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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연극에 대한 나의 탐구는 해방공간에 북으로 사라져 간 수많은 연극인들의 행적을 찾아보고자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해방공간에서 활동하던 연극인의 대다수가 납․월북의 과정을 거쳐 북한 연극계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극작가 송영, 함세덕, 박영호, 조영출, 연출가 이서향, 안영일, 신고송, 무대미술가 김일영, 강호, 배우 황철, 김선영, 문예봉, 만담가 신불출 등 기라성 같은 멤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숫자로만 본다면 일제강점기 서울의 연극계가 통으로 평양으로 옮겨간 셈이었다. 그렇지만 이제 북한 연극에서 더 이상 그들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들은 남에서도 북에서도 시계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린 ‘잃어버린 세대’ 그 자체이다. 그들의 흔적을 찾는 것은 차라리 고고학의 과제가 되었다. 그들이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그 자리에 오늘의 북한 연극이 성채처럼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오늘날의 북한 연극은 모두가 주체사실주의에 입각하여 만들어지는 이른바 ‘<성황당>식 혁명연극’ 일색이다. 1978년 국립연극단의 <성황당> 공연의 성과를 본보기로 삼아 모든 연극이 ‘따라 배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연극과 희곡은 정점에서 내려 쏟는 단성적(單聲的) 문화회로 안에 갇혀 있다. 혁명연극 <성황당>(1978)의 본보기는 혁명가극 <피바다>(1971)이며, 그 근저에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 김정일 주도의 문화예술혁명이 가로놓여 있다. 북한 연극의 창작과 향유, 그 모든 과정에서 김정일의 그림자에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방문한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에 있는 ‘문화성혁명사적관’(김정일관)에는 196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40년 동안 김정일의 문화예술 부문 지도가 11,890건이며, 그 중 문화예술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지도한 이른바 ‘현지지도’가 1,770건이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북한 연극이 김정일과 주체사상이라는 키워드를 떠나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해방공간에서 활동한 대다수의 연극인은 납·월북을 통해 북한 연극계에 자리 잡았지만 이제 북한 연극에서 그들을 보기 어렵다. 그 자리에 지금 북한 연극이 자리 잡았다. 1978년 국립연극단 <성황당> 공연을 토대로 북한의 모든 연극은 ‘<성황당>식 혁명연극’ 일색이다. 북한 연극과 희곡은 단성적 문화회로에 묶여있고, 그 시작은 김정일 주도 문화예술혁명이 있고, 북한 연극의 창작과 향유 등 김정일 흔적이 있다. 김정일의 문화예술 부문 지도 기록은 북한 연극이 김정일과 주체사상을 떠날 수 없는 것을 보여준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 주세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북한의 연극과 희곡은 1970년대 이래 주체사실주의에 기초하여 창작되고 공연된 것들로 제한되어 있다. 북한에서는 국가통제의 바깥에 연극의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북한의 연극과 희곡은 ‘국가’라고 하는 거대 주체에 의해 창작되고 향유된다고 할 수 있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모든 텍스트가 천편일률로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 연극을 어떠한 관점에서 어떠한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가? 일차적으로 김정일과 주체사상이라는 공식적 채널을 통한 내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1960년대까지의 풍요로운 연극 유산을 일거에 오늘날의 ‘<성황당>식’으로 바꾸어 버린 북한 연극 내부의 근원적 에너지는 무엇인가. 역설적으로 내재적 시선을 통해서만 북한 연극과 희곡의 역사적 변천이나 작품 사이의 작은 차이나마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 연극과 희곡의 연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자료의 부족이다. 문헌 자료는 비교적 풍부하게 접근할 수 있고, 주요 공연 작품의 영상자료도 확보할 수 있지만, 실제 공연장 관람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의 연구는 늘 불안정한 것이다. 기회를 얻어 평양에도 가 보았지만 공연몇 편에 짧은 인터뷰로 탐구의 허기를 채울 수는 없었다. 남북 연극계나 학계 내부의 교류가 시작되어야 보다 진전된 연구 성과가 나올 것이니 아직 아득한 느낌뿐이다. 물론 자료의 한계 운운이 이 책이 가진 연구 결과의 한계를 덮어줄수는 없다. 여전히 나는 북한 연극과 희곡에 접근하는 기본적 관점도 정립하지 못한 채 서성거릴 뿐이다. 더욱이 통일시대를 겨냥한 남북한 연극의 미래에 대해서는 그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희곡과 연극은 주체사실주의에 바탕을 둔 국가라는 거대 주체에 의해 창작된다. 외부에서 바라본 텍스트는 모두가 다 동일하게 느껴진다. 일차적으로 김일성 주체사상의 관점에서 내재적인 접근해야 한다. 북한의 연극과 희곡의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자료의 부재이다. 문헌 자료와 영상자료도 확보할 수 있지만 공연장 관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연구는 항상 불안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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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문극단에는 각 공장․기업소․농장․학교․군대에 편성된 예술소조들과 각 도에 편성된 예술선전대, 생산현장에 만들어진 기동예술 선동대 등이 있다. 예술소조가 경제적 생활 조직에 소속된 순수 비전문극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예술선전대는 전문극단과 비전문극단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예술선전대’는 1970년대 초부터 각 도․시․군 소재지에 설치되었는데,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경제선동공연을 중심 활동으로 삼고, 거기에 예술소조의 활동을 지원하여 군중예술을 발전시키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예술선전대는 각 시도에 건설되어 있으며, 중앙의 주요 공연 단체들도 의무적으로 예술선전대를 조직하여 경제선동공연에 참가한다. 이 때는 예술단원의 일부가 소편대를 이루어 경제선동공연에 참가하는 방식을 취한다
비전문극단에는 예술소조와 예술선전대, 기동예술선동대 등이 있다. 예술선전대는 전문과 비전문 중간에 위치하며 각 시도에 건설되어 있다. 경제선동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예술소조의 활동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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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상 작가가 확대되어 나타난 것은 문학사 서술 체계상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류만의『(신)조선문학사9』(1995)에서는 기존의 문학사에서 다루던 대중투쟁의 형상화 작품 외에도 별도로 ‘민족적 기상과 의분을 고취하고 미래에 대한 지향을 노래한 시문학’, ‘식민지 인생의 고통과 울분을 반영한 시’라는 항목을 설정함으로써, 1920년대 후반 국민문학파나 1930년대 전반기 문자계몽운동의 시까지도 기술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소설에서도 ‘애국독립운동과 농촌계몽운동에 대한 폭넓은 형상’의 항목을 설정하여 신채호의 <용과 용의 대격전>을 비롯하여, 한용운의 <흑풍>이나 현진건의<적도>, 심훈의 <동방의 애인>, <상록수> 등을 다루고 있다. 반영론적 문학사 기술 원칙에 큰 변화는 없으나 그 대상을 농촌계몽운동이나 민족주의적 의식을 담은 작품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앞서 살펴본 김정일의 『주체문학론』에 나타난 ‘조선민족제일주의’나 다양한 문화 조류에 대한 포괄적 태도에 연결되어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대상 작가가 확대된 것은 문학사 서술 체계의 변화와 관계있다. 류만의 (신)조선문학사는 국민문학파나 문자계몽운동의 시까지도 기술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 경향은 조선민족제일주의 등 다양한 문화 조류에 대한 포괄적 태도와 연결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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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우리는 문학사 서술에서 지난 시기의 성과와 경험을 살려 주체성의 원칙, 당성, 로동계급성의 원칙과 력사주의적 원칙을 철저히 구현함으로써 사대주의와 복고주의를 극복하고 조선문학발전의 합법칙적 과정을 보다 정확히 밝혀낼 수 있게 시기구분과 서술체계를 세우며 새로 발굴 수집된 진보적이며 인민적인 작품들을 문학사의 응당한 위치에 올려세우고 매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력사적 공적과 제한성을 올바로 천명하는데 힘을 넣었다.”는 데서 보이듯,『(신)조선문학사』에는 그간의 연구 성과가 보충되어 집대성되고, 또 한편 역사주의적 원칙을 보다 철저하게 관철하여 가능한 많은 작가와 작품을 대상으로 응당한 역사적 평가를 내리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 이전의 문학사류에 비해 기술 대상이 대폭 확대되고 있는 것은 원칙의 변화는 아닐지라도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류만의『(신)조선문학사』가 그 이전에 발간된 북한의 문학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문학사로 씌어지고 있다는 점은, 경직된 북한 학계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신)조선문학사'는 그간의 연구 성과가 집대성하고, 또 가능한 많은 작가와 작품을 대상으로 응당한 역사적 평가를 내리고자 시도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기술 대상이 대폭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문학사로 씌어지고 있다는 점은, 경직된 북한 학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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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본 류만의『(신)조선문학사8․9』에서의 시기 구분이 시문학, 소설문학, 극문학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희곡사 서술에 있어서도 ‘항일혁명문학’의 경우 항일혁명투쟁 첫시기의 ‘혁명적 극문학’(58~101쪽)과 항일무장투쟁 시기의 ‘혁명적 극문학’(170~246쪽)으로 나누어 기술되고 있고, 국내 희곡의 경우 1935년을 전후하여 두개의 시기로 나누어 기술되고 있다. 국내 희곡사를 1935년을 기준으로 두 시기로 나눈 것은 1935년의 카프 해산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이러한 시기 구분은『(구)조선문학사3』(1981)에서도 명시적 형태는 아닐지라도 이미 보여진 바다. 그리고『조선문학개관』(94~95쪽)에서도 1930년대 후반 희곡에 대한 설명을 그 이전 시기와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는 것을 보면, 류만의『(신)조선문학사9』(1995)의 시기 구분이『(구)조선문학사3』(1981)에서부터 지속되어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시기 국내 희곡을 카프 작가들의 프롤레타리아 희곡을 중심으로 서술하게 되는 경우 이러한 시기 구분은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앞 절에서 언급한 대로 국내 희곡을 카프 해산을 전후하여 두 시기로 나눈 것은 항일혁명희곡을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기술하는 태도를 지양하려는 것과 맞물려 있다고 하겠다.
류만의 [(신)조선문학사8,9]는 희곡사 서술에 있어서 항일혁명투쟁 첫시기의 '혁명적 극문학'과 항일무장투쟁 시기의 '혁명적 극문학'으로 나누어 기술하며, 국내 희곡은 1935년을 전후로 나누어 기술한다. 이러한 시기구분은 [(구)조선문학사3]에서부터 지속되어 온 것이며 항일혁명희곡을 중심으로 기술하려는 태도를 피하려는 것과 연관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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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혁명투쟁 첫 시기의 희곡에 대해서 보면,『(구)조선문학사3』에서는 ‘혁명연극’과 ‘혁명가극’을 분리하여 각각 제3장과 제4장으로 다루고 있는데 비해,『(신)조선문학사』에서는 제2장 ‘혁명적 극문학’에서 통합하여 다루고 있다. 그리고『(구)조선문학사3』 제4장에서는 가극을 ‘혁명적인 이야기와 동화’ 항목에서 함께 다루고 있는데,『(신)조선문학사8』에서는 가극을 극문학에 붙이고, 대신 이야기와 동화를 별도의 항목으로 처리하고 있다. 소설문학의 성과가 없는 항일혁명문학에서 이야기나 동화를 별도 항목으로 처리함으로써 장르 구분의 합리성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또『(구)조선문학사3』에서는 장르 명칭으로 ‘혁명가요’나 ‘혁명연극’ 등 발생사적 측면을 고려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신)조선문학사8』에서는 이를 각각 ‘혁명적 시문학’, ‘혁명적 극문학’이라 변경하고 있다. 항일혁명투쟁 시기에 공연된 작품이든 국내에서 발표된 작품이든 그를 포괄하는 객관적 장르 명칭으로 ‘극문학’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혁명연극’이라는 용어를 대신하여 ‘혁명적 극문학’이라는 용어로 통일한 것은 장르 구분의 합리성을 추구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구)조선문학사3>의 '혁명가요'나 '혁명연극' 등 명칭을 <(신)조선문학사8>에서는 ‘혁명적 시문학’, ‘혁명적 극문학’이라 변경했다. 항일혁명투쟁 시기의 작품이든 아니든 ‘극문학’이란 명칭으로 용어를 통일한 것은 장르 구분의 합리성을 추구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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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류만의 『(신)조선문학사8』에서는 김일성이 직접 창작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이른바 ‘불후의 고전적 명작’ 앞에 작품의 주제를 제시한 수식구를 붙여 ‘제2절 력사의 교훈으로 투쟁의 진리를 밝힌 불후의 고전적 명작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제3절 대중의 의식화 문제를 깊이 있게 그린 불후의 고전적 명작 <딸에게서 온 편지>’, ‘제4절 계급투쟁의 진리를 밝힌 불후의 고전적 명작 <꽃 파는 처녀>’와 같이쓰고 있다. 각 작품의 성격을 보다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소위고전적 명작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완결된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류만의 『(신)조선문학사8』에서는 '불후의 고전적 명작' 앞에 주제를 제시한 수식구를 붙였는데 이는 고전적 명작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완결되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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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서술체계는 ‘항일무장투쟁 시기’의 문학에서도 일관되고 있다. ‘혁명연극’이라는 장르 명칭 대신 ‘혁명적 극문학’을 장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국내 문학을 서술할 때 사용하는 장르 명칭과의 통일을 기하여 보다 객관화된 장르 명칭을 부여한 것이라 하겠다. 이 시기에도 ‘제4절 조선인민혁명군의 필승불패의 위력과 일제의 패망상을 보여준 불후의 고전적 명작 <경축대회>, 풍자극의 새로운 발전’, ‘제5절 자주적 인간의 탄생과 민족해방, 계급해방의 위대한 진리를 밝힌 불후의 고전적 명작 <피바다>와 <한 자위단원의 운명>’과 같이 김일성의 ‘창작’에 긴 수식어구가 붙여지고 있다. 또『(구)조선문학사3』 에서는 <피바다>와 <한 자위단원의 운명>이 별도의 절로 서술되던 것을 한 절로 묶어 기술하였고, 대신 <경축대회>를 별도의 절로 처리하고 있다. ‘풍자극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부제목이 말하듯 극양식의 측면에 강조점이 두어지면서 <경축대회>의 문학사적 위상이 높아진 것이 아닌가 한다.
