의 기명날인을 하였더라도 민법 제126조를 적용함에 있어서 기본대리권 흠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3) 다음으로 정당한 이유 유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이 법원의 SBI저축은행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SBI저축은행이 원고의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사본을 제출받았다거나 원고와 전화 통화 시 연대보증 의사를 확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소외 6이나 소외 7에게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각 대출에 관한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표현대리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의 ‘보증인의 서명’은 보증인의 자필 기재를 의미하는 사실행위이므로 대리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아닐 뿐만 아니라, 표현대리의 법리는 적어도 적법해 보이는 대리행위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보증인이 보증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경솔한 보증행위로부터 보증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민법 규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보면, 위 민법 규정에 따라 보증인 본인의 서명이 흠결되어 무효인 사안에 표현대리 법리가 적용된다거나 유추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직접 서명한 적이 없는 이 사건에서는 타인을 통한 ‘원고의 기명날인’과 관련하여 표현대리 성립 여부가 문제 될 뿐이다. 나) 그런데 SBI저축은행은 연체 중이던 이 사건 종전 대출계약의 당사자이고, ○○○의 실제 운영자인 소외 6으로부터 위 종전 대출의 근보증인을 소외 7의 처 소외 3에서 ○○○의 감사이던 소외 4로 교체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소외 4의 신용등급 문제를 들어 이를 거절하였으며, 재차 원고로의 근보증인 교체가 가능한지에 관한 문의를 받고 원고에 대한 신용조회를 거쳐 이 사건 종전 대출금의 연체를 정리하면 원고로의 보증인 변경이 가능함을 알려 주기까지 하였다. 이처럼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대출의 경위와 그 실질이 대환대출이며 ○○○의 재정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소외 6과 소외 7의 주된 목적은 위 종전 대출의 근보증인의 교체라는 사실까지 잘 알고 있었는바, 원고가 소외 6이나 소외 7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지 않은 통상의 보증인이라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대부업자인 SBI저축은행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다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기명날인 외에 주요 사항은 대부분 공란으로 되어 있고, 소외 4의 인영은 × 표시를 한 채 그대로 남아 있는 등 대출서류가 상당히 부실하게 작성된 상태였으며, 이 사건 각 근보증서는 원고 본인이 아닌 소외 6으로부터 인감도장 등을 건네받은 소외 7과 소외 9 등 여러 사람을 거쳐 SBI저축은행에 접수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SBI저축은행으로서는 이 사건 각 근보증서 및 관련 서류의 제출 경위나 위 각 근보증서의 기명날인이 원고 자필이 아닌 소외 6 등에 의해 대리·대행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 등을 좀 더 면밀하게 확인할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SBI저축은행은 원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연대보증 의사를 확인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 체결에 있어서 적법한 대리나 대행에 관하여는 일체 확인을 하지 않았다. 다) 또한 대부업법 제6조의2 제2항, 제3항에서는 ‘대부업자가 대부계약과 관련하여 보증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보증인이 보증기간, 피보증채무의 금액, 보증의 범위를 자필로 기재하도록 하여야 하고, 다만 보증인의 의사를 음성 녹음 등으로 확인하는 경우 자필 기재로 간주한다.’라고, 제21조 제1항은 ‘위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보증기간, 보증채무의 범위 및 근보증 한도액에 관하여 원고의 자필 기재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의 전화 통화 시에도 위 보증기간 등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고 당연히 보증인의 그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았다. 이처럼 SBI저축은행은 대부업법을 위반하였는데 만약 위 규정대로 확인 절차를 거쳤다면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의 문제점을 인지하였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라)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오른쪽 하단 자필 기재 요망사항을 살펴보면, 원고는 위 항목들을 자필로 기재한 적이 없고, 소외 6, 소외 7, 소외 9를 비롯하여 SBI저축은행이 원고에게 여신거래기본약관과 이 사건 각 근보증서 사본을 교부해 주었다거나 위 약관과 위 각 근보증서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거나 ○○○의 부채 현황, 연체 유무 등을 설명해 주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관련 형사사건에서 소외 7은 원고의 기명날인만을 하여 소외 9에게 이 사건 각 근보증서를 교부하였고, 소외 9는 이를 그대로 SBI저축은행에 접수하였다는 취지로 각 증언하였고, SBI저축은행 직원이 원고와 전화 통화 시에도 위와 같은 사항들을 확인한 적은 없는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SBI저축은행이 위와 같이 부주의하게 업무를 처리한 측면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만약 이 부분의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 사건 각 근보증서의 작성이 적법하게 대리·대행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 한편 대출규정 제6조는 ‘대출거래를 하고자 할 때에는 직접 채무자, 보증인 등과 면접하여야 하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직접 면접할 수 없을 때에는 기타의 방법으로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동 사항을 녹취·보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대출 당시 근보증인인 원고를 직접 면접한 적이 없고, SBI저축은행이 원고를 직접 면접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다. 또한 대출규정 제17조 제1항은 "채무자(보증인 포함)가 대리인에 의하여 차입행위(보증행위 포함)를 하고자 할 때에는 대리인 지정서와 본인 및 대리인의 인감증명서를 받아 확인하고 대리인으로 하여금 약정서 또는 어음 면에 본인의 성명 및 대리인의 자격을 표시하고 서명날인하게 한다."라고, 제2항은 "대리인에 의하여 보증행위를 하는 경우 인감증명서상에는 사용용도가 기재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SBI저축은행은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대리인 지정서나 대리인의 인감증명서를 받지 않았고, 이 사건 각 근보증서에 대리인의 자격을 표시하고 서명날인하도록 하지도 않았으며, 원고의 인감증명서에는 사용용도에 대해 아무런 기재도 되어 있지 않다. 라. 추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무권대리행위나 무효행위의 추인은 무권대리행위 등이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단독행위로서 그 의사표시의 방법에 관하여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므로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묻지 않는다. 다만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의에 기하여 그 행위의 결과가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하므로, 관계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7831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원고가 SBI저축은행 직원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고객님 지금 ○○○ 법인 앞으로 대출 진행하면서 연대보증인으로 원고가 입보되었는데 이 부분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이 무효이므로 자신은 위 각 근보증계약에 기한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럼에도 진의에 기하여 위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겠다는 것을 명시적 내지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추인 주장은 이유 없다. 마. 불법행위 손해배상 주장에 관한 판단 1) 지급명령은 확정되어도 기판력이 생기지 않아서 그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에는 기판력의 시간적 한계에 따른 제한은 적용되지 않으므로, 그 청구이의의 소송심리에서는 그 지급명령에 기재된 모든 청구원인 주장에 관하여 심리·판단되어야 하고, 그 청구원인 주장을 특정함에 있어서는 서면에 의한 일방 심문으로 이루어지는 독촉절차의 특성과 소송경제의 이념을 고려하면서 구체적 사안에 적응하여 지급명령 신청서상의 청구원인 기재를 합리적으로 선해할 수 있지만(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다73480 판결 등 참조), 지급명령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청구원인에 기초한 별도의 소송물에 관한 주장은 지급명령에 대한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 소송과정에서 정당한 주장 사유가 될 수 없다. 2) 살피건대, 갑 제4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은 피고가 SBI저축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각 대출계약상 대출금채권과 이 사건 각 근보증계약상 연대보증채권을 양수받았음을 이유로 ○○○과 원고를 상대로 양수금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나아가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SBI저축은행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피고가 위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하였다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관하여는 위 각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SBI저축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각 대출금채권과 연대보증채권 외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각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하며, 민사집행법 제47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강제집행정지의 잠정처분을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1] 생략 [별 지 2] 생략 판사 권순형(재판장) 박형준 윤종구
234,385
승계집행문부여에대한이의[승계집행문부여에대한이의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되는지,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지 여부]
2020그42
20,230,323
대법원
민사
전원합의체 결정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지 여부(적극)
[다수의견] (가) 우리 민법은 제정 당시부터 배우자 상속을 혈족 상속과 구분되는 특별한 상속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상속에 관한 구 관습도 배우자가 일정한 경우에 단독상속인이 되었을 뿐 배우자 상속과 혈족 상속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입법 연혁에 비추어 보면, 구 관습이 적용될 때는 물론이고 제정 민법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배우자는 상속인 중 한 사람이고 다른 혈족 상속인과 법률상 지위에서 차이가 없다. (나) 민법 제1000조부터 제1043조까지 각각의 조문에서 규정하는 ‘상속인’은 모두 동일한 의미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민법 제1043조의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 역시 민법 제1000조 제2항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와 동일한 의미로서 같은 항의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공동상속인에 배우자도 당연히 포함되며,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다른 상속인’에도 배우자가 포함된다. 이에 따라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여러 명의 자녀들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의 법률효과를 본다.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일부만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인 자녀의 상속분이 배우자와 상속을 포기하지 않은 다른 자녀에게 귀속된다. 이와 동일하게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자녀의 상속분은 남아 있는 ‘다른 상속인’인 배우자에게 귀속되고, 따라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이에 비하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 민법 제1043조는 적용되지 않는다. 민법 제1043조는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만 규율하고 있음이 문언상 명백하기 때문이다. (다) 특히 상속의 포기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의 상속(이하 ‘채무상속’이라 한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자녀들은 피상속인의 채무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자녀에게도 승계되는 효과를 원천적으로 막을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자녀들이 자신은 피상속인의 채무 승계에서 벗어나고 그 대가로 자신의 자녀들, 즉 피상속인의 손자녀들에게 상속채무를 승계시키려는 의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다는 이유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보는 것은 위와 같은 당사자들의 기대나 의사에 반하고 사회 일반의 법감정에도 반한다. (라)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이하 ‘종래 판례’라 한다)에 따라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되었더라도 그 이후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다시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실무례가 많이 발견된다. 결국 공동상속인들의 의사에 따라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으로 남게 되는 동일한 결과가 되지만,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에게 별도로 상속포기 재판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상속채권자와 상속인들 모두에게 불필요한 분쟁을 증가시키며 무용한 절차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결과가 되었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함으로써 법률관계를 간명하게 확정할 수 있다. (마)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속에 관한 입법례와 민법의 입법 연혁, 민법 조문의 문언 및 체계적·논리적 해석, 채무상속에서 상속포기자의 의사, 실무상 문제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취지의 종래 판례는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 (가) 피상속인의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그 자녀 전부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혈족 상속인 중 자녀를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면 민법 제1000조 제2항에 따라 그다음 순위인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혈족 상속인이 되고, 만약 피상속인에게 손자녀 등 직계비속이 아무도 없다면 민법 제1000조 제1항에 따라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혈족 상속인이 된다. 이는 피상속인에게 배우자가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2항의 규율은 피상속인에게 배우자가 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적용되기 때문이다. (나) 민법 제1043조는 민법 제1000조, 제1003조에서 규정하는 상속인 결정의 원칙을 전제로 해석하여야 한다. 민법 제1043조의 해석으로 상속인을 변경한다면 민법 제1000조, 제1003조에서 정한 상속인 결정의 원칙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즉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에게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반드시 그들과 공동상속을 하여야 하는데, 피상속인에게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음에도 민법 제1043조를 들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와 같은 상속인 결정의 원칙에 반하게 된다. 그렇다면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상속인은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등에 따라 정해지는 상속인을 의미하고,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은 위와 같이 종국적으로 정해진 상속인의 상속분이 민법 제1009조에서 정한 법정상속분의 비율로 산정되도록 해당 상속인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다)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의 진정한 의도와 목적이 무엇인지는 외부에서 쉽게 알 수 없다. 따라서 상속포기의 효력은 법률에 규정된 대로만 인정하여야 하고, 상속인의 의사와 목적을 고려하여 상속포기의 효력을 정할 수는 없다. 상속순위와 상속인 결정의 원칙도 당사자의 의사로 변경할 수 없다. (라) 여러 제도를 통해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으므로,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의 보호 문제는 종래 판례를 변경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마) 민법 제1009조 제2항이 배우자의 상속분을 고정하지 않고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달라진다고 정한 것과 민법 제1042조가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자녀 전부의 상속포기로 인하여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배우자와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 그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배우자의 상속분이 달라지는 것을 두고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바) 종래 판례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한 이후 위 판결에 따라 상속이 이루어진다는 전제에서 오랫동안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더라도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내용으로 판례를 변경하게 되면 종래 형성된 법률관계의 안정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2항, 제1003조 제1항, 제1005조, 제1009조, 제1019조, 제1042조, 제1043조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공2015상, 794)(변경)
【신청인, 특별항고인】 신청인 1 외 3인(신청인 3, 4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신청외 1, 모 신청외 2) 【피신청인, 상대방】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원심결정】 부산지법 2020. 5. 11. 자 2020카기279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특별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가. 사안의 개요 1) 피신청인은 망 신청외 3(이하 ‘망인’이라 한다)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1. 2. 16. 승소판결을 받았고(부산지방법원 2010가단97798), 위 판결은 2011. 3. 31. 확정되었다. 2) 망인은 아내와 사이에 4명의 자녀들을 두었고 2015. 4. 16. 사망하였는데 신청인들은 망인의 사망 당시 그의 손자녀들로서 만 18세 또는 만 10세였다. 망인이 사망하자 그의 아내는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하여 2015. 8. 7. 수리심판을 받았고(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5느단279), 4명의 자녀들은 모두 상속포기 신고를 하여 2015. 8. 3. 수리심판을 받았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5느단278). 3) 피신청인은 망인의 아내와 손자녀들인 신청인들이 망인을 공동상속하였다는 이유로 이들을 상대로 망인에 대한 위 확정판결에 관하여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하여 2020. 2. 6.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다(이하 ‘이 사건 승계집행문’이라 한다). 신청인들은 망인의 상속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였다. 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지,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되는지이다. 이 경우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이하 편의상 ‘종래 판례’라 한다)은 위 쟁점을 포함하여 피상속인에게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으면 배우자가 그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판시하였으므로, 종래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 변경할 것인지가 문제 된다. 2.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의 상속인 가. 상속에 관한 입법례와 민법의 입법 연혁 1) 상속순위와 상속분은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입법형성의 재량에 속한다(대법원 2001. 3. 9. 선고 99다13157 판결 참조). 상속의 효력을 포괄·당연승계로 규정하는 법제 중에서도 상속의 구체적인 효력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법례마다 매우 다양한 법제가 존재한다. 법정상속인의 순위와 상속분에 관한 입법례도 각기 다르며, 배우자에게 일정한 상속분을 부여하는 법제 중에서도 배우자가 어느 순위의 상속인과 공동상속을 하고 어느 경우에 단독상속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여러 입법 형태가 있다. 2) 제정 민법 시행 이전 조선민사령에 의하여 상속에 적용된 우리 관습에 의하면, 호주가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은 호주상속인이 단독상속하고(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23301 판결 등 참조), 호주 아닌 남자가 사망하면 그 재산은 우선 직계비속이 상속하지만(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52588 판결 등 참조),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에는 처가 단독상속하였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205683 판결 등 참조). 1958. 2. 22. 제정된 민법은 배우자를 상속인 중 1인으로 규정하면서 처와 부(夫)의 상속순위와 상속분에 차등을 두었고, 1977. 12. 31. 개정으로 처의 상속분을 확대하였으며, 1990. 1. 13. 개정으로 처와 부(夫)의 상속순위와 상속분을 동일하게 규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우리 민법은 배우자의 상속분을 상속재산 중 고정 비율로 정하지 않고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정하고 있어(민법 제1009조 제2항), 배우자 상속분은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연동하게 된다. 이러한 규율은 우리 민법의 고유한 특징이다. 이와 같이 배우자의 상속순위와 상속분에 관한 우리 민법의 규율은 우리 입법자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3) 우리 민법은 제정 당시부터 배우자 상속을 혈족 상속과 구분되는 특별한 상속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상속에 관한 구 관습도 배우자가 일정한 경우에 단독상속인이 되었을 뿐 배우자 상속과 혈족 상속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입법 연혁에 비추어 보면, 구 관습이 적용될 때는 물론이고 제정 민법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배우자는 상속인 중 한 사람이고 다른 혈족 상속인과 법률상 지위에서 차이가 없다. 나. 민법의 문언 및 체계적·논리적 해석 1) 민법 제1000조 제1항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을 1순위 상속인으로,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을 2순위 상속인으로 규정하고, 제2항은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하고 동친 등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자녀들이 1순위 상속인 중 선순위 공동상속인이 되고, 피상속인의 손자녀들이 1순위 상속인 중 후순위 공동상속인이 되며,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2순위 상속인이 된다. 민법 제1003조 제1항은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상속인인 경우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배우자는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상속인이 되거나 그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없다면 단독상속인이 된다. 민법 제1009조 제1항은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그 상속분은 균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의 상속분은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으로 상속하는 때에는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다고 규정한다. 2) 민법 제1042조는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민법 제1043조는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고(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67620 판결 등 참조), 그의 상속분은 나머지 공동상속인에게 귀속된다. 3) 민법 제1000조부터 제1043조까지 각각의 조문에서 규정하는 ‘상속인’은 모두 동일한 의미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민법 제1043조의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 역시 민법 제1000조 제2항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와 동일한 의미로서 같은 항의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공동상속인에 배우자도 당연히 포함되며,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다른 상속인’에도 배우자가 포함된다. 4) 이에 따라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여러 명의 자녀들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의 법률효과를 본다. 가)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일부만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민법 제1043조에 따라 그 상속포기자인 자녀의 상속분이 배우자와 상속을 포기하지 않은 다른 자녀에게 귀속된다. 이와 동일하게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자녀의 상속분은 남아 있는 ‘다른 상속인’인 배우자에게 귀속되고, 따라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나) 이에 비하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 민법 제1043조는 적용되지 않는다. 민법 제1043조는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만 규율하고 있음이 문언상 명백하기 때문이다. 민법 제1042조에 따라 배우자와 자녀들 모두, 즉 동순위 공동상속인 모두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상속인 지위를 상실한다. 따라서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후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상속인이 되고(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다27769 판결 등 참조), 손자녀 이하 직계비속이 없다면 2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된다. 5) 종래 판례는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고 하였다. 가) 그러나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일부가 상속을 포기하든,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든 상속을 포기한 자녀는 민법 제1042조에 따라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상속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고,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의 상속분은 나머지 공동상속인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일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들의 상속분은 배우자와 나머지 자녀에게 귀속되고,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배우자와 자녀 일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들의 상속분은 나머지 자녀에게 귀속된다. 이와 같은 논리적 결과로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들의 상속분은 배우자에게 귀속된다. 나) 그런데 종래 판례는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만 민법 제1043조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그 결과 민법 제1000조, 제1003조로 돌아가 후순위 상속인이 배우자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하였다. 종래 판례는 배우자 상속과 혈족 상속이 서로 다른 계통의 상속이라고 전제한 결과 민법 제1043조의 적용대상인 ‘다른 상속인’에서 임의로 ‘배우자’를 제외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의 전제는 다른 입법례라면 몰라도 배우자 상속을 혈족 상속과 구분하지 않고 배우자를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으로 규정하며 상속분은 균분으로 하되 배우자 상속분은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함으로써 배우자 상속분을 다른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연동하도록 한 우리 민법의 해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종래 판례는 위와 같이 채택할 수 없는 전제에서 출발함으로써 동일한 의미를 갖는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제1009조의 ‘공동상속인’과 민법 제1043조의 ‘수인의 공동상속인’의 범위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므로 부당하다. 다) 종래 판례에 따르면 공동상속인으로 배우자와 장녀 및 차녀가 있을 때 그중 장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와 차녀가 공동상속인이 되는데, 상속포기 기간 내에 추가로 차녀도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하면 차녀의 자녀는 물론 먼저 상속을 포기함으로써 상속인 지위에서 벗어났던 장녀의 자녀들까지 소급적으로 배우자와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부당한 결과에 이른다.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자녀 일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을 일부 취득하는 만큼 상속분이 늘어나는데, 그 이후 나머지 자녀가 상속을 포기함으로써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게 되면 배우자의 상속분이 오히려 그 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보게 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게다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장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차녀가 단독상속인이 되지만, 피상속인의 장녀와 차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배우자와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것이어서 이 또한 부당하다. 다. 상속재산 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을 경우 상속포기자의 의사 1) 피상속인의 재산상 권리·의무는 상속개시와 동시에 상속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민법 제1005조 본문). 상속순위와 상속분은 민법 규정에 의하여 획일적·일률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상속인의 의사에 따라 적용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하여 상속의 포기는 상속인에게 상속에서 벗어날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즉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라는 시간적 제한 아래 자신의 의사에 의하여 위와 같이 획일적·일률적으로 발생하는 피상속인의 권리·의무의 포괄승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이 상속의 포기는 포기자의 재산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나아가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소멸하게 하는 행위로서 피상속인 또는 후순위 상속인을 포함하여 다른 상속인 등과의 인격적 관계를 전체적으로 판단하여 행하여지는 ‘인적 결단’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 참조). 2) 특히 상속의 포기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의 상속(이하 ‘채무상속’이라 한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채무상속을 하는 경우 피상속인의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만 단순승인 또는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는 것은 채무상속의 효과를 상속인 한 사람에게만 귀속시키고 나머지 상속인은 모두 상속채무에서 벗어나려는 의사나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무상속을 한 배우자와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다면 후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손자녀 등이 고스란히 상속채무를 떠맡게 된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만 단순승인 또는 한정승인을 함으로써 상속채권자에 대한 채무 변제 또는 한정승인 이후 상속채권자에 대한 공고·최고 등 각종 의무의 이행, 상속채권자의 제소에 대한 응소 및 상속재산에 관한 강제집행에 대한 대응 등의 부담을 떠안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모두 상속채무로 인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당사자들의 의사와 목적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배우자만 상속을 승인하고 자녀들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3)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자녀들은 피상속인의 채무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자녀에게도 승계되는 효과를 원천적으로 막을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자녀들이 자신은 피상속인의 채무 승계에서 벗어나고 그 대가로 자신의 자녀들, 즉 피상속인의 손자녀들에게 상속채무를 승계시키려는 의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다는 이유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보는 것은 위와 같은 당사자들의 기대나 의사에 반하고 사회 일반의 법감정에도 반한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되리라는 점을 예상하기도 어렵다. 4) 종래 판례에 따를 때 피상속인의 자녀들 중 일부만 먼저 상속을 포기하였다가 나머지 자녀가 추가로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부당한 결과 및 상속포기자가 배우자인지 자녀들 중 일부인지에 따라 상속인이 달라지는 것이 민법의 문언적·체계적 해석에 반한다는 점은 이미 앞에서 지적하였다. 