항일무장투쟁 시기의 문학에서 '혁명연극'이라는 장르 명칭 대신 '혁명적 극문학'을 장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보다 객관화된 장르 명칭을 부여한 것이다. 당시 김일성의 창작물들엔 본 제목 앞에 긴 수식여구가 붙어있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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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국내 희곡에 대한 서술 체계는 류만의『(신)조선문학사9』에 이르러 많은 변화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구)조선문학사3』이나『조선문학개관』에 보이던 ‘항일혁명투쟁의 영향 밑에 발전한 진보적 문학’이 큰 제목으로 제시되고 그 하위 항목에서 ‘극문학’ 부문이 서술되던 것이 류만의『(신)조선문학사9』에서는 ‘제1편 1920년대 후반기~1930년대 중엽 문학’, ‘제2편 1930년대 중엽~1940년대 전반기 문학’이라는 항목 아래, 각기 ‘제4장 무산대중의 생활과 투쟁을 반영하고 착취사회의 모순을 폭로 조소한 극문학’(164~187쪽), ‘제3장 세태생활과 력사적 사실에 대한 극적 형상’(252~262쪽)으로 나누어 서술되고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활발한 창작을 보인 ‘1920년대 후반기~1930년대 중엽의 희곡’에서는 제재별 항목인 ‘무산대중의 생활과 투쟁에 대한 극적 형상’과 작가별 항목인 ‘풍자극의 창작과 송영의 풍자극’으로 되어 있고, 1930년대 후반 시기에는 ‘세태생활과 력사적 사실에 대한 극적 형상’이라는 제재별 항목만 설정되어 있다. 그 외 ‘제1절 프로레타리아연극운동과 극문학창작’에서 일제강점기 프롤레타리아 연극운동의 전개과정을 개관하고 있어서, 전 시기 문학사가 희곡 작품을 평설하고 지나간 것에 비할 때 많은 보완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 희곡에 대한 서술형식은 [(신)조선문학사9]에 이르러 변화했다. [(신)조선문학사9]에서는 총 4장의 항목으로 나뉘어 서술되었다. 1920년대 후반에서 1930년 중엽에 이르기까지 희곡은 재제별 항목과 작가별 항목으로 설정되었다. 개괄적으로 평설했던 전 시기에 비해 일제강점기에는 프롤레타리아 연극운동의 전개과정을 개관해 보완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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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류만의『(신)조선문학사8․9』의 서술 체계가 제재별 기술을 중심축으로 삼고 거기에 작가별 기술을 보충하고 있는 것은『(구)조선문학사3』와 『조선문학개관』(작가 중심 기술)의 서술 체계를 절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제재별 기술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것은 반영론적 시각에 입각하여 당대 현실이나 대중투쟁에 대한 반영 정도에 따라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북한의 문학사 인식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학 내적인 양식적 변화 양상 같은 것이 문학사 기술에서 고려되고 있지 않으며, 그에 따라 항목 설정도 단순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희곡의 경우 연극의 발전 과정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장르 내적인 양식적 변화가 주요한 요소가 되어야 함에도 일반 문학사 기술과 마찬가지로 제재별 또는 작가별 서술 체계를 취하는 것은 커다란 약점이 아닐까 한다.
류만의 『(신)조선문학사8․9』서술 체계는 『(구)조선문학사3』와 『조선문학개관』을 절충한 것이다. 그 중 제재별 기술을 중심축으로 삼은 것은 반영론적 시각에 입각한 북한의 문학사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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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문학통사』의 경우에는 ‘희곡’ 또는 ‘극문학’이라는 별도의 항목 설정도 없이 ‘산문’이라는 항목에서 소설을 다루는 가운데 극히 부분적으로 언급되는 것으로 그치고 있다. 한설야 <총공회>(1930)와 송영의 <일체 면회를 거절하라>(1931), <신임 리사장>(1932), <황금산>(1934)의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항일혁명연극으로 <아버지는 이겼다>(2막), <유언을 받들고>, <게다짝이 운다> 등의 인민들의 창작으로 이루어진 초기 연극을 비롯하여, <혈해>, <성황당>,<경축대회> 등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도 소개되고 있다. 다만 뒤에 나오는 문학사와 달리『조선문학통사』에서는 <혈해> 등이 김일성의 작품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구)조선문학사』이후의 문학사에서 항일혁명문학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연극(희곡)으로 서술한 이래 류만의『(신)조선문학사』에서도 기술 대상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조선문학통사]는 한설야의 <총공회>등 몇몇 항일혁명문학작품 줄거리를 '산문'항목에서 극히 부분적으로 언급하는데 그친다. 항일혁명연극 <아버지는 이겼다> 등 초기 연극과 <혈해>등 대표작품들도 소개하지만 김일성의 작품이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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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술 대상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김영팔․이기영․송영․채만식의 네 작가에 논의가 집중되어 있고, 여타 작가의 경우에도 그 선택의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는 데서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이서향의 <제방을 넘는 곳>이나, 한태천의 <토성랑>, 주영섭의 <나루>를 새롭게 포함시키면서도 그 원조격에 해당하는 유치진의 초기 희곡 <토막>, <빈민가>, <소> 등을 배제한다든지, 남한 학계에서는 비슷한 비중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유진오의 <박첨지>와 같은 작품을 배제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북한에서 발간되고 있는 ‘현대조선문학전집’ 시리즈 가운데 제17권『1920년대 희곡선』에는 1920년대 희곡 가운데 14작가 20 작품이 엮여 있다. 이 선집에 이르면 현재 남한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작품들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선집이 연구자들이 아닌 일반인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출판된 것이라는점을 고려하면 일제강점기 작품에 관한 한 거의 전면적 개방으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북한 희곡의 작품 선별에 있어 기술 대상은 늘었지만 일부 작가에 대해서만 논의가 집중되어 있고 선택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작품에 관해서는 남한에서의 연구 대상 작품과 차이가 없이 엮여진 채 개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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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의 문학사 연구는 개별 연구자들의 다양한 접근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특정한 문예관에 입각하여 정제된 ‘공식 문학사’만 출간된다. 그러한 정제 과정이 지나쳐 극히 도식적이거나 천편일률에 가까운 서술로 일관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집필 무렵의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사실의 왜곡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또 한설야에 대한 문학사상의 서술이 보여 주듯 동일한 작가에 대해서도 그가 처한 정치적 처지에 따라 문학사적 위상이 뒤바뀌기도 한다. 이는 일제강점기 국내에서 전개되었던 프롤레타리아문학, 특히 카프문학에 대한 평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북한 문학사에서 카프 문학에 대한 서술은 북한의 현실 정치의 진행 과정에 속박되어 간행 시기가 다른 각 문학사마다 큰 편차를 보인다. 어떤 때는 ‘카프의 물신화’라 여길 만큼 과도한 의의 부여를 하다가도 어떤 때는 그 가치를 지나치게 폄하하기도 하는 것이 북한 문학사의 실상이다. 그리하여 비판적 사실주의에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까지를 큰 줄기로 하여 서술한다는원칙(지금은 주체사실주의를 최고의 발전단계로 상정하고 있다)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계열에 드는 작가조차 발간 당시의 정치적 이유 때문에 배제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북한의 문학사는 정치적 상황에의 긴박 때문에 지나치게 편협한 배제와 선택의 원리가 작용하여 파행적 성격을 벗어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북한에서의 문학사 연구는 언제나 특정한 문예관에 입각한 '공식 문학사'만 출간되기 때문에 정제 과정이 지나쳐 극히 도식적이거나,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른 사실 왜곡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카프문학에 대한 평가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간행 시기가 다른 각 문학사마다 큰 편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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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1990년 들어 발간된『조선문학사』(전15권)는 기존의 문학사와는 다른 몇 가지 요소를 보여 주고 있다. 그 핵심은 민족주의 문학과 카프 문학에 한 재평가로 상징되는 포괄성의 강화이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전 시기에 발간된 문학사에 비할 때는 기술 대상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가 북한에서 ‘비공식적 문학사’의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변화조차도 북한 문예의 공식성의 근원지라 할 수 있 는 김정일의 문예관의 변화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본고에서 먼저 김정일 문예관의 변화를 살펴보고 그에 맞추어 류만의『(신)조선문학 사』에 나타난 새로운 요소를 추출하는 방법을 취한 것도, 류만의『(신) 조선문학사』역시 북한식 ‘공식 문학사’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본고에서 살펴본 포괄성의 강화라고 하는 요소가 그러한 ‘공식 문학사’에 나타난 것이기에 역설적으로 더 주목할 바라고 생각한다. 희곡 문학을 서술한 부분에 있어서도 이러한 변화의 요소가 동일하게 확 인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조선문학사』는 기존의 문학사와는 다른 몇 가지 요소를 보여 준다. 핵심은 포괄성의 강화로, 기술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그 역시 김정일에게서 비롯된 것인 만큼 북한에서의 ‘비공식적 문학사’의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희곡문학을 서술한 부분에서도 이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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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거주하거나 방문하여 보지 않은 처지에서 접할 수 있는 북한 연극이란 북한이 내세우는 이른바 ‘5대 혁명연극’이 전부이다. ‘5대 혁명연극’의 희곡이 이미 국내 출판되어 있고, 북한에서 공연 실황을 녹화해 놓은 자료도 국내 북한 관련 자료실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연극을 이해하고자 하는 경우 ‘5대 혁명 연극’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다. ‘5대 혁명연극’이란 <성황당>을 비롯하여 <혈분만국회>, <딸에게서 온 편지>, <3인 1당>, <경축회> 등 김일성이 직접 창작했다고 주장되는 일련의 ‘항일혁명연극’을 원본으로 하여 1970~80년 김정일의 지도로 ‘현화’한 ‘혁명연극’ 중에서 가장 작품 완성도가 높다고 인정되는 북한연극의 표작을 말한다.
북한과 동떨어진 입장에서 접할 수 있는 북한 연극은 '5대 혁명연극'이 전부이다. <성황당>, <혈분만국회>, <딸에게서 온 편지>, <3인 1당>, <경축회>의 총 5작품은 가장 완성도가 높은 북한연극의 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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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북한연극은 주로 일제강점기에 활동하다가 해방 이후 북으 로 간 송, 함세덕, 남궁만, 신고송, 안일, 김일, 황철 등 월북․재북 연극인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김정일에 의해 본격적인 ‘문예 혁명’이 전개되기 시작한 1960년 후반부터 ‘항일혁명연극’으로 그 중심이 옮겨지게 된다. 그때부터 북한연극의 정통성은 ‘항일혁명연극’→ ‘혁명연극’으로 정리된다. 거칠게 말하면 북한연극사는 크게 보아 1978 년의 <성황당>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지게 된 셈이다. 그 결과 오늘날의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직접 창작했다는 ‘항일혁명 연극’에 북한연극의 뿌리가 있는 것으로 공식화되고 있다. 이러한 ‘혁명연극’으로의 재편과정에서 일제강점기의 신극과 중극의 역사적 전통은 북한연극사에서 배제되기에 이른다. ‘카프’ 계열의 연극까지 주변적 흐름으로 밀려나게 됨으로써, 일제강점기 진보적 연극은 남북 양쪽의 연극사에서 배제되거나 주변화되는 ‘잃어버린 연극사’로 남게 된다. 안타깝게도 한국연극사의 정통성 문제는 이후 남북 연극교류 과정에서 반드시 재정리되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되었다.
초기의 북한연극은 함세덕 등 월북, 재북 연극인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후 1960년 후반부터 '항일혁명연극'으로 중심이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일제강점기의 신극과 중극, '카프' 계열의 연극까지 북한 연극사의 주류에서 벗어남으로써 일제강점기 진보적 연극은 남북 연극사에서 희미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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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극혁명’이란 “문학예술혁명은 내용과 형식, 창조체계와 창조방법의 모든 령역에서 낡은 것을 뒤집어엎고 새로운 주체의 문학 예술을 건설하기 위한 사상문화 분야에서의 심각한 계급투쟁”(김정일, 영화예술론, 1973)이라는 김정일의 문예혁명론을 연극 분야에 구체화한 것이다. ‘영화혁명’, ‘가극혁명’에 이어서 추진된 ‘연극혁명’은 1970년 초부터 시작되어 1978년 국립연극단의 <성황당> 제작에 한 김정일의 지도에 의해 구체화된다. 김정일의 연극에 대한 직접 지도는 1969년 5월 국립연극단의 <승리의 기치따라> 창작 과정에서 시작되었지만, 보다 본격적인 것은 1978년의 <성황당>에 대한 지도라 할 수 있다.
‘연극혁명’은 김정일의 문예혁명론을 연극 분야에 구체화 한것으로서 1970년 초부터 시작되어 1978년 국립연극단의 <성황당> 제작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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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혁명’은 ‘항일혁명연극’을 ‘현화’하는데서 출발하다. 여기에는 ‘항일혁명연극’을 재현하면 연극의 낡은 틀은 자연히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김정일의 지도가 기본 지침으로 작용하다. 김정일이 제시한 ‘항일혁명연극’ 재현의 원칙을 보면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원작에 무조건 충실하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원작의 종자에 확고히 의거하여 철저하게 원작 그대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원작의 종자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전반적인 생활의 폭을 시적 미감에 맞게 넓히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원작을 기계적으로 옮길 것이 아니라 원작이 담고 있는 생활내용에 기초하여 그 폭을 넓힘으로써 원작의 높은 사상예술성을 손색없이 형상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일이 제시한 '항일혁명연극' 재현의 원칙 두 가지는, 원작에 무조건 충실하라는 것과 원작을 살리면서도 전반적인 생활의 폭을 시적 미감에 맞게 넓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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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연극혁명’의 첫걸음을 ‘항일혁명연극’의 재현에서 시작한 것은 북한연극의 시원을 열어주었다는 작품을 ‘현화’함으로써 남한과 구분되는 북한연극의 연극사적 정통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극의 내용과 형식을 주체의 요구로 변혁하는 것은 연극혁명의 가장 본질적인 내용’이라는 인식 아래, 먼저 “내용에서 혁명적 전환을 이룩하여 자주성에 관한 문제, 자주적 인간에 대한 문제를 내세우고 우리 시대 참다운 주체형의 인간 전형을 새롭게 창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참다운 삶의 길, 투쟁의 길을 밝혀”주어야 하며, 형식에 있어서도 “내용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형상 수단들과 수법 등 형식의 여러 분야에서 종래의 낡은 연극적인 틀을 대담하게 타파하고 시대의 지향과 인민들의 새로운 미학적 요구에 맞게 세련되고 아름다운 연극형식을 새롭게 창조하여야 한다”는 것이 ‘연극혁명’의 요체이다.
북한의 연극혁명은 항일혁명연극의 재현에서 시작됐다. 내용상으로는 주체 사상의 인간 전형을 창조하여 혁명적 투쟁의 길을 밝혀야 하고, 형식상으로는 인민들의 미학적 요구에 맞는 세련된 연극 형식을 창조하는 것이 북한 연극혁명의 요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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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연극의 유형을 비극과 희극, 그리고 ‘정극’으로 분류하고 있다. 고전적인 극 유형에 비극과 희극이 있다면 현대사회, 특히 북한식 사회주의 시대를 반영하는 연극으로서 ‘정극’이 있다고 주장된다. 북한의『문학예술사전』(하)에 의하면 정극이란 “생활에서 정극적인 것을 기본으로 하여 반영하는 극예술의 한 종류”이며, ‘정극적인 것’이란 아름다운 것, 고상한 것, 영웅적인 것과 같은 다양한 미적 속성을 체현하고 있는 극적인 생활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극의 주인공은 일반적으로 시대의 선진적 이상을 체현하고 자신의 목적의식적이며 적극적인 투쟁을 통하여 그것을 실현하며 마침내 승리하는 긍정인물로 되어 있다(주체사상에서 말하는 이른바 ‘자주적 인간’). 정극에서 갈등은 언제나 긍정의 승리와 부정의 패배로 귀결되며, 극적 정서도 ‘숭엄한 것’을 특질로 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정극이란 사회주의 사실주의 단계에서 비로소 극의 형태로 자기 위치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문학예술사전』(하)의 설명이다. 긍정적 주인공의 승리로 연결되는 북한식 연극의 주요 작품이 정극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정극 작품으로는 <붉은 선동원>이 꼽힌다.