종래 판례의 부당성은 상속인의 의사 해석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자녀들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상속채무가 원천적으로 승계되지 않도록 할 목적이 피상속인의 자녀 중 일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만 달성될 수 있고, 피상속인의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달성될 수 없다면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피상속인의 자녀 중 1인의 입장에서는 피상속인의 채무가 자신의 자녀에게 승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자신이 상속을 포기할 것인지 여부만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다른 자녀, 즉 상속을 포기한 자녀의 형제자매들이 상속을 포기하는지 여부에 따라 상속채무가 상속포기자의 자녀에게 승계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면, 이는 상속포기자가 선택하거나 관여할 수 없는 외부의 우연한 사정에 따라 자신의 자녀에 대한 상속채무 승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1인만 단순승인 또는 한정승인을 하고 배우자와 나머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그 단순승인 또는 한정승인한 자녀 1인만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데 아무런 의문이 없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배우자만 단순승인 또는 한정승인을 하고 피상속인의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를 위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우리 민법은 배우자도 다른 혈족 상속인과 다를 바 없는 상속인 중 한 명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종래 판례는 이를 달리 취급함으로써 합리적 이유 없이 동순위의 공동상속인 중 자녀와 배우자를 차별하고 나아가 그들의 의사에 반하는 결과에 이르게 하였다. 라. 실무상 문제 1) 종래 판례 이후의 실무례를 보더라도 판례를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종래 판례에 따라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되었더라도 그 이후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다시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실무례가 많이 발견된다. 결국 공동상속인들의 의사에 따라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으로 남게 되는 동일한 결과가 되지만,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에게 별도로 상속포기 재판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상속채권자와 상속인들 모두에게 불필요한 분쟁을 증가시키며 무용한 절차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결과가 되었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함으로써 법률관계를 간명하게 확정할 수 있다. 2) 피상속인 소유의 부동산 등 상속재산이 존재하여 상속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상속등기를 마쳐서 집행하려 할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상속인이 누구이든지 결과에 큰 차이가 없다. 즉 상속채권자는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을 상대로 확정판결을 받아 그들을 대위하여 상속재산 부동산에 관하여 그들의 공동명의로 상속등기를 마쳐서 집행하든지, 피상속인의 배우자만을 상대로 확정판결을 받아 상속재산 부동산에 관하여 배우자를 대위하여 배우자 단독 명의로 상속등기를 마쳐서 집행하든지 결과는 동일하다. 그러나 상속채권자가 상속인이 누구인지 탐색하는 비용과 절차를 고려하면 이 사건 쟁점 상황의 경우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인이 된다고 보는 것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3)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이 소극재산보다 더 많은 경우 종래 판례에 따르면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되어 적극재산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판례를 변경하여 배우자가 단독상속한다고 보게 되면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상속에 대한 이익이나 기대를 박탈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피상속인의 자녀가 자신의 자녀(피상속인의 손자녀)에게 상속 적극재산을 이전시키고자 한다면 상속분을 양도하거나 상속재산분할 이후 구체적 상속재산을 증여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피상속인이 직접 손자녀에게 자신의 재산을 이전시키고자 한다면 손자녀에게 유증하거나 증여하는 편이 훨씬 신속·간명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위와 같은 방법을 마다하고 피상속인의 자녀들이 모두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의 신고를 해야 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굳이 선택할 유인이 없다. 조세실무상 과세도 차이가 없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에 따라 세대를 건너뛴 상속에 대한 할증과세는 상속포기에 따라 피상속인에서 손자녀로 상속이 이루어지든지 피상속인의 유언에 의해 피상속인의 재산이 손자녀에게 이전되든지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부과되고, 피상속인이 손자녀에게 생전에 증여한 경우에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7조에 따라 동일한 세율의 할증과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마. 판례 변경의 타당성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속에 관한 입법례와 민법의 입법 연혁, 민법 조문의 문언 및 체계적·논리적 해석, 채무상속에서 상속포기자의 의사, 실무상 문제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3. 이 사건에 관한 판단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으므로 배우자만이 단독상속인이 된다. 그런데도 원심은 망인의 배우자와 손자녀인 신청인들이 공동상속인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신청인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른 재판을 통하여 재산권을 보장받아야 할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 위반의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민유숙의 보충의견이 있다. 5.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 가. 우리 민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에게 직계비속이 있는 경우 직계비속과 공동상속인이 되고(제1000조, 제1003조), 직계비속인 손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 모두가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상속포기의 소급효에 따라 자녀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어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손자녀와 공동상속인이 된다(제1042조). 따라서 상속포기자의 상속분 귀속에 관한 민법 제1043조는 상속인 결정 및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법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다수의견은 민법 제1043조를 근거로 하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가 있더라도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하면서 종래 판례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종래 판례는 우리 법체계 및 사회 일반의 통념을 벗어나지 않는 타당한 판결이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하에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상속법의 기본적 체계 다수의견은 상속인 결정 및 상속포기의 소급효에 관한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제1042조에 어긋나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서 자연스러운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우리 상속법의 기본적 체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가) 배우자 상속과 혈족 상속의 조정 상속의 형태로서 혈족 상속과 배우자 상속은 상속제도의 근거와 존재 이유에서 차이가 있다. 혈족 상속인이 상속을 받는 주요 근거는 피상속인과 혈연관계에 있다는 점에 있고, 반면 배우자가 상속을 받는 주요 근거는 배우자가 피상속인과 혈연관계에 있지는 않지만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형성에 기여하였다는 점과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에도 생존배우자를 배려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에 있다. 따라서 혈족 상속과 배우자 상속은 서로 충돌할 수 있다. 혈족 상속인의 상속분을 늘릴수록 그만큼 배우자의 상속분은 줄어들고, 혈족 상속인의 상속분을 줄일수록 그만큼 배우자의 상속분은 늘어난다. 혈족 상속과 배우자 상속의 경계를 정하고 조정하는 문제, 특히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어느 범위에서 혈족 상속인과 공동상속을 하는지, 어느 경우에 단독상속인이 되는지는 입법자가 재량으로 정할 사항이다. 민법 제1000조에서는 혈족 상속을 규정하고, 이와 별도로 민법 제1003조에서 배우자 상속을 규정하면서 혈족 상속과 배우자 상속의 상속순위를 조정하는 규율을 하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나) 상속인 결정의 원칙 민법 제1000조 제1항에 따르면 혈족 상속인으로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1순위), 직계존속(2순위), 형제자매(3순위), 4촌 이내의 방계혈족(4순위)이 있다. 민법 제1000조 제2항에서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하고 동친(同親) 등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에서도 피상속인의 자녀가 그 손자녀에 우선하여 상속인이 되고, 자녀가 수인인 경우에는 자녀들이 공동상속인이 된다. 민법 제1003조 제1항은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배우자가 1, 2순위 혈족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지만, 3, 4순위 혈족 상속인에 우선하여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취지이다. 피상속인의 손자녀는 피상속인의 자녀보다 후순위 상속인이고,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피상속인의 자녀, 손자녀 등 직계비속보다 후순위 상속인이지만, 이들은 모두 피상속인의 배우자와는 동순위의 상속인이다. 따라서 피상속인에게 배우자와 자녀, 손자녀, 직계존속이 있다면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되고, 자녀 없이 배우자와 손자녀, 직계존속이 있다면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되며, 직계비속 없이 배우자와 직계존속만 있다면 배우자와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 그러므로 피상속인에게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 수는 없다. 즉 배우자는 민법 제1003조 제1항이 정한 바에 따라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그들과 공동상속을 하여야 하고,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모두 없는 경우에만 단독상속인이 될 수 있다. 이는 민법 제1003조 제1항의 문언상으로도 명백하다. 다) 상속포기의 소급효 민법 제1042조는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다27769 판결,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6762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상속인의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그 자녀 전부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혈족 상속인 중 자녀를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면 민법 제1000조 제2항에 따라 그다음 순위인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혈족 상속인이 되고, 만약 피상속인에게 손자녀 등 직계비속이 아무도 없다면 민법 제1000조 제1항에 따라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혈족 상속인이 된다. 이는 피상속인에게 배우자가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2항의 규율은 피상속인에게 배우자가 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다고 하여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혈족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고 볼 수 없다. 상속을 포기한 자녀 전부를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한다고 하여 상속개시 당시 생존하고 있는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도 없었던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오히려 피상속인의 손자녀는 그 선순위인 피상속인의 자녀가 없다면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고,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선순위인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 없다면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피상속인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것이 과연 우리 민법의 정당한 법해석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수의견과 같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입법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2)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상속인의 의미 가) 민법 제1043조의 정당한 해석 민법 제1043조는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상속인에 배우자를 제외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상속인이 정확히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민법 제1043조의 문언만으로는 정확하지 않다. 그 구체적인 의미는 앞서 본 상속법의 기본 체계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 민법 제1000조, 제1003조는 혈족 상속인과 배우자의 상속순위를 정함으로써 상속인을 정하는 원칙을 규정한 것이고, 민법 제1043조는 상속포기자의 상속분 귀속에 관한 조항일 뿐 종국적인 상속인이 누구인지에 관하여는 정하고 있지 않으며 어떠한 시사를 주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민법 제1043조는 민법 제1000조, 제1003조에서 규정하는 상속인 결정의 원칙을 전제로 해석하여야 한다. 민법 제1043조의 해석으로 상속인을 변경한다면 민법 제1000조, 제1003조에서 정한 상속인 결정의 원칙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에게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반드시 그들과 공동상속을 하여야 하는데, 피상속인에게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음에도 민법 제1043조를 들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와 같은 상속인 결정의 원칙에 반하게 된다. 그렇다면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상속인은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등에 따라 정해지는 상속인을 의미하고,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은 위와 같이 종국적으로 정해진 상속인의 상속분이 민법 제1009조에서 정한 법정상속분의 비율로 산정되도록 해당 상속인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은 종국적인 상속인 일부에게 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민법 제1043조에서 말하는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은 민법 제1009조에서 말하는 법정상속분 비율을 말하는 것이고,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그 상속인’은 종국적인 상속인 전부 또는 일부를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해석하여야 민법 제1000조, 제1003조에서 정한 상속인 결정의 원칙과 민법 제1009조에서 정한 법정상속분의 비율에 관한 원칙이 일관되게 유지된다. 민법 제1043조의 문언만으로는 상속포기자의 후순위 상속인으로서 상속포기에 따라 비로소 상속인이 되는 사람이 반드시 상속포기자의 상속분만을 취득하여야 한다는 근거를 도출할 수 없다. 나)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 판례는 이 사건과 달리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손자녀가 직계비속으로서 본위 상속인이 된다고 하였다(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다27769 판결 등 참조). 다수의견은 민법 제1043조가 공동상속인 중 일부만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경우에는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민법 제1043조가 공동상속인 중 일부만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공동상속인 중 일부만 상속을 포기하였는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진다는 것이 과연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있는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귀속되는 ‘다른 상속인’은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등에 따라 정해지는 상속인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면, 위와 같이 공동상속인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도 민법 제1043조가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다. 즉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그 배우자와 자녀는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되므로 민법 제1000조 제1항에 따라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상속인이 되고, 손자녀 등 직계비속이 없다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된다. 따라서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분은 모두 위와 같이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에게 귀속된다. 다) 상속포기에 따른 상속인의 결정 다수의견은 민법 제1043조를 근거로 상속포기자인 자녀의 상속분은 모두 배우자에게 귀속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앞서 강조한 것처럼 그렇게 보아야 할 문언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민법 제1000조, 제1003조에서 정한 상속인 결정의 원칙과 민법 제1009조에서 정한 법정상속분의 비율에 관한 원칙을 가볍게 보거나 애써 무시한 것이다. 민법 제1043조는 상속포기에 따른 종국적인 상속인은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등에 따라 정해지고,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은 그 종국적인 상속인의 법정상속분 비율이 민법 제1009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해지도록 해당 상속인에게 귀속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는 것이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3) 상속포기자의 의사 및 목적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는 이유는 피상속인의 상속채무를 승계하지 않기 위한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러한 이유만으로 상속을 포기한다고 볼 수 없다. 상속인은 피상속인 또는 후순위 상속인을 포함하여 다른 상속인과의 인격적 관계를 고려하여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을 다른 공동상속인 또는 후순위 상속인에게 이전시킬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할 수도 있다. 또한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생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특별수익인 생전 증여를 받았을 경우 그 증여가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 또는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서 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증여 재산은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되는 것이 원칙이나,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면 그 증여가 상속개시 전 1년간에 행한 것이거나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경우에만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되므로, 상속포기 여부에 따라 상속인의 유류분 반환 범위가 달라진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67620 판결 참조). 따라서 상속인에게는 유류분 반환 범위를 줄이기 위해서 상속을 포기할 유인도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의 진정한 의도와 목적이 무엇인지는 외부에서 쉽게 알 수 없다. 따라서 상속포기의 효력은 법률에 규정된 대로만 인정하여야 하고, 상속인의 의사와 목적을 고려하여 상속포기의 효력을 정할 수는 없다. 상속순위와 상속인 결정의 원칙도 당사자의 의사로 변경할 수 없다. 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비록 그 의사나 목적이 가족 관계 내부에서 상속의 효과를 배우자에게만 귀속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당사자의 의사나 목적만으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4)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의 보호 문제 종래 판례에 따르더라도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을 보호하는 데 문제가 없다. 종래 판례는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할 수 있는데(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과정에서 법률상 어려운 문제가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바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아야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배우자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는 점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알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는데 그 상속을 포기한 자녀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었다면, 그 친권자인 피상속인의 자녀는 자신의 상속포기만으로 자신의 미성년 자녀가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이 경우 피상속인의 자녀는 자신의 미성년 자녀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자신의 미성년 자녀를 대리하여 상속포기를 할 수 있고 또한 일반 한정승인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만약 피상속인의 자녀의 자녀, 즉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성년자라면 그 손자녀가 자신의 부 또는 모의 상속포기를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포기 또는 일반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이는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새로 상속인이 되는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은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라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에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특별 한정승인을 할 수도 있다. 법률 제19069호로 2022. 12. 13. 신설되어 같은 날 시행된 민법 제1019조 제4항에 따르면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상속을 성년이 되기 전에 단순승인한 경우에는 성년이 된 후 그 상속의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고, 이는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특별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하였거나 할 수 없었던 경우에도 같다. 민법 제1019조 제4항은 그 시행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미성년 상속인이 그 시행일 당시 미성년자인 경우에도 적용되고, 그 시행일 당시 상속인이 성년자이지만 성년이 되기 전에 단순승인하고 그 시행일 이후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민법 제1019조 제4항에 따른 특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여러 제도를 통해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으므로,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의 보호 문제는 종래 판례를 변경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5) 배우자 상속분의 변경 문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함으로써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하면 배우자의 상속분이 자녀의 상속포기 전보다 줄어들 수 있게 되어 부당하다는 지적에 대하여 살펴본다. 민법 제1009조 제1항, 제2항에 따르면, 동순위 상속인의 상속분은 균분으로 하나, 배우자는 공동상속인인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한다. 따라서 배우자의 상속분은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연동된다. 즉 공동상속인의 수가 많을수록 배우자의 상속분은 줄어들고, 공동상속인의 수가 적을수록 배우자의 상속분은 늘어난다.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일 때 배우자의 상속분은 자녀의 수에 따라 정해진다. 그런데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배우자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상속하게 되면 배우자의 상속분은 그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수에 따라 정해진다. 만약 이 경우 피상속인의 자녀의 수보다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수가 많다면 배우자 상속분은 상속포기 전보다 줄어들 수 있으나, 반대로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수가 자녀의 수보다 적다면 배우자의 상속분은 상속포기 전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이 배우자의 상속분이 달라지는 것은 배우자의 상속분을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연동하도록 정한 민법 제1009조 제2항과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정한 민법 제1042조의 각 규율 때문이다. 피상속인의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 자녀의 수에 따라 배우자의 상속분이 달라진다. 따라서 자녀가 많은 배우자는 자녀가 적은 배우자보다 상속분이 적다. 민법 제1009조 제2항이 배우자의 상속분을 고정하지 않고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달라진다고 정한 것과 민법 제1042조가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자녀 전부의 상속포기로 인하여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배우자와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 그 공동상속인의 수에 따라 배우자의 상속분이 달라지는 것을 두고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6) 법적 안정성 문제 종래 판례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한 이후 위 판결에 따라 상속이 이루어진다는 전제에서 오랫동안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왔다. 즉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라는 전제 아래 상속등기가 이루어졌고, 상속채무가 그 공동상속인에게 상속분의 비율로 승계된다는 전제에서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을 상대로 승소확정판결 등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더라도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내용으로 판례를 변경하게 되면 종래 형성된 법률관계의 안정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예를 들어 피상속인의 배우자 및 손자녀 공동명의로 등기된 상속등기 중 손자녀 명의 부분은 무효가 되므로 그에 기초하여 소유권이전등기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는 등으로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다수의견은 판례의 변경으로 법률관계가 신속해지고 간명해진다고 하나 종래 판례의 법리에 비하여 다수의견이 내세우는 법리가 법체계 및 법 문언에 더 충실하다거나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 데다가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의 보호를 위하여 법제가 상당히 정비되어 있고, 다수의견에 따를 때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마저 상속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과연 이렇게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면서까지 판례를 변경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나. 앞에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종래 판례 법리에 따라 망인의 아내와 손자녀들인 신청인들이 망인을 공동상속하였다는 이유로 이들을 상대로 망인에 대한 확정판결에 관하여 이 사건 승계집행문을 부여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 위반 등의 특별항고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는 이상 특별항고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6.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민유숙의 보충의견 반대의견이 제시하는 몇 가지 논점들에 대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반박하고, 다수의견의 논거를 보충하기로 한다. 가. 배우자 상속과 혈족 상속의 구분 1) 우리 민법 제1000조 및 제1003조에서 정하는 공동상속인의 범위를 해석할 때 배우자를 혈족과 구분할 수 없음은 이미 다수의견에서 보았다. 그런데 반대의견은 혈족 상속분을 ‘늘리는’ 만큼 배우자 상속분이 줄어들게 되어 양자가 충돌할 수 있고, 피상속인에게 혈족인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혈족 상속분을 배우자 상속분에 우선시킨다는 전제하에 혈족 상속분을 늘림으로써 배우자 상속분을 줄이기 위한 목적론적 해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 부분에 대하여 반박하고자 한다. 제정 민법은 가장(家長)이 사망한 경우 호주상속을 하는 장남은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 반면 출가한 여자의 상속분은 1/4, 처의 상속분은 1/2로 정하였다. 이는 반대의견의 논지와 같이 혈족 상속을 우선하고 피상속인의 재산을 가(家)의 승계자에게 집중시키려는 취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77년 및 1990년 개정으로 민법은 동순위 공동상속인 사이에 있던 차등을 철폐하여 상속분 균분주의를 채택하였고, 부부 사이의 차등을 없애 배우자의 상속분을 동등하게 하였으며, 기타 남녀에 따른 차별이나 동일가적 내에 있는지에 따른 차별을 모두 없앰으로써 상속분에 있어서 남녀평등의 원칙을 확립하였다. 다수의견은 배우자를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특별히 구분하여 취급하지 않는 현행 민법이 배우자의 지위를 보장하는 데 충분하다거나 완성된 제도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는 핵가족화,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였고, 평균수명이 연장되어 상속개시의 시점이 늦어짐으로써 생존배우자의 노후생활 및 생계의 유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반면 자녀가 상속재산에 의해서 부양받아야 할 필요성은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민법상 배우자의 상속분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1990년 개정된 후로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직계비속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 비교법적으로 살펴보더라도 각국의 법제는 배우자 상속권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독일 민법은 상속제도와 부부재산제도를 연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였다. 프랑스는 생존배우자에게 상속재산에 대한 용익권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상속권을 강화하였다. 일본은 자녀 수에 관계없이 생존배우자에게 적어도 상속재산의 1/2 이상의 상속분을 보장한다. 또한 위 국가들은 모두 배우자의 상속분을 공동상속인의 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정적인 몫으로 정하고 있다. 만약 입법적으로 배우자에게 혼인 중 거주 주택에 대한 용익권을 보장하고 상속재산에 대한 우월적인 선취권을 인정하는 등으로 배우자 상속권의 강화가 실현된다면, 배우자를 공동상속인 중 하나가 아니라 별도의 상속인으로 취급하여야 할 필요가 생기고 민법 제1043조 역시 개정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배우자 상속권을 강화하여 배우자를 다른 공동상속인과 달리 취급하는 것이 이상적 방향이라는 점은 배우자 상속을 혈족 상속과 달리 취급하지 않고 있는 현행 민법의 해석이 문제 되는 이 사건 쟁점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논의이다. 그런데 반대의견의 논지는 하물며 혈족 상속을 배우자 상속에 우선해야 한다는 것으로서 민법 개정 전으로 회귀하자는 것에 다르지 않으며, 수십 년에 걸친 지난 민법 개정 과정에 역행하는 해석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반대의견은 배우자가 단독상속하는 경우를 줄이려 하다 보니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은 선순위 상속인이 인정되는 이상 애초에 후순위자로서 상속인이 될 수 없으며, 박탈의 대상인 상속권도 보유하지 않는다. 3) 반대의견은 민법 제1043조가 종국적인 상속인이 누구인지에 관하여 정하지 않는다고 하나,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므로(민법 제1005조 본문) ‘종국적인 상속인’이라는 개념은 상정하기 어렵다. 반대의견은 민법 제1043조가 공동상속인 중 일부만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동상속인 중 일부만 상속을 포기하였는지 공동상속인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진다는 것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그 해석의 전제부터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쟁점은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그 효과로서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의 문제이다. 민법 제1043조를 적용하는 단계에서 상속을 포기하기 이전에 적용되는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003조 제1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 민법은 제1000조부터 제1003조까지 상속순위를 정하여 제1000조 제1항, 제2항, 제1003조에 따라 인정되는 순위에 있는 사람들이 공동상속인이 되도록 규정한다. 선순위의 상속인이 존재하는 이상 후순위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하고, 선순위자가 한 명도 없는 경우 비로소 후순위자가 상속인이 된다. 위 상속순위에 관한 규정은 상속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률효과를 발생시킨다. 그런데 민법은 제1041조 이하에서 상속포기 제도를 두어 상속인의 의사에 따라 그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때 공동상속인들 중 일부만 상속포기로 상속인이 아니게 되는 경우 다른 상속인에게 미치는 영향 등 법률효과를 정하기 위하여 민법 제1043조가 존재하며, 공동상속인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앞서 본 일반원칙에 따라 후순위자가 상속인이 된다. 이와 같이 민법의 조문 순서에 따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각 경우마다 이를 규율하는 조문을 적용하여 해석하는 것이 옳다. 나. 실제로 상속포기가 문제 되는 분쟁상황에 대한 고려 반대의견은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이 소극재산보다 많아서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을 다른 공동상속인 또는 후순위 상속인에게 이전시킬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할 수도 있다거나, 유류분 반환 범위를 줄이기 위해서 상속을 포기할 유인도 있다는 점을 들면서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상속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의견에 따른다고 하여 실제로 손자녀나 직계존속에게 더 이익이 되지도 않으며, 이 사건 쟁점이 현실적으로 문제 되는 경우는 채무의 상속이 문제 되는 때이다.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이 소극재산보다 많은 경우 법률행위에 의한 상속재산의 이전이 가능하다. 즉 피상속인이 직접 손자녀에게 생전 증여, 유증을 하거나 피상속인의 자녀가 상속분 양도, 상속재산의 증여를 함으로써 상속재산을 이전할 수 있다. 상속 적극재산의 이전이라는 효과를 달성하기 위하여 상속인이 시간적 제약과 재판절차 비용을 부담하면서 굳이 상속포기를 할 가능성까지 상정하면서 법해석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반면 상속재산 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을 경우에는 법률행위에 의해 채무 승계의 효과를 막을 수 없다. 종래 판례를 비롯하여 이 사건 및 실무상 이 쟁점이 문제 되는 사건들은 모두 직계비속들이 상속채무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상속포기를 한 사안이다. 다수의견이 상속의 포기는 채무상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도 배우자 단독상속을 주장하는 신청인들은 바로 피상속인의 손자녀들로서 자신들의 상속인 지위를 부정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대의견은 이러한 실제의 분쟁상황을 도외시한 입장으로서 수긍하기 어렵다. 다.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의 보호 문제 반대의견은 손자녀가 채무상속을 하여 불리해지면 다시 상속포기를 하면 되므로 굳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는 상속포기를 거듭함으로써 종국적으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므로 다수의견과 같은 결론에 이른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종래 판례에 따를 때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 자체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종래 판례에 따르면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상속채권자는 일단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을 상대로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상속채권자가 피고로 지정한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의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취득하게 된다.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 단서 제2호에 의하면 소송사건의 수행상 필요한 경우에는 본인이나 세대원이 아닌 제3자도 주민등록표의 열람이나 등·초본의 교부 신청을 할 수 있고,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단서 제2호에 의하면 소송절차에서 필요한 경우 제3자도 가족관계증명서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결국 상속채무를 부담하지 않을 당사자들, 특히 막 사회에 진출한 손자녀들의 개인정보가 상속채권자에게 제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는 판례를 변경하여 새로운 법리를 적용함으로써 해결되는 문제이며, 판례를 유지하기 위하여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조재연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주심)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노태악 이흥구 천대엽 오경미 오석준