북한은 연극을 고전적인 극 유형인 비극과 희극 외 북한식 사회주의가 투영된 정극, 이 세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북한의『문학예술사전』(하)에서는 정극이 사회주의 사실주의 단계에서 비로소 극의 형태로 자기 위치를 갖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긍정적 주인공의 승리로 귀결되는 북한식 연극이 정극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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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1978년의 <성황당>이 중요해지는 것은 ‘5대 혁명연극’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북한연극의 무형식이 한결같이 ‘<성황당>식 연극’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희곡 <성황당>이 가지고 있는 구성 형식, <성황당> 공연무대가 보여준 무대미술․연기․음악 등이 오늘날까지도 북한연극의 교과서적 지침으로 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 다. 따라서 혁명연극 <성황당>은 ‘<성황당>식 연극’에 한 이해, 나 아가 오늘날 북한연극을 이해하는 기초이자 그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다소 거칠게 표현하면 ‘혁명연극’ <성황당>을 이해하면 북한연극의 핵심을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1978년의 <성황당>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5대 혁명연극'을 비롯한 북한연극의 무형식이 <성황당>의 것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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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황당>식 연극’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은 우리에게는 용어조차 생소한 것들이지만, 북한연극에서는 이미 하나의 체계로 굳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제 용어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하여 ‘혁명연극’ <성황당>을 중심으로 북한연극의 형상 원리와 요소를 하나하나 살펴 나가기로 한다. 보다 풍부하고 실제적인 북한연극 이해는 북한 공연단의 창작과정을 체험해 보고, 북한 극장에서의 공연을 직접 보아야 할 터이지만, 이는 남북관계가 지금보다 진전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앞으 로 남북 연극 교류가 활성화될 것에 비하는 측면에서 지금 소략한 방식일지라도 ‘혁명연극’ <성황당>을 중심으로 한 북한연극 이해가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풍부하고 실제적으로 북한연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성황당>을 중심으로 북한연극의 형상 원리와 요소를 살펴보면 북한연극을 소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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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당>(서낭당)은 민간신앙의 상인 서낭신을 모셔놓은 당집을 말한다. 옛부터 마을공동체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해왔던 것이 서낭신이다. 대개 마을마다 성황당이 있고, 성황당 옆에는 돌 무더기가 놓여 있다. 길을 가는 사람마다 서낭신에 대해 기구(祈求)하는 마음으로 쌓아올린 돌들이다. 그 돌들만큼이나 우리 민족의 삶과 혼 깊은 데까지 스며 있는 것이 ‘서낭당’ 풍속이라 할 것이다. ‘혁명연극’ <성황당>에는 성황당만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선돌 마을의 복순어머니가 등장한다. 집안에 어려움이 있거나 큰 일이 있을 때에는 없는 살림이나마 정성껏 떡을 지어 차려놓고 빌고 또 빈다. 외동딸 복순이와 동네 머슴 만춘이의 혼사날을 받아놓은 상황에서 만사가 잘 되라고 언제나처럼 복순과 그 어머니 박씨가 성황당 앞에서 빌고 있는 데서 연극은 시작된다. 복순어머니 박씨야말로 1920년 조선의 농촌이라면 어디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보편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성황당>은 민간신앙의 상인 서낭신을 모셔놓은 당집으로, 옛날엔 대개 마을마다 성황당이 있었고 그 옆에는 사람들이 쌓아올린 돌들이 있었다. '혁명연극' <성황당>은 1920년대 보편적 인물인 복순어머니가 성황당 앞에서 빌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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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북한연극에 한 이해가 없이 희곡 <성황당>만을 읽어본 경우라면, 이와 같은 ‘미신타파’의 계몽적 주제를 가진 그렇고 그런 작품을 자신들을 표하는 ‘혁명연극’이라고 내세우는 북한당국의 의도가 더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은연중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연극이란 ‘자본주의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남북대결을 부추기는 호전적인 내용의 것’으로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희곡 <성황당>을 읽어본 우리 학생들의 경우에도 북한이 계몽주제의 작품으로 ‘위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응조차 보일 정도이다. 물론 ‘혁명연극’ <성황당>의 기본줄기는 종교와 미신의 타파에 있 다. 이 작품의 배경이 “1920년 말 어느 해 가을, 북부조선의 어느 산골마을”로 되어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분단체제 이후의 현실을 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격렬한 투쟁’이 없는 연극이 된 것도 사실이 다. 사실 제목만 들어도 섬뜩한 느낌이 들고, 또 그래서 가장 ‘북한적일 것’ 같은 ‘혁명가극’ <피바다>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체제선전이나 체제대결의 형상화는 거의 없는 편이다.
우리가 북한연극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남북대결의 내용으로 알고 있어서 북한연극에 대한 이해 없이 희곡 <성황당>을 읽었다면 ‘미신타파’의 주제인 이 작품을 혁명연극이라 하는 북한을 이해할 수 없다. ‘혁명가극’ <피바다>도 일제강점기 배경이라 직접적 체제선전, 체제대결 표현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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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서 지주와 구장은 각기 신구문화를 표하는 ‘착취자’들로서 한결같이 면장자리를 얻기 위해 복순이를 탁군수의 셋째첩으로 들여보 내려는 흉계를 꾸민다. 특히 덕산 큰무당을 이용하여 복순어머니 박씨 를 속여서 자신들의 뜻을 이루려 한다. 이들의 흉계를 알아차린 돌쇠 가 이들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계교를 부린 끝에 제9장에서는 <성황 당> 앞에서 서로 다투다가 마침내 ‘벼락’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러한 인물군 가운데 일반적인 풍자극에서는 풍자상이 되는 부정적 인물군이 작품의 중심에 놓이게 되는데, ‘혁명연극’ <성황당>에서는 복순네 일가와 돌쇠 등 긍정적 인물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을 보인다. 특히 돌쇠는 무대 위에서 <성황당>의 사건진행을 직접 담당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무대 위 작가’의 기능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연극에서 지주와 구장은 '착취자'들이고 보통 풍자상이 되는 부정적 인물군은 작품의 중심에 놓이게 되지만, '혁명연극' <성황당>에서는 복순네 일가와 돌쇠 등 긍정적 인물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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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래의 풍자극이란 송영의 <호신술>(1931)이나 <일체면회를 거절하라>(1929)처럼 풍자상이 되는 부정적 인물만을 무대에 등장시켜 진행하는, 풍자극의 형식에 작품의 내용을 담아서 찍어내는 방식이었다면, <성황당>은 ‘생활의 논리’에 맞추어 작품의 형식을 고안해 냈기 때문에, 비록 풍자극이라 하더라도 긍정적 인물군이 중심축으로 등장하고, 웃음과 함께 눈물도 있는 새로운 형식의 풍자극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혁명연극’ <성황당>에는 풍자적 장면 외에도 복순이가 물레방앗간에서 ‘모기는’ 장면과 같이 정극적인 장면이 배치될 수 있었던 것이다. 풍자극과 정극을 배합하는 원리에 따라 <성황당>의 희곡 구성에서 ‘다장면구성법’이 요구되었고, 또 그를 충실하게 무대에 구현하기 위해 ‘흐름식 입체무미술’이 주된 무대표현 수법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성황당>은 긍정적 인물이 등장하고 웃음과 눈물이 함께 있는 새로운 형식의 풍자극이다. 풍자극과 정극의 배합에 따라 <성황당>은 '다장면구성법'을 활용하고 '흐름식 입체무미술'을 무대 표현 수법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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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연극’ <성황당>의 희곡은 ‘항일혁명연극’ <성황당>(1928)을 ‘원작’으로 삼아 ‘재창작’한 것이다. 북한의 표현에 의하면 “수령님께서 항일혁명투쟁 시기에 친히 창작하신 불후의 고전적 명작 혁명연극을 우리 시대의 요구에 맞게 재현”(앞의 글, 163쪽)한 것이 1978년의 희곡 <성황당>이다. 그런데 실제 ‘원작’의 텍스트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혁명연극’ <성황당>의 부분은 1970년에 새로 씌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불후의 고전적 명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기는 하지만, 희곡 <성황당>은 1970년 ‘연극혁명’의 산물로 볼 수 있다. 김정일의 지도에 의해 국립연극단 소속 창작가들이 재창작을 맡았을 것이다. 국립연극단 창작가들은 1973년 2월 <성황당> 창작이 제기된 때로부터 5년 만인 1978년 2월 16일 1차 본을 완성하여 김정일에게 보여 준다. 이로부터 6개월의 과정을 거쳐 1978년 8월 무대화 작업이 완성된다.
북한의 표현을 보면 '<성황당>은 불후의 고전 명작 연극을 시대에 맞게 재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1970년 '연극혁명'의 산물로 보인다. 김정일의 지도에 따라 국립연극단 소속 창작가들이 재창작을 맡았을 것이고, 1978년 무대화 작업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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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론에서 종자에 이어 중시되는 것이 종자가 뻗어나가는 ‘구성의 대 ’이다. ‘대’란 말 그로 식물의 줄기를 말한다. 모든 식물이 씨앗으로부터 생명을 키워나가듯이 예술 작품도 종자에서 시작하여 줄기가 뻗고, 꽃이 핀다고 보는 것이 예술 작품을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 로 보는 북한식 예술관이다. ‘혁명연극’의 경우에는 대부분 ‘항일혁명연극’의 ‘원작’에서 종자와 구성의 대가 나온다고 볼 수 있다. 희곡 <성황당>의 경우에는 ‘없는 귀신을 믿을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힘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 그 종자이다. 이로부터 <성황당>의 주된 ‘양상’은 풍자극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인물인 돌쇠가 등장하고, 또 ‘자주적 인간’으로 거듭 태어나는 박 씨의 변화과정이 작품의 중심 줄기로 구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북한식 예술관은 작품을 유기체로 보아, 종자를 가장 중시한다. <성황당>의 종자는 '자기 자신의 힘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돌쇠의 등장과 박씨가 '자주적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작품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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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위해 인물관계를 입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을 갈등과 사건의 입체성, 극구성의 입체성을 구축하는 기본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라 희곡 <성황당>은 긍정인물과 부정인물의 갈등관계만을 단순화 하여 보여주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타고난 팔자로 여기며 미신의 나락에서 헤매는 복순의 어머니와 그의 눈을 틔워주려는 돌쇠의 관계 그리고 만춘과 복순의 어머니와 그의 눈을 틔워주려는 돌쇠의 관계 그리고 만춘과 복순의 인정관계를 서정심리적으로 보여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지주와 구장 사이의 반목과 알륵관계, 무당과 전도부인, 중 사이에 말싸움하는 것을 비롯하여 인물관계를 여러 면에서 보여주면서 립체적으로 엮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인물관계를 입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은 갈등과 사건,극구성의 입체성을 구축하는 기본조건이다. <성황당>은 복합적 인물관계 및 정서적 관계를 여러면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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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장면 구성 형식은 “위한 김정일 동지의 주체적 문예리론에 의하여 새롭게 개척된 극 구성법”, “지난날의 모든 극구성법의 제한성을 극복하고 생활의 본색과 시적 미감에 맞게 극구성을 립체적으로 하기 위한 우리 식의 주체적인 극구성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장면 구성형식’이 극복해야 할 직접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서구의 고전극이다. 시간, 장소, 사건의 일치를 내세우는 서구 고전극에서는 무대적 제한성으로 인해 ‘무대 밖의 사건진행’을 필수 요소로 삼을 수밖에 없었으며, 일정한 시공간의 한 장면에 많은 사건을 지나치게 압축하여 엮어 넣는 관계로 현실을 실감 있게 그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제한성을 극복한 것이 곧 ‘혁명연극’ <성황당>이 보여 준 ‘다장면 구성형식’이 되는 셈이다. 즉, ‘다장면 구성 형식’이란 종래의 막을 없애고, 극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건들을 모두 장면화하여 극을 구성함으로써, 몇 개의 제한된 극공간에 무리하게 많은 사건을 짜 넣거나, 반대로 지나친 생략이나 비약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 보고자 했던 것이다.
‘다장면 구성 형식’이란 극 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건들을 모두 장면화하여 극을 구성함으로, 제한된 극공간에 무리하게 많은 사건을 짜 넣거나, 반대로 지나친 생략이나 비약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 보고자 했던 것이다. 북은 이에 대해 "우리 식의 주체적 극구성법"이라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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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연극의 장르 가운데 앞의 정극과 짝을 이루고 있는 장르가 ‘경희극’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고 부정적인 현상들을 가벼운 웃음을 통하여 비판․개조하는 것이 특징인 경희극은 풍자희극과는 달리 희극적 주인공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에게 있는 낡고 부정적인 측면을 명랑하고 가벼운 웃음으로 비판한다. 경희극은 긍정적 인물 사이의 오해에 의한 갈등과 그 해결에서 오는 해학적 웃음을 기조로 하는 연극이다. 북한에서는 앞의 정극과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사회의 현실에 조응하는 희극장르가 바로 ‘경희극’이라고 주장된다. 착취사회에서는 풍자희극이 주되는 희극형태라면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어지고 긍정적인 것이 지배적인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경희극이 주가 되는 희극형태로 되어 근로자들을 교양하는 힘있는 수단이 되고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경희극 공연이 유행처럼 상연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은 <편지>, <동지>(모두 박호일 작) 등이다.
북한연극의 장르 중 정극과 짝을 이루는 것이 ‘경희극’이다. 경희극은 긍정적 인물 사이의 오해에 의한 갈등과 그 해결에서 오는 해학적 웃음을 기초로 하는 연극이다.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사회의 희극장르가 바로 ‘경희극’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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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이야기 줄거리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작품 내적 요소는 성황터밭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대립이다. 부대밭을 일구어 복순과 만춘의 결혼 준비를 시키려는 박씨, 자신의 땅으로 만들어 버리려는 지주와 구장과 중(운흥사), 그곳에 예배당을 지으려는 전도 부인, 야학당을 세우려는 마을 청년들의 이해관계 대립이 복잡한 인물 관계 및 이야기 줄거리를 하나의 극적 구조로 묶어세우고 있다. 여기에 ‘무대 위 작가’형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돌쇠가 직접적으로 여러 인물 사이를 오가면서 상호 연결을 꾀하고 있다. 웃음과 지혜를 가진 돌쇠는 작품 안에서 극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작품 내적 요소는 성황터밭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돌쇠는 작품 안에서 상호 연결을 꾀하며 극 진행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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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장면 구성형식은 거칠게 보면 ‘서사성’의 강화로 볼 수도 있겠으 나, 대화나 소설처럼 시공간이 무제한으로 자유로운 구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이에 다장면 구성 형식에서도 하나의 장 안에서도 다양한 이야기 줄거리가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복순네 집과 마을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제5장의 경우 황지주가 소작료를 받는 장면, 마을청년들이 성황터밭에 한 진정서에 서명을 받는 장면, 복순이 연꽃열매를 따와서 어머니의 약을 달이는 장면, 만춘과 복순이 사랑을 보여 주는 장면, 성황터밭을 놓고 중과 전도부인이 다투는 장면 등 서로 다른 이야기 줄거리의 요소들이 하나의 장 안에서 흐름식으로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야기 줄거리를 집중하 =는 과정에서 보이는 부자연스러움이 없는 것은 아니나 관중들에게 극이 펼쳐지는 모습은 하나의 흐름 속에 엮여져 있는 것으로 느껴지게 되어 있다.
다장면 구성형식은 '서사성'의 강화처럼 보이나, 하나의 장에서 여러 이야기가 포함되어있는 경우가 있다. 5장에서 황지주가 소작료를 받는 장면 등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흐름식으로 나오는데. 이는 관중들에게 하나의 흐름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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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한 장면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 그 장의 중심 사건이 무엇인지 명료하지 않아서 자칫 산만한 구성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북한에서도 이때문에 다장면 구성형식으로 인해 연극이 ‘산문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다장면 구성형식은 무대화가 필요한 장면들을 최대한 많이 제시하여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한 편의 대화를 보듯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무대 위의 사건진행이 일방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되어지는 프로시니엄 아치 무대의 특성과 연관되어 있으며, 또 리얼리즘을 근본 교리로 하는 북한연극의 ‘환영주의’적 성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연극을 대중에 한 인식교양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북한에서는 사실주의 무대가 가지고 있는 ‘일방성’이 유효한 기제가 되는 셈이다.
북한에서는 다장면 구성형식으로 인해 연극이 산문화될 우려에 대해 무대화가 필요한 장면들을 내세우고 있다. 무대 위 사건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연극을 교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북한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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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성’은 무의 배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여 마치 실제의 생활공간을 무대에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마치 실제의 생활공간에 옮겨와 있고, 또 그 생활의 일부를목격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데 있다. 즉, 여기서 ‘입체무대’란 ‘살아있는 실제’를 무화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북한연극의 ‘입체성’에는 등장인물이 움직이는 공간의 사실성을 보장하여 연기와 배경이 서로 긴히, ‘입체적으로’ 연결되도록 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즉 무대미술이 단순히 평면적 배경공간으로서의 의미만이 아니라 극진행에 긴히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극적 의미 산출에 기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흔히 등장인물의 ‘운명선’을 타고 음악이나 조명이 변화하는 것은 물론 무 장치나 소도구까지도 극적 효과를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그 기본 관점이다.
‘입체성’이란 무대 배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관객이 마치 실제 생활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또 북한 연극의 ‘입체성’에는 무대 미술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의미 산출에 기여하도록 한다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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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북한연극의 무대미술은 ‘입체무대’와 ‘흐름식 무대’라는 두 개념을 기둥으로 하여 만들어진, 사실주의 무대에 충실한 무대라 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이를 묶어 ‘흐름식 입체무대미술’이라는 용어로 지칭하고 있다. ‘흐름식 입체무대 미술’로 불리는 북한식 무대미술의 기초는 원래 1970년 초 ‘가극혁명’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른바 ‘<피바다> 식 혁명가극’의 무대미술 성과로 첫 선을 보인 후 1978년 ‘혁명연극’ <성황당> 창조 때부터 연극 분야에 도입된 것이다. 이후 거의 모든 북한 공연예술에서는 ‘흐름식 입체무대미술’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1978년 '혁명연극' <성황당> 창조 때 도입된 이후로 거의 모든 공연예술에 '흐름식 입체무대 미술'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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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연극의 무대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그 규모에 있다. 등장인물이 움직이는 공간의 실제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규모를 키워 무대공간을 설정한 것이다. <성황당>의 배경공간인 선돌마을을 통째 옮겨놓은 것처럼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프로시니엄 오프닝과 뒷무대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19세기 서구 사실주의와 크게 다른 점은 바로 규모에 있다. 응접실 세트와 같은 소규모 공간의 사실적 재현이 아니라 농촌마을과 같은 거대 외부공간을 사실적으로 무화하고 있는 점이 북한연극의 사실주의적 무대미술이 보이는 특징이다.
북한연극의 무대공간은 실제성을 위해 크게 지어졌다. 19세기 서구 사실주의가 작은 공간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과 달리 거대 외부공간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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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북한 공연장은 주무대 외에 두 개의 옆무대와 하나의 뒷무대, 그리고 무대지하와 무대천정 등 6공간을 기본구조로 하여 설계되어 있다. 특히 뒷무대는 무대미술의 입체성을 보장하는 공간으로서 그 깊이가 깊숙할 뿐만 아니라 주무대와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확장하였다. 이렇게 규모가 확장된 무대공간에 근경, 중경, 원경의 삼차원에 걸친 장치와 배경을 활용하여 무대미술의 입체성의 구현하고자 한다. 보통 앞무대와 기본무대로 구성된 근경은 입체와 반입체의 장치물이 놓여 있으며, 주로 마을길이나 마당 등 배우들의 액팅 에어리어(북한 용어로 는 ‘배우공간’)가 된다. 흔히 무대 앞쪽은 넓게 트인 공간을 만들어놓고, 기본무대의 중간 뒷쪽으로 입체장치와 반입체, 평면장치가 놓인다. 기본무대와 뒷무대 사이에 설치되는 중경은 주로 드림장치를 활용하며, 보통 마을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길과 그 주변으로 설정되어 있다. 원경은 뒷무대 부분으로 다양한 드림장치와 배경을 이용해 마을 밭이나 산, 시내 등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이처럼 무대미술의 입체성을 위해 특히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은 뒷무대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드림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드림장치에는 그물드림장치와 막드림장치가 있다.
대부분의 북한 공연장은 주무대, 두 개의 옆무대, 뒷무대, 그리고 무대지하와 무대천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무대공간에 근경, 중경, 원경의 삼차원에 걸쳐 여러 장치와 배경을 활용하여 무대미술의 입체성을 구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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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연극의 무대미술에서 ‘흐름식’이란 주로 무대전환에서 나타난 다. 막과 막 사이의 끊김 현상을 극복하고 가장 빠르고 자연스럽게 극의 흐름을 따라가며 무대배경도 바뀌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식 장면전환의 목표는 “관중이 무대에서 화폭이 언제 바뀌었는가 하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전환시켜 관중의 정서적 감흥을 유지”(김정일, 「연극예술에 하여」,『김정일선집9』, 조선로동당출판사, 1997. 250쪽)하게 하는 데 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연극에서 무대 전환을 할 때면 막을 쳐놓고 오랜 시간 망치질로 세팅을 다시 하던 ‘막간’과 비교할 때 기술적으로 가장 커다란 진전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북한연극의 무대미술에서 흐름식의 무대전환이 나타난다. 흐름식 무대전환은 관중의 감정을 유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일제강점기에 '막간'과 비교해 기술적 진전이 나타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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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식 무전환의 기법에는 크게 네 가지 정도가 있다. 첫번째 방식은 극이 계속 흐르는 가운데 한 장면이 다른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장면 내 전환’이다. <성황당> 서장과 종장 부분에서 사용되었다. 제9장의 끝부분에서 박씨가 성황당을 부순 후 무대에는 아침놀이 비치는 화려한 빛깔의 숲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그 숲이 옆으로 흘러가다 다시 아래로 가라앉는 가운데 무지개가 떠 있는 선돌마을의 ‘전경화폭’이 솟아오르면서 종장으로 넘어간다. 이는 여러 개의 드림장치를 상하좌우로 교차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서장에서 자막이 떠오르고 제1장으로 넘어가는 장면도 대표적 예이다.
네 가지 흐름식 무전환 기법 중 한 방식은 '장면 내 전환'이다. <성황당> 서장과 종장, 서장에서 서막이 떠오르고 1장으로 넘어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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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연극에서 특징적인 또 하나의 장르로 ‘혁명연극’을 빼놓을 수없다. 혁명연극이란 혁명시대를 반영하는 연극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으로는 1930년대의 ‘항일혁명연극’과 그 전통을 계승하여 만들어진 일련의 연극들을 모두 혁명연극이라 부르고 있다. 1970년대 이후 김정일의 주도로 전개된 ‘연극혁명’의 본보기 작품인 <성황당>의 모범을 따라 만들어진 ‘<성황당>식’ 혁명연극(즉, 5대 혁명연극) 외에도 새로운 혁명연극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며, 모두 대작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을 보인다. 그 외 북한연극에서 자주 공연되는 연극 형태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극소품들이다. 사이극, 막간극, 촌극, 독연극, 재담, 만담, 구연 등의 장르 명칭을 가지고 있는 극소품들은 대체로 상연 시간 5~15분 정도의 짧은 극들이다. 무대장치나 소도구도 없이 무대 앞쪽에 마이크를 세워 놓고 만담식으로 진행하는 것들이 많고, 대부분 희극적 정조를 띠고 있다. 이처럼 극소품들이 다양하게 발달된 것은 경제선동공연이나 예술소조들의 공연 활동에 대작보다는 소품이 적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연극의 특징으로 혁명식대를 반영하는 장르인 대작으로 만들어지는 '혁명연극'이 있다. 그 외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이극, 막간극, 촌극' 등의 장르 명칭을 가지고 있는 극소품들로 상연시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이극소품들이 다양하게 발달한 것은 경제선동공연에 더 적합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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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회전무대와 슬라이딩무대 등 현대적 무대 설비를 이용하는 무대전환이다. 이는 다양한 무대장치가 세팅되어 있는 그대로 통째로 전환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이다. 회전무대를 이용한 무대전환은 <성황당> 제3장 지주집 문앞길에서 제4장 지주집 마당으로 바뀌는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돌쇠의 동선을 따라 조명이 오픈된 상태에서 무대전환이 이루어진다. 또한 제5장 복순네 집이 무대 한쪽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제6장 지주집 장면이 흘러들어오는 부분에서는 무대 전체가 옆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복순 어머니의 동선을 따라가면 무대가 전환된다. 세번째는 ‘흐름막’을 이용하여 무대를 전환하는 방식이 있다. 이는 특히 북한에서만 사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한 장면이 끝나면서 프로 시니엄 오프닝 부분에 환등배경막이 흘러가게 한 후 막 뒤에서 순식간에 무대전환을 하는 기법이다. 여기서 환등배경이란 그림이나 사진을 필름에 담아서 영사하여 무대배경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성황당> 공연 초기에는 단순히 흰 막으로 가린 후 장치 전환을 했는데, 나중에 흐름막 위에 환등배경으로 적절한 형상을 넣어 극적 효과를 높이게 되었다. <성황당> 제2장 지주집 안마당에서 제3장 지주집 바깥으로 전환하는 부분에서는 지주집의 높은 담장과 농촌마을의 대조적 모습을 담은 환등배경이 흐르는 가운데 무대전환이 이루어지고, 제7장 물방아간 장면에서 제8장 구장네집으로 전환하는 부분에서는 흐름막과 국부조명이 동시에 사용되는 가운데 장면전환이 이루어진다. 이 흐름막은 음악과 함께 사용되어 극적 감흥의 지속 효과를 더욱 높이게 된다.
무대전환은 무대 세트를 통째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회전무대를 이용한 방식은 <성황당> 3장에서 4장으로 바뀌는 장면 등에서 사용되었다. 무대 전체가 옆으로 이동하는 방식은 5장~ 6장에서, 흐름막을 이용한 북한만의 독특한 방식은 2,3,7,8장 등에서 사용되었다. 흐음막은 음악과 함께 사용되어 극적 감픙의 지속 효과를 높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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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성’과 ‘입체성’을 두 기둥으로 하는 북한연극의 무대미술이 가진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조선화’ 기법을 무대미술에 적극 도입하고 있는 점이다. 전체 무대 이미지를 하나의 ‘조선화’의 화폭처럼 구성한다는 목표 아래 배경화에서 조선화 안료의 사용, 밝고 고운 색채,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나가는 조선화 화법수용 등 조선화의 성과를 무대미술 분야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북한연극의 공간배경이 부분 전통적 농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농촌마을의 배경이 되는 산과 들과 마을 모습 등을 한 폭으로 조선화로 형상화하여 그 민족정서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북한연극에서 풀과 나무, 밭과 시내, 폭포와 산, 하늘 등을 담은 ‘전경화폭’들은 모두 조선화 기법으로 그려진 배경화들이다. 실제 ‘혁명연극’ <성황당>의 전 장면에 조선화 기법으로 그린 배경화가 사용되고 있다.
북한연극은 무대미술에 조선화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연극의 배경이 되는 전체 무대 이미지를 한 폭의 조선화로 형상화하여 민족정서적 효과를 높이려는 모습이다. ‘혁명연극’ <성황당> 전 장면에 위 기법으로 그린 배경화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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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북한연극의 무대미술에서 특징적인 것은 소재면에서 나무장치가 많이 발달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마을입구나 마당 한쪽에 놓인 거대한 느티나무, 또는 백두산의 침엽수림 등 주로 야외 공간을 배경으로 작품이 진행되기 때문일 것이다. 입체장치와 여러 겹의 드림장치를 활용하여 거대한 나무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형상하고 있으며, 나무 장치에 대한 기술이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무대미술 표기법이 발달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북한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모식 무용표기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무대구역과 조명, 장치 등을 나타내는 기호를 개발하여 가극 총보 등의 기록에 사용하고 있다.
북한연극 무대미술 소재면에서 나무장치가 발달됐고, 나무들의 사실적 형상, 나무 장치 기술 등이다. 무대미술 표기법 발달 특징은 무대미술 기호 개발로 가극 총보 등의 기록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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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북한 무대미술의 미학적 특징은 여백의 미를 인정하지 않고 화면 전체를 사실적 입체적으로 빼곡하게 채우는 조선화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연극의 ‘가득 채워진 무대’는 19세기 말 ‘제4의 벽’이 그 규모를 확대하여 전면화한 것으로서, ‘재현의 미학’ 을 가장 충실하게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에 펼쳐지는 모든 것을 실제로 믿게 하겠다는 것이 북한 무대미술의 핵심원리이다. 거기에서 ‘흐름식’도 나오고 ‘입체무대’도 나온다. 이와 같은 실제 생활공간의 충실한 재현은 관객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작품 내용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모든 예술에서 ‘통속성’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사실적 재현이야말로 관객 누구나 작품을 쉽게 이해하게 하는 기초가 된다고 볼 수 있고, ‘흐름식 입체무대미술’은 그 구체적 실천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무대미술은 화면 전체를 사실적 입체적으로 가득 채운다. 관객이 무대 위에서 보이는 것을 실제 믿게끔 하겠다는 핵심원리에 따른 것이다. 이런 사실적 재현은 관객의 작품을 이해를 돕고 흐름식 입체무대미술이라는 성과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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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재현의 미학은 관객들이 누릴 수 있는 상상력의 폭을 제한하고, 무대 위에 펼쳐지는 형상세계를 일방적 방식으로 관객에게 ‘주입’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특히 현대연극이 지향하는 ‘빈 무대’와 는 극히 조적으로 ‘가득 채워진 무대’를 보여 주는 것은 북한연극의 지향이 어디에 있는가를 짐작케 한다. ‘혁명연극’ <성황당> 이후 북한에서 공연되는 모든 연극은 모두 ‘흐름식 입체무대미술’을 채용하고 있다. 북한연극이 우리들의 눈에는 천편일률로 보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연극에서 주체사실주의의 교의를 가장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이 ‘흐름식 입체무대미술’이라면, 바로 그 때문에 북한연극에서 무대미술의 변화 유무는 곧 북한연극의 변화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상당기간 ‘흐름식 입체무대미술’만이 북한의 연극무를 가득 채우고 있을 것이지만.
북한연극에서 주체사실주의의 교의를 가장 잘 구현하는 것이 '흐름식 입체무대미술'이다. 현대미술과 다르게 '가득 채워진 무대'를 보여주려는 북한연극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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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당>식 연극에서는 배우의 대사와 행동 이외에 음악이 상당한 비중으로 사용되고 있다. ‘위력한 형상수단’, ‘기본형상수단’, ‘중요한 형상수단’, ‘필수적 형상수단’, ‘힘 있는 형상수단’ 등 논자에 따라 표현 은 다르지만, <성황당>식 연극에서 음악의 비중은 크다는 데는 일치 하고 있다. 연극에 음악이 들어가면 연극이 더 정서적으로 되고, 배우들의 연기도 더 자연스럽게 될 것이며, 또 장면전환시 정서적 흐름의 연속성을 보장하여 주고, 작품의 양상을 정서적으로 특징지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북한연극의 논리이다. 연극에 음악이 도입되면, 대사와 행동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정서적인 면을 표현할 수 있고, 배우로 하여금 ‘자감상태’에 이르게 하는데도 도움을 주며, 무대전환 시 ‘빈 공간’을 정서적으로 메워 주고, 작품의 양상도 보다 풍부하게 드러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성황당>식 연극에서는 음악의 비중이 높다. 음악이 연극에서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 북한연극의 논리이다. 즉 음악이 연극에 도입되어 작품의 의도 전달과 배우의 연기 등에 긍정적 도움을 주고 풍부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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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의 연극에도 음악이 사용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연출가가 음악을 배제한 연극을 특별히 의도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일반적으로 연극에 사용되는 음악은 배경음악과 연결음악으로 나뉘며, 그 재료는 대체로 관현악곡이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기성곡의 일부를 오려붙여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창작된 곡이 사용되고 있다. 배경음악은 극 상황의 분위기를 묘사하고, 연결음악은 장면전환시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보통이며, 그 경우 일종의 효과음악으로 사용된다. 요즘에는 악사가 무대 옆에 들어앉아 직접 ‘생음악’으로 연주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연극에서의 음악은 극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배경음악과, 장면전환시 공백을 채우는 연결음악으로 나뉜다. 보통 관현악곡이 쓰이지만 악사가 생음악으로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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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노래는 관현악과 달리 가사가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 목소리로 기능하기 때문에 대사와 동일한 수준의 내용 전달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관현악이 분위기를 맞추어 주는 선에서 극에 결합되는 것인데 비해 노래는 극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양상을 띨 수 있다. 그러면서도 노래 그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갖추고자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연기의 진행을 차단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어디까지나 노래는 극의 ‘외적인 요소’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음악극이 아닌 경우 노래의 사용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기존 연극에서 노래의 사용이 보통 등장인물이 극중 연기의 일부로서 부르는 노래에 제한되어 왔던 것도 그 때문이다.