234,387
부양료변경심판청구
2022스771
20,230,324
대법원
가사
결정
혼인이 사실상 파탄되어 부부가 별거하면서 서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이혼을 명한 판결의 확정 등으로 법률상 혼인관계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부부간 부양의무는 소멸하지 않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부부간 부양의무는 혼인관계의 본질적 의무로서 부양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여 부부공동생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혼인이 사실상 파탄되어 부부가 별거하면서 서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혼을 명한 판결의 확정 등으로 법률상 혼인관계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는 부부간 부양의무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① 부부간에 부양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와 같은 정도로 보장하고자 하는 부부간 부양의무는 부부가 동거하면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보다는 부부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별거하여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부양의무를 이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② 민법상 혼인관계의 해소는 혼인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가 아닌 한 협의 또는 재판상 이혼에 의해야 하므로 그와 같은 이혼의 효력이 발생되지 않으면 여전히 법률상 부부관계가 남아 있는 것이고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정상적인 부부관계로 회복될 여지가 있다. 협의이혼 신고의 수리 전 철회나 재판상 이혼청구(반소 포함)의 종국판결 확정 전 취하를 통해 사실상 종료된 혼인관계를 다시 유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③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혼인 중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의 부양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하여 재산분할의 대상과 액수를 정하게 되는데, 이러한 재산분할에 따른 권리는 이혼의 확정을 전제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혼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부양적 요소는 별도의 부양료 심판 등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고, 특히 부양이 필요한 배우자가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④ 재판상 이혼의 경우 일방의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 등을 구하는 본소 제기는 물론 이에 대한 상대방의 이혼 등의 반소 제기는, 모두 이혼의 의사가 있으니 법원의 형성판결을 통해 혼인관계를 해소하고 혼인파탄의 책임 및 부부공동재산의 범위를 따져 위자료 및 재산분할 내용을 정해 달라는 재판상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양의무자의 이혼 등 본소에 대하여 부양권리자가 이혼 등의 반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정은 이혼 의사가 합치되었다는 사정에 불과할 뿐 여전히 둘 사이에는 혼인파탄의 책임 및 부부공동재산의 범위에 관한 분쟁이 남아 있어 혼인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⑤ 따라서 배우자 일방이 스스로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를 거부하면서도 상대방에게 부양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귀책사유 없는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부양료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부양료 지급의 요건 및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록 당사자 쌍방이 이혼소송을 서로 제기한 경우라도 인정되어야 한다.
민법 제826조 제1항, 제836조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2869 판결(공1994상, 1042),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공2013상, 235)
【청구인, 상대방】 청구인 【상대방, 재항고인】 상대방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현호) 【원심결정】 대구가법 2022. 11. 18. 자 2022브1048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가정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부간 부양의무는 상대방이 청구인의 이혼 등 본소 청구에 대하여 이혼 등 반소를 제기한 날 이후부터는 청구인에게 부양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즉, 민법 제826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부부간의 동거·부양·협조의무는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경우를 전제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혼인관계 파탄 이후로서 부부 간 동거·부양·협조 의무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까지 위와 같은 의무를 주장하면서 상대방에게 부양료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상대방이 2021. 2. 26. 청구인에 대하여 이혼 등 청구의 반소를 제기할 무렵에는 사실상 청구인과 상대방 사이에 이혼에 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다만 혼인관계 파탄에 따른 책임 유무, 재산분할에 관한 다툼으로 인해 혼인해소만 미뤄졌을 뿐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반소를 제기한 날 이후부터는 청구인에게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부양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부양료 지급의무의 종기는 이 사건 선행 부양료 심판에서 정한 ‘혼인관계가 종료할 때까지’에서 이 사건 이혼소송에서 상대방이 반소를 제기하기 전날인 2021. 2. 25.까지로 변경함이 상당하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부부간 부양의무는 혼인관계의 본질적 의무로서 부양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여 부부공동생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참조). 따라서 혼인이 사실상 파탄되어 부부가 별거하면서 서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혼을 명한 판결의 확정 등으로 법률상 혼인관계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는 부부간 부양의무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1) 부부간에 부양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와 같은 정도로 보장하고자 하는 부부간 부양의무는 부부가 동거하면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보다는 부부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별거하여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부양의무를 이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2) 민법상 혼인관계의 해소는 혼인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가 아닌 한 협의 또는 재판상 이혼에 의해야 하므로 그와 같은 이혼의 효력이 발생되지 않으면 여전히 법률상 부부관계가 남아 있는 것이고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정상적인 부부관계로 회복될 여지가 있다. 협의이혼 신고의 수리 전 철회나 재판상 이혼청구(반소 포함)의 종국판결 확정 전 취하를 통해 사실상 종료된 혼인관계를 다시 유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2869 판결 등 참조). 3)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혼인 중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그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의 부양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하여 재산분할의 대상과 액수를 정하게 되는데, 이러한 재산분할에 따른 권리는 이혼의 확정을 전제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혼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부양적 요소는 별도의 부양료 심판 등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고, 특히 부양이 필요한 배우자가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4) 재판상 이혼의 경우 일방의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 등을 구하는 본소 제기는 물론 이에 대한 상대방의 이혼 등의 반소 제기는, 모두 이혼의 의사가 있으니 법원의 형성판결을 통해 혼인관계를 해소하고 혼인파탄의 책임 및 부부공동재산의 범위를 따져 위자료 및 재산분할 내용을 정해 달라는 재판상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양의무자의 이혼 등 본소에 대하여 부양권리자가 이혼 등의 반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정은 이혼 의사가 합치되었다는 사정에 불과할 뿐 여전히 둘 사이에는 혼인파탄의 책임 및 부부공동재산의 범위에 관한 분쟁이 남아 있어 혼인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5) 따라서 배우자 일방이 스스로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를 거부하면서도 상대방에게 부양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귀책사유 없는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부양료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부양료 지급의 요건 및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록 당사자 쌍방이 이혼소송을 서로 제기한 경우라도 인정되어야 한다. 나. 그럼에도 상대방이 이혼 등 청구의 반소를 제기한 날 이후부터는 이혼의사의 합치가 있어 청구인에게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부양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부부간 부양의무에 관한 민법 제826조를 위반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원심으로서는 앞서 본 부부간 부양의무의 성격 및 이혼소송 중 소득이 없는 부양권리자에 대한 부양료 지급의 필요성 등을 심리하여 이 사건 선행 부양료 심판에서 정한 부양의무의 종기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까지로 정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상대방의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234,445
자동차관리법위반
2022도4793
20,230,330
선고
대법원
형사
판결
[1]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의 의미 및 이때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에서 정하는 작업’의 의미 [2] 피고인들이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아니하고 자동차 엔진룸 내 흡기호스에 공기와류장치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자동차정비업을 하여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작업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튜닝승인대상인 작업에 해당하는지와 무관하게 이를 업으로 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8호 및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의 문구와 형식에 비추어 볼 때,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은 점검작업, 정비작업 또는 튜닝작업 중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에서 정하는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작업을 업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이때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에서 정하는 작업’이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 중에서 튜닝승인대상인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작업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2] 피고인들이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아니하고 자동차 엔진룸 내 흡기호스에 공기와류장치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자동차정비업을 하여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튜닝작업도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위 작업이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1호에서 규정한 튜닝작업이라고 하여도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는지 심사를 하여야 하고, 만약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위 작업이 튜닝승인대상인 작업에 해당하는지와 무관하게 이를 업으로 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8호,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55조, 제132조 / [2]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8호, 제11호, 제53조 제1항, 제79조 제13호,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55조, 제13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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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조율 담당변호사 정동근 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22. 4. 13. 선고 2021노19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자동차정비업 등 자동차관리사업을 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 관청에 등록하여야 한다. 피고인들은 2018. 8. 11.경부터 2020. 1. 8.경까지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아니하고 아산시에 있는 ‘○○○○ 충남지사’에서 매월 20대가량의 자동차 엔진룸 내 흡기호스에 알루미늄 또는 카본 재질로 된 길이 7cm의 공기와류장치인 ‘무동력터보’ 제품(이하 ‘이 사건 제품’이라 한다)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자동차정비업을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제품을 자동차 엔진룸 내 흡기호스에 장착한 행위(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가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1호에서 규정하는 튜닝작업에 해당하고, 이는 점검작업이나 정비작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이하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따질 필요가 없이 위 각호의 작업은 아니라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작업이 시행규칙 제55조에 의한 튜닝승인대상이 되는 작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결국 같은 법 제2조 제8호, 시행규칙 제132조 단서에 따라 이 사건 작업을 업으로 하는 것은 자동차정비업에서 제외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8호는, "자동차정비업이란 자동차(이륜자동차는 제외한다)의 점검작업, 정비작업 또는 튜닝작업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작업은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은 "법 제2조 제8호 단서에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것’이라 함은 다음 각호의 작업을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오일의 보충·교환 및 세차’(제1호), ‘에어크리너엘리먼트 및 휠터류의 교환’(제2호), ‘배터리·전기배선·전구교환(전조등 및 속도표시등을 제외한다) 기타 전기장치(고전원전기장치는 제외한다)의 점검·정비’(제3호), ‘냉각장치(워터펌프는 제외한다)의 점검·정비’(제4호), ‘타이어(휠얼라인먼트는 제외한다)의 점검·정비’(제5호), ‘판금·도장 또는 용접이 수반되지 않는 차내설비 및 차체의 점검·정비. 다만 범퍼·본넷트·문짝·휀다 및 트렁크리드의 교환을 제외한다.’(제6호)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단서는 ‘제55조의 규정에 의한 튜닝승인대상이 되는 작업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관리법 및 시행규칙 규정의 문구와 형식에 비추어 볼 때,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은 점검작업, 정비작업 또는 튜닝작업 중 시행규칙 제132조에서 정하는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작업을 업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이때 ‘시행규칙 제132조에서 정하는 작업’이란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 중에서 튜닝승인대상인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작업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은 이 사건 작업이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1호에서 규정한 튜닝작업에 해당하고, 이는 점검작업이나 정비작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따질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이 사건 작업이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튜닝작업도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작업이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1호에서 규정한 튜닝작업이라고 하여도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는지 심사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 사건 작업은 튜닝승인대상인 작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이를 업으로 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8호에서 규정한 ‘자동차정비업’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재연(주심) 민유숙 천대엽