노래는 대사와 동일한 수준의 전달력을 가지고 있어서 극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연스러운 연기 진행을 차단하기도 한다. 그래서 음악극이 아닌 경우 노래의 사용은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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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창’(傍唱)의 단어적 의미는 ‘곁에서 하는 노래’라는 뜻이다. 연극대사 가운데 ‘방백’(傍白: 곁에서 하는 말)과 유사한 용례라 할 수 있다. 즉 보통 두 사람 이상이 나와서 진행되는 연극무대 바깥(곁)에서 하는 노래라는 뜻이다. 그 기원은 멀리 그리스연극의 코러스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코러스는 시종 무대 위에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일부가 되어 극적 장면 구성에 참여하는 것인 반면에, 북한연극의 방창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 밖에 있으면서 노래로서만 극에 참여한다. 이처럼 극중세계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음악극의 오케스트라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방창’이란 ‘가사가 있는 노래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수 있다.
방창은 보통 두 사람 이상이 나와서 연극무대의 바깥에서 하는 노래이다. 그 기원은 그리스연극의 코러스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코러스와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 밖에서 노래로서만 극에 참여한다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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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북한의 방창은 모두가 절가로 되어 있다. 절가란 “정형시로 된 가사를 몇 개의 절로 나누어 동일한 선율에 담아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민요나 가요의 형식과 비슷하다. 절가 형식의 중요한 특성은 선율의 반복성이며 구조가 간결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북한에서 절가를 중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간결한 구조 속에 다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고, 또 누구나 쉽게 자기 표현의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민성’, ‘통속성’ 때문이다. 바로 그 때문에 <성황당>에 사용된 관현악에서도 절가(節歌) 구조의 선율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절가형식의 방창이 연극에 도입된 것, 바로 거기에 <성황당>식 연극이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절가는 선율에 반복성이있고 구조도 간결하기 때문에 다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는 통속성이 있다. 그래서 <성황당>에도 절가형식의 방창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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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주도로 1960년대 말부터 1992년까지 북한식 문예혁명을 진행하게 된다.『영화예술론』으로 시작된 김정일의 문예이론 저술 작업이『주체문학론』으로 마무리되기까지 약 20여 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지속된 이 문예혁명은 주체의 미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이른바 ‘주체사실주의’의 이론․실천적 확립으로 나타난다. 영화와 가극 분야에 이어 추진된 ‘연극혁명’은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되어 1978년 국립연극단의 <성황당> 제작에 대한 김정일의 지도에의해 구체화된다. 이미 영화와 가극 분야에서 이룩된 실천적 성과들을 연극분야에 적용․원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연극혁명에서는 본보기 작품으로서의 <성황당>의 제작과 그 후속 작업으로서의 ‘5대 혁명연극’의 창조, 그리고 그 이론적 집대성으로서의 연극예술에 대하여-문학예술부문 일군들과 한 담화 (1988년 4월 20일)의 저술로 구체화된다. 이후 1990년대의 북한연극은 모두 이른바 ‘<성황당>식’ 연극을 표준 모델로 삼아 제작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성황당>식’ 연극에 대한 이해는 오늘 북한연극의 미학을 이해하는 기초이자 그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주도로 북한식 문예혁명이 진행되었다. '영화예술론'으로 시작된 이 문예혁명은 주체의 미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이른바 ‘주체사실주의’의 이론과 실천적 확립으로 나타난다. 영화와 가극 분야에 이어 추진된 ‘연극혁명’은 국립연극단의 <성황당> 제작에 대한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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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연극에 지나치게 많은 노래가 삽입된다든지 하는 것은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노래가 너무 많아지면 연극이 아니라 가극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연극에서 음악이 아무리 좋은 형상수단이라고 하여도 연극의 특성에 맞게 잘 써야 은을 낼 수 있습니다. 연극에서는 음악을 가극이나 영화에서처럼 써서는 안 됩니다.”고 지적하면서, ‘연극혁명’ 초창기에 연극에 합창단과 관현악단까지 끌어들이려는 시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또한 연극에서는 “독방창을 1절 정도로 짧게”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김정일은 연극에 음악이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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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대표하는 가극, 교예 등 공식 문학예술 창작과정에는 대부분 김일성, 김정일의 지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정일은 오랫동안의 문학예술 분야에 대한 ‘지도’를 광범위하게 수행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김정일는 1960년대 말 영화부문에 대한 지도를 발판으로 그 성과를 가극분야, 연극분야로 넓혀 나가는 방식으로 북한식 ‘문예혁명’을 추진하였으며, 그러한 문예분야 사업을 통해 ‘통치자’로서의 기반도 구축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연극분야의 ‘혁명’ 과정은 국립연극단의 ‘혁명연극’ 창조과정에 대한 김정일의 지도를 통해 구체화된다. 1978년 ‘혁명연극’ <성황당>에서 1988년 <경축대회>에 이르는 10여 년간의 ‘5대혁명연극’의 창조과정은 곧 ‘연극혁명’의 실천 과정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러한 창조과정의 이론적 집대성이 바로 김정일의 문건 「연극예술에 대하여」(문학예술부문 일군들과 한 담화, 1988년 4월 20일)이다.
북한의 문학예술 창작과정에는 김일성, 김정일의 지도가 있었다. 특히 김정일은 북한식 ‘문예혁명’을 추진하는 등 광범위한 지도를 수행해 왔다. 연극분야의 ‘혁명’은 김정일의 지도를 통해 구체화되었는데, 「연극예술에 대하여」는 그 과정의 이론적 집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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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창작 실천과 이론화 작업이 하나의 구조로 결합하여 ‘연극혁명’이 완성되며, 그 결과 이른바 ‘<성황당>식 혁명연극’이 1970년대 이후 북한연극을 대표하는 하나의 ‘정형’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 창작 실천과 이론화 작업에 모두 김정일이 관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성황당>식 연극’으로 대표되는 북한연극은 밑으로부터의 다양한 실험과정이 아닌, ‘연극혁명’이라고 하는 위로부터의 ‘지도’에 의해 만들어진 ‘공식 연극’으로 등장하였다는 데 커다란 특징이 있다. 「연극예술에 대하여」는 10년에 걸친 ‘연극혁명’의 이론적 정리일 뿐만 아니라 이후 북한연극의 교과서이자 지침으로 기능하고 있는 문건이다. 따라서 ‘<성황당>식 연극’의 이론적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바로 김정일의 문건 「연극예술에 대하여」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
‘연극혁명’은 위로부터의 지도에 따라 <성황당>식 연극이 1970년대 이후 북한을 대표하는 정형으로 자리잡는다. 북한 연극을 파악하기 위해 ‘연극혁명’의 이론적 정리인 '연극예술에 대하여'를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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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연극에서는 거의 대부분 희곡을 먼저 창작한 후, 그 희곡을 무대화하는 과정을 거쳐 공연이 이루어진다. 우리의 현대연극처럼 즉흥성이 강조되거나 공연진행과 함께 대본을 완성하여가거나 수정해 나가는 관행은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북한연극의 기본틀은 이미 희곡에서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희곡이 중시될 수밖에 없다. 「연극예술에 대하여」의 ‘2.극문학’ 부분은 “희곡은 연극의 사상적 내용과 예술적 형식을 규정하는 기초”18)로서 거기에는 “연극의 내용을 규정하여 주는 종자와 주제사상, 인물의 성격과 인간관계는 물론, 형식을 담보하여 주는 구성과 갈등, 이야기 줄거리, 양상”(187쪽)이 주어져있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를 다소 거칠게 표현하면 ‘희곡중심주의’라 할 만하다.
북한연극에서는 즉흥성이 강조되거나 공연진행을 통해 대본을 완성/수정해 나가는 일이 없다. 그만큼 희곡이 중요한 것이다. 「연극예술에 대하여」에서도 나타나는 이러한 특성은 ‘희곡중심주의’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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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희곡을 연극의 기본요소로 중시하는 것은 예술에서 형식미보다 내용성을 중시하는 북한예술의 일반 관행과 맞닿아 있다. 북한예술에서 중시되는 ‘사상예술성’의 범주가 형식미의 가치를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작품의 내용, 특히 사상을 기본으로 삼고, 그것의 ‘형태적 구현으로서의 형식’을 강조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북한 예술에서 창작이란 ‘종자’의 장르(매체)별 구현과정이라 할 수 있듯이 북한에서 연극공연이란 ‘희곡의 무대화 과정’에 다름 아니게 된다. 그렇게 보면 좋은 종자를 골라잡아야 좋은 작품이 창작될 수 있듯이, 좋은 희곡이 나와야 좋은 연극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북한 예술은 사상(내용)을 예술로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연극도 이와 유사하게 형식보다는 희곡을 중요시하며 좋은 희곡을 바탕으로해야 좋은 연극이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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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의 중심은 “주체사상에 기초하여 인간문제를 내세우고 주체형의 참다운 인간전형을 창조”(187쪽)하는 데 있으며, 그 성패는 어떠한 ‘종자’를 잡느냐에 달려 있다고 문건은 주장한다. 작품의 종자는 “작가가 말하려는 기본문제가 있고 형상의 요소가 뿌리내릴 바탕이 있는 생활의 사상적 알맹이”(192쪽)로서, “당의 정책적 요구에도 맞고 극적 요구에도 맞는 것”(192쪽)으로 잡아야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희곡은 ‘종자’에서 출발하여 “인물 관계와 사건, 갈등, 이야기줄거리,구성을 엮어나는 극조직”(197쪽)이 이루어지고, “인물 성격의 론리와 극의 정황에 맞게, 뜻이 깊고 알기 쉽게”(208~209쪽) 대사를 잘 써야 ‘극성’을 살릴 수 있으며, 또 극적 감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행동의 예술이라면 연극은 대사의 예술”(210쪽)로서 북한 희곡에서 대사는 연극성을 살려나가는 기본형상수단으로 중시된다.
북한의 희곡은 주체사상에 기초해 인간문제를 내세우고 주체형의 참다운 인간전형을 창조한다. 또한 어떠한 '종자'를 잡는지에 따라 성패가 나뉘고, '대사'가 연극성을 살려나가는 기본형상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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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북한연극의 창조 과정을 ‘희곡 중심주의’로 규정하고 보면, 북한에서의 연극 공연은 단지 ‘희곡의 무대화’라고 하는 기술적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절하될 우려가 있다. 물론 실제 북한연극이나 연극론에서 무대형상화 과정을 단순한 기술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무리 희곡을 기초로 무대형상화 작업이 이루어진다 해도 무대화 과정 자체가 지니는 예술 창조적 성격이 무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극예술에 대하여」에서는 연출, 연기, 무대미술, 연극음악이 가지는 예술 창조적 성격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고, 또 그러할 때만이 연극의 ‘종합예술’로서의 지위가 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오늘날 우리 연극계에서 넓은 의미의 비사실주의, 반사실주의 계열의 연극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근대적 사실주의 무대미학에 토대를 두고 있는 북한 연극의 제반 관행이 상대적으로 ‘희곡중심주의’ 경향성을 강하게 띤 것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다. 어쩌면 북한연극은 사실주의 연극 관행에 지나치게 속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사실에 가까운 평가가 될 것이다.
북한 연극을 ‘희곡 중심주의’로 규정해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연극예술에 대하여'에서도 연극의 창조적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우리 연극계에서 볼 때 북의 관행이 '희곡중심주의'의 경향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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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극무대형상’ 부분은 연출론, 연기론, 무대미술론, 연극음악론의 네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연출론을 보면 ‘연출’은 창조자로서의 기능과 지도자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갖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우선 창조자로서의 기능을 보면, 희곡과 무대의 관계에서 연출가는 “희곡을 존중하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대로 무대에 옮겨 놓으려고 하여서는 안”(231쪽) 되며, “희곡에 대한 자기의 창작적 주견을 확고히 세우고 그것을 자기 식으로 형상”(231쪽)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출가는 희곡작가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창작가’로서 언어로 그려진 희곡을 ‘무대 언어’로 새롭게 형상하는 고유한 몫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이다. 그러나 연출가의 창작가로서의 몫은 희곡에 의해 근본적으로 제한된 조건에 이루어진다는 점도 명시하고 있다.
연극무대형상 부분 중 연출론에서 ‘연출’은 창조자와 지도자의 기능을 갖는다. 연출가는 ‘독자적인 창작가’로서 희곡을 ‘무대 언어’로 새롭게 표현한다. 그러나 연출가의 창작가로서의 몫은 희곡에 의해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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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진실한 연기를 한다는 것은 등장인물의 내면세계를 ‘체험’하고 그에 맞게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서술한 부분은 얼른 보아 이른바 ‘내면연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이를 ‘자감상태’에서 연기를 한다고 표현한다. ‘자감(自感)’이란 “영화나 무대 예술에서 배우나 연기자가 자기 앞에 펼쳐진 역인물의 생활과 사상감정을 자신의 감정으로 느끼고 재현하는 것”으로서, “배우가 형상해야 할 역인물의 성격과 생활을 깊이 연구하고 그에 열렬히 공감하며 진실하게 체험할 때에만 이루어”진다. 따라서 “배우는 자감할 줄 알아야 화면과 무대에서 진실하게 연기할 수 있으며 산 인간의 생동한 형상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 자감이론의 핵심이다.
우리가 내면연기라 일컫는 것을 북한에서는 ‘자감상태’에서 연기를 한다고 표현한다. '자감이론' 은 연기자가 자신의 배역을 둘러싼 생활과 사상감정을 자기 감정으로 느끼고 재현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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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당>은 원래 1928년 김일성에 의해 창작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항일혁명연극’의 하나인데, 북한연극의 시원을 열어주었다는 작품을 ‘현대화’함으로써 연극사적 정통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면 <성황당> 작품의 ‘종자’는 이미 1928년 김일성에 의해 마련되어 있던 것이고, 이를 1978년 ‘연극혁명’을 거쳐 ‘새형의 연극’으로 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항일혁명연극’을 재현하면 연극의 낡은 틀은 자연히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김정일의 지적에 의거하여 ‘연극혁명’의 첫걸음을 항일혁명연극의 재현에서 시작한 것이다. ‘연극혁명’의 선구가 된 재현된 <성황당>에 대한 최초의 이론적 논구는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회 명의로 발표된「연극혁명의 빛나는 승리, 혁명연극 <성황당>에 대하여」이다. 이어 1985년 강진의 이름으로 출판된『<성황당>식 혁명연극 리론』이 출판되는데 이 책은『<피바다>식 혁명가극 리론』과 짝을 이루고 있는 저술로서, 그 내용에 있어서는 김정일의 연극이론을 집약․정리하여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성황당>식 연극’을 중심으로 연극혁명에 대한 지도 경험을 재정리한 것이 김정일의 연극예술에 대하여-문화예술부문 일군들과 한 담화 (1988)이다. 이 글은 강진의『<성황당>식 혁명연극 리론』의 논지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이른바 ‘5대혁명연극’이 완성된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5대혁명연극’을 일괄하여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연극론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성황당>은 1928년 김일성에 의해 창작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항일혁명연극'의 하나인데, 북한연극의 시원을 열어주었다는 작품을 '현대화'하여 연극사적 전통성을 공공히 하고자 한 의도가 보여진다. '연극혁명'을 거쳐 '새형의 연극'으로 재현된 것인데, 이것은 '항일혁명연극'을 재현하면 연극의 낡은 틀이 자연히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김정일의 지적에 의거하여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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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정일 예술론의 근간인『영화예술론』의 연기에 관한 서술을 보면, ‘잠재의식’에 의한 ‘내면연기’와 ‘계급의식’에 의해 탐구된 ‘자감상태’를 구분하고 있다. 자감 상태의 연기가 일반적인 사실주의 연기와 구분되는 북한만의 독창적인 주체사실주의 연기론으로 제시되고 있다. 배우의 계급의식만이 인물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그러한 파악의 기초 위에서만 ‘자감’에 의한 진실한 연기형상이 가능하다는 이론이다. 이는 잠재의식에 의존하는 기존 사실주의 연기의 막연함을 비판하는 것이지만, ‘자감’ 이론 역시 자연인으로서 배우를 무대에 직접 드러내지 않고 등장인물의 역할로서 관객들을 대한다는 점에서, 사실주의 연기의 그것과 귀결점은 같다고 할 수 있다.
『영화예술론』은 잠재의식에 의한 내면연기와 계급의식에 의한 자감상태를 구분한다. 자감 상태의 연기는 배우의 계급의식만 인물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단 이론으로, 사실주의 연기와 귀결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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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문건에서는 배우는 인물의 성격에서 핵을 똑바로 잡고 그것을 구체적이고 비반복적인 개성으로 잘 살려낼 뿐 아니라, 인물이 생활하는 과정에 그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 그가 속한 계급과 민족의 본질적인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게 되는 전형화된 연기를 펼쳐야 하며, 동시에 인물의 성격을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정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성과 전형, 그리고 변화 발전을 보여 주는 연기가 ‘진실한 인간형상’을 보여주는 요체가 되는 셈이다. 그 외에도 이 문건에서는 배우는 생활의 요구를 실현하는 데서 성격과 정황, 환경의 통일을 고려하여 연기해야 하며, 연극의 특성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하고, 특히 인물의 대사를 성격과 정황에 맞게 형상하고, ‘우리말의 우수한 특성’을 잘 알고 그것을 잘 살려 쓰는 방향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건을 살펴보면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가 인물의 신상과 서사, 일상을 잘 드러나게 연기해야 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환경, 정황, 특성등을 잘 고려하고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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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성황당> 공연 이후 이른바 ‘5대혁명연극’을 창조․공연함으로써 ‘<성황당>식 연극’이 완성되었다는 점은 여러 차례 언급한 바있다. 그렇다면 ‘5대혁명연극’ 이후의 ‘혁명연극’은 어떠한 발전 경로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북한에서는 1990년대 들어서도 ‘90년대 5대혁명연극’ 창조를 목표로 ‘혁명연극’ 창조사업에 진력하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2편의 ‘혁명연극’ 창조에 그치게 된다. 국립연극단의 <승리의 기치 따라>(1992)와 <소원>(1994)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승리의 기치 따라>는 16회에 걸친 김정일의 직접 지도 아래서도 1987년부터 준비가 시작되어 무려 5년 남짓의 장기간을 소요하고 있다. 창조과정에서의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연극의 관행에 비추어 볼 때는 이례적이기조차 하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혁명연극’ 창조가 매우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 ‘혁명연극’창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시도 했지만 '혁명연극'의 창조는 쉽지 않은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성황당 이후 '5대혁명연극', <승리의 기치 따라>, <소원> 등의 '혁명연극'을 지속적으로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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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기치 따라>(길탁건 극본, 리몽훈 연출)는 1968년 집체작으로 창작되었던 것을 현대적 미감에 맞게, 즉 ‘<성황당>식’으로 재창조한 ‘혁명연극’이다. 과거의 ‘5대혁명연극’이 김일성이 직접 창작했다는 ‘불후의 고전적 명작’ 시리즈를 현대화한 것이라면, <승리의 기치 따라>는 1960년대의 창작 희곡을 ‘혁명연극’으로 재창조했다는 점에서 새롭다. 그런데 북한에서 창작된 수많은 희곡 가운데 <승리의 기치 따라>가 첫 번째 대상으로 선택된 것은 그 작품이 가진 ‘수령형상연극’으로서의 특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혁명연극’ <승리의 기치 따라>는 원작의 기본 줄기를 수용하되 대폭적인 개작을 통해 ‘수령형상연극’의 대표작으로 만들어졌다.
<승리의 기치 따라>는 1968년 집체작으로 창작되었던 것을 ‘<성황당>식’으로 재창조한 ‘혁명연극’이다. 이 작품이 재창조된 이유는 ‘수령형상연극’으로서의 특성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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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혁명연극’의 흐름이 김일성이 창작했다는 ‘항일혁명연극’(1970~80년대 ‘혁명연극’)에서 김일성이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수령형상연극’으로 창조 대상이 옮겨가는 것은 모두가 김일성을 매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귀결로 보인다.20) 더구나 과거의 ‘수령형상 연극’과 달리 ‘<성황당>식 연극’에 의거하여 재창조된 최초의 ‘<성황당>식 수령형상연극’이라는 데 ‘혁명연극’ <승리의 기치 따라>의 북한연극사적 의미가 확인된다. 작품은 1952년 겨울에서 1953년 여름까지의 ‘6.25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작품의 중심은 전쟁에서 북한을 ‘승리’로 이끈 김일성(작품에서는 ‘최고사령관동지’)의 ‘군사전략가로서의 풍모’와 ‘인간적 풍모’를 동시에 부각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원작에 없던 사단장 서인호(외국에서 전투 경험을 교조적으로 적용하려다 실패하는 인물)를 등장시켜 김일성의 ‘갱도전’(땅굴을 이용한 전투)이라는 주체적 전법(戰法)을 부각시키는 한편, 주인공 강석(연대장)과 여군의(女軍醫) 주은경 사이의 연애담을 첨가하여 극의 줄거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또한 어린 김정일이 전선에 있는 김일성에게 편지와 함께 달래를 캐서 보낸 장면도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작품은 전쟁의 위험 속에서도 최전선을 찾아와 직접 지휘한다든지, 전시중임에도 불구하고 전후 평양시 복구계획을 예비․지도한다든지, 주민들의 어려운 형편을 일일이 보살펴 준다든지 하는 지도자로서의 김일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의 혁명연극은 김일성이 창작한 ‘항일혁명연극’에서 김일성이 등장인물로 나오는 ‘수령형상연극’으로 변하고 있다. 그중 <승리의 기치 따라>는 과거 수령형상연극과 달리 ‘<성황당>식 수령형상연극’이라는 북한연극사적 의미가 있으며 김일성의 지도자적 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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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형식면에서는 전형적인 ‘<성황당>식 연극’으로 무대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상당히 복잡다기한 스토리들을 ‘다장면구성법’을 구사하여 한 편의 ‘전쟁영화’처럼 결합시키고 있고, 원작의 개작에 있어서 연출가의 ‘창작적 주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기에 있어서는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351고지’와 ‘1211고지’를 답사하는 등 ‘자감이론’에 입각한 연기를 충실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극중 배우와 나이가 유사한 신인 여배우 백승란을 전격적으로 발탁하여 여주인공 주은경 역을 맡긴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무대 미술 분야에서는 ‘흐름식입체무대미술’을 기본으로 1시간 45분의 공연시간에 14차례를 장면 전환이 이루어졌고, 탱크나 비행기․자동차를 무대에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특히 전투장면 형상화에서는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전을 보여 주었으며, 무대장치가 양쪽으로 열리면서 장면을 전환하는 기법도 새롭게 선보인 부분이다. 음악에서는 독방창과 관현악 등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서장과 종장에서 <김일성 원수님은 우리의 최고사령관>(리범수 작사, 집체작곡)이라는 주제가를 관현악과 대방창으로 표현하는 등, 연극에 ‘대방창’을 도입하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또한 이 연극에서는 ‘설화’가 여러 차례 사용되어 연극의 형상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었다.
극 형식면에서는 전형적인 ‘<성황당>식 연극’으로 무대화되었다. 복잡한 스토리를 다장면구성법을 구사하여 결합시키고, 자감이론에 입각한 연기를 펼치며, 흐름식입체무대미술을 기본으로 웅장한 무대 구성을 선보였다. 음악에서는 독방창과 관현악 등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형상 수단으로는 ‘설화’가 여러 차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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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도 김일성이 등장하므로 넓은 의미의 ‘수령형상연극’이라할 수 있으며, 특히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결말부로 보아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권력 이양기 북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김일성 사후 각 지방 극장에까지 순회공연하는 등 <승리의 기치 따라> 못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소원>이 ‘창작혁명연극’으로 창조됨으로써 레퍼토리의 제한을 받지 않고 더 많은 ‘혁명연극’이 창조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후반기에는 더 이상의 ‘혁명연극’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김일성 사망과 혹심한 자연재해, 그로 인한 극단적인 경제난 등이 겹치면서 대작 공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작품은 넓은 의미에서 수령형상연극이다. 북현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으며 지방 순회를 통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인해 90년대 후반기에는 혁명연극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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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연극에 ‘혁명연극’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막극이나 중막극․장막극 등 기존의 연극 형태들도 다양하게 공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담이나 촌극․독연극․사이극 등 소품들도 많이 발달하여 있다. 또한 희극을 전문으로 공연하는 국립희극단이 창립(1994)되어 활동중이며, 1990년대 후반부터는 경희극이 유행하고 있다. 1990년대『조선예술』에 발표된 주요 희곡을 살펴보면, 김정일(작품에서는 ‘지도자동지’ 또는 ‘최고사령관’)이 등장하는 ‘김정일형상연극’,자력갱생을 주제로 생산현장의 미담을 그린 ‘경제선동’ 주제의 연극,그리고 신세대 문제를 다룬 연극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북한연극에 '혁명연극'만 있는 것은 아니다. 희극 전문 국립희극단도 있고 시대가 변하면서 김정일, 생산현장의 미담, 신세대 문제를 다룬 연극들도 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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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 ‘경희극’이 유행을 하게 되는데, 주로 조선인민군 4.25예술영화촬영소에서 창조를 담당하고 있다. 촬영소 소속 작가인 박호일의 <약속>(1996), <편지>(1999), <동지>(1999) 등이 그 대표작이다. 경희극이란 해학적 정서를 주조로 하는 극양식으로 북한에서는 ‘계급적 적대가 소멸된 사회 현실’에 조응하는 북한식 극양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1990년대 경희극은 군부대 소속 창작단에 의해 창조되고 있다는 점, 군인이 등장하여 주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 점 등에서 ‘선군(先軍)시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선군혁명연극’의 단초로 평가할 수 있다. ‘선군’(先軍)이란 모든 일에서 군대를 앞세운다는 것으로서, 군대를 중심으로 체제를 정비하고 ‘강성대국’을 건설하겠다는 ‘김정일시대’의 키워드이다.
90년대 후반에는 경희극이 유행을 했다. 경희극이란 해학적 정서를 주조로 군인이 주로 등장하며 키워드는 '강성대국을 건설'로 김정일 시대상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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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 저술은 크게 ‘연극혁명’에 관한 부분과 <성황당>에 대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정일이 주도하여 전개된 연극혁명의 실천적 성과가 곧 혁명연극 <성황당>이라는 큰 틀 아래 서술되고 있다.여기서 말하는 ‘연극혁명’이란 “문학예술혁명은 내용과 형식, 창조체계와 창조방법의 모든 령역에서 낡은 것을 뒤집어엎고 새로운 주체의 문학예술을 건설하기 위한 사상문화 분야에서의 심각한 계급투쟁”이라는 김정일의 문예혁명론을 연극 분야에 구체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연극의 내용과 형식을 주체의 요구대로 변혁하는 것은 연극혁명의가장 본질적인 내용’이라는 인식 아래, 먼저 “내용에서 혁명적 전환을 이룩하여 자주성에 대한 문제, 자주적 인간에 대한 문제를 내세우고 우리 시대 참다운 주체형의 인간 전형을 새롭게 창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참다운 삶의 길, 투쟁의 길을 밝혀”주어야 하며, 형식에 있어서도 “내용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형상 수단들과 수법 등 형식의 여러 분야에서 종래의 낡은 연극적인 틀을 대담하게 타파하고 시대의 지향과 인민들의 새로운 미학적 요구에 맞게 세련되고 아름다운 연극형식을 새롭게 창조하여야 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여기서 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형식 분야의 혁명이다. ‘연극혁명’ 과정에서 청산해야 할 형식상 ‘종래의 낡은 것’으로 신파적 연기(과장)나 서구 근대극(실내극) 및 고전적 극작법 등을 들고 있다. 그 극복 형태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 이른바 ‘다장면구성형식’이니 ‘입체식흐름무대’이니 하는 것들이다. 그렇게 보면 재현된 <성황당>의 성과란 50년 전 항일혁명연극의 작품 종자는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특히 형식 분야에서의 변혁에 전력을 기울인 것이라 볼 수 있다. 형식 분야의 혁명의 진전에 따라 비로소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연극혁명’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혁명연극’이 제 모습을 갖추고 재탄생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진의 저술은 ‘연극혁명’에 관한 부분과 <성황당>에 대한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김정일이 주도하여 전개된 연극혁명의 실천적 성과가 곧 혁명연극 <성황당>이라는 큰 틀 아래 서술되고 있다. 재현된 <성황당>의 성과란 형식 분야에서의 변혁에 전력을 기울인 것이다. 형식 분야의 혁명의 진전에 따라 비로소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연극혁명’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혁명연극’이 제 모습을 갖추고 재탄생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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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대표하는 연극단인 국립연극단은 1960년 리종순 작, 안영일 연출로 공연하였던 <조국산천에 안개 개인다>를 ‘혁명연극’으로 개작하여 2002년 12월 평양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작품은 1936년 가을에서 1937년 6월 초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시기는 김일성이 장백지구로 진출하여 소위 ‘보천보전투’를 벌이기 직전까지에 해당한다. <승리의 기치 따라>와 마찬가지로 김일성이 등장하는 ‘수령형상연극’의 대표작이다. 원작에서는 옷감 때문에 결혼을 못하고 있는 주인공 박성룡에게 옷감을 보내 주는 등 인간적 면모에 대한 형상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이번의 개작 공연에서는 ‘조선인민혁명군’을 이끌고 ‘국내 진출’을 지도하는 ‘군사전략가’로서의 모습을 보다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북한을 대표하는 연극단인 국립연극단은 1960년 리종순 작, 안영일 연출로 공연하였던 <조국산천에 안개 개인다>를 ‘혁명연극’으로 개작하여 2002년 12월 평양극장에서 공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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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총대’만이 민족의 운명을 지켜준다는 논리는 최근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선군정치’, ‘선군혁명노선’의 핵심 구호에 해당한다. ‘혁명연극’ <조국산천에 안개 개인다>가 바로 ‘선군시대의 혁명연극’, 즉 ‘선군혁명연극’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2000년대 ‘선군혁명’에 대한 연극적 대응이 바로 <조국산천에 안개 개인다>인 셈이다. <조국산천에 안개 개인다> 역시 흐름식입체무대미술, 입체적인 극구성, 음악 배합 등 ‘<성황당>식 연극’의 성과를 수용하여 무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서의 ‘혁명연극’의 계통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직 ‘총대’만이 민족의 운명을 지켜준다는 논리는 <조국산천에 안개 개인다>가 선군혁명연극으로 창조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 연극 또한 ‘혁명연극’의 계통을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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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예술은 흔히 ‘주체문예’라 불린다. 북한에서 ‘문예’라는 용어는 우리의 ‘예술’과 거의 뜻이 같으므로 ‘주체예술’로 표현할 수도 있겠다. ‘주체문예’란 한마디로 ‘주체사실주의’에 기초하여 발달한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고 있는 예술이다. 북한의 공연예술 역시 그러한 ‘주체문예’의 일반적 특성을 충실히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예술에서는 일반적인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예술에 비해 ‘주체적’ 요소, 즉 ‘민족적’ 요소가 유난히 강조된다. 민족의 문화유산에 축적되어 있는 ‘민족적 형식’을 잘 살리는 것만이 문화적 주체성도 살리고, 동시에 ‘인민의 미감’에 맞는 예술 형식을 발전시키는 토양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구의 외래 사조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민족화’하여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요구한다.