234,457
부당이득금
2022다296165
20,230,330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계약당사자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의 성립 요건 및 계약인수 여부의 판단 기준 [2]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수익하게 한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한도 내에서 제3자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차임 상당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 임차물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이 제3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1]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 및 인수인의 3면 합의에 의하여 계약당사자 중 일방이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제3자에게 이전하여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제3자가 그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3면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관계 당사자 중 2인이 합의하고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고,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 내지 승낙이 반드시 명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서도 가능하다. 이러한 계약인수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그것이 계약 주체의 변동을 초래하는 등 당사자 사이의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행위인 점을 고려하여, 계약의 성질, 당사자의 거래 동기와 경위, 거래 형식 및 내용, 당사자가 그 거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그 밖의 다른 사유로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지 않는 한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여전히 차임청구권을 가지므로,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한도 내에서는 제3자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차임 상당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는 임차물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은 제3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1] 민법 제105조, 제454조 / [2] 민법 제618조, 제629조, 제741조, 제750조
[1]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5221, 45238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54535, 54542 판결 / [2]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6다10323 판결(공2008상, 575),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4다82002 판결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병관)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케이케이건설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선희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2. 10. 28. 선고 2021나567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2017. 10. 1. 이후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 및 제1심 판결문 별지1 ‘인정수량’란 기재 가설자재 인도 및 위 가설자재에 대한 대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 사정이 인정된다. 가. 피고는 대한민국으로부터 도급받은 숙소 신축 시설공사 중 철근 및 콘크리트 공사를 연평건설 주식회사(이하 ‘연평건설’이라 한다)에 하도급 주었다. 나. 원고는 가설자재 판매 및 임대업자로서 연평건설과 체결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라 공사현장에 가설자재를 임대하였다. 다. 연평건설의 공사중단으로 피고는 하도급계약을 해지하고 공사현장을 인도받아 나머지 공사를 시공하였다. 2. 임대차계약상 지위 승계를 이유로 하는 임대료 등 청구 부분 가.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 및 인수인의 3면 합의에 의하여 계약당사자 중 일방이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제3자에게 이전하여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제3자가 그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3면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관계 당사자 중 2인이 합의하고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고,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 내지 승낙이 반드시 명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서도 가능하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5221, 4523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계약인수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그것이 계약 주체의 변동을 초래하는 등 당사자 사이의 법률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행위인 점을 고려하여, 계약의 성질, 당사자의 거래 동기와 경위, 거래 형식 및 내용, 당사자가 그 거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54535, 5454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가 연평건설로부터 원고와의 임대차계약상 임차인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연평건설 등이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정산 합의 및 양도양수 합의에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차인 지위를 양수한다는 등의 언급이 없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가설자재의 수량 등에 관한 다툼이 생기면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으며, 원고가 연평건설을 상대로 2017. 9. 30.분까지의 차임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가 연평건설로부터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당사자 지위를 인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이에 대한 원고의 동의 내지 승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계약인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 가. 관련 법리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그 밖의 다른 사유로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지 않는 한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여전히 차임청구권을 가지므로,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한도 내에서는 제3자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차임 상당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6다1032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는 임차물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은 제3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4다82002 판결 등 참조). 나. 2017. 9. 30.까지 청구 부분 1) 원심은 원고가 연평건설로부터 2017. 3.부터 2017. 9. 30.까지의 가설자재 임대 및 판매대금에 관한 거래사실 확인서를 받았고, 원고와 연평건설 사이에 연평건설이 원고에게 위 확인서 기재 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가 연평건설과 체결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7. 9. 30.경까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고,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제3자에 불과한 피고에 대하여 2017. 9. 30.경까지의 차임 상당액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2)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임대차계약 종료 및 임차료 지급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2017. 10. 1. 이후 청구 부분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가 연평건설과의 양도양수 합의에 따라 원고의 가설자재 등에 관하여 사용 권한을 취득하였다는 등 이유로 원고의 이 부분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중 이 사건 청구와 관련된 부분은 연평건설이 원고로부터 가설자재를 임차하는 내용으로, 피고가 양도양수 합의에서 연평건설로부터 원고의 가설자재 등에 관한 권리를 양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인 원고의 동의가 없는 이상 피고는 그 합의로써 임대인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 나아가 원고와 연평건설 사이의 임대차계약은 2017. 9. 말경 합의 해지되어 종료되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차물인 가설자재의 소유자로서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원고가 가설자재의 미반환과 관련하여 연평건설을 상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로 인한 원상회복 및 손해배상청구 등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연평건설의 채무와 피고의 채무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고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할 경우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원고가 실제로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한 이상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행사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임차권 양도 및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가설자재 인도 청구 및 대상청구 부분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원고가 대여한 가설자재들이 피고가 연평건설에서 구매한 것과 함께 섞여 사용되어 원고 소유의 가설자재가 특정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가설자재 인도 청구 및 이를 전제로 한 대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가설자재는 일정한 재질, 규격을 갖추고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개성이 중시되는 물건이 아니라 종류물 내지 대체물로 볼 수 있고, 그 품목에 따라 규격과 수량으로 특정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된 가설자재를 출고전표, 인수증, 송장 등을 기초로 하여 품목(품명), 규격, 수량을 특정하여 청구하였는바, 이로써 원고의 가설자재는 그와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특정되어 있다. 피고 역시 원고를 상대로 원고의 가설자재를 공사 현장에서 반출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바 있고, 피고가 공사 현장에서 반출하였다고 주장한 가설자재 중에는 피고가 연평건설 등으로부터 구매하였다고 주장하는 가설자재의 수량을 초과하는 이른바 ‘잉여수량’이 존재하여, 피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 점유 가설자재에는 원고 소유 가설자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인다. 2) 피고가 점유를 취득한 가설자재는 성질상 계속적으로 반복하여 거래되는 물품으로서 곧바로 판매되어 환가될 수 있다. 피고가 자신의 점유 취득 이후 가설자재의 멸실, 혼화 등을 이유로 원고의 소유나 피고의 점유를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자료 등의 뒷받침 없이 일방적인 진술 등에만 터 잡아 원고의 소유나 피고의 점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선뜻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피고는 가설자재들을 화순군 소재 회사에 보관하였다가 피고의 여러 공장으로 분산하여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피고의 지배영역 내에서 구체적인 보관장소만 변경하였을 뿐, 점유를 상실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적어도 제1심이 인정한 제1심 판결문 별지1 ‘인정수량’란 기재 가설자재 범위 내에서는 원고 소유 가설자재를 점유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가설자재 인도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종류물의 특정과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석명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17. 10. 1. 이후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부분 및 제1심 판결문 별지1 ‘인정수량’란 기재 가설자재 인도 및 위 가설자재에 대한 대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234,447
손해배상(기)
2019다280481
20,230,330
선고
대법원
민사
판결
[1] 이사의 행위에 대하여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요건 / 이사가 임무를 수행하면서 검토할 사항은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사의 경영판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익은 원칙적으로 회사가 실제로 얻을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의 이사는 기업집단이나 다른 계열회사와 관련된 직무를 수행할 때에도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 소속 회사가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사가 주식 취득의 목적이나 계약 내용에 따라 검토하거나 조치하여야 할 사항 [3] 이사가 부담하는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시·감독의무의 내용 / 이사는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으로 자신이 이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감시·감독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 이사가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거나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경우,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 [4]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1] 이사는 법령 또는 정관에 정해진 목적 범위 내에서 회사의 경영에 관한 판단을 할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경영은 장래의 불확실한 상황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거기에는 다소의 모험과 그에 따른 위험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사가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것으로서 통상의 이사를 기준으로 할 때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사후에 회사가 예상했던 이익을 얻지 못하고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사의 행위는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 있는 것이어서 해당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이사가 임무를 수행하면서 검토할 사항은 거래를 하는 목적이나 동기, 거래의 종류와 내용, 상대방과의 관계, 소속 회사의 재무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이사의 경영판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익은 원칙적으로 회사가 실제로 얻을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하고, 일반적이거나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여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이나 위험에 상응하지 않는 것이어서는 아니 된다. [2]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들은 각자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별개의 회사이므로, 개별 계열회사의 이사는 기업집단이나 다른 계열회사와 관련된 직무를 수행할 때에도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부담한다. 소속 회사가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사는 소속 회사의 입장에서 주식 취득의 목적이나 계약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① 계열회사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그 발행 신주를 인수하는 경우, 이사는 계열회사의 소속 회사 영업에 대한 기여도, 유상증자 참여가 소속 회사에 미치는 재정적 부담의 정도, 계열회사의 재무상태 및 경영상황, 유상증자 참여로 소속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영업상 또는 영업 외의 이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계열회사에 미치는 영향 및 그로 인하여 소속 회사에 예상되는 이익 및 불이익의 정도 등을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②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기업집단에 속한 소속 회사가 자신이 이미 지배하고 있는 계열회사에 대하여 적대적 M&A가 시도되거나 시도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계열회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 소속 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경영권이 방어되는 한편 이를 통해 기업집단이 유지되면서 지배주주의 소속 회사나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권도 전과 같이 유지되게 된다. 이 경우 이사는 소속 회사와 계열회사 사이의 영업적·재무적 관련성 유무와 정도, 소속 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경영권 유지와 상실에 따른 이익과 불이익의 정도, 기업집단의 변경이나 지배주주의 지배권 상실에 따른 소속 회사의 사업지속 가능성, 소속 회사의 재무상황과 사업계획을 고려한 주식취득 비용의 적정성 등을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③ 회사가 위 ①, ②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제3자와 계열회사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계약을 체결하여 제3자로 하여금 계약 기간 동안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하는 경우, 이사는 계약 방식에 따르는 고유한 위험으로서 기초자산인 계열회사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 및 규모, 소속 회사의 부담능력 등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검토하고, 그에 따라 파생상품계약의 규모나 내용을 적절하게 조정하여 소속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이나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3] 이사는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직무를 수행하는지,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특정 이사가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으로 인해 이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그 이사는 이러한 감시·감독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이사가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거나 이들이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4]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해당 사업의 내용과 성격, 해당 이사의 임무 위반의 경위 및 임무 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 위반행위로 인한 해당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 이때에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
[1] 상법 제382조 제2항, 제382조의3, 제399조 제1항, 민법 제681조 / [2] 상법 제382조 제2항, 제382조의3, 제399조 제1항, 민법 제681조 / [3] 상법 제382조 제2항, 제382조의3, 제393조 제2항, 제3항, 제399조 제1항, 민법 제681조 / [4] 상법 제399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432조
[1][2]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33333 판결(공2007하, 1738) / [1]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7다35787 판결 / [4]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공2005상, 87)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쉰들러 홀딩 아게(Schindler holding AG)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오곤 외 7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9. 26. 선고 2016나206387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원고가, 피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2는 2004. 3.경부터 원심 변론종결일 무렵까지 ○○엘리베이터 주식회사(이하 ‘○○엘리베이터’라 한다)가 속한 기업집단인 ○○그룹의 회장 지위에 있으면서 ○○엘리베이터의 이사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피고 1은 2011. 7.경부터 2016. 3.경까지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나. ○○그룹은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무렵 ‘○○엘리베이터가 ○○상선 주식을 보유하고, ○○상선은 ○○로지스틱스 주식을 보유하며, ○○로지스틱스는 ○○엘리베이터 주식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2006년경부터 2014년경까지 ○○상선의 대주주로서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케이프포츈(Cape Fortune B.V.), 넥스젠캐피탈(Nexgen Capital Ltd.), NH투자증권, 대우조선해양, 메리츠종합금융증권, 교보증권(이하 ‘케이프포츈 등’이라 한다)과 ○○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모두 10여 건의 파생상품계약과 그중 일부에 관한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차례로 ‘이 사건 ○○상선 파생상품계약’, ‘이 사건 ○○상선 변경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상선 파생상품계약의 내용은 개별 계약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① 케이프포츈 등은 계약기간 동안 ○○상선 주식을 취득하여 보유하면서 ○○엘리베이터에 우호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② ○○엘리베이터는 케이프포츈 등(대우조선해양 제외)에 약정수수료를 지급하며, 나아가 만기 시 ○○상선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낮으면 그로 인한 손실 전부를 케이프포츈 등에 정산하여 주되 반대로 ○○상선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높으면 그로 인한 이익의 전부 또는 일부를 케이프포츈 등(대우조선해양 제외)으로부터 정산받는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 ○○상선 변경계약은 대체로 이 사건 ○○상선 파생상품계약 중 일부 계약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조기종료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원래 계약상 주된 급부에 관한 사항은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 다. ○○엘리베이터는 2012. 1.경 자베즈 제1호 사모투자 전문회사(이하 ‘자베즈’라 한다)와, 자베즈는 ○○그룹의 계열회사인 ○○증권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실권된 우선주를 인수하여 계약기간 동안 보유하고, ○○엘리베이터는 자베즈에 계약기간 동안 약정수수료를 지급하며, 만기 시 ○○증권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하락하는 경우 그로 인한 손실을 정산하여 주되 반대로 기준가격보다 상승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이익 중 일부를 배분받는다는 내용의 파생상품계약을 체결하였고, 2014. 4.경 위 계약의 조기종료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차례로 ‘이 사건 ○○증권 파생상품계약’, ‘이 사건 ○○증권 변경계약’이라 한다). 라. 원고는 ○○엘리베이터의 주주로서 2013. 11.경 ○○엘리베이터의 감사들에게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였던 피고들의 이 사건 ○○상선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 이 사건 ○○증권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는 소를 제기할 것을 서면으로 청구하였고, ○○엘리베이터가 3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자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마. 원심은 이 사건 ○○상선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 중 넥스젠캐피탈과의 2010. 9. 20. 자, 2011. 2. 9. 자, 2011. 3. 31. 자 계약과 NH투자증권, 대우조선해양, 메리츠종합금융증권, 교보증권과의 각 파생상품계약 체결행위, 자베즈와의 이 사건 ○○증권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 중 2012. 1. 9. 자 계약 체결행위에 대해서는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이 사건 ○○상선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 중 케이프포츈과의 2007. 12. 28. 자, 2011. 12. 30. 자 계약과 넥스젠캐피탈과의 2012. 12. 26. 자, 2013. 12. 13. 자 계약 체결행위, 자베즈와의 이 사건 ○○증권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 중 2014. 4. 29. 자 계약 체결행위에 대해서는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이하 전자를 ‘이 사건 책임인정 계약’, 후자를 ‘이 사건 책임부정 계약’이라 한다). 2.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이사는 회사와 위임관계에 있으므로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상법 제382조 제2항, 제382조의3, 민법 제681조). 이사가 위와 같은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이사는 법령 또는 정관에 정해진 목적 범위 내에서 회사의 경영에 관한 판단을 할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경영은 장래의 불확실한 상황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거기에는 다소의 모험과 그에 따른 위험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사가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것으로서 통상의 이사를 기준으로 할 때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사후에 그 회사가 예상했던 이익을 얻지 못하고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사의 행위는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 있는 것이어서 해당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33333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7다35787 판결 등 참조). 이사가 임무를 수행하면서 검토할 사항은 거래를 하는 목적이나 동기, 거래의 종류와 내용, 상대방과의 관계, 소속 회사의 재무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이사의 경영판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익은 원칙적으로 회사가 실제로 얻을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하고, 일반적이거나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여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이나 위험에 상응하지 않는 것이어서는 아니 된다. 2)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들은 각자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별개의 회사이므로, 개별 계열회사의 이사는 기업집단이나 다른 계열회사와 관련된 직무를 수행할 때에도 위 1)항과 같은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부담한다. 소속 회사가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사는 소속 회사의 입장에서 주식 취득의 목적이나 계약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가) 계열회사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그 발행 신주를 인수하는 경우, 이사는 계열회사의 소속 회사 영업에 대한 기여도, 유상증자 참여가 소속 회사에 미치는 재정적 부담의 정도, 계열회사의 재무상태 및 경영상황, 유상증자 참여로 소속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영업상 또는 영업 외의 이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계열회사에 미치는 영향 및 그로 인하여 소속 회사에 예상되는 이익 및 불이익의 정도 등을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06다33333 판결 참조). 나)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기업집단에 속한 소속 회사가 자신이 이미 지배하고 있는 계열회사에 대하여 적대적 M&A가 시도되거나 시도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계열회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 소속 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경영권이 방어되는 한편 이를 통해 기업집단이 유지되면서 지배주주의 소속 회사나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권도 전과 같이 유지되게 된다. 이 경우 이사는 소속 회사와 계열회사 사이의 영업적·재무적 관련성 유무와 정도, 소속 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경영권 유지와 상실에 따른 이익과 불이익의 정도, 기업집단의 변경이나 지배주주의 지배권 상실에 따른 소속 회사의 사업지속 가능성, 소속 회사의 재무상황과 사업계획을 고려한 주식취득 비용의 적정성 등을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다) 회사가 위 가)항 및 나)항과 같은 목적을 위하여 제3자와 계열회사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계약을 체결하여 제3자로 하여금 계약 기간 동안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하는 경우, 이사는 그 계약 방식에 따르는 고유한 위험으로서 기초자산인 계열회사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 및 규모, 소속 회사의 부담능력 등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검토하고, 그에 따라 파생상품계약의 규모나 내용을 적절하게 조정하여 소속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이나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3) 이사는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직무를 수행하는지,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특정 이사가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으로 인해 이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그 이사는 이러한 감시·감독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이사가 대표이사나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거나 이들이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나. 이 사건 책임인정 계약 부분의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 위반 여부 1) 이 사건 ○○상선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 중 책임인정 계약 부분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들을 비롯한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와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1) 이 부분 계약은 ○○엘리베이터의 ○○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방어하고 나아가 피고 2를 정점으로 한 ○○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하기 위하여 ○○상선에 대한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할 목적에서 체결된 파생상품계약이다. (2) 이 부분 계약은 만기 시 ○○상선 주가가 계약 체결 시보다 하락하면 그로 인한 손실을 모두 ○○엘리베이터가 부담하는 구조이고 수수료도 ○○엘리베이터의 영업이익에 비하여 과다한 액수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여한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나 이사들은 만기 시 ○○상선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 이에 대한 관리방안 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검토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나 이사들은 해운업 경기나 ○○상선 주가에 관한 부정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자료는 외면한 채 ○○상선의 장래 현금흐름이 낙관적임을 전제로 ○○엘리베이터가 평소 파생상품계약의 가치를 평가해 오던 방식과는 다른 추정 방법에 따라 만기 시 주가가 계약 체결 시보다 훨씬 상승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자료만을 바탕으로 이 부분 계약 체결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3) ○○상선에 대한 경영권은 ○○그룹의 의사결정에 따라 행사되어 왔으므로 이 부분 계약을 통해 기존 경영권 행사가 유지된다는 사정만으로 ○○엘리베이터에게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엘리베이터가 이 부분 계약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보유한 지분 비율에 따라 ○○엘리베이터의 장부에 반영하던 지분법 손익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 계약은 ○○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고자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체결된 것이지 보유 지분 처분을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기 위하여 체결된 것이 아니고, 이 부분 계약을 통한 추가적 의결권 확보는 계약 만기까지 한정된 기간만 유지될 뿐이며, ○○엘리베이터가 계약상대방의 ○○상선 주식 처분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것이 아니므로 이 부분 계약을 통해 ○○엘리베이터가 보유하는 주식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들이 내세우는 ○○그룹의 계열회사로서 브랜드 가치 등의 이익은 구체적·객관적이지 않고, ○○엘리베이터의 이사들이 피고 2 등 지배주주의 ○○엘리베이터에 대한 경영권이 상실될 경우 ○○엘리베이터가 종래의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필요한 정보를 수집·조사하고 검토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결국 ○○엘리베이터가 이 부분 계약을 통해 ○○상선에 대한 의결권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그 실체가 불분명하다. 