북한의 예술은 주체예술로 불리는데 민족적 형식의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주체적, 민족적 요소가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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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술에서는 ‘민족적인 것’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것’도 매우 강조되고 있다. 북한에서 ‘현대적’이란 시기적으로 보아 ‘전통적인 것’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앞의 ‘민족적인 것’과 관련하여 볼 때 ‘전통’(민족문화유산)의 계승 문제로 연결된다. 민족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현대화’하자는 것이 북한 예술의 또 다른 지향점이다. 민족적 전통의 현대화는극예술 분야에서는 ‘민족가극’, 미술 분야에서는 ‘조선화’, 음악 분야에서는 ‘민족악기’(개량국악기) 등이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예술에서는 ‘민족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강조되는데,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현대화’하자는 것이 북한 예술의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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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북한의 예술에서는 전통을 전통 그대로 고수하고자 하는 것은 ‘복고주의’로 비판받으며, 외래적인 것을 그대로 따르고 받아들이는 것은 ‘사대주의’나 ‘민족허무주의’로서 배척된다. 따라서 전통문화의 원형 보존이 남한에 비해 취약한 편이며, 모더니즘이나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서구 현대사조의 예술도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서 전통적인 것도 아니고 서구적인 것도 아닌 제3의 ‘북한식 예술’이 탄생하게 된다. 여기서 하나 더 주목할 것은 민족문화유산, 즉 문화적 전통의 중심에 이른바 ‘항일혁명문학예술’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1930년대의 ‘항일혁명문학예술’은 북한 예술의 정통성의 표시이며, 동시에 모든 예술창조의 전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에서 전통의 현대화란 단적으로 말해, ‘항일혁명문학예술’의 현대화를 중심으로 한 민족문화유산의 계승과 혁신이다. ‘항일혁명문학예술’의 현대화는 뒤에서 살펴보게 될 이른바 ‘5대혁명가극’이나 ‘5대혁명연극’의 재창조 작업으로 완성된다. 그 대표적 성과가 바로 혁명가극 <피바다>와 혁명연극 <성황당>이다.
북한식 예술은 복고주의와 사대주의를 배척하여 전통적이지도 않고 서구적이지도 않다. 또한 이 중심에는 항일혁명문학예술이 자리잡고 있다. 북한에서 전통 현대화란 항일혁명문학예술’의 현대화를 중심으로 한 민족문화유산의 계승과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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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1960년대 말에 이르러 “내용과 형식, 창조체계와 창조방법의 모든 령역에서 낡은 것을 뒤집어엎고 새로운 주체의 문학예술을 건설하기 위한 사상문화 분야에서의 심각한 계급투쟁”이라 규정되는 ‘문학예술혁명’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즉 ‘항일혁명문학예술’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계승하고, 또 그것을 중심으로 공연예술 전반을 재편하기에 이른다. 공연예술계에서 이루어진 북한 ‘문학예술혁명’은 영화→가극→연극의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항일혁명문학예술’의 재창조를 통한 ‘주체 문예’의 확립이 그 핵심 목표였다. 이러한 일련의 인위적 노력의 결과 북한의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혁명가극’과 ‘혁명연극’이등장하게 되었다. 이후 40년 가까이 1930년대 ‘항일혁명문학예술’에서의 연극, 가극, 가요의 성과들이 북한 공연예술의 정통성의 뿌리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된다.
1960년대 말에 문학예술혁명이 시작됐다. 이는 영화→가극→연극의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항일혁명문학예술의 재창조를 통한 주체 문예의 확립이 그 목표였다. 그 결과 북한의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혁명가극과 혁명연극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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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지도 아래 종래의 가극을 개혁하여 ‘주체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북한식 ‘혁명가극’을 만들어내는데, 이 일련의 과정을 ‘가극혁명’이라 부른다. 그 기본 성격은 “종래 가극의 낡은 틀을 마스고 새로운 가극창작 원칙과 방식이 구현된 주체의 가극예술을 창조하기 위한 투쟁”으로 규정된다. ‘가극혁명’은 1969년 김정일에 의해 제시된 ‘가극혁명방침’에 따라시작되었는데, 1971년 ‘혁명가극’ <피바다>를 비롯한 <당의 참된 딸>(1971), <꽃 파는 처녀>(1972), <밀림아 이야기하라>(1972), <금강산의 노래>(1973) 등 ‘5대혁명가극’이 연이어 창작, 공연됨으로써 ‘가극혁명’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도입된 요소가 곧 방창, 절가 형식의 노래, 흐름식 입체무대미술, 배합관현악 등이며, 이후 북한 가극은 본보기 작품인 ‘혁명가극’ <피바다>를 따라 ‘<피바다>식 혁명가극’이라 불리어진다.
1970년대 초 북한은 김정일의 지도 아래 기존 가극을 개혁하여 ‘주체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북한식 ‘혁명가극’을 만들어낸다. 그 기본 성격은 기존 가극의 낡은 틀을 없애고 새로운 가극창작 원칙과 방식이 구현된 주체의 가극예술 창조로 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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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은 ‘항일혁명연극’이 왜 주체적인 ‘혁명연극’의 시원이 되는가하는 문제에 대해, 작품 내용에서 ‘자주적 인간 전형’을 창조하고 있고, 또 낡은 연극형식을 타파하고 인민대중의 사상감정과 미학 정서적 기호에 맞는 새로운 연극형식과 형상수단들을 탐구 도입하여 다양한 종류와 양상의 연극작품들을 새롭게 창조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김정일이 제시한 항일혁명연극 재현의 원칙을 보면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원작에 무조건 충실하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원작의 종자에 확고히 의거하여 철저하게 원작 그대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원작의 종자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전반적인 생활의 폭을 시대적 미감에 맞게 넓히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원작을 기계적으로 옮길 것이 아니라 원작이 담고 있는 생활내용에 기초하여 그 폭을 넓힘으로써 원작의 높은 사상예술성을 손색없이 형상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보건대 연극혁명의 과정은 항일혁명연극의 본보기를 현대화하여 재창조하는 과정으로 구체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작품의 형식적 변화가 더욱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항일혁명연극’이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북한연극의 본보기가 되는 것은 틀림없으나, 1930년대 항일혁명 당시의 무대조건이나 인민대중의 정서와 1970년대 ‘연극혁명’ 당시의 조건이 많이 다른 관계로 무대 형상화와 관련된 형식면에서 많은 변화가 요구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강진은 항일혁명연극이 혁명연극의 시원이 되는 이유로 자주적 인간 전형을 창조하고 낡은 형식을 타파하여 새로운 형식과 수단을 도입해 창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정일이 제시한 항일혁명연극 재현의 원칙은 원작에 충실하고, 원작을 살리면서도 시대적 미감에 맞추라는 것이다. 연극혁명의 과정은 항일혁명연극을 현대화하여 재창조하는 과정으로 구체화 되었으며 형식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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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혁명’ 역시 ‘항일혁명연극’을 ‘현대화’하는 데서 출발하였다. ‘연극의 내용과 형식을 주체의 요구대로 변혁하는 것은 연극혁명의 가장 본질적인 내용’이라는 인식 아래, 먼저 “내용에서 혁명적 전환을 이룩하여 자주성에 대한 문제, 자주적 인간에 대한 문제를 내세우고 우리 시대 참다운 주체형의 인간 전형을 새롭게 창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참다운 삶의 길, 투쟁의 길을 밝혀”주어야 하며, 형식에 있어서도 “내용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형상 수단들과 수법 등 형식의 여러 분야에서 종래의 낡은 연극적인 틀을 대담하게 타파하고 시대의 지향과 인민들의 새로운 미학적 요구에 맞게 세련되고 아름다운 연극형식을 새롭게 창조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연극혁명'또한 '항일혁명연극'의 내용을 시대에 맞게 '현대화'하고 주체의 요구대로 변혁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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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극혁명’의 구체적 성과물이 바로 ‘<성황당>식 혁명연극’이다. ‘<성황당>식 혁명연극’이란 1978년 국립연극단에 의해 공연된 ‘혁명연극’ <성황당>에서 비롯한 명칭으로, 주체사실주의에 입각한 북한연극의 대명사이다. 김일성이 직접 창작했다는 ‘항일혁명연극’ <성황당>(1928)을 ‘<피바다>식 가극’ 무대의 표현형식을 원용하여 ‘현대화’한 것이 1978년의 <성황당>이다. 따라서 <성황당>식 연극은 다장면구성형식, 흐름식 입체무대미술, 방창과 설화의 사용 등에서 북한 공연예술이 가지고 있는 형식적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성황당>에 이어 <혈분만국회>(1984), <3인 1당>(1987), <딸에게서 온 편지>(1987),<경축대회>(1988) 등 ‘5대 혁명연극’이 국립연극단에 의해 창작 공연되고, 김정일의 「연극예술에 대하여-문학예술부문 일군들과 한 담화」(1988)이 발표되면서 이론, 실천적으로 ‘<성황당>식 연극’이 완성된다.
'연극혁명'의 구체적 성과물은 '<성황당>식 혁명연극'이다. '항일혁명연극' <성황당>을 현대화 하여 북한 공연예술이 가지고 있는 형식적 틍성을 고루 추가했고 이후에 '5대 혁명연극'이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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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예술 장르는 문학, 미술, 사진, 음악, 연극, 무용, 영화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북한 예술계를 총괄하는 ‘조선문학예술총동맹’(약칭 문예총)의 산하단체가 7장르로 구성된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공연예술에 속하는 것은 연극, 무용, 음악이다. 실제 공연활동을 하고 있는 공연단체나 작품의 형상 수단을 기준으로 보면 가극,연극, 무용, 인형극, 교예, 교향악, 경음악, 전자악, 취주악 등이 있으며, 북한에서 새롭게 개발된 다양한 혼합 장르로는 ‘음악무용극’, ‘음악무용서사시’, ‘음악무용종합공연’, ‘대집단체조와예술공연’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북한의 공연예술에는 연극, 무용, 음악이 있다. 북한에서 개발된 혼합 장르로는 ‘음악무용극’, ‘음악무용서사시’, ‘음악무용종합공연’, ‘대집단체조와예술공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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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가극(歌劇)이라는 장르가 연극보다 더 중시되고 있다. 김정일의 예술 부문에 대한 지도과정이 ‘영화→가극→연극’의 순으로 진행된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 가극의 기원은 멀리는 20세기 초의 ‘창극’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나, 직접적으로는 1930년 오가자에서 처음 공연된 가극 <꽃 파는 처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방 후 1960년대까지는 북한에서도 일제 강점기의 가극(악극) 양식을 이어받아 전통형식인 창극 <춘향전>, <심청전> 등과 서양형식인 가극 <견우직녀>, <온달전> 등이 창작 상연되었다. 그러다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가극이 창조된 것은 1971년 ‘혁명가극’ <피바다>를 무대에 올리면서부터이다.
북한에서는 연극보다 가극이 더 중시된다. 1930년에 시작된 북한 가극은 60년대까지 일제 강점기 양식을 유지하다가 1971년 혁명가극 <피바다>를 기점으로 현재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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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가극은 서양의 오페라를 번역한 말로서, “생활을 음악-극적으로 반영하는 종합예술”로 정의된다. 가극의 기본특징은 등장인물이 ‘말’이 아닌 ‘노래’와 ‘음악’을 기본수단으로 하여 사상과 감정을 전달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가극에서는 노래와 음악이 인물이나 사건을 형상하는 주된 수단으로 이용된다. 북한 가극의 기본 성격은 우리의 오페라와 같으나 ‘아리아’나 ‘레시타티브’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방창’이나 무용이 사용되며, 노래 형식에 있어서도 ‘절가’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거칠게 말해, 북한의 가극은 우리의 뮤지컬과 오페라의 중간적 성격의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가극 또한 그들의 형식에 맞게 변형되었다. 말이 아닌 노래와 음악을 기본 수단으로 사상과 감정을 전달한다. 형식은 우리의 뮤지컬과 오페라 중간적 성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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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극의 음악은 독창, 중창, 합창 및 관현악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에서도 기본 수단은 가수들이 부르는 성악이다. 가극배우인 가수는 성악과 연기를 통해 등장인물의 성격을 창조하며, 관현악은 등장인물이 부르는 모든 노래의 반주를 담당할 뿐 아니라 극 진행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배경음악 및 효과음으로서의 기능,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연결음악으로서의 기능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방창을 사용한다는 점, 모든 노래가 대중이 따라부르기 쉬운 절가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 관현악 편성이 서양악기와 민족악기를 혼합한 ‘배합관현악’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북한 가극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가수의 성악은 인물의 성격을 만들며, 관현악은 배경음악, 효과음, 연결음악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한다. 또한 다양한 방창을 사용한다는 점, 대중이 따라부르기 쉽다는 점 등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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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민족가극은 초기에는 <춘향전> <심청전> 등 창극 공연이 주를 이루었으나 1960년대 이후 ‘민요를 바탕으로 하는 인민적이고 통속적인 새로운 현대적 양식의 민족가극’이 발전하게 된다. 그 첫 작품은 사회주의 현실을 주제로 한 <강 건너 마을에서 새 노래 들려온다> (1960)이며, 그 외에도 ‘항일혁명’을 주제로 한 <녀성혁명가>(1964), <무궁화꽃수건>(1966), 민족고전작품에서 주제를 딴 <금강산 팔선녀>(1969) 등이 있다. 또한 1970년대 ‘<피바다>식 가극’이 등장한 이후에는 ‘<피바다>식 가극’의 형식에 민족고전의 내용을 담은 것들을 ‘민족가극’이라 부르고 있는데, 1989년 첫 선을 보인 민족가극 <춘향전>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민족가극 <춘향전>의 내용은 고전소설<춘향전>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지만, 창법이나 구성형식, 형상요소 면에서는 ‘<피바다>식 혁명가극’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 외 <심청전>, <박씨부인전> 등도 민족가극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민족가극은 창극에서 점차 '민족가극’으로 발전하게 된다. <춘향전>은 고전소설을 그대로 수용했지만 구성형식, 창법, 형상요소 면에서는 ‘<피바다>식 혁명가극’을 따르고 있다. 그 외 <심청전>, <박씨부인전> 등도 민족가극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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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혁명가극’이란 혁명가극 중에서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바다>,<꽃 파는 처녀>, <당의 참된 딸>, <밀림아 이야기하라>, <금강산의 노래> 등의 다섯 작품을 말한다. 북한 가극의 본보기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피바다>는 1936년 상연되었다는 ‘항일혁명연극’ <혈해>를 원본으로 하여 1971년 피바다가극단에 의해 ‘혁명가극’으로 현대화한 작품이다. <꽃 파는 처녀>는 북한 혁명가극 중에서도 ‘<피바다>식 혁명가극’의 극작술 원칙을 가장 잘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1972년 만수대예술단에 의해 재창작되었으며, 꽃분이 일가와 지주와의 계급적 갈등을 다루고 있다. <당의 참된 딸>은 1971년 조선인민군협주단에 의해 창조된 혁명가극으로 전 6장으로 구성되었다. 전쟁중에 부상병을 치료하는 자신의 임무를 다한 한 여성 간호병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며, 유명한 <어디에 계십니까 그리운 장군님>이라는 노래가 들어 있다. <금강산의 노래>는 1973년 국립민족예술단(당시 평양예술단)에서 창조 공연한 혁명가극으로 서장․전7장․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유명한 무용 <사과풍년>이 포함되어 있다. <밀림아 이야기하라>는 1972년 국립민족예술단(당시 평양예술단)에서 창조 공연한 혁명가극으로 서장․전5장․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정신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5대 혁명가극은 <혈해>를 원본으로 한 <피바다>,꽃분이 일가와 지주와의 갈등을 다룬 <꽃파는 처녀>, 여성 간호병사가 주인공인 <당의 참된 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정신을 다룬 <밀림아 이야기하라>, 무용 <사과풍년>이 포함된 <금강산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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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연극은 ‘인물의 대사를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생활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극예술의 한 형태’로 정의되고 있다. 이는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양에서 들어온 연극 장르의 기본 성격을 남과 북이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일제강점기의 연극사적 전통을 남과 북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분단 이후 남한에서는 부조리극으로 대표되는 서양의 현대연극을 받아들이고 마당극으로 대표되는 전통연희를 발전시켜 다양한 연극 형태가 발전하고 있는 반면, 북한에서는 무대 연극을 기본으로하여 ‘<성황당>식 혁명연극’이라는 표준형 연극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남과 북 연극의 기본성격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분단 후 남한에서는 현대연극을 수용, 전통연희를 발전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성황당>식 혁명연극’형태 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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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장면 구성 형식’이란 고전극이 가지고 있는 시간, 장소의 무대적 제한성을 극복하고 이야기 줄거리를 생활의 논리에 맞게 엮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극 구성 형식이다. 종래의 막을 없애고, 사건전개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부분들을 모두 장면화하여 극을 구성함으로써 몇 개의 제한된 극공간에 무리하게 많은 사건을 짜넣거나, 반대로 지나친 생략이나 비약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성황당>식 연극’에서 보통 서장과 종장을 포함하여 10개 전후의 여러 장면으로 구성한다고 하여 ‘다장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에 의하면 “다장면 구성법이 좋은 것은 … 장면구성이 립체적이며 장면과 장면 사이의 련관이 빈틈없이 째여 있어 이야기가 토막이 나지 않고 생활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극조직을 할 수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무조건 장면을 늘어놓아서는 안되며 생활을 될수록 집중화하고 집약화하여야 하고, 그러면서도 장면과 장면 사이가 하나의 극적 흐름을 이루게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서 장면과 장면을 연결해 주는 극구성의 요소로 감정 조직의 문제를 제기한다. 사건 조직과 감정 조직을 밀착시켜 단순한 사건들의 연결이 아닌 인물의 행동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흐름을 함께 짜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다장면 구성 형식의 효과는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에 전개되는 상황을 실제의 그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데 있으며, 그것은 곧 이른바 ‘흐름식’ 무대 연출을 요구하게 된다.