또한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나 이사들이 이러한 계약 체결의 이익이나 필요성에 관하여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고 볼 수도 없다. (4) 피고 2는 이 부분 계약 체결 무렵 ○○그룹의 회장이자 ○○엘리베이터의 이사 및 ○○상선의 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었던 사람으로서, 해운업 경기 전망, ○○상선의 재무상황 및 주가추이 등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룹 전략기획본부의 임원들로부터 계약 체결을 위한 보고를 받고 이사회 안건 자료들을 제출받았으므로, 이 계약들로 인하여 ○○엘리베이터가 손실을 입을 위험성이 있음에도 다른 이사들이 이에 관하여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반면 자신은 그를 통하여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함으로써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는 이익을 얻게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부분 계약 중 넥스젠캐피탈과의 2011. 3. 31. 자 계약을 직접 체결하고 나머지 계약들에 관하여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도록 조치하거나 계약 체결을 방지하지 않았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들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선관주의의무의 내용과 기준, 이익충돌, 회사의 법인격, ○○엘리베이터의 이익, 감시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이 사건 ○○증권 파생상품계약 및 변경계약 중 책임인정 계약 부분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들이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1) 이 부분 계약은 ○○증권이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기 위해 필요한 자본금 확충을 도와주려는 목적에서 체결된 파생상품계약이다. (2) ○○엘리베이터는 ○○증권과 계열회사 관계에 있었을 뿐 ○○증권과 영업적 관련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증권이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는 것이 ○○엘리베이터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분명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 1과 ○○엘리베이터의 이사들은 계약 체결 당시 이에 대하여 검토하지도 않았다. (3) ○○엘리베이터는 이 부분 계약 체결 당시 이미 다른 파생상품계약으로 인하여 거액의 수수료 지급 및 평가손실 발생으로 인한 비용이 상당한 상태였고, 이 부분 계약은 만기 시 ○○증권의 주가 하락에 따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피고 1과 ○○엘리베이터의 이사들은 계약으로 인한 손실 발생 가능성, 이에 대한 관리 방안 등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검토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엘리베이터의 이사들은 만기가 아니라 계약 체결 무렵을 기준으로 ○○증권 우선주의 적정 가격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증권 우선주의 적정 주가 범위를 평가한 자료만을 바탕으로 이 부분 계약의 수익성을 검토하였을 뿐이고, 검토한 자료에 따르더라도 ○○증권 주가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만연히 ○○증권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이 부분 계약을 체결하였다. (4) 피고 2는 이 부분 계약 체결 무렵 ○○그룹의 회장이자 ○○엘리베이터의 이사 및 ○○증권의 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었던 사람으로서, ○○증권의 재무상황, 주가추이, 유상증자 진행 상황, ○○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계약으로 인하여 입고 있는 손실 등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룹 전략기획본부의 임원들로부터 이 부분 계약 체결을 위한 보고를 받고 이사회 안건 자료들을 제출받았으므로, 이 부분 계약이 ○○증권을 지원하기 위하여 체결되었고 그 계약 체결로 인하여 ○○엘리베이터가 손실을 입을 위험성이 있음에도 다른 이사들이 이에 관하여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반면 자신은 그를 통하여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함으로써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는 이익을 얻게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도록 조치하거나 계약 체결을 방지하지 않았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들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선관주의의무의 내용과 기준, 이익충돌, 회사의 법인격, 감시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이 사건 책임부정 계약 부분의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 위반 여부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들이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책임부정 계약은 이미 체결된 파생상품계약이 종료될 상황에서 같은 계약상대방과 추가로 체결한 파생상품계약이다. 그중 케이프포츈과의 2007. 12. 28. 자 계약은 기존 파생상품계약 종료로 인해 ○○엘리베이터가 케이프포츈으로부터 거액의 정산금을 지급받은 직후 유사한 내용으로 다시 체결된 것인데, 당시는 해운업 경기가 좋았고 해운업 경기에 대한 별다른 위험경고가 없어 만기 시 ○○상선 주가 상승에 따른 정산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케이프포츈과의 2011. 12. 30. 자 계약, 넥스젠캐피탈과의 2012. 12. 26. 자, 2013. 12. 13. 자 계약, 자베즈와의 2014. 4. 29. 자 계약은 기존 파생상품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계약이 종료되어 계약상대방에게 당장 막대한 정산금을 지급하였어야 하는 상황에서 계약의 종료를 막고 계약 기간을 늘리기 위한 목적에서 체결된 계약으로,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나 이사들은 기존 계약 종료로 인한 손실이 ○○엘리베이터에 미칠 재무적 위험성을 피하고 장래에는 정산손실이나 그 손실이 ○○엘리베이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축소될 것을 기대하며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러한 기대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엘리베이터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당장 거액의 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막고 그 자금을 회사 운영을 위한 필요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엘리베이터의 이사들이 위 계약들을 체결한 것이 경영판단의 재량권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선관주의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주주권 남용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원고가 2004년경부터 ○○엘리베이터에 대한 M&A를 시도해 오고 있다는 사정은 인정되나,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오로지 ○○엘리베이터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인 피고들을 압박하여 ○○엘리베이터에 대한 M&A를 용이하게 하려는 사익적 목적으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가 주주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들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주주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4. 손해 범위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들의 이 사건 책임인정 계약에 관한 선관주의의무 내지 감시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면서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들 주장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거나 추상적이어서 ○○엘리베이터가 이 사건 책임인정 계약을 통해 피고들 주장의 이익을 얻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이 사건 책임인정 계약 체결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 계약 이행으로 지급한 수수료 및 정산금 전부 또는 일부를 손해로 인정하였을 뿐, 피고들 주장의 위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들 주장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거나 추상적이라는 판단을 전제로 이를 손해 범위에 고려하지 않은 원심의 조치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들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의 개념 및 손해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책임제한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해당 사업의 내용과 성격, 해당 이사의 임무 위반의 경위 및 임무 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 위반행위로 인한 해당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 이때에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 2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체 손해액 345,639,851,681원의 약 50%인 1,700억 원으로, 피고 1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체 손해액 191,132,732,753원의 약 10%인 190억 원으로 제한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책임제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6. 결론 원고와 피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이흥구
234,441
법인세부과처분취소
2019두55972
20,230,330
선고
대법원
세무
판결
영농조합법인이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66조 제1항에서 정한 식량작물재배업소득 등에 대하여 법인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지 여부(소극)
구 조세특례제한법(2018. 12. 24. 법률 제160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조특법’이라 한다) 제66조 제1항, 제8항,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63조 제7항, 구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20. 2. 11. 법률 제169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농어업경영체법’이라 한다) 제16조 제3항, 제4조 제1항의 내용, 체계, 취지 및 개정 경과 등을 고려하면, 구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른 영농조합법인의 식량작물재배업소득 등에 대해서는 법인세 면제에 관한 구 조특법 제66조 제1항이 적용되고, 면제 신청 절차에 관한 규정인 구 조특법 제66조 제8항 및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63조 제7항은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면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도록 협력의무를 부과한 것이므로, 영농조합법인이 법인세 면제 신청을 하면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63조 제7항이 정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여 과세 관청이 해당 법인세 면제를 거부할 수는 없다.
구 조세특례제한법(2018. 12. 24. 법률 제160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 제1항, 제8항,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63조 제7항, 구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20. 2. 11. 법률 제169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16조 제3항
null
【원고, 상고인】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송담 담당변호사 이덕형) 【피고, 피상고인】 이천세무서장 【원심판결】 수원고법 2019. 10. 2. 선고 2019누1156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구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20. 2. 11. 법률 제169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농어업경영체법’이라 한다) 제16조에 따라 설립된 영농조합법인으로, 2015, 2016 사업연도 각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구 조세특례제한법(2018. 12. 24. 법률 제160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조특법’이라 한다) 제66조 소정의 식량작물재배업소득 등에 대한 법인세의 면제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63조 제7항(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법인세를 면제하지 않고, 2018. 3. 20. 원고에게 2015, 2016 사업연도 각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2. 관련 규정 가. 구 조특법 제66조는 제1항에서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농어업경영체법’이라 한다)에 따른 영농조합법인에 대해서는 2018. 12. 31. 이전에 끝나는 과세연도까지 식량작물재배업소득 전액과 식량작물재배업소득 외의 소득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의 금액에 대하여 법인세를 면제한다.’고 정하는 한편, 제8항에서 ‘제1항을 적용받으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이 사건 규정은 ‘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법인세를 면제받으려는 영농조합법인은 과세표준신고와 함께 세액면제신청서 및 면제세액계산서와 농어업경영체법 제4조에 따른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이 2014. 2. 21. 대통령령 제25211호로 개정되면서 이 사건 규정에 법인세를 면제받으려는 영농조합법인이 제출하여야 할 서류로 ‘농어업경영체법 제4조에 따른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가 추가되었다). 나. 구 농어업경영체법은 제16조 제3항에서 ‘영농조합법인은 법인으로서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농어업경영체법 제16조에 따라 설립된 영농조합법인은 농어업경영체 중 하나에 해당하는데(제2조 제2호, 제3호, 제7호), 구 농어업경영체법은 제4조 제1항에서 ‘농어업·농어촌에 관련된 융자·보조금 등을 지원받으려는 농어업경영체는 농어업경영정보를 등록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3. 제1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앞서 본 관련 규정의 내용, 체계, 취지 및 개정 경과 등을 고려하면, 구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른 영농조합법인의 식량작물재배업소득 등에 대해서는 법인세 면제에 관한 구 조특법 제66조 제1항이 적용되고, 면제 신청 절차에 관한 규정인 구 조특법 제66조 제8항 및 이 사건 규정은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면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도록 협력의무를 부과한 것이므로, 영농조합법인이 법인세 면제 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규정이 정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여 과세 관청이 해당 법인세 면제를 거부할 수는 없다. 1) 구 조특법 제66조 제1항은 법인세 면제 대상을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른 영농조합법인’으로 규정할 뿐이고, 영농조합법인이 구 농어업경영체법 제4조에 따라 농업경영정보를 등록할 것을 법인세 면제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2) 원고는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른 영농조합법인으로, 이 사건 규정이 개정되기 전까지 구 조특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법인세를 면제받아 왔다. 3) 이 사건 규정이 영농조합법인에게 법인세 면제 신청 시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른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정한 취지는 제출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통해 해당 법인이 농어업경영체법에서 정한 영농조합법인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려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그 취지가 구 조특법 제66조 제1항이 정한 법인세 면제 대상을 ‘농어업경영체법 제4조에 따라 농업경영정보를 등록한 영농조합법인’으로 제한하려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4) 이 사건 규정이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의 제출을 해당 법인세의 면제 요건으로 정한 것이라고 본다면, 법인세 면제 신청의 절차만을 위임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른 영농조합법인이 식량작물재배업소득 등에 대하여 법인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반드시 제출하여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 사건 각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조특법 제66조 제1항이 정한 법인세 면제 대상 영농조합법인의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