‘다장면 구성 형식’이란 고전극이 가지고 있는 시간, 장소의 무대적 제한성을 극복하고 이야기 줄거리를 생활의 논리에 맞게 엮어나갈 수 있게 고안된 구성 형식이다. 이 형식의 효과는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에 전개되는 상황을 실제의 그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데 있으며, 이것은 곧 ‘흐름식’ 무대 연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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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극은 북한 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면서 주로 대중선동 매체로 기능해 왔다. 연극의 형식은 일관되게 ‘<성황당> 식’을 유지했지만, 그 내용은 시기별로 제기되는 제반 과제를 직접 다루어 왔다. 중앙(평양)에서는 ‘국립연극단’을 중심으로 혁명적 대작을 주로 공연하고, 지방에서는 도(道) 예술단이나 예술선전대 등을 통해 ‘경제선동공연’을 주로 해 왔다. ‘혁명연극’과 같은 대작 외에도 ‘사이극’, ‘토막극’, ‘재담’, ‘만담’ 등 소품 장르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당극과 같이 기존의 연극 형식을 벗어난 실험적 연극형식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연극은 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와 궤를 함께 했으며, 대중선동 매체로서 기능해 왔고, 우리나라의 마당극 같이 기존 연극의 형식을 벗어나려는 시도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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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연극의 주된 특징으로 사실주의적 무대에 충실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흐름식 입체무대미술’로 불리는 무대미술 분야에서는 극히 사실적인 ‘재현의 미학’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내용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강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극사적으로 북한에서는 근대연극이 발달한 반면 전통연희나 현대연극은 발달하지 않은 셈이다. 또한 우리와 달리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등장시키는 ‘수령형상작품’을 연극에서도 다수 창작하고 있는 점이나, ‘방창’․‘설화’와 같은 보조형상 수단을 많이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연극의 주된 특징은 사실주의적 무대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또 ‘수령형상작품’을 연극에서도 다수 창작하고 있는 점이나 보조형상 수단을 많이 활용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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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당>은 김일성이 1928년 카륜에서 직접 창작 공연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78년 ‘연극혁명’의 첫 시험 작품으로 창작되어 이후 북한의 연극은 모두 <성황당>의 모범을 따라 ‘<성황당>식 혁명연극’으로 창작되고 있다. 이 작품은 종교와 미신에서 주민을 해방시킨다는 계몽적인 소재를 ‘인간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고 하는 ‘자주성’의 주제에 연결시키고 있다. <혈분만국회> 역시 김일성이 ‘항일빨치산투쟁’ 당시 만든 것을 1984년 국립연극단이 재창작한 작품이다. 구한말 고종의 밀사로 헤이그에 파견된 이준 열사의 일대기를 담고 있으며, ‘남의 힘을 믿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딸에게서온 편지>는 1930년 가을 만주 오가자 일대에서 공연됐던 것을 1987년 재창작한 작품이다.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배우려 하지 않다가 봉변을 당하는 한 농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자기 운명을 자신의 힘으로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계몽적 내용으로 되어 있다. <3인 1당>은 가상의 ‘송도국’에서 박정승․최정승․문정승이 권력다툼을 벌이다가 끝내는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내용으로, 일제강점기 민족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 간에 빚어졌던 파쟁과 분열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 역시 1929년 길림지역에서 김일성이 창작하여 공연했다는 원본을 토대로 1987년 국립연극단이 <성황당>식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경축대회>는 1936년 8월 무송현 만강마을에서 처음 공연되었던 것인데 1988년 4월 김일성의 76회 생일에 맞아 국립연극단이 재창작했다. 일본군과 유격대를 대조적 형상으로 펼쳐 보이는 풍자극이다.
김일성이 직접 만들어 공연했다는 <성황당>은 1978년 ‘연극혁명’의 첫 시험 작품으로 창작되었다. 이를 계기로 북한 연극의 기준이 되어 <혈분만국회>, <딸에게서온 편지> 등 이후 공연된 모든 작품들이 ‘<성황당>식 혁명연극’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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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무용은 ‘예술적 율동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사람들의 사상감정과 생활을 반영’하는 예술로 정의된다. 한마디로 ‘율동의 예술’이라 할 수 있는 무용은 일정한 공간 속에서 표현되는 시각적이며 직관적인 예술로서의 특성을 갖는다. 무용에서는 율동 외에 음악, 무대미술, 소도구와 의상도 형상수단으로서 기능한다.북한의 무용에서는 연극이나 가극과 마찬가지로 김일성이 직접 창작했다는 ‘항일혁명무용’인 가무(歌舞) <단심줄>과 <13도 자랑>에서 직접적인 역사적 뿌리를 찾고 있다. 실제로 1959년 <단심줄>을 발굴하여 무대에 재현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무용은 사람들의 사상감정과 생활을 율동으로 형상화한 예술로 정의되고, 김일성이 직접 창작했다고 알려진 항일혁명무용에서 그 역사적 뿌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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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 무용의 초기 역사를 보면 1946년 10월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 산하의 ‘북조선무용가동맹’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전쟁 이후 ‘최승희무용연구소’가 북한 무용의 본산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최승희 무용연구소는 1958년 최승희의 숙청 이후 ‘국립무용연구소’로 개칭되었으며, 1961년 1월 조선무용가동맹이 부활되기까지 북한 무용의 중심단체로서의 기능을 계속했다. 북한의 무용은 월북 무용인에 의해 그 초기의 토대가 만들어졌으며, 1960년대 이후 혁명무용 중심으로 재편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일의 무용에 대한 지도는 영화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무용예술론』(1990)은 북한 무용에 대한 이론적 근간을 보여주는 저술이라 할 수 있고, 또한 김정일의 지도 아래 <눈이 내린다>(1967), <조국의 진달래>(1971), <사과풍년>(1973), <키춤>(1973) 등 북한이 최고로 자랑하는 ‘4대혁명무용’이 탄생했으며, 유명한 ‘자모식 무용표기법’도 개발되었다.
북한 무용은 '북조선무용가동맹'에서 출발하였으며 전쟁이후 '최승희무용연구소'가 중심이 되었다. 북한의 무용은 월북무용인이 기초를 만들고 60년대 이후 혁명무용으로 재편되었다. 김정일의 무용에 대한 지도는 영화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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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소품이란 말 그대로 규모가 작은 형식의 무용 작품을 말한다. ‘내용이 간단하고 구성이 간결하며 춤가락이 특색이 있다’는 김정일의 언급처럼 무용소품은 생활의 한 계기에서 벌어지는 단편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사람들의 생활감정을 간결한 춤구성과 특색 있는 춤가락으로 집중적으로 보여 준다. 무용소품은 무용의 기본 형식으로서 이를 기초로 다른 무용장르가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북한 무용관의 핵심이다. 5~10분 정도의 짧은 무용인 무용소품은 등장인물의 인원수에 따라 독무, 쌍무, 3인무, 4인무, 5인무, 군무로 나누어진다. 이른바 ‘4대혁명무용’인 <눈이 내린다>(1967), <조국의 진달래>(1971), <사과풍년>(1973), <키춤>(1973)이 모두 군무형식의 무용소품이다. 이것들은 김일성의 항일빨치산활동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4대 명작무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무용소품이란 규모가 작은 형식의 무용 작품이다. 생활의 한 계기에서 벌어지는 단편적인 이야기를 간결한 춤구성과 특색 있는 춤가락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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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잠깐 ‘4대 명작무용’을 살펴보자. <조국의 진달래>는 여성군무로 1970년 만수대예술단이 창작한 공연물이다. 1939년 김일성의 함북 무산지구 진출사건을 시대배경으로 당시 여성유격대원들의 조국애․낙천적 생활․혁명에 대한 굳은 결의 등을 그렸다는 작품이다. 총3부로 이루어졌으며 16명 내외의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눈이 내린다>는 여성군무로 1967년 ‘평양가무단’(1969년 9월 만수대예술단으로 개칭)이 창작 공연하였으며, 30여 명의 무용수가 등장한다. 세찬 눈보라가 몰아치는 밤에 불 밝은 창 곁에 항일유격대원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로 밤을 세우는 장면으로 시작해, 백두산 환등을 배경으로 여성유격대원들이 붉은 기폭을 휘날리며 눈길을 헤쳐 나가고 불 밝은 창문가로 초병들의 형상이 환등으로 보이면서 서서히 막을 내리는 간단한 줄거리로 되어 있다. 항일투쟁과 천리마운동을 연관시킨 작품이다. <키춤>은 혁명가극 <피바다>의 제3장 제2경에 나오는 방앗간 가무의 일부를 1972년 군무로 분리시킨 작품이다. 항일유격대를 지원하는 마을 처녀들이 유격대에 보낼 식량을 물방앗간에서 손질해 보낸다는 줄거리이다. <사과풍년>은 혁명가극 <금강산의 노래>의 제3장에 등장하는 여러 춤들의 하나로 사과풍년을 맞는 여성 협동농장원들의 노동의 희열을 그린 작품이다. 사과풍년의 기쁨을 그린 부분, 이 기쁨이 있기까지 김일성의 ‘은덕’을 기리는 부분, 사과를 따는 처녀들의 흥겹고 낙천적인 노동생활을 그린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4대 명작무용’ <조국의 진달래>는 여성유격대원들의 조국애․낙천적 생활․혁명에 대한 굳은 결의 등을 그린 작품이다. <눈이 내린다>는 항일투쟁과 천리마운동을 연관시킨 작품이다. <키춤>은 항일유격대를 지원하는 마을 처녀들이 유격대에 보낼 식량을 물방앗간에서 손질해 보낸다는 내용이다. <사과풍년>은 사과풍년을 맞는 여성 협동농장원들의 노동의 희열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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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무용조곡이란 여러 개의 독자적인 무용종목들을 하나의 주제사상에 의하여 유기적으로 묶은 규모가 큰 무용작품 형식을 말한다. 또는 몇 개의 무용 음악을 묶어서 만든 연쇄곡적인 기악 작품을 말하기도 한다. 독무나 군무, 3인무 등 여러 형태의 무용소품을 결합하거나 경우에 따라 주인공을 중심으로 약간의 극적인 구성을 보이는 무용조곡도 가능한데, 무용을 통한 주제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에서 즐겨 창작되는 무용장르이다. 사회주의 현실 주제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국립민족예술단의 <평양성사람들>(1997)이 민족적 색채가 짙은 무용조곡을 공연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용조곡이란 독자적인 무용종목들을 하나의 주젯사상 하에 묶은 대규모의 무용작품 형식을 말하며, 여러개의 무용 음악을 묶은 기악 작품을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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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극이란 사람들의 생활과 사상감정을 극적인 사건과 줄거리를 가지고 무용형식으로 보여주는 규모가 아주 큰 형식의 무용 작품이다. 무용극에서는 춤동작과 무언극동작, 무용구도 등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고 그 외 음악, 무대미술 등이 결합된다. 장막무용극 <붉은 기발>, 전설무용극 <봉선화> 등이 유명하다. 북한의 무용에서는 전래의 민속춤을 ‘현대화’하여 현재의 레파토리로 적극 개발하고 있다. 북한에서 민속무용이란 ‘인민들 속에서 그들의 다양한 생활과 아름다운 풍속을 반영하여 만들어지고 추어지면서 전해오는 무용’이라 정의된다. 북한도 우리처럼 <처용무>, <무애무>, <탈춤>, <농악무>, <강강수월래> 등 전래 춤들을 민족문화유산의 하나로서 받아들이고, 이를 적극 계승 발전시켜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전통춤의 원형 전수와 계승에 주력해 온 반면 북한에서는 이를 ‘시대와 인민의 미감’에 맞게 무대에 재현하여 <3인무>, <돈돌라리>, <칼춤>, <쟁강춤>, <달맞이>, <상모춤>, <장고춤> 등으로 ‘재창조’하고 있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이러한 민속무용은 무용조곡이나 무용극, 집단체조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무용극이란 생활과 사상감정을 무용형식으로 보여주는 큰 규모의 무용작품이다. 북한의 무용은 민속춤을 '현대화'하여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전통춤의 원형 보존에 주력한 반면 북한은 '재창조'에 중점을 두는 차이를 보인다. 이런 민속무용은 무용조곡이나 무용극, 집단체조 등에 활용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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